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면 좋을 글을 골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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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우리 부부는 뒷좌석에 어린 세 딸을 태우고 어딘가로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갑자기 이렇게 물었다.
“우리가 똑똑한 게 좋아요? 아니면 행복한 게 좋아요?”(372쪽)

 

우리는 아이들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많은 관심을 갖고 윤리적으로 살아가는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자녀 양육에 대한 이런 접근은 행복과 깊은 관련이 있다. 타인에게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욱 만족스런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많은 증거가 나와 있다. 또한 그러한 삶의 태도는 그 자체로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375쪽)

 

- 피터 싱어, <더 나은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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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본다는 건 뒤돌지 않고 뒤를 보는 일만큼이나 어렵다.(181쪽)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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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곤란하면 나는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곤란할 때 나는 절대로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다.”
이런 자세가 옳다. 서로에게 그렇게 생각할 때 비로소 우정이 성립한다.
‘옛날에 나는 너를 도와주었는데 너는 지금 왜 날 도와주지 않는 거야’ 하고 생각한다면, 그런 건 처음부터 우정이 아니다. 자신이 정말로 곤란할 때 친구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짜 우정이다. (...)
애초에 우정에서 뭔가를 얻으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다. 손익으로 따지자면 우정은 손해만 볼 뿐인 것.(127쪽)   

 

- 기타노 다케시,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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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좋을 때는 아무 때나다. 아무 도구도 필요 없고 시간과 장소를 지정할 필요도 없다. 책 읽기는 낮이든 밤이든 어느 시간에든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예술이다. 책 읽을 시간이 있고, 책을 읽고 싶을 때가 바로 책 읽기 좋은 시간이다.(220쪽)

 

하지만 기회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다. 책 읽기 좋은 때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이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분명 즐거움을 놓치고 말 것이다.(221쪽)

 

- <천천히, 스미는>, 홀브룩 잭슨이 쓴 ‘애서가는 어떻게 시간을 정복하는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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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저의 느낌이나 생각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여러분의 글 감상을 위해 올립니다.

 

 

 

 

 

 

 

제주도에서 찍었습니다. 재밌는 사진 같아서 넣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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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06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 큰 커피잔 같아요! 제가 제주도 갔을 때는 못 봤는데, 아니 어쩌면 저희가 다닌 곳이 별로 없어서 몰랐을 수도 있을듯요. ㅎㅎㅎㅎ
책을 읽은 행위가 예술일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말이죠~~^^ 밤마다 30분씩 읽어야지 생각하는데 늘 시간을 초과하게 되네요. 제가 밤에 하는 예술을 너무 즐기는 듯~~~😅

페크pek0501 2018-02-06 14:48   좋아요 0 | URL
카멜리아 힐 - 수목원에서 찍었어요. 저도 제주도를 세 번 갔는데 못 가 본 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하하~~ 라로 님의 새해 결심 실천을 열심히 응원합니다. 저도 잘 실천하고 있어서 한 시간을 읽고 달력의 두 날짜에 동그라미를 치고 있어요. 아마 2018년 달력 날짜에 모두 동그라미가 쳐질지도 몰라요. ㅋ
고맙습니다.

cyrus 2018-02-06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양육가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자녀를 가르치는 부모의 역할 범위에 대해서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제가 미혼인데 왜 이런 진지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아무튼 그 책을 읽고 나서 피터 싱어의 책 372쪽 질문을 보게 되네요. 저는 자녀가 똑똑해지기 보다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18-02-07 12:32   좋아요 0 | URL
어느 날 자식이 생겼다고 갑자기 좋은 부모가 되는 게 아니라서 cyrus 님처럼 미리 책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정리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되는 일에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요.

저 역시 님처럼 똑똑함보다는 행복을 택하겠어요.
부모들은 자식이 똑똑해져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여기는 게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8-02-07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똑똑한 것 보다 행복한 거죠.
똑똑하면 피곤해요.
지혜롭고 행복하면 그게 좋은 건데.
그래서 핀란드 아이들이 행복하다잖아요.ㅋ

제주도에 저런 큰 커피잔이 있었군요.
놀이동산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ㅋㅋ

페크pek0501 2018-02-08 11:50   좋아요 0 | URL
그렇죠? 행복이 먼저지요?
똑똑하면 오만해져서 행복할 가능성이 적어질 듯해요. 삶에서 누리는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알려면 오만해선 안 될 듯요.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밖에서 겸손한 태도를 가지라고.
갑질이란 것도 오만해서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한때 핀란드 유학이 인기였었나 보군요.

커피 잔, 신선하지요?


성에 2018-02-08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께 배운대로 책을 읽으며 밑줄을 긋거나 노트에 적어 넣어요. 예를 들면,
*빨리 가는 것 보다 같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움엔 면역력도 없더라.
*왜곡된 진실엔 마지막 순간에야 그 의미를 온전히 들어낸다. 옛 페르시아 기록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니체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윌리엄 불레이크
대충 적어 보았는데요, 평범한 말 속에서 감동 받는 나는 다분히 단세포인가요?^^*

페크pek0501 2018-02-08 11:52   좋아요 0 | URL
옛 페르시아 기록에 그런 게 있군요. 그런데 어떤 때는 자기가 죽고 나서야 진실이 밝혀질 때가 있으니 억울한 일이죠.

괴물과 싸우려면 괴물이 되어야 해요. 그러니 진흙탕 싸움을 피하는 수밖에요.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 이것 맘에 드는군요. 바로 외우겠습니다.

원래 진리란 그리고 행복이란 평범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잠언과 성찰
라 로슈푸코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기획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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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리즘의 뜻 :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나 글.)

 

 


아포리즘을 즐겨 읽는 편이다. 아포리즘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로 하여금 빠르게 읽고 지나가는 독서가 아니라 천천히 읽으며 사색하고 사색의 편린을 끼적거리게 하는 독서를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아포리즘을 담고 있는 라 로슈푸코 저, <잠언과 성찰>도 그와 같은 이유로 좋아하는 책이다.

