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재구성의 신호탄인가?
[서평] 진보정치연구소의 『사회 국가, 한국사회 재설계도』

최광은 / 한국사회당 대변인
출처 : <레디앙> 2007-12-17


   
  ▲ 『사회 국가, 한국사회 재설계도』 | 진보정치연구소 | 후마니타스(2007) 표지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선거를 사흘 남겨두고 공개된 이명박 후보 광운대 특강 동영상이 막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지금,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BBK라는 영문 세 글자만 머릿속에 남는 대선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대통령 선거라는 공간이 정책과 가치, 비전의 대결로 치러져야 한다는 것은 정말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되고만 것 같아 씁쓸하다.

어제 내가 일하고 있는 한국사회당 중앙당사로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가 보낸 것이었다. 『사회 국가, 한국사회 재설계도』(진보정치연구소 지음, 후마니타스, 2007)라는 책이었는데, 1판 1쇄 발행일이 2007년 12월 10일자였다. 내용을 대략 훑어보고 나니 불현듯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타이밍에 관한 것이다. 하나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좀 더 일찍 발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일었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의 사회 국가 비전과 민주노동당이 공식적으로 채택한 코리아연방공화국 비전이 민주노동당 내에서 토론되고 경쟁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사회국가, 코리아연방공화국, 사회적 공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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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뮨주의, 공산주의와 다른 ‘우정의 정치학’
연구공간 수유+너머 ‘코뮨주의 선언’ 펴내

강성만 기자
출처 : <한겨레신문> 2007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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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오랜꿈 ---------------------------------------------------------------------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때마다 등장했던, 이른바 '87년 체제의 리바이벌'이라 할 수 있는 '비지론자'들의 아우성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번 17대 대선의 커다란 특징 가운데 하나다. 적어도 내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란 의미에서 그렇다.

그들, 비지론자들이 주로 했던 말 가운데 대표적 사기성 발언은 "지난 번 대선에서는 나도 백기완 선생 지지했었는데, 이번에는 DJ를 지지(해야)한다. 지난 번 대선에서는 진보정당을 지지했었는데 이번에는 노무현을 지지(해야)한다."는 류의 발언일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진정한 진보주의자나 좌파는 꾸준히 자신의 길을 가면서 그 어떤 행위의 대상을 만나더라도 자신의 이념과 정치적 지향을 올곧게 표현해내는 사람들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대오를 이탈하여 보수야당으로 들어가고 심지어 '뉴라이트'의 기치를 드는 변절을 감행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보수정치판으로 가든, 뉴라이트의 기수가 되든-은 솔직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을 명확하게 공표했다는 점에서. 이도 아니면서 '진보緣, 좌파緣' 하는 사람들은 또 그 얼마나 많은가. 문국현을 이야기하고, 찍을 사람이 없어서 기권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이들이 과연 진보주의자고 좌파일까? 만약 이들이 지난 번 대선 같이 한나라당이라는 극우와 자유주의 정당이 박빙의 승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또 뭐라고 말하고 행동할까?

내가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무장투쟁이 아니라 의회민주주의 노선을 통한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진보주의자, 좌파라면 민주노동당과 한국사회당 말고 고민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이 두 개의 정당 말고 사민주의나 사회주의적 지향을 당 강령으로 내걸고 있는 정당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인가? 진정한 좌파, 진보주의자라면 그 어떤 공간에서든 지금과 같은 선거국면이라면 자신의 이념적 지향에 맞는 행동방침을 드러내고 조직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권한다는 소리, 투표할 사람을 못 찾았다는 소리가 진보주의자, 좌파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이상은 오늘 올리는 진보정치연구소의 <사회국가, 한국사회 재설계도>와 수유+너머의 <코뮨주의 선언>을 소개하는 글들, 그리고 여러 블로그들에 올라와 있는 대선 관련 글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지향을 이 사회에 실현하고자 이런 저런 실천방향과 기획을 모색해 나가는 이들의 노력에 대해서 진보연하는 먹물들이 이들의 문제의식을 읽어보거나 고민해보지도 않은 채 책상에 앉아서 조롱하거나 폄하하는 모습들은 솔직히 역겹기까지 하다. 마르크스주의를 이야기하고 진보를 이야기하고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이들이 내놓는 실천의 기획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최광은의 말대로 이 책 『사회 국가, 한국사회 재설계도』가 대선 이후 민주노동당의 그 어떤 변화를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지는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지만, '코리아연방공화국'을 국가비젼으로 선포하는 그룹과는 분명 함께 할 수 있는 차이를 넘어서는 차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위의 두 권의 책과 '자율평론 그룹'에서 지속적으로 번역해내는 네그리의 책들, '새사연'의 차베스에 관한 책들을 비교검토 해봐야겠다. 아무래도 내일로 다가온 투표보다는 투표결과 이후의 연장전이 더 재미 있을 것 같기에 시대에 뒤쳐지지 않을 준비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2007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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