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명품 수집 이야기 - 쓰레기? 나에겐 추억
전갑주 지음 / 한국교과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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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품명품 수집 이야기/교과서 등 32년을 모은 문화수집가 전갑주 이야기~

 

정리의 달인도 대단하지만 수집의 달인은 더욱 대단한 사람이다. 버리기가 쉬운 시대를 살고 있어서 일까? 물건을 모은다는 것은 시공을 모아야 하고 만만찮은 비용이 들기에 더욱 대단해 보인다. 더구나 수집에도 원칙과 규칙이 있다고 하니, 수집가의 철학이 느껴진다. 문화적인 가치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니, 역사의 흐름을 사물로 훑는 기분이다. 문화수집가이자 추억을 파는 문화 장사꾼 전갑주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역사와 문화가 서려 있기에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문화수집가이자 추억을 파는 문화 장사꾼 전갑주!

어쨌든 대단한 수집광이다. 22세에 문교부(지금의 교육부) 산하 국정교과서()에서 근무하면서 수집을 시작한 것이 벌써 32년째라니.

저자가 모은 것 중에서는 옛 교과서, 교육자료, 625전쟁 흔적 자료, 역사사료, 현대 생활 사료 등 우리 문화의 진품명품들이 그득하다. 특히 교과서 자료를 통해 한국 교육의 역사를 상세히 알 수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의 교육, 일제강점기의 교육, 해방 후 625전쟁 당시의 교육, 서울 수복 이후 군정기 교과서, 건국 직후의 교과서, 경제성장기의 교과서 등 한국의 교육 자료들을 알차게 모았다.

 

조선 시대에 발행한 <명심보감>, <이륜행실도>, <오륜행실도>, 한석봉이 쓴 <석봉 한호 어제 천자문>, 개화기 교과서인 <농정신편> 등 헌 책방과 인사동 골목, 유명한 수집가들을 우리 문화재에 대한 보존의 의지를 볼 수 있기에 대단해 보인다.

미국 명문대 출신의 호머 헐버트가 순 한글 문장으로 쓴 <사민필지>에선 호머의 한글과 조선 사랑을 알 수 있고, 1895년에 발행된 <국민소학독본>에선 조선국이 처음으로 국문의 어순으로 맞춘 문장으로 개간한 교과서인데다 유명 책 수집가의 손을 거쳐 어렵게 모은 책이라니, 더욱 소중한 교육 자료일 것이다. 1896년 발행된 <신정 심상소학>에선 교과서 최초로 로마숫자 표기가 들어가고, 일제강점기의 교과서에선 독도가 조선 땅이라는 기록을 볼 수 있고, 일제의 만행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에 귀중한 사료일 것이다.

 

625전쟁에서 북한이 침공하고, 중공군으로 북한군에 가담한 연변 조선족의 일기까지 볼 수 있어서 좋은 역사교육 자료도 될 것이다. 18세의 최남선이 만든 청소년 잡지 <소년>의 창간호도 있고, <김구 자서전 백범일지>,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바둑이와 철수가 나오는 교과서 <국어 1-1>, 철수와 영희가 나오는 교과서, 만화, 잡지, 근대사를 보여주는 물건들도 있기에 역사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보는 기분이다.

책 속에는 수집가들의 이야기도 있고, 진품명품 영인본 도서 판매 목록도 있기에 특별히 수집가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지 않을까?

 

 

모은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공간, 비용이 들기에 열정과 끈기가 없다면, 목적의식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다. 넘쳐나는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면 버리기가 십상인데다 물건의 가치를 모르기에 버리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쉽게 버리는 물건을 그에 대한 미래 가치를 알고 꾸준히 수집했다니,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옛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를 모은 이야기에 그저 감탄과 존경의 시선으로 보게 된다.

 

교과서 등 32년을 모은 문화수집가 전갑주 이야기를 통해 문화수집가의 열정을 느끼게 된다. 그 많은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 보관했을지 상상불가일 정도로 대단한 수집 품목에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문화수집가이자 추억을 파는 문화 장사꾼 전갑주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역사와 문화가 서려 있기에 보물보따리를 풀어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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