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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일1식을 하고 있다. 몸이 가벼워지는 듯도 하고, 먹는 데에 그다지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어서 편리한 점도 있다. 그것만으로는 괜찮다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문제는 있다. 그것은 이 1일1식이 철저한 사전계획에 의한, 나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어쩌다 참으로 애매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가. 어떻게 보면 1일1식이 아니라 1일다식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정해진 식사는 한 번 뿐이지만, 그 이외 시간에 자꾸 뭔가 자잘한 것을 먹게 되거나 먹는 것을 상상하고 있으니까. (지금도 이 글을 쓰기 직전, 냉장고를 뒤져서 나온 초코파이 한개와 에이스 과자 소포장 한개를 베지밀 에이(담백한 맛)를 곁들여 먹었다. 먹지 않으려 했지만, 먹지를 않으니 자판을 칠 힘이 없어서 먹었다...라고 합리화 중.)


어쩌면 정말 문제는 먹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것도 비슷하게 되어가고 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그나마 조금 규칙적으로 살 때에는) 아침 저녁으로 책을 잡고 읽을 때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한 번 책을 잡기도 힘들다. 그리고 그나마 있는 시간에도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책 - 그러니까 서평단 도서같은 것을 붙잡고 있으니, 이건 어쩌면 강제적 1일1식, 아니 1일1독 같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니까 그 부작용 내지 반대급부로 가끔 남는 시간에는 독서를 하지 않고 책상 옆에 쌓여 있는 '근시일내에 읽으려고 산 책들 1번 더미'를 바라보며 저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거나, 1번 더미에서 어떤 책을 빼서 2번 더미로 옮겨 놓을지,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다.) 아니, 그게 아닌건가. 강제적 1일1식이 장점도 있는 것처럼 이런 강제적 독서에도 장점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엇인가를 읽어야만 하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무엇인가를, 그것도 아마도 이번 기회가 아니었으면 읽지 않을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 것은 사실일테니 말이다.


지금의 강제적 독서, 그러니까 하루 한끼는 이번 서평단 도서인 오에 겐자부로의 단편집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오에 겐자부로의 단편집은 사실 서평단 도서로는 적절치 않은 것 같은데, 그것은 이 단편들이 하나 끝날 때마다 어떻게든 떼어내고 다음의 단편으로 넘어가려는 나를 끈덕지게 붙잡고 놔주지 않은채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빨리 시간에 쫓겨 먹어야 하는 강제적 1일1식보다는 조금 더 공들여 먹어야 하는 손님들과 함께 하는 저녁만찬에 가깝다.) 일주일 전에 시작했을 때에는 7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책이니 하루에 100페이지씩 읽으면 되겠군,이라고 생각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오늘, 그러니까 파트장님께 리뷰를 올리겠다고 말씀드린 오늘에 겨우 소설집의 반에 해당하는 '레인트리 연작'까지를 읽었을 따름이다. 나머지 반을 그보다 훨씬 빠른 시간안에 읽을 수 있을까. 더구나 이미 난삽해질대로 난삽해진 메모를 그러모아(서평단 도서를 읽을 때는 늘 메모를 남기지만, 이번 메모는 아직 반밖에 읽지 않았는데도 다른 때 메모의 두 배다.) 리뷰까지 쓴다고? 아...누가 이 책을 골랐단 말인가...누구긴 누구인가, 바로 나지.


지나간 내 선택을 원망하든 아니든, 아무튼 마지막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가 왔다. 지금까지 징징거린 걸로 봐서는 분명히 이 중의 몇 권은 빼야지 싶은데, 나란 인간은 원래 한두 번 당했다고 정신을 차릴 인간이 아니니, 지르자 질러. 어차피 이러든 저러든 마지막이니.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열린책들


시작부터 832페이지짜리 책을 고르고 앉았다. 그래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개봉하기 전에 이 책을 읽고 싶은 소망이 있으니...어쩐다.



홀, 편혜영, 문학과지성사


편혜영의 전작들을 생각해봤을 때 표지의 저 집은, 아니 저 홀(hole)이 '행복한 나의 집'일 리는 없다. 저 구멍에는 무엇이 들어서서 빠져 나오려는 우리를 으스스하게 잡아당길까.



아머 - 개미전쟁, 존 스티클리, 구픽


거대 개미의 모습을 한 외계생명체가 지배하고 있는 행성에서의 전쟁이라고? (책 소개에 나온 대로) 설정만 봐서는 그 유명한 <스타쉽 트루퍼스>가 확실히 연상되는데, 그와 달리 조직보다는 개인의 심리에 초점을 더 맞췄다니 흥미로울 것 같다.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문학동네


이름부터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연상시키는 이 작가는, 마르케스 이후 콜롬비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하는데, 한 남자의 죽음과 과거를 통해 마약과 폭력, 광기와 야만으로 점철된 콜롬비아 현대사를 반추한다고 한다. 예전에 EIDF에서 본 다큐 <나는 암살당할 것이다>도 생각나고, 얼마전에 본 영화 <시카리오>도 생각나고...



저항의 미학, 페터 바이스, 문학과지성사


3권 통틀어 1500페이지가 넘는다. 문제는 단지 페이지 수만이 아닌 것 같은데...

지르자, 질러.(라고 써놓고, '어차피 안될거야.'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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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16-04-0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에 겐자부로 책은 정말 ㅠㅠ 생각할 거리는 많은데 서평은 써야겠고 해서. 이건 제가 지금 서평할 수준의 책이 아니라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그렇다고 다른 글을 만족스럽게 쓴 건 아닙니다만..최소한의 의견만이라도 적어야 겠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썼습니다ㅠㅠ 맥거핀님 리뷰가 기대됩니다.

맥거핀 2016-04-05 23:02   좋아요 2 | URL
아니..기대를 하시면 안되고요.^^; 오에 겐자부로 책은 조금 더 여유있게 시간을 가지고 만났으면 좋을 책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서로서로 의견도 많이 나누고, 같이 독서회하듯이 읽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또 각자 소설에서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를 것으로 생각되구요. 아무튼 서평단을 통해 오에 겐자부로를 만나게 되어서 좋군요. (아마 이런 기회가 없었으면 읽지 않았겠지요.)

