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술 마시고 나서



하긴 했는데, 별 재미가 없어서 고민입니다.
DB가 너무 약해요. 중고책방에 판 책들이 괜히 원망스러워지려고해요. ㅎㅎㅎ



작품1 : 그래, 좀 달려봐라
비명을 찾아서 낯선 시간 속으로 나는 달린다...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작품2 : 니인생 재미 없거든?
오늘의 거짓말 '재미나는 인생!!' 달은 다 알고 있지 (니 인생이 별로 재미나지 않다는 걸)



작품3 : 그래서 넌 뭘로 사는데
사람아 아, 사람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일상적인 삶, 이성과 감성, 지식, 속 깊은 이성친구, 눈물, 맛 (먹는 거 빼놓을 수 없어)



작품4 : 연인을 부르다
창이 있는 서점에서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연인아, 연인아'



작품5 : 정말로 이러면 어쩌지?
서른살의 강, 기다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아, 이거 너무 슬프잖아)



작품6 : 우울을 가장한 분노
시대의 우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잔치가 끝나면 무엇을 먹고 살까?
경제 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성장을 멈춰라! 도 같이 찍을 걸!)



작품7 : 자아정체성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사춘기 직장인 (나라구요)



책이 좀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다른 분들처럼 톡톡튀는걸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쉽지 않네요.

몇개 더 생각나는 게 있으면 올릴게요.


투표기간 : 2008-11-04~2008-11-25 (현재 투표인원 : 18명)

1.작품1 : 그래, 좀 달려봐라
11% (2명)

2.작품2 : 니인생 재미 없거든?
0% (0명)

3.작품3 : 그래서 넌 뭘로 사는데
22% (4명)

4.작품4 : 연인을 부르다
16% (3명)

5.작품5 : 정말로 이러면 어쩌지?
16% (3명)

6.작품6 : 우울을 가장한 분노
5% (1명)

7.작품7 : 자아정체성
27% (5명)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웽스북스 2008-11-04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마음에 들어할 것 같은 작품은 뭔가요? 가 위 투표의 질문입니다. ㅎㅎ

마노아 2008-11-04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제일 맘에 드는 걸로 투표했는데..;;;;

푸하 2008-11-04 06:57   좋아요 0 | URL
이런 마노아님과 동시에 여기 들어왔네요.ㅎ~ 투표도 동시에 눌렀다는...^^;

웽스북스 2008-11-04 18:32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마노아님, 상관 없슴다. ㅎㅎ
푸하님이랑 通하셨군요!

다락방 2008-11-04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웬디양님의 질문을 보기도 전에 제가 제일 맘에 드는걸로 투표했어요. ㅋㅋ

웬디양님이 제일 맘에 들어할 것 같은것은 ... 사춘기 직장인? ㅋ

웽스북스 2008-11-04 18:32   좋아요 0 | URL
엥엥 비밀이에요, 아직은 ㅎㅎㅎ
다락방님은 뭐가 젤 맘에드셨을까나. ㅎ

메르헨 2008-11-04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서 ... 서른살의 강에 느낌이 오네요...^^

웽스북스 2008-11-04 18:32   좋아요 0 | URL
ㅎㅎ 처절하죠, 서른살의 강. ㅜㅜ

무스탕 2008-11-0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맘에 드는거 투표하려다가 웬디양님 댓글보고 맘 고쳐 먹었어요..
아직 사춘기라 우기고 싶으신거 아닌가용~? ^^

웽스북스 2008-11-04 18:3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무스탕님 저 사춘기 맞아요
근데 무스탕님 마음에는 뭐가 가장 흡족했을까나...

라주미힌 2008-11-04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완성도 높네요...크크크...

웽스북스 2008-11-04 18:33   좋아요 0 | URL
오왕. 정말요? ㅎㅎㅎ 감동

마늘빵 2008-11-04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3번 좋다요. 슬프면서도, 마음에 쏙.

웽스북스 2008-11-04 18:33   좋아요 0 | URL
3번이 슬퍼요?

