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죽 - 아와비




서울에서는 구경도 못하다가 여수에 와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전복이다. 전복 한 개당 만원 이만원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해산물 요리집에서 기본 안주에 나올 정도이니 새삼 무얼 더 말하랴. 더우기 회사 직원 가운데 처갓집에서 전복 양식을 하는 친구도 있으니 명절 때면 2KG 정도 구해서 전복파티를 하기도 한다. 가격은 시세에 따라 약간 차이가 나는데, 2KG이면 대략 12만원선. 중간 크기로 하면 1KG에 8마리 정도 되니 마리당 7천원 정도 하는 셈이다.

장마가 오락가락하던 휴일 한낮. 드라이브 한답시고 여수 돌산도를 돌아다니다 점심 무렵 작금항 인근에 있는 전복요리 전문집 아와비(あわび)로 들어섰다. 외관이나 실내 인테리어가 모르고 지나치면 그저그런 카페의 하나쯤으로 여기기 쉽상인 분위기다.





바다가 보이는 2층 창가에 앉아 기본 메뉴인 전복죽을 시켰다. 전복죽은 1인분에 1만5천원, 해산물 모듬은 2~3만원 선. 아와비에서 전복죽을 시키면, 즉석에서 주문받은 뒤에 끓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사이 시간에 소주나 한 잔 곁들이라고 나오는 해산물 모듬이 기본으로 차려지게 된다.

전복, 참소라, 성게, 문어, 소라, 군수, 고동 등이 오르게 되는데, 사진에서 보듯 너무나 먹음직스럽게 나온다. 특히나 노오란 성게알은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4사람이 가면 각자 소주 한병씩은 거뜬히 비울 수 있을 정도이다.



해산물에 곁들여 소주를 한잔 하고 있다 보면, 전복죽이 나오는데, 전복내장을 그대로 넣어 끓인 전복죽은 우동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온다. 그 죽을 다 먹고 나면 그야말로 행복한 포만감이 밀려온다. 아무리 해산물 모듬을 먹은 직후라  해도 이 집의 전복죽을 남길 수는 없으니 당근 과식하기 마련이다.

가끔 새벽경매가 이루어지는 돌산도의 군내리 어판장에 들리는데, 자연산은 비싸서 엄두를 못내고 양식 전복의 시세가 값싸면 몇 kg씩 사와서 '회'로도 먹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선물'을 하곤 한다. 살아 있는 전복을 씻어서 그대로 냉동 보관 했다가 전복죽도 해먹고, 삼계탕 끓일 때 넣기도 한다. 양식은 자연산 보다 향에서 차이가 나겠지만 양식장 고기처럼 사료를 먹이는 게 아니라 미역이나 다시마를 먹여서 키우니까 자연산 타령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해산물이다.


200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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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순이 2007-09-12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전에 미역국을 한 그릇 먹었음에도 이 사진들은 군침을 돌게 만드네요~ 거금도에서..너무 기가 막였던 그 맛이 입 안에 확~ 돕니다~ 다음에 꼭 한번만 더.. 기회를..^^; 진짜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드리겠습니다!!^^
아~ 글고~ 점순이는 김유정 소설에 단골로 나오는 캐릭터인데, 애들이 나보고 닮았다고 붙여준 별명이지요~ 싫지 않아서 쓰고 있는 이름이랍니다~^^

내오랜꿈 2007-09-12 16:53   좋아요 0 | URL
언제든 가능하지. 돈만 준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