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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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보니 내가 이 책을 2006년에 처음 읽었다.  

그때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여전히 저자의 작법서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회고록으로도 느껴졌다. 저자가 어떻게 작가의 꿈을 가졌으며 무슨 책을 썼는지, 어떻게 책을 내게 되었는지, 또한 간략하지만 어떻게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게 되었는지가 다 나와있다. 그럼 회고록이지 뭐야. 이 책이 그렇게 보이는 건 시간의 퇴적의 결과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르긴 해도 그는 이번 생은 따로 회고록은 쓰지 않을 모양인가 보다. 썼다면 벌써 썼겠지. 나중에 평전이나 기대해 봐야 할 것 같다.) 


될성부른 나무 떡닢부터 남다르다고, 그는 유년 시절 이미 트럭 6대 분량의 만화책을 봤다고 한다. 과연 만화책만 봐도 소설가가 되는구나 싶다. 물론 설마 그렇기야 하겠어? 다른 책도 봤겠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일 년에 7,80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여느 작가들의 독서량에 비하면 작다고 겸손해 하지만, 작가고 아니고를 떠나 1년에 그 정도 읽으면 결코 적은 양은 아니다. 아무튼 그는 훗날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했다고 하던데, 모르긴 해도 이때 봤던 엄청난 만화책이 도움이 되었을 거란 건 쉽게 짐작해 볼 수가 있다. 


또한 그는 중학시절에 얇은 페이퍼백 소설을 직접 쓰고 제작해서 학교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에 담임 선생님에 의해 받은 돈은 모두 돌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맞나?), 아마도 두 가지 이유에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는 그가 썼다는 소설은 당시 인기 있었던 영화를 소설로 각색한 거라고 하는데, 그 시절 저작권법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남의 작품을 가지고 허락도 없이 2차 작업을 하면 법에 저촉이 될 것이다. 게다가 그때는 학생이 교내의 학생을 상대로 상(商)행위를 하면 안 될지도 모른다. 미성년자라.  


그래도 어쨌든 그 어린 나이에 그런 발칙하고도 깜찍한 경험을 했다는 건 나중에 작가 활동을 하는데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왠지 그는 편집자나 출판사를 했어도 잘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아도 그 이후 그는 자신의 글을 출판사에 파는 방법을 터득했고 그 액수는 가면 갈수록 상승일로였다. 나중에 그는 책을 내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소개를 했는데 어렸을 적 이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물론 그의 말대로 돈을 위해 글을 쓰면 안 되겠지만, 자신의 글을 어떻게 팔 수 있을까에 대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 그의 말마따나 독자는 언제나 재미있는 스토리를 원하고 돈을 쓰기를 아까워하지 않는다.  


​읽다보면 작가는 엉덩이로 글을 쓴다고 하는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그는 원고를 완성시키고, 여기저기 알만한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출판사에도 보내고, 출판 대리인도 구하고(우리나라에 과연 이런 직업이 있나?), 자신에게 맞는 문학잡지사에 계속 투고해 보라고 조언한다. 또는 자비 출판도 생각해 보고. 그런데 왠지 자비 출판은 뉘앙스는 좋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되고 20년이 흘렀다. 출판 인식이나 환경도 그때보단 바뀌었을 것이다. 1인 출판사도 많고, 인터넷 플랫폼도 생겼다. 무엇보다 그 유명한 프루스트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자비 출판하지 않았는가. 어쨌든 그만큼 하기도 바쁠 것 같다. 그런 것으로 보면 킹 아저씨는 엉덩이에 힘주고 글만 써 대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누가 작가를 게으른 직업이라 했는가. 한마디로 나 같이 게으르고 소극적인 사람에겐 작두 위에서 칼춤을 추라는 소리로 들린다. 그나마 이 책은 좀 순화되고 완곡어법을 쓰는 것 같다. 