2016-04-05 0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5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의딸 2016-04-05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책들 메모의 두 배... ^^ 그렇게나 기운을 빼는 책을 왜 읽어야하지 할때가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맥거핀 2016-04-05 23:05   좋아요 1 | URL
그래도 이런 책을 읽게 되면 꼭 성취감이라고만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또 제 안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서 (진은 빠지지만) 또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메모라는 건 별건 아니고, 그저 제 여러 질문들이죠,

CREBBP 2016-04-05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욕심에 저항의 미학을 넣고 싶은 걸 꾸우욱 참았습니다. 오에 겐자부로 하루에 100쪽씩 읽기도 힘겹더군요...위에 하신 말씀 모두모두 동감~

맥거핀 2016-04-05 23:06   좋아요 1 | URL
아마 저 책은 선정은 안되지 않나 싶구요. 선정이 안되더라도 내용을 보면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에 겐자부로 책은 모두들 힘드셨던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이 놓이는(?)군요.

cyrus 2016-04-05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신간평가단 활동을 안 하는 이유가 강제적 독서가 부담스럽고, 새 책을 고르는 일도 힘들어서 그래요. 그냥 신간평가단 회원분들의 글만 봐도 좋네요. ^^

맥거핀 2016-04-05 23:07   좋아요 1 | URL
cyrus님이야 원래 자발적인 독서를 엄청 하시는 분이니..이런 것은 저같이 강제가 필요한 사람(?)이 해야죠. 솔직히 어떤 면에서는 신간평가단 책이나마 읽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에이바 2016-04-06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에 겐자부로 저만 힘든 줄 알았어요. 모임에서 읽고 토론하면 좋았으리란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도 저항의 미학 읽고 싶어서 일단 장바구니 넣어놨는데 세 권 다 역자가 다르더라고요. 대산문학총서는 번역가들이 지원하고 그 중 선정, 작업 후 출간되는 걸로 아는데 이 경우는 워낙 양이 방대하고 까다로울 수 있는 번역이라 재단 측에서 직접 의뢰한 건지 어떤건지 궁금해지더군요. 암튼 이런 책들은 나왔을 때 주문해야 하는데 요즘 읽으려고 주문한 책들이 쌓여서... 마지막 도서이니 저항의 미학이 선정되어 서평단 여러분이 읽으며 장렬히 산화하는 걸로... 안 되겠죠? ㅎㅎ

우끼 2016-04-06 14:58   좋아요 0 | URL
장렬히 산화 ㅋㅋㅋㅋ 멋져요..

맥거핀 2016-04-08 14:37   좋아요 1 | URL
아..그건 몰랐는데요. 세 권이 역자가 다르다니 조금 이상하네요. 세 권이라 해도 한편의 소설인데 역자가 다르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요? 학술서 같은 데서는 나눠서 번역하는 게 흔하지만, 소설에서 그렇게 나눠서 번역하는 것은 조금 이상하군요. 그래도 여전히 읽고 싶기는 합니다만..저도 장렬히 산화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선정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혹 선정이 된다면 나중에 리뷰쓸 때 조금 고생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는 합니다만...

에이바 2016-04-09 15:24   좋아요 1 | URL
다시 책소개글을 읽으니 아래에 나와있더라고요. 십년 걸렸대요. 6년 여 번역, 2년 다듬기, 일년반 편집... 독문학자 세 분이 뭉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뤄낸 쾌거라 봐야겠더군요. 책소개를 보면 영어권에서는 1권만, 프랑스와 터키에서만 완역됐대요. 그렇다면 이 책을 엄청 홍보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왜 잠잠한건지...ㅜㅜ

우끼 2016-04-09 17:05   좋아요 0 | URL
엄청난 책이군요!! ㅠㅠ 기대된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왜 잠잠할지 이유도 궁금하네요.. 선정이 안된다해도 꼭 읽고 싶은..

에이바 2016-04-10 12:45   좋아요 1 | URL
우끼님 대산문학총서는 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소개하는데 의의를 두고 번역작업을 지원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상품가치랄까 그런데 연연하지 않아서 홍보도 미디어 소개 정도에 그치는 듯 해요. 저항의 미학 같은 경우도 완역은 프랑스, 터키 밖에 없고 한국어 번역도 10년 걸렸다는 문구 같은 걸 맨 앞으로 빼도 될텐데 책소개 저 아래에 숨겨놨고.. 내용은 파시즘에 저항하는 유럽 좌파 운동인데 운동가보다는 예술가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런 거래요. 암튼 이 책은 기념비적인 작업이라 수요가 꾸준할 것 같은데 대체로 고전으로 꼽히는 (인기가 없는?) 책들은 절판될 가능성이 높아서 나왔을 때 미리 사둬야 한다는게 제 생각...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도 개정판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어서 넘나 슬퍼요...ㅜㅜ 암튼 평가단 도서에 기대를 걸고 있어서(말도 안 되는?) 발표나면 구입하려고 해요

맥거핀 2016-04-11 23:59   좋아요 1 | URL
아..그런 내부사정이 있었군요. 뭐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그렇게 번역가가 다른 것도 이해할만은 합니다. 그렇기는 해도, 한 사람이 번역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런데 그런 것을 보면 아마도 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은 것 같기는 하군요. 아무튼 에이바 님 덕분에 저도 좋은 책 알고 갑니다. 대산문학총서에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이번에 오에 겐자부로 책에서도 나온 맬컴 라우리의 <화산 아래서>도 이 시리즈로 출판되었죠. (저는 사놓기만 하고 아직 보지를 못했네요. 오에 겐자부로 책을 읽으면서 후회했습니다. 읽어둘 걸..) 한번 도전한다는 자세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발간하는 <영화천국> 3/4월호에 '영화여행을 시작하는 시네필을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으로 정성일 평론가가 쓴 몇 편의 글이 실렸다. 100편의 영화, 영화사(史)의 순간들, <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두세 가지 것들>의 저자 구회영(김홍준 감독의 필명)과의 대담 등등 흥미로운 글들이 많은데, 그중 '10권의 책'에 대한 글이 있어, 나중에라도 찾아보기 쉽게 여기에 목록과 소개의 일부를 옮겨둔다. 모두 한글로 출판된 책이다. 개중에는 절판된 책도 있지만, 중고서점에서라도 찾아볼 수는 있겠지.

 

먼저 이 책들은 '바로 시작하면 좋은 책'으로 추천한 책들이다.

 

 

트뤼포, 앙투안 드 베크 & 세르주 투비아나, 을유문화사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마치 소설처럼 읽기에 딱 좋은 수준의 독서라고.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민음인

영화는 결국 이야기라는 것을 생각할 것.

 

 

쇼트, 엠마뉴엘 시에티,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시점, 조엘 마니,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몽타주, 뱅상 피넬,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출간된 일종의 가이드 형식의 책들.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기에 부담없는 책들이다.

 


위대한 영화, 로저 에버트, 을유문화사

화장실에 꽂아두고 하루에 세 번(혹은 좀 더 자주) 틈틈이 그저 손 가는 대로 제목이 잡히는 대로 두서없이 읽으라고. (아..근데 큰 일을 하루에 세번이나 보지는...이라는 쓸데없이 더러운 첨언.)

 













세계영화사, 데이비드 보드웰 & 크리스틴 톰슨, 시각과 언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상에 앉아서 볼 책. 그러나 여기에 두 가지의 난점이 있는데, 하나는 이 책이 3권으로 분절되어 있고, 게다가 절판이라는 점...그렇다면?

 

 

세계 영화 대사전, 제프리 노웰 스미스 책임 편집, 미메시스

위의 책의 대안. 정성일의 충고. 시험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면 절대로 처음부터 읽지 말 것. 당신이 관심 있는 영화들의 시대를 중심으로 읽을 것. 

 

 

세속적 영화, 세속적 비평, 허문영, 강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당신이 본 영화에 대한 비평을 써보라. 할 수만 있다면 그 글을 길게, 그 영화에 대한 생각을 밀고가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끝까지 가보는 경험을 해보라고 정성일은 충고한다. 이 책은 일기처럼 쓰여진 영화비평이라고...(그러나 '나'는 이 글이 일기처럼..이라는 데에는 그다지 동의를 하기가..)

