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징주의의 대표 작가이자 사상가 안드레이 벨르이의 이론서가 출간되었다. <세계관으로서의 상징주의>(나남). 학술명저번역총서의 일환이다.

˝러시아 상징주의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러시아의 은세기(silver age) 문예부흥을 이끈 문예사조이다. 안드레이 벨르이(1880~1934)는 작가로서 수많은 작품을 통해 러시아 현대문학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 대표적 러시아 상징주의자다. 또한 벨르이는 사상가로서 니체, 리케르트, 슈타이너 등 당대 사상가의 철학을 아우르며 평생 상징주의에 몰두했으며, 문학을 넘어 종교와 철학까지 포괄한 하나의 세계관을 제시했다. 그의 야심찬 작품 <세계관으로서의 상징주의>는 상징주의 사상가로서의 벨르이를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저서로 벨르이 상징주의의 정수를 담았다.˝

대학원 강의실에서나 읽을 텍스트이지만 상징주의 문학과 세계관에 관심을 둔 독자들에게는 성탄 선물에 해당한다. 러시아문학 강의를 20년 넘게 해온 터라 강의에서 다루지 못한 주요 작가와 작품이 거의 없는 편인데, 그래도 아직 과제로 남아있는 몇 작품 가운데 대표작이 벨르이의 장편소설 <페테르부르크>(1916)다. 조이스의 <율리시스>(1922)를 읽은 뒤에 다루리라 계획했었기 때문인데, 올해 강의에서 <율리시스>를 읽었기에 이제 아무런 장애도 없다. 러시아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묶어서 강의일정을 짜보려고 한다. 20세기 러시아문학강의 별권쯤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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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푸시킨(푸슈킨)의 작품집이 새로 나왔다. <눈보라>(녹색광선)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초역은 아니고 새 번역본이다. 다섯 편의 단편을 엮은 단편집 <벨킨 이야기>가 <눈보라>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 이미 네댓 종의 번역이 있고, 그 가운데 강의에서는 민음사판이나 문학과지성사판을 주로 읽었다. 두 번역본 모두 <벨킨 이야기>에 <스페이드 여왕>이 합본된 형태인데 <눈보라>는 <벨킨 이야기>만 담고 있다.

˝<눈보라>에 실린 다섯편의 소설에는 복수의 화신,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 장의사, 역참지기 등 다양한 계급과 다채로운 사연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푸시킨의 문학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에 기반하고 있기에 인간의 약점과 온갖 허물로 인해 빚어진 수많은 비극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과감한 낙관주의가 함께한다. 그의 문학은 그래서 소중하며 또 여전히, 어쩌면 지금 더 필요하다.˝

1830년 가을에 완성된 <벨킨 이야기>는 러시아문학사 최초로 예술적 가치를 갖는 산문소설집으로 평가된다(나보코프). 러시아 예술산문의 기점이 1830년이라는 뜻도 된다. 푸시킨과 생년이 같은 프랑스 작가 발자크가 1829년 데뷔작을 발표하면서 근대 사실주의 소설의 문을 열었던 것과 같은 시기다. 러시아문학사에서 최초이지만 유럽문학으로 시야를 확대하면 산문소설에 있어서는 러시아문학의 지체 현상을 주목하게 된다. 아직 장편소설로 나아가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다.

이러한 약점을 상쇄하는 것이 작품의 주제적 통일성이다. <벨킨 이야기>의 다섯 작품을 이어주는 모티브와 주제는 그런 맥락에서 의미를 갖는다(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형태가 레르몬토프의 <우리시대의 영웅>(1840)이다). 러시아 산문소설의 발전사를 살펴보려는 독자라면 필히 <벨킨 이야기>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 번역상의 차이가 있는지는 새 번역본을 봐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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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츠베타예바의 산문

12년 전에 쓴 글이다. 러시아 시인 마리나 츠베타예바의 산문도 번역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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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12-22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베타예바는 파스테르나크와 릴케때문에 알게 되서
샘의 이 글과 수전 손택의 <문학은 자유다> 읽었던 기억이~
이들이 주고 받은 편지를 실은 책
번역되었으면 좋겠어요.

로쟈 2019-12-22 11:42   좋아요 0 | URL
네, 손택의 후광을 빌려서라도.~

비로그인 2019-12-2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들아 미출간 시집부터 출간 해주라
 
 전출처 : 로쟈 > 고골의 '외투'가 말해주는 것

10년 전에 올렸던 글이다. 고골의 ‘외투‘ 강의를 요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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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대작 <전쟁과 평화> 새 번역본이 나왔다. 을유세계문학전집판이 추가된 것인데(100권이 채워졌다) 앞서 나온 번역본들까지 포함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전쟁과 평화>는 지난가을에도 강의했고, 이번 겨울에도 강의일정이 있어서 두루 살펴볼 기회가 생길 것 같다. <안나 카레니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강의에 쓸 마땅한 번역본이 없었는데(범우사판으로 처음 강의했더랬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독자라면 이제 독서를 미룰 만한 핑계가 더 궁색해졌다. 주요 번역본을 나열해본다. 


을유문화사
















문학동네





























민음사

































동서문화사
















19.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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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be00 2019-12-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판으로 1권 읽고 민음사판으로 2권을 읽고 있는데, 이후는 을유판으로 읽어보고 싶네요. 유튜브 영상 말고 언젠가는 꼭 강의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로쟈 2019-12-13 10:39   좋아요 0 | URL
특이한 독서법이네요.^^

2019-12-21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1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2 0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