​킹 아저씨는그렇게 유명한 작가인데도 왜 글을 이렇게 쓰나요, 저렇게 쓰나요 독자들로부터 온갖 지적질로 가득한 메일을 받는다고 한다. 수많은 거절 끝에 출판에 성공해도 이번엔 그런 문제에 봉착하는구나. 얼마 전,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길고도 묘한 제목의 드라마를 봤다(이 작품은 작가에게나 연출에게나 모험이었을 거라고 본다. 우선 소재가 일반적이지가 않고, 어느 특정한 창작 집단의 이면을 보여주는 거라 이 세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좋겠지만 다수가 좋아하기는 좀 어렵지 싶다), 거기서 보면 업계에 대한 온갖 살벌한 말들이 오간다. 누가 무한 경쟁 사회 아니랄까 남 잘 되는 꼴은 절대로 못 봐주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열등감에 쩔어 깎아 내리기는 기본이고, 겉으론 축하해 주는 척해도 언제든지 진흙탕 싸움을 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 중심에 이제까지 주변을 배회하던 주인공을 중심부로 끌어와 그가 어떻게 자신의 길을 찾는가를 보여주는 드라마다(킹 아저씨께서 이 책에 중요한 건 플롯이 아니라 상황이라고 했던 바로 그 상황이다. 난 이 부분을 읽었을 때 얼마나 시원했던지). 그처럼 세상은 내가 성공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걸 나도 좀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그 드라마를 보고, 이 책을 읽을 때야 비로소 깨닫다니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작가는 역시 자신만의 표현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통 그걸 소설에선 '문체'라고 하고 이는 작가의 지문 같은 거다. 이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킹 아저씨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표현력 하나는 끝내준다. 


뮤즈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가(......)여러분의 집필실에 너울너울 날아들어 여러분의 타자기나 컴퓨터에 창작을 돕는 마법의 가루를 뿌려주는 법은 절대로 없다. 뮤즈는 땅속에서 지낸다. 지하실에 산다. 그러므로 오히려 여러분이 뮤즈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간 김에 그의 거쳐를 잘 마련해 줘야 한다. 다시 말해 낑낑거리는 힘겨운 노동은 모두 여러분의 몫이다. 한편 뮤즈는 편안히 앉아 시가를 피우고 자신의 볼링 트로피를 흐뭇하게 감상하며 여러분을 싹 무시하는 척한다. 이런 상황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다고 본다. 물론 이 뮤즈라는 작자는 겉으로 보기에도 별 볼 일 없고 대화 상대로서는 빵점이다(내 뮤즈는 근무 중이 아닐 때는 대개 툴툴거리는 소리로 대답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영감을 주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밤을 꼴딱꼴딱 새워가며 모든 노고를 도맡더라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작은 날개를 달고 시가를 입에 문 그 작자가 마법이 가득한 자루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 속에 든 것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내 말을 믿으시라. (173p)


이런 식의 다소 동화적이면서도 마법 같은 문장을 곧잘 쓴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글 잘 쓰기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옛날에 깐깐하면서도 삼촌 같은 과외 선생님의 잔소리를 듣는 것 같기도 하다. 옛날엔 사춘기라서 그런지 잔소리가 제일 듣기 싫던데 지금은 그런 잔소리해 주는 사람이 없다. 물론 누군가 그러면 발끈하겠지만 이렇게 자기 경험으로 가득 찬 잔소리는 솔직히 그립기도 하다. 이를테면 많이 읽어라, 많이 써라. 부사는 빼라, 돈을 위해 글을 쓰지 마라. 기타 등등. 뉘라서 그런 집사 같은 잔소리를 하겠는가? 그건 잔소리가 아니라 친절이다. (제목은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패러디다. 알 사람만 알 것이다. ㅋ) 게다가 그 잔소리는 저자가 미쿡 사람이라서 그런지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뭐랄까, 자유로우면서도 거침이 없고, 유머와 현실을 자유롭게 오간다. 


글쓰기에 관해선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글쓰기만을 전문으로 하는 강사 스타일과 이렇게 킹 아저씨처럼 작가들이 쓰는 문학적 향취가 그윽이 벤 이런 글. 나는 당연 후자 쪽을 더 선호한다. 그런 책을 돌아 돌아 이번에 다시 한번 읽으니 참 좋다는 느낌이다. 노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간간히 글을 내고 있는 것 같아 좋다. 난 요즘 90에서 2천 년대 문단을 호령했던 우리나라 작가들이 지금은 어디 갔을까 싶을 때가 있다. 독자야 그들이 어떻게 살든 그들의 작품을 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가 않다. 독자는 그들의 작품을 읽든 말든 그들이 시퍼렇게 살아 있길 바라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는 킹 아저씨 원작 영화는 몇 편 봤지만 정작 책은 한 편도 읽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데다 미국 문학은 편차가 있어서 늘 순위에서 밀리곤 했다. 아무래도 아저씨에 대한 예의는 아닌 듯싶다. 조만간 공포물 치고도 좀 순한 것으로 한 권 읽어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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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6-3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유년시절 만화책을 숨어서 많이 봤지만 트럭6대분은 언감생심이네요.킹처럼 만화를 눈치안보고 봤다간 엄마 등짝스매싱에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ㅜ.ㅜ

stella.K 2026-06-30 18:4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어렸을 때 만화는 시간 죽이는데 쓰고 어렸을 때나 보는 물건인 줄 알았죠. 지금은 제8의 예술이라고도 하던데. ㅋ
 

