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악한 캡처실력 -_-)

아마도 나는 가끔씩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될 것 같은데,
그건 바로 이 장면 때문이다

엄마가 죽고 난 후, 세상에 덩그라니 놓여진 오누이.
어린 동생은 엄마 옷에 코를 묻고 엄마 냄새를 맡으며 울고
엄마가 가르쳐준대로 밥을 짓던 오빠는
쌀을 가져다준 동생이 옆에 앉아 '오빠 사랑해' 라고 이야기하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만다

밥물을 맞추다 눈물을 흘리는 오빠를 보고,  
동생은 손으로 찰랑거리는 물에 살짝 있는 오빠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지긋이 포개며
꾹꾹, 위로를 전한다
아, 저렇게 예쁜 위로의 장면이라니


아픔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어린 나이,
그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저 두 남매는
앞으로 저렇게, 찰랑찰랑 잠길듯 말듯한 슬픔 속에서,
녹록지 않은 세상 속에서
저렇게 둘만이, 서로의 손을 잡고 살아가야되는구나. 

그래도, 위로의 방법을 배워가는,
손을 잡고 함께 나가는 방법을 깨우쳐가는,
가장 행복한 때는 가장 평범했던 한 때였음을 깨닫지만,
과거의 추억에 머무르지 않고 한걸음 더 나가는,
'이제 3학년이에요, 보고 계시죠?'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들의 삶에 응원을 보낸다

그렇지만, 그렇게 어리광을 잃어갈 게 안쓰러워
괜히 마음이 짠한 오늘


이 짠함의 여파로
베토벤바이러스 초기 시놉이라 돌고 있는,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글을 읽으며
혼자 감동받고 울고있는건 또 뭥미 -_-

(대화가 깔때기야 어떻게 시작해도 끝은 강마에)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메르헨 2008-11-02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화가 깔때기..하하하하...말이 되네요. 이런 표현 정말 즐거워요.^^
저는 저 여자아이가 나온 무슨1번지던가 하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임창정 하지원 주연이었는데 전 저 아이가 나오는 장면에서 엄청 울었거덩요.^^
사랑해요 말순씨는 못봐서 말이죠...

웽스북스 2008-11-03 17:2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아래 마노아님이 1번가의 기적, 이라고 얘기해줬어요
(1번가의 기절이라고 쓸뻔한 사건 ^_^)

블리 2008-11-0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깔대기'니 그나마 다행이잖아? '빨대'보단 아직 중증이 아닌게야. ㅋㅋ

웽스북스 2008-11-03 17:2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오늘 '빨대' 할 수 있는 친구 만나러 가요

순오기 2008-11-02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 말순씨~~~~ 하고 싶은 말을 영화가 미처 못 따라갔던 영화로 기억해요.
감독의 의도를 관객이 간파하기엔 너무 어렵던지 헐렁했던지~~ 그런 느낌.
저 장면에서 나도 눈물을 흘렸었죠.ㅜㅜ
찰랑찰랑 쌀바가지에 담긴 오뉘의 손~~~ 저 꼬마가 넘 깜찍했어요.^^

웽스북스 2008-11-03 17:26   좋아요 0 | URL
네 저 장면
사실 다른 장면들은 건성건성 보긴 했었어요

그래도 저 장면....으흑!

마노아 2008-11-02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꼬맹이는 1번가의 기적에 나온 녀석이군요. 아, 일지매에도 나왔다!
그나저나 무엇에 감동겨워하셨나요? 초기 시놉의 어떤 부분???

웽스북스 2008-11-03 17:28   좋아요 0 | URL
강마에가 '꿈을 꾸기라도 해보란 말이야' 라는 대사를 하는 부분이 나왔었잖아요. 초기시놉대로라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은 '꿈을 꾸고 있는' 부분이고, 그걸 굳이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빛날 수 있는 한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구나. 싶어서요.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곰탱이 2008-11-05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코끝이 아릿하네요. 저도 밥물 맞추다가 잠시 엄마를 떠올린 적이 있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