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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이면 올해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건 분도 많이 있으시겠죠.

전 아직 헌 달력을 떼어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거 조차도 미리 떼어내면 2021년에게 미안할 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 둡니다. 


언젠가 전 한 해의 끝자리 숫자가 짝수면 좋은 일이 있고 홀수엔 슬프거나 안 좋은 일이 있다고 저만의 징크스를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올해도 그 운명은 비껴가질 않아서 그렇게도 애지중지 키웠던 다롱이를 무지개다리로 보냈습니다. 녀석을 떠나보내고 어찌나 슬프던지 한 달 넘게 밤이면 울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생각 보단 수월하게 슬픔을 이겨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은 허전하긴 해도 편안한 느낌도 일견 드니까요. 그런 걸 보면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구나 싶기도 합니다. 녀석이 없으니 지난 가을 홀가분하게 여행도 다녀오기도 했으니.  


그것만 빼면 올해는 대체로 무난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이런 코로나 시국에 얼마나 다행인지. 불평도 사치다 싶더군요. 좀 더 돌이켜보면 올해 좋은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은행 대출을 상환하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니 다롱이가 장수하고 떠난 것도 감사한 일 아닌가 생각이 바뀌더군요. 다롱이는 제 수명 보다 훨씬 오래 살기도 했거든요. 다롱이가 2019년이나 17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 알라디너분들은 저마다 올해의 책을 올리며 한 해를 갈무리하고 계신데 보면서 놀라곤 합니다. 저의 3년내지 5년치에 해당하는 책을 올해 읽었다고 하니 전 감히 책을 읽었다고 말도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올해도 전 '내 멋대로 좋은 책' 같은 건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한 권도 안 올리면 예의는 아닌 것 같아 한 권만 알려드리면서 더불어 새해 독서계획도 잠깐 언급해 볼까 합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사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워낙에 책을 늦게 읽는데다 사이사이 이 책 저 책 읽기도 하고, 또 언제부턴가 주의력 결핍인지 진득하게 뭘 오래 못하는 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올해 완독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올해 이 책을 읽게된 건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읽고 있노라면 과연 문학이 역사고 역사가 문학이구나 어두웠던 눈이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제가 원래 역사에 좀 약한편인데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해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관심은 작년에 장석주의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을 읽으면서 시작이 된 건데 정말 난 무지한 사람이구나 싶더군요. 특히 임헌영 선생님은 오래 전 잠깐 배우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대단한 분인 줄 알았으면 그때 좀 더 열심히 공부하는 건데 그저 그분의 눈썹에 압도되어 몰라 뵈도 한참 몰라뵜구나 싶더군요.ㅠㅠ


오늘 읽으니 김구의 <백범일지>에 관련한 얘기가 나와 잠시 언급해 볼까 합니다.김구 선생이 관상이 안 좋다는 건 다 알고 계시죠? 오죽했으면 선생의 아버지께서 풍수나 관상을 공부해 보라고 권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그런데는 또 그만한 상황이 있는데 생략하고,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마의 상법>이란 중국 고서까지 섭렵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걸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하게 됩니다.


  상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백범은 이 구절을 발견하고 자신의 팔자를 고쳤다고 합니다. 저 구절엔 한 마디가 더 있는데 "마음 좋은 것도 덕을 쌓는 것보다 못하다."입니다. 이에 대해 고인이 된 신영복 교수는 덕을 '이웃'으로 풀이하며 '더불어 삶'을 강조했죠. 아무리 사주와 관상을 잘못 타고나도 몸을 튼튼히 다지고 마음을 아름답게 수련해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를 도모하면 어떤 액운도 물리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임헌영 선생님은 이 <백범일지>를 감옥에서 읽고 큰 감동을 받아 거기 나와있는 <관상보감>이란 책을 사모님께 구해달라고 해 그것을 공부합니다. 거기엔 일본의 관상의 대가 미즈노 난보쿠가 나오는데 오랜동안 관상을 연구한 끝에 유명한 '절식개운론'이란 인생 운기법을 펼치게 되죠. 그 요지는 하루 세끼를 배가 고프든 안 고프든 정해진 때에, 맛이 있든 없든 일정량을, 모든 반찬을 빠짐없이 다 먹으라는 것입니다. 그는 인간의 덕행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적인 은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그중 최고는 단연 소략한 반찬에 거친 밥을 적게, 정해진 때에 먹는 절식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 가지 음식 계율을 3년간 준수하면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고 5년가량 유지하면 중간 소망이 이루어지고 10여 년 실천하면 큰 소망이 성취된다는 것이 난보쿠의 상법 요체라고 소개합니다.


임헌영 선생님은 이 원칙의 과학성을 추리해 보았다고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건 규칙적인 생활을 뜻하고, 일정량의 절식과 골고루 먹는 것은 굳건한 의지와 자신의 성정을 다스릴 줄 아는 인내의 척도가 되며, 어떤 일이 생기면 입맛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 세원칙을 지치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결국 선생님이 내린 결론은 '좋은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잘 먹는 것'이 팔자 고치기의 비결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거죠. 이를 정리하면,


  상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마음 좋은 것은 덕을 쌓는 것만 못하고

  좋은 친구 갖는 것도 잘 먹는 것보다 못하다


이렇게 정리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옛날 선생님을 뵜을 때 꼿꼿했던 풍채를 이해하겠더군요. 


이제 우리는 얼마 안 있으면 새로운 해를 시작합니다. 시작은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서로를 축복하며 시작하지만 새로운 한 해는 또 얼마나 힘들까요? 얼마나 속이 상하고 가슴치는 일이 많을까요. 그럴 때마다 저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먹고, 잘 주무셨으면 합니다. 특히 아무거나 먹지 마시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버텨내시면 팔자와 운명과 관상까지도 바꾼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 말들로 새해 덕담을 대신할까 합니다.