며칠 전, 내가 즐겨보는 K본부에서 하는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ADHD를 다뤘는데,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 ADHD였단다. 그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 형(?)과 사촌과 함께 술래잡기를 하는데 숨는다고 숨었는데 들켜서 외나무 다리에서 자신을 잡으러 오는 형과 사촌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자그마치 9미터나 되는 다리에서 추락을 했다는 것이다. 그 사고로 다리를 다친 건 물론이고 장도 파열되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는 것.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행동 때문에 집안에서 거의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기도 했단다. 사실 ADHD는 비교적 최근에 진단명이 붙여진 것으로 아마도 처칠이 살았을 때도 없던 병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셰익스피어를 재끼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라나 뭐라나. 

놀라운 건, 그가 1953년 <2차 세계대전>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왜 나는 그럴 몰랐지? 내가 노벨문학상에 대해선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실제로 독서로까지는 잘 이어지지는 않는데 이 책은 좀 읽고 싶긴하다. 상하권을 합쳐 1200쪽쯤 되는데 벽돌 책이고 그것도 발췌본이란다. 그렇다면 실제론 더 두껍다는 거 아닌가.한 나라의 총리라면 누려볼 수 있는 권력과 명예는 다 누린 건데 그것도 부족해 노벨문학상까지 받다니.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의 반응이다. 그는 왜 자신이 평화상을 받지 않고 문학상이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와, 역시 처칠은 클라쓰가 다르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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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얼마만에 다시 읽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20년은 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번에 새로나온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으로 읽게되니 감회가 새롭다. 어여 한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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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6-05-14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글쓰기 이야기는 없고 엉뚱한 이야기가 많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ㅎㅎㅎ

stella.K 2026-05-14 16:50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저는 첨 읽었을 때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읽어도 재밌을지 모르겠네요. 근데 킹의 책을 읽은 건 이 책이 유일하더군요. 원작 영화는 몇편 봤는데. ㅎ 잘 지내시죠?^^

yamoo 2026-05-1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따 오랫만에 오셨네욤~~
반갑습니다!ㅎㅎ

stella.K 2026-05-14 16:52   좋아요 0 | URL
ㅎㅎ 이렇게 반겨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ㅠ 잘 지내시죠?^^
 

요즘엔 영화를 예전만큼 보지 않는다. 이 영화는 내가 가입되어 있는 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그것도 무려 무료로. 하지만 난 오랫동안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내가 속한 온라인 독서 모임에 이달과 다음 달까지 정병준의 <김규

식과 그의 시대> 전권을 읽기로 했는데, 1권 말미에 중국의 신해혁명에 대해서 나온다.그러자 마음이 동했다. 혁명에 대한 설명 보단 1900년 초 우리가 알만한 독립운동 지사들이 중국에 망명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러면서 그들 대부분이 중국의 신해혁명을 가담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그런데 이 영화 안 밨으면 큰 일 날 뻔했다. 무슨 영화가 혁명을 다루었음에도 이렇게 장엄하고 우아한지! 청조 시대를 막을 내리고 새로운 총통을 세우기 위한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우리나라도 임시정부를 꾸려가며 무능했던 이씨 조선을 마감하고 대통령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 혁명이 성공하게 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면서 거기서 뭐라도 배울 요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영화는 그저 맛보기 정도일뿐이고, 보고났더니 오히려 머리속만 더 산란해졌다. 무엇보다 영화는 쑨원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초대 총통이 됐지만 그것을 과감히 거부한 것으로 나온다. 그것은 역사적으로도 맞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통을 세웠다면 성공한 거 아닌가? 하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게다가 나래이션과 자막엔 쑨원의 정신을 중국 공산당이 이어 갔다나 뭐라나. 아무리 나의 나라라지만 어떻게 중국이 쑨원의 이 민주적인 정신을 이어 갔다고 할 수 있을까?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는 지난 2012년에 성룡의 100번째 영화고, 장리와 공동으로 연출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300억을 들여. 그동안 성룡은 무협 영화 전문 배우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고 출연할 생각을 했는지 그동안 영화 짬밥 그냥 먹은 게 아니구나 했다. 여기선 쑨원의 친구 황싱으로 나온다. 중국 영화는 별로 아는 게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리나 유덕화, 주윤발 기타 등등의 배우는 정확히 중국인지, 대만인지, 홍콩인지 잘 구분이 안 간다. 그냥 뭉뚱그려 중국 배우라고 해도 되는건지도 모르겠고. 영화가 언뜻보면 영국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모르긴 해도 감독이 영국 유학파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참, 여기에 청조시대 마지막 태후와 그녀의 철부지 어린 아들이 나오는데 그가 마지막 황제 푸이임을 짐작케 한다. 그러니까 오래 전에 보았던 <마지막 황제>가 생각나는 건 덤이다.  

