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의 공동체 - 신형철 산문 2006~2009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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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역시 장서가는 돼도 애서가는 못 된다. 이 책도 (아마도)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샀던 것 같다. 하지만 애서하지 못하고 결국 장서하고 말았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책 겉표지는 비교적 깨끗한 편인데 책장을 펼칠 때마다 테두리가 누렇게 바래 있다. 더구나 이 책은 저자가 2006년에서 2009년 사이에 쓴 것으로 우리나라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 사고를 가지고 칼럼도 썼는데 잊고 있었단 사실에 새삼 놀라웠고 무슨 역사 칼럼을 읽는 것 같았다. 책이 꼭 유행을 타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이 책을 안 읽어도 너무 안 읽었구나 왠지 찔끔거렸다.

 

장서가와 바람둥이의 공통점이 있다. 바람둥이가 상대를 알겠다 싶으면 곧 다른 사람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처럼 장서가 역시 갖고 싶은 책을 손에 넣으면 바로 다른 책에 눈을 돌린다. 책의 입장에선 꽤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나 좋다고 한 때는 언제고 독수공방 홀대를 하다니. 내가 이러려고 당신 손에 팔려 온 줄 아냐고 매일 밤 환청을 듣는 것 같다. 이를테면 이 책도 그런 책중의 하나였다. 더구나 저자의 유명세를 생각하면 독자인 나는 너무 책을 읽을 줄 모르거나 게으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몰락의 에티카>로 유명한 그 저자가 아닌가.

 

책을 계획에 따라 읽는 것과 마음 내키는 대로 읽는 것 어떤 것이 좋은 독서법인지 모르겠다. 올해 또는 이달에 무슨 책을 읽을 것인지를 계획했다면 이 책은 좀 더 빨리 읽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읽을 생각을 안 하고 있었을까 모르겠다. 그나마 내키는 대로 붙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이제야 읽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주 만족스럽게 끝까지 읽었다. 책을 어느 정도 읽어 온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 갈수록 그리 많지 않다는 걸. 그게 책 읽는 사람의 게으름이나 타성일 수도 있고 그 책이 지니는 한계 때문일 수도 있다. 

 

책에서 저자는 레이먼드 커버의 <대성당>을 읽고 쓴 글에서 일본은 이 책을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했지만 너무 부러워하지 말라고 위로 겸 주위를 일깨운 대목이 나온다. 우리나라엔 소설가 김연수가 있다고 하면서. 김연수가 누구인가. 일이 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데 그러고 나면 당신이 책 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상이 주어지고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그런 부류의 작가가 번역했다고 강조한다. 문득 이 부분을 읽는데 이거 저자 자신을 빗대어도 되는 말 아닌가 싶어 약간 실소했다. 물론 저자에게 책을 냈다고 상이 주어지거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론 저자가 책 내기만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번역에서 김연수와 하루키를 비교한다는 건 어딘지 난센스란 생각이 들긴 한다.) 왜 그런지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이 책은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저자가 문학평론가인만큼 우리나라 문학 전반을 다루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난 작년 무렵부터 그런 문학사나 문학 전반을 다룬 책이 좋아지고 있으니. 또 그건 문학평론가들의 일 아닌가. 하지만 문학평론가들은 꽤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먼 존재들이었다. 기껏해야 이미 고인이 된 김현이나 김윤식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그것도 전공자나 문학에 지극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아는 정도일 뿐이다. 그러는 사이 문학평론가들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다 못해 가혹할 정도가 되었다. 도대체 문학평론가가 뭐길래 이런 비난에 가까운 소리를 감내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에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소설이나 시를 읽기도 버거운 판에 평론까지 읽어야 하나 의아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들은 굴을 파고 스스로 안주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21세기 문학평론가들은 다르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이 됐다. 물론 그건 시작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그러고 나니 평론가들에 대한 시각이 잠차 바뀌기 시작하는 것도 사실이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아직도 잘 모른다. 왜 평론을 읽어야 하는지. 게다가 평론과 서평이 어떻게 다른지 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독자는 잘 알려진 유명인의 독서에세이나 서평집이 좋지 문학평론가의 평론은 왠지 어색하다. 예를 들어 이 책을 보면 내내 흥미롭게 읽다가 마지막 쳅터는 이것이 평론이다고 보여주듯 전통(?) 평론 몇 꼭지가 들어있다. 글쎄,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안 읽고 책을 덮으려고 했다. 물론 다 읽긴 했지만. 요는 나 같은 생각을 할 사람도 있을 거란 거다. 그럴 때 평론은 어떻게 독자에게 다가갈 것인가. 

 

저자가 언제 어떤 개기로 독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미문에 가까운 저자의 문체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다른 요소들도 존재할 것이다. 특히 어느샌가 모르게 글 하나가 끝날 때마다 마지막 문단에 꽂히게 만든다. 어떤 저자의 어떤 글이더라도 마지막 문장 또는 마지막 문단이 좋기란 쉽지가 않다. 하다못해 어떤 시인의 시도. 몇 개의 예를 들어 보자.