 

 

필름메이커의 눈, 구스타보 메르카도, 비즈앤비즈

영화를 만들어보는 것도 일종의 다른 방법의 독서. 이 책은 거기에 매뉴얼 같은 역할을 할 것.

 

 

그리고 아래의 책들은 '지금은 독서를 말리고 싶은 책'. 물론 여기에서 방점은 '지금은'에 있다.

 

 

 

시네마 1 : 운동-이미지, 질 들뢰즈, 시각과 언어

시네마 2 : 시간-이미지, 질 들뢰즈, 시각과 언어

"당신이 철학 프로그램에 훈련되어 있다 할지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제목과 영화감독 이름에 질릴 것이다. 반대로 시네필들은 첫 장부터 베르그송에 관한 긴 주석으로 진이 빠질 것이다." 두 권의 책의 번역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도 이유라고.

그러니까 먼저,

 

 

로널드 보그의 <들뢰즈와 시네마>(동문선)를 읽을 것.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발터 벤야민, 길

"브레히트로부터 받은 영향과 나치 시대의 파시즘 영향들을 바라보면서 영화와 대중 관객의 역할을 '기대하는' 미래의 영화를 위한 '서설(序說)'"이나 그 전에 좋은 안내자를 만나 먼저 설명을 들을 것.

 

 

 

삐딱하게 보기, 슬라보예 지젝, 시각과 언어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 할리우드의 정신분석, 슬라보예 지젝, 한나래

진짜 눈물의 공포, 슬라보예 지젝, 울력

"이 책들은 영화책인 척 하면서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용어를 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먼저,

 

 

브루스 핑크의 <라캉의 주체>(비, 도서출판b)를 먼저 읽으라고. 자신(정성일)이 알고 있는 한 가장 쉽고 명료하게 소개하고 있다고.

 

 

영화의 맨살, 하스미 시게히코, 이모션북스

"이 책은 몹시 위험하면서도 유혹적인 무시무시한 책"이며 "읽고 나면 괴상하게도 하스미 코스프레를 하고 싶어지"나 "그건 하스미 '센세이(先生)'의 견해이지 당신의 생각이 아니"라고. 하하.

 

 

덧.

물론,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보는 것일 테다. 어제 조금 지나간 영화, 오승욱의 <무뢰한>을 보았다. <무뢰한>은 몇 가지 것들(예를 들어 어떤 허세들 같은 것, 혹은 불친절한 생략들)을 견뎌낸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순진무구해 보이는 남자감독이 만들어내는 여성 캐릭터' 김혜경(전도연)인데, 영화 속에서 끝내 바닥에 이르르는, 그래서 그 바닥으로 내려보내지는 것이 너무 잔인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 여성캐릭터가 영화가 끝난 후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사실이다. 사실 영화의 중심축은 정재곤(김남길)에게 끝까지 머물러 있는데도. 어스름에서 시작해서 어스름으로 끝나는 영화. 그러나 전혀 다른 두 개의 어스름이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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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2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4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2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4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5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7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nell-yuran 2018-02-06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뢰한 정말 좋은 영화죠!

맥거핀 2018-02-19 15:23   좋아요 0 | URL
아직도 마지막 그 김남길의 쓴웃음이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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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조선일보 기사를 잠깐 봤다. 평소같으면 지나칠 신문이지만, 책에 관계된 기사라 잠깐 눈길이 갔다. '한국인의 모순... "책도 안 읽으면서 노벨 문학상 원해"' (제목부터가 조선일보스럽다.) 지하철에서 인쇄매체를 들고 있는 사람이 (토익책, 전공서적, 신문 등등 합쳐서) 수백명 중에 12명 뿐이라는 이야기(왜곡과 과장이 심한 조선일보지만, 내 경험상 딱히 부인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성인의 연간독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 

 

뭐 멀리 갈 것도 없이, 나만 해도 독서율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특히 요즘에 들어서는 책이 잘 읽히지가 않는다. 어디를 이동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책 한 권이라도 가방에 들어있어야 안심이 되는 편이지만, 요즘에 들어서는 그 안심을 직접 꺼내 확인해보는 일이 드물다. 대신 반쯤 홀린 듯한 눈으로 멍하게 스마트폰을 꺼내, 새로나온 기사가 없는지 뒤적거리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계속 놀랄만한 이야기들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니까. 예를 들어 2월 17일자 중앙일보 뉴스 '박 대통령 "모두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내야할 규제만 살리도록 전면 재검토"' (오마이갓. 만약 9.11후 미대통령이 "건물을 무너뜨려" 어쩌구 하는 발언을 했으면 미국에서는 어땠을까. 아무래도 그분은 생각보다 교묘한 것 같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얘긴데, 이 정부의 기본 전략은 아무래도 '쓰레기에다 더 큰 쓰레기를 끼얹어 예전 쓰레기를 잊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어쩌면 나는 거기 낚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몰아닥치는 쓰레기들에 정신이 팔려 가방 속의 안심을, 혹은 의식을 잃어가는 중은 아닐까.

 

 

책이 잘 읽히지가 않는다. 그런 와중에서도 책에 대한 욕심은 줄지 않아서, 쌓아놓은 책들의 탑은 점점 높아만가고, 도무지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서평단 도서를 두 권 또 추가하는 것이 잘하는 짓일까.) 다만, 가까운 세계에 조금 더 발을 디디고 있는 이야기들을 보고 싶다. 어딘가 붕 떠 있는 듯한 이야기들은 거기에 미끄러져 들어가는 데, 혹은 다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카인>과 <그들>이 그랬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또 너무 가까운 세계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쪽의 책들은 영 당기지가 않으니...나는 또 여전히 그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미적미적거리고 있나보다. 의식을 잃어가면서,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신을 차려야지, 정신을!)

 

 

 

피에로들의 집, 윤대녕, 문학동네

 

아무래도 윤대녕의 소설을 첫등에 꼽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윤대녕의 소설이라고 하면, 아주 오래전 어느 지방 소도시에 있을 때 윤대녕의 신작을 사러 돌아다니던 일이 떠오르는데(인터넷서점의 당일배송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고릿적 시절 얘기다), 온 시내를 다 돌았음에도 결국 책을 구하지 못하고, 대신 윤대녕 소설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쓸쓸한 모양의 도서관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그 곳에 갇혀있었던 것 같은 사서에게 윤대녕의 예전 소설을 빌려 거기에 만족해야 했던 어느 날이 떠오른다. 윤대녕의 이 책을 읽으면 그 때의 책을 구하러 다니던 열정이 되살아날까.

