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발표>
마해송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제2회 수상작을 아래와 같이 결정했습니다. 수상자에게 창작 지원금 일천만 원과 상패가 전달되는 이 상의 시상식은 5월 25일(목요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수상작>
김양미, 『찐찐군과 두빵두』


<심사위원>
예심: 원유순, 손향숙, 김지은
본심: 이동렬, 김용희, 최윤정


<심사 경위>
우리 창작 동화의 첫 길을 연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국내 아동 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된 ‘마해송문학상’ 제2회 공모를 2005년 11월 30일 마감하였습니다.
마해송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예심 위원 3인과 본심 위원 3인을 위촉하였습니다. 예심 위원 3인은 심사 요강에 따라 응모된 작품들을 검토하고, 12월 8일 오후 4시에 열린 예심 결심 회의를 통해 9편의 장편동화들을 예심 통과작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예심 결과는 12월 13일 오후 3시에 열린 본심 1차 회의에서 본심 위원 3인에게 보고되었습니다.
본심 위원 3인은 개별 심사 기간을 거쳐, 12월 20일 오후 4시에 본심 결심 회의를 가졌습니다. 회의 결과 김양미의 『찐찐군과 두빵두』를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마해송문학상 운영위원회는 김양미의 『찐찐군과 두빵두』가 개성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문체, 주인공 찐찐군 아버지의 글을 통한 사유의 확대와 주제의 수렴, 아이들의 내면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솜씨가 뛰어나고 잘 짜여진 서사적 구조가 돋보인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이에 본 위원회는 이 작품을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본심 심사평>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9편이었으나, 작품 간에 기복이 심하고 작품 수준도 비교적 낮았다. 대체로 사건 전개상 개연성이 미흡하고, 과장된 상황 묘사나 산만한 구성, 단조로운 내용에 도식적인 짜임, 문장력과 주제를 수렴하는 유기적 통일성의 결여 등 서툰 작품들이 의외로 많았다. 특히 동화가 판타지 문학이라 하여 인터넷 소설 수준의 황당한 만화적 발상의 작품도 있었다. 내심 동화의 본질에 가까운 작품을 기대해보았지만, 동화를 그저 어린이가 읽는 글이라는 안이한 자세로 응모한 듯한 작품이 많아 퍽 안타까웠다. 전체적으로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그런 대로 표현력과 구성력, 작품의 완성도와 감동, 주제 의식 등을 고려하여 나윤빈의 「장닭이 된 아이」, 신양란의 「흙 인형을 묻다」, 김양미의 「찐찐군과 두빵두」를 최종심에 올려놓고 고심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장닭이 된 아이」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파탄에 이른 한 가정의 비극과 그 극복을 그린 작품이다. 갈수록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학대에 대한 강렬한 주제 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치밀한 구성력이 돋보였다. 그것은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아이의 증오심을 극대화하고, 그 아이의 상처를 지혜롭게 치유하는 과정을 보다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리고자 한 결과이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행동이 거칠고 문장력이 정제되지 못한 흠을 지니고 있고, 또한 반전의 효과를 위한 작가의 의도가 너무 도식적으로 그려지고 작위성이 노출되면서 그만큼 진실성이 떨어졌다.
「흙 인형을 묻다」는 순장(旬葬)의 악습과 그 폐습의 타파를 다룬 동화로 재미있고 안정된 이야기 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흥미로운 내용에 술술 읽히는 이야기 전개 과정 등 전체적으로 무리가 없었다. 다만 서술적 묘미나 극적 구성 면에서 이렇다 할 특징이 없고, 전개 부분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불필요한 앞 이야기의 요약 제시나 쫓겨 도망 다니는 인물들의 예사로운 처리로 인한 긴장감의 이완, 소제목을 보고 나서 어느 정도 읽고 나면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 평범하고 안이한 이야기 전개 등이 무척 아쉬웠다. 너무 순조로운 이야기 구조가 그만큼 작자의 상상적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였다.
「찐찐군과 두빵두」는 몇 해씩 집을 떠나 있는 여행 작가 아버지를 둔, 친구가 없고 생각이 많은 찐찐군과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장애아이면서도 밝고 명랑한 성격을 지닌 두빵두의 만남을 그린 이야기로 안정된 문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개성적인 문체나 찐찐군 아버지의 글을 통한 사유의 확대와 주제의 수렴, 아이들의 내면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솜씨 등은 어느 정도 작가적 수련을 쌓은 작품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모든 등장인물의 이름을 별명으로 취급하고, 발단 부분에서 보여주던 아버지에 대한 진지한 주제적 접근이 중·후반부로 갈수록 재미를 동반한 해프닝으로 가볍게 처리되면서 진지성과 감동의 약화를 불러오고 리얼리티를 잃고 말았다. 거기에다 결말 처리의 미숙함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결국 이들 세 작품 모두 공히 결정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지만, 우리는 어렵게 「찐찐군과 두빵두」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오로지 앞으로의 작가적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_이동렬, 김용희, 최윤정

