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적립금이 있어도 웬만해서 잘 안 썼다. 잘 모셔뒀다가 꼭 사야할 책이 있으면 그때 가서 사곤했다. 어떤 땐 적립금 소멸되니 빨리 쓰라고 독촉을 받기도 했다(그런 건 또 알라딘이 1등이다. 요 옆동네는 그런 것도 없더구만.ㅠ). 다 중고샵이 활성화되기 이전의 얘기다.

 

지금은 이상하게 금단현상을 겪는지 수시로 인터넷 중고샵을 드나들면서 쓸데없이 책을 사게 된다. 물론 필요한 책이 마침 중고로 나온 것이 있어 사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벼르고만 있었던 책이 눈에 띄어 사게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엔 다시 하루키에 꽂혀서 중고샵에서 하루키 책만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 손이 떨린다. 이건 작년에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은 후 나타난 현상인데, 암튼 그것 때문에 오래 전에 사 놓고 읽지 않은 <1Q84> 1권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3권까지 읽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나는 바로 얼마 전 <해변의 카프카>를 사고 말았다. 이건 또 얼마 전 <카프카의 일기>를 읽었던 탓이기도 한데 알다시피 이 작품은 그 유명한 카프카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니 안 사고는 못 베기겠더라. 뭐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한 얘기를 하겠지만 하루키는 바로 이 섹스만 거두면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하루키의 작품을 저평가하는 건 옳지 못한 것 같다. 요즘엔 하루키 보다 더한 작가도 많지 않던가.

 

이 책 역시 내가 벼르고 있었던 책이다. 이윤기의 책을 기회가 없어서 못 읽으면 모를까 그의 책을 읽고 실망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은 이러 저러한 책들 때문에 기회가 없어 못 읽고 있어서 그렇지 그의 책은 늘 나의 관심 대상이다. 그의 저서건 번역서건 간에.

 

글쓰기에 관한 책을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정말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건 그렇다고 치자.

 

 나는 바로 어제 <강규찬과 평양 산정현 교회>와 고종석의 <어루만지다>를 Y 중고샵에서 사고야 말았다. 앞의 책은 좀 필요할 것 같아 사고, 내가 나름 고종석을 애정하는 지라 보는 순간 안 살 수가 없었다. 

 

얼마 전, 모 알라디너가 책을 하도 사 들여 어머니 보기가 민망하다고 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책 좋아하는 사람은 어쩔 수가 없구나 싶었다. 나도 그러니 말이다. 나는 그 알라디너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엄마 보기 민망한 건 따로 있다. 바로 우리집 다롱이 때문이다. 누가 왔다하면 온 집안을 뒤집어 놓는 통에 어떤 땐 엄마가 짜증을 내며 택배 좀 자제하라고 하는 것이다. 솔직히 내 책 때문마는 아니다. 택배 이용하기는 내 동생이 더 심한데 나도 이렇게 택배 이용을 하니 덤으로 말을 듣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봄이라서 내 깜빡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까? 어제 그렇게 책을 받고도 무슨 정신이었는지 알라딘 중고샵에서 책을 또 사 버리고 말았다.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책은 정말 내가 몇 년을 벼르고 별러서 산 책이다. 생각해 보면 이 책을 왜 그렇게 못 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범사에 때가 있다고 보는 순간 더 이상 늦추면 안 되겠다 싶었다.  

 

조승연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셀럽중 한 사람은 아닌가 한다. 이 책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궁금하긴 했다. 그가 말빨 못지 않게 글빨도 좋은지 궁금했던 것이다. 책 표지가 좀 중고생을 위한 책 같다는 느낌도 든다. 

 

이렇게 두 권이면 중고샵에선 2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2만원 이상이어야 배송비가 빠지니 어쨌든 이 액수에 맞추려고 장바구니에서 책을 뺐다 넣다를 얼마나 많이했는지 모를 것이다. 어떤 땐 배송비를 무르기도 했다. 솔직히 내 방은 책이 포화상태라 꼭 필요한 책이 아니면 안 사는 게 좋은데 그놈의 배송비가 뭐라고 이렇게 갈등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옆 동네는 만원 이상이면 배송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구만, 알라딘은 이 제도를 개선할 생각이 없는가 보다.ㅠ

 