 

 

특별한 사람만이 아포리즘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저마다의 인생을 사노라면 크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이서 그것을 글로 표현하면 아포리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감탄하는 것은 한두 개가 아니고 많은 아포리즘을 만들어 낸 저자의 능력과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이다.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은 책인 만큼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 많은 책이다. 내가 이 리뷰를 쓰는 이유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라고 말할 수 있다. 


 


1. 내가 주목한 문장을 옮기고 나의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해 본 것

 

비범한 실력의 증거는 그것을 가장 심하게 시기하는 사람들이 칭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데 있다.(41쪽)
→ 빈말로 칭찬하는 경우가 있지만 시기하는 사람들은 빈말로 칭찬할 사람들이 아니니까.

 

 

애인을 사랑할수록 우리는 그녀를 미워할 시기에 더욱 가까워진다.(45쪽)
 → 사랑과 미움은 한 가지의 뿌리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다.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애인이 자신과 무관하게 혼자서 행복해 한다면 질투가 생기고 미워해지기까지 한다는 것. 그런데 사랑의 차원이 높아지면 달라지리라. 만약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그렇게 애인을 사랑하는 차원에 도달해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러면 애인이 혼자서 행복하다고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 자식 혼자서 행복하다고 질투할 부모는 없을 테니까.  

 

 

그런대로 잘 된 결혼의 경우들은 있다. 그러나 감미로운 결혼의 경우는 하나도 없다.(45쪽)
→ 인간은 긴 시간 동안 감미로움을 느낄 수 없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일 년 내내 감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감미로움의 속성은 긴 시간을 유지할 수 없는 것. 마치 꽃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가 언젠가 꽃이 질 것을 알기 때문인 것처럼, 달콤한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긴 시간 동안 그것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감미로운 결혼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에서 고난과 시련이 없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감미로운 결혼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늙어갈수록 더욱 어리석어지고, 또한 더욱 현명해진다.(70쪽)
→ 우리는 늙어갈수록 이해력이 떨어져서 어떤 때는 어리석어지고, 우리는 늙어갈수록 경험이 많아져서 어떤 때는 현명해진다.

 

 

최고의 솜씨는 사물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데 있다.(82쪽)
→ 특히 선거 때에 대통령 후보 중에서 누가 적임자인지 알아보는 안목이 우리 국민들에게 있으면 좋겠다. 무엇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자기가 저지르는 모든 악행을 알 만큼 그렇게 영리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88쪽)
→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악행은 광신자나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고 주장했다.

 

아들이 이혼하게 되자 손자를 차지하기 위해 생모와 자식을 억지로 떼어놓는 시어머니는 그것이 자기 아들과 손자를 위해서라고 생각할 뿐 악행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사리사욕은 우리의 모든 악행의 원인이라고 비난받지만 우리의 선행들의 원인이라고 칭찬 받아도 마땅하다.(97쪽)
→ 사리사욕 때문에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사리사욕 때문에 선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좋은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을 내는 정치인의 경우.

 

 

멸시를 받아 마땅한 사람들만이 멸시당하기를 두려워한다.(102쪽)
→ 자신만 떳떳하다면 멸시 받는 걸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멸시하여라. 나는 떳떳하니까.’라고 생각할 것이므로.

 

 

질투에는 사랑보다 이기심이 더 많이 들어 있다.(102쪽)
→ 사랑해서 질투하기보다 더 사랑받고 싶은 이기심으로 인해 질투하니까.

 

 

우리의 증오가 지나치게 심해지면 우리는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들보다 더 낮은 수준에 놓인다.(105쪽)
→ 증오가 지나치면 그 감정에 붙들려서 이성을 잃고 말기 때문.

 

 

우리는 어떤 사람보다는 더 영리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보다 더 영리할 수는 없다.(118쪽)
→ 작가는 대체로 독자보다 영리하지만 그 작가보다 더 영리한 독자가 어딘가에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결론을 내는 소설보다 독자로 하여금 결론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 더 영리한 소설이다. 또 시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결론을 명확하게 내린다면 어리석은 소설이 된다고 믿는다.

 

 

연애에서 가장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바로 사랑이다.(120쪽)
→ 연애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소유욕과 질투이기 때문이 아닐까.

 

 

자연은 우리의 정신 밑바닥에 우리 자신도 모르는 재능과 솜씨를 숨겨놓은 듯하다.(121쪽)
→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나의 경우만 해도 내가 무용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몰랐고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몰랐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작년에 비로소 뭔가를 알아냈다. 만약 발레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죽는 날까지 뭔가를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 매력적이었던 늙은이들의 가장 위험한 어리석은 짓은 자신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다.(122쪽)
→ 시든 양귀비꽃보다 싱싱한 호박꽃이 더 낫다는 말이렷다. 드문 일이지만 나이 들어서 멋있는 여자나 남자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리 심한 치욕을 당해 마땅하다 해도 자신의 평판을 다시 회복할 능력은 언제나 지니고 있다.(123쪽)
→ 이 말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은) 어느 여자 연예인의 비디오 사건이 있었다. 수치스러움 때문에 불행한 삶을 살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최근 티브이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녀를 보니 뜨거운 박수라도 쳐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와 비슷한 시련을 겪는 이들도 재기에 성공한 그녀를 보고 좌절하지 말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하나밖에 없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남을 기쁘게 하지 못한다.(123쪽)
→ ‘짚신도 제짝이 있다.’라는 말은 보잘것없는 사람도 매력이 있다는 말이고 이것은 우리의 관점이 다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매력이 있고 그것을 찾아내는 사람만이 그 사람의 매력을 알 뿐이라고 생각한다.

 

 

재치보다는 신뢰가 대화에 더 많이 기여한다.(125쪽)
→ 마음이 울적할 때 우리는 누구와 얘기를 하고 싶을까? 재치 있는 사람보다 신뢰가 가는 사람일 것이다.

 

 

우리의 모든 열정은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게 만든다. 그러나 사랑은 가장 우스꽝스러운 잘못을 저지르게 만든다.(125쪽)
→ 사랑의 힘은 세다. 사랑하면 못할 게 없어서 유치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사랑하면 못할 게 없어서 범죄성을 띤 악행을 일삼기도 한다.

 

 

운명과 기질이 세상을 지배한다.(128쪽)
→ 내가 보기엔 자신의 성격이 자신의 운명을 만드는 것 같다.