더불어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하나 더 인용하겠습니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들여진 내 마음이다

    집은 좁아도 살아갈 수 있지만 사람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


살다가 혹 마음 상하는 일이 있으면 이 말을 생각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도 서재 안에서 변함없이 저랑 친구해 주시고, 또 새롭게 다가와 친구해 주신 여러 서재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본의 아니게 저로인해 마음이 상하셨거나 멀어진 분들이 있다면 그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새해도 건강하시고, 하는 모든 일들 위해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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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2-31 2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구구절절 어찌 이리 제 마음에 콕콕 와서 안기는 말씀인지요.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잘 먹고, 잘 주무셨으면 합니다. - 특히 이 문장요. 김구 선생의 말과 신영복 선생의 뜻을 인용해 주신 문장도 마음에 담습니다.
얼마전 102세 김형석 교수의 하루가 나오는 걸 봤는데 건강비결이 그분의 생활에서 나오더군요.역사적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그 나이에 하루도 변함없이 규칙적인 일상, 꼿꼿이 등산하고 절식하며 낙천적으로 웃는 얼굴, 그런 생활을 오래 해 온 것 하나만으로도 대단해 보였어요.
스텔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앗참 저도 저 책 읽어야하는데 느린 독서에 집중력 부족의 나날이네요. ㅎㅎ

stella.K 2022-01-01 12:28   좋아요 3 | URL
아, 김형석 교수님이 벌써 102세신가요?
언젠가 100세시라고 인간극장에 나온 걸 본적이 있는데
그게 벌써 재작년된 일이군요. 세월 참 빠르네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자꾸 그분의 안위가 궁금하곤 합니다.
한 번도 뵌적이 없지만. 이어령 교수님도 그렇고.ㅠ

프레이야님도 올한 해 평안하시고 잘 사시길 빌겠습니다.
저의 말씀을 마음 속에 잘 담으시겠다니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항상 부지런히 글 쓰시고 좋은 일 많이 하시니
올해도 좋은 일이 많이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mini74 2021-12-31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롱이가 별이 되었군요 ㅠㅠ 똘망이가 이제 8살 아플따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합니다.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 담아갑니다. 스텔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올 한 해 저도 감사했습니다 ~

stella.K 2022-01-01 12:37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언젠가 우리 보다 먼저 죽을 것을 아니까
야단을 쳐도 금방 감싸주곤 했는데
건강할 땐 녀석이 죽을 거라는 게 감히 상상이 안 가더군요.
없고보니 실감이 납니다. 그래도 충분히 사랑을 줬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슬프긴 하지만 시간 가면
그도 견딜만해 지더라구요.
8년이면 아직 더 잘 살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요즘엔 영양도 좋고 수의도 좋으니 너무 걱정 마시구요.

제가 더 고맙죠. 올해도 우리 재밌게 잘 지내 보아요.
미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초란공 2022-01-01 0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말씀만으로도 올해 좋은 일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집도 17년을 함께 산 녀석이 작년(2021년)에 가버려서 허전하고 힘들었어요. 대부분 동생이 많이 보살펴주었는데도요. 스텔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요~!

stella.K 2022-01-01 12:46   좋아요 4 | URL
아, 그러셨군요. 우리 다롱이 보다 1년 못 살았네요.
그래도 중형견은 15년 내외로 산다던데 초란공님 반려견도
장수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말 막상 떠났다고 생각하니까 넘 슬프더라구요.
그래도 무지개다리 저쪽에서 잘 지내지 않을까요?
어쩌면 우리 다롱이와 만났을지도 모르겠네요.ㅎ
일부러는 키우진 못할 것 같고 집 앞에 조그맣고 예쁜 개가 버려져 있으면
이것도 운명이려니 하고 키울 것도 같아요.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ㅎㅎ
키우시느라고 고생하셨으니 안식한다고 생각하시죠.

고맙습니다. 초란공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니르바나 2022-01-01 08: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정이 많으신 스텔라님^^

헌 달력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갖는 스텔라님,
지금은 해가 바뀌어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피 뉴 이어 스텔라님!!!

임헌영 선생님의 이 책을 스텔라님이 소개해주신 덕분에
제가 드디어 민족문제연구소가 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기본할인 한푼 안되고, 마일리지도 0원인 이 책을 거금 30만원을 결제하는 것으로
내돈내산하였습니다.
스텔라님이 이 책이 어떻게 생겼나 보고싶다는 소원을 프레이야님이 들어주셔서
올려주신 사진을 보는 순간 10년 동안 참았던 구매욕구가
활화산처럼 폭발하고 말았거든요.ㅎㅎㅎ

스텔라님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해 좀 알아야겠다고 하셨죠.
제가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오늘날까지 왜 좌우로 나뉘여서 이념 전쟁을 할까요.
38선, 휴전선으로 남과 북이 갈라진 이유도
그것도 모자라 전라도와 경상도를 동서로 편가르는 역사도
좌빨, 뉴라이트 이런 말이 생긴 것도
이게 모두 다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 을사늑약을 통한 조선 강제점령 때문이지요.
해방이후, 독재자들이 선량한 인민들을 우롱한 것도 친일파의 잔재이고,
친일파의 학습이었으니까요.
그러니까 한민족 공동의 철천지 원수는 일본제국주의 놈들이고
일본 강점이 천년만년 지속될 줄 알았던 친일파 놈들이지요.
그래서 다시는 지난 역사의 비극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시시때때로 <친일인명사전>을 들쳐볼 것 입니다.
(이 책은 다 스텔라님 덕분에 구입하게 되었다는 전말이 길어졌습니다.)

새해 2022년에는 김구 선생님의 소원대로
대한민국이 훌륭한 문화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스텔라님,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니르바나는 기원합니다.^^


stella.K 2022-01-01 17:50   좋아요 3 | URL
아웅, 니르바나님!
그러셨군요. <친일인명사전> 프레이야님 사진 올린 거
님도 보셨겠군요. 정말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 할 것 같아요.그렇죠?
저는 읽으면서 임헌영 선생님이 쓰시거나 작업에 관여하신 책들이
정말 많구나, 새삼 놀랐습니다.
특히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지금까지는 생각이 없었는데
급땡기더라구요.
보내주신 덕분에 작년은 정말 호강하며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니르바나님 올해 더욱 건강하시고 복되시길 빌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희선 2022-01-01 0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얼굴이 바뀌겠습니다 관상도 바꾸려고 하면 바뀌겠지요 그것도 자신이 마음먹고 실천해야 되겠습니다

stella.K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음 몸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stella.K 2022-01-01 14:52   좋아요 3 | URL
희선님, 사실은 저도 사주가 별로 좋지는 않을 걸로 나옵니다. 근데 사주 보다 더 중요한건 세상을 사는 방식이겠더라구요.
올해도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우리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위하겠습니까? 올해도 잘 살아봐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새파랑 2022-01-01 0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2022년은 짝수 해니까 좋은 일이 많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멋진 하루가 되시길 😄

stella.K 2022-01-01 14:56   좋아요 4 | URL
징크스 잘 안 믿으려고 하는데 올해가 짝수 해라 은근 기대하게 된다능ᆢㅋ
새파랑님도 멋진 하루되십시오.🤩

