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 시인 장석주가 전하는 1만 년을 써도 좋은 지혜
장석주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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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 물과 도와 덕을 논하다!

 

 

이 책의 저자는 시인이자 비평가, 문장노동자인 장석주다.

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시와 문학평론, 인문학 책을 쓰고 있다.

<인생에 한 수를 두다>, <철학자의 사물들>, <마흔의 서재>, <고독의 권유>, 시집<오랫동안>, <몽해항로> 등의 책을 썼다.

 

얼마 전에 저자가 쓴 <인생의 한 수를 두다>를 읽은 적이 있기에 이 책도 읽고 싶었다. 작가의 고전에 대한 사랑과 인문학적 통찰과 깊이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고, 요즘 들어서 제자백가 중에 관심이 많이 가는 이가 노자이기 때문이다.

 

네가 궁금한 게 있다면 흘러가는 강물에게 물어라.

그러면 강물은 웃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에서 (책에서)

 

2500여 년 전 춘추전국시대에 일어난 제자백가 중에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노자.

그는 중국 초나라 고현의 여향 곡인리 사람이다.

어지러운 천하를 도와 덕으로 다스리고자 했고 그의 사상은 <도덕경>으로 남아 있다.

 

세상에 도가 있으면 전쟁에 쓰이는 말로 농사나 짓지만, 세상에 도가 없으면 말들이 전선에서 새끼를 낳는다. -노자 (본문에서)

 

말을 민초의 은유로 본다면 어지러운 세상에서의 전쟁은 도가 없는 세상이다. 자신들의 의지나 도덕성과 관계없이 고달팠던 민초들에게 도는 유토피아다.

도의 범위가 넓어서 이해하기가 어려우나 물을 비유로 하는 노자의 이야기에서 도의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남을 살필 줄 아는 자는 슬기롭고, 자신을 살필 줄 아는 자는 현명하다.

......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다투지 않고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

이런 물처럼 덕 있는 사람은 땅에 머물기를 좋아하고 마음가짐은 깊고 깊으며,

어진 사람과 더불어 어울리고 말은 참이어서 믿음이 있다.

잘 다스림에 능하고 일도 잘해낼 수 있으니 좋다.

움직일 때는 때를 잘 살핀다.

무릇 누구와도 다투지 않으므로 허물이 없다. -노자 (본문에서)

 

노자의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물이 자연의 성질을 가장 잘 닮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도에 물을 비유하는 노자의 구체적인 설명이 귀에 쏙 들어온다.

 

수천석두. 물이 돌을 뚫는다는 이 말을 좋아한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부드럽고 형체가 없지만 강한 것을 제압하고 굴복시킨다.

물 같이 산다는 것은 순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항상 때를 가려 움직이며, 만물을 이롭게 하되 그 공을 자기 것으로 취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는 것에 깊은 동감이다.

 

물의 덕성....

부드럽고 약한 듯 하지만 사실은 굳세고 단단하여 강해 보이는 것들을 이겨낸다.

모두에게 생명을 주지만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 않는다.

 

명성과 몸 중에서 어느 것이 더 가까운가.

몸과 재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소중한가.

얻음과 잃음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해로운가?

이런 까닭에 너무 애착하면 반드시 크게 대가를 치르고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크게 잃는다.

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오래갈 수 있다. -노자 (본문에서)

 

물길이 여러 갈래이듯 사는 길도 여러 갈래이다. 노자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지혜를 주기 때문이다. 약한 것에서 강함을 발견하는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없음 속에서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천하에 물만큼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단단하고 굳센 것으로 힘써도 이길 수가 없다.

이것은 바뀜이 없다.

악한 것이 굳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알고 있으나 따라 하지 않는다.

-노자 (본문에서)

 

바른 말은 반대로 들린다, 만족하면 욕됨이 없다, 만물이 장성하면 노쇠한다, 말을 적게 함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물 흐르듯 살라, 그릇이 크면 늦게 이루어진다.......

 

노자의 이야기에서 뼈대를 추리고 살을 발라 이 시대의 아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이 한권에 담았다.

어려울 수도 있는 노자를 아들에게 들려주듯 쉽게, 다정하게 풀었다.

위로가 필요한 먼 곳에 있는 아들에게, 방황하며 고민할지도 모를 미지의 아들에게, 삶의 지혜를 구하는 이 땅의 모든 아들에게 주는 편지다.

 

시인의 눈으로, 아버지의 마음으로 풀어낸 [노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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