 

 

우리는 사람의 재능을 그의 장점들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그가 아는 장점들의 활용 방법에 따라 판단해야만 한다.(129쪽)
→ 태권도나 유도를 잘하는 장점 때문에 누군가는 경찰관이 되고 누군가는 폭력범이 된다. 명석한 두뇌로 누군가는 학자가 되고 누군가는 사기꾼이 된다. 그러므로 중요한 건 장점이 아니라 그것의 활용 방법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서 판단력을 찾아보기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이 판단력을 더 이상 지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162~163쪽)
→ 자신의 판단력을 제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자신에게 ‘판단력 없음’을 보여 주는 셈이다.

 

 

한 번도 위험에 직면해 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용기를 장담할 수 없다.(169쪽)
→ 용기가 필요한 상황에 있어 봐야 자신이 용기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친구와 싸울 때보다 애인과 싸울 때 자신의 성격을 더 잘 알 수 있고, 애인과 싸울 때보다 배우자와 싸울 때 자신의 성격을 더 잘 알 수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감정의 노출이 심해지는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항상 선량한 사람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나쁜 짓을 하면 결코 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이 믿어야만 한다.(170쪽)
→ 이것을 다른 말로 바꿔 써 봤다. ‘죄를 지어서 벌을 받았다는 증거가 많이 나올수록 우리가 선량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 줄 수 있다는 자만심은 흔히 남을 어김없이 불쾌하게 만드는 수단이다.(170쪽)
→ 자만심은 자기 기분에만 취해서 남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없게 만들기 때문에 남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의 대부분을 낳는다.(171쪽)
→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자가 다른 사람도 신뢰한다.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은 남도 거짓말을 잘하는 걸로 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진 것이 별로 없어도 만족하는 사람이다.(182쪽)
→ 이와 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가진 게 많아도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예를 들면 99칸의 집을 가지고도 100칸을 채우지 못했다며 불평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행복은 얼마나 가졌느냐 하는 것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만족할 줄 아느냐 하는 것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 닥치는 행운과 불운은 그것이 얼마나 심한가에 따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심하게 느끼는가에 따라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186쪽)
→ 사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이 되겠다.

 

 

희망과 두려움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희망 없는 두려움도 없고, 두려움 없는 희망도 없다.(188쪽)
→ 희망과 두려움은 한 세트라는 것. 이 문장을 읽으니 책을 낸 알라디너들이 생각났다. 책을 낸다는 것은 자신을 세상에 내놓는 일이라서 희망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는 일이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연예인들도 그렇지 않을까. 연예인이란 직업은 극도로 긴장해서 생기는 ‘무대 공포증’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희망은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하나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희망을 실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어떤 평가를 받는 연예인이 될지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이다. (연예인들 중에는 의외로 무대 공포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고 의외로 내성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말이 되겠다.)

 

 

열정들이란 이기심의 다양한 취향들에 불과하다.(190쪽)
→ 내가 젊었을 때 주부이면서 공부를 하러 다닌 적이 있다. 나의 발전을 위해 공부하기로 결심한 것이니 이기심 없이 불가능했을 터이다. 내가 발레를 배우러 다니는 것도 내 건강과 취미를 위해서이니 이기심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지금도 공부와 발레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세계가 없이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사는 주부보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사는 주부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위해서도 낫고 가족을 위해서도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야 남편이나 자식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수 있고 또 남편이나 자식에 대한 원망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런 말을 늘어놓게 되는 삶은 좋지 않다고 본다. 차라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며 살아서 가족에게 미안하네.”라고 여기는 쪽이 가족과 잘 지낼 수 있다고 본다. 미안한 마음이면 가족에게 더 잘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대부분의 일을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이유는 그것들을 칭찬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유행이기 때문이다.(190쪽)
→ 여기서 ‘유행’이란 ‘세상의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우리들의 생각은 세상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다.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문화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과 비교하면 요즘은 사람들이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는 것 같고, 독신으로 살고 싶은 사람도 많아진 것 같다.

 

 

우리는 자기가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보다는 자기가 행복하다고 다른 사람들이 믿게 만들기 위해 더 애쓴다.(194쪽)
→ 자신이 행복하면 된 것이지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는 게 왜 중요할까? 왜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사는 걸까? 남들에게서 부러움을 받고 싶다는 허영심 때문일까? 이런 이유로 명품 핸드백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닐까?

 

 

어떤 것을 간절히 바라기 전에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의 행복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195쪽)
→ 부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기 전에 부자들이 다 행복한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부자라는 이유로 행복한 건 아니라는 것. 명문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행복한 건 아니라는 것.


 
신중함과 사랑은 공존할 수 없다. 사랑이 증가할수록 신중함은 더욱 줄어든다.(195쪽)
→ 사랑은 열병과 같아서 사랑에 빠진 사람을 환자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사랑은 무모한 용기를 생기게 한다. 다시 말해 사랑은 ‘신중함이 없음.’의 상태로 만든다. 신중함과 사랑이 공존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는 자기에게 혜택을 베푸는 사람들보다는 자기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기를 더 좋아한다.(198쪽)
→ 자기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것은 그들 앞에서는 자기가 근사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기에게 혜택을 베푸는 사람들을 오히려 미워할 수 있다. 자신을 초라하게 또는 비참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깨진 적이 전혀 없는 우정보다는 회복된 우정이 한층 더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198쪽)
→ 한 번 깨진 적이 있는 우정은 또 깨질 수 있기 때문.

 

 

 

 

 

 

2. 저자가 본 인간이라는 존재
 
저자는 인간을 허영에 사로잡힌 존재로 본다.

 

가장 격렬한 열정은 우리에게 가끔 휴식을 주지만 허영은 언제나 우리를 흔들어댄다.(130쪽)
이성보다는 허영 때문에 우리는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136쪽)
우리는 대개 악의보다는 허영 때문에 남을 비방한다.(140쪽)
언제나 농담은 허영이 만들어내는 날카로운 재치의 싸움이다.(192쪽)

 

 


저자는 인간을 시기심이 많은 존재로 본다.