거리의화가 2022-01-01 08: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작년에 다롱이가 가서 마음이 힘드셨겠어요. 하지만 어려운 일이 닥쳐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님의 꼿꼿한 기개를 좋아하는데요. 김구 선생님의 백범일지를 읽고 감동한 포인트를 이해할 것 같습니다. 올 한해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은 한해가 되길 바랄게요!

stella.K 2022-01-01 14:59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화가님도 올해 멋진 한해되시길 기원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1-01 09: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해도 작년과 같이 평안하고 무탈한 한 해가 되시길요~♡
늘 공부하시고, 깊이 깨달으려고 노력하시는 독서인 스텔라 케이님께 많이 배웁니다^^

stella.K 2022-01-01 15:02   좋아요 3 | URL
아유, 무슨ᆢ 제가 오히러 책나무님께 배웁니다. 올해도 좋은 책 많이 전해 주십시오. 복 많이 받으시구요.😊

미미 2022-01-02 1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이제야 읽었어요~♡♡♡ (나중에 제대로 읽어야지 해놓고😭) 징크스. 올해 짝수라 일단 다행입니다ㅋㅋㅋㅋㅋ그래도 작년에 대한 생각을 잘 정리하셨으니 내년부턴 징크스 없는걸로!!!!

책을 적게 읽어도 깊이, 제대로 읽기 하시는걸 이렇게 글로 보여주시니 역시 스텔라님이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칭찬과 비난이 참 비슷하단 생각을 평소에 했는데 와닿는 내용이라 마음에 콕 담아가고요!

스텔라님 새해 복 많이 &왕창 받으시고 올해 같이 사이좋게
저랑은 오해없이? 즐겁게 고고씽 해요!!!!🧡(๑>ᴗ<๑)🧡 👆👆

stella.K 2022-01-02 19:57   좋아요 2 | URL
찌찌뿡!ㅎㅎㅎ
사실 이제 징크스 같은 거 믿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생각해 보니 올해가 짝수해잖아요. 그래서 올해까지만 믿는 걸로
했는데 캬, 미미님 어떻게 제 마음을 아시고!ㅋㅋ

제가 영화나 드라마만 안 봐도 조금 더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요건 포기를 못하겠더라구요.
전 요즘 울 드라마 정말 잘 만든다고 생각해요.
안 보면 손해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ㅋ
잠과 쓸 때없이 보내는 시간을 줄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하긴 올핸 미미님과 창작 공부를 하기로 했으니
작년같이만 읽어도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ㅋㅋ
사람이 안 모여도 하기로 해요. 적어도 한 번은.
또 누가 압니까?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될지.
조금 북적거리면 좋긴 하지만 알리디너분들이 어색한가 봅니다.

미미님도 새해 복 왕창 받아요!!!
그래요. 올해도 재밌고 즐겁게 지내보도록 해 봐요!^^

페크pek0501 2022-01-02 2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멋쟁이!!!
서재 이미지를 바꾸시면서 뭔가 새로운 각오를 하신 듯 느껴집니다.

˝아무리 사주와 관상을 잘못 타고나도 몸을 튼튼히 다지고 마음을 아름답게 수련해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기를 도모하면 어떤 액운도 물리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노력하면 어떤 액운도 물리칠 수 있다는 것. 위로가 됩니다.

좋은 해였다고 말할 수 있게 2022년을 잘 보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stella.K 2022-01-03 11:06   좋아요 1 | URL
서재 이미지 전에 것에 비하면 소박하죠? 그래도 당분간 이걸로 하기로 했어요. 고라니가 귀엽기도하고 안쓰럽기도하고. 작가가 고라니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기도 해서. 올핸 더 많은 동물들이 보호받았으면 좋겠어요.
응원 고맙습니다.^^
 


제 친구 딸래미가 쓴 캘리그라피입니다.

지난 주일 톡을 하다 특별 제작한 크리스마스 카드라며 보내줬는데

멋진 것 같아 올려 봅니다.


아직도 지구 어디에선간 전쟁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곳이 많이 있죠.

오늘 하루만큼은 평화의 주로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그곳에 주님의 평화와 자비가 임하길 바랍니다.

또한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들과

고통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가슴과 삶에도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뜻깊고 평화로운 성탄절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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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24 12: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도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

stella.K 2021-12-24 12:23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새파랑님도요~!^^

페넬로페 2021-12-24 1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캘리그라피에 쓰여진 글이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모두 다 고통 없이 행복하게 살면 좋겠어요^^
스텔라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래요**

stella.K 2021-12-24 13:55   좋아요 3 | URL
네. 고맙습니다. 빨리 좋은 시절이 오길 바랍니다. 페넬로페님도 행복하십시오.^^♡

페크pek0501 2021-12-24 12: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모두에게 긍정의 힘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

stella.K 2021-12-24 13:57   좋아요 3 | URL
아멘! 🙏 ㅋ 언니에게도 평화를ᆢ♡

mini74 2021-12-24 13: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구도 글씨체도 넘 예쁩니다. 스텔라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

stella.K 2021-12-24 13:59   좋아요 3 | URL
예쁘죠? 고맙습니다. 미니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

바람돌이 2021-12-24 13: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도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그림도 글씨체도 다 예쁜 카드 멋지네요. ^^

stella.K 2021-12-24 14:01   좋아요 2 | URL
그렇죠?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도 좋은 성탄절되시기 바랍니다.🤶

라로 2021-12-24 14: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진 크리스마스 카드네요!! 경전 구절처럼 내년엔 사람들에게 평화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stella.K 2021-12-24 14:45   좋아요 2 | URL
아웅~ 라로님, 고맙습니다. 저두요!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십시오.^^

미미 2021-12-24 14: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시기인만큼 더 의미있는 기도 내용이네요~♡♡
스텔라님 오늘은 평소 시니컬 뺀 다정함이 가득 느껴져요ㅎㅎ
스텔라님도 해피 크리스마스!! 🌟🎅🎄

stella.K 2021-12-24 14:47   좋아요 3 | URL
ㅎㅎㅎ 왜 자꾸 시니컬 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그게 저에겐 싫지는 않어요.ㅋㅋ
사실은 냉정을 기하는 건데 말이죠.
그래도 그 시니컬함 중에 다정함이 있다니 좋네요.ㅎㅎ
미미님도 해피 크리스마스!!^^

