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가는지를 이곳에 들어와 보면 알 수 있다. 글을 올린 지 11일이나 되었다는 사실을 오늘 확인했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그렇다면 오늘은 새 글을 올려야 할 게 아닌가. 뭐라도 끼적거려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2.
오늘 보니 내 서재에 이렇게 기록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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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찾기등록: 362명
오늘 47, 총 157869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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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알라디너가 썼던 댓글이 생각난다.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페크 님은, 이곳이 요식업계라고 치면, 이렇다 할 전단지 한 장 뿌리지 않고도 오랜 시간 무탈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집이죠.^^”
내 기분이 좋아지는 댓글이라서 웃고 말았는데 이런 표현은 배우고 싶다. 어떻게 요런 표현을 할 수가 있는지. 참 댓글 잘 쓰셨다.
3.
가끔 옛날을 생각한다. 1990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타자기,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던 시대가 있었다.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전이라서 소수의 사람들만 집에 컴퓨터를 갖고 있었다. 누군가가 워드프로세서를 살 생각이라고 말하면 주위에서 돈을 더 보태서 컴퓨터를 사란 말을 듣던 시절이었다. 난 워드프로세서도 컴퓨터도 없었고 팩스만 가지고 있었다. 모 잡지사의 자유기고가로 일하고 있던 나는 원고지에 쓴 글을 팩스를 사용하여 잡지사에 보내곤 했다. 잡지사에 직접 가서 글을 제출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팩스 하나만으로도 뿌듯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글을 컴퓨터 이메일로 제출하는 시대가 왔다. 그래서 팩스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팩스 시대에서 컴퓨터 시대로 전환되었던 것. 삐삐 시대에서 핸드폰 시대로 전환되었던 것처럼. 이런 글을 쓰고 나니 내가 옛사람인 것 같다.(내가 언젠가 쓴 댓글을 조금 수정하여 쓴 글임.)
4.
새해 계획은 잘 실천하고 있다. ‘매일 밤잠을 자기 전 30분 동안 책을 읽는 것’이 새해 계획이었다. 밤에 30분 이상 읽는 날이 생기고 읽지 못하는 날이 생겨서 계획을 조금 수정했다. 30분 독서를 하고 나면 무조건 달력 날짜에 동그라미를 쳐 놓기로 한 것. 만약 한 시간을 읽고 나면 달력 날짜 두 개에 동그라미를 쳐 놓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진행했더니 벌써 모레의 날짜까지 이미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제주도 여행 동안 책을 읽지 못한 걸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다.
5.
지난 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시어머니 생신을 여행으로 대신해 온 지 꽤 되었다. 시어머니가 낳은 4남매가 결혼해서 자식을 둘씩 둬서 다 모이면 16명. 시어머니까지 합하면 17명이 된다. 어떤 사정으로 조카 한 명만 빠지고 16명이 모두 제주도 여행에 참석했다. 목요일에 출발하는 3박 4일의 일정인데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퇴근 후 금요일 저녁에 제주도에 와서 일요일까지 2박 3일로 여행을 했다.
이번 제주도행이 나로선 세 번째이다. 난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여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설렌 마음으로 갔다기보다 그저 시댁에 충성하고 싶은 며느리로서의 마음으로 갔다. 그런데 막상 가면 시댁 식구들과 가장 잘 어울려 노는 사람이 ‘나’라고 애들이 말한다. 즐겁게 말하고 즐겁게 웃으며 여행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니 꼭 해야 할 골치 아픈 과제를 끝낸 것처럼 속이 시원하다. 지금 생각해도 아, 시원해. 겨울 여행은 추워서 싫다. 또 간다고 하면 싫다.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을 이곳 서재에 올릴 생각을 하니 제주도를 가기 잘했단 생각이 살짝 든다.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사진이잖아.ㅋ)
6.
시어머니는 올해 85세다. 연세가 많아 앞으로 몇 번이나 여행을 함께 더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찡해진다. 내게 주위에서 인품을 닮고 싶은 분을 한 분 꼽으라고 하면 우리 시어머니다. 많이 배우지 못하셨지만 인품이 훌륭한 분이라 내가 많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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