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략의 기술 - 귀곡자, 현재를 사는 책략가의 지혜
장스완 지음 / 유아이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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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략의 기술/장스완/유아이북스]춘추전국시대 심리전과 변론술로 유명한 책사, 귀곡자를 만나다~

 

동양고전이라면 주로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한 제자백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제자백가 중에서도 귀곡자는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사상가는 아니지만 설득에 일가견이 있는 책사다. 상대의 심리를 간파해 감동시키는 유세로 유명하다.

 

당송 8대가의 한 사람인 구양수는 귀곡자를 평가하며 “시기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하고 일을 가늠해서 적당한 방책을 내는 데 있어 족히 취할 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독일의 역사 철학자 슈펭글러는 귀곡자를 가리켜 “사람을 꿰뚫어보는 능력, 정치 현실에 대한 심오한 통찰력과 외교술로 보아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 머리말에서

 

귀곡자는 전국 시대 초나라의 귀곡(하남성 학벽시 기현 서부)에 은거하면서 스스로 귀곡자라 지었다고 한다. 자신이 경험한 정치 기술을 집대성했고, 소진과 장의의 스승으로 종횡가의 시조다. 그는 심리전과 변론술의 대가다.

 

이 책에서는 처세의 기술, 기업 경쟁력 높이기, 직장에서 살아남기, 귀곡자 핵심 구절 강설로 이뤄져 있다.

 

그 중에서 처세의 기술이 가장 끌린다.

 

벽합술捭闔術.

벽은 연다는 것이요 말한다는 것으로 양에 속하고, 합은 닫는다는 것이요 침묵하는 것으로서 음에 속한다. 이 음양이 조화로우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도리가 있다. - 귀곡자 <벽합>에서 -21쪽

 

귀곡자의 벽합술 또는 패합술에서 벽합은 천지자연의 도다. 벽은 양이요, 드러내는 것이기에 말하는 것이고, 합은 음이요, 감추는 것이기에 침묵하는 것이다. 드러냄과 감춤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감추는 것에 대한 것이다. 이를테면 냉정한 이성을 갖지 못하고 분노의 감정을 드러낸다면 주도권을 잃게 된다. 예나지금이나 상대방 앞에서는 절대 흥분하지 말고 침착해야 하는 법이다. 상대의 입을 열고자하면 자신의 입을 먼저 닫아야 하는 법이다. 입을 닫고 귀를 열어 경청하는 것으로 허점을 찾는 게 현명하겠지.

 

귀곡자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은 피하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따르는 모략을 은밀하게 구사하라.

자기 의견만 고집하지 말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라.

군주의 마음에 깊이 들어가 마음을 살펴라. 마치 손으로 안마하듯이 상대의 마음과 뜻에 부합하게 유세를 해야 한다. 만약 사태가 위급하다면 미리 방법을 서서 피해야 한다.

유세하는 자는 영리한 외교적 언사를 구사해야 한다. 변사의 세 치 혀는 백만의 군사보다도 강하다. 높이 띄워 주는 말로 상대방을 묶어 두고 옭아매어야 하며 늘 낚시를 드리우고 고기를 낚아야 한다. 떡밥을 던지고 유인하라는 말이다.

 

한 마디의 말, 작은 행동 하나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악의가 아닌 선의의 모략의 기술은 상대방에게 당하지 않는 기술이기도 하기에 2500년 전의 책략가의 지혜에 공감하게 된다.

 

춘추전국시대 심리전과 변론술로 유명한 책사, 귀곡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마치 그리스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까지 풍미했던 수사학을 보는 기분이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생각나는 내용들이다. 고대 중국의 언어 기술이고 처세술이지만 지금도 통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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