마늘빵 2008-11-04 19:31   좋아요 0 | URL
왠지 짠해지는 구석이 있어요. 슬프다기보다. :)

Arch 2008-11-0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목 딱 보고선 화장실 갔다왔는데 말이죠. 로알드 달스런 반전이 있을줄 짐작했더니 역시나! 사춘기 직장인이었군요. 저는 마지막꺼 투표했는데.

웽스북스 2008-11-04 18:34   좋아요 0 | URL
저 책에 좀 미안하긴 했어요 ㅜㅜ

니나 2008-11-04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품이란 표현이 좋아요 호호호 / 난 7번 했어요. 이인성책 빌려주세요 ㅋㅋㅋ

웽스북스 2008-11-04 18:34   좋아요 0 | URL
에헤헤헷 네
(근데 저건 아직 읽은 책 아니고 있는 책이에요 흐흐흐흐)

차좋아 2008-11-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고 싶....'안 할꺼잖아~'
그래도 머릿 속에 막 떠오르네....
사진은 언제 찍고~ '못 올리잖아'

웽스북스 2008-11-04 18:3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차좋아님은 뭐 찍으셨어요? ㅎㅎ
한번 해보세요. 뭣보다 DB가 풍부하잖아요

홍수맘 2008-11-0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갯수로 밀었어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11-04 18:3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니까 3번이요? ㅋㅋ

5 2008-11-0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잴 재미있구만. 알라딘 다른 데서 본 무엇보다 더. 설명도 친절하고. 엄살은...

웽스북스 2008-11-04 18:35   좋아요 0 | URL
으왕 감사합니다.
실은 저를 키운게 팔할은 엄살이라는. ㅎㅎ

웽스북스 2008-11-05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제 밝히자면 저는 1번, 4번, 5번, 7번이 좋았고요.
그중 제일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건 1번이랍니다. ㅎㅎㅎ
(혼자 막 수작이래 ㅋㅋㅋ)

clio 2008-11-08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님의 글에 달린 먼댓글을 따라 왔습니다. 저는 서점에서 서로 부르고 있는 연인들이 가장 마음에 드는군요. 아주 아름다운 사랑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들리더군요. 구경 잘 했습니다.

웽스북스 2008-11-08 14:32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클리오님. ㅎㅎㅎ 저도 만들고 뿌듯했어요. ㅎㅎㅎ



// 지금 클리오님 블로그 가보니, 다락방님이 클리오님 서재에서 모티프를 얻으신 거였군요. 헤헷 더더더더더욱 반가워요. 클리오님 덕에 이런 즐거운 놀이를. ㅋㅋㅋ

다락방 2008-11-09 19:18   좋아요 0 | URL
네, 웬디양님. 출처가 클리오님의 블로그였어요. 헷 :)
 






(조악한 캡처실력 -_-)

아마도 나는 가끔씩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될 것 같은데,
그건 바로 이 장면 때문이다

엄마가 죽고 난 후, 세상에 덩그라니 놓여진 오누이.
어린 동생은 엄마 옷에 코를 묻고 엄마 냄새를 맡으며 울고
엄마가 가르쳐준대로 밥을 짓던 오빠는
쌀을 가져다준 동생이 옆에 앉아 '오빠 사랑해' 라고 이야기하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만다

밥물을 맞추다 눈물을 흘리는 오빠를 보고,  
동생은 손으로 찰랑거리는 물에 살짝 있는 오빠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지긋이 포개며
꾹꾹, 위로를 전한다
아, 저렇게 예쁜 위로의 장면이라니


아픔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
그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저 두 남매는
앞으로 저렇게, 찰랑찰랑 잠길듯 말듯한 슬픔 속에서,
녹록지 않은 세상 속에서
저렇게 둘만이, 서로의 손을 잡고 살아가야되는구나. 

