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고전을 출판한다는 당차고 기가찬 출판사가 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식을 만드는 지식 출판사, 일명 지만지 출판사 되겠다. 앞으로도 지만지 뒤로도 지만지, 기러기토마토스위스별똥별.......역삼역 ㅋㅋㅋㅋ 이 출판사의 책은 대체로 가격이 높아서 소생은 한번도 구입한 적이 없다. 얼마전에 220,000원 하는 죄와벌 한정판이 나왔을 때, 참!! 여러가지 하네...(뭐 소생도 여러가지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누가 이십만 원이 넘는 책을 산단 말인가???? 콧방귀를 흥흥흥!! 똥방귀를 뿡뿡뿡!!! 뀌며 비웃었는데, 100부 한정이 10일 만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소생이 대오각성을 했다는 것인 바(뭐 드디어 도가 터진 것은 아니고, 엄밀히 말하자면 돌이...아니 대가리가 깨어졌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독서가에서 장서가로 전신한 지는 오래된 일이지만, 어느날 문득 소생이 장서가 중에서도 전집선집양장본소장본가죽장정본특별판한정판특별한정판 수집가가 되어 있더란 말입니다. 돼지가 각성을 하니 안광이 형형해지면서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져버렸다. 아아아!!!!!!!!! 그때 그 한정판 죄와벌을 구입했어야 했는데,,, 땅을 치고 벽을 치며 때늦은 후회를 한들만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일 뿐!! 풍문에는 그 한정판 죄와벌이 1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연이나, 후회를 한들만들 건들건들하던, 그러던 그 어느날 (선녀가 떠나갔어요~~ 하늘높이 모든 것을 ~ 흥흥 엥??? 이건 아니고) 불현듯 발견한 것이 바로 지만지의 백치 가죽한정판!! 이미 대오각성된 전집선집양장본소장본가죽장정본특별판한정판특별한정판(아이고~ 숨찬다.!!) 수집가는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번개같이 구입 버튼을 클릭하고 말았다. 백치는 150부 한정!! 가격은 290,000원!!!!!!!!! 소생이 구입한 도서의 시리얼 넘버는 148/150!!!!!! 아아아아!!!!!! 아직 2부가 남았습니다.(넘버순으로 차례대로 판매한다고 볼 때) 혹시 또 다른 전집선집양장본소장본가죽장정본특별판한정판특별한정판(역시 숨찬다....천천히 읽으세요) 수집가가 계시다면 언능 서두르세요....단 2부 밖에 안남았어요ㅜㅜ 어서요.......
원래 지만지의 이 가죽한정판은 시리즈로 기획된 것으로 도끼선생 4대 장편을 차례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악령과 까라형제님들도 나오겠군요.....악령과 까라형제들은 분량이 더 많으므로 대충 짐작해봐도 책 가격이 30만원은 훌쩍 넘을 것 같다.....아하!!! 책 한 권 가격이 30만원이 넘는다면 이걸 책이라고 할 수 있나? 책의 탈을 쓴 거시기무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건 그렇고 어쨌든 대출을 좀 받아야 하나, 밭때기라도 내다 팔아야 하나(내다팔 밭때기라고는 먹고 죽을려고 해도 없습니다.)....전집선집양장본소장본가죽장정본특별판한정판특별한정판 수집가의 고민이 깊디 깊다.
생각해보면 컬렉터의 운명이란 가혹한 것이다. 독서가의 숙명이란 고작 반딧불이를 잡아 글을 읽거나 눈(雪) 빛을 이용해 눈알에 불을 켜고 글을 읽는 정도지만, 아아아!!! 탐욕에 눈이 먼 컬렉터는 책을 사모으다가 처자식으로부터 버림받아 집구석에서 쫓겨나기 일쑤니, 있는 재산 없는 재산 다 팔아치워 기껏 종이쪼가리 몇장 얻어놓고 한다는 소리가 “이 서책은 세상에 다시 없는 귀한 것이오” 국이 나오나 밥이 나오나 이 한심한 인사야!! 필시 객사의 운명이려니, 세상을 등지고 돌아누워 서책을 끌어안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스스로를 가엽게 여길 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