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열린 김제동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다. 얼마전 3년 만에 모인 친구들 모임에서 "김제동 공연 갈까?" 하는 말이 나왔고, "그래, 가자"로 말이 모아져 8일 만에 또 뭉쳤다. 대부분 돈 버는 것과는 거리가 먼 아줌마들이기에 6만원이라는 입장료가 엄청났지만 일 년에 한 번 나를 위해 쓰는 돈인데...라며 당당해졌다. 

그녀들은 내가 처음 원주 와서 살 때 원주여성민우회 동화읽는소모임을 통해 만난 친구들이다. 난 큰아이는 업고 작은아이는 뱃속에 있을 때였지만 열심히 활동했다. 지금은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어 자주 만나기도 힘들고 민우회랑도 멀어져 있지만 아이들을 함께 키운 민우회 모임을 생각하면 고향 같다. 

김제동은 갑작스럽게 열린 이번 공연은 한국여성민우회를 후원하는 공연이라서 수락했다고 한다. 김제동은 2005년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주는 푸른미디어상(언어상)을 수상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김제동 님은 사투리 화자가 주는 친근함으로 말의 장단과 고저가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언어가 난무하는 연예오락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바른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 반짝이는 기지와 날카로운 비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된 특유의 유머로 보는 이에게 자극적이거나 말초적이지 않은 넉넉한 서민적 웃음을 전달한다. 때문에 그는 늘 편안한 분위기로 시청자들의 사랑과 공감을 이끌어낸다."(선정 이유)

개그 프로를 그닥 즐기지 않는 나는 티비에서 김제동이 진행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를 본 건 그와 관련된 이러저러한 뉴스를 통해서다. 그러다가 요즘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해서 방송에 전혀 나갈 수 없게 된 사연 때문에 안쓰러워하고 있었다.   


원주에서 올라갔는데도 한 시간이나 먼저 도착해서 공연장 앞이 한산하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뜨거운 감자<고백> 뮤직 비디오가 나왔는데 이젠 1박 2일에 안 나오는 김C 아저씨가 넘 보고 싶어졌다. 


누군지 모르는 아이돌이랑 나와서 춤도 추고 그랬는데 본인도 이야기했지만 넘 어색했다. 

김제동을 처음 보고 놀란 건 사람이 참 작다는 것이었다. 키도 작고 눈도 작고 너무 말라서 어찌나 안쓰러워 보이던지... 하지만 김제동은 자신의 이런 신체 약점을 모두 개그 소재로 삼아 관객을 즐겁게 해주었다. "못 생긴 김제동 덕분에 잘 생긴 아무개가 대접 받는 거 아니냐, 못 생겼다고 욕하지 말자, 우주에 딱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니 내가 최고다, 그리고 비교는 부분적 차이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으니 비교하지 말자."

김제동은 관람객의 연령대가 유치원생에서부터 70대까지인 관계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더니 책을 많이 읽는 사람답게 역시 책으로 시작했다.<지식-e>에 담긴 팀버튼의 "개성이 강한 사람은 늘 세상에서 괴물 취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길게 아주 웃기게 하면서.  


김제동 토크 콘서트에는 늘 초대 손님이 있는데 이 날은 김신영이 나왔다. 김제동은 김신영을 정말 좋은 아이라고 소개했다. 또 속이 깊은 소녀 가장이기도 하다고. 공연장에 와서 십분 전에 만났다는데 둘이서 한 시간 동안 주고받는 에드립이 몇날 며칠 연습한 것처럼 척척 맞았다.


김제동의 본격 토크는 초대 손님인 김신영이 들어가고 난 후부터였다. 김신영이랑 둘이서 주고받는 말장난에 '저러다 끝나는 거면 넘 허무하네' 그러고 있었는데...음, 역시 김제동이었다. 그후로 계속된 김제동 토크에 너무 웃어서 원주에 와서도 내내 머리가 아팠을 정도다.   

김제동은 언어, 특히 영어와 각 지방 사투리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는데 모두 끄덕뜨덕... 영어는 경험상 너무 어려서부터 안 해도 되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인 표준어만 강요하면 민중성이 살아날 수가 없단다. 이 썩을 놈아!- 아주 친환경적이고 애정이 듬뿍 담긴 욕이니 자주 써야 한다고. 가장 나쁜 욕은 "이 안 썩을 놈아, 이 PVC 같은 놈아! 요즘 이런 욕 들을 사람 많죠?" 라고 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주 심한 욕이라며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박경리의 <토지>에서 한 대목씩 뽑아냈는데 그게 참 어찌나 시의적절했는지... 그리고 욕은 모난 부분을 잘라내서 둥글둥글하게 만들고 더 큰 갈등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적절한 욕을 하면서 욕구불만을 해소하는 것은 좋지 않냐고 묻기도 했다.

