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새로 번역된 고전들과 고전 읽기류의 책들이 눈에 많이 띄었지만 하나의 주제 혹은 분야를 고르려니 심리학과 뇌과학에 한정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라캉주의 정신분석가 대리언 리더의 신작 <광기>(까치글방, 2012) 때문인데, 원제가 '광기란 무엇인가(What is Madness?)'이다. 즐겨 읽는 저자의 책은 언제나 반갑다. 제목으로 <광기>의 짝이 될 만한 책은 크리스 무니의 <똑똑한 바보들>(동녘사이언스, 2012)이다. '틀린데 옳다고 믿는 보수주의자의 심리학'이 부제. 이해가 안 되는 보수주의자들의 '뇌구조'를 과학적으로 파헤쳐준다니 기대를 걸 수밖에.

 

 

세번째 책은 거짓말의 심리를 다룬 로버트 커즈번의 <왜 모든 사람은 (나만 빼고) 위선자인가>(을유문화사, 2012)이다. 저자는 스티븐 핑커가 "우리 시대 최고의 진화심리학자"로 꼽은 인물이다. 네번째 책은 켄트 그린필드의 <마음대로 고르세요>(푸른숲, 2012). 선택의 문제를 다룬 책이지만 저자는 뜻밖에도 법학 교수다. '선택이라는 신화'를 어떻게 논박하는지 궁금하다. 마지막 책은 저명한 뇌신경과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의 <뇌로부터의 자유>(추수밭, 2012). 저자는 "자유의지와 책임은 개인의 뇌 자체가 아니라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관계에서 창발되는 가치라는 사실을 꼼꼼하게 증명하고, 범죄자의 형량을 결정할 때 뇌의 이상 유무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에 우려를 표한다"고 한다. 기타 다섯 권에는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의사결정 문제를 다룬 게리 클라인의 <인튜이션>(한국경제신문, 2012), 신경과학자 올리버 색스의 <깨어남>(알마, 2012) 등도 같은 부류로 묶을 수 있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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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대리언 리더 지음, 배성민 옮김 / 까치 / 2012년 9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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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똑똑한 바보들- 틀린데 옳다고 믿는 보수주의자의 심리학
크리스 무니 지음, 이지연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2년 9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2012년 09월 22일에 저장
품절
왜 모든 사람은 (나만 빼고) 위선자인가- 거짓말 심리학
로버트 커즈번 지음, 한은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9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2년 09월 22일에 저장
절판
마음대로 고르세요
켄트 그린필드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12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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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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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가 문재인으로 확정되고 안철수 교수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12월 대선의 윤곽이 확정됐다. 다수의 예상대로 당분간은 두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펼칠 듯싶지만, 궁극적으로는 미래지향적인 단일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나는 야권 단일 후보를 지지할 참이다. <안철수의 생각>(김영사, 2012) 이후 이미 안철수 관련서들이 여럿 나와 있는데('안티 안철수'를 표방하는 책도 몇 권 된다) 그의 생각과 비전을 검증해보는 책 몇 권을 추려본다. 우리가 가장 잘 모르는 후보이기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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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읽는다- <한겨레> 정치부 기자 5인의 라운드 토크
김보협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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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철수의 생각-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5월 17일 (금)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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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를 생각한다- 프레시안 긴급 기획, 안철수 루트 따라가 보기
프레시안 기획, 전홍기혜.강양구 엮음 / 알렙 / 2012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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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을 생각한다- 안철수와 대한민국이 함께 사는 길
김대호.윤범기 지음 / 필로소픽 / 2012년 9월
14,500원 → 13,050원(10%할인) / 마일리지 72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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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994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한상범, 이철호 교수의 <법은 어떻게 독재의 도구가 되었나>(삼인, 2012)를 읽고 쓴 것이다. 찾아보니 두 사람은 <전두환체제의 나팔수들>(패스앤패스, 2004)도 공저한 바 있다. 법치라는 명분이 어떻게 군사독재 정권의 권력유지 수단으로 악용되고 남용됐는지 일람하게 해주는 책이다. 다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작은 책자'를 넘어서 좀더 무게 있는 책이 나왔으면 싶다. 한홍구 교수가 한겨레에 연재한 '사법부 회한과 오욕의 역사’가 단행본으로 나온다고 하니까 기다려봐야겠다...