 

우리의 시기심은 우리가 시기하는 사람들의 행복보다 언제나 더 오래 지속된다.(138쪽)
시기심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사리사욕이 없는 사람이 더 많다.(141쪽)

 

 


저자는 인간의 우정을 과소평가한다.

 

사랑의 경우처럼 우정의 경우에도 우리는 흔히 자기가 아는 것들보다는 모르는 것들 때문에 더 행복하다.(130쪽)
진정한 사랑이 아무리 드물다 해도 진정한 우정보다 더 희귀한 것은 아니다.(137쪽)
진정한 친구는 모든 좋은 것들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이고, 또한 우리가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적다고 여기는 것이다.(195쪽)

 

 


저자는 인간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웃사람의 파멸은 친구들과 적들을 다 같이 기쁘게 한다.(183쪽)
온 세상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똥 묻은 개로 가득 차 있다.(183쪽)
어느 시대에나 악덕들은 존재한다. 사람들은 이기심, 잔인성, 방탕의 기질을 타고난다.(284쪽)

 

 

 

 

 

 

3. 이 책을 읽고 내가 써 본 아포리즘

 

* 겸손한 사람은 타인에게 친절할 뿐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만한 사람은 타인에게 불친절할 뿐 아니라 불행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불행의 밑바닥까지 가 본 사람은 큰 행운이 없더라도 평탄한 삶에 만족한다.

 

 

* 우리가 마음이 힘들다고 말하고 몸이 아프다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의 처지를 알아주는 것이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 착각을 해서 행복한 게 나은가 아니면 진실을 알고 불행한 게 나은가. 행복과 진실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알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남을 알 수 있겠는가. 인간 전체의 공통점을 조금 알 뿐이다.  

 

 

* 누구에게나 이기심이 있다는 건 맞지만 이기심을 남에게 들키는 사람보다 이기심을 들키지 않는 사람에게 신뢰가 가는 것은 그는 최소한 이기심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4. 몇 가지 물음과 답

 

* 이 책을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이 책은 인간에 대해 작가가 고찰한 것의 기록이라고 본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위해 추천하고 싶다. 우리의 인생은 여러 인간관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간에 대한 이해 없이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

 

 

 

*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는가?
: 거의 대부분 동의한다. 책의 글 중 약 10프로가 되는 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 이 책을 읽을 때 어떤 방법으로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가?
: 자신이 느낀 바를 써 가면서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의 차이점과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아가기, 저자의 생각을 예를 들어 써 보기, 추가로 생각할 것은 무엇인지 찾기 등을 병행하면서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5. 이 책의 아쉬운 점

 

잘못 표기된 게 눈에 띄었다. 오자인 듯하다.

 

* 146쪽의 8번째 줄 
: 온갖 종류의 글 써왔다.(☓) → 온갖 종류의 글 써왔다.(〇)

 

 

* 156쪽의 13번째 줄
: 그 영원한 움직임을 충실 표현하는 것이다.(☓) → 그 영원한 움직임을 충실 표현하는 것이다.(〇)

 

 

* 295쪽의 18번째 줄 
: 리슐리외도 모르 앙크르 원수는 살해되었다.(☓) → 리슐리외도 모르 앙크르 원수는 살해되었다.(〇)

 

 

나도 잘못 표기할 때가 있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
<부록>

 

내가 이곳에 이미 올렸던 글을 부록으로 덧붙인다.

 

 


* 2017-02-09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이란 책에서 ‘오만’에 대한 글을 읽다가 떠오르는 게 있어서 정리해 봤다. ‘오만’을 ‘잘난 척함’으로 대치하여 내 나름대로 써 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오만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의 오만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잘난 척을 못 봐 준다. - pek0501

 

 


모든 사람은 똑같이 오만하다. 다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수단과 방법만이 서로 다를 뿐이다. - 라 로슈푸코

 

모든 사람은 잘난 척하길 좋아한다. 다만 드러내 놓고 잘난 척하느냐, 은밀하게 잘난 척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ek0501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훈계할 때 선의보다는 오만이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가 훈계하는 목적은 그들의 잘못을 시정해주려는 것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은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친구의 잘못에 대하여 충고나 조언을 할 때 우리는 친구의 잘못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보다 자신의 똑똑함과 지혜로움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경향이 있다. - pek0501

 

 

 


자연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육체의 모든 기관을 이토록 정교하게 배치했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의 불완전함을 알고 괴로워하는 일은 없도록 해주기 위해서 오만도 아울러 부여한 듯하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남을 업신여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생긴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고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싶고 사업가는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가 없다면 세상은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세상을 발전시킨다. 잘난 척 좀 하면 어떤가. 잘난 척하는 재미가 없다면 우리가 세상을 사는 즐거움의 반이 줄어들 것이다. 다만 잘난 척할 때 필요한 게 하나 있다. 잘난 척하면서도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요령이다. - pek0501

 

 

 

 

 

* 2017-02-26
<잠언과 성찰>은 매우 잘 구입한 책으로 꼽는다. 그만큼 만족스런 책이다. 아무 데나 펼쳐도 좋은 구절이 눈에 띈다. 꽤 많이 밑줄을 그어 놓았는데 그중 몇 개만 옮긴다.
 
통찰력의 가장 큰 잘못은 목표에 미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나가는 것이다.(114쪽)
 
나의 코멘트 : 책을 읽다가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내용이라고 해서 그냥 지나치면 독서를 엉터리로 하는 게 된다. 우리는 뭘 몰라서 실수하는 게 아니라 알고 있는 뭘 놓쳐서 실수하는 것이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상대방의 사랑이 언제 끝났는지 모른다면 그것은 언제나 자신의 잘못이다.(113쪽)
 
나의 코멘트 : 이렇게 상황 파악을 못할 만큼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다른 누군가와 연애를 해도 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우리의 솔직함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자기가 원하는 측면에서만 자신의 결점들을 드러내려는 욕망이다.(115쪽)
 
나의 코멘트 : 나의 정곡을 찌르는 이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라 로슈푸코가 나를 웃겼다.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열등감에 대해 말할 때 남도 그럴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고백해도 되는 열등감에 대해서만 말한다. 자신의 단점을 말할 때도 남도 그럴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게으름 같은 단점에 대해서만 말한다. 남들이 실망할 만한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는 꼭꼭 숨긴다. 