애국심이란 내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자를 증오하는 졸렬한 배타주의가 아니라 그 어떤 타자도 내 나라 동포를 대하듯 포용하는 박애 정신과 더 가까운 어떤 것이라고 믿는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은 끝내 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일과 다르지 않아서 그 사랑은 가련한 사랑이다. -<그냥 놔두게, 그도 한국이야>

 

잘 알려진 대로 톨스토이의 문학과 그의 삶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었다. 문호 톨스토이는 인류의 교사를 자임했지만 인간 톨스토이는 자기 자신의 가장 열등한 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그 괴리를 좁히기 위해 고뇌했고, 그것이 톨스토이를 위대한 인물이 되게 했다. 고뇌는 공동체의 배수진이다. 그 진지가 무너지면 우리는 괴물이 되고 말 것이다. -<고뇌의 힘> 

   

카를 프리드리히 폰 바이체커는 1930년대 말에 뒤늦게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1927년)을 읽은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이것이 철학이다." <봄빛>에 대해서라면 내 생각은 이렇다. "나는 한 편도 다시 읽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소설이다.- <한편도 다시 읽고 싶지 않다- 정지아의 '봄빛'>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생각했다.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만약 생존자가 하나가 아니라 적어도 둘이라면, 그리고 그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거기에서 희망이라는 것이 생겨나겠구나 하고 더 짧은 결론, 눈먼 노인을 만난 남자가 자기 아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아이가 신이라고 하면 어쩔 겁니까?(196p) 그래, 무신론자에게는 희망이 신이다. -<무신론자에게는 희망이 신이다- 코맥 매카시의 [로드]>

 

7월 31일에 선생이 영면 하셨다. 소설이란 그저 재미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많아졌다. 요즘에는 일부 작가들도 더러 뜻을 같이한다. 그러나 이청준의 책을 전부 태우지 않는 한, 소설은 이야기 이상이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삼국지> 세트를 구입할 생각이 없지만, 완간되면 삼십여 권에 이룰 고인의 전집은 구비하려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피 끓는 영웅들의 활극이 아니라 피맺힌 윤리학적 상상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고 이청준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청준의 [그곳을 다시 맞아야 했다]>

문득 내 글들의 마지막 문장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다시 볼 마음이 전혀 나지 않는다. 특히 그 알량한 서평인지 독후감 인지도 모를 글들을 볼 자신이 없다. 많은 경우 어떻게 마무리를 져야 할지 몰라 일독을 권한다란 말을 적잖게 썼던 것 같다. 나는 왜 이런 마무리를 못하는 걸까 괜히 자책을 하게 된다. 이 글의 마지막 문장도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아무튼 독자는 이런 문장에 감탄해 저자의 책을 자꾸 사 보게 되는 건 아닐까. 독자를 사로잡는 서사와 문장이 없다면 우리가 왜 책을 사 보겠는가. 결국 작가의 이런 노력이 독자를 가깝게 만들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이 책은 에세이지만 일정 수준 평론도 갖추고 있다. 또한 에세이라고 해도 평론가의 눈으로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난 작가가 평론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우리가 왜 평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독자인 나로선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저 어렴풋이 느끼는 건 여러 관점에서 문학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문학적인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우린 평론을 일상 가까이서 접해보지 못했다. 독자가 평론을 가까이서 접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건 평론가의 숙제가 아닐까. 평론가도 소설가나 시인 못지않게 독자와 가까이 있어 줬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좀 바빠지겠구나 했다. 저자의 나머지 책도 읽어야 할 것 같고 저자가 책 속에서 소개한 몇 권의 책도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아, 내 글의 마지막 문장은 결국 이렇게 마치는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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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3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이책은 또다른 책을 읽게 만드네요

stella.K 2021-06-24 11:08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런 책 넘 많지 않나요?
독서에세이나 서평집 백퍼죠.
사실 오래 전에 저자를 본 적이 있었죠.
나름 미남이긴한데 내 스타일은 아니라
뭐 글 잘 쓰는 사람이 한 둘인가요?
그래서도 오랫동안 읽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번에 읽어 보니까 정말 글을 잘 쓰더군요.
읽을 책이 늘어난다는 건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일 같습니다. 언제 다 읽냐고요.
안 그래도 읽을 책도 많은데.ㅠㅠ

페크(pek0501) 2021-06-25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1부 시인, 2부 시집, 3부 세상, 4부 소설, 5부 영화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는 재미가 있어요. 그렇게 목차에 나눠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는 완독은 못했어요. 지금 책을 찾아보니 반 이상은 읽었네요.
하루에 몇 꼭지씩 읽고 나서 목차에 나온 각각의 제목 옆에 읽었다는 표시를 해 놓았어요. 여러 책을 병행해서 읽는 습관 때문에요. 오늘 꺼낸 김에 몇 꼭지 읽어야겠어요.
글을 잘 쓰는데다가 목소리는 성우 같이 좋아요. 이 저자가 하는 팟캐스트를 예전에 반복해 듣곤 했어요. 팬이었죠. 멘트가 좋았거든요.
파란색 글 - 글을 뽑아 옮기신 것, 좋습니다. ^^

stella.K 2021-06-25 19:44   좋아요 0 | URL
ㅎㅎ 언니도 병행해서 읽으시는군요.
언제부턴가 저도 그렇게 읽고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웬만하면 완독해 보려구요. 이 책은 저한텐 완독하기
좋은 책이었어요.
저도 한 번 팟캐스트 들어봐야겠어요.^^
 
드라마를 쓰다
매거진 t 편집부 엮음 / 씨네21북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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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언젠가 읽으려고 찜을 했었나 보다. 물론 찜을 했다고 꼭 읽게 되진 않는다. 그래도 인연이 아주 없지 않은지 절판되고 중고샵에 아주 싼 값으로 나와 있으니 읽어 볼 마음이 동했다. (어떤 물건은 지나치게 싸면 싸구려란 느낌 때문에 오히려 안 사게 되는데 책은 그렇지가 않다. 싸면 쌀수록 환호하게 된다.) 책은 세 명의 드라마 작가와 한 명의 드라마 PD의 작품론과 인터뷰를 실었다. 나는 늘 작가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건 방송 드라마 작가다. 내가 관심 있어하는 쪽은 소설가들인데 말이다. 그래서 오래도록 나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방송은 그 구조상 금방 잊히지 않는가.  


