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에서 온 책선물이 몇 권인지 세는 중~

창비좋은어린이책 독후감상문 대회에 응모해놓고도 시간이 많이 지나다 보니 발표가 이미 다 끝났나 보다 했다. 속으로 우리보다 더 잘한 사람들이 있었나 보네 하면서도 창비 홈피 한 번 들어가 보지 않은 무심함. 그런데 오늘 다된 저녁에 순오기 님한테 문자가 왔다. 우리집이 가족 부문 대상이라고. 정말 너무 좋으면서도 깜짝 놀랐다. "순오기 님, 알려줘서 고마워용~"

방학이 끝나갈 무렵 이틀에 걸쳐 가족 신문을 만들었는데 마무리하던 날 딸아이는 새벽 3시까지 안 자고는 표지를 만드는 열성을 보였다. 난 너무 졸려서 대충 하라고 잔소리하다가 졸고...  그러니 이 모든 공을 딸아이에게 돌려야 할 듯.     

  

 

<열려라, 뇌!>를 읽고 가족 신문 만들기. 

종이는 실제 신문 사이즈의 하드보드지였고, 표지 포함 모두 다섯 장이다. 


표지.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 그림을 그려넣었는데 우리 얘가 더 귀엽게 그렸다.


제목을 그냥 매직으로 쓰라니까 잡지책을 오려서 이렇게 잘라 붙이느라고 한 시간이나 걸렸다.  


1면. 뇌모양의 말풍선에 우리 가족을 소개했다. 내 주문은 딱 한마디! 꼭 뇌에 관한 이야기를 쓸 것! 그리고 일곱 살 때 제주도 할머니네 집 옥상에서 떨어져서 뇌출혈이 생겨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력이 있는 아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구만... 뇌의 역할도 마인드맵으로 그려보니 훨씬 알아보기 쉬웠다.


2면. 잡지책에서 참고한 천재들의 두뇌훈렵법을 기획 기사로 싣고, 선우의 뇌가 하루를 보내고 쓴 일기를 공개했다.  


3면. 신문에 만화와 날씨는 기본이니까. 기억상실증에 관한 만화와 가족들의 뇌 날씨를 예보했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난 한 번도 본 적 없지만)에서 유행하는 뇌의 생각 알아보기를 우리 가족에게도 해봤다. 그리고 신문에서 광고는 필수, 그렇다면 당연 <열려라 뇌!>를 광고해야지!


마지막 4면. 사실 처음엔 딸아이가 어린이 부문에 공모를 하겠다고 원고지에 독후감을 썼더랬다. 그러다가 내가 가족 신문을 만들면 어떨까 하면서 시작했고, 독후감을 이용해서 신문 한 면을 더 추가하게 된 것.  

미리 경축까지... 너무 속보였나? 꼭 당선되길 바라고 한 건 아닌데 어쨌거나 당선이 되어서 너~무 좋다. 순오기 님 연락받고 급하게 올리느라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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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나무집 가족, 창비 독서감상문대회 가족대상 먹었어요!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0-10 23:01 
    제14회 창비 독후감상문대회 당선작이 발표됐는데 소나무집님 가족 대상을 받았기에 널리 소문냅니다. 모두 축하해 주실 거죠? 짝짝짝~~~ 책을 읽은 느낌을 글과 미술작품으로 뽐내는 어린이들의 잔치 ‘창비 어린이 독후감 공모’가 14회를 맞아 ‘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대회’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책 읽는 가족, 책 읽는 선생님 들을 위한 독서감상문 대회에,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응모해주셨습니다. 총 4부문1,4
 
 
행복희망꿈 2009-10-09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순오기님 글 보고 왔어요.
집에 경사가 났겠네요.
행복한 여행도 되고, 좋은책도 많이 읽으시길 바래요.

소나무집 2009-10-10 18:15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너무 좋아서 저녁 내내 흥분 상태였답니다.
책선물 준다니까 너무 좋아요.

miony 2009-10-09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따님이 재간동이로군요.^^
아마도 모전여전이겠죠?

소나무집 2009-10-10 18:16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저보다 딸아이가 아이디어가 넘쳐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한마디 하면 바로 나오는 센스가...

