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육체적 관계에 대한 두 생각

 

 

A라는 남자와 B라는 여자는 부부다. 또 C라는 남자와 D라는 여자는 부부다. 그런데 B라는 여자와 C라는 남자가 바람을 피운 것이 들통나 버렸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송하는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 속의 이야기이다.

 

 

재밌는 것은 두 남녀 B와 C가 육체적 관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생각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A(남편)는 B(아내)에게 C라는 남자와 육체적 관계가 있었는지를 묻는다. 둘이 연애를 했더라도 그것만은 없기를 바랐다. 이에 B(아내)는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대답을 회피하고 자신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죄지은 얼굴을 한다. (그 다음에 전개되는 내용과 상관없이 여기선 이 장면에 대해서만 말함.)

 

 

반대로 D(아내)는 C(남편)가 B라는 여자와 호텔에 들어간 적이 있으나 그때 육체적 관계는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절망하며 두 사람이 사랑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건 정신적 외도였으니 ‘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분노하며 이혼을 결심한다.

 

 

A라는 남자에겐 바람피운 아내가 육체적 관계가 없어야 불행 중 다행인 일이 되는데, D라는 여자에겐 바람피운 남편이 육체적 관계가 있어야 불행 중 다행인 일이 된다. 왜 같은 문제에 대해 정반대의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이것은 해석의 차이 때문이리라.

 

 

또 A는 두 사람의 육체적 관계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B는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어떤 것이 누구에겐 중요하고 누구에겐 중요하지 않을까. 이것도 해석의 차이 때문이리라.

 

 

이 드라마를 보다가 니체가 잘 정리해 놓은 글이 생각났다.

 

 

 

 

모든 일은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 그 어떤 것이라도 해석하는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해석에 사로잡히고, 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시점에서만 사물을 보게 된다. 요컨대 해석 또는 해석에 기인한 가치 판단이 자신을 옴짝달싹 못하도록 옭아매는 것이다.

 

 

-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에서.

 

 

 

이것을 니체는 다음과 같이 다른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사람의 눈은 카메라의 렌즈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렌즈처럼 앵글에 비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키지 않는다. 가령 석양에 물든 산자락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도 자연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본다 생각할지라도, 실상은 바라보는 대상 위에 영혼의 얇은 막을 무의식적으로 덮어씌운다. 그 얇은 막이란 어느 사이엔가 성격이 되어버린 습관적인 감각, 찰나의 기분,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이다. 풍경 위에 이러한 막을 얹고, 막 너머를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

 

 

-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 2>에서.

 

 

 

 

 

            

 

 

 

 

 

 

 

 

 

 

 

 

 

 

 

 

2. 명절에 대한 두 생각

 

 

즐겁지 않은 명절이었다.

지난 주 설날 연휴에 3박 4일 동안 대구에 있는 시집에 머물다 왔다. 명절로 인한 ‘민족 대이동’ 속에서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것 자체도 고단한 일인데, 시집에 도착을 하자마자 며느리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잠을 자야 하는 밤이 되기 전까지 발 뻗고 쉴 여유가 없이 바빴다. 집에 돌아오니 몸살기가 있었다. 며칠을 앓았다. 명절 후유증인 셈이다. 명절로 인해 며느리만 고단한 게 아니다.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고단해 한다. 아이들도 고단해 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명절이란 말인가.

 

 

즐거운 명절이었다.

지난 주 설날 연휴에 3박 4일 동안 대구에 있는 시집에 머물다 왔다. 명절로 인한 ‘민족 대이동’ 속에서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것 자체는 고단한 일이지만 명절이 아니라면 따로 시간을 내서 시집에 갈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으니 명절이 필요한 것 같다. 명절의 즐거움은 역시 모든 가족과 친척이 모이는 데 있다. 며느리들은 며느리들끼리 수다로 즐겁다. 부모님은 자식들을 만나서 즐겁고 아이들은 사촌들을 만나서 즐겁다. 반갑게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 음식을 맛있게 먹으라고 권한다. 모두가 유쾌하게 하하하 웃는 시간이 많은 날.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만은 행복한 명절이었다. 

 

 

사람에 따라서 즐겁지 않은 명절일 수도, 즐거운 명절일 수도 있는 것은 해석의 차이 때문이리라. 

 

 

위에 옮겨 놓은 니체의 글을 다시 읽는다.

 

 

“모든 일은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 그 어떤 것이라도 해석하는 이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

 

 

이 글을 쓰면서 니체의 글을 기억해 두기로 한다.

 

 

좋은 일, 나쁜 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해석을 하는 순간부터는 그 해석 속에 자신을 밀어 넣기 때문에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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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4-02-0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따말 보고 있어요. 작가가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린 자칫 단세포적으로 육체 관계가 있었냐 없었냐고 따지는데
사랑은 그 보다 훨씬 집요하고 이면적인게 많다는 걸 보여 주는 것 같아요.
6자 대면 하던 날 보면서 작가의 일, 작가의 신음은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후 어떻게 이 6 사람의 관계를 잘 풀어내느냐가 관건일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잘 풀어내는 것 같더군요.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주목해서 보고 있어요.흐흐

페크pek0501 2014-02-10 14:16   좋아요 0 | URL
그 작가가 <사랑의 전쟁>을 쓴 작가라 하더군요. 역시 역량 있어요.

이 드라마의 훌륭한 점은 피해자의 고통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고통도 잘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승리자는 없고 패배자만 있을 뿐이라는 교훈을 주죠.
부부가 화해해 가는 과정을 그리게 될 것 같아요.

마립간 2014-02-0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도에 관해서 ; 제 대학 친구 중에는 남자는 외도가 가능?한데, 여자는 불가능하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가능을 대체할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군요.) 남자의 외도는 육체적이며 사랑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원래의 가정이 깨지지 않지만, 여자의 외도는 정신적 사랑 없이는 육체적 관계로 발전하지 않기 때문에 (설령 육체적 관계로 아직 가지 않았어도) 반드시 가정이 깨진다고 합니다.

여성들의 반론은 경제적 독립 여건에 따라 아내는 남편의 외도를 용서하고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용서하지 않는 주장도 있습니다.

저는 두가지 요인 공존하고 있다고 봅니다만...