 

 

 

주간경향(12. 09. 25) 군사독재 굴레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나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헌법학자 한상범·이철호 교수가 <법은 어떻게 독재의 도구가 되었나>의 서두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민주냐 독재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게 저자들의 문제의식이다. 민간인 사찰과 불온서적 목록 부활, 국가인권위의 파행적 운영 등 민주화에 역행하는 일들이 횡행하는 현실은 우리의 시침을 1970∼80년대로 되돌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퇴행이 어떻게 가능한가. 저자들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박정희 군사독재 체제의 복고를 바라는 구세력이 준동하고 있고, 우리의 마음속에도 군사독재 시절의 의식구조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독재시대에 대한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에 여전히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현실인식 하에 책은 독재정권의 지배법리와 지배수법을 다시금 되돌아본다. 과거 독재체제의 부정적 유산을 제대로 청산하려면 먼저 그것이 어떤 수단들을 통해서 작동했는지 직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제헌헌법 자체가 쿠데타 세력과 독재정권에 악용될 소지가 많았다. 독일 바이마르헌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실상은 일본 헌법의 영향이 더 컸고, 특히 계엄제도에 관한 조문들은 메이지헌법에서 그대로 따왔다. 군이 계엄사무에 관한 전권을 장악하게끔 했고, 군부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는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예산제도도 재정 민주주의나 재정 입헌주의의 규정이 아주 취약한 행정부 본위의 제도로 메이지헌법의 개악판이라는 게 저자들의 평가다. 결과적으로 제헌헌법의 이러한 구멍은 쿠데타 세력에게 이용당하게 된다.
 
일제 법제의 잔재와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은 법문화이다. 일본의 경우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법학과 법제에서 자유주의적인 것이 말살되고 천황제 파시즘이 절정에 이른다. 때문에 ‘악법에 대한 거부’와 ‘폭군에 대한 저항’이라는 핵심적 시민의식이 제대로 수용되지 못하고 근대적 자유주의 시민문화도 일본에서는 부재하게 된다. 문제는 바로 이 시기에 고등교육을 받고 고등문관시험을 통해 배출된 친일 관료들이 해방 이후에도 법조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지도급 인사로 활동하게 됐다는 점이다. 1945년 이후에도 일제의 구(舊)법령 체제가 지속됐으니 해방이 됐다고는 하지만 인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일제강점기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일제가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배우고, 한국의 독재정권이 일제로부터 다시 배워서 써먹은 통치수법이 “법률의 기술을 악용하는 관료의 통치술”이다. 그리고 그러한 지배수법의 최고 절정이 “계엄제도의 정치적 악용과 국가정보기관을 이용한 정치적 탄압 자행, 형사 범죄자의 날조와 조작”이다. 민족일보 사건이나 인혁당 사건 같은 사법살인이 비근한 예이다. 이렇듯 법은 약자를 위한 보호장치가 아니라 강자를 위한 지배수단이었다. 게다가 법을 악용한 이러한 독재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데 실무 법조인뿐 아니라 법학자, 어용언론이 동원됐던 게 우리의 독재정치사였다.
 
과연 우리는 그러한 과거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절차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 사회로 이행해야 하는데, 이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시민적 주권의식이다. 권력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돼야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어떻게 법을 악용해서 국민을 우민화하여 지배했는가를 분명히 아는 것이 그러한 주체로 서는 첫 걸음이라고 말한다. “군사독재가 시민사회를 붕괴시킨 황폐화된 폐허”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겐 아직 남아 있다. 민주냐 독재냐,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12. 0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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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워>와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의 저자 토니 주트가 레옹 블룸, 알베르 카뮈, 레옹 아롱을 통해 지식인의 삶과 책임을 들여다본 <지식인의 책임>(오월의봄, 2012)이 출간됐다. 지식인이란 누구인지 다시 묻는 에드워드의 사이드의 <지식인의 초상>(마티, 2012)도 지난주에 재번역돼 나온 김에 지식인의 책임에 관한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김호기 교수의 <시대정신과 지식인>(돌베개, 2012)과 염무웅 교수의 칼럼집 <자유의 역설>(삶이보이는창, 2012)을 통해서도 한국에서 지식인의 몫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만하다. 개념사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이성재의 <지식인>(책세상, 2012)은 지식인론에 대한 간단한 가이드북으로 삼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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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책임- 레옹 블룸, 알베르 카뮈, 레몽 아롱… 지식인의 삶과 정치의 교차점
토니 주트 지음, 김상우 옮김 / 오월의봄 / 2012년 9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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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식인의 표상- 지식인이란 누구인가?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최유준 옮김 / 마티 / 2012년 9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2년 09월 18일에 저장
품절
시대정신과 지식인- 원효에서 노무현까지
김호기 지음 / 돌베개 / 2012년 9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09월 18일에 저장

자유의 역설- 주코티 공원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염무웅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2년 9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1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09월 18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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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손에서 못 놓고 있는 책은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문학동네, 2012)이다(이하 <사람의 목소리>). '중국을 말하다'란 리스트를 만들 때만 해도 한두 장을 읽었을 뿐이지만, 책을 거의 읽은 지금은, 아니 반도 안 읽었을 때부터 내게는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로 각인됐다. 연말에 다섯 권의 책을 꼽는다면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자음과모음, 2012)과 함께 이 두 권이 '확정'이다. 소위 '중국 당대사'에 대해서 이만한 실감을 전해준 책을 나는 알지 못한다. 아무리 중국에 관한 독서량이 많지 않다 치더라도 말이다.