꿈꾸는섬 2009-10-09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너무 멋져요. 축하드려요.^^
잡지책을 오려 글씨를 쓸 생각을 하다니 정말 아이디어가 좋아요.
게다가 꼼꼼하게 잘 만든 신문이네요.

소나무집 2009-10-10 18:17   좋아요 0 | URL
잡지 오려서 제목 꾸미는 건 순전히 딸아이 생각이었어요.
너무들 칭찬해주니까 좀 부끄럽네요.

같은하늘 2009-10-09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가족과 순오기님 페이퍼에서 보고 축하드리러 달려왔어요.^^
너무너무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여행하시고 재미난 책도 보구 참 좋네요...
저도 초등1학년인 아이와 함께 해볼까 하다가 성질 버릴것 같아서
아이가 좀 더 크면 해보려고 포기했었는데...ㅎㅎㅎ

소나무집 2009-10-10 18:18   좋아요 0 | URL
님, 반가워요.
이렇게 달려와줘서 고마워요.
책가족이랑 닉네임이 달라서 헷갈렸어요.
하지만 이젠 알겠네요.
님도 내년엔 꼭 도전해 보세요.

잎싹 2009-10-10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네요.
정말 가족모두 수고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소나무집 2009-10-10 18:20   좋아요 0 | URL
하다 보니까 좀 힘이 들어서 딸아이랑 둘이서 이걸 왜 시작했냐며
한탄을 하기도 했어요.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넘 좋아요.

김미희 2009-10-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우야 지우야 이제 완도가 아닌 인터넷세상에서도 이름을 올리는구나 많이 많이 축하하고 이모는 이런 조카들이 있어 정말 든든하다. 정말 축하해

소나무집 2009-10-10 18:20   좋아요 0 | URL
고마워.

순오기 2009-10-1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작 수상 소식을 알려준 순오기는 이제 축하 댓글 달아요~~
대단한 작품이네요. 역시 대상 받을만해요~ 짝짝짝!!
그제 서류 만드느라 날새워서 어제 일찍 잤는데도 아침에 애들 학교 안가니 늦잠 자고...
내가 올린 페이퍼에 먼댓글로 연결할게요.

소나무집 2009-10-12 12:37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마노아 2009-10-1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소나무님! 너무 훌륭한 신문입니다. 이걸 함께 만들어낸 가족들의 단란한 모습이 막 상상되어요. 부러움과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소나무집 2009-10-12 12:38   좋아요 0 | URL
만드는 과정이 좀 힘들다 보니
그리 단란하지는 않았어요.
서로 이걸 왜 시작했냐며 짜증도 내고 그랬거든요.^*^

2009-10-11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2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유 2009-10-2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해요..넘넘 잘하셨어요..축하해요..
특히 공주님에게 큰 박수~~~!

소나무집 2009-10-26 10:34   좋아요 0 | URL
님, 고마워요.
역시 딸이 최고예요.--> 요 말은 울 아들에게는 비밀!!!

오월의바람 2010-02-1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상 받을 만 하네요. 저는 잘 못하겠는데요.축하드려요

소연 뿌*뿌* 2012-08-07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좋겠어요! 너무 부러워요
저는 못하겠는데요?어쩃든간에 정~말 축하드려용~!
 

자려고 누웠는데 옆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딸아이였다. 깜짝 놀라서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아빠가 보고 싶다면서 엉엉 운다. 어젯밤부터 아빠를 보낼 생각에 너무 슬펐댄다, 글쎄... 그래서 어젯밤에도 울다가 잠들었다고... 그런데 난 어제 그것도 모르고 안 자고 부스럭댄다고 지청구를 했으니...

우는 딸아이를 바라보다가 나도 그만 마음이 짠해지다가 울컥해져서는 딸아이를 달래지도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아빠와 떨어져 산 지 한 달여... 주말에 잠깐 다녀갈 땐 명랑하게 "아빠 잘 갔다 와!" 하더니만 그땐 아마 서운할 틈도 없었던가 보다.

추석 연휴 아빠와 보낸 4일...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등산을 하고(숙승봉), 정도리 바닷가에 가서 고동을 잡고, 함께 밥 먹으면서 1박 2일 보며 웃고, 아빠와 함께 수학 문제를 풀고, 한 방에 쪼로록 누워 잠을 자고...