책읽는나무 2021-12-24 14: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캘리그래피 글씨체 넘 예쁜데요?
문구도 와닿구요~
스텔라 케이님도 메리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stella.K 2021-12-24 14:49   좋아요 3 | URL
그렇죠? 고맙습니다.^^

blanca 2021-12-24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도 내용이 제 마음과 같아요. 스텔라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stella.K 2021-12-24 18:16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같은 기도를 하다니 기쁘네요.
브랑카님도 행복한 성탄절 되십시오.🧑‍🎄

기억의집 2021-12-24 2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 보내세요~ 전 엄마 찾아뵙고 장도 좀 보고 저녁 해 먹고 지금 딩굴딩굴 거리고 있어요~

stella.K 2021-12-24 21:44   좋아요 1 | URL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군요.ㅎㅎ
네. 고맙습니다. 내일도 즐거운 성탄 보내십시오.^^

기억의집 2021-12-24 21:44   좋아요 1 | URL
넹~

희선 2021-12-25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K 님 춥지만 마음은 따듯한 성탄절 보내세요 이번에는 아이들은 산타가 올까 했다고 합니다 산타는 백신을 맞아서 어디든 간다고... 이젠 백신을 맞은 산타라니... 지난해에도 산타는 어디든 간다고 한 듯하네요


희선

stella.K 2021-12-25 12:33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런데 그 산타는 어린 아이를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무릎에 앉힐 수 없다는군요. 그래서 투명막 사이로 눈맞춤만.
그래도 올핸 지난 해와 달리 대면 예배도 드리고 크리스마스 행사도 하니
좀 낫다 싶네요. 내년엔 더 나아지겠죠?
막연한 예측이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만 잘 보내도 지금 보단 좋아지지 않을까
바라봅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시죠? 연말도 잘 보내십시오.^^
올핸 정말 좀 춥네요.

2021-12-30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30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에 온수를 쓰려고 보일러를 트는데 꼼짝을 안 한다.

그래. 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그런데 사람이 얼마나 문명에 절어 사는지 물, 전기, 가스 심지어 스맛트폰까지 10분만 안 되도 짜증이나고 불안이 엄습해 온다. 그러면서 세상이 갑자기 회색으로 변하면서 싸늘해진다. 안 나오면 언제까지 안 나올거지? 언제까지 안될 건데하며 초조해진다.


이른 시간이니 A/S 센터에 전화해 봤잔데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에 전화를 해 본다. 역시 안 받는다. 일단 아침을 먹고 10시 언저리쯤 전화 해 본다. 우리가 쓰는 보일러는 지부가 있어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연결해 준다. 저쪽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는 목소리가 낮설지 않다. 3년 전(어쩌면 더 되었을지도 모르고) 이 보일러를 처음 설치했을 때 들었던 갱상도 사투리가 살짝 베어있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다. 반갑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갑다고 인사하고 그럴 사이는 아니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했더니, 보일러의 코드를 뽑았다 다시 꽂으란다. 그러면서 뭐 그런 걸 가지고 전화를 하나 저쪽에서 먼저 끊으려고 한다. 3년 전 처음 설치하고 작동 방법을 몰라 전화를 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더니 별로 일하고 싶지 않은가 아니면 대인기피증이 있나 여전하다 싶었다..


어쨌든 전화를 끊고 가르쳐 준대로 코드를 찾는데 도대체 이게 어디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처음 보일러가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을 때 무슨 스위치가 나갔나 싶어 다용도실에 나가 보일러를 한참 두리번 거리며 찾았다. 하지만 스위치 같은 건 없었다. 스위치도 발견 못했는데 코드라고 찾겠나? 그럼 뭐 상판이라도 뜯고 찾아 봐야하는 건가?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 끊기 전에 그런 게 어디있냐 묻자 그거야 내가 모르죠 하며 고객님인 내가 찾아야 한단다. 순간 뭘 날로 먹겠다는 건가 싶었다. 고객인 내가 찾아야 한다니. 내가 무슨 보일러 설계자도 아니고 그런 거야 직원이 더 잘 아는 거 아닌가. 냐 같으면 아, 그러냐고 그럼 곧 직원을 보내 드리겠다고 그러고 나올 줄 알았다. 


결국 다시 전화해서 위의 내용과 거의 엇비슷하게 퍼부었다. (그렇다고 진짜 퍼부은 건 아니고. 승질 난다고 함부로 퍼부으면 입건될 수도 있다.) 그러자 모델명이 뭐냐고 묻는다. 이것도 3년전 물었던 기억이 있어 금방 찾을 줄 알았다. 그때 나는 메뉴얼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으니 결국 다시 보일러가 있는 다용도실을 나가 찾아봤는데 역시 얼른 눈에 띄지 않는다. 겨우 찾아 불러줬는데 알았다며 기사가 지금 당장 갈 수는 없고 오후에 갈 수 있단다. 그러자 결국 화가났다. 

"이보세요. 보일러가 안 돌아서 식구 하나가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나갔어요. 어떻게 오후까지 기다리란 말이예요?"

그건 사실이다. 우리 집 가장은 꼭 아침이면 샤워를 하고 출근을 하는데 겨우 고양이 세수만 하고 나갔고, 연이어 난 머리를 감아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게 생겼다. 그러자 저쪽에서, 

"어쩔 수 없고요, 출장비는 만팔 천원입니다." 

순간 움찔했다. 

"뭐요? 만팔천 원이요? 아니 코드만 찾으면 되는 걸 어머머, 웬일이야."

"아니 웬일이야가 아니구요 실제 가격이 그래요." 

"아니 뭐가 어떻게 되는지는 그쪽이 더 잘 알거 아니예요. 그러면서 고객더러 찾으라는 게 말이나 돼요?" 

"아니 코드가 어디 있는지는 당연히 고객님이 더 잘 아시죠. 일단 끊으시고 찾아보세요."

"아니 제가 어떻게 알아요? 상판을 뜯어야 해요?" 

"아니 그럴 필요없는데."