페크pek0501 2014-02-10 14:23   좋아요 0 | URL
친구 분의 생각이 대체로 맞는다고 봅니다. 5프로 정도의 예외를 두고요. (예외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제 생각엔 여자의 외도로 가정이 깨지는 이유는,
1. 여자는 남자에 비해 사랑에 올인하기 때문.(사랑이 전부이기 때문.)
2. 여자가 바람을 피웠다는 건 단순히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에 빠졌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
3. 여자는 남자에 비해 순결 의식의 영향을 받기 때문. 즉 외도를 저지른 자신을 받아 줄 남편이 없다는 생각 때문.
4. 여자는 독립할 수 없는 경제적 문제 때문.
등으로 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더 연구해 볼 만한 글감입니다.

착한시경 2014-02-08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열개를 누르고 싶은 맘인데요,,, 페크님의 글에 공감하고 당장 책을 사고 싶어졌어요~좋은 일과 나쁜 일은 정해진게 아니니까...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해요~ 점심먹고 시간이 좀 나서 혼장 카페에 커피마시러 왔는데,,,아~ 넘 시끄러워서 집중이 어렵네요ㅠ.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4-02-10 14:25   좋아요 0 | URL
착한시경 님. 니체의 책은 사셔도 후회하지 않을 듯싶어요. 저는 반복해 읽고 있어요.
이왕이면 자신에게 정신적 평온을 주는 방향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혼자 카페에 가시다니... 멋지군요. 저희 집 가까이에 노트북 가지고 가도 되는 카페가 있는데, 한 번 가야지 하면서 한 번도 못 갔어요.
이런 것에도 용기가 필요한 듯싶어요. 처음만 어렵겠지만.ㅋㅋ


노이에자이트 2014-02-08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체는 한혜진의 외모를 보고 어떻게 해석할까요?

페크pek0501 2014-02-10 14:26   좋아요 0 | URL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니체의 여성관은 어땠는지...
뭐 니체도 남자아니겠어요.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한혜진 님, 이 드라마에서 예쁘게 나오죠.
예쁜 줄 몰랐는데... ㅋ

노이에자이트 2014-02-1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체의 여성관...여성혐오증으로 유명하죠.그런 점에서 쇼펜하우어와 비슷하고요...루 살로메와 니체의 관계가 유명하잖아요...세기의 로맨스라는데, 그건 과장되었고, 세계적인 지식인 남녀의 연애도 별 볼일 없더라고요.

그런데 페크 님이 본 책엔 루 살로메와 사귄 이야기는 없던가요?

페크pek0501 2014-02-11 12:57   좋아요 0 | URL
니체가 쇼펜하우어의 저작을 탐독했다고 하더군요.
니체가 바그너와 결별한 사건도 유명하죠.

살로메에게 두 번이나 청혼했으나 거절당하고 훗날 살로메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우울증에 걸렸다는 글을 읽었어요. 나중에 니체는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되지요.
저라면 탁월한 니체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을 것 같은데... ㅋ

오늘은 미세먼지가 없이 맑은 날씨라 좋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

노이에자이트 2014-02-1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인사 중에선 실생활에서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마음좋다는 소리는 못들을 사람들이 쑤두룩하더군요.니체도 마찬가지...니체는 여자들과 사이가 안 좋은데다 여동생과는 사이가 각별했다는데 그 여자가 니체의 여자관계에까지 사사건건 간섭했죠.아마 니체가 결혼했어도 그 여동생이 엄청나게 시누이 노릇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바그너 여자관계도 골치 아프고...여하튼 실생활에서는 남편감으로 빵점인 남자들이죠.

페크pek0501 2014-02-13 13:39   좋아요 0 | URL
특히 예술가들은 그런 것 같아요. 배우자로 선택하기엔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일단 독특한 인간형으로 이해해야 할 듯싶어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많고(다른 직업에 비해서) 인간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사람들도 많은 듯...
또 그게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괴팍스러운 데가 있는... ㅋ

다크아이즈 2014-02-1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공감 누르고 저 책 보관함에 담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이끌어내는 단상 능력도 신선합니다.
저는 뭐, 시댁 문화에 대해선 그리 힘든 게 없어도 저리 긍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 편.
그럼에도 페크언니님의 따땃한 마음씀에 공감을 누르는 바입니다.
저 책 사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4-02-13 13:43   좋아요 0 | URL
아마 팜 님도 좋아하실 책인 듯싶어요
제가 따뜻한 게 느껴지는 글인가요?
그저 좋게 봐 주시는 님 덕분인 것 같아요.

책을 사고 읽고 나서 맘에 들어 반복해 읽고 싶은 책이 많지 않은데
니체의 이 책 두 권이 저는 아주 맘에 들어요.
정리가 잘 된 문장을 보는 재미, 그리고 시적인 문장을 보는 재미가 있거든요. ^^
 

 

 

1. 설날이라 3박 4일 동안 시댁(대구)에서 머물다가 왔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행복하다. 하지만 아직 피곤함이 다 풀리지 않은 듯. (그래서 즉흥적으로 대충 이 글을 쓴다. 빨리 쓰고 쉬어야 하니까. 아, 친정에 가야 한다.)

 

 

 

 

 

2. 내가 결혼할 당시, 우리 시어머님의 연세가 55살이었다. 27살의 새색시인 나는 시어머니를 할머니로 생각했다. 이미 7살의 외손자가 있었기에 할머니로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또 외모도 할머니로 보였다. 그래서 시댁에 갈 때 시어머님에게 드릴 선물로 할머니가 입는 스웨터(흰 색에 흰 색의 털이 달린 것)를 사 갔는데 그게 큰 실수였다. 꼬부랑 할머니나 입는 옷이었던 것.

 

 

큰시누이 : 이렇게 할머니 옷을 사 오면 우짜노. 엄마가 어떻게 입노?

싸가지 없는 새색시 : 어머님이 할머니 맞잖아요.

 

 

큰시누이의 말은 어머니가 할머니가 아닌데 어떻게 그 스웨터를 입으시냐는 거였다.

 

 

ㅋㅋ 지금 생각하면 나, 참 철없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시어머니는 그 스웨터를 입지 않으신다. 아직도 자신이 꼬부랑 할머니는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지금 시어머니의 연세는 81이시다. 

 

 

 

 

 

3. 설날 연휴가 끝난 뒤, 내가 어느 서재에 들어가 댓글을 남겼더니 이런 답글이 있었다.

 

 

 

pek0501 : 헨리의 트랩을 듣고 있어요.

일요일 밤의 즐겁지 않음을 음악으로 푸시기를...

 

어느 알라디너 분 : 헨리의 트랩이 뭐지, 하고 유튜브 검색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취향이 젊으셔요. ㅋ

 

 

 

취향이 젊으시다니...

