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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왜 직계 가족은 원수 아니면 남이고, 할머니와 손자, 이모(고모)와 조카쯤 되야 좋은 건지.  

이번 가족여행도 우리 세 모녀만 가는 여행이었다면 안 갔을지 모를 일이다.

여행가기 한 달 전, 엄마도 그랬다. 손녀들 간다니까 가는 거지 뭔 재미로 가겠냐고.

그건 나도 비슷하다. 솔직히 두 조카들 간다니까 마음이 동해서 같이 간 거나 다름없다.


근데 이 사정은 언니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호텔 잡아 준 큰 조카가 그랬단다. 할머니(와 이모) 간다니까 호텔 잡아주는 거지 엄마하고 두 동생만 가는 것 같으면 어림없다고. 그 와중에 언니 생일이 요근래였나 보다.(참고로 우린 날짜 정도는 아는데 서로 챙겨주는 일은 절대없다. 더구나 언니는 출가했는데) 근데 그런 큰조카에게 엄마 생일인데 국물도 없냐 했다가 눈총만 받았단다. 눈치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다. 하긴 언니로선 호텔 잡아준게 할머니 위해서지 나 위해서는 아니지 않는가 했을 것이다. 하지만 큰 조카는 절대 그리 생각 안 하지. 


울엄마도 그렇다. 우리 키울 땐 그렇게 우왁스럽게만 키우더니 손자들은 더 없는 소프트 할머니다.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을 연발하더니 큰조카에게 전화해서는 너무 좋다며 할머니를 위해 뭘 그런 돈을 쓰느냐며 감동의 눈물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아들래미가 했으면 어땠을까. 고맙다. 잘 있다 가마. 뭐 그랬거나 수위가 조금 높거나 했겠지.  


이러고 저러고 우린 안다. 우리에게 내년은 없다는 걸. 노인네 밤새 안녕이라고 내년은 내년이 돼 봐야 아는 일이고, 조카들은 지네들 나름대로 할머니 더 늙기 전에 다리에 기운 있을 때 여행 보내드리자 했을 것이다. 기특한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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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2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해 쪽인가요? ㅎㅎ 정말 여행이든 뭐든 할수있을때 하는게 좋은거 같아요. 즐거운 여행 즐기세요~!!

stella.K 2021-11-12 19:09   좋아요 1 | URL
목포니까 남해쪽이 맞죠?
이거 1만년만에 여행 한번 갖다오고 이리 자랑질이니
여행 한 번 안 갔다 온 사람 서러워 살겠습니까?
이해하시길.ㅎㅎ

니르바나 2021-11-12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할머니를 생각하는 스텔라님 조카의 마음씨가 참 고우네요.
요즘 젊은이들 보니 자기 살기도 힘들고 바빠서인지 전화조차 잘 못하던데 말입니다.
인생에서 남는 건 추억과 사진 뿐이라 하지 않습니까.
가기 전엔 길 떠나면 고생같지만
여행은 추억과 사진을 이빠이 남겨주는 크게 남는 장사입니다.ㅎㅎ
잘 가셨어요. 스텔라님^^

stella.K 2021-11-12 20:32   좋아요 1 | URL
이빠이!ㅎㅎㅎ
언니가 아주 헛것으로 키우진 않은 것 같아요.
근데 언니가 음식 솜씨가 좀 없어요.
그런데 비해 엄마가 음식 솜씨가 좀 좋은 편이죠.
조카들 어려서 엄마가 언니네 가면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가고
또 그렇지 않으면 명절 때 오면 싸서 보내고 암튼 숱하게 거둬 먹였죠.
그 공을 이제야 치하 받는다고나 할까?
지금도 조카들이 할머니표 음식이라면 설설 기죠.ㅎㅎ

진짜 여행이 남는 장산데 다음에 또 가 볼 수 있을지
지금도 그 생각뿐이랍니다.^^
저 맨밑에 사진에 엄마 손등이 보이네요.ㅎㅎ

레삭매냐 2021-11-12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저도 이 깊어 가는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런
마음입니다.

