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천년의 밥상 - 먹을거리,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우리 역사
오한샘.최유진 지음, 양벙글 사진 / Mid(엠아이디)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천년의 밥상]음식에 얽힌 이야기, 보약이 되는 전통 음식 소개~

 

전통 음식을 먹으면 찰진 기운이 불끈 솟는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전통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면 원기충전이 되는 듯하다. 천년의 밥상. 이 책을 읽으니 예전에 밥상에 올라오던 맛깔스런 엄마표 반찬들이 생각나서 더욱 군침이 돈다. 지금도 엄마밥상이지만 예전의 소박한 상차림은 정말 기력회복을 위한 보약 가득한 밥상이었는데......천년의 밥상에 차려진 음식들은 익숙한 음식들이 많다. 모두 먹고 싶은 음식들이다. 입가에 침이 흐를 정도로…….

삼합미음.

조선 22대 왕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에 삼합미음 죽 수라상을 준비시켰다고 한다. 당쟁으로 인해 뒤주에 갇혀 죽었던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며 어머니께 차려드린 효성의 잔칫상이었다고 한다. 영화 <역린>에도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는 모습,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잘 드러나는데…….

 

홍합은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해삼은 신장을 보하고

쇠고기는 당뇨와 부종을 낫게 한다.

동의보감 (21쪽)

 

마른해삼, 마른 홍합, 쇠고기, 찹쌀, 물로 끓인 삼합미음은 노인들에게 좋은 영양식일 것이다.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입맛이 없을 환자들에게도 좋을 듯 한데…….

바다의 인삼인 해삼이 신장 기능을 돕고 진액을 돕고 정력을 강화한다고 한다. 홍합은 피를 보충하고, 정력을 강화하며 근육과 뼈를 강화한다고 한다. 조심할 점은……. 홍합은 마비성 독소가 들어 있어서 5월 중순경에는 먹지 않도록 하고, 설사나 이질을 앓고 있다면 해삼을 금하라는데…….

 

떡을 좋아하기에 인절미가 눈에 쏙~ 들어온다.

인절미. 왕의 파란만장한 삶을 위로한 떡이라니! 그런 역사가 인절미에 담겨 있다니!

찹쌀은 소화기관을 보하며 오장을 따뜻하게 한다.

콩은 오장을 보호하고 위장을 따뜻하게 한다. (44쪽)

 

조선 16대 인조는 이괄의 난을 피해 한양을 떠났고 공주 공산성까지 가게 되었다. 먼 길을 위로하기 위한 백성들의 마음이었을까. 백성들은 임금에게 찐 살을 떡메로 치고 자그맣게 자른 뒤 콩고물을 묻힌 떡을 진상했다고 한다.

 

-그 맛이 절미(絶味)로다.

떡 맛을 본 인조는 "임씨가 만든 가장 맛있는 떡'이라는 의미에서 임절미(任絶味)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지금은 인절미로 부르는 떡의 역사와 유래다.

 

인절미에 콩가루를 섞어 먹으면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염증이 잘 생기는 체질에는 콩가루의 서늘한 성질이 도움이 된다. (51쪽)

 

우리나라 최고의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1598~1680)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음식디미방은 음식 맛을 아는 법이라는 뜻이다. 재령 이씨 가문의 여인들에게만 베껴서 전해온 이 책에는 섭산적과 잡채 등 며느리와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평생의 요리법을 담은 귀한 책이다.

이문열 작가가 장계향의 13대손이라니! 이문열의 소설 <선택>에서도 장계향의 삶이 펼쳐진다니, 꼭 읽어봐야겠다. 경북 영양에는 장계향의 친정인 경당 고택, 시댁인 석계 종가까지 둘러볼 수도 있다고 한다. 언젠가 블로그에서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고려 공녀의 역사가 담긴 상추쌈, 일본이나 중국에는 없는 우리만의 쌈밥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쌈밥을 정말 좋아하는데......

 

먹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알아가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천년의 밥상>.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의 지식,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책이다. 군침 도는 음식의 역사가 있다. 아픔을 음식으로 치유하려는 조상들의 지혜도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입맛을 돋우는 천년 음식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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