 

 

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창비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책 소개를 보니 흥미가 생겨서 골랐다. (책 소개로 미루어보건대) 윤대녕의 키워드가 '쓸쓸함'이라면 아마도 이 작가의 키워드는 '예민함'인 것 같다. 하긴, 지극히 내성적인,이라는 말은 지극히 예민한,이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고, 예민함이란 소설가에게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단길, 김원일, 문학과지성사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도, 어떠한 것은 계속 남아있다. 이제 칠순을 훌쩍 넘긴 노작가가 소구하는 아직 끝나지 않는, 끝날 수 없는 풍경. 그 풍경 속에 조용히 들어가봐도 괜찮을 것 같다.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 모신 하미드, 문학수첩

 

이 책은 전적으로 작가의 전작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를 읽고 받았던 강렬한 인상에서 고르게 되었다. 책 소개를 보니 이야기를 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 언뜻 <주저하는 근본주의자>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확실한 것은 책을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눔의 세계 : 알베르 카뮈의 여정, 카트린 카뮈, 문학동네

 

휘성이 부릅니다.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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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3-0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눔의 세계를 넣었다가.. 소설인지 아닌지 조금 헷갈려요. 그리고 떠오르는 과 윤대녕 두 권이 저랑 겹치네요. 화이팅 ~~

맥거핀 2016-03-04 16:10   좋아요 0 | URL
네..저도 guiness님 페이퍼봤어요. 떠오르는...은 사실 guiness님 페이퍼에서 처음보고 고르게 된 책입니다.^^ 나눔의 세계는 책분류를 보니 가능할 것 같아서 넣었어요. 물론 안될 것 같지만.

달걀부인 2016-03-0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서재에서 놀다보면, 나란 인간은 더럽게 책일끼에 게으르군, 생각하다 한발만 그 바깥 세상으로 나가면 상상불가능한 상태들을 보게 되곤해요. ㅜ ㅜ 일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않는 사람들..그러니까 인문학서적 아니라도 계발서든, 레이디경향이든 아무런 읽는 행위를 하지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자영스레 주어지는 정보들은 또 너무많아 그런 정보들이 지식이겠거니 해서 뭘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오히려 그 아집과 독선이 책을 통해 깊이 삶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존재로 낙인찍히는 경우...암튼 알래딘서재안과밖이 때때론 천국과 지옥(소통의 문제에 있어서는)으로 느껴지네요. 글 잘 읽었어요.

맥거핀 2016-03-04 16:2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달걀부인님. 저도요. 작년말에 알라딘에서 통계 같은 것 보여준적 있잖아요. 거기에 뭐 지역에서 상위 몇 %, 뭐 이런 거 나오던데, 제가 너무 높은 순위라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 수능에서 이런 % 정도로 나왔으면 참 좋았을텐데..이런 생각을 조금 했어요.^^ 사람들이랑 얘기하다보면 좋아하는 작가 같은 거 말할 때(사실 말할 때도 별로 없지만) 적당히 조절(?)해서 말해야하는거, 여기 알라딘에서 자주 왔다갔다하시는 분들은 아마 누구나가 느끼실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한편으로는 그런 점을 느끼기도 해됴. 그런 알라딘 서재 안과밖의 소통이 나눠지기도 하지만, 알라딘 내부에서도 여전히 소통의 지점은 멀구나, 아니 어떤 면에서는 도리어 더 매끄럽지가 못하구나 하는 생각을 (여러 지나가는 일들을 보며) 느끼기도 합니다. 달걀부인님 말씀 들으니 우리가 책에서 얻을 수 있어야 하는 게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2016-03-04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04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3-0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래서 책을 사는 일을 멈출 수가 없어요. 여기 들어오지 말걸. 몰랐는데 모신 하미드의 신간을 알게 되네요. 제목이 저래서 제발 소설이 아니기를...바랐는데 소설이네요. 세상에 읽을 책이 많아서 설레이고 좋기도 하지만, 확실히 읽는 속도가 책 구매 속도를 못따라가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그리고 위의 댓글을 읽고) 저는 여태껏 학교 성적으로 그렇게 높은 순위를 차지해본 적이 없었어요. 수능 성적이 상위 0.2%였다면 지금쯤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져있을텐데..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었습니다. 아하하하하.

맥거핀 2016-03-04 16:48   좋아요 0 | URL
저도 제목만 보고 저게 뭔가 싶었는데, 소설이더군요. 제목부터가 아주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모신 하미드의 저번 소설은 처음 한 두장부터 우와..이랬는데, 이 소설은 어떨지..

그런데 다락방님이 0.2%밖에(?) 안되나요..그럼 그 위에 있는 분들은 뉴규? 궁금하네요. 저도 이게 성적표였으면..하는 꿈을 잠깐..꾼 다음..현실에서 쓸쓸히 모니터를 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응?)

기억의집 2016-03-0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대녕의 책을 사러 돌아다니는... 저는 그 대상이 배수아였는데, 지금은 아예 한국문학을 안 읽고 관심도 없어지니, 책을 사러 돌아다니며 흥분되었던, 다음 서점에서 책을 샀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의 발걸음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휴, 지금은 페북에 배수아 보여도 친구신청 안 하게 되더라구요. 배수아씨가 친구요청 받아주시지 않겠지만서도...페북에 많은 문학종사자들, 출판인들이 많지만, 참 이상하죠. 막상 페북 들여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니.... 친추 요청은 안하고 싶더라구요.

전 스마트폼 없애고 와이파이 전용 타블렛으로 사용하니 어디 다녀도 책을 읽게 돼요~

맥거핀 2016-03-05 00:20   좋아요 0 | URL
아..배수아 작가님 좋아하셨다니 저도 더 반갑습니다. 저도 예전에 한 배수아 했거든요.^^ 최근에 나온 유목민...그 에세이도 사놓기는 했는데 여전히 책탑 어딘가에 있답니다. Axt에서 요새 자주 보니 그것도 반갑더군요. 배수아 작가 페북도 있었군요. 저는 몰랐어요 뭐 그런데 저도 친추는 안할 것 같습니다. 아니, 아마도 무시당할 것 같다는 생각에 못할 것 같군요. 저는 소심하니까요.; 저는 그런데 맨날 출판사 페북 같은데만 돌아다녀서 그런지 맨날 `알 것 같은 친구`에 전혀 모르는 출판사 사람들만 뜨더군요.

아..그런 좋은 방법이..저도 스마트폰 그냥 피처폰으로 바꾸고, 이북 기기나 하나 살까요...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못할 거 뻔히 아는 스마트폰 중독자..

비의딸 2016-03-04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히지 않는데도 쌓아놓은 책탑은 자꾸만 높아간다거나 하는 고민은 저만 하는게 아니였군요, 멍하게 스마트 폰을 뒤적이는 것도 그렇고. 이래서 이웃이 필요한 건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책이 줄어드는 듯 하거든요.. ^^ 추천하신 책, 다 좋지만 모신 하미드의 책은 꼭 선정되면 좋겠어요.

맥거핀 2016-03-05 00:23   좋아요 0 | URL
네..저도 선정이 되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것 같습니다. 책탑 치워야하는데...한번 책탑에서 치워져 책꽂이로 들어가게 되면 한동안 잊어버릴 걸 잘 알기에, 일부러 압박감을 느끼려고 쌓아두기는 하는데 볼 때마다 저도 제가 한심스러워요. 그래도 자기 전에 어떻게든 한 권씩 집어들기는 하는데, 그 속도보다 항상 새책을 사는 속도가 더 빨라요.

cyrus 2016-03-04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게 언론에서는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로 책 구매비용, 독서 인구 수가 점점 감소된다는 내용을 많이 보도하는데 정부는 꿈쩍을 안 합니다. 독자와 출판사는 법 하나 때문에 점점 힘들어져 갈 뿐입니다.