stella.K 2021-11-12 19:57   좋아요 1 | URL
다녀오세요. 가까운 곳이라도.^^

책읽는나무 2021-11-12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카님 예쁘네요^^
어머님 너무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들어보면 어머님들 나이 드실수록 나이 든 딸들이랑 편하게 여행 다녀오고 싶어하시는 분들 많으시더라구요.시간을 곧 추억으로 만들고 싶으신???
조카가 효도 했네요^^
요즘은 알라디너님들 이런 저런 개인적인 일상 얘기들 읽는 재미도 쏠쏠 합니다.
우리도 나이 들어가는 거겠죠?ㅋㅋㅋ

stella.K 2021-11-12 20:07   좋아요 1 | URL
그랬죠. 어무이 피곤할텐데 얼른 씻고 잘 일이지
그밤중에 청소한다고 바닥 닦고
담날은 싱크대 청소하고 그러더라구요.ㅎㅎ
저보다 기운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21-11-12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포면 음식도 맛나겠네요. 저는 광주 살 때 목포를 갔는지 안 갔는지 헷갈려요. 광주 살 때는 여기저기 많이 가 본 것 같은데.. 지금처럼 볼거리는 없었던 것 같어요. ㅎㅎ 바다가 역시 시원하긴 해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완전체 가족 여행 이시길~

stella.K 2021-11-13 10:46   좋아요 0 | URL
기억님, 다른 건 다 좋았는데 딱 그거 하나가 안 좋았다는 거 아닙니까? 옛날엔 좋았을지 모르지만 입에 맛는 게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팬션이나 캠핑카를 빌리는가 봐요. 그래서 자기 입맛에 맞는 거 해 먹는 게 훨씬 나아요 😖 고맙습니다.^^

희선 2021-11-12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시라도 어머님하고 조카 언니분과 함께 다른 곳에 가서 기분 좋았겠습니다 식구가 함께 잘 다니는 사람도 있고 말도 잘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잘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는 잘 못합니다 그래도 아주 모르는 사람보다는 낫지만...

stella.K 님 어머님을 생각하는 조카가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기 식구를 생각해주면 좋기도 하죠 조카니 아주 남은 아니지만... 가끔 어머님하고 어딘가에 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희선

stella.K 2021-11-13 10:57   좋아요 1 | URL
저의 가운데 조카가 그래요. 성격이 명랑소탈해서 분위기를 살려주죠. 나머지는 좀 뚱한 편이죠. 집안내력이 그래요. 그러니 가족끼리가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
가족끼리 가는 여행이 꼭 다 좋은 건 아닌데 엄니랑은 앞으로 몇번이나 다닐까 싶네요. 그래도 그동안은 언니가 당일치기로 엄니 모시고 해마다 다녀주긴 했답니다. 전 그동안 다롱이 땜에 꼼짝도 못했었구요.
 

여행을 하도 오랜만에 가서 그런가? 전날 나름 챙긴다고 챙겼는데도 막상 떠나면 빠트린 것이 보인다. 이를테면, 얉은 책 한 권, 안경, 헤어밴드, 헤어젤, 썬글라스 등이다. 생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1박2일의 여행을 너무 우습게 본 탓이다. 금방 훅 지나가겠지 했다. 2박3일만 됐어도 저 물건들을 다 챙겼을까? 


언니가 차를 렌트할 거라고 해서 썬글라스가 뭐 필요한가 싶었다. 마스크 끼고 썬글라스 끼는 게 어색해 난 벌써 2년째 아주 햇볕이 강렬한 날이 아니면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건 정말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솔직히 난 집이 아닌 곳에서 샤워를 하거나 머리를 감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헤어젤 역시 포기했다. 토요일 밤에나 집에 도착하고 다음 날은 교회를 가야하니 머리 감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잠이 줄었으니 새벽에 일어나 감자했다. 그렇다고 내가 여독이 풀리지 않은 몸으로 다음 날 주일이라고 교회를 갈만큼 그렇게 신앙이 출중한 건 아니다. 그룹 성경공부만 아니면 난 당연히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렸을 것이다. 그런데 웬걸, 기적이 일어났다. 갑자기 멤버 중 하나가 아버지가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이런 경우 그 가족들도 이틀 동안 집에서 나오면 안 된단다. 그러므로 성경공부에 참석할 수 없다는 말씀. 그러자 다른 멤버들 역시 도미노처럼 이러저러한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하고. 잘 됐다 싶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이찍 알면 좋았을 걸. 머리 다 감고 알 건 뭐란 말인가.          