오랜만에 아빠와 보낸 시간들... 딸아이도 아빠를 보내고 나서야 아빠와 함께 했던 그 평범한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달은 것 같다. 나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남편 덕분에 깨닫는 요즘이다. 추석에 오지 말라고 하신 시어머니 덕분에 우린 오랜만에 가족 분위기 느끼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 재워놓고 나니 잠도 달아나고...  나도 남편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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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10-06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좋은 아빠라서 그래요.

소나무집 2009-10-07 10:52   좋아요 0 | URL
좋은 아빠는 맞아요.
어제도 딸아이가 수학 공부 하다가 모르는 문제 있다고 전화하니까
사진 찍어서 보내라고 하는 거 있죠.

무스탕 2009-10-0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같이 지내셔야 겠어요..

소나무집 2009-10-07 10:53   좋아요 0 | URL
11월엔 이사 가려구 해요.
서울이 아닌 원주로 갈 예정이어서 어차피 주말에나 만날 듯하네요.

치유 2009-10-0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짠해라..울 딸도 첨 떨어질때 그러더니만..딸래미들은 아빠에게 더 애틋한것 같더라구요..아빠도 물론 그러구요..소중함을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 될거에요..

소나무집 2009-10-07 10:54   좋아요 0 | URL
그죠? 우리 아들은 암 생각 없드만.
딸애가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꿈꾸는섬 2009-10-0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하네요. 아빠랑 떨어져 산다는게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가족이란 함께해야 더 의미있는거잖아요. 하루빨리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

소나무집 2009-10-07 10:55   좋아요 0 | URL
필요한 순간순간 아빠가 없으니까 아쉬워하면서 빈 자리를 느끼게 되네요.

순오기 2009-10-07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들이 자랄 때 떨어져 지낸 부모 자식은 정도 없더라고요.
소중한 그 시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결핍을 경험해야 알지요.
따님과 엄마에게 토닥토닥~

소나무집 2009-10-07 21:56   좋아요 0 | URL
부모 자식간의 정이 없어질까 봐
별로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은데 형편상 떨어져 지내야 할 것 같아요.

2009-10-07 0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미희 2009-10-0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성이 풍부한 우리선우 나도 짠하네 옛날에 우리둥이 태어나서 엄마가 태현이 봐줄때 데려왔다 다시 돌아갈때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그런 마음이 아니었나 싶구나. 선우야 조금만 기다리면 일주일에 한번씩은 아빠를 볼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자꾸나. 씩씩한 우리 언니도 화이팅! 지우는 괜찮은가?

소나무집 2009-10-08 23:36   좋아요 0 | URL
맞아, 그때 너랑 제부가 눈물 끌썽이던 거 생각난다.
그런데 그 태현이가 벌써 커서 학교에 들어가고 세월 참 빠르다, 그치?
울 아들은 암시랑도 않다.
늘 아빠랑 놀 수 없는 게 웬수지 뭐.
 

국립공원연구원 해양연구센터 직원 세 분이 변산반도 앞에 있는 하섬으로 생물 조사를 나갔다가 물살에 휩쓸려 돌아가시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남편이 소속된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고, 뉴스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내가 직접 만나뵌 적은 없지만 소장님의 경우 남편에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분이라서 더 슬펐다.

그리고 남편을 통해 들은 그 분들의 이갸기 하나하나에 자꾸만 마음이 아파진다. 늦게 결혼해서 아직 철 모르는 어린 딸 하나를 두신 김광봉 연구소장님,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이번 달부터 수습 딱지를 떼게 된 남병훈 님, 그리고 아직 28살밖에 되지 않은 이기훈 님..... 가족들의 슬픔이 얼마나 클까?

세 분 모두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 당한 사고라서 더 황망하고, 남의 일 같지가 않다. 환경이 좋은 곳에서 근무한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립공원은 오지에 있는 경우가 많아 가족과 떨어져 전근을 다니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힘든 일도 정말 많다. 작년에도 인명 사고가 두 번이나 있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한 섬에 방목한 염소를 잡으러 나갔던 직원이 절벽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고(제발 염소 방목하지 마세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염소들이 생태계의 균형을 잃게 만듭니다.), 태안 해안 기름 유출 사고시 기름 방제 작업을 하던 직원이 심장 마비를 일으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모두 안타까운 사고들이다.