<예심 심사평>
이번 응모작들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른 시대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의도한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작가들도 판타지를 통한 상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작품의 경우에도 중간 중간에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장치를 두어 판타지와 유사한 입체적 시공간 구성을 시도한 경우가 있었으나, 구성하는 가상의 시공간이 독자에게 뚜렷이 이해될 수 있도록 현실에 버금가는 현실성과 정확성을 지녀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두 세계 간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개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현실 세계에서 요구되는 꿈, 운명, 사랑 등의 가치를 비현실 세계의 틀을 빌려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 애초의 의도를 좌절시켰다.
메시지가 이야기 전개와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이러한 문제점은 판타지 작품들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일상, 혹은 역사적·사회적 사건을 다룬 이야기들에서도 발견되었다. 한 편의 작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 과욕이 작품의 유기적 통합을 오히려 저해하는 안타까운 경우들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게 이미 친숙한 소재와 구조를 차용했음에도 새로운 읽을거리로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들도 몇몇 눈에 띄어 본심에 올릴 수 있었다.
「태양의 딸 평강」은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이라는 친숙한 인물들의 삶을 당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새롭게 조명하여 이야기로 꾸며냈다. 단순히 신분을 넘어선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에 머물렀던 평강과 온달을 궁궐 안의 암투와 전쟁이라는 당대의 정치판도 속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흙 인형을 묻다」는 고대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실제 존재했던 순장 제도가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동화로서,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적으로 역설하고 있지는 않지만 순장(旬葬)이라는 비인간적인 제도의 모순을 치밀하게 드러냄으로써 세상 그 어떤 법과 제도보다 한 인간의 생명이 갖는 가치가 귀하다는 주제 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다리 밟기」는 우리 주변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 명맥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조명한 작품으로, 이야기의 구조를 섬세하고, 사실감 있게 짜 넣으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였다. 그러나 작가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장치들이 오히려 작품의 결말을 서둘러 예상하게 만들었고, 비교적 이야기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약점이었다.
「찐찐군과 두빵두」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빠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여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어린이가, 신체적인 장애를 지녔으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어린이를 만남으로써, 명랑하고 긍정적인 어린이로 탈바꿈해가는 과정을 무리 없이 그려낸 작품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남아들의 사고와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여 읽는 재미가 있었으며, 잘 짜여진 서사적 구조가 돋보였다.
그 외 「소리 없는 편지」는 소아암을 앓는 아이의 애환을 눈물겹게 그렸으나, 너무 익숙한 소재로서 결말이 빤하여 읽는 재미를 떨어뜨렸으며, 「나무시계」는 부분적으로 추리와 판타지 기법을 활용한 작품이나, 중반부 이후에 이야기의 얼개가 복잡해지면서 이야기의 논리적 개연성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_원유순, 손향숙,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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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0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심 통과 작품 읽어보고프다
 

