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이 끝나고야 말다니.. 휴일 하루 없는 직장인에게 잔인한 4월이라지만, 내게는 애들이 휴원하는 일 없이 꼬박꼬박 등원해 준 고마원 4월이었다. 5월에는 어린이날도 있고,, 어린이날 다음 날은 유치원 재량휴업일이고,, 날씨가 참 좋아서(아닌가? 미세먼지는 나쁨인데, 그래도 놀기 좋은 기온) 애들 데리고 나가놀기 좋지만, 첫째가 꽃가루 알레르기가 생겨 버려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ㅜㅜ 날이 더워 꽃들이 일제히 펴서 그런가,, 어서 나아지기만 기다린다.
4월달 두권의 책은 바로!
<레이디 크레딧>은 여성주의 4월 도서인데, 이제 읽기 시작^^; 오늘 새벽에 잠이 깨는 바람에 좀 읽었는데, 쭉쭉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성매매 시스템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정말 조금이었고 피상적인 데 그쳤다는 걸 알겠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잠자냥님과 다락방님의 뽐뿌에 휩쓸려 계획에 없던 구매를 행한 케이스.. 아 리뷰 써야 하는데! 기억이 더 날아가기 전에ㅜㅜ 다락방님은 내가 이 책을 읽고 울 것 같다 하셨고 잠자냥님은 아닌 데 걸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울지 않았습니다. 민들레 챕터에서 울컥하긴 했지만..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근데 뭘 거신 건가요? ㅋㅋ 제가 책 선물 한권 하고 싶은데 잠자냥님의 빠른 구매력과 높은 취향에 어긋나지 않게 할 자신이 없으니, 댓글로 요청 주세요. 이 글 못 보고 넘어가시면 무효 ㅋㅋ
놀랍게도 이번 달에는 예외에 해당하는 아이들 책과 오디오북 구매조차 없었다.
오디오북은, 윌*오디오북 한달 무료를 시작했고 김영민 교수 책을 들었다고 지난번 올린 바 있다.
지난 글에서 이 책은 아무래도 사야겠다고 썼고, 나의 뽐뿌에 구매하신 분도 계신 것 같은데,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사지 않았습니다;;;
뒷부분에 영화평론이 몇 꼭지 있는데 이 부분은 듣기가 힘들어서 그 이유도 있고, 이왕 살거면 이 책 이후에 나온 신간을 사자는 생각에... 영화평론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일단 내가 그 영화들을 보지 않기도 했고, 한니발의 그 끔찍함을 굳이 알고 싶지 않았는데 듣고 있기가 좀 괴롭기도 했고, 애초에 내가 영화를 그닥 안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썼다는 건 알겠다. 영화평론으로 신춘문예 당선까지 됐었다고 하니 할말 다했지.
하지만 맨 마지막에 실린 '<신동아> 송화선 기자와의 인터뷰'가 좋아서 다시 살까 마음이 흔들리긴 했다. 이 인터뷰에 김영민 교수라는 인물과 이 책의 내용이 잘 압축되어 있으니 이 인터뷰를 보고 마음에 들면 책을 읽어봐도 좋겠다.
그나저나 진짜 똑똑한 사람이구나. 하버드대 유학하고 미국 대학에서 강의도 했으니 영어는 잘하겠거니 했지만 논어를 새로 번역하는 작업을 할 정도로 한문도 잘 하나보다. 영화평론도 하고,, 만화책도 좋아하고,, 디저트도 좋아하고,, 풍성하게 사는 분이로세.
그렇게 이 책을 듣고, 윌*오디오북은 한달 무료만 사용하고 삭제할 생각이었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가 전권 오디오북으로 제작된 사실은 어플 깔고 바로 알았지만 큰 기대가 없어 안 들으려 했다가, 그래도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오마이구드니스... 대박, 대박이다.
성우들의 맛깔나는 사투리와 연기 덕에 드라마 보는 듯한 생동감!
<토지>는 예전에 전집을 사서 10권까지 읽다가 중간에 끊기는 바람에 나머지를 읽지 못한 채 지내왔다. 이렇게 오디오북으로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토지>라는 작품이 얼마나 이야기로서 재미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어찌나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는지. 과부를 강간하려다가 손가락 한마디를 잘린 거라는 소문이 있는 칠성이, 노름판을 전전하다 집에 와서는 밥상 엎으며 소리 질러대는 김평산, 뼛속까지 사대부인 최치수, 얄밉기 짝이 없는 귀녀 등 밉디미운 인물들도 작가가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낸 느낌이 든다. 엄마 찾으며 우는 서희가 나올 때면 눈물이 ㅠㅠ 옛날에 읽었던 분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가 별당아씨가 구천이에게 화전을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인데, 그 부분까진 아직 못 들었고, 둘이 도망가서 상거지꼴이 됐더라는 이야기가 여러 사람 입을 거쳐 들려오는 내용은 나왔다. 참 인생 뭐고, 사랑이 뭐기에..
토지 시리즈를 이참에 오디오북으로 완독해 보자 했는데, 한권당 시간이 10시간이 넘어가니 이거 다 들으려면... 출퇴근 꼬박 바쳐도 한달에 두권인데, 거의 일년 들어야하게 생겼다. 영어공부도 해야 하는데 어쩌지.. 고민..
아무튼 이 오디오북은 제작하느라 참 고생했겠다. 멋지다.
이번달에도 읽은 책 5권을 겨우 채웠다.
<아직도 책을 읽는~>, <아침에는 죽음을~>은 리뷰를 썼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랑 <스토너>, <여성괴물>은 써야 하는데,,
내가 요즘 서재에 잘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딱히 바빠서가 아니라 잠을 너무 많이 자기 때문이다. 애들 재우다 잠들어서 아침까지 ㅠㅠ 책 읽고 싶은데 ㅠㅠ 수마가 들렸나 보다..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