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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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이란 책이 떠올랐다. 물론 그것과 이것은 내용도 결도 다르다. 더구나 뒤에 '삼대'가 붙었다. 그러니 또 염상섭의 소설이 생각났다. 어쨌든 철도원과 삼대라는 조합이 근사하게 느껴졌다. 책 표지도 마음에 든다. 무슨 책인가 했더니 전에 모 인터넷 서점의 무가지 잡지에 '마터 2-10'이란 작가의 소설 연재를 단행본으로 내면서 제목이 그렇게 바뀐 것이다. 어떻게 해서 처음에 그런 제목을 정하고 그것이 뜻하는 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마터 2-10'라니 무슨 SF물 같기도 하고 영 낯설었다. 역시 책은 제목이 반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무려 30년 동안 묵히고 어르고 달래서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 생각한 게 1989년 방북을 했을 때였다고 하는데 물론 30년 동안 이 작품만 붙들었다는 얘기는 아닐 테다. 작가는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만큼이나 왕성한 글을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쓴 작품만 해도 결코 만만치 않고 짬짬이(?) 근대 작가들의 작품을 편집도 했다. 언제 그 많은 작업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는 중에 이 작품도 썼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근대 문학작품을 보면서 일제 시대 노동사를 다룬 작품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이 작품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해가 전혀 안 가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는 노동운동을 한다고 하면 무조건 빨갱이로 보는 경향이 있고 이것은 꽤 오랫동안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해 왔다. 지금도 여전하고. 그러니 노동사 자체를 다루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것을 문학으로 녹여낸 작품은 더더욱 기대할 수가 없다. 모르지. 북한 문학엔 우리 남한보다 많이 있을지. 솔직히 우리나라 근대 문학이라는 것도 한정적이란 느낌이 들긴 하다. 근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이든, 근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쓰는 요즘 작가든지 간에 말이다. 그런 점에서 황석영 작가의 이 작품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별히 우리나라 철도의 역사를 배경으로 했다. 흔치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최근에 읽었던 안재성의 <경성 트로이카> (조선희 작가의 <세 여자>도 포함)와도 맥락을 같이해 뭐 이런 우연이 있나 반갑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근대를 들여다보면 어느 지점에서든 만날만한 인물들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작가 특유의 작품을 엮는 재주는 거의 신기에 가까워서 읽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그려진다. 누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싶다. 한동안 역사 드라마가 붐이었는데 요즘엔 좀 뜸한 편이라 좀 아쉽다.


특히 이 작품은 현대와 근대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첫 장면부터 나오는 노동자의 크레인 고공 농성을 사실적으로 그려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난 몇 년 전 뉴스나 신문에서 고공 농성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이 허공에 매달려서 뭘 하는가에 대해 지금까지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만큼 내가 우리나라 노동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구나 뜨끔했다. 


노동 문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난 8월 14일은 우리나라 택배 역사 28년 만에 처음으로 택배 없는 날이었다고 한다. 난 아직도 그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당연히 택배 기사들도 남들 쉴 때 쉬는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난 공휴일에 택배를 받아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런데 그들이 28년 역사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어서 그런 특별한 날을 지정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왜 기본적인 게 어떤 사람에 이처럼 특별해야 하는 것일까. 마침 그날은 금요일이었다. 그날 하루를 쉰 택배 노동자들은 그만큼 밀린 일을 그다음 주에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하루 쉴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고 한다. 그건 내가 고공 농성 때 농성자는 크레인에 매달려 뭘 하고 지내는지를 전혀 모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말 우리나라 노동 문제는 양파 같아서 까도 까도 새롭다. 도대체 우리나라는 빨갱이란 이름 아래 노동자의 문제를 얼마나 많이 숨겨 놓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나라 노동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386 세대 언저리쯤 노동 문학이 나왔던 것을 감안해 얼핏 그 무렵부터를 생각하면 큰일 난다.