안녕하세요? 우리 작가들에게 청소년문학의 창작정신을 북돋우고 문학성이 뛰어난 청소년소설을 발굴하기 위해 저희 사계절출판사에서 제정한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이 결정되었습니다. 본심은 오정희(소설가) 현기영(소설가) 황광수(문학평론가) 선생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대상 수상자를 비롯하여 저희 사계절문학상에 원고를 보내주신 모든 응모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시상식은 3월 25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며 자세한 일정은 빠른 시일 안에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대상: 신여랑 / 몽구스 크루
우수작: 없음


제4회 사계절문학상 심사평


본심에 오른 다섯 편의 작품들은 우리 청소년소설이 주제의 확장과 작품의 완성도에서 많은 진전을 이루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런 만큼, 이번 본심에서는 예심위원 두 분(김경연, 박상률)도 참여하여 폭넓은 논의와 의견교환을 가졌다.

최정원의 「창호, 푸른 하늘」은 ‘소년감별소’에서 나와 갈 곳이 없는 두 소년이 젊은 여성 ‘조사관’과 함께 살아가며 제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축으로 삼고 있다. 법망에 걸려들었던 소년들을 인간적인 삶과 관계를 통해 건강한 심성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사회적 윤리의식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그런데 주요 서술자로 등장하는 여성의 행위가 올바름을 향해 올곧게 나아갈 뿐 심리적·사회적 현실성을 담보하지 못함으로써 온정주의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였다.
윤수민의 「만 번의 덕―김만덕」은 풍부한 자료섭렵과 현장답사를 통해 청소년소설의 지평을 역사 쪽으로 한껏 넓혀놓았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절제된 표현이 돋보였지만, 사실 확인과 설명에 치우친 나머지 서술의 활력이 떨어져 소설적 감동을 빚어내는 데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소설은 전기(傳記) 이상의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시켜줄 만큼 작가의식이 치열하게 발휘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자료섭렵과 현장답사는 작가에게 요구되는 필수적인 사항이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는 상상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강병철의 「부지깽이나무」는 간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농촌의 생활풍경을 정감 있게 그려가고 있다. 그런데 가끔 상투적 표현과 부정확한 문장, 그리고 적절하지 못한 삽화가 독서를 방해한다. 이 아이들이 보고 듣고 싸우고 느끼는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소설적 맥락에서 엮여들지 못하고 나열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초등학생들이어서 청소년소설에 걸맞지 않은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정유정의 「쉿! 비밀」은 재미있게 읽히는 로드로망이다. 이 작품은 우연히 한 트럭에 내던져진 중학생들이 재치 있는 말잔치와 파란만장한 활극을 펼치며 남쪽의 외딴섬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이 일행 속에는 사납고 교활한 개와 사연 많은 할아버지도 들어 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재미를 위해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길 위에서 펼쳐가는 수많은 사건들은 우발적인 만큼 모두 새로운 것들이지만, 발단과 해결이 반복되는 패턴이 뒷부분의 지루함을 낳고 있다.
신여랑의 「몽구스 크루―우리는 춤을 원한다!」는 깔끔하고 탄력 있는 문체로 브레이크댄스에 매료된 고등학생들의 고뇌와 열정을 그들 자신의 눈높이에서 실감 있게 그려놓았다. 이 작품은 춤을 향한 참을 수 없는 욕망을 전면화하면서도 과장된 표현이나 구성상의 흐트러짐을 드러내지 않았다. 어른들의 눈에 철없는 행동으로 비칠 수도 있는 이들의 행위에는 그들 나름의 진지함과 대상에 대한 처절한 자기헌신이 깃들여 있다. 온몸을 내던지는 끊임없는 수련을 통해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이 다른 길을 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감동적일 수 있다는 데 합의하여 우리는 이 작품을 ‘대상’으로 뽑았다.