정치판 이야기도 좀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쪽 이야기를 대놓고 하지는 않았다. 대신 관객들 편을 갈라 박수치기를 몇 번 시킨 후 잘한 쪽 못한 쪽으로 금방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편을 갈라놓으면 이렇게 금방 갈라집니다."라는 말로 요즘 세태를 풍자해주었다.

김제동이 은평 보궐선거에 나올 거라는 설에 대해 어이없어 하면서 자신은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 많은 고향에 내려가서 동네 이장을 하는 게 꿈이란다. 김제동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국회가 늘 웃음으로 가득 차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지금은 개성이 강한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관객들을 불러내어 즉석 춤추기도 시켰는데 용감하고 대범한 분들 넘 많더라. 한 분이 전북 완주의 한 초등학교 토크 콘서트를 섭외하러 왔다고 하니까 1년 안에 가겠노라고 즉석에서 허락하기도.  

내가 앉은 자리가 중간 이후여서 사진 상태가 모두 멀다. 김제동은 원래 관객 200명 이하의 소극장에서만 공연을 했는데 이번처럼 다양한 연령층이 몇천 명씩이나 모인 곳에서의 공연은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웃겼다.


냉방이 시원찮은 공연장은 엄청난 관객들의 웃음과 함성으로 무지하게 더웠다. 김제동은 조명 받아가며 세 시간 동안 떠들어대니 얼굴에선 땀이 비오듯 쏟아졌는데도 불평 한마디 안 했다. 

세 시간의 공연이 다 끝나고 무대 뒤로 들어갔던 김제동이 앵콜 외침에 기타를 들고 다시 나왔다. 노래는 잘 못하지만 김광석을 좋아한다며 <일어나> 1절을 부르며 흥분된 공연장의 분위기를 가라앉혀주었다. 다시 일어나고 싶은 요즘 김제동의 마음이 들어 있는 것 같아 더 짠하다.

       일어나                  -  김광석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 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김제동 토크 콘서트를 보고 난 느낌은 관객과 함께 어울려서 고통마저도 즐거운 웃음으로 승화해내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별 의미 없이 실컷 웃고 난 다음에야 뼈가 있었구나 되새기게 만들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힘들어하지 않게 하는 참으로 편안한 사람. 

그가 떠나가는 관객들을 향해 던진 마지막 말은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김제동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요, 꿋꿋하게 보란듯이 잘 살아주세요! 끝까지 당신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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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07-0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추천 꾸욱~누르고 갑니다.

소나무집 2010-07-06 06:5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꿈꾸는섬 2010-07-05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6만원이 아깝지 않은 콘서트였군요.^^

소나무집 2010-07-06 06:52   좋아요 0 | URL
아줌마들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돈이었지만 공연 보고는 모두 아까워하지 않았어요.^^

2010-07-05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6 0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0-07-05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낮추어 다른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참 아름다운 사람이죠?! ^^


소나무집 2010-07-06 06:56   좋아요 0 | URL
네, 아름다운 사람.
김제동 씨는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 멋진 사람이었어요.


임걱정 2010-07-0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여자면 제동이랑 결혼한다. 물론 제동이가 싫어하겠지만...ㅋㅋㅋ

smilepost 2010-07-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꼭 한번 김제동 토크쇼 보러 가야겠네요 잘봤습니다.

소나무집 2010-07-06 06:58   좋아요 0 | URL
네,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보러 가세요.

엘리자베스 2010-07-0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갔다 오셨군요. 페이퍼 올린 거 보고 침만 흘렸었는데...
역시 행동으로 보여주시는군요.
김제동이 만든다는 대안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합니다.
15분 공부하고 45분 쉬는 시간을 주어서 그 쉬는 시간 동안은 온전히 사람하고만 놀게 할 거라고 했다는데... 참 김제동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나무집 2010-07-06 07:01   좋아요 0 | URL
발빠른 친구 하나가 표 다 구해놓고 "와!!" 하니 안 갈 수가 없었어요.
김제동은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괴물 취급을 받지 않는 대안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15분 공부하고 45분이라... 지금 아이들에겐 꿈 같은 학교네요.

순오기 2010-07-06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제동, 참 심지 깊고 반듯한 젊은이지요.
작은 눈으로 보는 세상이야기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고요...
님 덕분에 김제동토크쇼~ 잘 감상했어요.^^

서울까지는 못 가고, 광주에서 하면 꼭 가보고 싶어요.