 

 

 

하여 이미 소장하고 있는 책도 여럿 되지만, '위화의 모든 책'을 새삼스레 구하게 됐다. 사실 산문집은 <영혼의 식사>(휴머니스트, 2008)를 좀 읽었더랬지만, 이 정도의 임팩트는 아니었다. 아마도 일상의 좀 자잘한 소재들에 관한 산문들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뒷부분까지는 읽지 않았으므로 분위기가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사람의 목소리>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한다는, 그 자체로는 특별하지 않은 컨셉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슬픔과 부조리와 감동을 전할 수 있는지를 실증한다. 뒷표지에 실린 평 가운데 공감하게 되는 것을 옮기자면, "한편으르는 배꼽 빠지게 재미있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깊은 감동을 주면서도 충격적인 소설을 찾기란 힘들다. 논픽션에서 그런 작품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위화의 이 책은 바로 그런 놀라운 책이다."(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그런 논픽션이 또 없을까 싶어 책장을 훑어보다가 빼온 책이 장리자의 <중국 만세!>(현암사, 2011)다. 대륙간탄도미사일 공장의 여성 노동자였다가 현재는 영어권 저널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가 된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다. 위화가 60년생이고 장리자가 64년생이니까 여동생뻘이고, 얼추 비슷한 시대를 살았으니 중복되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겹쳐 읽으면 중국에 대한 좀더 입체적인 이해를 갖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사실은 루쉰 전집과 펄벅의 <대지> 3부작에도 손을 대고 있다.)  

 

 

 

'위화의 모든 책'을 읽는 것과는 별도로 문화대혁명 시기와 그 이후의 중국에 대해서, 곧 당대 중국에 대해서 더 읽어보기 위해 몇 권의 책을 더 구했다. 모리스 마이스너의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이산, 2004)와 필립 판의 <마오의 제국>(말글빛냄, 2010) 같은 책들이다. 참고로 마오의 중국과 덩샤오핑의 중국 사이의 '차이'에 대해서 위화는 이렇게 말한다.

사회형태의 각도에서 볼 때, 문화대혁명 시기는 아주 단순한 시대였던 데 반해 오늘날은 대단히 혼란스럽고 복잡한 시대이다. 마오쩌둥이 말한 "우리는 적이 반대하는 것을 옹호해야 하고, 적이 옹호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라는 한마디로 문화대혁명 시대의 기본적인 특징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대혁명 시기는 이처럼 흑백이 분명한 시대였다.(...) 마오쩌둥 이후에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는 고양이가 훌륭한 고양이다"라고 한 덩샤오핑의 말이 오늘날 변화한 시대의 기본적 특징을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덩샤오핑의 이 한마디는 마오쩌둥의 사회 가치관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이리하여 중국은 정치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마오쩌둥의 흑백 시대에서 덩샤오핑의 경제지상주의 컬러 시대로 접어들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우리는 항상 "사회주의의 풀을 뜯어 먹을지언정 자본주의의 싹은 먹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오늘날의 중국에서 우리는 이미 어떤 것이 사회주의이고 어떤 것이 자본주의인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의 중국에서는 풀과 싹 둘 다 똑같은 식물일 뿐이다.(202-3쪽) 

하지만 이러한 차이의 식별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 사이의 연속성이다. 지젝도 문화대혁명의 실패가 자본주의의 폭발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위화는 내부자의 입장에서 역시나 같은 통찰을 내놓는다. 하긴 위화만의 생각도 아니다.

혁명은 처음에는 한 차례 또 한 차례 이어지는 정치운동으로 표현되다가 대약진 시기와 문화대혁명 시기에 그 정점에 이르렀다. 그 뒤로 중국은 개혁개방을 알리며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혁명은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 지난 30여 년 동안 이루어진 경제기적에서도 혁명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환골탈태하여 다른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중국의 경제기적 안에는 대약진 혁명운동도 있고 문화대혁명식 혁명폭력도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221-2쪽) 

어째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는 위화의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하튼 '올해의 책'을 또 한권 발견한 감동을(읽다가 눈물이 난 대목도 있다) 억누르기 어려워 시간의 곤궁 속에서도 몇자 적었다...

 

12. 09. 16.

 

 

P.S. <사람의 목소리>에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친 서문에 보면 이 책의 "중국어판은 2011년 1월 타이완에서 출판되었고 중국 대륙에서는 아직 출판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적었다. 타이완 기자가 <형제>와 이 책이 모두 상당한 비판정신을 담고 있는데, 어째서 후자만 중국에서 출판이 불가능한가라고 묻자 위화는 그것이 허구와 비허구의 차이라고 답했다. <허삼관 매혈기>나 <형제> 등 그의 장편소설 독자라면 이 책은 안 읽어도 되는 책이 아니라 더더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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