아무튼 그러던 중 어제 새로운 방안을 찾아냈다. 바로 <불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을 새 책으로 산 것이다. 알다시피 이 책은 3천원도 안 되는 파격적은 가격이다. 알라딘은 가격이 얼마가 됐든 새 책을 끼워 넣으면 중고책 2만원 액수에 맞추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책 한 권만을 산다면 배송비를 물어야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새 책을 주문하면서 이 책 한 권만을 주문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어쨌든 그러다 보니 세 권에 만 8천 얼마 밖에 들지 않으면서 배송료는 당연 무르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 방법을 적극 활용해 봐야겠다. 찾아보면 새책이면서 아주 저렴하게 나온 책들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악스트 잡지다. 이것 역시 3천원이 되지 않으면서 중고책을 필요 이상으로 사지 않으면서 잡지도 볼 수 있으니 나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자, 그럼 이 주문한 책을 어떻게 하면 엄마의 눈을 피해 받아 볼 수 있을까? 물론 며칠 전 그 알라디너처럼 편의점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도 오래 전 그 방법을 쓰긴 했는데 그땐 주문 빈도수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귀찮아 이용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있긴 뭐가 있겠는가. 그냥 운에 맞기는 수 밖에. 마침 수요일은 엄마가 교회에 가는 날이다. 이렇게 엄마가 집에 없는 틈을 타 택배가 오면 좋겠는데 핸드폰 문자를 보니 오후 4시에서 6시 사이에 배송하겠단다. 물론 다소의 오차가 있겠지만 그 시간에 온다면 엄마가 집에 도착하고도 남는 시간이니 어쩔 수 없이 또 한마디 듣겠구만 했다. 

 

아, 그런데 웬일인가. 고맙게도 엄마가 집에 들어오기 전 책이 먼저 도착했다. 그러니까 엄마는 어제 오늘 연타로 내 책이 왔다는 걸 모르고 계시는 거다. 얼마나 다행인가. 게다가 새 식구 맞으려고 오전엔 책 몇 권을 추려 집 앞 주민센터에 기증도 했다. 해 봐야 표도 안 나지만.

 

누군가는 그랬다. 자신은 적립금이 생기면 그 즉시 탈탈 털어 책을 산다고. 난 그때만해도 성격 한 번 꽤 급하시네 했다. 그런데 이제 내가 그 지경이 됐다. 이게 다 중고샵이 생기고 난 나의 변화다. 중고샵이 나의 행동 패턴도 바꿔놓을 모양인가 보다. 

 

사실 이제 와 고백하는 거지만, 나는 지난 번 옆동네가 1년에 두 번하는 파워문화블로그 모집에 응모하지 않았다. 물론 응모해도 꼭 된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되기만 하면 부지런만 하면 6개월 동안 5만원의 활동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만일 된다면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주로 책을 사는 것에 쓰게될 것이다. 지금까지 산 책은 어쩌고 책만 사 들인단 말인가. 그래서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때도 얼마나 갈등했는지... 난 지금 할 수만 있으면 책을 살 수 있는 모든 루트를 차단해야 한다. 물론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쯤되면 잘라라, 책을 주문하는 그 손을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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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3-2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들이 눈에 띄네요~ㅋ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stella.K 2017-03-23 12:38   좋아요 1 | URL
ㅎㅎ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만 보이죠?
클났습니다.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3-31 16:43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ㅠㅋㅋㅋ 어딜가나 책 밖에 안보입니다. 특히 요즘은 북플이 있어서 정말 언제 어디서나 책이야기를 접할 수가 있네요^^

기억의집 2017-03-2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감 무한대! 진짜 자르고 싶어요~~ 저도 일큐팔사 다시 읽을까 하고 있어요. 삼권을 안 읽어서. 지난 번에 3권을 사긴 샀는데 앞 이야기가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읽어야겠다, 이러고 있어요 ~ 저는 남편한테 좀 눈치가 보여서 주말에는 절대 주문하지 않아요. 스텔라님은 어머님 눈치 보시는군요. ㅋㅋ

stella.K 2017-03-23 12:43   좋아요 0 | URL
오~~ 기억님! 어디 갔다 오셨습니까?
한동안 기억님 볼 수 없어서 얼마나 궁금했는데요?ㅠㅠㅠ
잘 지내죠?
<1큐84>가 나름 흥미롭고 잘 쓴 작품이긴 한데 진도가 잘
안 나가죠?
전 이번에 1권만 두 번 읽었는데 두번째 읽으면 진도가 빠를 줄 알았는데
안 그러더군요. 그래도 2, 3권도 마져 읽어야죠.
읽으면서 하루키 좋아하신다는 기억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ㅋㅋ