(오정희·현기영·황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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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0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관심있어 하는 거라 심사평도 주의깊게 보려고 퍼왔습니다. 상투적인 표현과 부정확한 문장, 그게 나에게도 해당되겠지. 다양한 소재가 많은 것같아 배울점이 또늘었다
 

제15회 <한국아동문학상> 수상 작가 박 혜 선 인터뷰


동화읽는가족
  <한국아동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첫 동시집 『개구리 동네 게시판』(아동문예, 2001)이 제1회 ‘연필시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 동시집 『텔레비전은 무죄』(푸른책들, 2004)까지 연달아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을 수상하여 그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박혜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선물이 배달되었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까요? 남의 집으로 가야할 물건이 잘못 배달된 건 아닐까, 내게 보내온 게 정말 맞을까? 하는 의아함 말이에요. 시를 내보일 때마다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늘 앞섭니다. 상을 받은 기쁨보다는 그 상이 쥐어 준 책임감을 생각하며 시 쓰기에 열중하겠습니다.

동화읽는가족  텔레비전이 신세한탄을 하듯 자신을 변론하는 독특한 형식의 동시 「텔레비전은 무죄」가 표제작이 되었는데, 이 동시가 이번 동시집을 대표할 만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요? 시인으로서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박혜선  어떤 사물을 보거나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늘 ‘입장 바꿔 보기’를 합니다. 저의 의도된 시작 행위일 수도 있고 습관적 사고일 수도 있지요. 동시 「텔레비전은 무죄」는 ‘가족 소외의 주범이 텔레비전’이라는 뉴스를 보면서 생각해 낸 시입니다. ‘과연 그럴까?’ 이런 의문에서 완성된 시지요. 이 시집에 묶인 대다수의 시가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어요.

동화읽는가족  동시집 『텔레비전은 무죄』는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비평가들과 동료 시인들과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아동문학평론가 최명표 씨는 「옆길로 빠졌을 때 본 세상 이야기」(아동문학평론, 2005년 봄호)라는 평론에서 시인의 ‘사회적 상상력’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면서, 시인이 ‘대상을 정면에서 다루지 않고, 이른바 심미적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옆길로 빠진다. 이것을 일러 스스로 호기심이라고 겸사를 달았지만, 시인은 세계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면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아니라 옆길로 빠져서 구경하는 방식을 택한 까닭은 무엇인지요?

박혜선  저는 내가 사는 이 시대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 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이라는 게 내가 발 딛고 있는 중심에서 늘 흘러갑니다. 중심에 있으면 한쪽으로 치우치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옆길, 귀퉁이, 언저리를 맴돌다보면 중심에서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좀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아이들의 마음 또한 그렇지요. 교실에 있으면서도 교문 밖 문방구에 마음이 가 있고, 집을 향해 가면서도 옆길로 빠져 보고 싶은, 저는 그런 ‘옆길로 빠져 보기’를 ‘주변에 관심 갖기’로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그 곳에는 소외된 존재들이 살아가는 또다른 현실이 있으니까요.

동화읽는가족  표제작 「텔레비전은 무죄」를 비롯하여 「뉴스는 엉터리」, 「기억 상실증」, 「장래 희망」 등 사회 현실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야유한 시들이 눈에 띕니다. 이런 방식은 독자들에게 답답한 사회 현실에 대한 심정적인 체증을 단숨에 속시원하게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만, 때로는 공허함을 안겨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시인으로서 이러한 시들을 내보인 특별한 의도가 있었는지요?

박혜선  앞에서도 말했듯이 ‘입장 바꿔 보기’는 제 시 쓰기의 주된 발상법입니다. 그래서인지 때론 비꼬아 뒤집고, 삐딱한 시선으로 보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하지요. 맞습니다. 때론 사회 현실을 담아 낸 시들이 목소리만 크고 울림은 공허한 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앞으로도 늘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을 작정입니다. 아직 서툰 목소리지만 그 목소리가 진실로 통한다면 시 쓰는 보람도 크리라 생각합니다.