보라. 이 책은 2006년에 초판이 나왔고 여기 다룬 사람들은 당시엔 나름 활발한 활동을 펼쳤겠지만 지금은 뭘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나마 나의 최애 작가인 노희경 작가는 지난 2018년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 할 작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과연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역시 초록은 동색이라고 이런 책도 흥미롭긴 하다. 재밌는 건 황인뢰 PD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한다. TV 드라마 작가는 여자 작가들이 많은데 처음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 작가가 담배를 피우면 글을 잘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다. 술을 잘하는지 물어봐서 잘한다고 하면 속으로 '좋아!' 한단다. 그리고 이야기하다 이혼 경력도 있다고 하면 '좋아, 좋아!' 속으로 탄성을 지른단다. 얼핏 들으면 아니 이 사람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다음 얘기가 좀 다르다. 감독들은 다양한 삶을 많이 경험한 작가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란다. 방송이란 게 시간 싸움인데 작가가 자신의 삶으로부터 바탕이 되는 저력 같은 게 있지 않으면 버티질 못하기 때문이라고. 권투 할 때 맷집 좋은 선수가 이길 확률이 높은 것처럼 작가도 그런 맷집 같은 저력이 있는 작가를 감독들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꼭 드라마 작가가 아니어도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것 같다. 그렇다고 진짜 작가가 되기도 전에 술 담배를 하고 이혼부터 하란 소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 작가에 대한 묘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지적이긴 한데, 머리는 산발을 하고 까칠하고 신경질적이며 직설화법을 쓰는 뭐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가. 이건 또 드라마의 영향이기도 할 것이다. 가끔 드라마에 등장인물로 작가가 나오면 그런 캐릭터로 쓴다. 그건 어쩌면 근성 있는 작가처럼 보이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을까. 너무 사람들에게 휘둘리거나 그 반대로 너무 자신을 꽁꽁 싸매는 작가는 현장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이게 어디 드라마 작가에만 요구되는 말일까. 자신이 어느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근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만만히 보이지 않으며 무엇을 하든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이것을 요즘에야 깨닫는다. 나이 들어.ㅠ 


근데 역시 난 드라마 작가는 이번 생뿐만 아니라 다음 생에도 못할 것 같다. 시간 싸움을 잘할 것 같지도 않고, 술 담배는 물론이고 결혼을 안 하면 모를까 했다면 이혼 같은 건 가급적 안 할 생각이니까. 물론 드라마 작가가 엄청 부럽긴 하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까 어떤 드라마 보면 대단하다 싶다. 하지만 나를 깎아 먹으면서까지 드라마 작가를 할 생각은 없다. 내가 오히려 본받고 싶은 작가는 하루키 같은 작가다. 그는 황인뢰 감독이 원하는 작가와는 정반대다. 얼마나 바르고 흐트러짐이 없는지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을 것만 같다. 누가 보면 숨 막힌다고 하겠지. 그래서 그는 시나리오 작가는 못할 것 같다고 공언했었다. (시나리오 작가나 드라마 작가나) 무엇보다 현장의 사람들과 소통을 잘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겠는가. 요는 같은 작가여도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다는 거고 그 일을 잘하면 되는 것이다. 근성 있게. 항상 바르고 흐트러짐이 없다고 근성도 없는 건 아닐 테니.


그런데 작가는 만만한 직업인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게으르면 한 없이 게으를 수도 있는 직업이다. 노희경 작가가 책에서 이런 말을 한다. 작가 작가 하면서 단 5분도 쓰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고. 사실 작가 되는 거 어렵지 않다. 대신 잘 쓰는 작가가 되려면 매일 쓰는 작가가 되라고 한다. 매일 단 한 줄의 글이라도 쓰라고. 거 보라. 하루키 같은 작가는 문학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 드라마계에도 있고 시나리오계에도 있다. 작가라면 어쨌든 쓰는 거. 어쨌든 근성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노희경 작가는 한마디를 더 한다. 대사를 쓰기 위해 대본을 쓰지 말라고. 대사를 잘 쓰면 좋은 극작가가 되는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고. 지당하신 말씀이다. (이미 얘기한 적도 있지만) 어떤 작가는 대사 과잉이고, 어떤 작가는 시적인 대사를 뽑아내려고 병적으로 매달리는 게 보인다. 그것을 띄워주는 티저도 있고. 드라마는 삶이다.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삶이 보이지 않고 대사 하나 잘 쓰면 드라마 작가가 되는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그러려면 차라리 시를 쓰는 편이 낫다. 


솔직히 난 처음에 이 책의 구성이나 디자인이 별로였다. 글자는 별로 없고 듬성듬성하다. 사진도 많고. 근데 읽다 보면 나름 곱씹어 볼만한 내용이 있다. 다소 잡지 같은 느낌이다. 시대를 타는 느낌이고. 예를 들면 황인뢰 PD가 요즘 핫한 배우 주지훈이 그의 데뷔작 <궁>에 나온 얘기를 하는데 역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나왔다. 다른 뜻은 없고 주지훈은 내가 요즘 눈여겨보는 배우라서. 또한 <안녕, 프란체스카>란 시트콤은 나도 몇 편 본 기억이 있고 작가 역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작가는 요즘 뭐하고 살까 했더니 2011년도에 지병으로 사망했다. 인터뷰했을 때만 해도 아직 젊었고 내내 뭔가 모를 불만과 외로움이 베어 있었는데 말이다. 그런 것처럼 이 책은 마치 오래된 누군가의 앨범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방송계의 관음증을 (어느 정도) 만족시켜 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렀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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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1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리뷰 넘 좋습니다.
스텔라 케이님의 리뷰 아니면 이런 책이 있는 줄 도 몰랐을 것이고
설사 손에 닿을 기회가 있더라도 몇장 넘기다 덮었을지도 ㅎㅎㅎ