이 방면의 책들 몇권 소개하고 가련다.

저 두번째 펄벅 여사의 책은 어떨지 모르겠다. 무슨 어린이 책 같기도 하고. 그냥 유명해서 한 번 끼워넣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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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6-02-28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수박 겉 핥아보신 적 있나요.
우리가 중고등학교때 세계사에서 배운 신해혁명, 손문(쑨원)이 마치 그런 모습입니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 삼민주의로 포장된 쑨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의 백범 김구선생
쯤으로 자애로운, 위대한 인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한마디로 아니올씨다 입니다.

쑨원과 신해혁명이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은
뜻밖에도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투쟁 역량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제 만주점령 전, 간도에 있었던 독립군의정서나 청산리전투, 봉오동전투와 같은
대규모 집단투쟁의 역량이 멸실되어
불가피하게 약산 김원봉의 의열단처럼 요인 암살 같은 투쟁으로 전환되게 됩니다.
조선, 중국 공동의 적이 된 일본군과 싸우는 것이
조선독립을 위한 해방 전쟁으로 받아 들여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신해혁명에 참여하고
나중에는 조선의용대로 대일본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본 쑨원과 신해혁명은 우리 독립운동가들 관련 책을 읽다가
역으로 조감된 모습입니다.
생각나는대로 몇권 추천해드리니 혹시 시간 나시거든 한번 읽어보세요.

*아이링, 칭링, 메이링-장융(까치)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정찬주(김영사)
*운암 김성숙-김삼웅(도서출판 선인)
*아리랑-님 웨일즈, 김산(동녁)
*중국인이야기 전10권-김명호(한길사)

추가)
댓글로 오류라고 지적해주셔서 첨언합니다.
˝일제 만주점령 전, 간도에 있었던 독립군의정서나 청산리전투, 봉오동전투와 같은
대규모 집단투쟁의 역량이 멸실되어˝라고 적고 있습니다.
니르바나가 이야기하려고 한 것은 위에 적었듯이 추천서의 독립운동가 김성숙이나 김산이 왜 뜬금없이 남의 나라인 중국의 신해혁명에 참가했는가를 역으로 조감해서 신해혁명을 살펴본 것입니다.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6-02-27 11:53   좋아요 1 | URL
니르바나님은 분명 책을 많이 읽으셔서 눈의 노화가 일찍 온 것 같습니다. 저 소개해 주신 책 니르바나님은 다 읽으신 것 아닙니까? 이제 쉬엄쉬엄 읽으라고 신호 보내는 겁니다. 젊었을 때 많이 읽으셨니. ㅎㅎ 역시 독립은 한 나라의 일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 국제관계에 얽혀 있겠죠? 한 인물을 보는 시각도 다 다르겠죠. 우린 안중근을 영웅으로 보지만 일본은 원수처럼 보겠죠. 제가 수박을 겉핥고 있습니다. 가르침 좀 더 주십시오! 아리랑은 오래 전에 사 놨는데 내친김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목록 감사합니다.^^