그래도, 위로의 방법을 배워가는,
손을 잡고 함께 나가는 방법을 깨우쳐가는,
가장 행복한 때는 가장 평범했던 한 때였음을 깨닫지만,
과거의 추억에 머무르지 않고 한걸음 더 나가는,
'이제 3학년이에요, 보고 계시죠?'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들의 삶에 응원을 보낸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리광을 잃어갈 게 안쓰러워
괜히 마음이 짠한 오늘


이 짠함의 여파로
베토벤바이러스 초기 시놉이라 돌고 있는,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글을 읽으며
혼자 감동받고 울고있는건 또 뭥미 -_-

(대화가 깔때기야 어떻게 시작해도 끝은 강마에)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메르헨 2008-11-0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가 깔때기..하하하하...말이 되네요. 이런 표현 정말 즐거워요.^^
저는 저 여자아이가 나온 무슨1번지던가 하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임창정 하지원 주연이었는데 전 저 아이가 나오는 장면에서 엄청 울었거덩요.^^
사랑해요 말순씨는 못봐서 말이죠...

웽스북스 2008-11-03 17:2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아래 마노아님이 1번가의 기적, 이라고 얘기해줬어요
(1번가의 기절이라고 쓸뻔한 사건 ^_^)

블리 2008-11-0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깔대기'니 그나마 다행이잖아? '빨대'보단 아직 중증이 아닌게야. ㅋㅋ

웽스북스 2008-11-03 17:2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오늘 '빨대' 할 수 있는 친구 만나러 가요

순오기 2008-11-02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 말순씨~~~~ 하고 싶은 말을 영화가 미처 못 따라갔던 영화로 기억해요.
감독의 의도를 관객이 간파하기엔 너무 어렵던지 헐렁했던지~~ 그런 느낌.
저 장면에서 나도 눈물을 흘렸었죠.ㅜㅜ
찰랑찰랑 쌀바가지에 담긴 오뉘의 손~~~ 저 꼬마가 넘 깜찍했어요.^^

웽스북스 2008-11-03 17:26   좋아요 0 | URL
네 저 장면
사실 다른 장면들은 건성건성 보긴 했었어요

그래도 저 장면....으흑!

마노아 2008-11-02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꼬맹이는 1번가의 기적에 나온 녀석이군요. 아, 일지매에도 나왔다!
그나저나 무엇에 감동겨워하셨나요? 초기 시놉의 어떤 부분???

웽스북스 2008-11-03 17:28   좋아요 0 | URL
강마에가 '꿈을 꾸기라도 해보란 말이야' 라는 대사를 하는 부분이 나왔었잖아요. 초기시놉대로라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은 '꿈을 꾸고 있는' 부분이고, 그걸 굳이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빛날 수 있는 한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구나. 싶어서요.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곰탱이 2008-11-05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코끝이 아릿하네요. 저도 밥물 맞추다가 잠시 엄마를 떠올린 적이 있어서 말이죠...
 



드라마같지도 시트콤같지도 않은 무료한 날들의 연속이어서일까.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다시 잡은 TV리모콘과 그 속의 세계들을 본다. 내 일상이 드라마가 아니어서, 드라마를 보는 길을 다시 택한 건가. ㅎㅎ

오늘 시작한 노희경의 그들이 사는 세상, 거의 한달은 기다린 것 같다. 아직 기대만큼은 아닌데, 원래 노희경은 쇠뿔을 단김에 빼는 작가는 아니니까, 천천히 함께 호흡하며 걸어갈 예정이다. 그녀는 아직 1%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럼에도 잔잔히 남아 있는 그 무언가가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TV를 보면서, 자연히 흘려보던 드라마 관련 기사들을 좀 열심히 보고 있는데, 매거진티 블로그에서 지난 번 축구 결방 때 시청자들이 패러디해놓은 것들을 보고 또 혼자 마구 웃었다. ㅎㅎ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런데, 매우 안타까운 소식. 매거진T가 심각한 경영난으로, 일단 한주 쉬어가고 있는데, 향후 어찌될지. 특정한 수익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독립 매체는, 아무리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걸 여실하게 보여주는 예인듯 하다. 가십위주의 연예기사들이 난무하던 인터넷 뉴스에 한줄기 기쁨이었는데, 사라지면, 사라지면, 아니되어요. 으흑.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리고, 이 기사를 읽고, 이지아가 좀 좋아졌다. 오늘 날짜로 나온 다른 기사인, 스태프들 점퍼를 해주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이지아,라는 내용의 기사보다, 나는 이지아가 이런 주관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 인터뷰가 더 마음에 든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매지 2008-10-28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거진 T 즐찾해놓고 자주 들어가는데 정말 사라지면 아니되어요 -
웬디양님도 요새 베토벤 바이러스에 푹 빠져 지내시는군요 ㅎ
전 TV 제 시간에 보는 걸 너무 귀찮아해서 아직 한 번도 못 봤는데 소문은 자자하군요 ㅎ