학부 다닐때 친구들 그룹중에 유명 작가 멘토와 연출가 기타 방송 영화계출신 들이 계셨어요.(스텔라 케이님이 좋아 하셨던 노희경 작가님 대본은 당시 제친구 /작가 연출 지망생들의 교본이였음)
스텔라 케이님의 말씀과 거의 흡사
따라서 이책의 신빙성은 99.9999 퍼센드 ㅎㅎ

매주 출근 도장 찍으삼 333
두번 ✌️ ̆̈

stella.K 2021-05-11 18:54   좋아요 2 | URL
아, 저는 스콧님의 이런 댓글이 참 좋습니다.
언제나 알뜰살뜰하게 챙기시고 힘을 주시니 말입니다. 흐흑~!
매일은 못해도 매주 쓸수있도록 해보겠삼.
고맙습니다.^^

희선 2021-05-12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프란체스카> 작가는 몰랐지만 병으로 세상을 떠났군요 방송 작가, 드라마 작가는 이름 아는 사람 그렇게 많지 않네요 방송 같은 거 생각하면 그런 일 무척 힘들 듯합니다 시간에 많이 쫓기지 않을지... 그래도 그런 걸 좋아하고 잘 해 내는 사람도 있군요 이 책 예전에 보려다 못 보고 이제라도 만나셔서 잘됐네요


희선

stella.K 2021-05-12 16:15   좋아요 0 | URL
ㅎㅎ희선님은 드라마 덕후가 아니신가 보군요.
요즘 드라마 덕후들은 작가 이름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시작하죠.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가도 보구요.
저는 뭐 드라마 덕후는 아니지만 작가를 좀 보긴해요.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가 나온다고 해도 초반 1, 2회 때
재미없으면 안 보게 되더라구요.
얼마 전 송중기 나왔던 드라마가 그래요.
나름 애정하는 배우긴 한데 드라마는 그닥 재미가 없어서
접었습니다.ㅋ
 
느낌 그게 뭔데, 문장 -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 문단사' - 앤솔로지
이태준 외 지음, 윤작가 엮음 / 우시모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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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서 산문이 좋아진다. 산문은 보통 사춘기 시절부터 읽게 되는 것 같은데 아무리 책 읽는 것을 좋아해도 산문을 좋아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 시절 산문을 읽는다는 건 밍밍한 평양냉면을 처음 먹는 맛이라고나 할까. 알지 않는가 처음 먹는 평양냉면이 어떤 맛인지. 기대에 차서 먹다가 뭔가 속은 느낌이다. 하지만 자꾸 먹으면 어느새 중독된다. 나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산문을 읽고 나이를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산문은 시나 소설에 가려 홀대받아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내가 산문을 밍밍하게 느꼈으니 나도 그 홀대에 공범자 인지도 모르겠다. 산문을 읽을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읽지 했다. 독서 모임이나 아는 누구와 얘기를 해도 시나 소설 또는 인문서 가지고 얘기해도 누구의 산문집 가지고 얘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지 않나. 사람은 생각만큼 남의 생각에 관심이 없어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의 것들을 산문으로 써도 잘 안 읽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내가 산문을 좋아하게 된 것은 간결하고도 정감 넘치는 문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단편 소설은 몰라도 장편 소설은 워낙에 길어 앞뒤 맥락을 잘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오독하기가 쉽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내가 지금 제대로 읽고 있는 거 맞나 자신이 없어지고 자꾸 확인하고 싶어 진다. 그 번거로움이 싫어 자꾸 산문에 눈길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요즘엔 주제도 다양하고 확실히 전과 같지 않다. 

 

편견 같지만 요즘 작가와 옛날 작가가 좀 다른 것 같다. 요즘 작가는 스마트하고 재치가 넘치기도 하지만 옛날 작가들은 깊이가 있고 정감이 넘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옛날 작가들의 산문은 소설만큼 쉽게 접할 수 없는 것 같다. 정말 작심하고 작가의 선집 중 산문집을 따로 분류해 놓은 책이 아니면 대중서로는 안 나와 있는 것 같다. 그 점은 좀 아쉽다. 우리 옛 시나 소설은 그리도 잘 다루고 분류해 놓으면서 왜 산문은 그렇게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있다면 중고등학교 교과서나 참고서 정도.)

 

물론 그런 작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에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문장>이란 책을 읽었는데 특별히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의외로 정말 좋았다. 그건 옛 작가의 산문 모음집으로 잘된 문장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예문집 같은 거였다. 산문이 단순히 문장 훈련을 위해 존재하는 건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는 남는다(산문은 산문 그대로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긴 해도 난 한동안 옛 작가들의 문장의 정취에 젖어 있었다.        

 

이 책은 위의 책과 비슷하다. 한 작가의 산문이 아니라 여러 작가의 산문을 읽을 수 있으니 산문의 진수성찬이다.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선 취향이 달라 잡탕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난 이런 시도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우린 보통 좋은 문장을 위해 산문을 읽기도 하고 써 보기도 하지만 이렇게 모아 놓고 보면 작가들의 표현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6개의 큰 주제로 분류하고 각 주제에 맞는 여러 작가의 글을 정리해 놓으니 이걸 다 어떻게 했을까 엮은이의 수고가 느껴진다. 