맥거핀 2016-03-05 00:25   좋아요 1 | URL
매출 자체는 줄었지만, 대형서점들, 인터넷서점들의 영업이익 자체는 늘었다는 뉴스는 봤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도서정가제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현재의 도서정가제는 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정가`로 파는 것 같지도 않은데..)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

2016-03-05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07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바 2016-03-05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들 너무 읽기 힘들지 않나요.ㅜㅜ 읽고 한달 정도 지나니 다시 읽어볼까? 하는 마음도 조금 들긴 하는데 엄두를 못 내겠어요. 윤대녕 작가와 관련된 맥거핀님의 추억이 좋아요. 저는 한국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기다리던 분이 많으셨나 봐요. 막연한 호감이 싹트고 있어요. 나눔의 세계는 분류는 맞는데 소설이라 보기가 애매해서... 근데 진짜 요즘 카뮈 관련 책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몇 달 격차로.

맥거핀 2016-03-07 13:48   좋아요 0 | URL
저도 사실 윤대녕의 소설은 읽은지가 몇 년은 된 것 같아요. 헤르메스님이 서평단 추천글에 윤대녕에게 최근에 많이 실망하셨다,고 쓰셨던데 저도 별로이면 어떡하나하고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영화든 소설이든 예전에 좋아했던 작가(감독)가 많이 나빠진 것을 보면 마음에 좋지가 않죠.

그들은 확실히 읽기가 어려워요. 심리묘사도 치밀하고, 평범한 삶을 사는 우리네들 입장에서는 어떤 공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도 많구요. 아무튼 소설에 문체나 묘사나 독특한 부분이 있어요. 제가 리뷰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꼭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요.^^

프레이야 2016-03-0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탑이 여기저기 쌓여가고
집중력은 덜해지고‥난감합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뭔가 떨어지고 둔해지는 느낌이예요. 아무래도 스맛폰탓도 좀 해야겠어요. ㅎㅎ

맥거핀 2016-03-07 13:50   좋아요 0 | URL
사실 스마트폰은 죄가 없죠. 그것을 보는 제가 죄가 있죠.^^ 그런데 사실 영화든, TV든, 스마트폰이든 요새는 읽을거리,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라 책이 그만큼 저한테있어서도 등한시된느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지내시죠? 여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늘 부러움을 마음 한 켠에 담고...^^
 
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최근에 어떤 분께서 왜 요즘에 글이 뜸한지 물어봐주셨다. 글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일단은 여러 일신상의 변화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던 일이 달라졌고, 정해진 루틴이 깨졌으며, 그와 다른 이유로 인해 일상의 리듬도 불규칙해졌다. 예전에는 어떤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어떤 시간을 어떻게 유용할지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면, 요즘에는 그런 계획이 어려워졌달까. 아무튼 예전에는 남는 시간들을 보고, 읽고, 쓰는 것에 비슷하게 배분했다면, 요즘에는 그 남는 시간들이 불규칙하게 산재되다 보니, 그 시간들을 보거나 읽는 쪽에 주로 쓰는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 경우에는 이상하게도 주위가 시끄럽거나 집중이 안되면 뭔가를 쓰기가 힘들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에는 음악을 듣거나, TV를 틀어놓고 (가끔 화면에 눈길을 줘가며) 읽는 경우도 많지만, 쓸 때는 어떤 빈 공백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빈 공백들은 여러 자질구레한 이유로 잘 만들어지지 않고, 나는 그럴 때마다 늘 쓰기를 희생시키는 것 같다.  

 

물론 알라딘에 글쓰기가 뜸해진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을지 모르겠다. 글쎄..(이 얘기를 하면 쓸데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짧게 이야기하면) 늘 찾아가던 단골 식당에서 주방장이 바뀐 느낌이랄까, 혹은 인테리어가 갑자기 너무 모던하게 바뀌어서 나같은 올드 스쿨 패션은 더이상 출입하면 이 미적감각을 심하게 저해시킬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나와 맞지 않는 도구인 북플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 예전에 내가 알던 여러 분들이 알라딘에 잘 보이시지 않게 된 것에도 이유가 있을 터고, 어쩌면 그 외에 다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엇인가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서) 종종 했다.

 

안해도 될 얘기를 여기 하나 더 첨부하자면 그래서 사실 얼마 전에 블로그를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디앤루니스에서 한달 적립금 10만원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내걸고 '펜벗'인가 하는 서평단 비슷한 것을 모집하기에 지원했었다. 여기 되면 이 참에 여기로 터전을 옮길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결과는 뭐, 보시다시피...아무튼 사람이란 참 간사한 것이 그렇게 다른 곳에서 물먹고 나면 내가 있는 곳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알라딘에서 여러 혜택을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니까. 이달의 당선작으로 적립금도 많이 받았고, 서평단으로도 계속 운이 좋게 뽑히고 있다. (말이 나왔으니 몇 마디 더 첨부하자면 얼마전 '이달의 당선작' 문제가 서재에서 화제에 오른 적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무엇이 어떻게 바뀌든 간에 결국은 여러 말들이 나오리라고 본다. 누가 선정하든, 다시 말해서 알라딘 MD가 하든, 어떤 위원회가 하든 간에 기본적인 전제, 즉 누구나가 자신의 글이 선정되기를 바라고, 글을 보는 관점에는 서로 간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어떤 글들은 내 떨어지는 감식안으로 보기에도 부족해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이상문학상도 아니고^^ 그렇게 정밀한 잣대를 들이대야만 할까.(하긴 뭐, 이상문학상도 꼭 잘 써서 뽑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아, 이번 김경욱 작가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 저는 김경욱 작가 좋아해요. 예전에 싸인도 받았는데...) 조금 부족한 글에 격려의 의미로 줬다고 하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 그 글을 쓰신 분들이 격려를 받아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게 되리라고 믿으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 돌이켜보면 나도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니까.)

 

아무튼 그래서 결국 얻은 깨달음은 지금 하고 있는 이거(서평단)라도 잘 해야 되겠다는 것이고, 잊지 말고 책 추천도 해야되겠다는 것이다. 아니, 뭐 뜬금없이 글의 전개가 이래요,라고 욕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지만....  

 

 

 

러브 레플리카, 윤이형, 문학동네

 

윤이형 작가의 단편집이다. 저번에 단편 '쿤의 여행'을 읽었을 때는 그리 강한 인상을 받지는 못했는데, 이번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단편 '이웃의 선한 사람'은 상당히 독특하고 신선했다. (개인적으로는 대상 수상작보다 나은 느낌? 아니 자꾸 김경욱 작가를 디스하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되는데, 그건 아니고..싸인도 받았다니까.)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안토니오 타부키, 문학동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의 맥을 잇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아직 그 책을 사놓고 읽지를 못하고 있으니 이번에 같이 읽고 연작 리뷰를 쓰겠다. (물론 선정이 안 될 것을 알고 지르는 말)

 

 

작가의 책, 패멀라 폴, 문학동네

 

이 책과 테리 이글턴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이 소설과 인문 쪽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는데, 인문 쪽에서는 이 책들에 대한 추천을 해주신 분들이 있는데, 우리도 질 수는 없죠. 분발해서 한 권 가져 옵시다!