2017-03-23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3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3-23 12:48   좋아요 1 | URL
와, 일주일에 두 번이면 엄청 나신데요?
너무 자주 와서 죄송합니다.ㅋㅋㅋㅋ
미안할 땐 박하스가 최고죠!ㅎㅎ

해피북 2017-03-22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동안 그런 경험이 있었거든요~ 자꾸 책장이 비어있으면 아쉽고 채워야할거 같고 좋아하는 작가 책이 보이면 무조건 사야할거 같구요 ㅎ 그러다가 정말 책 한 권 넣을 자리가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고나서야 자제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요즘엔 도서관에서 책을 왕창 가져와서 읽고있어요 ㅋㅋ 아무래도 저는 평생 못고칠 고질병인가보다고 생각 했어요 ㅋㅂㅋ

stella.K 2017-03-23 12:5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 증세가 다 똑 같은 것 같아요.
불치병이죠. 불치병.
그래도 건강하고 건전한 불치병 아니겠슴까?ㅋㅋ

cyrus 2017-03-23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부터 책 주문할 때 편의점 배송을 선택하려고 해요. 당일 배송이 아니더라도 좋아요. 일단 책을 내가 직접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제가 일하는 평일에 책이 집에 도착하면, 집에 계시는 어머니가 박스를 개봉해요. 그래서 제가 주문한 상품을 먼저 개봉하는 기회가 많이 없어요.

이런 방법도 괜찮아요. 책 상품이 도착하기 전에 택배직원이 먼저 연락 오면, 집 근처 다른 슈퍼마트에 맡기면 됩니다. 그런데 단점은 손님의 택배 상품을 믿고 맡길 슈퍼마트가 잘 없는데다가, 거기 가면 예의상 마트 물건 사줘야 해요. ^^;;

stella.K 2017-03-23 18:07   좋아요 1 | URL
ㅎㅎ 그렇지. 예의상.
그런데 꼭 편의점이 아니어도 되는구나.
어쨌든 나도 이쯤되면 택배 말고 편의점을 이용하는 걸
신중히 고려해 봐야할 것도 같아.
그런데 나는 거기까지는 안 나가고 싶다.
그냥 가끔씩 받고 싶은데 문제는 늘 결제 버튼이야. 그지?ㅋㅋ
 

드디어 받았다. 독서 만담!

 

 

 

 

 

 

 

 

작년 내가 책을 낼 때 북홀릭님의 <오래된 새책>이 인상적여 한 꼭지 다룬 적이 있었는데, 어제 서재에서 댓글을 트면서 그 사실을 알려 드렸더니 오늘 책 한 부를 보내주셨다. 

 

기왕이면 사인본이면 좋았을 텐데 서점에서 바로 보내주신 거라 그런 건 기대할 수는 없었다. 자필 사인에 대한 부담을 오늘 밝히시기도 하셨고.

 

아무튼 되게 기대된다. 장소팔, 고춘자 이후 최고의 만담이길 기대해 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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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2-14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삥뜯기라요...천만에요. 제가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2-14 15:53   좋아요 1 | URL
아이, 왜 그러십니까? 맞잖아요.ㅋㅋㅋㅋ

박균호 2017-02-14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그런 말씀 마세요 ㅎㅎ

박균호 2017-02-18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네 멋대로 읽어라> 서평 올렸습니다.
 

조바심을 내던 <카프카의 일기>가 드디어 도착했다. 서평을 써 주기로 하고 받은 책인데 어떤 책일지 무지 궁금했다. 

 

두꺼운 책인 줄은 알았지만(무려 9백 페이지가 넘는다) 막상 받고 보니 굉장히 두껍기도 하고 생각 보다 크기도 하다. 정말 책 읽다 졸리면 베게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 또 그만큼 단점은  손에 들고는 읽지 못할 거라는 점. 반드시 책상 위나 밥상을 펴놓고 정자세로 읽어야 한다.