 

그런데 지금은 책을 읽은 지가 꽤 됐는데도 뭔가의 아쉬움이랄까 불만이 쉬 떨쳐지지 않고 있다. 그렇게 분류만 해 놨다 뿐이지 좀 불친절해 보여서다. 본명은 차치하고라도(요즘은 본명을 안 쓰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렇게 남의 글은 열렬하게 수록해 놓고 해제는 고사하고 본인의 느낌도 없다. 본인의 글 하나쯤 실을 만도 할 텐데 그 흔한 여는 글조차 쓰질 않았다. 그런 것에서 산문은 산문으로만 얘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뭔가 독자를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겠는데, 집에서 가까운 약국에 새로운 약사가 왔는데 분명 약사일 텐데도 가운을 입지 않고 손님을 받고 있다. 나는 처음에 그가 점원인 줄 알았다. 그렇다고 물어보기도 뭐하고.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점원은 아닌 것 같다. 단골은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그 약국은 점원 같은 건 두지 않았다. 그런 것으로 보아 그 약사는 가운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편하게 손님을 대하고 싶은 마음에 그러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고객인 나로선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다. 마치 고객을 쉽게 생각하거나 약사로서의 권위와 책임을 다하려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작가가 책을 낸다는 것도 똑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자신의 글은 싣지 않는다고 해도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은 있다고 작가가 왜 이런 작업을 했는지 밝혀야 독자도 산문에 대한 애정이 얼마만 한 건지 알지 않겠는가. 그건 독자와 각각의 글을 실은 작가들에게 예의를 다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각 글에 대한 해제나 본인의 느낌을 간략하게 실으면 더 좋고. 그런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도 않고 책을 내겠다는 건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팻캐스트 방송은 얼마나 잘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정성으로 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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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21-04-24 2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소한의 예의˝ 아주 가끔이지만, 그걸 요청해보고 싶은 책도 있는데 점잖게 말씀해주셨네요^^

stella.K 2021-04-24 20:20   좋아요 2 | URL
ㅎㅎ 그런가요? 책을 오랜 세월동안 읽어 와서 그런지
만듦새를 따지게 되는 책도 있더군요.
이 책이 그래요. 의도는 좋을지 모르지만
디테일에서 결국 판정패한 책이라고나 할까요?ㅠ

바람돌이 2021-04-24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의 글을 엮은 것이라 해도 책으로 내놓았다면 그에 대한 자기 나름의 이야기를 하는게 책임감 맞다고 생각해요. 책을 만든 이의 말이 단 한구절도 없는 책이라니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는데 공감합니다. ^^

stella.K 2021-04-25 19:01   좋아요 0 | URL
이 사람 팟캐스트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르겠어요.
모르긴 해도 팟캐스트는 이렇게 건조하게 하지는 않겠죠.
고작 써 놓은 게 각 작가의 약력을 써 놓은 정돈데
그것 조차도 안 써 놨다면 어땠을까요?ㅠ
그래도 그런 거 접고 순수하게 산문을 읽겠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별 세 개로 했어요.ㅋ

페크(pek0501) 2021-04-25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을 해 주셨네요. 예의에 관한...

예전에 돌베개에서 열 권인가 시리즈로 나온 수필집이 있었어요. 이태준 작가의 것은 (청소년이 읽는 우리 수필 4)로 되어 있어요. 이걸 좋게 읽어서 나머지 책도 사서 읽으려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태준 작가의 것은 지금 찾아 보니 품절이네요. 글이 참 좋았어요. 신영복 선생 것은 있네요.
청소년용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알려지지 않은 책을 잘 선택해 소개해 주셨네요. 여러 작가의 작품이 실려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겠어요.

stella.K 2021-04-25 19:01   좋아요 0 | URL
돌베게에서 그런 시리즈가 있었나요?
하긴 저도 찾아보니까 청소년용으론 나온 게 몇있더군요.
와, 근데 언니가 안 읽은 책은 뭐예요? ㅎ
이 책은 언니가 굳이 안 읽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냥 수필에 관심있는 사람이 가볍게 읽으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scott 2021-04-25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작가의 선집 중 산문집을 따로 분류해 놓은 책이 아니면 대중서로는 안 나와 있는 것 같다]
맞습니다 작가들의 산문 한권으로 분류가 안되어 있고 청소년용 논술 수능용으로 묶음 나오니

stella.K 2021-04-26 19:19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전 문장 훈련으로 산문을 읽는다는 거
좀 못 마땅합니다. 산문은 산문 자체로 즐기고 알아가야죠!

scott 2021-05-0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 이다의 당선작 추카~추카~
오월에 서재방 매일 출근 하귀 ~~@@

stella.K 2021-05-09 20:11   좋아요 1 | URL
ㅎㅎㅎ 고맙습니다.
어쩌죠? 매일 출근을 못하고 있으니.ㅠㅋㅋ

강나루 2021-05-09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텔라님 당선 축하요^^

stella.K 2021-05-09 20:14   좋아요 2 | URL
강나루님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톨스토이의 생애 범우문고 262
로맹 롤랑 지음, 이정림 옮김 / 범우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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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잡아 본 범우사 책인가? 성인이 된 이후론 읽지 않았던 것 같다.