웽스북스 2008-10-28 23: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아쉬워요.
베토벤바이러스는 꼭 보아요, 정말 재밌어요

순오기 2008-10-2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내가 모르는 세계 이야기~~~

웽스북스 2008-10-28 23: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알고나면 이전과 같을 수 없지요 (뭐래니)

치니 2008-10-2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그세사를 기다리고 기다려서 본 소감은,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구나 였어요.
그리고 약간은, 노희경 작가가 부러 덜 무겁게 하려는게 좀 어색하단 생각도 했고...나레이션이 혜교양이라 발음 때문에 집중이 잘 안되는 단점도 있었고..."때로는 동지였던 사람이 적이 된다"를 왜 무한반복 하는가도 좀 의아했고...결론은 더 두고봅시다였죠. ^-^

하지만, 이지아는 아직도 미스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흑, 저로서는 도저히 그 길쭉한 얼굴에 슬픔을 대입시키기 힘들어요. 코믹이람 모를까.
그래서 맨날 이지아가 아님 누가 좋을까 대타 생각해보는데, 우리나라에 여배우가 그닥 많지 않더군요. 더구나 명민좌와 버금갈 분은 거의 없어요. 그래서 겨우 생각한 배우는 임수정. ㅋㅋ 요새 이러고 잘 논답니다 ~ 즐거운 백수생활.

웽스북스 2008-10-28 23:2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좀 그렇죠. 동지와 적, 의 개념은 사실 새로울 것도 없었고, 저도 그랬답니다.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구나, 맞아요, 정말 그랬어요. 그리고 오늘은, 이제 이것저것 뿌려놓는구나. 뭐, 여전히 시작된 건 없고 말이죠. ㅎㅎ 그래도 제가 좀 한번 믿으면 신뢰를 잘 안놓는 인간이라 (정말?) 그세사는 계속 기대하면서 볼 예정이고요. (역시나 두고봅시다,가 정답인거죠 ㅎㅎ)

그리고, 명민좌와 버금갈 분이 없다는 거. 그게 이지아의 가장 큰 미덕인 것 같아요. 명민좌와 절대 잘 어울리지 않아서 그나마 질투가 좀 덜 난다는 거. 좀 덜 미치겠다는 거. ㅎㅎㅎ 임수정이었음, 또 마음이 어땠을지 모르겠어요. 뭔가 더 요동쳤을 것 같은게. ㅜㅜ
 

   
  우리는 환상 속의 가상 인물을 만들어내 서로에 대한 몽타주를 작성하고 있어요. 질문을 하지만 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게 그 질문들의 매력이죠. 그래요, 우린 서로의 질문에 곧이곧대로 대답하는 걸 피하면서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꾸 자극하고 계속 부채질해대고 있어요. 우린 행간을 읽으려 애쓰고 낱말과 낱말, 철자와 철자 사이에 숨을 뜻을 읽으려 애쓰죠.

물론 저에게도 당신은 여느 누구가 아닙니다. 당신은 제 안에 있으면서 저와 늘 동행하는 제 2의 목소리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은 저의 독백을 대화로 바꿔놓았습니다.
 
   


내게도 그런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가. 우연한 루트를 통해 알게 된 누군가와 3년간을 음성메시지를 통해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입시 준비에 연락이 끊긴 기간도 여러 번 있었고, 학생이었기에 호출기가 중간에 사라지는 기간들도 존재하는 등 버퍼 기간이 적지 않았지만, 편지나 크리스마스카드 등을 통해 어쨌든 그렇게 3년간 연락을 지속해왔었다.