이런 작품은 황석영 같은 걸출한 작가가 쓰는 것이 맞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아직 황석영 작가에게 매료당하지 못했다. 본문만 600쪽이다. 유장한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권할만하다. 독서는 내가 소화해 낼 수 있는 분량만 읽는 것이 아니라 가끔 미친 척하고 읽을 수 없을 것 같은 책에 도전해 봐야 는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난 이 책을 훗날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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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8-19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황석영작가와는 딱히 안맞더라구요. 기념비적인 객지같은 작품도 있지만 문학사적 역사적 의의로 읽었지 작품이 확 좋다는 아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ㅜ이 책도 고민좀 하다가 살짝 빼놓았는데 읽지는 않을것같아요

stella.K 2020-08-20 16:08   좋아요 0 | URL
ㅎㅎ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 아니네요.
저도 전에 한 3권쯤 읽었는데 딱히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그림은 그려지는데 문체의 맛은 별로 없는. 그냥 스토리텔링이나
서사에 강한 그런 작가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주로 남성 작가들이 이렇지 않나요? 김탁환도 그렇고.
저도 사실은 안 읽을까 하다가 일제강점기에 관심이 있어
읽었는데 과유불급이더군요.ㅋㅋ

카알벨루치 2020-08-2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석영의 문체도 좀 끌리는데... 600쪽이라 큰 일 하셨습니다 ^^

stella.K 2020-08-21 15:18   좋아요 1 | URL
ㅎㅎ 역시 황석영 작가는 여자 보단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은가 봅니다.
끌리면 읽으셔야죠.^^
 
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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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눈독 들였던 책을 이제야 완독 했다.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다. 역사적 사실을 거의 그대로 소설로 옮긴 저자의 필력이 좋다.


알고 보면 일제강점기와 이후 해방정국은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열강들의 각축장이기도 했고, 온갖 사상이 난무했던 시대이기도 했다. 여기선 주로 사회주의 노동운동가들의 활약과 삶을 다루고 있는데, 읽다 보면 우리나라 노동 운동이 생각보다 오래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 노동 운동은 80년대 어느 날부터 생긴 것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나름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노동 운동을 했지만 성과는 미미해 보인다.


어찌 보면 사회주의가 나름 이상 적여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성공하지 못했다. 왜 그런가에 대해선 더 많은 연구와 성찰이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건 어떤 사상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무엇이 옳고, 그르냐에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책에 나오는 실존했던 인물들은 나름 이유 있는 삶을 살았고, 우리는 그들의 삶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세상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이 책은 조선희 작가의 <세 여자>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책의 흐름도 꼭 경성 트로이카라는 남성들에만 매어있지 않고, 여자 주요 등장인물에게도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으니 말이다. 193,40년대 여성들이 얼마나 자유분방하며 진취적이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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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기침 2020-06-07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 여름한 햇살입니다.
살짝쿵 눈부신 나날이 되시길....
참, 몸도 건강하시고요.....^^
이상, 뜬금포 안부 인사요...

stella.K 2020-06-07 18:56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네요.
진짜 여름어요. 덥긴해도 아직 습도는 그다지 높지 않아
지낼만은한데 장마진 여름이 문제죠?
전 여름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하루하루 가는 게 아까울 정돕니다.ㅎ
기침님도 여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늘 오시면 인사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transient-guest 2020-06-09 0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독립운동이나 한국역사의 관점에서도 그렇지만 문학사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고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시대라서 바로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건강하시죠?

stella.K 2020-06-09 15:44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0-06-20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공부하겠다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뭔 얘기를 하는 거야? 번역이 잘못 된 거 아냐? 이러면서 읽었던 기억이...
책에 열정을 갖고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너무 천천히 읽습니다. ㅋ

stella.K 2020-06-20 19:05   좋아요 0 | URL
와우, 대단하셨네요. 저는 예나 지금이나 그런 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러겠죠?
요즘엔 해설판도 많이 나온 모양인데 말이죠.ㅠ
 