그럼 내가 젊지 않다는 말이잖아. (빠바방...) ㅋ

내가 나이가 많음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깔깔깔... 웃었다. (그러니깐 기분이 나빴다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밝혀 둠.)

 

 

나는 내가 아직도 젊다고 착각하고 산다. (우리 시어머니와 똑같다.) 그 착각의 거울을 쨍그랑 깨지게 해 준 그분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착각은 깨져야 할 것 아닌가. 어디에선가 망신당하기 전에.

 

 

 

 

 

4.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게 있다. 내 서재에 댓글을 남기시는 분들 중에서 내 또래가 있다는 것. 나와 동갑이신 분도 있고, 두 살 위인 분도 있고, 한 살 아래인 분도 있다는 것. (그런데 한 살 아래인 분이 나에게 ‘언니’라고 불러서 억울했다. 겨우 한 살 차이인데, 하는 생각으로. 반대로 내가 한 살 적으면 나도 언니라고 불러 보는 건데, 하는 생각으로. 이 나이가 되면 상대보다 내가 젊어서 언니라고 부르는 게 좋다. 이게 늙었단 증거겠지. 젊음을 밝힌다는 건 그만큼 늙었다는 증거니까.)

 

 

내 서재에 댓글을 남기시는 분들 중에선 나보다 4~5살이 적은 분들이 가장 많은 것 같다. 그분들은 나에게 ‘언니’라고 불러 줘서 고맙다. 나를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드니까.

 

 

 

 

 

5. 요즘 헨리의 ‘트랩’을 즐겨 듣는다. 나는 좋은 음악이 있으면 반복해서 듣는 버릇이 있어서 아마 이 노래도 3백 번쯤 듣게 될 것 같다. 아이의 아이패드로 듣기도 하고 유에스비에 저장해 놓고 내 넷북으로 듣기도 한다.

 

 

고등학생인 작은애가 아이패드로 ‘랜덤으로 듣기’를 설정해 놓고 음악을 듣곤 하는데 그것이 내게까지 들려와서 이 노래를 알게 되었고 자꾸 듣다 보니 좋아졌던 것. 그러니 내 음악 취향이나 수준은 자연히 그 애와 같아진다. 결론은 내 음악 수준은 고딩 수준이라는 것이다.

 

 

 

 

 

6. 그런데 음악만 고딩 수준인 게 아니라 요즘 내가 말하는 수준도 고딩 수준인 게 문제다. 가끔 작은애가 이런 말을 한다.

 

 

“엄마, 수준 좀 높여. 난 이제 초등학생이 아니야.”

“(할 말 없음.) 빠바방...”

 

 

아이가 컸긴 컸나 보다. 엄마 수준을 운운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 내 수준을 높이는 게 하나의 과제다. 이 해에 높일 수 있을까? 갑자기 어떻게?

 

 

 

 

 

 

<후기>....................................

 

‘시댁’이 아니라 ‘시집’이라고 써야 맞는데 그냥 ‘시댁’으로 썼다.

‘그분들이‘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써야 맞는데 그냥 ‘그분들이’로 썼다.

이렇게 글에서 높임말을 써야 하지 않는 이유는 독자가 왕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대통령께서 미국 순방길에 오르셨다.’가 아니라

‘대통령이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가 맞다.

 

난 어떤 원칙은 알면서도 무시하고 쓴다. (예의를 위해서이니 이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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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4-02-03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재밌게 읽었어요~
싸가지 없는 새색시...ㅋㅋ 55세시면 아주 젊은 시어머님이신데, 할머니가 입는 스웨터를 사다드리면 않입으시겠죠..ㅋㅋ 81세시라도 스스로는 할머니라 생각 안하실겁니다..ㅎㅎ

트랩의 노래는 모르겠고....전 지금도 익스트림계열의 음악을 듣습니다. 가요는 신해철이 마왕이 된 이후부턴 안듣고요..ㅎ 고교시절에서 대학시절까지 줄창 헤비메탈 듣다가 시쿤둥해져서 클래식을 들었는데, 몇 년 전부터 하드한 음악의 끝인 익스트림 계열을 듣습니다. 메탈의 끝은 클래식과 만나는 가 봅니다..ㅎ

글세요....전 나이를 별로 생각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서재 활동하는데 나이와 호칭을 전혀 생각지 않고 있네요. 초등학생에게도 배울점이 있으니까요..ㅎ

페크pek0501 2014-02-04 11:53   좋아요 0 | URL
그냥 부담 없이 쓴 글인데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랐어요. ㅋ
누구나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건 꼭 기억해 둘 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예전에 비해 사람들의 외모가 많이 젊어졌다는 점이에요. 우리 큰시누이가 현재 57세신데, 늙어 보이지 않아요. 아마 노인이라는 말도 이젠 70세부터 써야 할 듯싶네요. 그건 좋은 현상이라 생각해요. 요즘 노인들은 예전에 비해 정신도 젊어졌어요.

나이에 대한 님의 의견은 좋군요. 동의하겠습니다.


착한시경 2014-02-03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감하며 읽었어요~전 수상한 그녀를 보면서 100% 공감하며찔찔 울었는데~그때 제가 나이먹었구나 했어요~ 재밌었지만 맘이 짠하더라구요~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니 회한만 남고~ 그냥 우울해지고... 그렇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4-02-04 11:54   좋아요 0 | URL
우울 우울 하시지 말고 명랑 명랑 하시길...

저는 케이티엑스 타고 오면서 영화석에 앉아서 <피끓는 청춘>이란 영화를 봤는데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아 잠이나 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의외로 재밌었어요. 우리의 정신은 늙지 않나 봐요. 고교생들의 이야기인데 몰입해 봤어요.
제가 나잇값울 못하는지도... ㅋㅋ

stella.K 2014-02-03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헨리의 트랩이 뭐예요? 노래 이름인가?
그러게요. 저도 그 나이 때 그 나이가 참 많은 줄 알았어요.
저는 나이 안 먹을 줄 알았는데 이젠 그 나이도 별로 많은 게 아니구나 싶어요.
저도 언니라 부를 수 있는 분이 계셔서 다행이다 싶어요.^^

페크pek0501 2014-02-04 11:55   좋아요 0 | URL
헨리의 트랩을 모르시다니... 님은 저보다 젊으시면서... ㅋ
저도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 분이 있는데 제 친구들 중에서 두 살 많은 이들이 있어서 (족보가 헷갈려서) 참았어요. ㅋ



심야책방 2014-02-0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할머니는 연세가 94세이신데도 (뙇!) 할머니(처럼 보이는) 옷은 안 입으세요. ㅡㅡ^

페크pek0501 2014-02-04 11:57   좋아요 0 | URL
와우~~ 94세에도 그렇다는 말씀입니까?
저의 미래 모습 같아요.
반가웠습니다. ^^

순오기 2014-02-0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시어머님은 내 나이에 며느리를 맞으셨고, 이미 할머니도 되셨었군요.ㅠ
우리 나이는 잊어버리고 살자고요.^^
명절에 시댁과 친정순례는 공식이거늘, 저는 명절에 친정을 한번도 안 갔어요.ㅠ
그렇다고 먼저 다녀오거나 후에 가지도 않고...이런 것도 버릇 들기 나름인 듯....