 
 
열렬히 사랑할 때나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때나 우리는 똑같이 만족하기가 어렵다.(116쪽)
 
나의 코멘트 : 자신이 상대를 열렬히 사랑하면 상대는 자신만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거나 질투로 괴로워한다. 그러니 이럴 때의 불행의 총량은 사랑하지 않을 때와 똑같게 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허영을 참아줄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자신의 허영심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117쪽)
 
나의 코멘트 : 자신도 명품 핸드백을 살 수 있을 만큼 부자라면 다른 사람들의 허영을 흉볼 이유가 없겠지. 


 
 
<잠언과 성찰>은 책장을 너무 많이 넘겨 보게 되어 헌 책이 될지 모르겠다고 예감하게 되는 책이다. 내 마음을 끄는 글이 많다. 나의 얕은 통찰력을 깊게 만들어 줄 것 같아서라도 자주 펼쳐 봐야겠다. 

 

 

 

 


* 2017-03-10
요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책은 <잠언과 성찰>.
 

우리의 가장 훌륭한 행동들을 초래한 모든 동기를 사람들이 안다면 우리는 그 행동들에 대해 자주 부끄러워 할 것이다.(122쪽)
 
훌륭해 보이려는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은 지금보다 추해질 것이다. - pek0501


 
나의 코멘트 : 어떤 이는 자신이 어느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면 그 사실이 신문에 게재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기부금을 냈다. 세인에게 자신이 훌륭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어서다. 물론 기부의 동기는 부끄러워할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훌륭해 보이려는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은 지금보다 추해질 것이다.
 
 

 

 

 


* 2017-08-16
..........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처럼 때로는 자기 자신과도 다르다.
 
- <장언과 성찰>, 51쪽

...........
 
나의 코멘트 : 내가 나답지 않을 때가 있듯이, 당신도 당신답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만 모르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다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할 뿐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람인지 모르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갑질을 하는 사람인지 모른다.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 2017-11-30
칭찬하는 질책이 있는가 하면 비방하는 칭찬도 있다.

 

..........
세상에는 칭찬하는 질책이 있는가 하면 비방하는 칭찬도 있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55쪽.
..........

 

 

예를 들면 이런 게 아닐까. ‘그녀는 멋부리기에 관심이 많은 멋쟁이다.’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서 멋쟁이라는 말로 그녀의 장점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녀가 멋부릴 줄만 아는 한심한 사람임을 말함이니 칭찬하는 질책이 된다. ‘그는 쓸데없이 부지런하다.’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서 쓸데없다는 말로 그의 단점을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가 부지런한 사람임을 말함이니 비방하는 칭찬이 된다.

 

 


겸손은 거짓일 때가 많다.

 

..........
겸손은 우리가 남들이 자기에게 복종하도록 만들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수단, 즉 복종하는 척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자신을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 낮추는 오만의 술책이다. 오만은 비록 수천 가지로 변신한다고 해도, 겸손의 가면으로 자신을 숨길 때보다 더 잘 위장하고 더 잘 속이는 경우는 결코 없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4쪽.
..........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한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대중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보일 때 그것은 대부분 실제로 겸손한 게 아니라 겸손하고 싶은 마음이나 겸손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나타낼 뿐이다. 만약 자존심이 상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는 바로 겸손의 가면을 벗고 그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말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오만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위치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베푸는 것도 이기심 때문인 경우가 많다.

 

..........
후하게 베푸는 듯이 보이는 것은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사소한 이익은 경멸하는, 위장된 야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2쪽.
..........

 

 

어떤 이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여러 번 내어 신문에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가 나중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그의 얄팍한 계산을 읽은 것만 같아 실망스러웠던 적이 있다. 라 로슈푸코의 말처럼 그에게서 위장된 야심을 읽었던 것. 

 

 

남에게 후하게 베푸는 것에 이런 심리도 있겠다. 남을 돕고 살면 자신이 복을 받아 큰 불행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은 심리. 내가 연말에 자선냄비를 보면 꼭 돈을 넣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심리가 작용해서일 듯.

 

 


이런 심리에 대한 글을 찾았다.

 

..........
그래서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그들에게 베푸는 혜택은 자기 자신에게 미리 베푸는 혜택인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7쪽.
..........

 

 

 

둘 사이에서 사랑을 하는 쪽이 더 행복하다.

 

..........
사랑의 즐거움은 사랑하는 데 있다. 우리는 남이 자기에게 쏟는 열정보다는 자신이 품고 있는 열정으로 더 행복해진다.

 

-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85쪽.
..........

 

 

사랑의 즐거움은 사랑을 받기보다 사랑하는 데 있다는 것.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란 시에도 이런 글귀가 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내가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런 글에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결혼하기 전, 남편과 연애할 때 선물로 핸드백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몇 배 더 즐거웠던 건 내가 남편에게 줄 선물로 백화점에서 스웨터를 고를 때였다. 선물로 무엇을 살까 하고 고민하는 시간, 백화점에서 선물을 고르는 시간, 그에게 주기 전까지의 시간, 그에게 주었을 때 그의 표정을 보는 시간 모두 행복했던 시간으로 아직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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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31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는 행간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때나 남의 글을 읽을 때 필요한 자세죠.
저는 비록 똑같은 책은 아니지만 그라시안의 책이라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다시 재독하고 싶은 책도 많은데 짬이 안 나네요.ㅠ

페크pek0501 2018-02-01 11:43   좋아요 1 | URL
어느 책이나 할 말이 많은 건 아니랍니다. 똑같이 읽었으되 난 리뷰를 못 쓰겠는데 어느 님은 리뷰를 잘 써서 개인 능력의 차이를 느끼곤 합니다.

그라시안의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조언>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곳에도 짧게 글 올린 적이 있어요. 1600년대에 그런 글을 쓰다니 놀라워요. 인터넷 검색이 없던 시절에 어떻게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유전자의 힘일까요? 그것도 펜으로 썼겠지요?

저는 컴퓨터 없던 시대에 살았다면 글을 쓸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컴퓨터 덕을 많이 보고 있지요.