달뜨기 마을 - 전태일 50주기 기념 안재성 소설집
안재성 지음 / 목선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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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성 트로이카>로 유명한 안재성 작가의 작품집이다. 9편의 작품이 실려있고, 일제 강점기로부터 시작해 최근의 노동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읽다 보면 작가가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이구나 싶다. 일정 정도의 형식미를 갖추고 있으면서 서사의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노동 문학에 천착을 해서 그런지 다소 진보적 성향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평소 일제 강점기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 1부에 해당하는, <이천의 모스크바>나 <두 발 자전거>, 표제작인 <달뜨기 마을> 같은 작품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정치나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시절 그저 막연히 억압받는 백성이 아니라 억압받는 노동자란 좀 더 진보적이고 구체적인 묘사가 인상 깊었다. 과연 작가는 어디서 자료를 얻어 이런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좀 놀랍기도 했다. 하긴 사람이 게을러서 그렇지 찾고, 발굴하고, 연구하다 보면 이런 자료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 세 편의 작품들을 읽어 나가면서 새삼 내가 우리나라 노동사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스스로 좀 민망해졌다. 어쩌다 가물에 콩 나기로 노동 문학을 읽기도 하지만 그 역사에 관해서는 딱히 알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과연 그런 자료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저자도 어느 글에선가 그런 얘기를 했지만, 우리나라는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좌익이니 빨갱이로 보는 경향이 있다. 과연 우리나라가 그렇게 봐도 좋을 만큼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잘 대우해 왔던가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 아직도 자본가들의 갑질 논란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게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노동 운동 역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전태일 열사가 죽은 지 올해로 50년이란다. 또한 그것을 우리나라에선 현대 노동운동의 효시로 보고 있다. 그 이전엔 상놈이 양반에게 이리 밟히고, 저리 밟혔고, 일제 시대엔 일본인에게, 일본이 물러가고부터는 러시아와 미군이, 후엔 몇몇의 독재자들에게 짓밟혔다.


나는 뒷부분에 갈수록 특히 3부 같은 경우 읽을수록 흥미가 반감되는 걸 느꼈는데, 원래 책이라는 게 그런 경향이 없지는 않다. 앞부분에선 긴장감이 느껴지다가도 뒤로 갈수록 맥이 좀 풀린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왜 그런가를 생각해 봤더니, 독자인 내가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작가에게도 일정 부분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 노동 문제가 근본적으로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아서는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 이것을 바라보는 시각, 노동 쟁의의 대처 방법이 딱히 예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 이는 노동 현실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뉴스는 연일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하는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보였고, 어느 노동자는 기업을 상대로 고공 농성을 하는 것이 보였다. 그런 가운데 누구는 이를 심각하게 보고, 누구는 피해자 코스프레한다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을 극단적으로만 보려고 하지 말고 다양성과 유연한 자세로 사회 문제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노동 문학도 조금 더 진화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수록 작품들은 그 나름으로 의미가 있다. 문학이란 언제나,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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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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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이 책을 붙들고 있었다. 워낙에 책을 오래 읽기도 하거니와 중간에 다른 책을 읽어야 할 경우엔 며칠 또는 몇 주씩 방치해 두기도 했다. 변명 같지만, 그런 게으른 독서가 가능했던 건 미니멀리즘하고  디테일의 강점을 앞세우며, 약간은 지루한 듯 하지만 왠지 보기를 포기할 수 없게 일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이 책에 배어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영화로는 <행복한 사전>이 언뜻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 소설도 영화화하면 좋지 않을까를 내내 생각하면서 읽었다. 아니면 착하면서 실사에 가까운 느낌의 애니메이션이나. 더욱이 건축 설계를 소재로 했다는 게 이색적이기도 하다. 내가 평생 건축 설계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몇 번이나 읽게 될까. 한마디로 요즘에 보기 힘든 만연체의 문장에 회상 문학이 더해졌다.  