 

책은 가방에 넣었다 뺐다. 얼마나 보겠다고 가져가나 싶어서. 잠자리 뜨면 잠을 잘 못 자는데다 그나마 요즘은 잠이 줄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챙겼어야 했다. 여장을 푼 숙소에 TV가 있으니 잠이 안 오면 영화 한 편 보다 자면 좋겠지만 그 방엔 언니와 엄마가 이미 점령해 버렸다. 옆에 꼽사리 끼어 잘 수도 있지만 엄마가 코를 골고자는지라 포기하고 난 침대가 있는 방에서 잤는데 아무리 자도 눈 뜨면 새벽 1시고, 또 눈 뜨니 3시도 되지 않았다. 그나마 스마트폰을 가져 가긴 했지만 그것을 보는 것도 한계는 있다. 이럴 때 책을 봤더라면 좋았을 걸. 하루가 이렇게 긴 줄 누가 알았으랴. 


전날 우리가 돌아다녔던 이곳저곳을 떠올려 본다. 문득 밀도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날이 그날 같다면 밀도 있는 삶은 아닐 것이다. 무엇을 하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 보는 것이 밀도 있는 삶이 아닐까. 아니면 일상을 떠나 낮선 곳으로의 여행을 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을 많이하라고 했는가 보다. 

             

            


저녁을 먹기위해 숙소를 나왔는데 마침 저녁놀이 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 컷 찍어봤는데 분위기는 별로다. 새들은 어찌나 짹짹거리던지. 산발적으로 무리져 날기도 했는데 확실히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어렸을 때 나의 외할머니는 그러셨다. 새들이 저녁 때 저렇게 소리를 내는 건 잠자리를 찾느라 그러는 거라고. 그렇다면 새들끼리도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쟁탈전을 벌이는 걸까. 그렇게 무리져 나는 것도 시끄러우니 우린 맨 나중에 아무데나 자리를 얻겠다고 그러는 걸까. 아니면 자기 전에 운동이라도 하고 자겠다는 걸까. 또 모를 일이다. 오늘 하룻동안 하늘을 날면서 본 사람들에 대해 대해 지네들끼리 쑥덕공론을 벌이는 건지지도.

무엇이 됐든 그곳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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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1-10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크에 선글 참 답답해서 진짜 아흐..
그런데 선글 꼭 끼셔야 해요. 백내장에 제일 안 좋은 게 자외선.
선글은 꼭 끼라고 의사가 그러더군요. 에효

stella.K 2021-11-10 21:30   좋아요 0 | URL
알고 있죠. 왜 그런 사람있잖아요. 여행할 때 짐을 최소한으로하는 여행 고수들. 그거 흉내 내려다... 😫

프레이야 2021-11-10 22:00   좋아요 1 | URL
저 백내장 수술 했잖아요 ㅎㅎ 올봄에요. 님 제 서재에 친일인명사전 올려 놓았어요.

책읽는나무 2021-11-10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운치 있는데요??
구름 모양도 이쁘네요.
여행 가게 되면 꼼꼼히 챙긴다고 해도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꼭 빠뜨리는 게 한 두가지씩 나오죠!!!ㅜㅜ
저는 빗을 안들고 가기도 했고,양말을 빠뜨리기도 했고,스킨 로션을...헤어젤을...잠옷 바지를...매번 다양하게 빠뜨려서 셀 수도 없네요ㅋㅋㅋ
그래서 그곳에서 사다가 대체하느라...ㅜㅜ
책은 대체할 수 없으니 꼭 챙겨가긴 하는데 대부분 읽을 시간이 없어 앞부분만 겨우 읽고 가져오곤 하죠..어떤 때는 아예 책도 못펼친 날도 많아 왜 들고 왔지?할 때도 있었구요.

이웃 언니가 몇 년 전 라식 수술을 했던데 그 언니도 늘 썬글라스 챙겨서 쓰려고 노력하더라구요.썬글이 중요한가 보더라구요? 썬글은 꼭 챙기세요^^

stella.K 2021-11-11 10:06   좋아요 0 | URL
ㅎㅎ 다 그런 거죠? 저도 다 읽을 생각은 안 하는데 그래도 없으니까 허전하더라구요.ㅋ 사진은 나름 많이 찍었는데 건질게 별로 없더군요. 그도 많이 찍어봐야 는다는데ᆢ😥