1분 30초의 시간이 짧아 말을 하다가 끊기고 또 끊기고, 해서 대여섯개의 음성 메시지를 남겨가며 그렇게 대화를 했었다. 상대방이 했던 얘기를 잊을까 하여 음성 메시지가 도착하면 나는 한 손에는 수화기를, 다른 한 손에는 펜을 들고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것의 요점을 적었다. 그리고 공중전화박스로 달려가 그 이야기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대부분이 일상과, 거기서 오는 작은 소재들, 거기에 대한 상대방의 생각과 나의 생각. 그렇게 조목조목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이 꽤 즐거웠고, 어느 덧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그렇게 내가 사용한 공중전화카드는 수집을 해도 좋을 정도였다. (실제로 살짝 어설프게 수집도 했었다. 지금은 다 어디에 있지?) 고1이었던 내가 고3이었던, 재수생이었던 상대에게 어느 정도 위로가 됐었고, 내가 고3이 됐을 땐 대학생이 됐던 상대가 다시 나를 위로했다. 그건 사랑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종의 오묘한 교감이었다.

전화번호를 알았지만, 전화를 한 적이 없었던 것은 우리가 '음성메시지'라는 소통 방식에 매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대화하기보다 편지쓰기에 가까운 일이다. 일방적으로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대에게 10분동안 혼자 말하는 건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 방식으로 소통하던 사람이었기에 전화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매우 어색한 것이었다. 전화기를 통해 이야기함에도. 그리고 입시가 끝났던 1998년 12월에 드디어 우리는 만남을 가졌고, 서로의 환상에 기대오던 시간은 거기에서 끝이 났다. 그가 매우 폭탄이었다거나, 비호감형이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 그가 누구든, 어떻든 간에, 또 내가 누구든, 어땠든간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3년간 품어왔던 상상속의 이미지를 극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 후 1년 가까이 연락이 더 지속됐지만, 그 마음이 이전처럼 호기심어린 들뜸일 수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나에게도 곧 새로운 세계(대학교)가 열려, 정신없는 적응기가 시작되었고, 무엇보다 이전 세계의 대표격이었던 '호출기'의 시대가 종식되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고 소통의 수단이 사라지자 소통이 사라지는 일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를 읽으며 나는 누구에게도 이야기해본 적 없던, (아니, 해놓구 까먹었는지도 몰라) 그리고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내가 떠올린 건 그의 얼굴이 아니다. (사실 1%도 기억나지 않는다.) 음성 메시지를 통해 들려 오던 저음의 목소리와, 몇번인가 주고 받았던 편지 속에 있었던 힘있는 글씨체. 그리고, 집앞, 학교앞, 독서실 앞 공중전화로 달려가던 그 때의 들뜬 마음. 마음 속에 머물던 독백들이 대화가 되어 흘러나가던 그 시간의 기억들이. 연락이 끊긴 기간동안 한없이 궁금해 안달하던 그 때의 기다림이. 상대가 어떻게 생겼는가보다, 자신이 상대를 어떻게 상상하는가가 더 중요했던 책속 레오의 마음처럼, 그의 생김새(실체)보다는 내가 만들었던 그의 모습이 나에겐 더 중요한 것이었고, 하여 그런 것들만 또렷이 기억할 수 있겠다. (실은 98년 겨울 그날에 대한 기억은 설레는 맘으로 한번도 가본 적 없던 압구정동을 찾아가 두리번 거리던 내 모습, 그리고 압구정동 한복판에서 보도블록의 얼음 밟고 제대로 넘어져 죽을 만큼 창피해 하던 모습 (-_- 예나 지금이나)이 거의 전부다)

글씨체를 떠올리다 갑자기 그 편지들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거의 5년만에 편지 모음파일을 열어 이전의 편지와 카드를 찾았다. 그 곳에 적혀져 있는, 1998년의 그 주소로 이 책 한 권을 보내면 상대방은 나를 떠올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든다. 여전히 그 곳에 살고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리스크 금액이 책 한권값 정도라면, 뭐 해볼만한 일 아닌가. 물론 내가 그 책을 보낼지는 나 역시 알 수 없는 일이다. ㅎㅎ 내가 알고 있는 건, 뭐든 밤에 하면 그르치기 십상이니 일단은 자야겠다는 것.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8-10-27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대 주인공들의 책 내용보다 저는 10대때 위의 이야기가 더 흥미있는데요?
그런데 정말 얼굴이 1%도 기억 안나세요? 그런데 그건 중요한게 아닌것 같고.
아마도 종종 생각나실 듯 싶어요 ^^