제목이 좋다. 여름은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다. 물론 끈적하고 숨 막히는 한 여름은 나도 힘들지만 상큼한 초여름과 한풀 꺾여 왠지 보내기 아쉬운 늦여름은 붙잡고 싶으리만치 좋아한다. 게다가 주인공 도오루는 어느 설계 사무소에 취직이 됐는데 합숙을 하며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게 왠지 나를 부럽게 만든다. 가끔 가족을 떠나 목적이 같은 사람과 몇 개월을 먹고 자며 뭔가의 작업을 같이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왠지 설렐 것 같다. 물론 팀워크가 좋지 않으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소설의 흐름을 봤을 때 그런 건 전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목적이 같으면 성격이 여간 못 되지 않고서야 팀워크가 나쁠 수 없다. 자기 이름을 내건 설계 사무소의 무리이 슌스케가 수장으로 있고, 모인 사람들은 한결 같이 온화하고 절제되어 갈등 같은 건 전혀 없어 보인다. 뭐 그게 작가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상명하복을 중시하고 개인보단 전체를 중시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비해 우리나라는 상명하복이란 말에 거부감부터 드러낸다. 꼰대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앞에선 아부하고 뒤로 뒷담화하는 민족 아닌가. 뭐 그만큼 존경할만한 어른이나 선배가 없어서라고 할 수도 있고, 앞에서 보이는 것과 뒤에서 보이는 것이 다른 인간의 이중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조직에서 살아 남기는 해야겠고. 


무라이 슌스케라면 나라도 존경할 것 같다. 정말 신뢰와 존경이 뚝뚝 묻어난다. 그렇다고 자신을 알아 달라고 행동을 과장되게 하지도 않는다. 그저 말없이 조용하게 자신의 일을 할 뿐이다. 조용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다. 또한 도오루를 비롯한 그 밑에 있는 사람들도 그를 닮았다. 역시 한 조직은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그를 따라가는 것 같다. 슌스케가 도오루에게 하는 말은 그대로 어록으로 만들어도 좋을 듯하다.


"나눗셈의 나머지 같은 것이 없으면 건축은 재미없지. 사람을 매료시키거나 기억에 남는 것은 본래적이지 않은 부분일 경우가 많거든. 그 나눗셈의 나머지는 계산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야. 완성되고 나서 한참 지나야 알 수 있지." (189p)


"한 점의 틈도 그늘도 없는 완벽한 건축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그것은 아무도 못 만들어. 언제까지나 주물럭대면서 상대방을 기다리게 할 만한 것이 자신한테 있는지, 그렇게 자문하면서 설계해야 한다네." (286p)     


"고객이 시키는 대로, 납기를 지키기 위해서 일하라는 건 물론 아닐세. 만일 고객이 불평하거나 변경해 달라고 했을 때 마감이 임박할 때까지 주물럭거리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 자네가 잘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그런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라도 늘 시간은 봐 둬야 하네. 그런 의미에서 건축은 예술이 아니야. 현실 그 자체지."


"설계사무소가 있는 것은 한정된 시간을 시간을 사람 수로 늘리기 위해서이기도 해. 혼자 하면 하루 걸릴 일이 둘이 하면 반나절이면 끝나지. 도서관 설계 같은 것은 나 혼자 하다가는 오 년이 지나도 안 끝나. 내가 자네들한테 맡기는 것도, 자네들이 나한테 맡기는 것도 협동이라는 거지. 제자니 보스니 하는 상하 관계하고는 별개야. 신뢰지, 그렇지 않으면 같이 일 할 수 없어." (287p)