니르바나 2021-11-11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사진 좋습니다.
여행가시니 외할머니의 옛말씀도 소환되고
여러모로 추억이 돋는 귀중한 시간이 되셨네요.
아무리 책을 좋아하셔도 책 빼고 가신 것 잘 하신 일입니다.
자연이라는 책을 보셔야 되니까요.
감동으로 치면 자연책이 훨씬 윗길이지요.^^

stella.K 2021-11-11 10:14   좋아요 1 | URL
아유,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새가 떼로 짖어데니까 그 순간 잊고 있었던 할머니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렇죠. 자연만한 책이없죠. 좀 힘들어서 그렇지 여행은 아주 좋았습니다. 나중에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희선 2021-11-11 0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서는 다른 거 안 해도 시간 빨리 가는데, 다른 데 가면 시간 잘 안 가지요 낯선 곳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집은 익숙하고 익숙한 걸 하잖아요 어딘가에 가지 않아도 다른 걸 하면 시간이 조금 천천히 갈지도... 잠시라도 다른 곳에 갔다 오셔서 기분이 다르실 듯합니다 짧았다 해도 괜찮았지요 해지는 하늘도 멋지네요 구름 나무...


희선

stella.K 2021-11-11 10:17   좋아요 1 | URL
맞아요. 시간이 잘 안 가는 느낌이없는데 그게 또 좋더라구요. 집에선 그날이 그날같은데 말입니다.😋
 



 아침 뉴스를 보는데 문학 평론가 임헌영 선생님이 조정래 선생의 <아리랑>을 소개하기 위해 나왔다. 그런데 너무 많이 늙으셨다. 


내가 선생님을 언제 뵈었더라? 

거의 25년 전쯤 되었을 것 같다. 연극 대본을 쓰다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져 할 일이 없어졌을 때 뭔가의 돌파구를 찾다가 만나 뵙게 됐던 선생님. 그땐 저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많이 야위신 것 같다. 선생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눈썹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시다.


분명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유감이지만 떨어지고 보니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고 나락도 떨어질만 하구나 했다. 그때 떨어지지 않았다면 저런 신선 같은 선생님을 어디 가서 뵐 수 있었을까. 모처에서 두 달 동안 매주 한 번씩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었다. 워낙에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시라 강의를 하셔야 하는데 이름만 강의고 입만 여셨다하면 청산유수셨다. 


선생님의 청산유수는 강의실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강의가 끝나면 점심 자리에서 이어지기도 했다.말씀을 워낙 자분자분하게 하셔서 듣고 있으면 필시 빨려들어가거나 졸거나 둘중 하나였다. 그렇지 않아도 강의 전부터 소문이 자자했다. 아무 때나 들을 수 있는 흔한 강의 아니라고. (물론 유료 강의였는데 만만한 가격이기도 했다.) 선생님은 가끔 19금에 해당하는 말씀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셔서 그 앞에서 헛기침을하거나 얼굴을 붉히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지금도 그 입담은 여전하시겠지?


그 뉴스는 공교롭게도 '새로나온 책' 코너에서 유성호 작가와 함께 나눈 자서전 같은 대화집이 나왔다고 소개한다. 선생님은 무엇보다 우리 문학사와 민족사에 큰 획을 그으셨던 분이다. 무엇보다 <친일인명사전>을 2009년도에 출간하면서 근현대사의 반성적 자료를 구축하는데 크게 기여하셨다고 한다. 또한 문인간첩단 사건과 남민전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사실 그땐 선생님이 그렇게 유명한 분이실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내가 선생님을 뵈었을 때도 저 <친일인명사전>을 만들고 계셨을까.


이제 봤더니 월 듀런트의 <철학이야기>도 번역을 하셨네. 

새삼 내가 선생님에 대해 어느 한 가지도 재대로 알고 있는 게 없구나.ㅠ 

문득 저 위의 책과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기억 못하시겠지? 몇명 되지도 않았지만 당시 수강생들 이름을 자연스럽게 불러주시곤 했다.

부디 건강하셔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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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11-08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분의 제자셨군요!ㅎ 유튭에서 러시아 문학강의 재밌게 봤는데 엄청나신 분이셨음을 알았어요!

stella.K 2021-11-09 11:57   좋아요 1 | URL
막시님, 참말로 고맙소.
선생님 유튭이 있었구만요.
그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들어봤어야 하는 것인디...
지가 유튭을 잘 보지않는 관계로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소.^^

책읽는나무 2021-11-08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대단하신 분이시군요!!
모습도 뭔지 모를 내공이 느껴집니다.
저런 분들은 건강하게 곁에 오래 계셨음 좋겠어요^^

stella.K 2021-11-09 12:02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첨 뵈었을 땐 눈썹이 진하고 길었는데
어느 새 선생님 눈썹 위에도 눈이 올라 앉아 있었더라구요.
그러니까 더 신선 같으시더라구요.
제가 첨 뵈었을 땐 40대 중후반은 되지 않으셨나 싶은데
이어령 교수도 참 많이 늙으셨더라구요.
이런 분들 뵈면 마음이 짠해요. 오래오래 사셔야 할 텐데...