 

처음엔 괜찮게 잘 읽혔는데 중반 넘어서부턴 뭔 말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로맹 롤랑이 전기 작가로 유명하기도한데 이 책은 전기라기 보단 톨스토이 문학론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톨스토이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사상가이기도 하지 않나 싶다. 자신의 하고 많은 지식을 단순히 글 쓰는데만 쓰지 않고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썼다. 그러므로 단순히 작가로만 보기엔 그는 너무 큰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톨스토이의 삶을 담아내기엔 책이 너무 얇다는 느낌도 든다. 톨스토이의 저작들을 생각하면 과연 로맹 롤랑이 이렇게 밖에 안 썼을까 의문스럽기도 하고. 문득 내가 지금까지 그의 작품을 얼마나 읽었나 생각해 보니 몇 작품되지도 않는다. <부활>은 전에 두번쯤 읽은 것 같은데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그의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나 <안나 카레에니나>에 비해 스스로 저평가했다고도 하던데 이 책에선 나름 비중있게 다루기도 했다. 

 

문고본은 가성비가 좋긴하지만 뭔가 축약된 느낌이 들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시간이 없거나 독서에 길들이기엔 문고본이 좋긴 하지만. 아무튼 이 한 권으로 톨스토이를 알려고 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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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4-11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는 다른데 이 책을 오래전에 읽었어요. 그때 처음 로맹 롤랑을 알았죠.
작년인가 팽귄 클래식의 <무도회가 끝난 뒤>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었어요. 단편집인데 역쉬~ 톨스토이이구나 싶더군요.
그리고 이번 해에 또 톨스토이 단편집을 샀어요. 두 권짜리로. 이건 아직 못 읽음.
<전쟁과 평화>가 가장 대작이라고 하는데 이건 너무 길어서 엄두를 못 내겠어요. ㅋ

stella.K 2021-04-11 18:24   좋아요 2 | URL
역시 이런 허접한 글에도 무플을 방지해 주시는 분은 언니뿐이십니다. 흑~
이 책은 번역이 문제인 건지 아니면 롤랑의 글이 어려운 건지
아무튼 좀 아쉽더군요.
저는 톨스토이는 꼴랑 <부활>하고 단편 몇 편이 다 인 것 같습니다.
그의 장편 소설은 자신이 없기는한데 그래도 죽기 전에 한 번은 읽어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ㅠ

2021-04-20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04-21 19:50   좋아요 1 | URL
아, 별거 아니구요, 작년에 저의 서재가 사라질 뻔했어요.
알라딘으 실수로. 근데 자기네도 왜 그런지 모른다고 하더군요.
한참 옥신각신하다 예전에 다른 사이트에 알라딘 페이지 주소를
적어 놓은 게 있어 알려줬더니 겨우 경로를 찾아 복구해 놓더군요.
그게 죽다 살아난 거죠.ㅋ
점점 알라딘에 글 쓰는 일이 줄어들고 있는데 그래도 관심 가져주셔서 고마워요.
뭐라도 써야지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ㅠ
근데 서재 이미지 바꾸셨네요.
강아지는 잘 있나요? 우리 집 다롱이는 완전 노견이 되서
울엄니랑 나랑 완전 애기 돌보듯하고 있습니다.ㅠ

scott 2021-05-02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 바뀐 프로필 사진 좋네요
이전에 오드리도 멋졌지만,
이런 문고본 좋아하는데 (가성비도 좋고 가볍고 얇은)
한국 책들 하드커버만 줄창 출간하면서 가격은 야금씩 올리는 !


stella.K 2021-05-02 18:03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제가 서재에 잘 걸어놓는
이미지중 하나죠.
다소 장난꾸러기 같은 저 소녀가 꼭 저 같아서 좋아합니다.ㅋㅋ
근데 누가 그린 그림인지를 모르겠어요.
알면 알려주세요.

우리나라 책값이 아직은 그렇게 비싼 것이 아니라는데
전 그 말에 동의 못하겠더라구요.
2010년 이전에 나온 책은 싸 것 같은데
그 이후부터 서서히 비싸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저 중고샵 망하지 않고 번성하길 바랄뿐입니다.
그렇잖아도 예스24 강남역이 없어져서 가슴이 쓰릴뿐입니다.ㅠ

stella.K 2021-05-02 18:04   좋아요 1 | URL
헉, 깜짝이야.ㅎㅎㅎ
이 시간 서재에 계시는가 보군요.
제가 수정하는 사이 좋아요를 날려주시다닛!ㅋㅋㅋ

scott 2021-05-04 16:18   좋아요 1 | URL
스텔라 케이님 프로필 그림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미쿡워싱턴 DC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에 이작품 걸려있어요
창문에 있는 두여자 라고 불리는데 스페인 바로크 시대에 그려졌다고 합니다. ^.^

