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계단속반 형사 빅토르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8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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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 18 사교계 단속반 형사 빅토르/모리스 르블랑/코너스톤/국방부 채권을 찾아라~

 

 

 

 

 

 

 어릴 적 읽은 모리스 르블랑의 소설 <기암성>은 아직까지도 강렬하게 기억되는 제목인데요. 그렇기에 소설 속 주인공인 아르센 뤼팽은 나이가 들어서도 잊히지 않은 이름입니다. 코너스톤 출판사의 '아르센 뤼팩 전집'을 만나면서 괴도 뤼팽의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어요. 모리스 르블랑이 창조한 뤼팽의 이야기는 1905년부터 시작해 1939년에 이르기까지 무려 60여 편에 이르고 한국에서는 20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르센 뤼팽 전집 18번째 이야기는 <사교계 단속반 형사 빅토르>입니다. 제목처럼 형사 빅토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뤼팽의 팬이라면 빅토르가 누구일런지는 처음부터 짐작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찌보면 뤼팽을 잡으려는데 혈안이 된 프랑스 형사 빅토르와 괴도 뤼팽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형사 빅토르는 사교계단속반에 속해 있는데요. 당시 사교계단속반은 법적으로 허용된 유곽 단속 전담반으로 업소를 드나드는 유명 인사들의 사생활을 추적하기도 했기에 자유롭게 활동했다고 합니다. 범인을 쫓다가 축제 인파를 피해 극장으로 피신했던 빅토르는 우연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에 끌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도둑이야'라고 외치는 소리에 범인을 쫓게 되면서 최근에 일어난 국방부 채권 분실 사건과 마주하게 됩니다. 문제는 분실된 거액의 채권을 좇다가 채권의 습득자가 바뀌게 되면서 줄줄이 사탕처럼 여러 범인들과 엮이게 됩니다.  새로운 범인의 등장으로 여러 사람들과 꼬리에 꼬리를 물며 얽히고설키게 되면서 뤼팽의 애인이라는 러시아 귀족이었던 바실리예프 공주까지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 국방부 채권을 훔쳐 달아난 동부 중앙은행 직원 알퐁스 오디그랑, 채권 봉투를 주운 오디그랑의 애인인 타이피스트 에르네스턴, 채권을 습득한 샤생 부인, 샤생 부인의 애인 레스코 영감, 포도주 사업자 막심 도트레 남작, 도트레의 애인 엘리즈 마송 등 채권을 찾다가 보면 여러 사람과 엮이게 됩니다.  그러다가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면서 단순 절도사건이 살인사건으로 번지게 됩니다. 도둑 혐의를 받았던 레스코 영감도 살해되고, 도트레 남작의 정부인 엘리즈 마송도 살해되면서 사건은 더 많은 사람들을 굴비처럼 엮어 갑니다.  혐의를 받고 있는 도트레 남작과 남작의 집주인인 귀스타브 제롬, 제롬의 친구인 부동산업자 펠릭스 드발 등 자꾸만 엮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욕망의 꿀을 찾아 몰려드는 벌떼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의 재미는 뤼팽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느냐는 것이었는데요. 여러 가명을 쓰고 다른 모습으로 신출귀몰하게 등장하는 뤼팽이기에 뤼팽을 추정하는 재미는 이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싶어요. 예쁜 여자에 끌리는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뤼팽이지만 살인을 하지 않는 도둑이기도 하고 가난한 자에게 베풀기도 하는 귀족 신사의 모습을 뤼팽이기에 얼마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까 싶었거든요. 가짜 뤼팽, 형사의 모습을 한 뤼팽, 여전히 여심을 저격하는 뇌섹의 뤼팽의 활약에 흥미진진했던 이야깁니다. 다만 물욕이 많은 도둑이라는 점이 아니라면 매력적인 주인공이죠. 도둑이면서도 신사의 품위를 지키는 뤼팽, 위험한 범죄의 현장에서도 추리와 논리를 앞세우는 도둑 뤼팽, 바쁜 와중에도 미인에 대한 연모의 정을 과감없이 드러내는 뤼팽, 범인을 쫓는 긴박한 순간에도 여유를 부리며 변신을 하는 뤼팽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는 지금 읽어도 오싹하고 스릴 있는 추리물이기에  20세기 초반 책을 출간했을 당시의 프랑스인들을 뤼팽으로 설레게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모리스 르블랑은 뤼팽으로 인해 대중소설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그로 인해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니 뤼팽이 효자였던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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