페크pek0501 2014-02-04 11:58   좋아요 0 | URL
글쎄, 그렇더라고요.
예, 우리 나이는 잊어요. 전 잊을 수 있어요.
이곳에 순오기 님이 계셔서 참 좋습니다. 든든해염. ^^


잘잘라 2014-02-0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옷을 입고 다녔는데 요즘은 저도 엄마가 물려주는 옷은 절대 사절이예요. 글쎄 엄마 옷을 입어두 어색한 맛이 하나두 없구 이렇게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다니.. 도대체 이 노릇을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흑흑

페크pek0501 2014-02-04 11:59   좋아요 0 | URL
그거 좋은 글감이군요. 어색한 맛이 하나도 없다니...
저도 그렇겠지요? 아직 엄마의 옷을 입은 적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거예요. ㅋ

다락방 2014-02-04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헨리의 트랩이라뇨! 저 한동안 그노래에 미쳐가지고 유튜브에서 찾아 내내 듣고 다녔습니다.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피쳐링해주는 태민의 춤을 보는게 좋아서요. 태민이가 춤을 너무 잘추는 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이런 애가 다있지, 감동에 겨워 영상을 두고두고 돌려보고, 그러다 태민이가 춤추는 다른 영상까지....하하하하하하하하.

마침 이 페이퍼도 봤겠다, 오늘 집에 가는 길에 헨리의 트랩 한 번 들어야겠습니다. 으흐흐흐


아, 이건 완전히 다른 의견인데 전 '언니'란 호칭을 개인적으로 싫어해요. 제가 언니라고 부르기도, 누가 저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것도요. '오빠'란 호칭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페크님은 언니란 호칭에서 존중을 느끼신다니, 아 그럴수도 있구나 싶어 살짝 놀랬습니다. 뜬금없이 나에겐 끔찍했던 교회가 누군가에겐 인생의 구원이 되었었던 얘기도 하고 싶고...그렇지만 너무 길어지니 패쓰합니다. 하핫

페크pek0501 2014-02-04 12:03   좋아요 0 | URL
아, 님은 노래보다 춤이 좋으셨군요. 어쨌든 같은 노래의 팬이라니 반갑습니다.
저는 이 노래의 음악성에 감동 받았어요. 어쩌면 이렇게 잘 만들었을까, 하면서 말이죠. 지금도 노래 들으며 쓰고 있답니다. 광팬이에요.

저는 여자 형제가 없어서인지 언니, 라고 부르면 대체로 좋습니다.
사촌들이 불러 주곤 하는데 잘 만나질 못하니 그 호칭이 익숙하진 않아요.
언니보단 조금 더 좋은 게 선배님이나 후배님으로 부르는 것... ㅋ
교회에 대한 생각은 저와 비슷할 듯싶네요.

(참고로, 저는 님이 저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것보다 그냥 페크 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습니다.) ^^

비로그인 2014-02-04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안녕하세요..
저는 취향의 문제는 아니나, 얼마전 피씨방에서 남자 고등학생들이 욕을 너무 심하게 해대며 떠나가라 떠들길래 한마디 했더니, 어떤 아이가
"아줌마..가 왠 참견이세요?" 하길래 쓰러지는 줄 알았어요.. ㅠㅠ

아이들도 아니고 고등학교 학생이 아줌마라니.. ㅠㅠ
전 더군다나 시집도 못갔는데 ㅠㅠ

페크pek0501 2014-02-04 12:0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님은 고등학생이라는 말씀입니까?

(닉네임이 좋군요.^^)

노이에자이트 2014-02-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늘 그렇지만 다른 이들 댓글과 다른 내용을 담아보겠습니다.

독자가 왕이기 때문에...맞습니다.방송인들이 선배니 형이니 언니니 형수니 하는 말을 쓰지 않고 누구누구 씨로 통일해야 하는 건 시청자들을 더 웃사람으로 보기 때문이지요.하지만 요즘은 이런 방송예절이 사라졌습니다.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닌 토크 쇼나 시상식 진행자들까지 사적인 호칭을 남용하더군요.

페크pek0501 2014-02-06 12:5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노 님은 모르시는 게 뭐죠? ㅋ

노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방송에선 시청자가 왕입니다. 그러니 사적인 호칭은 금물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씨 자를 붙이기보다(씨는 윗사람에겐 쓸 수 없는 말이어서)
님 자를 붙이는 것으로 통일했으면 합니다. 아무개 님, 이렇게요.

님의 댓글은 유익한 댓글이었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

노이에자이트 2014-02-0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요.나이는 예전에 이미 알았고...

2014-02-06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6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6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7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바람둥이 독서광 : 책을 좋아하는 당신은 어떤 면에서 바람둥이 남성과 같을 것이다. 한 여성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동시에 여러 여성들을 만나는 바람둥이처럼 당신은 한 권의 책에 만족하지 못하고 동시에 여러 책들을 만날 것이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 여성을 만나고 어떤 날은 저 여성을 만나는 바람둥이처럼, 당신은 어떤 날은 이 책을 만나고 어떤 날은 저 책을 만나는 병렬 독서법으로 책을 읽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4~5권의 책을 그런 방법으로 읽고 있다.

 

 

 

그렇게 4~5권의 책을 함께 읽는 이유는 이러하다. 한 가지의 책에만 빠져 있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다른 책의 유혹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 이 책을 읽었다면 오늘은 매혹적인 저 책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유혹에 기꺼이 빠진다.

 

 

 

이번에 나를 유혹한 것은 프리드리히 니체 (지은이),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 2>이란 책이다.

 

 

 

니체가 이미 썼다 : 니체의 글을 읽으며 감탄했다. 내가 이제껏 여러 책들에서 배웠던 많은 것들이 1844년생인 니체가 이미 그 옛날에 써 놓은 글이었기 때문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그저 옛것의 변주곡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니체가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니체를 우러러보게 되는 이유다.