 

 

 

캐나다, 리처드 포드, 학고재

오에 겐자부로 단편집, 현대문학

 

에이바님과의 내멋대로 약조를 지키기 위해 추천....하는 것만은 아니고, <캐나다>는 소설의 서두("나는 우선 우리 부모가 저지른 강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에는 나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가 흥미로워서, <오에 겐자부로>는 가지고 있는 현대문학 단편선 시리즈 컬렉션에 추가하려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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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2-04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달 적립금 10만원이라면, 뭐 조건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대거 빠져나갈만한 대형 미끼인데요? 전 좀 아꼈다가, 나중에 옮겨야할 상황에 처하면 처들어가봐야 겠네요. 깨깽하고 물러설 때 물러서더라도 말이죠ㅎㅎ 안그래도 어제 비댓으로 에이바님과 당선작 선정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일들을 이야기 많이 했는데.. 비슷한 생각이십니다.... 길게 썼다가 그냥 지웁니다. 이 곳 커뮤니티는 참으로 조심스럽습니다. ^.^

맥거핀 2016-02-04 17:25   좋아요 1 | URL
네..알라딘도 뭔가 더 파격적인 조건이 있었으면 좋겠...아니, 그럼 더 말들이 나오려나요?^^; 아무래도 반디가 조금 블로그 쪽에서는 약한 감이 있으니 더 사람을 모으려고 그러겠지요. 알라딘도 처음에는 이달의 당선작 적립금 같은 것도 이보다 훨씬 쎘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아무 말 없이 너무 썰렁한 것보다는 그래도 말들이 있는 게 낫긴 한데, 가끔 민감한 주제는 여기저기 불똥이 튀는 경우가 있어서 조심스럽죠. 친구 추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선작 같은 재미없는 얘기 말고 책에 대한 얘기 많이 나눠요.^^

다락방 2016-02-04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에 대한 맥거핀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어떤 기준을 세우든 또 그 기준에 대해 밝히든(명확히 밝혀라!) 안밝히든(이런 기준이라면서 왜 이런 글 뽑아?) 말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 당선작 선정기준이 문제다, 라고 하지만 `그런 엉망인 글들을 뽑아놓다니` 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그런 생각을 하는 본인들의 기준이니까요.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잘썼다`라고 생각하는 건 `못썼다` 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지극히 주관적이니까요. 공개적으로 `못쓴 글들 뽑아놨다`라는 당선작들중엔 제 글도 있어서 참 뭔가 좋지 않은 기분이었지만, 어쨌든 공개되는 글을 쓰는 이상 잘썼다는 평가나 못썼다는 평가나 다 감당해야겠지요. 중심을 잡는 건 글 쓰는 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익숙한 닉네임을 보는 건 여전히 반갑고 따뜻합니다. 맥거핀님의 닉네임은 제게 익숙하고요.
:)

맥거핀 2016-02-04 17:34   좋아요 1 | URL
네..뭐 누구나 사실 선호하는 글이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는 법이니..그럴리야 없겠지만, 알라딘에서 유명 작가나 평론가 몇 분을 모셔서 당선작을 뽑는다 해도 말들이 안나오겠습니까? 모두들 조금 더 유연한 기준을 가지는 것도 제 생각에는 나쁘지 않지 않나 생각합니다.

암튼 너무 높은 기준을 세워도 고인 물이 될테고, 그렇다고 아무 기준도 없다면 있던 물들도 다 새나가겠지요. 신선한 물들이 계속 흐르게 하는 게 중요할 텐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니겠죠. 다락방님 말씀이 옳다고 봅니다.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준과 주관을 명확히 세워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겠죠.

저도 다락방님 익숙하죠, 물론. 아니, 안 계시면 이상하다 생각하겠죠.^^

cyrus 2016-02-04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상품, 적립금 받는 걸 좋아하는데 반디에 블로그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요. 더 받고 싶은 욕심에 거기도 노릴 법한데,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알라딘 당선작으로 뽑힌 제 글이 반디 당선작으로 뽑힌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알라딘에서처럼 반디에 가서 평소대로 글을 써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한 번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알라딘이 완전히 파산되서 이 웹사이트 자체가 폐쇄된다거나 당선작 제도가 폐지되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요. 알라딘이 사라지면 다른 인터넷 서점으로 옮길려고요. 제로베이스로 다시 시작해야죠. 당선작 제도가 없어져도 계속 알라딘에 남아 있을 겁니다. 제가 여러 곳에 동시에 활동하는 것을 안 좋아해요. 하나하나 보는 게 귀찮거든요. 욕심을 자제하는 중입니다. ^^

맥거핀 2016-02-05 00:40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없어지면 또 어디론가로 가기야 하겠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어디가서 무엇인가를 쓰고 있겠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동시에 여러 곳에 글 올리고 하는 것을 귀찮아서라도 못해요.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구요. 뭐 그렇다고 그렇게 하는 분들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다만 제가 좋게 보지 않으니, 제가 그런 식으로 하면 우스운 거겠죠.

뭐 글쎄요. 아무튼 어디간다 하는 것도 사실은 조용히 가야죠.^^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 쓰는 건 안가겠다는 거죠. 어디가서 제로베이스부터 시작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고, 또 여기서 알게 된 좋은 분들도 참 많으니.. 아무튼 저는 마음이 약해서 알라딘이 늘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냥 소심해서 그래요.

에이바 2016-02-04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감사합니다. 캐나다와 오에 겐자부로를 올려주셔서... 내심 어떤 책을 밀어주실까 기대하고 있는데 발가락까지 합쳐 포따봉 슬쩍 올립니다.ㅎㅎㅎ

기네스님 말씀대로 의견이 비슷합니다. 제 생각도 올려볼까 했는데 음... 좀 고민되네요. 한잔 하기 전에 후딱 써보겠습니다.

다락방 2016-02-04 21:32   좋아요 1 | URL
(살짝 발을 걸치며) 저 지금 와인중입니다. 에이바님, 건배요!

맥거핀 2016-02-05 00:40   좋아요 1 | URL
아니 근데 책 내용을 보다보니 정말 흥미로워보이더군요. 저도 최소한 그 둘 중에 한 권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작가의 말> 같은 책은 사실 되도 좀 골치....그러나저러나 두 분의 댓글을 보니 저도 이 야밤에 갑자기 한 잔이 땡기는 것이..근데 그러면 안되겠죠.ㅎ

넙치 2016-02-0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라딘이 책 후기보다는 책 전기에 치중하는게 싫어, 알라디더들하고 소통을 원래도 안 했지만 더욱 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읽고 싶은 책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는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을 더 소중히 생각해요.. 읽고 싶은 책이 있어 책 후기를 읽기 위해 검색하면 읽었다는 말은 없고 죄다 로쟈처럼 책소개..-.-;

맥거핀 2016-02-11 16:02   좋아요 0 | URL
책 전기라는 말씀 재밌네요. 저도 비슷합니다. 읽고 싶은 책에 대해 말하는 글은 많지만, 정작 읽은 후의 감상을 자세히 풀어놓는 글은 적은 것 같습니다. 좋다면 왜 좋은지, 안 좋다면 왜 안 좋은지를 열심히 생각하려는 자세가 중요할 듯 싶어요. 남 얘기 할 것 없이, 저도 사실 가장 난감할 때가 이렇게 책 추천 글 쓸 때예요. 이건 어쩔 수 없이 써야하지만, 늘 `읽고 싶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튼 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설에 장기간 자리를 비우다 보니..넙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6-02-05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B 2016-02-1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위터에 뜬 오에 겐자부로 단편선을 클릭해서 알라딘으로 들어왔는데 서평난엧맥거핀 님 아이콘이 보이 더라구요. 이런 경로로 들어와 글을 읽었네요! 겐자부로 책 담아두고 갑니다.