재독이 싶지 않지요. 그래서 아예 한번 읽을 때 정독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qualia 2018-01-31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주옥 같은 말과 글들의 연속이네요. 한데 너무나 날카롭게 가슴 깊이 찔러오는 말들이라 오히려 할 말을 잃게도 만듭니다. 제 자신 안에 숨어 있는 사적 욕망, 욕구, 속셈, 흑심, 추악함, 이기심, 시기심, 오만, 위선, 잘난 척하는 마음, 이런 것들을 사정없이 발각당한 느낌입니다. 처음엔 읽자마자 크게 공감해서 곧장 댓글을 쓰려고 했는데, pek0501 님 말씀대로 거듭 생각하게 만들고 더 깊이 성찰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얕은 생각을 섣불리 내놓기가 꺼려집니다. 아무튼 위 성찰의 글들은 우리 마음의 정체를 폭로해주는 동시에 우리 마음의 여린 구석들을 토닥여주기도 하고 감싸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꾸짖음과 따뜻한 배려의 마음이 라 로슈푸코의 잠언에도 페크 님의 글에도 은은히 묻어나오는 듯합니다.

페크pek0501 2018-02-01 11:50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qualia 님의 글을 읽고 너무 지적인, 전문적인 글이라 어떻게 댓글을 써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그냥 온 적이 몇 번 있어요. ㅋㅋ

사람마다 좋아하는 책, 끌리는 책이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아포리즘을 좋아해요. 요즘 과학 공부 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 두 권 읽고 있는데 좋은 공부가 되더군요.
다독과 정독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건 세상에는 읽을 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그것에 비해 인생은 짧은 것 같아요. 장수 시대라곤 하지만 과연 독서를 몇 살까지 할 수 있는지 의문이에요. 늙으면 눈도 침침해진다는데... 체력도 약해지겠죠.

어쨌든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이곳이 좋습니다. 님도 알게 되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1.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가는지를 이곳에 들어와 보면 알 수 있다. 글을 올린 지 11일이나 되었다는 사실을 오늘 확인했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그렇다면 오늘은 새 글을 올려야 할 게 아닌가. 뭐라도 끼적거려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2.
오늘 보니 내 서재에 이렇게 기록이 되어 있다.

 

 

..........
즐겨찾기등록: 362명
오늘 47, 총 157869 방문
..........

 

 

어느 알라디너가 썼던 댓글이 생각난다.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페크 님은, 이곳이 요식업계라고 치면, 이렇다 할 전단지 한 장 뿌리지 않고도 오랜 시간 무탈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집이죠.^^”

 

 

내 기분이 좋아지는 댓글이라서 웃고 말았는데 이런 표현은 배우고 싶다. 어떻게 요런 표현을 할 수가 있는지. 참 댓글 잘 쓰셨다.

 

 

 

 

 

 

3.
가끔 옛날을 생각한다. 1990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타자기,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던 시대가 있었다.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전이라서 소수의 사람들만 집에 컴퓨터를 갖고 있었다. 누군가가 워드프로세서를 살 생각이라고 말하면 주위에서 돈을 더 보태서 컴퓨터를 사란 말을 듣던 시절이었다. 난 워드프로세서도 컴퓨터도 없었고 팩스만 가지고 있었다. 모 잡지사의 자유기고가로 일하고 있던 나는 원고지에 쓴 글을 팩스를 사용하여 잡지사에 보내곤 했다. 잡지사에 직접 가서 글을 제출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팩스 하나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글을 컴퓨터 이메일로 제출하는 시대가 왔다. 그래서 팩스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팩스 시대에서 컴퓨터 시대로 전환되었던 것. 삐삐 시대에서 핸드폰 시대로 전환되었던 것처럼. 이런 글을 쓰고 나니 내가 옛사람인 것 같다.(내가 언젠가 쓴 댓글을 조금 수정하여 쓴 글임.)

 

 

 

 

 

 

4.
새해 계획은 잘 실천하고 있다. ‘매일 밤잠을 자기 전 30분 동안 책을 읽는 것’이 새해 계획이었다. 밤에 30분 이상 읽는 날이 생기고 읽지 못하는 날이 생겨서 계획을 조금 수정했다. 30분 독서를 하고 나면 무조건 달력 날짜에 동그라미를 쳐 놓기로 한 것. 만약 한 시간을 읽고 나면 달력 날짜 두 개에 동그라미를 쳐 놓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진행했더니 벌써 모레의 날짜까지 이미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제주도 여행 동안 책을 읽지 못한 걸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다.

 

 

 

 

 

 

5.
지난 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시어머니 생신을 여행으로 대신해 온 지 꽤 되었다. 시어머니가 낳은 4남매가 결혼해서 자식을 둘씩 둬서 다 모이면 16명. 시어머니까지 합하면 17명이 된다. 어떤 사정으로 조카 한 명만 빠지고 16명이 모두 제주도 여행에 참석했다. 목요일에 출발하는 3박 4일의 일정인데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퇴근 후 금요일 저녁에 제주도에 와서 일요일까지 2박 3일로 여행을 했다.

 

 

이번 제주도행이 나로선 세 번째이다. 난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여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설렌 마음으로 갔다기보다 그저 시댁에 충성하고 싶은 며느리로서의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막상 가면 시댁 식구들과 가장 잘 어울려 노는 사람이 ‘나’라고 애들이 말한다. 즐겁게 말하고 즐겁게 웃으며 여행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니 꼭 해야 할 골치 아픈 과제를 끝낸 것처럼 속이 시원하다. 지금 생각해도 아, 시원해. 겨울 여행은 추워서 싫다. 또 간다고 하면 싫다.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을 이곳 서재에 올릴 생각을 하니 제주도를 가기 잘했단 생각이 살짝 든다.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사진이잖아.ㅋ)

 

 

 

 

 

6.