확실히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분명 간단한 문제를 내가 못 찾고 있는구나 싶었다.

"어쨌든 알았어요. 다시 한 번 찾아 볼게요. 문제 해결되면 전화 드리구요, 전화 없으면 기사님 보내주세요." (사실은 마지막 말은 앞뒤가 바뀌었다. 오히려 문제 해결이 되면 전화하지 않고 안되면 다시 전화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1588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는 수신자부담이 아닌 걸로 알고있다.)  

역시 돈이 무섭긴 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보이지 않았던 회색의 전깃줄이 보였고 그건 다용도실 구석벽 콘센트에 꽂혀 있었다. 그것을 처음 상담사 말대로 뺏다가 다시 껴봤다. 그랬더니 된다. 얼마나 허탈하던지. 

내쪽에서 전화를 해 준다고 했으니 하는 수 밖에. 간단하게,

"네. 이제 되네요. 감사합니다."하고 끊었다. 

무엇이 어디서 잘못됐는지 알 수가 없다. 애초부터 풀러그와 콘센트를 얘기 했으면 내가 잘 알아 들었을 텐데 코드라니. 하긴 사실 그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예전엔 그렇게 말하기도 했다. 


솔직히 난 기계치다. 그래서 기계에 대한 얘기는 거의 못 알아 듣는다. 그렇다고 알아 먹기 위해 기계에 대해서 배울 수는 없지 않은가. 요즘 한창 회자되는 문해력의 문제일까? 누가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 살림에 대해서 말해 보라. 그건 금방 알아 먹는다. 문해력도 문해력 나름 아닌가. 어떻게 모든 분야의 말을 알아 먹을 수가 있어? 그게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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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2-24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일러 기사 오지 않고도 해결돼서 다행이네요 어딘가 고장 난 게 아닌 것도... 그런 거 고장 나면 안 좋기도 하잖아요 다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같은 걸 해 보면 되겠습니다


희선

stella.K 2021-12-24 11:2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근데 출장비 만8천원에 정말 깜놀했어요.
회사측으로선 불필요한 출동을 막아 보자고 한 조처겠지만
저 같은 기계치는 무슨 말을하는지 못 알아 먹을 때가 많거든요.
전 기계에 대해 말할 때가 젤 쪼그라들어요.
근데 모르는 사람은 그말도 알아 듣지 못한다고 하겠죠.
문해력을 일깨우는 것도 좋긴하지만 모든 걸 싸잡아서
문해력이 있다 없다는 판단하는 건 문제가 없는 걸까
의문스럽기도 하더군요.
사람 개개인마다 자기가 알아 듣는 말과 못 알아 듣는 말이
있을 거라고 보는데 말이죠.

근데 이 글 웃자고 써 본 건데 반응이 썰렁하네요.
이로써 알 것 같습니다. 저는 글로는 사람을 웃기는 존재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ㅠ
 


(전에도 얘기한 거긴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음악> 입니다. 지금은 인연이 끊기긴 했지만 오래 전 알고 지낸 후배 하나가 이 프로 정말 좋다며 해 저물녁 어쩌다 만나면 자기 차 안에서 이 프로를 틀곤 했습니다.


지금은 전기현 씨가 하지만 그땐 배우 김미숙 씨가 했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좋다고 무작정 따라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그후 제가 이 프로에 꽂힐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물론 그렇다고 제가 라디오를 전혀 안 들었던 건 아닙니다. 팝송 프로가 아니면 라디오를 듣지 않았던 라디오 키즈를 거치기도 했었죠.그런데 성인이 되니까 모든 게 시큰둥해지더군요. 간간히 봐 왔던 TV 드라마도 거의 안 보고 오직 본다면 영화와 책 나부랭이 정도? 한때 좋아했던 클래식도 거의 안 들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그때 사춘기를 겪었거나 그때까지도 겪고 있었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독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었던 이유가 있긴 합니다. 물론 들어보니 나쁘지 않더군요. 아시죠? 이 프로가 저녁 6시 클래식 FM에서 하고 있다는 거. 클래식 전문 채널인만큼 틀어두면 클래식이 좔좔 나오지만 그게 그렇게 항상 들어재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게 시큰둥 한데 클래식인들 온전히 귀에 들어왔겠습니까. 근데 이 프로는 들을만 하더군요. 클래식 전문 채널인데도 이 프로는 한 곡인가, 두 곡만 나오고 나머지는 제3 세계 음악만 나오더군요. 팝송을 편곡 변주한 노래도 많이 나오고. 물론 어떤 건 형만한 아우 없다고 제가 왕년에 팝송 좀 들어봐서 아는데 역시 오리지날버전이 훨씬 좋은 경우가 많죠. 물론 편곡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근데 이것을 들을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가 이 프로를 그 후배에게서 안 즈음 이사를 했는데 거실에 TV가 있었고 그건 거의 저의 엄니 차지였지요.제 방은 거실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녁 때 책 좀 읽을라치면 밖에서 들리는 TV 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겁니다. 그게 음악 소리면 좋겠는데 사람 목소리가 대부분인 드라마나 정보 프로니 그나마 그것을 차단해 주는 게 라디오를 키는건데 그게 하필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거죠. 이이제이라고 소리으로 소리를 물리치겠다는 공산이었죠.  


저는 지금도 TV를 보지 않으면 꺼야한다는 주의인데 울엄니는 끄면 금방 킬텐데 뭐하러 끄느냐 전기 요금이 더 나올 거라고 맞서고 있죠. 저는 일단 TV를 보지 않으면 그건 소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TV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더군요. TV는 보지 않아도 항상 틀어 놓는 거랍니다. 라디오나 오디오를 틀어 놓는 것처럼. 아니 언제 이렇게 바뀐 걸까요. 저는 그동안 안드로메다라도 다녀왔나 봅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TV를 안 끄는 엄니와 항상 대치중이었으니 저도 참. 그래도 밤이면 TV를 끄는 건 거의 접니다. 어떻게 우리 엄니는 TV를 켜 놓고도 잠을 잘 자는 건지.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다는 건 이제 거의 습관이 됐죠. 그 시간에 듣지 않으면 귀가 허전한. 