맥거핀 2016-02-15 01:01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또 뵈니 더 반갑습니다.^^ 아마 B.B님과 제가 북플에서 친구로 맺어져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군요. 네..이번에는 오에 겐자부로 책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는 하지만,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일주일의 시작인데, 좋은 한 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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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그랬다.

장강명 작가의 <댓글부대>를 읽고자 펼쳐들었더니 뭔가 재밌어보이기는 하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재미가 없는 것 같고(그러니까 개콘의 재미없는 코너 보는 느낌이랑 비슷하달까..), 새해 벽두부터 왜 이런 내용을 'JTBC 뉴스룸'도 아니고,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도 아니고, '그것이 알고싶다'도 아니고 하필이면 소설에서 봐야할까 싶어서....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뭘 기다리기로 했냐고?

 

그러니까, <댓글부대> 같은 영 안 땡기는 책이 서평단 도서로 선정되는 대참사(?)를 막고자, 마지막까지 기다리는 거지. 어차피 내가 고르는 책들은 비주류일 가능성이 높고, 여러 서평단 분들이 고르는 책 중에서 높은 표를 받은 책들 중에서 영 땡기지 않는 책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책들에 표를 던져, 많은 표를 받은 책들 중에서 (내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책들을 골라내는 거지..일종의 캐스팅보트랄까. 남들은 늦게 올린다고 보겠지만, 늦은 게 아니라 나는 기다린거라네, 친구. 아무튼 계획은 그랬다. 

 

그러나 신간평가단 책추천 글쓰기 마감시한이 약 1시간 30분 앞으로 다가온 현시점, 지금까지 추천을 해주신 서평단분은 총 12분. 내 투표를 제외하고도 아직 6분이나 더 표를 던지셔야 한다. 그렇다고 더 기다리자니 아무래도 마감시한을 넘길 것 같고...캐스팅보트는 무슨 캐스팅보트...이 간단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으니..

 

아무튼 그간 들인 노력이 억울해서라도 중간집계 결과를 살짝 발표해보자면, 현재까지 표를 많이 받은 책들은 다음과 같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그들>과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이 공동 6표, 카뮈의 <페스트>가 5표, 루 월리스의 <벤허>와 조디 피코의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가 공동 4표. 그 밖에 <울지 않기>, <사슴의 왕>, <스타타이드 라이징> 같은 책들이 3표씩 얻었지만, 아마도 이번에는 위의 4표 이상 얻은 책 중에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나아보이는 책 두 권을 골라 지우가 피카츄를 보내는 심정으로 밀어주고, 나머지 책들은 그냥 신간소개(?) 차원에서 올려본다.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은행나무

카인, 주제 사라마구, 해냄

 

카뮈의 <페스트>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조디 피코의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는 전혀 모르는 작가라서, 루 월리스의 <벤허>는 그 책이 선정되면 지하철에서 들고 다니며서 읽기에 심히 애로사항이 꽃필 것 같아서, 그리고 영화로도 너무 많이 봐서 뺐다. 그러다보니 남는 책이 저 위의 두 권.

 

 

주석과 함께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정병선 옮김, 오월의봄

 

사실 이 달에 가장 읽고 싶은 이 책이었다. 얼마 전의 아이유에 관련된 논쟁에서 이 책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는데,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정말 '이상한' 얘기가 많은 책인데, 주석과 함께 읽으면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 많을 듯 하다.

 

 

바느질하는 여자, 김숨, 문학과지성사

 

김숨 작가의 원고지 2천 2백 매의 장편. 시간을 투자해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통을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김숨은 계속 해왔는데,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바느질을 하는 여자. 그들이 왜 글을 쓰는지, 아니 왜 바느질을 하는지 그 이야기가 길게 펼쳐질 것 같다. 바느질은 글쓰기와 닮았다.

 

 

소각의 여왕, 이유, 문학동네

 

손홍규의 <그 남자의 가출>과 이유의 이 책 중 어느 책을 추천할까 생각하다가, 이미 이 책이 2표를 받고 있어서 혹시나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그만.

 

 

덧.

위에 쓴 지우가 피카츄를 보내는 심정이란 이런 거다. 피카츄가 이렇게 되묻는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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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6-01-0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가 피카츄를 보내는 심정이라~
이 만화는 피카츄만 보내면 필승 아닌가요?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보내신건가요? ^^

맥거핀 2016-01-06 01:16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까 위에 조금 잘못 썼네요..이렇게 되묻는 피카추를 보는 지우의 심정이라고 써야하는데,,아무튼 저는 고압전기 취급 특별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서..˝아뇨˝하고 답하는 지우의 멍한 표정이랄까요. 잘 알지도 모르는 책을 추천하는 그런 멍한 심정입니다.^^ 감은빛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2016-01-06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다렸다 마음에 드는 거 밀어주려 한 건가요 시간을 조금 남겨두고 쓰시다니... 저는 《사슴의 왕》 재미있을 것 같던데... 이건 두권이고 두권 합치면 꽤 두껍다고 합니다 앞에 그림 봤을 때 떠오른 건 <원령공주>였는데, 거기에 그런 말도 있더군요 김숨 책도 한번 보고 싶다, 하는 생각을 잠깐 했군요 지난해에 한번 라디오 방송에 나왔거든요 말하는 게 한강하고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름도 한 글자라는 게 같네요

<벤허>는 왜 그런 거죠 저 이거 어렸을 때 영화로 봤어요 극장에서... 학교 다닐 때였던가 잘 생각나지 않는군요(전차경주하는 게 생각나는군요 소개글을 조금 보니 종교와 상관있는 거더군요 영화에 그런 것도 나왔는지...) 얼마전에 이 책 나온 거 보고 소설이었구나 했습니다 책을 좀 마음 써서 보고 나서 예전에 본 영화 소설이 원작인 게 많다는 걸 깨닫기도 했습니다(이거 오래되지 않았군요) 한때는 우리나라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 생각을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소설로도 영화 많이 만들었지만, 그런 소설은 잘 못 봤네요