 

 

 

니체의 힘 : 니체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많은 글감이 떠올랐다. 좋은 글은 독자로 하여금 글을 쓰고 싶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일까.

 

 

 

    

 

 

 

 

 

 

 

  

 

 

  

 

 

 

 

 

2.

이 책은 두 시간이면 족히 읽을 책이지만 스무 시간을 들여 글의 뜻을 헤아리며 찬찬히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좋은 글이 많이 있다. 특히 이런 글에 내 마음이 꽂혔다.

 

 

 

 

재밌다는 것은?

 

한 사람이 “이 일이 최고로 재미있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카약을 타고 급류를 즐기는 게 최고지.”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차(茶)의 깊은 맛을 보고 나면 누구든 헤어 나오지 못할걸.“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달리고 있으면 몸이 얼마나 좋아하는데.“라고 말한다. (…)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일 자체가 흥미롭기보다는 그 일에 열중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 기쁜 것이다. 

...........................................................................................................................<초역 니체의 말 2>, 107쪽.

 

 

 

 

책을 쓴다는 것은?

 

책을 쓴다는 것은 무엇을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다. 독자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기 위함도 아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무언가를 통해 자기를 극복했다는 일종의 증거다. 낡은 자기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간으로 탈피했다는 증거다. 나아가 같은 인간으로서 자기 극복을 이룬 본보기를 제시함으로써 누군가를 격려하고자 함이요, 겸허히 독자의 인생에 보탬이 되려는 봉사이기도 하다.

...........................................................................................................................<초역 니체의 말 2>, 116쪽.

 

 

 

 

학습의 효과는?

 

우리는 학습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 지식이란 것은 정작 사회에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당연한 말이다. 고작 몇 년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란 보잘 것 없기 때문이다. 실상 학습의 효과는 다른 데 있다. 바로 능력의 단련이다. 열심히 조사하는 힘, 추리 혹은 추론하는 힘, 지구력이나 인내력, 다면적으로 바라보는 힘, 가설을 세워보는 힘…… 학습을 통해 이 같은 다양한 능력을 갈고 닦을 수 있다. 이렇게 경험으로 체득한 능력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귀중한 도움을 준다.

...........................................................................................................................<초역 니체의 말 2>, 152쪽.

 

 

 

 

슬픔을 잊게 하는 것은?

 

‘시간이 슬픔을 잊게 한다.’고들 흔히 말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실제로 시간이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하지는 않는다. 그럼 무엇이 슬픔을 잊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생활 속에 녹아 있는 개개인의 작은 즐거움, 기쁨, 소소한 만족이다. 그것들이 켜켜이 쌓이면 슬픔과 고통은 어느새 옅어지고, 이윽고 멀리 자취를 감춘다. ...........................................................................................................................<초역 니체의 말 2>, 175쪽.

 

 

 

니체의 글을 보면 정리가 잘 된 집을 보는 것 같다. 그 집은 아름답다.

어떤 문장은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하다. 다음과 같이.

 

 

 

175쪽.

“그것들이 켜켜이 쌓이면”

“슬픔과 고통은 어느새 옅어지고,”

“이윽고 멀리 자취를 감춘다.”

 

 

 

외우고 싶을 정도로 참 좋구나.

 

 

 

 

 

 

3.

1) 곡식이 누렇게 익은 들판 위에 푸른 하늘이 있고 거기에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그림이 있다. 이 그림에서 어떤 이는 들판이 누렇게 익어 평화로워 보인다고 하고 어떤 이는 새 한 마리가 짝이 없어 고독해 보인다고 한다. 같은 그림에 대해서 ‘평화’를 보는 이가 있고 ‘고독’을 보는 이가 있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의 일부이다.

 

 

 

2)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집을 팔고 작은 전셋집에서 살게 되고 게다가 남편은 중국에 가서 일하게 되어 부부가 따로 떨어져 살게 된 지인이 있다. 부부는 가난하지만 사이가 좋아서 아내는 남편을 그리워한다. 이 얘기를 듣고 어떤 이는 사이좋은 부부가 경제 사정으로 떨어져 살게 되었으니 불행한 부부라고 하고, 어떤 이는 그런 상황에서도 사이좋으니 행복한 부부라고 한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의 일부이다.

 

 

 

3)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본다. 당신 손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 들려 있다. 당신은 커피 향이 나는 그것을 마시며 맛을 느낀다. 어떤 날은 달콤하고 어떤 날은 달콤하지 않다. 어떤 날은 한 잔을 더 마시고 싶고 어떤 날은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다. 당신이 느끼는 커피의 맛은 이미 당신의 일부이다.

 

 

 

4)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본다. 내 마음은 창밖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자연 그대로의 날씨가 만들어 내는 각각의 얼굴이 있다. 여러 얼굴을 갖고 있는 풍경을 감상하길 좋아한다. 눈 오는 날, 비 오는 날, 햇살 밝은 날, 바람 부는 날, 흐린 날 등의 풍경들. 하지만 내가 만들어 내는 모습의 풍경도 있다. 햇살 밝은 날, 어떤 때엔 즐거운 풍경을 보고 어떤 때엔 우울한 풍경을 본다. 비 오는 날, 어떤 때엔 즐거운 풍경을 보고 어떤 때엔 우울한 풍경을 본다. 같은 풍경이라도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은 내 마음 때문이리라. 내가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나의 일부이다.

 

 

 

같은 형식으로 1)에서 4)까지 네 문단의 글을 써 봤다. 내가 니체의 다음의 글을 네 가지로 설명해 본 것이다.

 

 

 

 

 

 

사람의 눈은 카메라의 렌즈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렌즈처럼 앵글에 비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키지 않는다. 가령 석양에 물든 산자락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도 자연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본다 생각할지라도, 실상은 바라보는 대상 위에 영혼의 얇은 막을 무의식적으로 덮어씌운다. 그 얇은 막이란 어느 사이엔가 성격이 되어버린 습관적인 감각, 찰나의 기분,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이다. 풍경 위에 이러한 막을 얹고, 막 너머를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

 

 

- <초역 니체의 말 2>, 21쪽.

 

 

 

 

 

이 글을 기억해 두고 싶다. 그 이유는 어떤 일을 전해 들을 땐 누구의 말도 백 퍼센트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생각해 냈기 때문이다. 전해 주는 사람이 재해석하여 전해 줌으로써 사실이 왜곡될 수 있어서다.

