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은 날 - 신현림의 라이팅북
신현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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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림의 라이팅북 글 쓰고 싶은 날/매일 글을 쓰고 독서를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은 날이 아직은 없지만 사무치게 책이 그리운 날은 있습니다. 시간이 여유롭고 한가해지는 순간이 오면 불현듯 눈은 책을 향하고 손은 책을 더듬곤 합니다. 그리곤 책 속의 내용이 궁금해져서 빨려들 듯 읽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미치도록 시를 쓰고 싶다거나 에세이를 쓰고 싶은 날이 없었기에 이런 작가들의 라이팅북을 읽을 때마다 궁금해진답니다. 나에게도 글 쓰고 싶어서 애태우는 날이 올까요. 신현림의 라이팅북 『글 쓰고 싶은 날』을 읽고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신현림의 라이팅북 『글 쓰고 싶은 날』은 시와 산문, 명문장과 거장들의 드로잉, 명화, 저자의 시와 드로잉, 라이팅북 흔적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자기만의 메모와 일기, 낙서가 담긴 노트가 무려 스무 권이라니, 대단한 라이팅북입니다. 스무 권의 책은 영혼의 에너지 가득한 충전제이자 글 자산이 될 듯 합니다.  

 

 

 

 

매일 책을 읽지만 한 권의 책 속에서  좋은 시와 좋은 산문, 좋은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건 기쁨입니다.  영혼의 고뇌가 농축된 문장들, 삶의 통찰이 담긴 투박하거나 세련된 시어들, 삶의 희노애락 순간을 멋지게 포착해서 그려낸 세계의 명화들을 보고 있으면 설렘과 희열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니까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거장의 그림들, 읽고 있어도 읽고 싶은 세계의 명시나 명 문장들을 보면서 문학의 숲에 노니는 듯 합니다.

 

 

 

 

 

고독이란 놈은 피하려 드니까 지옥인 것이지

스스로 구하려 드는 자에겐

차라리 은둔자의 행복이다. -아베 고보 (27쪽)

 

 

고독이 행복임을, 고독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불행 임을 지독한 고독을 즐겨 본 사람이라면 내뱉을 수 있는 이야기 같군요. 누구나 고독하지만, 고독을 즐기기가 쉽지 않기에 고독을 행복이라 외칠 수 있는 경지가 어떤지 이 가을에 숲길을 거닐며 고독을 즐기고 싶어집니다.

 

 

 

 

 

 

미술대학을 다니다가 국문학과를 졸업했고 디자인대학원 사진학과를 전공한 저자의 이력 덕분에

책 속에서 만나는 것은 좋은 시와 멋진 그림과 추억이 깃든 사진이 풍부해서 좋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흐, 고갱, 고야, 마네, 뭉크, 터너, 모네, 김홍도 등 세계 최고 화가들이 그린 명화들을 만나고, 저자의 드로잉과 사진을  만나기에 아날로그적인 여유를 가지며 즐길 수 있었어요.  

 

 

 

 

저자가 엄마에게 선물 받은 시집에 대한 추억이 그녀를 시의 세계로 끌어 당기지 않았을까?

시 공부를 할 때에 꼼꼼하게 메모해 둔 노트들을 보니, 새삼 자산은 돈으로만 환산할 수 없는 것임을, 풍요란 정신에서 오는 것임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메모하고 펜으로 끼적이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직도 한 권의 노트도 채우지 못했기에 스무 권의 메모 노트를 지닌 저자의 희열을 감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대단할 거라는 짐작은 갑니다. 저도 일단  올해 안으로 한 권의 노트를 채워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다 완성하고 나면 그 런 느낌이 어떨 지 기대가 됩니다. 

 

 

먼저 노트 대신에 드로잉 하기 좋은 복사용지에다가 100쪽을 채우고 싶어요. 얼마 전 알라딘에서 받은 ZIG 마커펱으로 끼적이기도 하고, 만년필로 김수영의 <풀>을 베껴보기도 하고, 기형도의 <대학 시절> 등 끌리는대로 써 봤어요.

 

매일 글을 써라. 강렬하게 독서하라.

그런 후 무슨 일이 일어날 지도 몰라. - 레이 브레드버리

 

매일 독서를 하고 서평을 남기지만 나만의 시와 산문을 적기가 망설여졌는데요. 짧지만 매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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