동화읽는가족  박혜선 시인은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급식판을 앞에 놓고」, 「하는 김에」, 「전화기는 엄마를 얌전하게 해」와 같은 시들에 나타난 엄마의 적나라한 모습들은 엄마건 아이건 상관 없이 모든 독자들에게 미소를 짓게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짓궂은 질문입니다만, 시인 또한 이 엄마와 많이 닮은 모습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지요?

박혜선  물어 보았지요, 여섯 살 제 딸아이에게. 제 딸아이는 재미있는 엄마라고 하더군요. 만날 엄마랑 놀고 싶다고 하는데 엄마가 재미있어서 놀고 싶은지, 놀고 싶어서 엄마가 재미있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저 스스로는 시 속에 나오는 ‘엄마’보다는 오히려 시 속의 ‘아이들’ 쪽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좀 엉뚱한 아이 있잖아요. 그래서인지 딸아이에게 인기 좋은 엄마, 동네 아이들에겐 재미있는 아줌마로 통하곤 하지요.

동화읽는가족  수 년 전에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푸른책들, 2002)라는 동인시집을 펴내신 적이 있는데, 이번 문학상 수상을 누구보다도 기뻐해 준 분들이 바로 <초록손가락> 동인들일 것 같아요. 함께 동인 활동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참 궁금합니다.

박혜선  ‘냉정함’이요. 저는 제 시에 대한 냉정함이 없습니다. 밤새 쓴 시 한 줄이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그것도 못미더워 이 말 저 말 덧붙이곤 하지요. 나의 생각과 의도를 독자들도 나만큼 알고 이해하겠지? 이런 제게 동인들은 냉정한 칼날을 들이대는 역할을 합니다. 그 상처는 깊고 오래 가지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치열함으로 이끌어 주는, 무서우면서도 고마운 동지들입니다.

동화읽는가족  새로운 동시를 늘 기다리는 독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어떤 동시를 쓰고 싶은지 알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동시집을 좀 추천해 주세요.

박혜선  요즘 저는 한 아이의 상처와 성장을 주제로 이야기시를 쓰고 있어요. 독자들에게 어떻게 내보낼지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쓰는 동안 저는 그 아이 때문에 마음이 아플 때가 많습니다. 그 아이 때문에 웃기도 잘 합니다.
제 시보다 새 학기를 맞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최윤정 동시집 『우리 반 김민수』(문원, 2004)를 꼭 추천해 주고 싶네요.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독자들은 ‘어? 시 속에 내가 있네.’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느껴지는 이 동시집을 펼치는 순간, 새 학기에 좋은 친구를 만났을 때처럼 신나는 설렘이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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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의 열두 동물의 유래와 관련하여 전해 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석가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 모든 동물들을 다 불렀는데 열두 동물만이 하직인사를 하기 위해 모였다고 한다. 석가는 동물들이 도착한 순서에 따라 그들의 이름을 각 해(년)마다 붙여 주었다. 쥐가 가장 먼저 도착하였고, 다음에 소가 왔다. 그리고 뒤이어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각각 도착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12지가 된 것이다.


2) 대세지보살은 아미타불의 오른편에 있는 지혜의 문을 관장하는 보살이다.
하루는 석가가 대세지보살을 불러 천국으로 통하는 열두 개 문의 수문장을 지상의 동물 중에서 선정하여 일 년씩 돌아가면서 당직을 세우도록 했다.
이에 대세지보살은 열두 동물을 선정하고 그들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서 모두 불러모았다. 열두 동물 중 고양이는 모든 동물의 무술 스승이므로 제일 앞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순서대로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돼지, 개를 앉혔다.
대세지보살은 열두 동물의 서열을 정한 후 석가여래에게 훈계를 청하려고 맞이하러 갔다. 석가를 기다리던 고양이는 갑자기 뒤가 마려워 참다참다 견딜 수 없어 잠시 으슥한데 가서 뒤를 보려고 자리를 비웠다. 공교롭게도 이 때 석가가 왕림하셨다. 석가가 소집된 동물들을 살펴보니 한 동물이 부족했다.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물어보니 마침 고양이를 따라 구경온 생쥐가 쪼르르 달려나와 석가에게 말했다. 자신은 고양이 친구인데 고양이는 수문장의 일이 힘들고 번거로워서 수문장이 싫다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석가는 쥐에게 어쩔 수 없으니 네가 고양이 대신 수문장을 맡으라고 했다. 한 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마침내 쥐를 포함한 열두 동물이 천국의 수문장이 되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고양이는 간교한 쥐에게 원한을 품고 영원토록 쥐를 잡으러 다니며, 이때부터 고양이와 쥐는 천적 사이가 되었다.