 

 

예를 들면 우리는 두 사람이 싸웠을 때 한 쪽의 말만 믿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경솔할 수 있다는 것. 제삼자의 말을 믿고 판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인간은 그 무엇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므로.

 

 

 

 

 

 

 

 

 

 

 

 

 

 

<초역 니체의 말> <초역 니체의 말 2>

 

 

<초역 니체의 말>에는 어떤 글이 들어 있을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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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4-01-25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체의 말,은 못 읽어봤지만 니체의 글은 수사적이고 문장이 아름답다고 들었어요. 달도 아름답겠지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도 아름다우면 금상첨화겠죠. 작년에 철학강의 들으며 니체가 제일 매력적이었어요. 저도 바람둥이이에요 페크님~~ ㅎㅎ

페크pek0501 2014-01-25 15:32   좋아요 0 | URL
반가운 바람둥이 독서광 님...
니체가 매력적인 것 맞아요. 과거에 쇼펜하우어에, 임어당에 반해 저작을 탐독하고
제 페이퍼에 많이 인용해 넣었는데, 최근엔 서머싯 모옴에 반해 7편의 글을 올렸는데...이젠 니체예요. 저 바람둥이인 것 맞죠?
자주 어떤 신간이 나왔는지를 검색해 체크하는지라 요런 매력적인 책은 금방 눈에 띈답니다.

그런데 프레이야 님은 왜 글을 안 올리시죠?
글을 쓰고 모아 두고만 있는 건가요?
제 응원이 부족했나요?
저는 수필 같은 님의 글을 좋아하는 1인이어요.
역시 수필가는 다르네, 뭐 이러면서 님의 글을 읽었던 기억이...

기다리겠습니다. 빨리 글을 올려 주시와요... 절대 빈말 아님...^^
빈말 못함.

yamoo 2014-01-2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4-5권 같이 읽어요. 책은 계속 사게되고...읽는 속도는 현저히 느리고...그치만 전 요번달 20권쯤 읽어 헤치울 거 같습니다..ㅎㅎ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가룟 유다>, 안셀 무스 <모놀로기온, 프로슬로기온>, 동서문화사판 베르그손 <창조적 진화>, <웃음> 등이에요.
몇 년 전에 알았지만, 저의 이런 독서패턴을 멀티독서라 그런다지요~ 책 좋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멀티독서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페크pek0501 2014-01-26 15:15   좋아요 0 | URL
멀티독서... 예, 여러 권을 함께 읽는 알라디너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달에 20권이라니요...? 큰 일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 한 달에 10권은 읽어 봤지만... 요즘은 두세 권입니다.
제겐 낯선 책들을 읽으시네요. 검색해 보겠습니다. 저자 이름도 제겐 어렵네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4-01-25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속한 대중의 시대를 비웃는 듯한 날카로운 냉소라고 할까요...그런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니체와 함께 쇼펜하우어나 오르테가 이 가세트를 함께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요.

페크pek0501 2014-01-26 15:18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는 이제 졸업하려고 해요. 그의 글을 페이퍼에 많이 인용했거든요.

오르테가 이 가세트라면, <사랑에 관한 연구>가 제일 관심이 가네요.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정독하며 반복해 읽었는데 저는 그렇게 쓰는 사람이 놀랍더라고요. 천재가 아닌가 생각했죠. ㅋ


다크아이즈 2014-01-2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나 쓰기가 재미보다는 습관성이 되어 버려서 이제 재밌어서 하는 일인지, 의무감으로 하는 일인지 헛갈려요. 솔직한 심정은 재밌어서 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습관 같은 것...
정말 제가 원하는 건 아무 생각없이 놀고, 먹고, 보고, 자는 것...
근데 그게 두려우니까 억지로 붙잡고 있는 그 무엇이 쓰고 읽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여전히 일상은 무료하고, 머릿속은 복잡한 일요일입니다.^^*

페크pek0501 2014-01-26 15:2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위대한 것은 습관인 거죠. 습관성 맞아요.
하지만 처음 습관이 되기까지엔 좋아서 그렇게 된 것 아닐까요?
저는 요즘 그냥 머릿속에서 빙빙 도는 것들이 있으면 저절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쓰지 않으면 계속 빙빙 돌고 있는 것을 못 참죠.
이걸, 머릿속에서 꺼내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로 표현한 글을 어디선가 읽은 것 같아요.
저야말로 아무 생각 없이 놀고 먹으며 살면 살이 찔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질 못하면서 체중이 빠진 것을 근심하고 있으니...
그런데 팜 님이 일상이 무료할 틈이 어디 있습니까. 바쁘실 텐데요.
저는 무료, 하고는 관계없이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바빠 죽겠고 시간 없어 죽겠으니까요.
늘 시간에 쫓기며 사는 듯해요. ^^


노이에자이트 2014-01-2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세트 책 중에서 니체처럼 부르주아 사회에서의 대중의 범속함을 비판하는 책으로는 <대중의 반역>이 역시 최고지요.다소 보수적 귀족주의 냄새를 풍기는 게 흠이긴 합니다만...

페크pek0501 2014-01-27 13:56   좋아요 0 | URL
대중의 반역... 검색해 보겠습니다.
님은 모르시는 게 없는 것 같아요... ^^
고맙습니다.

순오기 2014-01-27 0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멋진 글 덕분에 이 책이 보고 싶은데요~ ^^
오래전에, 그러니까 스무살 쯤에 5권짜리 니체전집 사서 이해도 못하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만 납니다.

페크pek0501 2014-01-27 14:03   좋아요 0 | URL
반가운 순오기 님!
저도 삼십대 초반에 친정에 가서 니체 전집 중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이란 책을 세로 줄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명작이라더니 뭐가 이렇게 지루한가, 그랬어요.

그런데 이 책은 일본인이 엮은 책인데 니체의 책들을 주제 별로 엮어서 참 읽기 편하답니다. 물론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에서 발췌한 것도 있는데, 다시 읽으니 이렇게 좋은 문장이 있었나, 할 정도예요.
글이 길지 않아 두 시간 정도면 읽을 것이고 머리맡에 두고 반복해 읽어도 좋을 만큼 뜻 깊은 글이 많아요. 님께 추천합니다.
저는 <초역 니체의 말> 첫 번째의 책도 주문해 볼 예정입니다.
완전히 니체에게 반해 버렸어요. 우리 같이 반해요. ^^
 

 

 

 

1. 땡스투 적립금이 많았던 이유

 

 

얼마 전에 알라딘의 ‘나의 계정’에 들어가서 놀란 일이 있다.