시어머니는 올해 85세다. 연세가 많아 앞으로 몇 번이나 여행을 함께 더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찡해진다. 내게 주위에서 인품을 닮고 싶은 분을 한 분 꼽으라고 하면 우리 시어머니다. 많이 배우지 못하셨지만 인품이 훌륭한 분이라 내가 많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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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1-27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제주도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는데, 길이 다 하얗게 덮였네요.
한라산이라서 그런 걸까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운데, 그래도 추위가 시작되면서 부터 공기는 좋은 것 같아요.
1월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지, 오늘이 벌써 4주차 토요일이예요.
pek0501님, 즐거운 주말, 따뜻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18-01-28 22:46   좋아요 0 | URL
예. 잘 다녀왔어요. 한라산 윗세오름까지 갔다 왔어요. 왕복 네 시간 반쯤
눈 덮인 산길을 걸었어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힘들더군요. 미끄러워서 조심하느라 발에 힘이 들어갔어요. (앞으로 내 생애에 산행은 이것으로 끝이다, 그러면서 걸었어요. 힘들어서요.ㅋ)

날씨가 따뜻한가 싶으면 미세먼지가 있고 미세먼지가 없는가 싶으면 날씨가 춥고 그러네요.
서니데이 님, 굿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2018-01-28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8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1-29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저도 여행은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나중에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 되더라구요.
다닐 수 있을 때 다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시어머니께서 다복하신 것 같습니다.
매년 그렇게 생신에 맞혀 다 함께 여행하기 쉽지 않은 것 같은데.
부럽습니다.

저는 올해 일기 쓰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성적이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18-01-28 22:5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좀 귀찮아도 다닐 수 있을 때 다니는 게 좋다고는 여겨집니다. 그런데 한 살씩 먹을수록 체력이 떨어져서일까요? 여행이 신나질 않아요. 귀찮게 느껴져요. 방 콕이 제일 좋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복이 많으세요. 사위 두 분도 어머니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이렇게 여행을 다니실 적마다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으시고... 그만 하면 좋은 인생이다 싶어요.

일기 쓰기. 끝까지 좋은 성적 거두시길 바랍니다. 저의 독서 계획도 잘 진행되고 있어요. ㅋㅋ
고맙습니다.

세실 2018-01-29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윗세오름까지 다녀오셨군요. 전 거길 못가고 백록담으로 직행해서 아쉽네요.
16명의 가족여행 멋집니다. 쉽지 않아요.
올해는 저도 친정부모님과 여행 자주 하려구요. 4월에 제주여행 계획했습니다~
올해는 알라딘에서 자주 뵈어용^^

페크pek0501 2018-01-31 17:16   좋아요 0 | URL
예, 대단하죠? 윗세오름까지 갔었답니다.
맞아요, 쉽지 않은 여행입니다.

겨울보다 4월의 제주도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친정식구들과... 좋네요.

작년엔 세실 님도 나도 활동을 많이 못했던 것 같아요. 올해는 분발해요, 우리.
자주 뵈어용~~ 미투. 하하~~

cyrus 2018-01-29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린 시절에 독후감 쓰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때 연필과 원고지는 저에겐 친숙한 존재였죠. 글 쓰는 행위가 지금까지 쭉 이어질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어요. ^^

페크pek0501 2018-01-31 17:18   좋아요 0 | URL
저는 학교에서 쓰는 글을 좋아하지 않았고 집에서 혼자 일기 쓰는 걸 좋아했어요.
글쓰기에 취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일기를 썼다는 건 글쓰기에 취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의 인생은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우연히 어떤 길을 가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1.
장 그르니에 저, <섬>에 쓴 알베르 카뮈의 서문이 빼어난 문장이라고 알고 있어서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을 읽지 않은 독자가 부럽다는 내용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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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열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 싶다. 나는 아무런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섬>을 열어보게 되는 저 낯 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 장 그르니에, <섬>,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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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책을 읽고 나서 그 책을 아직 읽지 않은 독자가 부러워지는 경험이 나도 있다.

 

 

 

 

 


 

2.
어떤 대상에 대해 관찰하여 꿰뚫어 볼 줄 아는 사람을 우러러본다.

 

 

비행기 안에서 두 남자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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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씨는 어떤 일을 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데이브는 식사 위에 얹어둔 포일을 열었다가 다시 덮었다.
“간단하게 표현해도 된다면, 관찰하는 사람이라고 해두죠.”
“관찰이요?”
“데이브, 당신은 가방이 하나뿐입니다. 기내용 슈트케이스도 없이 백팩 하나만 들고 탔다는 건 체류 일정이 짧은 여행이라는 얘기죠. 백팩이 아주 가볍게 보이지는 않으니까, 수화물로 부친 짐은 없을 거예요. 저게 짐의 전부겠죠. 여행은 아닐 것 같고, 간단하게 처리하고 곧장 돌아가야 하는 비즈니스 일정일 것 같습니다. 가방이 하나뿐이라면 의자 밑에 넣어두어도 될 텐데, 굳이 선반에 가방을 올려놓았어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품이 없다는 말일 겁니다. 여권이나 중요한 문서, 혹은 서류는 몸에 지니고 있을 테죠. 어떻습니까?”(김중혁, ‘스마일’에서)

 

- 2017 이상문학상 작품집, <풍경소리>, 168~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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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하고 분석적이다.

 

 

 

 

 

 


3.
낱말의 미묘한 차이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우러러 본다. ‘불안’과 ‘겁’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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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겁나나, 친구?”
“겁나는 게 아니라 불안한 거지.”
“불안과 겁이 어떻게 다른데?”
“글쎄, 불안은 비행기 좌석에 앉지도 못한 채 서성거리는 것이고, 겁은 비행기 좌석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얼어버리는 거겠지.”(김중혁, ‘스마일’에서)

 

- 2017 이상문학상 작품집, <풍경소리>,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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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쉬워 보이지만 불안과 겁의 차이를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이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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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8-01-16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많은 일인 으로서 부러움 보다는 더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때로는 이 책 저 책 사방에 읽다만 책으로 둘러 싸여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페크pek0501 2018-01-17 14:07   좋아요 1 | URL
아하! ㅋㅎ 부끄러워하실 필요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마찬가지니까요.
저 역시 사 놓고 읽지 못한 책이 쌓여 있고, 읽다가 만 책도 많은데 자꾸 손은 새 책을 펼치게 되더라고요.
책은 반 정도 읽고 나면 저자가 말하려는 게 뭔지 알게 되니까 시시해져서 새 책으로 손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마음은 언제나, 읽기 시작한 책은 끝을 봐야지, 하고 있어요. 언젠가 꼭 실천되리라 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psyche 2018-01-17 0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그르니에의 <섬>을 좋아해서 읽고 밑줄치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카뮈의 저 서문도 역시

