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는데 옆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딸아이였다. 깜짝 놀라서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아빠가 보고 싶다면서 엉엉 운다. 어젯밤부터 아빠를 보낼 생각에 너무 슬펐댄다, 글쎄... 그래서 어젯밤에도 울다가 잠들었다고... 그런데 난 어제 그것도 모르고 안 자고 부스럭댄다고 지청구를 했으니...
우는 딸아이를 바라보다가 나도 그만 마음이 짠해지다가 울컥해져서는 딸아이를 달래지도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아빠와 떨어져 산 지 한 달여... 주말에 잠깐 다녀갈 땐 명랑하게 "아빠 잘 갔다 와!" 하더니만 그땐 아마 서운할 틈도 없었던가 보다.
추석 연휴 아빠와 보낸 4일...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등산을 하고(숙승봉), 정도리 바닷가에 가서 고동을 잡고, 함께 밥 먹으면서 1박 2일 보며 웃고, 아빠와 함께 수학 문제를 풀고, 한 방에 쪼로록 누워 잠을 자고...
오랜만에 아빠와 보낸 시간들... 딸아이도 아빠를 보내고 나서야 아빠와 함께 했던 그 평범한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달은 것 같다. 나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남편 덕분에 깨닫는 요즘이다. 추석에 오지 말라고 하신 시어머니 덕분에 우린 오랜만에 가족 분위기 느끼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 재워놓고 나니 잠도 달아나고... 나도 남편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