희선 2021-11-09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을 뵈고 시간이 많이 지났군요 그래도 텔레비전 뉴스에서 선생님 모습을 봐서 반가웠겠습니다 <친일인명사전>을 만드셨군요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십니다

이번주는 겨울이 온 것 같습니다 눈 온다는 곳도 있더군요 stella.K 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stella.K 2021-11-09 12:05   좋아요 1 | URL
아직 살아 계셔서 반가웠죠. 그런데 저리 나이를 드셨으니 짠하죠.
<친일인명사전> 어떻게 생겼나 보고 싶은데 알라딘에선 못 보겠더라구요.

공기가 하룻밤 사이에 확연히 달라졌죠?
희선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고맙습니다.^^

니르바나 2021-11-09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임헌영선생님이 우리 곁에 살아 계신 것만 해도 고맙습니다.
같지 않은 인간 말종들이 그저 인간답게 살겠다는 문인들을 간첩으로 몰아
중앙정보부 지하조사실에서 고문 조사하고,
저잘난 사법부 족속들은 그 조서를 받아 재판이라고 해서
순전한 문인들,
임헌영, 이호철, 김우종, 장을병, 장백일 선생님을 간첩으로 만들어 주었지요
이름하여 문인간첩단 사건입니다.

그 시절 같이 민주화 운동을 하셨던 문인, 교수들이 유달리 일찍 세상을 떠나신 이유로
독재정권에 의해 저질러졌던 미행, 감시, 탄압, 구속, 고문등 유무형의 불법행위로 봅니다.
임헌영 선생님의 동지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벌써 저 세상으로 돌아가셨는데
비록 늙으셨지만 이렇게 생존해주셔서 독자로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해직과 복직 또다시 해직과 복직 이후 짧은 교단 생활을 마치시고
<친일인명사전>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셨고,
범우사에서도 일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정씨!(임헌영님 버전으로)


stella.K 2021-11-09 14:1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고맙습니다.
나이 드니까 누가 이름 불러주는 사람도 없더군요,
이름은 부르라고 있는 건데 말입니다. ㅠㅠ
그때 선생님이 제 이름을 한 두어번 불러주셨던 것 같습니다.
전 워낙에 눈에 안 띄는 얌전한 수강생이라.ㅋㅋ

역시 니르바나님은 숨은 고수십니다.
선생님을 잘 몰랐던 건 선생님이 문학평론가라서 그랬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 시절에 전 문학 평론은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아무리 유명한 분이라도.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우리나라 문학사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제가 평생 죽기 전에 선생님의 책을 다
읽고 죽을까 싶고.
정말 선생님 시절엔 엄혹했어요.
어떻게 인두껍을 쓰고 저럴 수 있는지...ㅉ

프레이야 2021-11-10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티비에서 뵈었어요.
임헌영 선생님 강의를 들으셨다니요!!
완전 복된 스텔라님 ^^
다시 뵈니 진짜 눈썹이 신선 같으네요.
친일인명사전 울집에 있지요^^

stella.K 2021-11-10 20:32   좋아요 0 | URL
헉, 정말요? 그거 좀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
그땐 몰랐는데 정말 두고두고 귀하다 싶어요.^^

프레이야 2021-11-10 20:49   좋아요 1 | URL
남편이 두 권을 처음에 구입했어요.
지금 사무실에 있는데 사진 찍어 오라고 할게요 ㅎㅎ
시증조부가 독립운동 하셨던 분이라
관심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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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1-08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운치 있어요.
커피 마시기 좋겠어요^^

stella.K 2021-11-08 14:34   좋아요 1 | URL
ㅎㅎ 그게 아니라 목포의 한옥 호텔에서
찍은 거예요. 거기서 여장을 풀었거든요.
정말 운치있죠?
스마트폰으로 올린 건데 제가 아직 익숙치 않아서
되게 크게 나오네요.^^;;

