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에 무조건 사야할 책 2권.
책 소개의 첫 문장을 빌려오면 이렇다. "19세기 일본 작은 마을에 사는 어느 승려의 딸인 ‘쓰네노’가 자신을 옭아매는 고향을 떠나 더 크고 광대한 세계인 에도로 향한 발자국을 추적하는 논픽션이다." 어떤 픽션도 사실 논픽션을 이겨내지는 못한다. 아직도 가끔 8시 뉴스를 보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저 얘기는 분명히 누군가가 썼거나 써야만 해,라고. 무엇보다도 이런 표지의 책을 안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를 출판사의 이창동 각본집은 순서가 거꾸로다. 버닝, 시, 그리고 밀양. (그렇다면 이제는 박하사탕이나 오아시스의 차례인가?) 물론 버닝과 시는 가지고 있고, 이제는 밀양 차례다. 어떤 영화들은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초중반부 신애가 보이는 이상한 허영심을 예전의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뭔지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무엇보다도 이런 표지의 책을 안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저 장면이 어디에 있었더라?)
이렇게 생존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