그런데 지난 주부터 특별한 코너가 한시적으로 편성되었더군요.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코로나 시대 내게 힘이 되어 준 음악'이란 코너입니다. 뭐 한 달 전부턴가 청취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예고 멘트를 듣고 있었는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할까 싶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가 않더군요. 매일 하루 하나씩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읽는데 새삼 와, 우리가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지금까지는 주로 확진자와 방역대책, 점점 조여오는 사는 문제만 집중되어 있었는데 2년을 거쳐오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한마디로 가슴이 뜨거워지고 절절해지더군요.


코로나로 부모님을 잃고 배우자와 함께 아픔을 이기며 사는 사연, 직장을 잃고 택배 일이 엄청 고되 일주일만 채우고 그만 두자 했다가 1년째 그 일을 하는 어느 청취자의 사연. 어제는 면역이 너무 약해 직장을 그만 두고 집 밖을 나가지 않던 자신이 어느 음악 프로의 사회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연주장에 가 그건 어느 발달장애를 가진 클라리넷 연주를 격려하기 위해 간건데 오히려 자신이 감동을 받았다고 보낸 사연 등. 모르긴 해도 그 발달장애인은 그날의 연주를 위해 몇천 번은 클라레넷을 연주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힘이 되어준 음악을 듣는데 음악이 이렇게 사람에게 힘을 줬던가 새삼 뭉클해지더군요. 전염병은 전쟁도 멈추게 했다는데 이런 속에서도 사람은 이렇게 감동을 주기도 하는구나. 그들이 저는 지금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안부를 전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 정말 제가 이 프로를 듣고 있는 중 가장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코너가 아쉽게도 내일이면 끝이라고 하네요. 이런 글을 쓸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쓸 걸 그랬나요? 예전엔 다시듣기가 가능해서 1주전쯤 건 마음만 먹으면 휘리릭 들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들을 수 없게 되었으니 제가 늦긴 늦었나 봅니다. 그래도 오늘과 내일 이틀은 들을 수 안 들으셨던 분들은 한 번 들어보시죠. 혹시 반응이 좋아 연장도 한다고 하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보면서 저는 오늘도 들어 볼까 합니다. 

하루속히 코로나가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빨리 옛날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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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12-16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김미숙씨을 좋아해서 세상의 모든 음악 몇번 들었다가 제 취향의 음악이 아니라서 어느 순간 안 들었는데.. 이제 프로그램 끝나는군요. 저는 그 후배님 말이 뭔지 알 것 같아요. 특히 여름 해질녁에 김미숙씨 목소리 들으면 너무 편안해지는 거예요. 뭔가 힐링 되는 거 같고.. 게다가 약간 쓸쓸한 시간 대에 김미숙씨의 맨트와 그 시간대에 어울리는 음악 나오면 행복한 기분~

전 요즘 음악도 덜듣고 영화도 덜 보고 티비는 아예 안 보고 책하고 유투브만 봐요~

stella.K 2021-12-16 15:18   좋아요 3 | URL
아, 프로그램이 끝나는 게 아니고 프로그램 속 코너가
끝난다구요. 한시적으로 하는 특별 코너였거든요.
제가 그 코너에 감동을 받을 줄 몰랐어요.ㅠ
김미숙 씨 목소리 정말 좋죠?
요즘엔 정말 TV 안 보고 유튭만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기억의집 2021-12-16 15:24   좋아요 3 | URL
ㅋㅋ 아 사연 코너가 끝난다는 거군요. 전 프로그램이 끝난다는 줄~ 김미숙 이후에는 안 들었는데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죠. 전 자영업자들 손실보상 해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힘든데…

미미 2021-12-16 16: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기현씨 다른 방송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나요! 어릴때 별밤등 즐겨들었는데 어느샌가 tv나 핸드폰에 밀려서...라디오 듣고 싶어서 요즘 엔틱하게 나온 전용 라디오부터 사고싶은데 차일피일 미루고있었어요(저도 미루기 달인ㅋ) 스텔라님은 어떤 경로로 들으세요? 혹시 앱으로? 📻 라디오를 하나 살까봐요😳

stella.K 2021-12-16 17:51   좋아요 3 | URL
전기현 씨 OBS인가? 무슨 영화음악에 나오잖아요.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어요. 뭐 수려하게 생기긴 한 거 같은데
전 왠지 좀 부담스럽드라구요. 저 그런 스탈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ㅋㅋ
저는 라디오로 듣고 있습니다. 보통은 앱이나 컴에서 듣는다던데
요즘엔 라디오를 찾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LP 음반에 대한 향수처럼 라디오에 대한 향수도 잊을 수 없나 봐요.
저는 조그만 건데 음향 따질 건 아니고 그냥 들을만 해요.
2시간 안팎으로 듣고 있어 욕심 안 내고 있는데 혹시
고장나면 다시 사게될 것 같아요. 전 라디오 완전 사랑해요.^^

blanca 2021-12-16 17: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프로 좋아하는데 이 코너 놓쳤네요. 계속 하면 좋을 텐데 아쉽네요...

stella.K 2021-12-16 17:49   좋아요 3 | URL
그 코너가 어디서 협찬 받아서 하더라구요.
당첨되면 백화점 상품권 준다던데.
전 그 코너 한달쯤 해도 좋을 것 같은데 왜 2주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존재 같습니다.
밉고, 낮설고 하다가도 이렇게 와락 꿀어안고 싶어지니 말입니다.ㅠ

새파랑 2021-12-16 1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장하시는 코너가 종영되다니 아쉽겠네요 ㅜㅜ 저는 티비 라디오를 안보고 안듣긴 하지만 좋아하는 프로가 있다는건 좋은거 같아요~!!

stella.K 2021-12-16 20:16   좋아요 2 | URL
책 읽으시면사 한 프로 정도 한번 좋아해 보세요. 클래식 프로는 연주만 나오고 길이가 제법 길어서 독서하는데 크게 방해되지 않을 거예요.^^