소나무집 2010-07-06 17:0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심지가 깊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어요.
엄마랑 누나 다섯 이야기가 들어 있는 영상도 보여주었는데 그게 더 친근하게 느껴졌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넘 좋아 보이더라구요.
소극장에서 공연할 때 가세요. 김제동 씨의 참맛은 소극장 공연에 가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워낙 사람이 많아서 김제동 씨도 힘들고 본인의 끼를 다 보여주지도 못하지 않았나 싶어요. 다음에서 다녀간 사람들 숫자를 보니 김제동 씨의 인기가 실감나네요.

내가하면민주화 2010-07-06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과거정부때 심현섭 현정부때 김제동...
먼저한넘 나중한넘...
다 개구리 올챙이시절 모르느걸 왜 나만 스캔들로 주장할까.

이루터 2010-07-06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제동의 토크쇼를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았으면 참 좋겠다.
김제동씨의 용감한 아니 정직한 그 참모습을 보고싶다.
김제동, 화이팅!

동화 2010-07-0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귀한 소식 정말 고맙습니다. 직접 현장에 없었지만, 마치 현장의 뜨겁고 속시원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김제동씨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잇고, 또 이렇게 전달하시는 분이 계시니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어요. 힘내고 겨울을 이겨냅시다.

전호인 2010-07-0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괜찮은 친구입니다.
웃음에 철학을 가미한다고나 할까요?
말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있어서 깊게 생각할 수록 묘미있는 웃음을 유발하는 친구같아요.
그래서 좋아합니다.
입장료가 좀 비싸다싶었는데 님의 글을 읽고 나니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밀려듭니다. ^*^

소나무집 2010-07-07 10:45   좋아요 0 | URL
정말 괜찮은 성실한 분이었구요, 소극장 공연할 때 가서 보시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소극장 공연할 때는 관객석과 무대 구분 없이 돌아다니면서 소통하는데 이번 공연은 사람이 넘 많아서 그런 재미는 좀 별로였어요.

소나무집 2010-07-1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개설 이래 조용한 내 서재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추천을 해준 글은 처음일세그랴. 그동안 큰 의미 없이 다음으로 글보내기를 했는데... 김제동이 그만큼 대중적이고 사랑받는다는 의미겠지. 앞으로 빨랑 세상이 바뀌어서 방송에 복귀하고 장가도 갔으면 좋겠다. 제동 씨 홧팅! 놀라운 일이라서 기록.^^

프레이야 2010-07-15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제동 토크콘서트가 어떤 건가 했더니
우연히 님의 이런 페이퍼를 찾게되네요.
난 이걸 왜 이제야 봤다지요? ㅎㅎ
이곳 부산에 26일 합니다. 신청해뒀어요.
너무 기대돼요.^^

소나무집 2010-07-16 00:47   좋아요 0 | URL
제가 간 공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느낌 전달이 잘 안 됐어요. 제동 씨 토크는 혼자가 아니라 관객들 사이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면서 묻고 대답하면서 같이 진행하더라구요. 소극장 공연이면 더 좋을 거예요.^^
다녀와서 글 올려주세요.

한국여성민우회 2010-07-15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트랙백 걸기가 안 되어서 댓글 남겨요~ 감동적인 후기 잘 보고 갑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후기 올렸어요^^; 원주여성민우회 화이팅!!

소나무집 2010-07-16 00:48   좋아요 0 | URL
우와~ 영광입니다. 민우회 본부에서 찾아오시다니.... 그날 준비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어요. 다음엔 권해효 같은 분 연극도 준비해 보세요.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남편 회사 직원들과 함께 삼계탕 한 그릇씩 먹고 헤어져서 근처에 있는 암사동 선사 주거지(국가사적 제267호)에 들렀다. 잠실 운동장에서 10분 거리. 역사책에서 볼 때마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원주로 오려고 잠실운동장을 나서자마자 이정표가 보이길래 무작정 들렀다.   

암사동 선사 유적지는 6000여 년 전 우리의 신석기 조상들이 살았던 집터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 최대의 집단 취락지로, 1925년 홍수로 인해 한강변의 모래가 떠내려가면서 수많은 빗살무늬 토기가 발견되었고, 신석기 시대 유적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발굴과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 들어서라고 한다.

   요즘은 어딜 가도 입장료가 무서운데 여기는 입장료가 정말 쌌다. 초중고생 300원에 어른 500원.

  먼저 전시관에 들렀다. 지붕도 움집처럼 짚 같은 걸로 만들어놓았다.



