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나도 안다, 행복해하는 사람만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그런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보기 좋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는
땅의 토질이 나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레
나무가 못생겼다 욕하기 마련이다.

해협을 떠다니는 산뜻한 보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오직
어부들의 찢어진 어망만이 눈에 보일 뿐이다.
왜 나는 나이 마흔의 소작인 처가
벌써 허리가 굽은 채 걷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내가 시에 운을 맞춘다면
내게 그것은 오만이나 다름없다.

꽃 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그림쟁이의 연설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두 번째 것만이
나를 책상으로 몬다. - P1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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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1-25 22: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민음사에서 나온 시집이군요. 이책은 아니지만, 민음사의 이 시리즈를 산 적이 있는데,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이번 주말이 11월 마지막 주말이라고 해요.
낮에는 햇볕 따뜻하고 좋았는데, 다음주부터는 추워질 거라고 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시고, 좋은 시간 되세요.^^

그레이스 2022-11-26 14:11   좋아요 3 | URL
예~
이 시집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네요
서니데이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되세요

scott 2022-11-28 16: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열독 하시는 그레이스님

책상 앞, 독서대를 펼쳐 놓고 계실 것 같습니다 ^^

그레이스 2022-11-28 16:22   좋아요 2 | URL
ㅎㅎ
바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