올해 1월 1일에 생긴 적립금이 4,640원이라니...

땡스투 적립금으로선 많은 금액이잖아.

물론 나는 적립금이 생겨서 좋지만,

무슨 착오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실수로 동그라미를 하나 더 넣어서

464원이 4640원이 될 수 있는 거니까.

궁금했다.

 

 

.....................

2014-01-16 [마이페이퍼] <어느 독서광의 노트> 인... 230원

2014-01-16 [마이페이퍼] <맘대로글> 알라딘의 구경... 140원

2014-01-14 [마이페이퍼] <생활칼럼> 좋은 사람의 ... 200원

2014-01-01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줍다... 4,640원

2013-12-27 [마이페이퍼] <생활칼럼> 좋은 사람의 ... 200원

2013-12-25 [마이리뷰] <책 리뷰> 소설을 읽어야... 140원

2013-12-12 [마이리뷰] <책 리뷰> 당신이 좇는 ... 60원

2013-12-04 [마이리뷰] <책 리뷰> 당신이 좇는 ... 60원

2013-11-30 [마이페이퍼] <생활칼럼> 선의의 거짓말 110원

2013-11-30 [마이페이퍼] 단상(70) 만화로 단상 쓰기 80원

....................

 

 

궁금해서 고객 센터에 글로 문의하였다. (궁금한 건 못 참아서.)

어째서 땡스투 적립금이 4,640원이나 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썼다.

 

 

이에 대해 알라딘 측은,

“구매자분께서 도서를 수십 권 주문을 하셔서 그에 대해 땡스투 적립금이 발급된 것”

이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수십 권의 책을 사면서 내가 쓴 글(페이퍼)에

땡스투를 눌러서 4,640원이 한꺼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 글은 2010년 3월 23일에 쓴 글인데

그렇게 오래전에 쓴 글이 돈을 벌게 해 줬다.

돈이 생기게 해 준 그 분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고마웠다.

 

 

이렇게 운이 좋은 날에 제가 하는 혼잣말은 무엇일까요?

(1) 난 역시 운이 좋아.

(2) 믿어지지 않아.

(3)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네.

(4) 꿈만 같아.

 

 

늘 행운과 거리가 멀게 살아왔기 때문에 운이 좋은 일이 생기면

(3)번처럼 혼잣말을 한다. 그러니까 답은 (3)번.

(답은 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여기서 잠깐,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드리는 말씀.

Thanks to는 알라딘에서 상품을 구매하실 때 마이리뷰, 마이페이퍼, 묻고답하기/추천해주세요 답변 등 구매에 도움이 된 글에 "Thanks to" 버튼을 누르면, 토크토크 작성자에게 구매 상품 금액의 1%가 적립되는 제도입니다. (또 버튼을 누른 사람도 구매 상품 금액의 1%가 적립된다.)

 

 

 

 

 

 

2. 서재의 달인이 받는 혜택

 

 

이번에 내가 ‘서재의 달인’으로 선정되었는데 처음이었다.

 

‘서재의 달인’에겐 다음과 같은 혜택이 있다고 한다. (나 이것, 처음 알았다.)

 

 

......................

고객님은 플래티넘회원이며, 아래의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혜택 : 3% 추가 마일리지, 1,000원 할인쿠폰 월 1매,

1,500원 할인쿠폰 월 1매, 무료 문자메시지 매월 100건,

4천원 맥스무비 영화예매할인권 월 1매

 

기간 : 2014년 1월 1일 수요일 ~ 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

 

 

그러니 책을 살 게 있으면 올해에 많이 사야겠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내년엔 ‘서재의 달인’이 되지 못할 것 같으니까.

앞으로 쭉~ 되지 못할 것 같으니까.

 

 

 

 

 

 

3. 지금 생각난 소원

 

 

지금 생각난 소원이 있다.

내 소원은 돈벼락 맞는 게 아니다.

그런 큰 소원이 아니고 작은 소원이 있다.

안구건조증이 없어지는 것,

그리고 몸이 피로하지 않는 것.

그래서 하루에 열 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고 해도

눈의 피로와 몸의 피로를 느끼지 않는 것, 이게 소원이다.

 

 

아, 쓰고 보니 이게 돈벼락만큼 큰 소원일 수 있겠다 싶다.

(사실 안구건조증 때문에 조금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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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4-01-17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하루에 열 시간 동안 책을 읽어도 눈의 피로와 몸의 피로를 느끼지 않는게 소원이시라고라!!!
인조인간이 되고 싶으신듯. 흐흐..

페크pek0501 2014-01-17 18:14   좋아요 0 | URL
저, 삼십 대 초반에 하루에 열 시간 이상 읽은 적 많았어요. ㅋㅋ
토요일 밤엔 새벽 네 시까지 읽었죠.
지금은 그렇게 못하오니 제 자랑질을 용서해 주세요~~ 메리포핀스 님...

2014-01-20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2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나이의 주부라면 남편의 월수입이 늘었다든지, 아이의 성적이 올랐다든지, 명품 핸드백이 세일을 한다든지 등 이런 일에 관심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것들로 즐거워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나는 신간으로 어떤 책이 출간되었는지, 베스트셀러 중 어떤 책이 구입할 만한 책인지, 어떤 책이 세일을 하는지 등에 관심이 많고 이런 것들로 즐거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알라딘 메인에 들어가곤 한다.)

 

 

 

며칠 전, 친정 동네의 문구점에서 내 맘에 쏙 드는 노트를 네 권이나 샀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문구점엔 없는 노트였다. 표지가 딱딱한 것을 좋아하는데 마침 그런 노트가 내 눈에 띄었던 것. 색상도 좋았다.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문구점에서 파는 물건이 좋구나, 하는 생각. (문구점에 들어가곤 한다.)

 

 

 

알라딘엔 책만 파는 게 아니라는 게 재밌다.

 

 

 

 

 

 

      

 

 

  이런 컵도 있구. 이것, 하나에 6000원인가 보다.

 

 

 

 

 

 

 

 

 

   이런 컵도 있구. 이것도 하나에 6000원인가 보다.

   그런데 이건 나도 가지고 있잖아.

   '서재의 달인'에게 주는 선물로 검정색의 컵을 받았으니까.

   

 

 

 

 

 

빨간색의 다이어리도 함께 받았다. 이게 9800원이구나.

 

 

 

 

 

 

 

 

 

 

 

 

 

 

2013년의 '서재의 달인'(61명)에게 준 선물은 머그컵, 다이어리, 책상 달력 등이었다.