웽스북스 2008-10-27 12:54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신기하게도 실루엣 정도만 기억나고 얼굴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ㅋㅋㅋ 제가 원래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하기도 하지만. ㅎㅎ 그러니 종종 생각나는 건 실체가 아닌 제가 기억하는 단편들인거죠 ㅋ

하루(春) 2008-10-27 0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묘하군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처음부터 얼굴을 봐야 하는 만남이 아니면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게 제 평소의 생각이라 하하.. 3년이나 문자를 주고받고 1년을 얼굴을 봤다... 거 참.. 대단하시네요.

웽스북스 2008-10-27 12:55   좋아요 0 | URL
아, 아니요. ㅎㅎ 만난 건 한번이었어요. ㅎㅎ 제가 포항으로 내려갔거든요. 문자가 아니라 음성이고. 당시에는 문자가 없었으니까요.

니나 2008-10-27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마~ 샤방샤방 >.<
근디 우풍은 머여 ~~ ㅋㅋㅋ

웽스북스 2008-10-27 12: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샤방샤방은 무신.
우풍, 왜 추운날 벽으로 들어오는 바람 같은 거 있잖어

니나 2008-10-27 12:57   좋아요 0 | URL
ㅋㅋ 우풍 아는디 이런 샤방한 내용에 어울리지 않잖여
그럼 좌풍?? ~ 이러면 중풍~되니 안되겠다~ ㅎㅎㅎ

웽스북스 2008-10-27 13:02   좋아요 0 | URL
아, 난 또 너가 몰라서 물어보는줄 알았지. ㅋㅋㅋㅋㅋㅋ
우리사이에 통풍이 잘 안됐었나보네. ㅋㅋ

Arch 2008-10-2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의 글을 보다보니 저도 중학생때 펜팔했던 분이 생각나던데요. 유효기간이 제대때까지이긴 했지만, 어린 제가 뭘 알았을까도 싶지만 참 정성들여 편지 보내고 음성 남겼던 기억이 있는데. 막판 보도블록은 안습이네요. 어린 웬디양님은 넘어져선 황급하게 자릴 피했을지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갈길을 갔을지...밤에 떠오른 생각은 다음날 아침까지 묵혀둬야한다는데 저도 동감.

웽스북스 2008-10-27 12: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 웬디는 죽을만큼 챙피했지만 자리를 피하지는 못했죠. 완전 웃겨요 지금 생각해도. ㅋㅋㅋ 그러고보면 그때는 잡지 뒤쪽에 펜팔란 이런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뭐든 빠르고 편리한 건 좋긴 하지만 매력이 없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어요.

무스탕 2008-10-27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이 막 더 많이 이뻐지려고 그래요 >_<

누구나 저런 비스끄리므리한 기억이 있나봐요. 저도 책 읽으며 혼자 생각에 빠지곤 했었지요 ^^

웽스북스 2008-10-27 23:3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아~ 마구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_^

하루(春) 2008-10-2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무래도 발로 읽은 걸까요? ^^;;;
요즘 제 '서재 브리핑'에 모르는 이름이 너무 많아서 안 그래도 "내가 발로 즐겨찾기했나?" 싶은 생각에 좀 심란한데...

웽스북스 2008-10-28 23: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서재브리핑 당혹스럽죠
하루님도 서평단 서재 즐찾 해놓으신거죠? ㅋㅋㅋㅋㅋㅋ
(즐찾에서 뺄까봐요 이제)

순오기 2008-11-0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이쁜 추억이네요.^^
우풍이 아니고 외풍이거나 윗풍이라고 써야 되는거 아닌가?

