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화과나무 뿌리 앞에서… 유재현 | 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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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제3세계문제를 천착하고 있는 소설가 유재현씨가 이번엔 캄보디아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캄보디아 프놈펜에 머물면서 훈센 독재체제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한 내용이다.
그는 캄보디아 현실에서 박정희 시대를 살아갔던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발견해낼 수 있었다고 전한다. 쿠데타와 독재자의 장기집권, 개발독재, 부정부패, 그 속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박정희 개발독재 시대의 우리와 너무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훈센과 박정희를 비교하기도 하고, 논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소녀에게서 1970년대 서울 변두리 골목길에 떨어진 멸치대가리를 주워 먹던 아이의 시선을 떠올리며 저자는 현실에 대해 강하게 분노한다.
“1962년생 쿠데타둥이인 나는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았고, 내가 박정희 시대를 보냈던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연민과 고통, 분노와 증오가 가슴 한가운데로 무시로 틀어박히는 것을 감당해야 했다. 그 참담함이란….”
저자의 분노는 한국 현실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한국은 독재국가인 캄보디아를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지원하고 있다. 또 여전히 박정희를 그리워하고, 박정희의 제자라 할 수 있는 이명박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캄보디아나 한국이나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책은 앞부분에서 캄보디아와 한국을 비교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전달한다. 그 이후부터는 캄보디아에 살며 직접 찍은 사진과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을 통해 캄보디아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거기서 연상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열정적으로 분노하며 드러낸 저자의 신랄한 비판과 주장은 캄보디아를 비롯해 아시아 문제에 무지한 우리의 머리를 마치 망치로 두들겨주는 듯하다. 1만2900원
〈임영주기자 minerv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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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현 씨의 책이니까 뭐 기본은 할 거란 믿음이 있는 책. 앙코르왓 여행을 계획 중인데, 그 전에 꼭 읽고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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