이밖에도 밑줄 긋고 곱씹고 싶은 말이 많다. 읽으면서 새삼 건축도 사람이 하는 일이구나 싶다. 무엇보다 건축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인만큼 사람을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이 책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승효상이나, 유현준, 김진애 같은 건축가가 나와서 건축의 중요함, 필요성, 철학 같은 것을 일반인에게도 깨우쳐 줘서 다행이긴 하지만 난 솔직히 건축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에 가깝다. 그도 그럴 것이 글이나 그림은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고칠 수도 있는데 건축은 그렇지가 않다. 한번 지어 놓으면 못해도 50년이고 100년을 넘길 수도 있다. 쉽게 고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중간에 보수도 하고 리모델링도 한다지만 고치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나 같이 가난한 서민은 꿈도 못 꿀 일이라 관심이 없다. 물론 주마간산식으로 무슨 조형물 작품 감상하듯 할 수는 있겠지. 무엇보다 우리 같은 일반인은 건축 설계 보단 도시와 인간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쪽이 더 강하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 유현준 교수는, 건축이란 말이 아직은 일반 대중에게 익숙한 단어가 아니어서 가급적 도시란 말로 대체해서 쓴다고 했다. 그런 걸 보면 건축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예전엔 건축하는 일이 그렇게 대접받는 직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왜 그럴까를 생각하면 그것도 우리나라 일제 강점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당시 일본인들이 대거 우리나라에 들어와 속수무책으로 의식주 전반을 잠식해 들어갔을 것이다. 그 시대야 말로 상명하복에 굴복해야 했으니 무슨 우리나라만의 건축 철학을 담을 수 있었겠는가. 그야말로 위에서 까라면 까는 거지.


게다가 지금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건축물은 부동산으로 분류한다. 공공재 보단 사유재산의 개념이 더 많다. 더구나 도시 계획하면 철거민과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서글픈 일이 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런 사회학에서나 다룰 법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오로지 건축 설계의 일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연 이런 문학 작품이 이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똘똘 뭉쳐 뭔가를 해낼 것만 같은 사무소 사람들은 뜻밖에도 슌스케가 병에 걸리는 바람에 흩어지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슌스케의 나이가 이미 고령이라 언제까지나 건강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야기의 말미는 그로부터 29년이 흐른 후 주인공 도오루가 옛날 슌스케 사무소를 다시 방문하는 것에서 끝나는데 묘하게도 나는 거기서 감정이입이 되고 말았다. 다시 찾아간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사람들 저마다 어떤 기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공간이나 장소가 있다. 도오루에겐 슌스케 사무소가 특별했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고, 가히 스승이라고 해도 좋을 슌스케를 만나고, 결혼으로 이어질뻔한 여인을 만났으며 주변 경관도 좋아 오래도록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곳을 29년 만에 찾았다면 평생 안 찾아볼 생각을 했을 것도 같다. 분명 도오루에겐 꽤 의미 있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분명 좋고 의미 있는 시절이었다고 해서 그곳을 다시 찾아가는 일은 여간해서 잘하지 않는 것 같다. 나도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서너 정거장만 가면 나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 시절 같이 살았던 동네가 나오는데도 나는 그 시절의 추억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지난 달 오랫동안 알고지나 온 지인을 그가 사는 동네에서 만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내가 입학한 초등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 지인은 나를 잡아끌듯 그 초등학교에 한번 가 보자고 해서 못 이기는 척 간 적이 있다. 다시 찾은 학교는 소인국의 어느 건물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건물이고 운동장이고 어쩌면 그렇게 아담하던지. 처음 그곳에 갔을 땐 엄청 크고 넓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 초등학교를 3학년 1학기까지 다니고 전학을 갔는데, 분명 운동장 한쪽에 큰 수영장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시절 물기 없는 수영장 안에서 체육 수업을 받기도 했는데 다시 찾아가 보니 수영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모르긴 해도 운동장이 넓지 않고 수영장의 쓰임새가 그리 많지 않아 나중에 메워 버리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 시절엔 학교의 자랑거리였는데. 그렇게 사라져 버리니 내 기억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것 같아 마음 한편이 휑했다.    


그뿐인가, 그때는 교문 앞 길은 탁 트여 있었고, 교문 앞에 문방구가 두 채가 있었는데 무슨 건물만 다닥다닥 붙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얼마나 낯설던지. 문득 왜 사람들이 추억의 공간으로 가기를 주저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가보면 머릿속에서만 어른 거리지 그 공간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을 리 만무하다. 괜히 뭔가 추억이 손상된 것 같아 기분이 착잡해지는 것이다.이 책의 주인공도 나와 비슷하지 그렇지 않을까. 인생이 한 번이듯 지나 온 곳 역시 한 번이면 족하다 싶다. 그래도 그 지인 덕에 옛 초등학교도 가보고 모처럼 옛 추억에 잠겨 한참 서로 어린 시절을 얘기했었다. 