위험을 무릅쓰고도 묵묵히 숨어서 일하는 국립공원 직원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미래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세 분의 장례식이 있는 날이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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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9-26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신문에서 기사를 읽었는데 소나무님 남편분께서 아시는 분들이셨군요.
위험한 줄 알면서도 책임을 다하시다 일을 당하셨으니 마음이 더 아픕니다.
가족들의 슬픔은 말할 것도 없고, 함께 일하시던 분들의 심정은 또 어떠할 것이며...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사고가 안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저도 함께 빌어요.

소나무집 2009-09-27 10:32   좋아요 0 | URL
같은 공단 내에 있는 연구소 직원들이세요.
국립공원 직원이라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더 속이 상했어요. 저도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나길 빌고 있어요.

세실 2009-09-2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분씩이나...상심이 크시겠습니다.
더군다나 함께 근무하신 분이면 더욱 슬프실듯.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나무집 2009-09-27 10:34   좋아요 0 | URL
같은 사무소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같은 공단 직원이에요.
해마다 이런 인명 사고가 나서 정말 마음이 아파요.

BRINY 2009-09-2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기사 읽으면서 소나무님 생각했어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그런 일도 하시는구나하고 처음 알았어요. 명복을 빕니다.

소나무집 2009-09-27 10:35   좋아요 0 | URL
저를 생각해 주셨다니 감사해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 가족으로 살아 보니
공원 관리뿐만 아니라 하는 일이 정말 많더라구요.

꿈꾸는섬 2009-09-2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나무집 2009-09-28 12:03   좋아요 0 | URL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치유 2009-10-0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맞아요..26일날 치악산 국립공원에서 보곤 맘 아팠어요.

소나무집 2009-10-07 10:58   좋아요 0 | URL
전 지금도 생각하면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 마음이 아파요.
 

정도리 구계등 사무실에 전시된 해초 표본을 본 아이들이 자기들도 해보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직원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 보았다. 이날 난 수업이 있어서 아이들만 보냈는데 알아서 사진도 많이 찍어주었다.   

사실 해초만 있으면 해초 표본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 면에서 완도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이런 경험까지 할 수 있어서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 "얘들아, 아빠한테 고맙다고 하렴!"


동글동글 갯돌이 쫙~ 갈린 정도리 구계등 끄트머리 조수 웅덩이로 가고 있는 아이들.   

바닷가에 피어 있는 참나리가 예쁘다.  


조수 웅덩이는 해안에 물이 빠져나가도 항상 물이 고여 있는 곳을 말한다. 


조수 웅덩이에서 해초를 뜯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초 표본 만들기를 해준 사람은 다도해상 국립공원 정도리 구계등 직원 순빈 씨다. 이 자리를 빌어 친절한 순빈 씨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비슷비슷한 해초가 많아서 바닷가에 갈 때 <갯벌도감>은 필수다. 해초를 뜯어놓고 아저씨랑 같이 찾아보는 중이다.

  일단 뜯어온 해초를 바닷물에 깨끗하게 씻는다.  


두꺼운 골판지 위에 깨끗한 종이를 한 장 올려놓고 어느 정도 물기를 뺀 해초를 올려놓는다. 해초의 형태가 잘 보이도록 붓이나 핀셋, 혹은 손으로 평평하게 펴준다. 우리 아이들은 손으로 했다고 한다.


해초에 있는 끈끈한 점액질을 흡수시키기 위해 해초 위에 면으로 된 수건을 올려놓는다.   