책읽는나무 2021-12-16 2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 직장 다닐 때 한 곳에선 라디오를 틀어 놓고 일 했던 적 있었는데요~정오쯤 하는 그 시간대는 재기발랄한 mc들 입담이 넘 웃겨 넘어간 적 많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오전에 부산에서 시내 버스를 타면 늘 손숙의 여성시대에서 양희은의 여성시대 나오면 은근 또 웃겨서 혼자 배꼽 잡고..ㅋㅋ
그러다 imf 때는 눈물 나는 사연들 정말 많이 들려줘 마음 아플 때가 많았었죠ㅜㅜ
집에서는 애써 라디오를 잘 안들었는데 예전엔 버스나 택시에서 라디오 방송이 많이 나와 귀 쫑긋 들었던 것 같아요.요즘엔 버스를 타도 라디오 방송 듣기 힘든 것 같구요!
그러다 앱을 통해 라디오 비슷한 것들 다운로드해서 한참 이어폰 끼고 산책할 때 듣고 혼자 또 웃고...ㅜㅜ
저는 주로 웃긴 프로그램만 듣고 살았네요ㅋㅋ
그러다 저녁무렵 어떤 조용한 카페를 갔는데 클래식 방송의 라디오를 틀어주던데...와~~ 분위기에 홀딱 반했던!!! 넘 좋더라구요^^
잊고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도 한 번 들어봐야 겠네요^^
코로나 시대다 보니 그런 아픈 사연들 많았겠어요...아직 코로나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코너가 막을 내리나요??

stella.K 2021-12-16 20:22   좋아요 2 | URL
ㅎㅎ 라디오가 또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죠. 정말 버스에서 라디오 듣기 어려워 졌어요. 대신 무슨 방송하잖아요. 좀 아쉽죠. 세음 좋아요. 함 들어보세요. 새벽에 재방송도 있다는데 그게 더 좋다는 말도 있던데 전 대체적으로 자고 있어서ᆢ😩

희선 2021-12-17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이 힘이 되는 사람 많을 거예요 저는 음악캠프 듣는데, 거기에서는 격리되고는 라디오 듣는다는 말이 가끔 나오기도 했어요 라디오 방송은 안전하다고 전파는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어제 말하기도 했군요 이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은 한국말이 아니어서 그냥 틀어놓고 책 봐도 괜찮아요 라디오는 들으면서 다른 거 해도 괜찮지요


희선

stella.K 2021-12-17 01:56   좋아요 1 | URL
어멋, 이 시간까지도 안 주무시고 계셨네요.
그 코너 정말 감동이어요.
희선님은 힘들 때 어떤 음악 들으시나요?
전 방송 들으면서 내가 힘들 때 듣는 음악있나 했더니 딱히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두루 좋은 거죠 뭐.^^

희선 2021-12-18 00:12   좋아요 1 | URL
컴퓨터는 거의 밤에 써서... 가끔 모두 떠난 놀이터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저도 힘들 때 따로 듣는 건 없고 그냥 좋아하는 거 들어요 책도 그렇지만 음악도 아는 거 별로 없어요 책은 이것저것 봐야 할 텐데 생각하지만 그러지 못하는군요

stella.K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1-12-17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7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9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19 2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0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1-12-19 1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라디오 프로그램 하면 고교시절에 들었던, 음악 영화를 틀어 주던 프로가 생각나요. 대체로 천천히 흐르는 분위기 있는, 영화 속 음악이었어요. 멘트 하는 디제이 여성분의 목소리도 차분하고 좋았어요. 밤이라서 그런지 라디오의 매력에 푹 빠졌던 때였죠.

stella.K 2021-12-19 18:09   좋아요 1 | URL
맞아요. 돌아간 김광한, 이종환, 김기덕 같은 기라성 같은 DJ에
가려 여성 DJ는 빛은 상대적으로 못 받은 편인데
영화 음악 진행했던 차분한 여성 DJ있었는데.
배우 정애리 씨도 했던 걸로 기억해요.
아, 옛날이 그리워요. ㅠ

기억의집 2021-12-19 22:19   좋아요 3 | URL
혹 조일수씨 아닌가요???? 패크님 저랑 비슷한 나이대이신 것 같은데.. 대학때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엠비씨에서 새벽에 조일수씨 진행했거든요 전 그 분이 너무 좋아서 거의 매일 들었어요. 심지어 그 프로에서 시청자가 보내 온 글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색이라는 주제로 글도 보내 당청 되서 돈 삼만원도 받었어요. ㅎㅎ. 아침에 진행하던 김세윤씨도 좋아했고 그 후 김세윤 그만두고 김미숙씨 진행했는데..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텃세 심리 비스무리 한.. ㅎㅎ 그 후 김미숙씨 안정되고 매끄럽게 진행하면서 좋아했고 정미홍씨 진행도 좋아했어요. 나중에는 극우로 변신했지만 전 정미홍씨의 차분하고 쓸쓸했던 음성의 멘트 잊을 수가 없어요!!!

stella.K 2021-12-20 16:08   좋아요 0 | URL
아, 조일수 씨! 알죠. 그분 은퇴했겠죠?
와, 그때 돈 3만원이면 꽤 됐겠는데요?

김세윤? 김세원 아니구요? 그 굵은 목소리의...?
김미숙 씨가 텃새를...?
안 그랬을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요.
와, 그러고 보면 기억님은 학교 때 라디오를 정말 좋아했나 봐요.^^

기억의집 2021-12-21 10:34   좋아요 1 | URL
ㅋㅋ 맞아요. 김세원씨. 왜 김세윤이라 썼는지.. 뭔가 헷갈렸나 봐요. 아 그리고 텃세 심리는 제가 부린 거예요. 김세원씨 잘 듣고 있는데 개편 되면서 김미숙씨 진행 한다고 하니깐 김미숙씨가 싫어지더라구요. 김세원씨 9-11시까지 아침에 진행했던 프로 십년이 넘게 진행했을 거예요. 나중에 김미숙씨 초기 진행 할 때는 안 듣다가 나중에 들을 땐 오히려 음악 선곡이 좋아서 많이 듣게 되었어요~

얄라알라 2021-12-19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라디오 이야기로 이렇게 화기애애^^

stella.K 2021-12-20 16:01   좋아요 0 | URL
북사랑님도 좋아하는 프로그램 있으면 알려 주세요.^^

2021-12-20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20 16:55   좋아요 0 | URL
ㅎㅎㅎ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되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나요? 아닌가...ㅋ
그럼 요즘 듣는 프로도 좋구요.^^

2021-12-20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1-12-21 18:02   좋아요 0 | URL
오징어!🤣
에이, 뭘 자책을 하고 그러세요. 저도 세음외엔 잘 안 들어요. 저도 전파랑은 잘 안 친해요.ㅋㅋ
 

여러분이 혹시 아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오전 8시 워싱턴 DC 지하철 개찰구 앞에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일상 생활을 

      시작합니다. 허름한 옷차림의 노숙자 같아 보이는 남자가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합니다. 연주가 진행된 40분 동안 대략 1000명의 사람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그의 연주를 들은 사람은 단 7명뿐이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박수를 

      친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담긴 금액은 (한화) 3만원이

      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유명한 바이올리스트입니다. 30억의 가치가 있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그의 바이올린 공연의 평균 티켓가격은 한화로 11만원이며 연주회를 열 때마다 매진이 된다고 합니다. 평론가들은 그의 공연을 돈으로 환산하면 1분에 100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합니다. 엄청난 실력의 바이올리니스트의 값비싼 공연이었지만 그 공연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거죠. 그는 누구였을까요?