아무튼 요즘 보기 드문 소설에 보기 드문 문체를 장착했다. 만연체의 느린 문장을 좋아하거나 견딜 수 있다면 기꺼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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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16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20-02-1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너무 좋았어요. 특히나 아침에 연필 깎는 장면은 와, 그 묘사가 정말 섬세하더라고요. 스텔라님 모교 찾아가신 얘기 너무 좋네요...저도 3학년까지 다니고 전학갔었는데...

stella.K 2020-02-16 13:55   좋아요 0 | URL
ㅎㅎ 그 장면이 있었나요? 그러고 보니 기억나는 것도 같네요.
사실 이책 처음 봤을 때 끌리긴 했는데 결정적으론 브랑카님 글 보고
읽을 생각을 했죠. 벼르고 벼르다 중고샵에 있길래 최근 읽기 시작했느네
너무 오래 띄엄띄엄 읽은 것 같아요. 나중에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꾸만 멀어지는 어린 시절이 아쉽기만 하네요.
브랑카님도 그렇죠?^^
 
보도지침 걷는사람 희곡집 3
오세혁 지음 / 걷는사람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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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여러 장르가 있지만 희곡은 내놓은 자식 같아 왠지 짠한 느낌이 든다. 일반 독자들도 소설이나 에세이, 시는 읽어도 희곡은 잘 안 읽지 않는가. 나도 한때는 연극  대본을 썼고 지금도 간간히 기회 있을 때마다 쓰고 있긴 하지만 희곡은 잘 읽지 않는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아무리 TV 드라마와 영화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도 책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희곡은 공연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헤겔은 희곡은 시와 소설의 특성을 다 갖춘 변증법적 형식이라며 가장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유럽의 이렇다 할 작가들도 희곡을 쓰기도 하고, 독자들 역시 일상적으로 희곡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과연 그런 풍토가 우리나라엔 언제쯤이면 정착이 될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희곡집을 읽었다. 이 책은 저자의 두 번째 책이라고 한다. 저자는 연극 연출도 겸하고 있는데 첫 번째 책이 나오기까지 10년이 걸렸고, 두 번째 책은 그로부터 5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쯤 되면 작가로서는 엄청 게으른 작가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공연을 해야 하는 연출가의 입장이라면 꼭 게으르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이 공연이 되든 안 되든 꾸준히 쓰는 노력을 한다면 독자들도 언젠간 희곡을 공연용이 아닌 문학의 한 장르로 인식하고 읽게 되지 않을까? 아님 우리나라의 지명도 있는 작가들도 영역을 넓힌다는 의미에서 가끔 희곡도 써 주시던가. 시와 소설의 특성을 함께 두루 갖춘 분야가 희곡이라지 않는가. 보통 우리나라에 알려진 소설가들 그들의 시작은 시였다가 소설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젠 그러지 말고 희곡을 경유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가 필력이 있어 보인다. 수록작 모두 수준 있어 보이는데 그중 나는 '괴벨스 극장'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괴벨스는 알다시피 히틀러가 총애하던 인물이었고, 극은 그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히틀러의 눈에 띄어 나치 시대를 열어 나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선동가로서 문학 및 예술을 사랑했고 그것을 교묘히 나치 선동에 이용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장애자였고 삐뚤어진 종교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알고 보면 그 자신 스스로가 그랬다기 보단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괴벨스란 인물을 작품 속에서 살려내면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하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그 엮는 솜씨가 제법 근사하다. 작가의 이런 풍자와 비판은 다른 여타의 작품에서도 보이고 있는데 희곡의 장점은 바로 이런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이런 파편화된 포스트모더니즘의 사회에서 예술은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기도 한데 과연 예술가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언제 한 번 작가의 작품을 귀로 들어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맨 마지막 수록작 '분장실 청소'는 연극의 마지막 공연과 함께 철거될 분장실에서의 철거반원과 배우, 가수의 처남 등이 펼치는 일종의 콩트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재치도 있으면서 웃픈 연극이기도 하다.      