웽스북스 2008-11-03 17:28   좋아요 0 | URL
아, 외풍이 맞더라고요. ㅎㅎㅎ
제가 가끔 이런데서 무식한게 티가나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정말 아무것도 없다니, 참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는 환상 속의 가상 인물을 만들어내 서로에 대한 몽타주를 작성하고 있어요. 질문을 하지만 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게 그 질문들의 매력이죠. 그래요, 우린 서로의 질문에 곧이곧대로 대답하는 걸 피하면서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꾸 자극하고 계속 부채질해대고 있어요. 우린 행간을 읽으려 애쓰고 낱말과 낱말, 철자와 철자 사이에 숨을 뜻을 읽으려 애쓰죠. 상대방을 정확하게 평가하려고 안간힘을 써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본질적인 면만은 드러내지 않으려고 철저하게 조심 또 조심해요. -32쪽

우리는 그 만남 뒤에도 자신의 외모를 둘러싼 비밀을 누설할 필요가 없습니다. 각자가 상대의 어떤 점을 보고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고 생각하느냐가 흥미로운 것이지,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가 흥미로운 것은 아닙니다. -59쪽

이런 상황에 딱 맞는 사람이 바로 저일 거에요. 당신의 실제 삶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왠지 가깝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124쪽

뭐라고 위로의 말이라도 해드리고 싶지만 '즐거운 성탄절과 복된 새해'처럼 들릴 거 같아 그만 둘래요. -125쪽

물론 저에게도 당신은 여느 누구가 아닙니다. 당신은 제 안에 있으면서 저와 늘 동행하는 제 2의 목소리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은 저의 독백을 대화로 바꿔놓았습니다. -132쪽

이번에도 제 안에 제 2의 목소리가 있어 그 목소리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고, 제가 미처 못 찾은 답을 주고, 자꾸 제 외로움을 뚫고 들어와 그것을 깨뜨려놓았습니다. -133쪽

미안해요. 나 조금 취했어요. 이제 이걸 보내고 난 자러 갈 거에요. 굿나잇 키스. 당신이 결혼한 사람이라 속상해요. 우린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될 수 있을텐데. 에미. 에미. 에미. 난 에미라는 글자를 쓰는 게 좋아요. 왼쪽 가운뎃손가락 한 번, 오른쪽 집게손가락 두 번, 그리고 오른쪽 가운뎃손가락으로 두 번. 에미, 나는 이 글자를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쓸 수 있어요. 에미라고 쓰는 건 에미에게 입 맞추는 거에요. 우리 이제 그만 자요. 에미. -154쪽

당신의 메일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고마워요. -181쪽

레오. 못하겠어요. 당신에게 이 세계를 전할 수가 없어요. 당신은 결코 이 세계의 일부가 될 수 없어요. 이 세게는 너무 빈틈없이 꽉 짜여 있어요. 일종의 요새와도 같아요. 정복당할 리 없고 침입자 하나 허용하지 않는. 굳게 닫혀 있는 요새 말이에요. 우린 '바깥'에 머무는 수밖에 없어요. 이게 우리에게 허용되는 유일한 길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당신을 잃게 돼요. -182쪽

사랑하지 않는 두 사람은 상대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데서 열정을 얻는 법이에요. 저로서는 이것 이상으로 지혜로운 조언은 해드릴 수가 없네요.-185쪽

그 남자도 일부러 여자를 만나려고 애쓰지 않고, 모든 게 저절로 되도록 운명에 맡기며, 저절로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요. -191쪽

3분 뒤
Aw:
잘자요

2분뒤
Re:
굿나잇

1분뒤
Aw:
굿나잇

50초 뒤
Re:
굿나잇

40초 뒤
Aw:
굿나잇

20초 뒤
Re:
굿나잇

2분 뒤
Aw:
새벽 세시에요. 북풍이 부나요? 굿나잇.

15분 뒤
세시 십칠분이네요. 서풍이에요. 쌀쌀하고요. 굿나잇.

다음날 아침
제목 : 좋은 아침
굿모닝, 레오

3분 뒤
Aw:
굿모닝, 에미-264쪽

당신에게 이메일이 와 있는 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 어제 그랬고, 일곱달 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꼭 그래요. -268쪽

에미, 저를 불감증이라 여겨도 할 수 없어요. 크건, 작건, 풍만하건, 말랐던, 펑퍼짐하건, 납작하건, 둥글건 모났던 간에 저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가슴에 관심 없어요. 저는 여자를 이루는 다른 모든 것은 뚝 떼어놓은 채 오로지 가슴 크기에만 관심을 갖는 재주는 없습니다. -273쪽

3분 뒤
Re:
지나간 시절을 되풀이할 수는 없어요. 지나간 시절은 어디까지나 지나간 시절이고, 새로운 시절은 지나간 시절과 같을 수 없어요. 지나간 시절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늙고 쇠잔해요. 지나간 시절을 아쉬워해서는 안 되죠. 지나간 시절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늙고 불행한 사람이에요. 그거 알아요? 저는 빨리 집에, 레오에게 오고 싶었어요.