그 위에 신문지를 덮어 수분을 흡수하게 한다. 이 위에 다시 골판지를 올리고 다음 2~3일 정도 건조시켜주면 해초 표본이 완성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해초 표본을 바구니에 차곡차곡 담아 집으로 가져온 후 그늘에서 건조시킨다. 물기가 많은 해초는 신문을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 일주일 동안 매일같이 신문을 갈아주었다. 이 과정을 쓰고 완성된 해초 표본을 붙여서 방학 숙제로 냈는데, 우리 아들은 선생님과 아이들의 칭찬을 한 박스나 받았다나...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과 국립공원에 들렀을 경우 한 번 휙 둘러보고 가지 말고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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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9-1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귀한 경험을 했네요. 바다풍경, 나리꽃 참 예뻐요~~

순오기 2009-09-13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완도에 사는 덕에 귀한 경험을 했군요.
아빠 덕분에 미국여행도 하고~~ ^^

소나무집 2009-09-15 09:04   좋아요 0 | URL
남편 직장이 하도 이동이 많아서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지 않아요.
저처럼 다 큰 아이들 데리고 따라다니는 경우도 흔치 않구요.
하지만 따라다녀 보니 힘든 것도 많지만 얻는 것도 많더라구요.


2009-09-13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5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4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5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09-1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좋았겠어요. 이런 체험도 있군요. 바다 풍경도 너무 좋구요.^^

소나무집 2009-09-18 10:03   좋아요 0 | URL
국립공원에 가면 무료로 많은 체험 활동을 할 수 있어요.
님,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한 번 들어가 보세요.
아마 저런 표본 만들기는 방학 같은 때 미리 신청해야 가능할 거예요.

BRINY 2009-09-22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미역국이 먹고 싶어집니다. 통영갔을 때 먹었던 미역이 풀처럼 풀어져서 들어있던 미역국.

소나무집 2009-09-23 11:18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미역국이 먹고 싶어지는데요.

이규성 2010-06-25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 해초가 아니라 해조류입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아보세요. 해초류와 해조류는 큰 차이가 있어요.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와서 봤는데~. 저도 여기서 3년 정도 근무했었어요.
 

 처음 완도로 이사 왔을 때 여기저기 전화 걸어서 자랑했던 말이 떠오른다. "여기 완전 콘도야! 우리집에서 바다가 보여!"   

거실에서 각도를 잘 잡아서 앉으면 바다랑 산이랑 하늘이 동시에 보인다. 이건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 아닌지라 정말 행복했다. 바다가 좀 멀찍이 있지만 집이 12층이라서 바다까지 볼 수 있다.  

집에서 차 타고 5분만 달려 나가면 풍덩 발을 담글 수 있는 바다가 있고, 전혀 오염되지 않은 맑은 하늘과 야트막한 푸른 산이 늘 행복하게 해준 집. 완도를 떠나면 바다와 하늘과 산, 이 삼합을 갖춘 집을 다시는 만날 수 없겠지?


줌으로 땡겨본 완도 읍내와 바다와 산과 하늘. 멀리 왼쪽에 보이는 붉은색은 완도의 노래하는 등대고, 바다 앞으로 보이는 곳은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는 신지도다.(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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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09-10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탐나는 창 밖 풍경이네요 @_@
바다와 하늘과 산, 자연의 최대의 선물을 모두 누리고 지내셨군요, 그동안 ^^
(큰 사진으로 보니 더 멋져요!!)

소나무집 2009-09-10 13:19   좋아요 0 | URL
님, 부럽지요?
이런 풍경 볼 날도 이젠 얼마 안 남았다 싶어서 한 번 찍어보았어요.

치유 2009-09-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맑다..그리고 너무나 여유스럽다..
차한잔마시며 근사하게 폼잡고 보아도 좋을 멋진 풍경이네요.
누릴수 있을때 맘껏 누리세요.

소나무집 2009-09-13 12:15   좋아요 0 | URL
저는 매일 아침 이런 풍경을 보며 차를 마신답니다.
네, 맘껏 누리다 갈게요.

꿈꾸는섬 2009-09-1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곳에 사시네요.^^

소나무집 2009-09-13 12:16   좋아요 0 | URL
한 가지 좋으면 한 가지는 안 좋고
세상살이라는 게 그런 건가 봐요.

순오기 2009-09-1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호사를 누리며 사셨군요. 부럽네요~~~ ^^
떠나기 전에 맘껏 누리시길~~~

소나무집 2009-09-15 09:19   좋아요 0 | URL
네, 님도 완도 오시면 잠깐이나마 호사 누릴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