      

앞서 희곡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요즘은 희곡집들이 꽤 괜찮은 판형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일반 독자들도 시야를 넓혀 희곡도 즐겨 읽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추천할만하다.  

 

햄릿이 연극에 대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잊지 말게. 연극은 인간의 영혼을 빛추는 거울이어야 하네.‘ 뭔 뜻인지 알아? 연극을 하기 전에 인간이 되란 소리야.너희들은 연극 하려면 멀었어. 왜냐? 인간이 덜 되었거든. 내가 너희를 배우가 되기 전에 인간으로 만들어 주겠다. - P20

생각하면서 살지 마라. 살면서 생각해라. 시대는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뀐다. 그때마다 시대의 부끄러움도 달라진다. 그때마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라. 그럼 너는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다. 이 온갖 가능성이 열려 있는 파릇파릇한 놈아.- P23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이여. 환난의 파도를 이 손으로 막아낼 수 있을까. 죽는다는 것은 잠든다는 것 잠든다는 것은 꿈꾼다는 것. 내게 꿈꿀 권리가 없다면 세상의 비난과 조소를 어찌 견뎌낼 수 있을까. 폭군의 횡포, 세도가의 모욕, 사랑의 고통, 무성의한 재판, 관리들의 오만, 세상 곳곳 악취를 풍기며 썩어들어가는 부패, 이 더러운 똥통 같은 세상을 어찌 참아낼 수 있을 쏘냐. 한 자루의 단도면 깨끗이 청산할 수 있을 것을.

주혁들, 박수

이게 바로 독백이야. 마음의 말이지. 일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말이지. 마음속에 흐르는 생각을 혼자만의 시공간에서 말하는 것이 독백이다. 연극이 위대한 이유는 독백이 있기 때문이야. 일상에서는 한 사람이 긴 시간 동안 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저마다 자기 말을 하지. - P29

인간이란 존재는 그런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행복과 살아가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과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누굴 싫어하거나 경멸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의 지식은 우리를 냉담하게 만들었으며, 우리의 영리함은 우리를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생각은 많이 하면서, 느끼는 건 정말 짧습니다. 우리는 기계보다는 인간성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영리함 보다는 친절함과 상냥함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이 없다면, 인생은 폭력이 될 것이며, 우리 모두 헛되이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미워하지 마십시오. 사랑받지 못한 미움일뿐이고, 자연스럽지 못한 증오일뿐입니다.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왜냐하면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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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9-11-13 14:4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셰익스피어 정도는 읽으시지 않으셨을까요?
기회되시면 함 읽어 보세요. 시나 소설과는 또다른 맛이 있어요.^^

페크(pek0501) 2019-11-1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곡 읽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예전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다 읽었지만 소설에 비해 스피드를 내어 읽을 수 없었죠.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름까지 기억해 가며 읽는 게 부담스러워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희곡 <관객 모독>을 사지 않고 그의 소설로만 두 권을 샀어요.

좋은 희곡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읽어 보겠습니다.

stella.K 2019-11-14 14:27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솔직히 셰익스피어 좀 어려워요. 그런데 왜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고는 희곡을 논할 수 없는 것처럼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래서도 희곡을 가까이 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희곡은 많이 못 읽어서 감히 추천할 수 있는 수준은 못되구요,
얼마전에 읽은 범우사에서 나온 희곡 안중근도 괜찮고, <현대 명작 단만극 선집>이란 책도 꽤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저는 나혜석의 생애를 다룬 희곡집으로 나온 게 있어 찜해 둔 적이 있는데
읽어보고 싶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