 

카프카는 나에겐 아직 전인미답의 작가다. <변신>을 난 언젠가 영화로 본적은 읽지만 책엔 실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책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즐겨 또는 경악하며 읽는다고 한다. 즐겨와 경악이란 단어가 그다지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일기하면 <안네의 일기>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를 떠올리곤 하는데, 카프카 삼촌은 언제 이렇게 많은 일기를 썼는지 모르겠다. 그뿐인가? 불멸의 소설을 썼고 그밖에 엽서에 편지에 산문까지 줄기차게 쓰셨다. 그의 소설은 미완성인게 대부분이고 글을 그렇게 많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항상 글을 조금 밖에 쓰지 못한다고 징징거렸다고 한다.

 

일기하니까, 왕년에 나도 일기를 제법 썼던 것 같다. 적어도 30대 초반 무렵까지는. 그러던 것이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현격하게 줄어든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이 무렵 인터넷 사이트마다 블로그가 생기기 시작했고 나는 이곳 알라딘 서재에 제일 먼저 안착해서 생전 쓰지도 않은 독서 리뷰를 쓰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영화 리뷰, 낙서 등을 올리기 시작했다. 

 

일기도 쓰는 감이 있어야 하는데 자꾸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감도 떨어지고 굳이 일기를 써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이게 핑계인지도 모르겠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올리는 글이고 일기는 일기대로 썼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두 가지 면에서 이것을 실행하지 못했다. 하나는 서재질을 하다보니 책이 자꾸만 늘어나기 시작했다. 책이 늘어나니 일기장을 늘린다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요즘의 일기장도 여느 책 못지 않게 도톰하던데 이것까지 써서 방 어딘가에 쌓아 둔다는 게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물론 부피 나가는 게 싫으면 노트북에 쓸 수도 있겠지만 몇번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다. 

 

또한 컴퓨터로 글을 쓰다보면 어깨가 결리고 아픈데 그러다 보니 또 펜을 쥐고 일기 쓰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작년과 올해 초 알라딘 서재의 달인이 되면서 다이어리를 받았지만 작년엔 반도 다 채우지 못했다. 올해 받은 다이어리는 작년에 비해 크기도 작아졌지만 이것조차도 다 채울 수 있을런지 벌써부터 의문이다. 어떤 땐 초등학생마냥 오늘은 뭘 쓰지? 멍때리는 날도 많다. 훗날 다시 펼쳐 볼 때 재밌으라고 별시답지 않은 내용도 적어보는데 과연 시간이 흐르고 다시 펼쳐 보기나 할지 모르겠다. 이책이 나의 꺼져버린 일기 쓰기의 욕구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을런지 나 자신 귀추가 주목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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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카프카 일기가나왔군요. 오, 요거탐나네요... 이거 언제 나온겁니까. 신간인가 보군요...

stella.K 2017-02-07 15:47   좋아요 0 | URL
에잇, 일기 쓰시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은 안 하시고...
곰발님은 일기 쓰시나요?ㅋ

전에 솔 출판사에서 카프카 전집이 나온줄 알고 있는데
미출간 부분이 마져 나온 것 같습니다.
근데 이책 대따 비싸요. 무려 4만원!
물론 전 서평 써 주기로 하고 운 좋아 받은 거긴 하지만.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5:49   좋아요 0 | URL
일기는 어릴 때부터 안 썼습니다. 일기 숙제도 안 했는데요. 뭐...
솔 출판사에서 나온 걸 보면... 카프카 전집 중 하나 아닌가요 ?
제가 나름 카프카 전작주의자여서..웬만한 작품은 거의 다 읽었습니다.
카프카만한 작품도 없죠.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가로 뽑는 소설가입니다... 제 방 벽에그린 벽화에도카프카가있어요.. 올해는 이 책으로 야금야금 독서나 해야겠습니다..

stella.K 2017-02-07 16:02   좋아요 0 | URL
엇, 정말요? 그거 사진 찍어 올려주시면 안 되요? 보고 싶어요.
이왕이면 카프카 벽화 옆에서 데일리 포토를.ㅋ

곰발님이 무슨 책은 안 읽으셨겠습니까?
존경합니다.ㅠㅠㅠㅠ

그럼 알라딘에서 받은 다이어리 어떻게 하시나요?

yureka01 2017-02-07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흐 전 사진이 일기입니다..매일쓰는 일기는 아니니 무작위기쯤 되나 봐요..