역사 지식이 풍부한 남편은 언제나 준비된 해설사 선생님이다. 그래서 늘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은 즐겁다. 이 전시관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중앙에 발굴 당시의 움집터 모양을 재현해놓아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생활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신석기 시대의 대표 유물인 빗살무늬토기다. 빗살무늬토기는 흙테를 반지 모양으로 하나씩 따로 빚어 위로 쌓아올린 후 겉을 흙으로 매끈하게 마무리했다. 이 토기는 크기가 상당히 큰 그릇이다.



빗살무늬토기는 그 무늬가 상당히 다양했다. 빗살 무늬, 생선뼈 무늬, 긴 무늬, 짧은 무늬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빗살무늬토기가 우리나라로 전해진 경로. 



신석기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불을 사용했다는 것. 불을 피우는 도구가 세 종류 전시되어 있었다. 



직접 해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암사동 유적지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와 석기가 출토되었는데 돌화살촉, 돌도끼, 갈판, 갈돌 등이 많이 나왔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 밖으로 나오니 맷돌과 돌절구가 보였다. 맷돌과 돌절구는 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서 쓰이고 있는 도구인 셈. 저 두 가지는 우리 친정집에도 가면 있는 물건일세. 


이젠 신석기인들이 살던 움집을 보러 가는 중. 



역사책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움집을 실제로 보니 무지하게 반가웠다. 역사 논술 교실에서 선생님이랑 단체로 온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직접 움집에 들어가볼 수도 있었다. 움집은 구덩이를 살짝 파고 움집을 지어 올렸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신석기 한 가족이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다. 신석기인치고는 너무 잘 생긴 것 같다.

 전시관하고 움집 빼면 볼 게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선사 시대는 우리 역사 공부의 시작이기에 한번쯤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그동안 책에서 봤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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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하, 신석기 시대에는 이렇게 살았구나!
    from 소나무집에서 2010-05-16 07:10 
    딸아이가 6학년인데 공부하는 걸 보니 사회가 처음부터 끝까지 국사였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는 역사 관련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어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아는 게 많이 나오니 사회 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6학년에서 한국통사를 한 번 훑은 후 중학교에 가면 훨씬 국사가 쉬워질 것 같기는 한데 역사책 보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면 곤혹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걱정스런 마음에 처음부터 통사로 서술된 역사책을 
 
 
순오기 2010-04-16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석기 시대가 완전 현대화되었군요.^^
언제 한 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기회가 없네요.
사실 나야 저기 안 가봐도 촌에서 살 때 비슷하게 살았지만요.ㅋㅋ

소나무집 2010-04-17 07: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현대화된 느낌...
볼 게 많은 건 아닌데 다녀오면 선사 시대도 소홀히 하지 않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저도 어린 시절 비슷한 환경에서 살았어요. 우린 신석기 시대를 공유한 사람들이네요.^^

엘리자베스 2010-04-1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주말에 서울 갈 예정이랍니다. 학습적인 것과는 거리가 머~~~언 짱구 어드벤티지 빌리지! 용채가 마냥 들떠 있답니다. 그런데 4학년짜리도 들떠 있는 건 뭘까요? 쩝..
암사동 선사 유적지 일단 찜해둡니다.

소나무집 2010-04-17 07:13   좋아요 0 | URL
짱그 어드벹티지 용채 만한 아이들이 한참 좋아할 때네네요. 우리도 아이들 그만할 땐 그런 것만찾아다녔어요. 잘 다녀오세요.

같은하늘 2010-04-1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전 암사동 옆동네에 살면서도 한번도 안가본곳~~~ㅎㅎ

소나무집 2010-04-17 07:15   좋아요 0 | URL
아깝다. 오히려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소중하다는 생각을 더 못하게 되지요? 나중에 아이들하고 한 번 가보세요. 역사 배우기 시작할 때 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세실 2010-04-1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울로 가다보면 초입에 보이는 곳. 가야지 하면서도 아직 못가봤습니다.
요즘 가면 좋겠네요.

소나무집 2010-04-19 08:37   좋아요 0 | URL
님은 서울 자주 가시니 한 번 들러보세요.
책에서 본 걸 확인하는 재미가 커요.^^

꿈꾸는섬 2010-04-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다닐때 한번 다녀오고 알바하면서 한번 다녀왔던 곳이에요. 아이들 데려가면 참 좋을 곳이죠. 우리 아이들은 좀 더 자라면 데리고 가야겠어요.^^

소나무집 2010-04-20 08:50   좋아요 0 | URL
두번 씩이나 다녀왔군요. 책에서만 보던 움집을 보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한가한 날 도시락 싸들고 가서 놀다 오면 딱일 듯...