카스피 2026-02-27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의 글에 약간 오류가 있으셔서 글을 올립니다.니르바나님은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투쟁 역량이 일본의 만주점령 후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과 관련..만주점령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신해혁명에 참여하고 적으셨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만주 점령은 1931년부터 시작되었고 손문의 신해혁명은 1911년에 일어났으니 시간상 성립되기 어렵지요.물론 실제 신해혁명에 한국의 독립지사들이 참여한 것은 사실입니다.당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의 혁명이 성공해야 조선의 독립도 가능하다는 생각(당시 청 조정은 친일적 성격이 있다고 판단함)으로 신규식 선생은 직접 한구 전투에 참여했으며 김규식 조소앙 같은 지사들도 신해혁명을 지원했습니다.그결과 신규식 선생은 손문,황홍,진기마등 중국 혁명 지도부와 의형제를 맺을 정도였고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국민당 지도부의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혹시 스텔라님이 한국인의 신해혁명과 연관된 내용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와 같은 책들을 권해 드립니다.
-신규식: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춧돌
-예관 신규식 평전
--박은식 신규식:한국통사 한국의 혼
-신해혁명:흔들리는 중국
-한국 독립운동사의 재조명

stella.K 2026-02-27 19:55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영화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나라 독립지사들이 참여해서 그런지 신해혁명에 대해 알고 싶어지더라고요. 알려주신 목록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amoo 2026-02-27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해혁명에 관한 영화라....
꼭 찾아서 보겠습니다. 리뷰를 보니 꼭 봐야할듯해요. 근대사에 관한 영화는 보는 의미가 있읍죠^^

stella.K 2026-02-27 20:06   좋아요 0 | URL
네. 영상이 좋더라고요. 야무님도 보시면 만족하실 겁니다.
근데 역사적으로 보시지 마시고 영화적으로 보셔야합니다. ㅋ
혹시 <마지막 황제> 안 보셨으면 그것도 한번 보시고요.^^
 
결국 옳았던 그들의 황당한 주장 - 과학사를 바꾼 위대한 이단아들의 이야기
이경민 지음 / 닥터지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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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 시절부터 과포자다. 지금도 과학 얘기만 나오면 뇌가 뻣뻣해짐을 느낀다. 언제부턴가 과학 대중서가 심심찮게 나와도 거들떠 볼 생각도 안 한다. 나 좋아하는 분야(문학)의 책만 봐도 못 다 읽을 판에 새삼 무슨 과학인가 싶은 것이다.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과학사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본 학설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학설로 인정받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겪었고, 누구에게 전수되어 인류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이한 문체로 썼다. 