3) 아득한 옛날에, 하나님이 뭇짐승들을 소집하고 “정월 초하루날 아침 나한테 세배하러 와라. 빨리 오면 일등상을 주고 12등까지는 입상하기로 한다”하고 말했다.
달리기 경주라면 소는 자신이 없다. 말이나 개나 호랑이에게는 어림도 없고 돼지 토끼에게도 이길 가망이 없다. 그래서 소는 자기는 워낙 ‘소걸음’이니까 남보다 일찍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리하여 우직한 소는 남들이 다 잠든 그믐날 밤에 길을 떠났다. 눈치빠른 쥐가 이것을 보고 잽싸게 소 등에 올라탔다. 드디어 소는 동이 틀 무렵에 하느님 궁전 앞에 도착했다. 문이 열리는 순간, 쥐가 재빨리 한발 앞으로 뛰어 내려 소보다 먼저 문안에 들어와서 소를 제치고 1등이 되었다.
천리를 쉬지않고 달리는 호랑이는 3등이 되었고 달리기에 자신이 있는 토끼도 도중에 낮잠을 자는 바람에 4등이 되고 그 뒤를 이어 용, 뱀,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차례로 골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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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이름

마감일

공모 부문

주최

제14회 MBC창작동화대상

1.16

단, 중, 장편동화

MBC, 금성출판사

제37회 소천아동문학상신인상

1.31

200매

교학사

한국안데르센그림자 상

3.12

동화,일러스트,동요

육영회, KBBY

제1회 보리세밀화공모전

3.13 ~ 30

원화 2장 이상

보리출판사

제1회 보리논픽션어린이책

3.13 ~ 30

한 권

보리출판사

2006년도 샘터상

3.31

동화/수기/시조

(주)샘터

제5회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

5. 5

한 권 분량

건대 동화와번역연구소

제7회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5.31

한 권

보림출판사

대산창작기금

~5월말

아동문학

대산문화재단

제4회 푸른문학상

6.30

동시, 단,중,장편동화

푸른책들

제3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8.31

창작, 기획

우리교육

문학사상사 장편문학상

9.15

장편동화

문학사상사

과학기술창작문예공모

9.30

30매

동아일보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공모

10. 4

중편동화

농민신문

제13회 비룡소황금도깨비상

10.15

그림책, 장편동화

비룡소

제14회 눈높이아동문학상

10.30

동시, 동화

대교문화재단

제11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10.31

창작, 기획

창비어린이

제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10.31

유아, 단편, 장편동화

문학동네어린이

제8회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

10.31

그림동화 12컷

문학동네어린이

올해의 논픽션상

10.31

단행본 1권 분량

민음사. 비룡소

문예진흥기금

~11.18

문화예술전분야

한국문화예술진흥원

5.18 어린이문학상

11.20

장편, 단편집

5.18기념재단. 한겨레

제3회 마해송 문학상

11.30

장편, 단편집

문학과지성사

창비어린이 신인평론상

11.30

아동문학평론

창비

제5회 사계절 문학상

12.31

700매

사계절



*공모전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오른쪽 버튼을 누른 뒤 "새 창에서 열기"로 보시면 좋습니다.

*아직 올해 일정이 발표되지 않아 회차만 바꾸어 넣은 것이 많습니다. 해당 사이트를 꼭 참고하세요.

*빠진 것이 있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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