stella.K 2017-02-07 18:02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유레카님은 사진이 일기시죠?^^

cyrus 2017-02-07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펜으로 글을 한 시간 이상 써본 마지막 날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군대에 있을 때 근무 태만으로 반성문을 쓴 적 있었어요. 그거 대충 쓸 수가 없어서 대충 한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일기장에 일기 쓰는 일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썼어요. 매 학년마다 일기장을 부지런히 써서 상장도 받곤 했어요. ^^

stella.K 2017-02-07 18:04   좋아요 0 | URL
ㅎㅎ 너는 뭐든 할 때는 열심히 하고 안할 땐 아예 안하는구나.
아주 일관성 있는 성격이야.
일기는 쓰는 사람 보단 안 쓰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네.ㅋ

서니데이 2017-02-0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에 페이퍼를 쓰고 일기는 쓰지 않았는데, 요즘은 가끔씩 생각나면 조금씩 쓰려고요. 다이어리는 잘 쓸 때는 잘 쓰고 밀리면 계속 밀립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 시작하는.... 반복이고요.^^
stella.k님 카프카의 일기 읽으시려면 시간 많이 걸리시겠는데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stella.K 2017-02-07 19: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밀리면 그냥 백지상태로 밀려서
휑한 느낌이 좀 민망합니다.
제 성격 같으면 다이어리는 안 쓸텐데 습관이 안 되다보니...

아무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못 읽을 것 같고
아무튼 열심히는 읽어봐야죠.ㅎㅎ

서니데이님도 평화롭고 따뜻한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어제는 한마디로 득템의 날이었다.

사실 난 어제 오랜만에 아는 후배를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 보다 조금 일찍 서둘러 강남역에 있는 Y 중고샵엘 들렸다. 책은 꼭 읽을려고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또한 언제나 그렇듯 중고샵은 뭐 쓸 만한 물건이 있나 어슬렁거리는 맛을 즐기기 위해 가는 곳이다. 굳이 말하면 낚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어제는 촉이 좋았다. 오랫동안 꼭 한 번 사 봐야지 했던 서머싯 모옴

<불멸의 작가위대한 상상력>을 거기서 건지게 될 줄이야. 완전 득템이다. 낚시 용어로 치면 월척. 그것도 거의 만원 가까이 싼 가격에 상태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다. 이 책을 발견하는 순간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땅은 온통 시커먼데 보물이 숨어 있는 곳만 발광채로 있는 거 말이다. 마치 그런 느낌이었다. 결국 이 맛에 중고샵을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뿌듯한 마음으로 후배와는 인도 커리 전문점에서 점심을 같이했는데 그곳은 4년 전쯤 조카와 함께 우연히 발견하고 너무 맛있어 좋아라 했던 곳이다. 그리고 다음에 꼭 다시 와 보리라 했고 그동안 친구와 함께 그곳을 다시 찾았지만 길치에 방향치인 나는 결국 못 찾고 딴 곳을 헤매 돌다 결국 포기했었다. 그런데 그 후배와는 이렇게 우습지도 않게 찾아오게 되니 허탈하기도 하고 다시 찾아 감개가 무량하기도 했다.

 

교사를 하는 그 후배는 만난 지도 오래됐고, 내 책에 사인을 받기 위해서 이기도 했다.(내 책 사 주면 밥을 사 주겠노라고 꾀기도 했는데 배 보다 배꼽이 크다고 차라리 책 선물해 주겠으니 밥 사달라고 그럴 걸 그랬다 싶다) 그런데 요즘 내가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사는지 모르겠다. 나는 내가 선물로 주는 책과 이렇게 상대가 직접 사서 내민 책에 쓰는 인사말이 좀 다른데 어제는 팬도 준비하지도 않았고 인사말도 준비하지 못한 책 한참을 뭐라고 써줘야 하나 고민을 해야 했다. 후배라고는해도 엄연한 독잔데 너무 예의가 없다 싶다(그저 엽산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리라 핑계를 대본다). 특히 그 친구는 고맙게도 나를 만나기 얼마 전 동네 서점을 갔다가 내 책을 발견노라며 사진을 찍어 보내주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 있는 내 책을 본 적이 없다. 오프라인 서점을 거의 나가지 않으며 나간다면 이렇게 득템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중고샵에 나갈 뿐이다.