제목부터 확 끌린다. 뭔가 모순어법이다. 지금은 당연하다 못해 진리처럼 받아들여진 학설들이 처음 나왔을 때는 하나같이 황당하다며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을 흥미롭게 펼쳐간다. 가장 흥미롭고도 마음이 찡했던 건, 지금은 의사들 누구나 수술 전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은 습관처럼 굳어진 거지만 19세기만 하더라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썼던 사람은 헝가리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라는 사람이었다. 당시 산모들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해도 며칠 내로 산욕열로 죽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런데 어느 산과 병동은 그 비율이 낮았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뭘까를 추적하다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수술을 하고 있었고 거기서 발생하는 균들이 산모들에게 전염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원인을 알았으니 손을 씻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닌가? 하지만 의외로 의사들은 제멜바이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당하게도 말이다. 하지만 당시엔 제멜바이스가 황당한 주장을 한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렇게 싸우는 사이 산모들은 계속 죽어 나갔다는 말 아닌가? 더 놀라운 건 이 간단한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제멜바이스는 점점 고립되어 갔고 급기야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건, 그곳 병원 직원들과 제압 당하는 과정에서 손과 팔 등에 상처를 입고 그로부터 2주 후 상처가 감염되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뭔가 상징적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당시의 의사들이 제멜바이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태만으로 일관했던 건 그 상대가 산모 즉 여자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만약 남자가 그렇게 죽어 나갔다고 생각해 보라. 당장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분명 남자들도 의사의 불결한 손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었을 텐데 어쨌든 사람의 인식 하나를 변화시키는데 이런 희생을 치러야 하다니 황당하긴 하다. 그런데 오늘날도 손을 안 씻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걸 상기하여 볼 때 제멜바이스의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본다. 손 씻기를 생활화합시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인상적이다 못해 기괴해 보이기까지 한다. 원숭이 몸에 다윈의 얼굴을 합성시키다니. 하지만 또 자세히 보면 원숭이도 아닌다. 사람의 몸을 원숭이화한 것이고 오직 긴 꼬리만 원숭이 것임을 볼 수가 있다. 결코 웃자고 그려진 그린 그림 같지가 않다. 다윈 하면 진화론 아닌가? 이 그림은 당시 다윈의 주장이 하도 황당하여 그렇다면 인간이 원숭이 후손이냐며 언론이 풍자만화로 조롱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즉 인간이 원숭이의 후손이란 건 애초에 다윈이 주장한 것이 아니라 그의 주장을 깎아내리기 위해 반문했던 것이 와전되어 인간의 조상은 원숭이라 카더라로 변질 굳어진 모양새. 하지만 다윈은 결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을 황당한 주장으로 몰아갔던 건 기독교의 창조론이었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했는지 재미있는 건, 1860년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와 옥스퍼드의 주교 새뮤얼 윌버포스가 이 문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싸웠다. 이를테면, 윌버포스가 "당신의 조상이 원숭이라면 할아버지 쪽이 원숭이인가, 아니면 할머니 쪽인가?" 그러자 토머스 헉슬리는 이렇게 맞받아친다. "나는 진리를 왜곡하는 재능 있는 사람의 후손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원숭이의 후손이 되겠다." 오늘날엔 웃지고 하는 소리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당시 얼마나 치열했을지 짐작이 간다. 윌버포스 그 고귀하고 지엄한 어른께서 친히 그런 수고를...?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80년대까지만 해도 교회에서 진화론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조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인간이 원숭이를 조상으로 여길 만큼 형이하학적인 하찮은 존재인 줄 아냐며. 하나님은 인간을 고귀하게 창조하셨다며. 요즘엔 그렇게까지 대립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과학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물론 기독교를 비판하는 무신론 과학자도 있지만 신을 믿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들은 과학을 통해 신의 창조섭리를 본다고 한다. 그러니까 너무 치우친 생각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오늘날엔 아무 문젯거리도 되지 않는 것들이 당시에는 받아들여지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이 정도라면 과학사를 통틀어 이런 예는 굉장히 많을 것 같다. 그러니 과학이 걸어온 길 역시 순탄 치마는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요즘도 심심찮게 보지만 예전에 옳았던 것이 지금은 그릇된 것으로 또 그 반대로 예전에 잘못된 것들이 옳은 것으로 뒤집히는 경우를 본다. 그러니까 영원히 옳거나 그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걸 볼 때 과학도 가치중립적인 것 아닌가? 어떤 분야든 논쟁이 그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 해 좀 더 열린 마음과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럴 때 통합적 사고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건, 단순히 과학 이론의 역사만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이 훗날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인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까지도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건 이 짧은 지면에 일일이 다 밝힐 순 없고 일독을 권한다. 무엇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차오르면서 뭔가 명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과포자라고 하여 미리부터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가능케 해 준 저자와 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출판사로부터 증정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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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5-12-29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야기도 나오나요? 종교 재판이 끝난 후에 그가 말했다던,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실제로 한 말이 아니거든요. 과학사가 드라마틱하게 되어 있다 보니, 약간 과장되거나 거짓이 섞인 내용이 더러 있어요. ^^

stella.K 2025-12-29 16:4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그런 일이 종종있겠구나 싶더군. 이번에 새로 알게되서 다행이다 싶더군. ^^

니르바나 2025-12-29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포자, 스텔라님께 이런 책 리뷰를 가능케 해 준 저자와 출판사에게 니르바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stella.K 2025-12-29 16:49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이렇게 저를 또 응원해 주시는군요.^^

페크pek0501 2026-01-01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생각보단 얇네요.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겼을 것 같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본 건데 아리스토텔레스도 여성을 남성에 비해 어떤 점에서 뒤떨어진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이 2500년간 굳어졌다고 해서 놀랐어요.(기원전에 일어난 일이라서...)
어처구니없어요.^^

stella.K 2026-01-03 21:03   좋아요 1 | URL
와, 2500년이요? 대단하네요. 어떤 건 순식간에 바뀌기도하는데 어떤 건 참 안 바뀌는 게 있어요. 이책 내가 과학자에 관한 책도 읽는단 말야? 하며 읽었던 책이에요. 혹시 언니도 과포자시라면 추천합니다. ㅋㅋ

서곡 2026-01-02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요~~

stella.K 2026-01-03 21:03   좋아요 1 | URL
오, 감사합니다. 서곡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