페크pek0501 2018-01-17 14:10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섬>의 좋은 점은 분량이 적다는 것. 2백 쪽도 안 되는 책이라 더 사랑스러운 책이죠. ㅋ
<호모데우스>를 읽고 있는데 5백 쪽이 넘어요. 도대체 독자도 읽기 벅찬 분량의 책을 저자는 어떻게 쓰는 거죠? 그런데 술술 읽히게 썼다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장점이에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성에 2018-01-27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단편 <스마일>, 예리하고 집요하며 해학적 필체가 서머셋 몸의 단편을 연상했어요.대단한 통찰과 표현의 스마트한 작품이었지요.
오랜만 들어오니 역시 영양분 풍부한 아포리즘, 정보, 그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페크님의 매력적인 인품,좋은 읽기의 시간 감사하구요.

늦은 감이 있으나 님의 새해를 축복합니다.건강하시구요,계획하신 바 모든 일이 알차게 성취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8-01-27 13:48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죠?
너무 칭찬 일색이라서 과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ㅋ
좋게 봐 주시는 점, 감사드립니다.

성에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웃을 일 가득하길 바랍니다.

2018-01-27 0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27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해에 결심한 것을 이루는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혹시 방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새해 결심을 실천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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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포드셔대학교 심리학 교수 리처드 와이즈먼은 새해 결심을 세웠던 5,000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열 명 중 한 명만이 결심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이즈먼은 저서 <59초(59 Seconds)>에서 결심을 성공적으로 지켜 나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 단계로 구분한다.
·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의 결심을 이야기해서 격려를 얻고, 실패했을 때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를 높인다.
·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을 자주 떠올린다.
· 목표를 향한 세부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준다.
·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일기를 쓰거나 냉장고에 진도표를 붙여둔다.

 

- 피터 싱어 저, <더 나은 세상>, 366~3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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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 단계로 구분한다.
→ 만약에 일 년에 책 50권을 읽는 것이 목표라면 ‘일 년에 50권 읽기’라고 목표를 세우는 걸로 끝내지 말고 ‘일주일에 한 권 읽기’로 쪼개서 계획을 세운다.

 

 

·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의 결심을 이야기해서 격려를 얻고, 실패했을 때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를 높인다.
→ 자기의 결심을 글로 써서 블로그에 올리고 그 기록을 매달 블로그에 올려 공개한다.

 

 

·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을 자주 떠올린다.
→ 글이란 자신이 아는 만큼 쓴다고 생각하자. 많이 알려면 독서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자. 그래서 일 년 동안 50권을 읽고 나면 지금보다 나은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자주 떠올리자.

 

 

· 목표를 향한 세부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준다.
→ 세부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블로그에 자랑질을 하는 글을 올릴 기회를 갖자.

 

 

·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일기를 쓰거나 냉장고에 진도표를 붙여둔다.
→ 목표를 향해 읽은 책이 얼마나 되는지 석 달에 한 번씩 표를 만들어 블로그에 올린다.  

 

 


일단해봐 님,
김치부침개 님,
살빠지게뛰자 님,
맛있는영광굴비 님,
바람과함께감기든다 님.

이 다섯 분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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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8-01-12 2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고보니 올해 목표를 아직 안세웠네요^^ 이거 참... 너무 나이들어버린 거 아닌가 싶네요. 페크언니는 그래도 저보단 젊게 사시는 듯요. 다 이루어질지어다!

페크pek0501 2018-01-13 23:22   좋아요 0 | URL
오호! 이게 누구십니까? 반가운, 오랜만의 댓글이십니다.
제가 젊게 사는 건 맞습니다. ㅋ
마태우스 님은 아마도 꽤 바쁘셔서 새해 목표에 대한 생각을 안 해보신 듯합니다.
저는 독서에 대한 욕심은 많지만 천천히 가자, 하는 주의예요. 안 그러면 몸이 탈이 나서요. 이곳엔 일 년에 백권, 이백 권을 읽는 분들이 계서서 제 목표는 소박한 목표가 되겠습니다.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감은빛 2018-01-13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십대 중반 이후로 새해 결심이란 걸 해본적이 없어요. 그냥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하고, 하다가 재미없으면 또 그만두곤 해요.

담배를 예로들면 저는 평소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특정한 시기 그러니까 일이 엄청 많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요즘같은 시기에는 담배에 손을 대곤 합니다. 그렇게 며칠 피우다가 또 귀찮으면 한동안 손도 안 대구요.

굳이 금연 결심 그런거 안 해요. 언젠가 또 손을 댈걸 잘 알고, 또 금방 안 피우고 한동안 지낼걸 잘 아니까요.

페크pek0501 2018-01-13 23:28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은 이십 대 중반 이후로 새해 결심을 안 하셨군요. 이미 다 거치셨단 말씀으로 들립니다.

담배를 지나칠 정도로 피우진 않으시니 좋겠습니다. 담배를 끊고 싶어 하면서도 못 끊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고민 따윈 안 하실 분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감은빛 님은 일을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충분한 휴식이 필요해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님이 작년보다 덜 바쁜 한 해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cyrus 2018-01-13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목표나 계획(특히 독서)을 공개하면 거의 달성하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어요. 개인적인 목표를 나 혼자만 알고 목표 달성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면 잘 되요. ^^

페크pek0501 2018-01-13 23:31   좋아요 0 | URL
으흠~~ 그렇군요. 저는 공개해야 더 잘 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 예를 들면 발레를 배운다는 글을 올린 뒤부터 더 열심히 발레를 연습합니다. 뭐 꼭 인증샷을 올리겠단 거는 아니지만 어쨌든 발레 공개를 한 뒤부터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거짓말쟁이가 되어서는 안 되겠단 무의식 작용인지... ㅋ
고맙습니다. 굿밤 토요일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