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좋은어린이책 독서감상문 대회 가족 부문 대상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지 어~언 몇 개월이던가 기억도 안 난다.
2월중에 책선물을 보내준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책을 기다리다 지쳐 이젠 그런 사실이 있었던가도 잊어가고 있는 요즘... 드디어 책이 왔다. 겨울 방학중에 좀 보내주지 그랬으면 방바닥 굴러다니기가 좀 수월했을 텐데 말이지.
미리 전화를 한 택배 아저씨 책이라기에 뭐 어디 출판사에서 서평 쓰라고 책 한 권 보낸 줄 알았다. 그런데 아저씨가 현관 안으로 들여놓은 건 책봉지가 아니라 대형 박스가 4개씩이나... 엘리베이터도 안 다니는 2층인데 들고 올라오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 이 책박스만 보고 "와~ 책이다!" 고함을 지르고 난리가 났었다.
책을 풀어서 쌓아놓으니 제법 많다. 작년엔 얘들이랑 나랑 밥값 좀 한 기분도 들고 기분 짱이다. 그런데 책이 많은 건 좋은데 이걸 다 어디다 꽂아놓을지 고민이다. 우리집 여분 책장도 전혀 없는데 폼나게 꽂아놓고 자랑하려면 책장부터 새로 들여야 하나... 아쉽게도 27권은 이미 있는 책이다.
울 딸 어떤 책을 먼저 읽을 건지 구미에 땡기는 책을 골라 쌓아놓는 중이시다. 봄방학엔 공부 좀 하자며 잔뜩 꼬셔놓았건만 때 잘 맞춰 온 이 책더미 때문에 공부는 물건너간 예감이 드네그랴. ㅠㅠ
내복 바람의 아들은 도대체 이게 몇 권인지 세느라 여념이 없다. 세다가 자꾸 헷갈리자 결국 20권씩 쌓아놓고 있다. 거래명세서에 창비 아동문고 240권이라고 적혀 있구만 뭘 세느냐고 해도 세고 또 세는 중... 밤새워 책만 만지고 있을 태세인 우리 아들.
그리고 26일 광화문 프레스 센터 20층에서 창비 좋은어린이책 원고공모 수상자, 창비청소년 문학상 수상자,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 수상자와 함께 시상식을 하니 참여해 달라는 초대장도 왔다. 괜히 떨리고 우리 가족만 촌티 잔뜩 날 것 같아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프레스 센터에 가 보냐며 오히려 딸이 나를 설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