stella.K 2021-05-04 18:43   좋아요 1 | URL
와~ 이걸 어떻게 찾으셨습니까?
조금의 근거가 있어야 찾을텐데
스콧님 대단하십니다!!
그림이 바로크풍이긴 하죠?
그래도 그것만 가지고는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존경합니당~!
그래서 바로 네이버로 갔죠.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여기까지 이름이군요.
저는 -요는 그냥 말을 높여 쓰시느라 그런 줄 알았어요.ㅋ
그런데 그림 제목이 ‘창문에 있는 두 여자‘가 아니라
‘소녀와 가정교사‘라는데요? 어디는 ‘창가의 소녀‘라고도 하고.
조금씩 제목이 다르네요.
딱 봐선 소녀와 유모 또는 하인 뭐 그렇게 보이는데 말입니다.
오늘부터 이름과 제목을 프로필에 써 놔야겠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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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반가운 새 책이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저자의 책을 세권째 읽었다. 저자가 지금까지 10권의 책을 낸 걸 생각하면 반도못 읽은 셈이지만 그래도 한 저자의 책을 그쯤 읽었다면 나름인연이 깊다면 깊다. 특히 이번 책은 오래전 <오래된 새책>을 읽은 후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의 책은 일반 서평집과는 조금은 다른 양상을 띠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인간의 독서행위에 대한 고찰하기도 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읽으면서 공감도 되면서 난 아직 이 정도는 아니지 하는 안도와 자존심의 스크래치 나는 소리를 번갈아 가며 들어야 했다고나 할까. (물론 그 스크래치는 오래전 인터넷 서점에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 이미 나긴 했다. 독서 고수들이 어쩌면 그리도 많은지. 그전까지는 내가 독서 꽤나 하는 줄 알고 살았던 것을 깊이 회개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독서는 실존적 행위다. 누구와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는 건 그다지 좋은 태도는 아닌 것 같다.) 문득 책을 좋아하면 생길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먼저 저자가 지적했던 대로 샀던 책을 또 사는 것이다. 읽으면서 나도 혹시 그런 적이 있었나 생각을 더듬어 봤는데 딱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러고 보면 없는 것이다. 대신 어머, 내가 이런 책도 샀어? 하는 책은 있었다. 그건 강영계 교수의 <사랑학 강의>다. 이걸 언제 왜 샀는지 모르겠다. 오래전에 절판된 것으로 아는데 모르긴 해도 중고샵에 절판본으로 싸게 나와 샀던 것 같다. 뭐 그게 아니어도 강영계 교수의 책은 사놓고 후회할 일은 없겠다 싶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까맣게 정신 줄 놓고 살다니 다소 어이가 없다.   


또 그래서 말인데 책을 좋아하면 절판본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절판돼 없는  보다 현재 있고 앞으로 나올 책들이 무궁무진한대도 굳이 절판된 책에 목을 맨다. 물론 희귀본이 될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고 구할  있을  구해야지 나중에 후회할지 몰라 사게 된다. 더구나 그게 우리가 알아줄 만한  문인에 관한 책이라면 어쩔 것인가. 절판본에 대한 욕심은 중고샵이 생기고부터인데 이것이 활성화되기 전엔 절판본은 헌책방이나 나가야 사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중고샵에서 쉽게 살 수 있으니 이것에 대한 유혹이 새책에 대한 유혹보다  강한  같다. 지금은 필요한 책만 사자는 주의여서 절판본도 가급적  사려고 하고 있는데  책을 읽으니 자꾸 눌러놨던 욕망이 자극을 받는다.       


희귀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금은 구간 절판으로 나오지만 전에 엔인 랜드의 <아틀라스> 4권짜리가 중고샵에서 비싼 몸값을 자랑한 적이 있었다. 오래전 난 그 책이 궁금해서 두 권을 먼저 사 둔적이 있었는데 나름 뿌듯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얼마 안 있다 이 책이 새로운 판본이 나왔다는 걸 알았다.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아쉽다기 보단 그럼 그렇지 내 주재에 무슨 희귀본인가 했다. 


하지만 희귀본 좋아하는 사람은  있다. 솔직히 나도 능력만 있으면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헤매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다. 저자는 실제로 이 책에서 그런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어느 날 동료가 무슨 책을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하다 그것을 철회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자존심인지 굳이 찾으러 나섰다고. 그 부분 읽는데 웃음이 났다. 이걸 두고 점잖은 용어로 '젠틀 매드니스' 즉 애서광이라고 하지 않나. 책을 진짜로 좋아한다면 그 정도의 모험은 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나의  사랑은 아직도 어설프다 싶다.       


그런데 애서광은 꼭 책을 찾아 멀리 떠나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서광은 좀 더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단 책을 좋아한다면 애서광의 잠재적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건 또 장서가들에게 있을 것이다. 물론 책을 사서 모을 땐 자신이 애서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서가라고 생각하지. 그러다 어느 날 어떤 계기로 모았던 책들을 처분해야 하는 때를 맞이해 보라. 그때 드는 정신적 반응이나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재작년 가을 큰 맘먹고 2, 30년간 모았던 책을 박스째 처분한 적이 있는데 책도 영혼의 산물일까, 그것들이 집을 나가는데 왜 자기를 파냐고 책들의 아우성을 듣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밤  비워진   책이 있던 자리에서 머리 푼 책 귀신을 볼 만 같고, 내가 책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싶다. 책의 입장에선 한때는 왕의 총애를 받고 궁에 들어왔다 어느새 잊힌 궁녀가 된 처지가 되는 것인데 그것도 부족해 한 순간에 버려지게 되니 왜 그런 상상이 들지 않겠는가.  


요즘 책은  어쩌면 그리도 예쁘고 미끈하게  빠졌는지 모르겠다.  생기면 버리기도 쉬울 텐데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지 않으면 사람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으니 각 출판사마다 그야말로 오지게 신경 쓰겠지. 그런 책을 또 몇 년 후에 통째로 드러낸다고 생각하면 차라리 내가 그것들에 깔려 죽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중고샵에 팔 수도 있다지만 그것도 한계는 있으니. 그래서 책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를 서재도 꾸미는 것도 부족해 아예 집 한 채를 사서 서고  서재로 꾸미기도 한다던데 이해가 갈 것도 같다.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오래전 나도 엄마랑 책 가지고 대립한 적이 있었다(모녀가 사이가 다정하고 좋기란 글쎄...). 나는 책을 좋아하고 엄마는 옷을 좋아한다. 서로 좋아하는 취향이 다른 건데 엄마는 그놈의 책을 어디다 쌓아두겠다고 자꾸 사냐고 구박을 한다. 쌓아놔 봤자 방안을 넘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도 그럼 엄마는 왜 옷을 자꾸 사는 건데 하며 맞섰다. 그러자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저자도 아내의 분의 눈치 꽤나 보고 사시나 보다. 그래서 책을 사면 그 책을 받는 경로가 세 군데나 있다고 해서 놀랐다. 그만큼 책을 둘 장소가 세 군데나 있다는 말인데 왠지 부러운 생각이 든다.     


