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나기 - 김석희 소설집
김석희 지음 / 열림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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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나기/김석희/열림원/현실을 비트는 솜씨에 소설이 마치 에세이처럼 읽히는  기묘한 소설~~

 

 

 

소설이 현실 같고, 현실이 소설 같다지만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헷갈리는 이야기는 처음 접합니다. 아마 1인칭 시점의 요란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나 봅니다.  과거와 현재 시점의 주인공 이야기가 이름과 설정은 다르지만 마치 작가 이야기처럼 들렸거든요. 소설가로서의 10년의 삶, 번역가로서의 20년의 인생, 제주도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도 제주도에 정착한 점, 번역가와 작가, 기자의 등장, 60년대와 70년대에 청춘을 보냈던 주인공들을 보며 독자라면 작가의 자전소설로 읽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쨌든 제주 사람 김석희 작가의 이야기는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처음에 나오는 <괄호 열고 닫기>에서는 서울대가 신림동으로 옮기기 전의 대학로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인공은 대학 시절에 학림다방에서 전시를 하던 어떤 그림 1점을 훔쳤는데요. 훔친 그림을 사진으로 단어를 바꾸어  에세이를 쓰고 이를 잡지에 냈는데요. 때마침 사진 이야기에서 그림 이야기를 간파한 그림을 그렸던 이의 남편과 연결이 되는 상황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코믹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살다가 보면 남의 물건을 제 때 돌려주지 못해서 내 수중에 있게 될 때가 있다지만 이렇게 남의 그림을 훔치고 훗 날 그림의 주인공과 연결되는 이야기가 소설이지만 현실 같아요. 너무나 그럴 듯한 설정에 소설임을 알면서도 자꾸만 현실을 담은 에세이로 착각하곤 했어요. 

 

 

 

 

 

친구의 불륜과 실종을 다룬 <단층>, 다양한 인간들의 하루일과를 서술한 <하루나기>, 작가의 데뷔작인 <이상의 날개> 등 모두 10편의 중단편소설을 읽으며 이상하리만치 하나의 소설로 연결짓게 됩니다. 소설집인 줄 알면서도 제주도, 신문 기자, 소설가의 일이 자주 등장하기에 저자의 삶을 비튼 에세이라고 착각하며 읽었지요.  이름을 달리 바꾸고 설정이나 오브제를 달리한 작가 주변의 이야기 같아서 말입니다. 읽는 내내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비틀었을까라고 상상하곤 했는데요. 해서 10편의 단편집이 구수한 된장국 같이 술술 읽혔어요. 

 

 

  

저자가 유명한 번역가인 줄, 그의 번역서가 집에도 많음을, 최근에 <벤허>도 번역했음을 얼마 전에야 알았어요. 현실을 비틀어 소설로 그려내는 저자의 마력에 끌려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어쨌든 현실을 비트는 작가의 솜씨에 소설이 마치 에세이처럼 읽히는  기묘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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