찌찌 2010-08-0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담에 서울가면 이곳도 꼭 가봐야 겠어요!
 

서울 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보고 올 수 있는 전시회를 검색했더니 딸아이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앤디 워홀전잉카전 두 군데를 다 가고 싶어했다. 하나만 고르라고 하니 아들이 잉카전을 선택해서 결국 다수결로 잉카전 결정.  

파주에서 코키 폴을 만난 후 동생네 집에 가서 하룻밤을 잤다. 다음 날 아침 느긋하게 나와 남편을 회사 앞에서 만나(아이들을 위한 보너스) 일주일치 점심값을 한 끼에 다 쓰게 하고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갔다. 방학인데도 의외로 박물관이 한산했다.      


이번 전시회는 잉카 제국뿐 아니라 잉카 문명의 근간을 이룬 안데스 고대 문명까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전시물이 351점밖에 되지 않아(핵심 유물은 없는 듯) 너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로비를 제외하고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어서 사진을 보며 복습할 수도 없으니 기억력이 바닥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리 좋은 전시회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시장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계단을 마추픽추 유적지로 프린팅을 해놓아서 마치 현장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문자가 없어서 정확한 기록이 없고,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허망하게 무너지는 바람에 역사와 문화의 흔적마저 사라진 잉카.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안데스의 고대 문명과 잉카 문명까지 훑어보고 돌아온 아이들은 잉카와 페루에 대한 관심이 폭발해서 책도 뒤지고 영화(엘도라도, 쿠스코)도 찾아서 보는 열성을 보였다.   


안데스 고대인들의 우주는 비가 내리는 하늘, 일할 땅, 과일이 생기고 조상들이 묻혀 있는 지하 세계로 되어 있다고 믿었단다. 이런 세상을 동물들로 상징화했는데 하늘은 독수리 콘도르 같은 새로, 땅은 재규어 퓨마와 같은 펠리노로, 지하는 뱀과 거미로 상징화해서 나타냈다. 신격화된 이런 동물들은 인간의 모습과 합쳐져 신의 존재로 표현되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제물용 칼이나 장신구, 양탄자 등에 남아 있다.  


해발 3700미터에 있는 삭사이우아만 유적 프린팅 앞에서. 나중에 너희들이 돈 벌어서 직접 안데스 산맥에 올라가 잉카 유적을 보고 오렴. 엄마 아빠도 데려가면 더 좋고...  


전시물 중에는 인간의 피를 신의 제물로 바치는 의식과 관련된 물건이라든지 장신구들이 가장 많았다. 인간 중심으로 살았던 동양 사람들의 눈에는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이들 기억 속에 가장 뚜렷하게 남은 것 중 하나는 미라였다. 어른, 아이, 개 등 미라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너무 생생해서 겁없는 아들마저 무섭다고 멀찍이 도망가버리곤 했다. 

 
다녀와서 잉카나 마야 문명에 관한 책을 검색해 보니 아이들이 볼 만한 게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도 책 몇 권은 읽어 봐야 오래 기억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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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1-30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 나들이를 다녀가셨군요. 시간을 쪼개어 이곳저곳 바쁘셨겠어요.^^

소나무집 2010-02-03 18:28   좋아요 0 | URL
완도 생각하면 원주에서 서울은 한 시간 반이니까 코앞이더라구요.^^
오랜만에 서울 가서 친구도 만나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꿈꾸는섬 2010-02-03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이 할인권을 나누어주셨었는데 받으셨나요? 생각보다 입장료가 비싼 것 같던데요. 아이들이랑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도 하시고 옆지기님이랑 점심까지 하셨으니 아이들은 정말 좋았겠어요.

소나무집 2010-02-03 18:31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이 표 나눠준 건 몰랐네요.
입장료는 어른 만원, 아이들 8천원이었어요.
2년 만에 서울 간 것 같아요. 그래서 지하철 타면서도 촌티 팍팍 내면서 어리버리 헤매고 그랬답니다. 주말(금요일 밤에 와서 월요일 새벽에 올라가거든요)에만 보다가 평일에 남편 만나니까 너무 신나고 좋았어요. 비싼 점심까지 얻어 먹구요.^^

치유 2010-02-0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계단 너무 환상적이에요.

소나무집 2010-02-04 18:02   좋아요 0 | URL
들어갈 때는 안 쳐다보아서 몰랐는데 나오면서 보니까 계단이 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