50초 뒤
Aw:
내가 이따금 당신의 집이 되는 거 좋아요!
-292쪽

2분 뒤
Re:
잘 자요. 저는 당신을 무척 사랑해요. 우리의 만남이 두려워요. 만나고 나서 당신을 잃게 된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아요. 에미.

3분 뒤
Aw:
'잃는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말아요.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잃는 거에요. 잘자요. 내 사랑. -363쪽

3분 뒤
Aw:
아니요, 에미. 얘기하지 말아요. 대신 내가 제안을 하나 할게요. 진지하게 하는 거니까 웃으면 안 돼요. 내가 문을 살짝 열어 둘 테니 그냥 들어오세요. 현관에서 왼쪽 첫번째 방으로요. 방은 어두울 거에요. 내가 당신을 보지 않고 포옹할게요. 그리고 눈을 감은 채로 키스할게요. 한 번, 단 한 번의 키스!

50초 뒤
Re:
그러고 나서 저는 도로 나와요?

3분 뒤
Aw:
아니요! 키스하고 난 다음에 블라인드를 올리고 우리가 누구에게 키스를 했는지 보는 거에요. 그리고 나는 당신 손에 와인 잔을 쥐여줄 거고 우린 건배를 하겠죠. 그런 다음 계속 서로를 보는 거에요. -367쪽

양심의 가책요? 아니요. 레오, 베른하르트에게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 않았어요. 다만 내 자신이 두려울 뿐이었죠.
저는 제 방으로 올라가 당신에게 이메일을 쓰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내 사랑 레오. 오늘 당신에게 갈 수 없어요. 이 모든 상황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이 말만 써놓고 몇 분 동안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결국 지워버렸어요. 전 당신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건 곧 나 자신을 포기하는 것일테니까요.
레오, 무슨 일인가가 일어났어요. 제 감정이 모니터를 벗어난 거에요. 전 당신을 사랑해요. 그리고 베른하르트는 그걸 알아차렸어요. 추워요. 북풍이 불어오고 있어요. 이제 우리 어떡하죠?

10초 뒤
Aw:
주의. 변경된 이메일 주소입니다. 보내신 주소에서 수신자가 메일을 불러올 수 없습니다. 전달된 새 이메일들은 자동으로 삭제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시스템 관리자에게 문의하십시오. -381쪽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웽스북스 2008-10-2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밑줄이 스포일러네 ㅋㅋ

다락방 2008-10-26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권을 다 옮겨온 것 같아요, 웬디양님.
그러게 이거 스포일러네 ㅎㅎ

웽스북스 2008-10-26 21:50   좋아요 0 | URL
그죠. ㅎㅎㅎ
아, 근데 정말 너무 잘읽었어요 정말 ^_^

다락방 2008-10-26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막,

에미 이제 어떡하지? 정말 어떡하지?

이랬어요. ㅜ.ㅜ

웽스북스 2008-10-27 12:58   좋아요 0 | URL
그죠 ㅜ_ㅜ

니나 2008-10-27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헑쓰~ 정말 스뽀..ㄷㄷㄷ ㅋㅋㅋ
그치? 한 번 읽으면 그냥 죽~ 끝까지 놓을 수가 없다니깐

웽스북스 2008-10-27 12: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이게 손에서 정말 놔지지가 않더라.
출근길에 읽었음 큰일날뻔했어.

무스탕 2008-10-2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스템 관리자 모가지를 흔들어서라도 레오랑 연락이 닿았어야 했는데.. ㅠ.ㅠ

웽스북스 2008-10-27 23:38   좋아요 0 | URL
아쉽긴 해도. 전 결말이 꽤 마음이 들었어요.

다락방 2008-10-28 08:59   좋아요 0 | URL
저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결말이다, 막 이랬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