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심하게 반성했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작년 9월 과학 동화 공모 준비를 하며 들었다.
내가 쓴 동화의 소재가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유전자 조작된 아이와 자살씨앗에 대한 것이었다.
누가 지엠오 아이를 읽어 보라고 했는데 나는 시간 여건상 읽지 못했다.
그리고 그 책에 들은 말이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책은 나는 유전자 조작된 음식을 먹었어요.
라고 시작된다고 해서 흠 뻔하군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유전자 조작식품을 다룬다 해서 그걸 먹고 생기는 헤프닝을 적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난 어리석었다.
헤프닝을 적은 건 나였으니까.
이 책은 휴먼니티가 녹아 있어서 일단 마음에 울림이 있고 그 휴머니티가 진부할 수도 있는데 그 진부함을
여러가지 과학적 지식과 흥미로운 미래의 상상이 덮어 주고 있다.
나는 늘 상황을 쓰고 왜 안될까를 고민했지만
이미 나온 책이나 공모에 당선된 이야기들은 사건을 쓰고 있었다.
이제 알았는데 내가 고칠 수 있을까.
누구 말대로 진작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고칠 수 있었을까?
당시 과학 동화 심사평에서 창비의 김이구선생님은 내가 쓴 자살씨앗이 인상깊었다고 쓰셨다.
난 그말에도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당선도 아니고 아까운 동화도 아닌 인상깊었다는 말에
그런데 점점 궁금증이 밀려왔다
왜 인상깊었지?
생각해보니 내가 쓴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이름이 자연이와 나무였는데 지엠오아이에 나오는 아이 이름도 나무다.
분명 이책을 보고 베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그래서 인상깊었나 싶다.
내 가능성이 인상깊은 것이 아니라 그런 자잘함이 인상깊었을까?
반성과 함께 나는 다시 그 동화를 수정하고 갈고 닦아서 도전하고 픈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