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가급적 안 사거나 사도 두 권 이상 사지 않는데 새해 들어 난 벌써 4권이나 사 들였다. 이미 산 책은 언제 다 읽고 또 이렇게 책을 사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의 방침은 무조건 가장 최근에 산 책부터 읽자주읜데 그렇게 소급해 올라가다 보면 이미 산 책들도 언젠간 다 읽게되지 않을까? 그냥 근거없는 자만심이라도 가져 본다.
이제 나는 책을 산다면 새책은 거의 사지 않는다. 송인서적 부도 난 것을 보면 일부러라도 새책을 사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이 책도 사실은 예스24 중고샵에서 발견하고 산 건데 중고 가격이 정가의 반값도 더 됐다. 그렇지 않아도 매달 월말이 되면 예스24에서 상품권 어서 쓰라고 안달복달이다. 이번엔 책을 안 사야지 하다가도 마음이 약해 결국 그렇게 지랄하면 꼭 사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 솔직히 절판만 되지 않았어도 안 샀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읽어 봐야지 했는데 절판이라고 하니 당장 읽을 것도 아니면서 결국 사 버리고 말았다.
이 책은 비신자가 쓴 책으로 신앙 평론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신앙에 대해 배타적인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신앙을 갖지도 않은 사람이 신앙인에 대해 나름 진지하게 쓴 책 같다. 나도 신앙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신앙인이 신앙을 믿는 일반적인 이유 이상의 특별함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나는 신앙인이지만 가차없는 시선을 갖길 원하는 것은 일반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기를 바라는 내 나름의 발버둥이라고 해 두자. 또 언젠가 소설 한 편 쓰려다 포기했던 적이 있는데 너무 아는 지식이 없어서 였다. 모르긴 해도 이 책은 그것에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한다.
이 두 책 역시 예스24 중고샵에서 샀다. 사실 이 책은 이제 얄라딘 중고샵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책인데 나는 알라딘에서 적립금이 거의 없어 사지 못하고 있었다. 두 권 합쳐 12,900원에 샀다.
그동안 하루키의 삶과 글 쓰는 스타일에 대해선 이 책 저 책 많이 나왔다. 난 왜 사람들이 이 작가에 대해 그토록 글을 쓰기 바라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하루키는 자신에 대해 쓴 책들에 대해 만족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입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것도 '자전 에세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이제 에세이란 이름으로 어설픈 하루키 연구서는 그만 나왔으면 한다. 적어도 난 그런 책은 안 읽을 생각이다.
<감동의 습관>은 내가 즐겨 듣는 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이란 프로가 있는데 오래 전 이루마가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코너로 매일 한 편의 글이 소개 되었다. 그게 책으로 엮어 나왔는데 그걸 들으면서 글 잘 쓰는 사람을 진짜 부러워 했었다. 글이란 모름지기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해야할 텐데 나의 글은 늘 건조하고 낙서 같기만 하다는 느낌이다. 나의 글은 사람을 위로 하고 있는가 아니면 솔직함을 가장해 누군가를 해치고 있지는 않은가 늘 작두를 타는 느낌이다. 이런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글로 사람을 가르치려 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감동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 감동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알라딘 중고샵에서 샀다. 작년에 <예술가로 산다는 것>을 읽고(이건 새책으로 샀다) 범상치 않은 작가라는 걸 알았다. 그 책을 읽기 바로 전 예스24 중고샵 강남점을 간적이 있었는데 마침 그의 다른 책이 한 권 있는 것을 발견했었다. 그때 그 책을 사지 못한 게 한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은 상중하 모두 중고샵에 나왔는데 아쉬운 대로 상권만 샀다. 적립금으로 두 권을 살까 했는데 하필 60원이 모자라 아쉽게도 한 권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다.
솔직히 그때 난 이것저것 할 수 있는한 모든 것을 동원해서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조건부 무료의 장벽에 막혀 결국 사지 못했다. 그래서 말인데 난 이제 알라딘에 중고책에 대한 조건부 무료의 장벽을 낮춰주었으면 한다. 신간 새책은 만원 이상이면 무료면서 왜 중고는 2만원 이상이 되어야 무료인지 알 수가 없다. 모르긴 해도 알라딘이 중고샵이 가장 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장벽 이제 낮춰도 되는 거 아닌가? 예스24만해도 중고도 만원 이상은 무료다. 알라딘 서비스로 보답한다면서 뭘 가지고 보답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달의 당선작도 작년에도 그렇게 문제 제기를 했으면서도 몇년째 요지부동이면서 말이다.
중고샵 역시 애증이다. 아무리 깨끗한 책을 들고 가 팔았더니 상으로 쳐주겠다면서 천원이다. 황당하지만 기껏 팔겠다고 가지고 나온 걸 도로 들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나마 서비스로 3천원을 적립해 준다고 해서 그거 하나 위로 받았다. 그렇다고 직접팔기 같은 건 내 성격상 맞지도 않고. 그렇게 팔 때는 뭔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은데 살 때는 유혹이 심하다. 그러니 애증이랄 밖에.
암튼 난 그래서 요즘 마쓰모토의 책과 하루키의 책을 읽어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