미미 2021-11-08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나중에 이런 한옥에서 살고싶어요. 유리 미닫이문도 근사하고 실용적으로 보여요^^♡

stella.K 2021-11-08 14:46   좋아요 1 | URL
예쁘죠?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툇마루 신발 벗고 올라서는게 장난 아니더만요.
거기서 드라마 촬영도 했었다는데
배우들 신발 벗고 신고 보통 노동이 아니었겠더라구요.
보기와는 달라요.
딱 하루 묵었는데 하루만 더 묵어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
3일은... 좀 지루할 것 같구요.^^
 

아침 뉴스를 보는데, 5살 여자 아이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2년 전, 키즈 카페에 갔다가 물에 빠져 뇌사 상태에 있다 결국 사망했다고 한다.

어렵게 얻은 아이라고 했다. 그 아이는 죽으면서 3명의 아이들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다.

그건 전적으로 아이의 아빠의 결정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내 아이의 육체의 일부가 살아있는 거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로 한다. 

더 안타까운 건, 그렇게 아이가 뇌사 상태에 있는 동안 아이의 엄마는 암에 걸려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마음이 아팠다.  

참 소설 같은 일이다.

가끔 나 보다 늦게 세상에 와서 나 보다 일찍 세상을 떠난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오늘은 그런 사람들 중에 최연소는 아닐까 싶다.

그 조그만 아이도 그렇게 하고 세상을 떠나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숙연해 진다.

난 다른 건 모두 생략하고, 무조건, 그저 무조건  

아이 아빠가 용기를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힘을 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세상을 먼저 떠나간 그의 아내와 딸이 그러길 바랄테니까.

당신은, 아빠는 조금 있다가 와.

그럴 것 같다.

슬픔 보단 서로 사랑했던 기억만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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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1-03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먹먹하네요~~
저도 아이아빠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한번씩 이런 생각을 해봐요
삶을 제 명대로 사는게 아니라 덤으로 산다는 생각요~~
저도 친구 둘이 암에 걸려 저세상으로 먼저 갔거든요^^
착하고 선하게 잘 살아야겠어요**

stella.K 2021-11-03 21:45   좋아요 1 | URL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많이 슬프셨겠어요.
덤으로 사는 거니까 더 잘 살아야 하는데 조금만 힘들어도 죽겠네 살겠네 하니 큰 일입니다. 아,제 얘기 입니다. ㅎ 우리도 언젠간 갈텐데 말이어요.

희선 2021-11-04 0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인터넷에서 누군가 죽었다는 말을 보면, 이런 나도 아직 살아 있는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고나 병으로 죽은 거지만... 그런 거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할까 대충 살아서...

아이 엄마도 떠나다니, 아이 아빠 힘들겠습니다 힘들어도 살았으면 좋겠네요 아이 엄마와 아이를 기억하고 살아야죠


희선

stella.K 2021-11-04 06:30   좋아요 1 | URL
대충 산 사람은 살아야지 뭐 이렇게 위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꼭 슬픈 것만도 고통스러운 것만도 아니라는 걸 아이 아빠가 순간순간 깨닫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hnine 2021-11-04 0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사 봤는데, 엄마도 세상을 떠난 것을 몰랐네요.
보살핌을 받는 사람보다 보살필 상대가 있는 사람이 더 강한 법인데, 아버지가 보살필 상대가 있었을때보다 더 무너지지 않고 잘 살아나가셔야할텐데요. 자신을 잘 보살피면서요.

stella.K 2021-11-04 06:3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또 이 사람을 보듬는 사람도 있지않을까요? 사람은 또 그렇게 한 세상을 살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도 서로서로 보살피면서 살아요.^^

책읽는나무 2021-11-04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유~~남겨진 사람이 너무 힘드시겠어요ㅜㅜ
가족의 소중함을 절로 깨닫게 되네요.

stella.K 2021-11-04 12:32   좋아요 1 | URL
맞아요. 우린 평소엔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살다가 이런 얘기들으면 다시한번 생각하게되요.
아이 아빠도 언젠가 다시 일가를 이루며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바라게 되요. 아직 젊던데...

얄라알라 2021-11-04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기사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슬픔.
그리고 어린 아이의 아버님께서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감탄...

stella. K님께서 아름다운 글로 다시금 이분들의 고귀한 결단과 아픔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tella.K 2021-11-04 13:52   좋아요 1 | URL
아유, 감사는요?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하는데...
제 주민등록에 장기기증한다는 스티커는 잘 붙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것도 같은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