 

 

저렇게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내 나 자신과 묘하게 오버랩이 되면서 괜히 처량 맞게도 느껴졌다. 지금쯤 매대에서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지 생각하니 문득 한때는 잘 나갔던 쇼윈도우의 창녀가 이제는 나이 들어 뒷방 늙은이 행세하는 늙은 창녀가 저모양일까 싶기도 하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내 책이 있었다는 것조차 모를 것이다. 하긴 그나마 저렇게 일반 서점에서 내 책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내 책이 인터넷 중고샵에서 발견된 것을 알고 있다. 이게 어느 날 오프라인 중고샵에서 발견되면 또 어떤 기분일까? 범죄 현장을 들키기나 한 것처럼 그땐 얼른 자리를 피하게 될 것 같다. 누가 뭐랄 사람도 없는데 속으로 나는 저 책의 저자가 아녜요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숨어서 지켜보겠지. 혹시 누가 사지는 않을까. 하지만 그것도 차라리 나을 것이다. 내 책이 어느 폐지 공장에서 파쇄를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면. 그건 지나친 망상일까? 책으로 만들어질 원고는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땐 이미 작가의 것이 아니라지 않는가? 설혹 그런 순간을 목격하게 되더라도 나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그 후배 역시 책을 좋아해 그럼 점에선 우린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루키가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 보다. 꼭 책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면 하루키는 한 번씩 건드려지는 것 같다. 그때도 우린 무슨 말 끝에 하루키를 얘기했다. 마침 나는 어제 새벽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완독하기도 했는데 놀라운 건, 그의

대표작을 말할 때 <노르웨이 숲>을 말하곤 하지만 그 친구와 내가 하루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이란 책이라는 것이다. 그 후 똑같이 한참 후에 <노르웨이 숲>을 읽었다는 것. 그런 점에서 그 친구와 난 평행이론인 셈인가.

 

 

좀 우스운 건, 그 친구가 <노르웨이 숲>을 읽게 된 게 대학을 갓 들어가서였다고

한다. 읽은 지 하도 오래라 나는 기억조차 나질 않는데 그 친구는 그 책에서 마스터베이션이란 단어를 발견하고 친구와 선배들 앞에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 보기도 했다고 해서 어찌나 우습던지. 하긴 지금이나 되니까 웃지 당시로는 한번 들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긴 하다.

 

그 친구의 작년에 읽었던 책 중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행복만을 보았다>란 책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나는 이 책을 역시 인터넷 Y 중고샵에서 본 적이 있어 다음 번 책을 사게 되면 사야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점심을 너무 잘 먹었다고 생각한 건지 헤어지기 전에 그 책을 사 주겠다며 있으리란 보장도 못하면서 알라딘 중고샵으로 나를 잡아 끌었다. 다행히도 그 책이 거기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그 책도 책이지만 거기서 나는 <은밀한 생>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것 역시 몇 년 간 벼르고만 있었던 책이었는데 여기서 발견하다니. 상태도 양호한 편이고. 중고샵이 좋은 건 역시 저렴함 때문일 것이다. 그 친구에게 내친김에 이 책도 사달라고 비비는 게 용이하다. 만일 일반서점 같았으면 감히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더 좋았던 건 그 친구 역시 알라딘 회원이긴 한데 오랫동안 거래를 하지 않아 적립금 3만원이 있었다는 걸 아예 모르고 있었던 것. 그 친구로서도 땡잡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나로서도 현금 쓰지 않게 해서 부담 없고.

 

이렇게 중고샵에서 책을 사는 건 나에겐 낙이고 작은 사치라면 사치다. 물론 이 책을 언제 다 읽을까 싶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있었던 책을 드디어 품에 안게 됐으니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게다가 집에 들어와 보니 얼마 전 신청

<작업인문학>이 도착해 있었고, 오늘은 <작품의 고향>이 도착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자가 쓴 책이라 관심이 간다. 아무튼 난 올해가 시작되면서 이미 질러버린 책도 있고 이렇게 많은 책을 사 본 적이 없는데 한동안은 정말 책을 사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 금단현상을 잘 견딜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 그리고 그 친구의 책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화사한 인생의 봄날을 맞으라고 써 줬던 것 같다. 작년까지 학교에서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었고 올 한해도 어떻게 보내야할지 모르겠다고 끙끙거렸던지라. 힘내라, ! 뭐 그런 거 써 줄까 하다가 그건 본인이 고사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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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1-19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점의 광부....좋은 책은 발굴..금맥이 잡았던 횡재의 날이었군요...이른바, 책광부..^^

stella.K 2017-01-19 20:58   좋아요 0 | URL
오, 책 광부! 그거 딱 좋은 말이네요.
어제 같은 날이 또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하긴 자주 있으면 안 되겠죠.
스릴이 떨어지거니와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쌓아 둘 곳이 없거든요.ㅠㅋ