표가 많은 게 되는 거겠죠


희선

맥거핀 2016-01-06 23:50   좋아요 0 | URL
믿으시건 안믿으시건 기다린 건 사실입니다만, 보시다시피 결과물이...<사슴의 왕>은 보니 두 권 짜리이고, 권당 500페이지가 넘더군요. <벤허>를 제외시킨 것도 같은 이유인데, 너무 길어요~ 저는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때가 꽤 있어서 무거운 책은 상당히 곤란한 경우가 있어요. 물론 어떤 책들은 무거움을 감수하고 읽어야할 필요도 있지만, 신간평가단 책은 되도록 안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저는 <벤허>를 꽤 여러번 반복해서 많이 봤어요. 그 영화가 TV에서 꽤 자주 하잖아요. 얼마전에 보니까 EBS에서도 하던데...내용도 다 알고 있고, 어떤 장면들은 세세하게 컷단위로 설명하라고 해도 할 수 있을 정도인데도, TV에서 하고 있으면 또 보게 되네요. 그런 영화들이 몇 개 있어요. 어쩔 수 없이 다시 멍청하게 아..이제 그 장면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하고 보고 있는 영화들. 말씀하신대로 이 영화의 전차경주 장면은 압권이죠. 사실 잘보면 특수효과(?)들이 상당히 허접하기는 하지만, 그게 영화를 감상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희선 2016-01-07 00:35   좋아요 0 | URL
중요한 건 아니지만, <벤허>극장에서 본 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했는지도 모르겠군요 어쩌면 텔레비전으로 봤을지도... 책이 두꺼워서 그렇군요 그거 할 때마다 보시는군요 알았다면 봤을지, 텔레비전은 안 보니... 전차경주하다 어떤 사람 떨어져서 전차에 깔리기도 했죠(다른 것보다 이런 게 생각나다니...) 특수효과, 그 영화 처음 만들었을 때는 새롭다 생각했을 것 같네요 지금 그걸 만들면 훨씬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예전에 본 것과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 그건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든 처음 보고 들으면 새롭게 느껴지겠죠 시간이 흘러서 보고 저런 걸 좋아했나 하기도 하죠

고양이 발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일본 속담일 거예요 이런 참견을... 일본 사람들이 고양이를 많이 좋아하잖아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니기도 한 듯해요 길고양이 돌아다니는 거 싫어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먹이 주지 마라, 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맥거핀 2016-01-10 17:16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일본 속담이군요. 그런 속담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고양이가 그만큼 발 빠르게 뭐를 많이 한다..그런 뜻일까요? 아까 오전에 <동물농장>인가 그 프로를 잠깐 봤는데, 불쌍한 고양이가 한마리 나오더군요. 사람이 합성수지 같은 데에 일부러 빠뜨렸을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어찌 그런 짓을 하는지..

맞아요. <벤허>가 처음 개봉했을 때는 특수효과도 그런 특수효과가 없었죠.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제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네요. 말씀하신대로 현재 기준으로는 떨어지지만, 당시에 어떤 감흥들이 영화 그 자체와 혼합되어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거겠죠. 저는 TV에서 고전영화 같은 거 하면 많이 봐요. 요즘에 EBS에서 자주 고전영화를 해서 많이 보고 있습니다. 예상외로 좋은 영화들이 많이 하더군요.

AgalmA 2016-01-06 0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거핀님 계획엔 어쩐지 늘 동의가 됩니다. 피카츄를 보내는 심정은, 일 바쁠 때 고양이 발이라도 빌리고 싶다와 비슷하달지...

맥거핀 2016-01-07 00:01   좋아요 0 | URL
아..그런데 그런 말이 있나요? 일 바쁠 때 고양이발을 빌린다..저는 솔직히 처음 듣는 말이라..근데 재미있네요. Agalma님 올리시는 글은 늘 잘보고 있습니다. 생각을 많이 해야해서 종종 머리가 아프지만..그래도 좋습니다.^^

AgalmA 2016-01-07 04:32   좋아요 0 | URL
저야 글의 편차가 심하지만 맥거핀님 글이야말로 몰입해야 하는 리뷰라 전 마음 다짐을 하고 글을 열어 보는데요~ㅎ
요즘 널널한 페이퍼를 자주 올리는데, 새해 공부 다잡아 봐야겠습니다.
고양이발...다들 보통 쓰는 줄 알았는데 아녔군요-ㅁ-;; 제 주변에선 일상 대화로 자주 써서...출처는 저도 모르지만 바쁠 땐 정말 그 말이 💡
맥거핀님 글 올해도 잘 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자주 좀 출몰해 주세요ㅎㅎ!

맥거핀 2016-01-10 17:2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Agalma님 글은 읽다가 한 두 문장이 갑자기 어 무슨 뜻인가, 생각해봐야 할때가 있어요. 이보다 너무 공부 많이 하시면 저는 어려워서 잘 못 읽어요. 하하. 자주는 못와도 신간평가단 때문에 그래도 주기적으로 계속 오게 될 듯은 합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도 자주 글 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요새 자주 안 쓰니 요새는 글 하나 쓰기도 힘드네요. 위에 글도 막상 써놓고 보니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건지...

cyrus 2016-01-06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인터넷에 `포켓몬스터`를 검색하면 `지우의 만행`이라는 제목의 사진 글이 있어요. 만화에 나오는 지우의 행동을 비판적으로 해석(?)한 글인데 나름 설득력이 있어요. 대세는 지우가 아니라 로켓단입니다. ^^

맥거핀 2016-01-06 23:5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방금 봤는데, 저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이 자식이...포켓몬은 예전에 조카들이 가끔 봐서 같이 볼 때가 있었는데, 보고 있으면 은근히 재미있어요. 예전에 포켓몬 대백과사전인가 조카 사줬는데..은근히 재미있어서 제가 더 봤다는...

아이리시스 2016-01-06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기엽따 피카츄♥ 그그그 페스트가 더 낫지 않나요? 읽기가 제일 어렵겠지만😌 이거해도 맥거핀님 계획대로 잘 안되잖아요😒😒😅 댓글부대 의외로(미얀) 좋나요? (그들)은 연말에 산 유일한 소설인데 재미있어보여요 화이팅.(피카츄, 누나 간다 휘리릭)

맥거핀 2016-01-06 23:57   좋아요 0 | URL
페스트가 더 나았으려나요? 사실은 읽는 것보다도 그게 선정이 되면 리뷰를 제대로 쓸 자신이 없어서..기존에 리뷰들도 엄청 많고, 뭔가 새로운 리뷰는 도저히 안 나올 것 같아요. <댓글부대>는 한 반 정도 읽었는데, 작가님이 뭘 하시고자 하시는 건 알겠는데, 역시 제 취향은 아닌걸로....물론 취향의 문제와 좋은 소설의 문제는 별개겠지만요.

아이리시스 2016-01-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할말 못했네.. 맥거핀님 있잖아.. 그래도 맥거핀님이 매번 리뷰쓰러와서 좋아요☺ 불안한 낙원 리뷰는 언제 볼 수 있나요오? 이 말 못한것같은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해요😊😊

맥거핀 2016-01-06 23:59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리시스님이 여전히 알라딘에 계셔서 좋습니다.(그러니까 딴 데 가지 마시고...) 딴 데 안간다고 약속하면 불안한 낙원 리뷰를 써드립죠...(라고 하지만 어차피 써야하는 현실...) 아이리시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물론 건강은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