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배 번성호 요지경 세상을 뒤엎다 달걀이 걸어 간다 : 베델과 후세 3
이영현 지음 / 하우넥스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달걀이 걸어간다 베델과 후세3]뒤집힌 배 번성호 요지경 세상을 뒤엎다

 

동해바다에 대기업 소유의 최첨단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다. 침몰 원인은 잘 모르지만 대기업과 정부가 관련되어 있다. 분명 소설의 내용이다. 하지만 가상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현실이 소설 같은 세상, 소설이 현실 같은 세상이기에. 그저 5월의 대참사인 세월호가 겹쳐질 뿐이다.

 

정부와 대기업의 공조, 대기업과 언론의 밀착, 정부와 언론의 공생관계가 언제쯤 해결될까. 언제쯤 각자 제자리를 찾아 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다.

 

 

동해바다에 빠진 MV 번성호는 대기업 A의 회장 X의 특별 지시로 제작된 배였다.

일본의 독도 망언으로 한국인들의 독도 방문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독도 여행객들을 위해 대기업에서 야심차게 만든 배였다. 특별한 선박을 만들라는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로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고품질의 자재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독도 행 고급 여객선이었다.

 

어느 날, 동해의 한 항구에서 출발해 독도를 향해가던 MV 번성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표류하다가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승객들을 구출하겠으니 안심하라는 보도와는 달리 번성호는 천천히 바다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배에는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 효도 관광을 가는 어른들 등 관광객들이 타고 있었다. 대기업이 만들었기에 더욱 안전하다고 믿었던 승객들은 점점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최첨단이기에 오류만 찾아도 침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데.......

배의 침몰이 보안 시스템 문제일까. 언론에서도 승객들을 구하겠다는 보도만 나올 뿐 정작 실제적인 구조는 없는 실정이다.

 

MV 번성호의 기업 보안 시스템을 맡게 된 B회사의 김인석 사장과 직원인 만철은 번성호을 침몰원인을 추적하게 된다. 그리고 수상한 흔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MV 번성호의 선박통합시스템의 해킹문제를 밝히려고 최선을 다하던 이들은 결국 시스템 오류의 원인을 알게 된 것이다. A의 계열사인 C 회사의 침입으로 고의적인 선박 시스템 오류를 유도한 것이었다.

 

마침 번성호에는 A의 계열사인 C회사의 담당 직원인 강정식이 타고 있었고, 정식 역시도 선박의 오류를 찾아내어 문제해결을 하게 된다. 시스템복구 성공으로 가라앉던 배가 다시 바다 위로 떠오르게 되고......

 

 

책에서는 정식이 우연히 보게 된 암호화되지 않은 회사의 문서인 A회사의 경영권 상속 관련된 비자금 조성 문서, 비자금 조성을 위해 불량 원자력 부품 바꿔치기, 대기업 근로자들의 산업 재해 문제, 대기업과 언론의 밀착,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횡포, 부자들에게 유리한 상속세법 처리 등의 사회적 문제들이 제기되어 있다.

 

언론의 사명, 언론인의 소명의식, 남의 죽음을 외면하는 이들과 남의 목숨을 건져내려는 이들의 선명한 대비, 탐욕의 끝을 모르는 경영인들, 억울하게 죽어가는 근로자들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펼쳐지는 사회소설이다.

 

세상의 정의는 바꾸려는 의지가 있어야 이뤄질 것이다. 억울하다면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작은 힘이지만 정의를 위해 힘을 합한다면 현실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늘 깨어 있다면 아주 조금씩이지만, 아주 느리지만 불의의 세상을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적자생존의 터전이지만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갔으면 좋겠다. 갑의 횡포가 없는 세상, 을의 억울함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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