조슈아 벨입니다.   ← 요기를 드래그 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사람 이름 알아 맞추는 퀴즈가 아니구요, 저 위의 내용만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별뜻은 없고 걍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하여...

    

참고로, 지난 월요일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자기네 교회 부목사님이 책을 내셨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선물한다고 한 책에 나온 내용입니다. 제목은 <담다 그리고 닮아가다> 김부림 지음(Printing)인데 알라딘엔 입고가 안 된 책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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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12-10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반짝 드는 생각은... 예전 마이클 잭슨의 춤을 똑같이 추는 경연대회가 미국에서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마이클 잭슨도 변장하여 참가했는데 잭슨이 1등을 못했다고 합니다.
이게 생각났어요. 재밌지 않습니까?
(마이클 잭슨이 정말 맞는지 이건 누가 확인해 주세요....)ㅋㅋ

stella.K 2021-12-10 14:59   좋아요 2 | URL
ㅎㅎ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고 보니 들은 것도 같구요.
그러고 보면 정말 자기가 좋아서 좋은 것 보다
남이 좋다고 하니까 덩달아 좋은 게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마케팅으로 덧붙여져 좋은 것으로 포장된 게 훨씬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암튼 고마워요.^^

새파랑 2021-12-10 14: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람을 인식하는데 배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라도 그랬을거 같아요 ㅋ 유명함이 유명함을 부르는듯 합니다~!
진정한 가치를 바로 알아보는건 힘든거 같아요 ^^

stella.K 2021-12-10 15:09   좋아요 3 | URL
바로 저자도 새파랑님과 비슷한 말을 했죠.
진정한 가치를 알아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근데 전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명연주자라는 건 뭔가에 의해 부풀려진 건 아닌가 하는 의심.
조슈아벨이 들으면 기분 나빠하겠죠?ㅋㅋ
저는 저 얘기를 읽는 순간 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의심이 많아서 그럴까요? 아웅~ㅠ

잘잘라 2021-12-10 15: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물건 가격엔 ‘포장‘ 값이 반이라는 생각,
역시 껍데기를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
연주자들에게 껍데기는 무대의상과 공연무대라는 생각,
무대의상은 속포장, 공연장은 겉포장이라는 생각,
‘다 알면서 뭘 그리 놀라나?‘ 하는 생각,
머리로 아는 거랑 겪어서 아는 거랑은 완전히 다른 거라는 생각,
어어어 이제 그만하자는 생각,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
그럼에도 여기에서 계속하겠다는 생각,
근데 오늘은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요!

stella.K 2021-12-10 15:08   좋아요 2 | URL
캬~!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정리를 잘 해 주시다닛. 리스펰입니다!^^

Falstaff 2021-12-10 18: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 서양 고전음악에 대한 관심은 서양 사람들한테도 정말 극소수 사람들에게만 있습니다. 고전 악기를 연주한다는 자체가 대다수 미국 시민에게 흥미를 주지 못했을 겁니다.
2. 1번과 비슷한 이야긴데요, 연주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따지려면 그래도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소음이 가득한 전철역에서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의 실력을 (바쁘게 지나가면서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을 거 같습니다.
3. 무엇보다도, 당장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지하철역에서 자리 차지해가며 버스킹을 하는 연주자를 저 멀리서부터 바라보면서 짜증을 냈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야, 저긴 비켜가야 하는 거야? 하면서요.
4. 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가 생각나는군요. 3만원을 빼앗아 가면서 바이올린을 부셔버리는 노숙자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5. 자신이 버스킹을 했으면 했지, 이런 걸 마치 실험 결과인 것처럼 알린 의도가 궁금합니다. 누구나 다 고전음악을 좋아해서 그걸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건 물론 아니겠지만, 하여튼 제가 위싱턴 시민이었으면 열 좀 받았을 거 같네요.

stella.K 2021-12-10 18:45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거 듣고 보니 그러네요.
폴님 말씀대로라면 정말 조슈아벨이 바보같은 짓을 한 거네요.
왜 그랬을까요?ㅋㅋㅋ
그런데 이런 글을 베껴적은 저는...
죄송합니다.ㅠㅠ

Falstaff 2021-12-10 18:51   좋아요 2 | URL
애고, 죄송은 아니고요. ㅋㅋㅋ 술 깨기 전에 또 술 마시니까 제가 뵈는 게 없어서 함부로 댓글을 단 거 같네요. ㅜㅜ

미미 2021-12-10 18:56   좋아요 3 | URL
폴스타프님 역시 북플의 촌철살인 입니다ㅎㅎ👍

stella.K 2021-12-10 18:56   좋아요 2 | URL
오, 아닙니다. 맞는 말씀인데요 뭐.ㅎㅎ
제가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입니다.
약주하시면서 이렇게 쓰셨다면 평소 때 쓰셨다면
더 날카로우셨을 것 같은데요? 고맙습니다.^^

Falstaff 2021-12-10 19:27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제가 평생을 이렇게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입니다. ㅋㅋㅋㅋ

stella.K 2021-12-10 19:36   좋아요 2 | URL
아니 폴님 꼴이 어때서요?ㅋㅋㅋㅋ
거 미미님 아시면 무안해 하십니다.
하긴 촌철살인 아무나 못하죠. 부러운 능력입니다.^^

Falstaff 2021-12-10 19:36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스텔라 님이나 미미 님이나 우리 우정에 무안 같은 것이 스며들겠습니까. ㅋㅋㅋ

미미 2021-12-10 19:42   좋아요 2 | URL
멋지기만 합니다!! 폴스타프님 앞으로도 쭉 이대로 유지해주세요!!
변하시면 안됩니다😄

stella.K 2021-12-10 19:48   좋아요 2 | URL
저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