2017-01-19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1-19 21:00   좋아요 0 | URL
엇, 그럼 곧 읽으시겠어요. 쑥스~
예쁘게 잘 보여야 할 텐데...ㅠ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1-19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루키 하면 자위 밖에는 생각이 안납니다..

stella.K 2017-01-19 21:06   좋아요 0 | URL
그날 만난 후배는 저 보다는 하루키 작품을 많이 읽었는데
정말 내용은 별로 볼 것이 없는데 문화적 코드를 요소 요소에
잘 배치해 놓는 재주는 인정하더라요.
과연 그렇겠구나 싶어요.
저는 어떤 작가든 한 번 질리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던데.

그런데 오늘 사진은 고개를 너무 돌리신 것 같아요.
45도를 유지하셨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그냥 그렇다구요.ㅋㅋ

북프리쿠키 2017-01-19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텔라님 책이 진열되어 있는 걸 보니 제가 다 뿌듯합니다.
글쎄요~중고로 나와있다는 것에 대해
독자로서 기쁘기만 한데
작가님 입장에선 미묘한 생각들이 교차하나봐요^^;

stella.K 2017-01-19 21:55   좋아요 0 | URL
아, 좋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뭐 책의 일생이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노벨문학 수상작도 중고샵으로 가는데 제 책이라고 안 가겠습니까?ㅋㅋ
그저 바라기는 파쇄나 안 당하면 좋겠어요.
물론 출판사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ㅠ

cyrus 2017-01-2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 알라딘 중고매장에 안 간지 거의 한 달 됐어요. 마지막에 간 게 12월 중순이었을거예요. 도서관에 빌린 책들을 읽으니까 금단 현상을 견딜 수 있었어요. ^^

stella.K 2017-01-21 15:00   좋아요 0 | URL
헉, 정말...? 지난 번에도 간다고 그랬다 못 갔다고 그러지 않았니?
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겨우 한 달됐거네.
나도 많으면 그 정도 가는데...
중고책 날 잡아서 싹 다 정리해서 알라딘에 팔려고 그랬는데
그것도 일이라 조금씩 나가서 팔자 했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더군.ㅠ
 

책은 가급적 안 사거나 사도 두 권 이상 사지 않는데 새해 들어 난 벌써 4권이나 사 들였다. 이미 산 책은 언제 다 읽고 또 이렇게 책을 사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의 방침은 무조건 가장 최근에 산 책부터 읽자주읜데 그렇게 소급해 올라가다 보면 이미 산 책들도 언젠간 다 읽게되지 않을까? 그냥 근거없는 자만심이라도 가져 본다.

 

이제 나는 책을 산다면 새책은 거의 사지 않는다. 송인서적 부도 난 것을 보면 일부러라도 새책을 사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이 책도 사실은 예스24 중고샵에서 발견하고 산 건데 중고 가격이 정가의 반값도 더 됐다. 그렇지 않아도 매달 월말이 되면 예스24에서 상품권 어서 쓰라고 안달복달이다. 이번엔 책을 안 사야지 하다가도 마음이 약해 결국 그렇게 지랄하면 꼭 사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 솔직히 절판만 되지 않았어도 안 샀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읽어 봐야지 했는데 절판이라고 하니 당장 읽을 것도 아니면서 결국 사 버리고 말았다. 

 

이 책은 비신자가 쓴 책으로 신앙 평론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신앙에 대해 배타적인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신앙을 갖지도 않은 사람이 신앙인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쓴 책 같다. 나도 신앙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신앙인이 신앙을 믿는 일반적인 이유 이상의 특별함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나는 신앙인이지만 가차없는 시선을 갖길 원하는 것은 일반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내 나름의 발버둥이라고 해 두자. 또 언젠가 소설 한 편 쓰려다 포기했던 적이 있는데 너무 아는 지식이 없어서 였다. 모르긴 해도 이 책은 그것에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한다.

 

이 두 책 역시 예스24 중고샵에서 샀다. 사실 이 책은 이제 얄라딘 중고샵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책인데 나는 알라딘에서 적립금이 거의 없어 사지 못하고 있었다. 두 권 합쳐 12,900원에 샀다. 