 

 

 

책에 끼워 주는 컵도 있구나.

 

 

 

 

   

 

 

 

 

 

 

 

 

 

 

 

 

 

 

 

 

 

 

 

 

 

 

 

 

 

 

 

이것 두 권을 사면 흰색과 검정색 컵 두 개를 가질 수 있구나.  

 

 

 

아, 그런데 다섯 권의 책의 저자들이 다 괜찮은 저자들이잖아.

그러니까 잘 팔릴 것 같은 책에 컵을 끼워서 더 잘 팔리게 하겠다, 이건가?

 

 

 

책을 사면 컵이 생기는 건가, 컵을 사면 책이 생기는 건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유혹에 넘어간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얘기지. (그런데 왠지 꼭 살 것 같다.)

 

 

 

알라딘에서 구경하는 게 문구점만큼이나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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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시경 2014-01-1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친근함...ㅎㅎ 저도 문구점 구경 너무 좋아해요~ 특히 예쁜 노트와 색연필이나 펜...예쁜 연필을 보면 꼭 사게 되더라구요~ 물론 알라딘에서 신간을 구경하는건 젤 즐거운 일이구요~

페크pek0501 2014-01-15 14:1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어떤 때엔 문구점에서 제게 필요 없는 물건도 사 갖고 나오나니까요.
물론 신간 구경이 제일 재밌죠.
반갑습니다. ^^

stella.K 2014-01-1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달인에게 다이어리를 줬다굽쇼?
일기는 잘 안 쓰게 되던데 다이어리는 좀 욕심이 나는군요.
다이어리 있으면 일기를 쓰게 될까 해서 말이죠.
결국 있어도 안 쓰게 되는 게 일기가 되는데...ㅠ

요즘 강신주의 매력에 빠졌는데 컵까지 끼워준다니 괜히 지름신이 발동하려고 하는군요.
안 그래도 읽을 책이 산더민데 말이죠.
이 페이퍼 괜히 봤나 봐요. 책임지세욧!ㅠㅠ

페크pek0501 2014-01-15 14:22   좋아요 0 | URL
아, 다이어리를 못 받으셨군요? 저는 매년 서재의 달인에게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말이죠. 그 예쁜 빨간색의 다이어리를 무슨 용도로 써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답니다. 날짜가 써 있어서 말이죠. 일기를 쓰다 보면 세 장을 쓸 때도 있고 세 줄을 쓸 때도 있는 저인지라...

책임못져요!!! ㅋㅋㅋ 즐겁게 낚이시기 바랍니다.
좀 속기도 해야, 인생이 재밌는 거죠. ^^

잘잘라 2014-01-15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아니 아니어요. 공짜 아니어요, 책 사면 컵 주는 거 아니구요, 컵 값도 알뜰하게 챙겨 받아요. 이번에 <다윗과 골리앗> 한 권만 샀는데 정가 17,000원이었거든요. 컵이랑 세트는 정가가 23,000원이예요. 컵 값 6,000원 정확하게 포함된 가격! ^^;; 컵을 원하신다면, 할인율이랑 쿠폰, 마일리지 다 따져봐도 그냥 책 따로 다른 책이랑 오만원어치 몰아서 주문하고 컵은 사은품으로(비록 마일리지 차감하지만..) 받는 게 훨씬 나은것 같아요. 필요한 책이 오만원어치 안되고 알라딘 컵은 지금 당장 꼭 필요하고 그런 상황이라면 할 수 없구요. ;;

페크pek0501 2014-01-15 15:27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 님이 말씀 잘 하셨어요. 낚일 때 낚이더라도 알고 낚여야 하겠죠.
그래도 마스다 미리의 책은 좀 저렴한 것 같아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말이어요. 컵 값을 포함해서 11,100원이니 괜찮죠. 만화라서 좀 그렇지...
저는 이 책을 찜합니다. 요즘 마스다 미리에게 빠져 있거든요.

이 글을 본 사람들은 컵을 따로 사는 게 좋겠어요. 그래야 색상을 선택할 수 있을 테니까. ^^

님, 반가웠어요.

mira 2014-01-1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컵 너무 이뻐요. 검은색있는데 하양색도 가지고 싶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14-01-15 15:28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하얀색 컵을 따로 주문하시는 게 좋을 듯해요.
책에 딸려 있는 건 컵 색상을 선택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반가웠습니다.^^

다크아이즈 2014-01-15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흰색 컵이 예뻐서 하나 더 구하고 싶은데, 저 책들을 사면 색깔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사월의 미~에는 흰색이, 감정수업에는 검은색이 셋팅되어 있으니 헛갈려요.ㅋ
설마 꼭 정해진 색으로 가져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나저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페크언냐. 새해 인사 했는지 안 했는지도 헛갈려요.^^*

페크pek0501 2014-01-15 15:30   좋아요 0 | URL
선택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컵을 따로 사는 게 좋겠어요.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복을 또 받아도 좋습니다. ㅋ^^

노이에자이트 2014-01-1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보통 아줌마들 취향에도 어느 정도 맞장구 쳐주는 척 해주어야 될 것 같아요.안 그러면 "야! 네가 책 좋아한다고 잘난 척하냐?"고 도끼눈을 뜨며 달려들지도 모르니까요.

페크pek0501 2014-01-15 15:3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동네 아줌마들을 못 사귀잖아요.
동창들이야 원래 제가 그런 것 알지만...
그렇지만 그들에게도 책 얘기를 잘 꺼내지 않아요. 재수없는 아줌마가 되거든요.
블로그가 있는 걸 아는 정도죠.

책 얘기를 맘 놓고 할 수 있는 건, 이곳 알라딘뿐이죠. 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죠.
그런데 노 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

프레이야 2014-01-16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알컵이랑 알다이어리랑 알달력을 못 받았어요.
이런 일 처음이랍니다. 너무 게을렀어요 ㅎㅎㅎ
페크님 새해에도 건강히 지내요. 저도 그럴게요^^

페크pek0501 2014-01-16 14:00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와 정반대군요. 저는 처음 받아 보았답니다.
서재의 달인은 아예 의식하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몰라요.ㅋㅋ

2014년은 프레이야 님이 부지런하시길...
그런데 님이 알라딘에 소홀한 동안 다른 일로 바빴으리라 추측합니다.
가령 책을 많이 읽으셨다거나 혹은 녹음을 많이 하셨다거나 혹은 다른 일로...

어쨌든 우리 파이팅!!!!!!!!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