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나도 안다, 행복해하는 사람만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그런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보기 좋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는
땅의 토질이 나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가 못생겼다 욕하기 마련이다.
해협을 떠다니는 산뜻한 보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오직
어부들의 찢어진 어망만이 눈에 보일 뿐이다.
왜 나는 나이 마흔의 소작인 처가
벌써 허리가 굽은 채 걷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내가 시에 운을 맞춘다면
내게 그것은 오만이나 다름없다.
꽃 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그림쟁이의 연설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두 번째 것만이
나를 책상으로 몬다. - P10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