 

그동안 하루키의 삶과 글 쓰는 스타일에 대해선 이 책 저 책 많이 나왔다. 난 왜 사람들이 이 작가에 대해 그토록 글을 쓰기 바라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하루키는 자신에 대해 쓴 책들에 대해 만족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입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것도 '자전 에세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이제 에세이란 이름으로 어설픈 하루키 연구서는 그만 나왔으면 한다. 적어도 난 그런 책은 안 읽을 생각이다.

 

<감동의 습관>은 내가 즐겨 듣는 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이란 프로가 있는데 오래 전 이루마가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코너로 매일 한 편의 글이 소개 되었다. 그게 책으로 엮어 나왔는데 그걸 들으면서 글 잘 쓰는 사람을 진짜 부러워 했었다. 글이란 모름지기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해야할 텐데 나의 글은 늘 건조하고 낙서 같기만 하다는 느낌이다. 나의 글은 사람을 위로 하고 있는가 아니면 솔직함을 가장해 누군가를 해치고 있지는 않은가 늘 작두를 타는 느낌이다. 이런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글로 사람을 가르치려 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감동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 감동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알라딘 중고샵에서 샀다. 작년에 <예술가로 산다는 것>을 읽고(이건 새책으로 샀다) 범상치 않은 작가라는 걸 알았다. 그 책을 읽기 바로 전 예스24 중고샵 강남점을 간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의 다른 책이 한 권 있는 것을 발견했었다. 그때 그 책을 사지 못한 게 한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은 상중하 모두 중고샵에 나왔는데 아쉬운 대로 상권만 샀다. 적립금으로 두 권을 살까 했는데 하필 60원이 모자라 아쉽게도 한 권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다. 

 

솔직히 그때 난 이것저것 할 수 있는한 모든 것을 동원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조건부 무료의 장벽에 막혀 결국 사지 못했다. 그래서 말인데 난 이제 알라딘에 중고책에 대한 조건부 무료의 장벽을 낮춰주었으면 한다. 신간 새책은 만원 이상이면 무료면서 왜 중고는 2만원 이상이 되어야 무료인지 알 수가 없다. 모르긴 해도 알라딘이 중고샵이 가장 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장벽 이제 낮춰도 되는 거 아닌가? 예스24만해도 중고도 만원 이상은 무료다. 알라딘 서비스로 보답한다면서 뭘 가지고 보답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달의 당선작도 작년에도 그렇게 문제 제기를 했으면서도 몇년째 요지부동이면서 말이다. 

 

중고샵 역시 애증이다. 아무리 깨끗한 책을 들고 가 팔았더니 상으로 쳐주겠다면서 천원이다. 황당하지만 기껏 팔겠다고 가지고 나온 걸 도로 들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나마 서비스로 3천원을 적립해 준다고 해서 그거 하나 위로 받았다. 그렇다고 직접팔기 같은 건 내 성격상 맞지도 않고. 그렇게 팔 때는 뭔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은데 살 때는 유혹이 심하다. 그러니 애증이랄 밖에.              

 

암튼 난 그래서 요즘 마쓰모토의 책과 하루키의 책을 읽어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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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8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9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1-09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방 한 주가 다시 지나가고 새로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이번주도 좋은 한 주 되셨으면 좋겠어요.
stella.K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7-01-09 15:0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한 주 힘 차게 시작하세요.^^

cyrus 2017-01-09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님의 책이 올해 마지막으로 구입한 신간도서예요. 만약에 누님의 책이 안 나왔으면 중고매장에 책 구매할 때 돈 다 썼을 거예요. ^^;;

stella.K 2017-01-09 15:14   좋아요 0 | URL
난 또 뭐라고.ㅎㅎㅎ
고마워. 내 책은 중고로 안 사고 새책으로 사 줘서.ㅋ
새책 한 권 갋으로 중고 두 권을 살 수 있는데 어떻게 안 사니?
덕분에 방 구석구석은 책으로 넘쳐나도 이 유혹을 끊을 수가 없다.ㅠ

북프리쿠키 2017-01-0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라님 2017년에 저 아직 한권도 안 질렀어요ㅎ 4권정도는 얌호하시네요ㅎ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제목에 비해
좋았습니다ㅎ^^;

stella.K 2017-01-10 14:11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군요. 저도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
정말 생각 보다 좋은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