또 책을 좋아하면 있을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그 책이 문학과 관련이 있다면 여러 개의 번역본을 구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스토옙스키의 주요 작품만 해도 번역자가 많고 그에 따른 판본 역시 많다. 이젠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하나 달랑 읽었다고 자랑하면 우스워진다. 어느 출판사의 누구 번역을 먼저 대고 말해야 하는 시대가 왔는지도 모른다. 나는 저자 덕분에 채수동이란 우리나라 러시아 번역 1 세대에 속하는 번역자를 알게 되었는데 과연 그가 어떻게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번역했을지 궁금해진다. 조만간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지금까지 책을 좋아하면 생길 수 있는 일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지만 그래도 이 책의 미덕은 각각의 책에 대한 이면과 사연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에 있지 않나 한다. 특히 '잃어버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4번의 행방은?'은 한 편의 단편 미스터리 소설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 책이 아니면 그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겠는가. 더구나 앞서도 채수동 번역가 얘기를 했지만, 저자가 그토록 그에 대해 온정을 담아 쓰지 않았다면 우리는 채수동 번역가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바둑 소설 <명인>을 번역했던 민병산 선생의 이야기와  <성문 종합 영어>의 저자 송성문 선생에 관한 이야기 역시 감동적이었다. 솔직히 나는 성문 영어 책이지금도 계속 나오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도 학창 시절  시리즈    정도는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건지도 몰랐다. 그냥 남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정도였을 뿐. 알고 나니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렇게 오랜 세월 책을 읽어 왔지만 책은 역시 관심 있는 사람에게 자신을 열어 보이나 보다 싶다. 읽으면서 이 많은 사연들을 어떻게 끌어 모았을까 저자의 돈키호테적인 노력과 수고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오탈자에 예민해진 건지 아니면 원래 이 책이 많은 건지 암튼 오탈자가 생각보다 많이 발견됐다. 오지랖 일지 모르겠는데 31p의 <경선지련>은 <경성지련>이다. 혹시 책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제목을 바로 입력해야   같아서 알린다. 또한 243p의 '닐스의 모험'에서 작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여류' 작가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건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이제 여류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으며 '여성'이라고 해야 한다. 아직도  말을 간혹 사용하는 예가 발견되기도  한 번 더 각성하는 의미에서 여기 밝혀둔다. 저자의 양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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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02-25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족한 책인데 이토록 자세한 서평을 남겨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말씀하신 부분은 2쇄때 꼭 반영하겠습니다 ^^ 편안한 밤 되셔요...

stella.K 2021-02-25 20:12   좋아요 1 | URL
오, 아닙니다. 읽으면서 정말 좋았고 뿌듯했습니다.
2쇄 곧 들어가나 봅니다.
다음 책도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책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박균호 2021-02-25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곧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저의 희망사항이었습니다 ^^ 거듭 고맙습니다 !!

stella.K 2021-02-25 20:17   좋아요 1 | URL
ㅎㅎㅎ 곧 들어가게 될 겁니다.
이렇게 좋은 책이 쇄를 거듭하지 않으면 어떤 책이...ㅋㅋㅋ

희선 2021-02-25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사람보다 책을 많이 좋아하지 않는가 봐요 꼭 가져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해서... 꼭 읽고 싶은 책은 어떻게든 찾아서 보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없으면 없구나 해요 두권 산 책은 없어요 책이 있지만, 다른 데서 예쁘게 나온 걸 산 적은 있어요 그것도 겨우 한권이네요 다른 것도 잘 못 버리지만 책 잘 못 버려요 아주 많은 사람보다 많지 않지만 정리를 해야 할 텐데...


희선

stella.K 2021-02-26 13:11   좋아요 1 | URL
저도 희선님과 비슷했어요. 없으면 말지하는데
이상하게 언제부턴가 없으면 기분이 안 좋더라구요.
실제로 읽지도 않을 거면서...ㅎㅎ
책 욕심은 없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전 항상 피천득 선생을 생각해요. 그분은 평생 2백권의 책만
가지고 사셨다잖아요.^^

cyrus 2021-02-2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제 방을 새로 도배했을 때 저와 어머니가 방에 있는 모든 책과 (무거운) 책장을 옮겼어요. 이때 자괴감이 많이 들었어요. 어머니는 책을 많이 샀다고 구박했는데, 저는 화가 나서 “그러면 책 팔아 치우자”라고 했어요. 그래도 어머니는 아까운 걸 왜 파냐고 하시더라고요.. ㅎㅎㅎ 저 때문에 어머니 많이 고생했어요. 도배 이후로 책을 사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는데, 요즘 들어 다시 그 병이 도지기 시작했어요. ^^;;

stella.K 2021-02-26 13:1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와, 그래도 어머니가 좋은 분이시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울엄마 같으면 옳다구나 팔자고 했을텐데.
그런 어머니한테 왜 맘에도 없는 소릴하고 그러니?
업어드려도 부족할 판에.
근데 네가 꽤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빨리 돈 모아서 책만을 위한 집을 하나 장만하도록 해.
그게 널 위해서나 여러 사람을 위해 좋지 않을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