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계획은 2시쯤 나와서 모임을 가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벽돌같이 경악스럽게도 두꺼운 저항과 반역의 기독교를 가방 안에 쏙 넣고 원피스에 구두 차림으로 쫄레졸레 서울랜드로 갔다. 서둘러 가서 보니, 부장집사님은 어제 야근의 여파로 아직 못오시고, K는 토요 출근. ㄷㄷ 선생님 둘과 몇몇 아이들이 서 있다. 

선생님은, 일찍 가신다고 했죠? 그럼 일반 입장권?
아. 도무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졌다.

흠. 그냥. 자유이용권 끊어주세요. 

서울랜드 내 무슨 전시장에서 하는 한국의 사도행전이라는 이름만 봐도 어쩐지 뭔지 딱 알 것 같은, 그 전시 및 영상 상영 관람 이후에 아이들의 자유로운 여정이 허락되어 있는 상황이었기에 먼저 전시장에 들어가 그림을 보는데, 한 신학교 3학년쯤 되는 알바생이 성가대복같은 옷을 입고 설명해준다. 아이들은 몸을 배배꼰다. 새로온 아이 하나가 아. 재미없다. 라고 말한다. 내가 쳐다보자 슬쩍 눈치를 본다. 나는 아이에게 귓속말로 슬쩍 말한다. 

나도 재미 없어 죽겠어, 얼른 보고 나가서 놀자

급 반가운 표정을 짓는 아이. 하지만 우리의 바람은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신대원 1학년쯤 되어보이는 성가대복 학생이 설명하는 한국 교회의 역사를 들어야했다. 그래. 한국 교회의 역사 중요하지. 근데 왜 우리가 들어야 하는 역사는, 늘, 한쪽 시각에서 포장되고 부풀려진 역사여야만 하는거지? 누가 어떤 탄압을 어떻게 견디어오면서 교회가 견뎌냈는지, 이런 것이 교회의 역사의 전부라고 들어야 하는 거지? 교회가 정권과 어떻게 야합했는지, 도대체 언놈들이 한국 교회의 정신머리를 이딴 식으로 만들어놨는지, 우리는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배울 기회가 없는지. 진짜 오늘의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쪽의, 매우 크고 중요한 역사를 손가락으로 가린채, 우리 입맛에 맞는 역사만을 우리의 역사라 강요하는 일은 다분히 폭력적이다. 나는 화가 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놀다가 밥먹다가 1시 영상 시간을 놓치고 1시 40분 영상을 보기로 했는데 밥먹고 40분이나 뜨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나는 영상을 다섯시쯤 보고 일단 애들을 다시 놀 수 있도록 해주자고 C에게 연락을 했다. C는 그렇게 하자고 하고 나는 아이들과 오락실로 갔다. 그 중 두 녀석은 오락실보다 놀이기구가 좋다며 88열차를 타러 갔다. 아이들과 열심히 펌프를 하고 있는데 (구두까지 벗고 오랜만에 컴백을 뛰었으나 F - 이재현이 터키행진곡을 켰을 땐 도무지 따라할 수가 없어서 부끄러워서 구두라도 신어야 덜쪽팔린다는 심정으로 얼른 다시 구두를 신었다.) 극구 40분 영상을 봐야 한다며 선생님들이 다시 왔다. 이게 오늘 모임의 주 행사이기 때문에 먼저 하고 놀아야 한다는 것이 오늘 모임을 주관한 S집사님의 변이다. 휴. 영상은 안봐도 되지 않느냐는 나와 C의 말에 영상이 참 괜찮다며 꼭 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ㅜㅜ 

그래, 뭐 우리야 오락실에 있었으니 괜찮지만 문제는 청룡열차를 타러 간 아이들. 이 아이들은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도 아닌, 전도로 새로 온 아이들인데, 이미 먼 길을 가서 30분 정도를 기다렸을텐데, 다시 오라고 해야 하는 상황이니 참 난감하다. 그 아이들에게 가도 된다고 이야기했던 건 바로 나였고. 나는 그 아이들은 나중에 영상을 보게 하고, 일단 우리끼리 보자고 했으나 완고하게도 꼭 아이들이 와야 한다고 하신다. 나는 미안해서 계속 동동거리는 마음이다. 밖에서 서성서성 기다리는데 아이들이 온다. 아. 얘들아. 진짜 미안해. 정말 화났지. 미안해. 미안해. 흑. / 아니에요. 이따가 다시 타러 가면 되죠 - 아. 감동. 니들 정말 착한 아이들이구나. 미안해. 내가 꼬래비 선생님이라 힘이 없어. 흑. 우리 이따가 꼭 같이 타러 가자.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들어와 본 영상은
 
지독하게도. 재미가. 없었다. 

주기철 목사님의 고문을 주제로 했던 연극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 것과 터키에서 있었던 순교에 대한 영상. 아. 도무지. 언제까지 이런 진부한 것들로 아이들의 발목을 잡아놔야 하는 걸까. 내가 보기에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재미없고 촌스러운 것들. 전혀 통하지 않는 소통 방법이다. 전시를 보고 상영을 보는 일에만 함께 참여하고 나머지는 아이들 따로 놀게 하는 일보다는 아이들과 청룡열차를 다섯번쯤 타는 것, 그 긴긴 기다림의 시간동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열번쯤 웃어주는 일이 훨씬 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한다. 구두를 신은 발이 부르트도록 아이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같이 물을 맞고 소리를 질러대면서. 피곤해죽겠다는 애들한테 젊은 청춘이 그러면 안된다고, 나는 늙은 서른살이라 너희들보다 삼십배쯤은 힘들다고 자학도 해가면서. 같이 비를 맞고 마법의 양탄자를 타면서. 재미없는 착각의 집에서 비틀비틀거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누나, 언니, 라고 나를 부르는 아이들에게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라고 이야기하면서, 하지만 사실은 좋아하면서. (앗싸) 

맥주를 파는 곳 앞을 지나면서 N은 나 들으라는 듯, 와. 맛있겠다. 라고 말한다. 내가 그럼 안되지 N아. 라도 할 줄 알았나보다. 후훗. 그러게. 라고 말하는 나를 보고 더 세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선생님 맥주는 콜라같지 않아요? 라고 말한다. 웃겨, 어디 맥주를 콜라 따위와 비교해? 훨씬 맛있지. 라는 나의 말에 자못 놀라며 졌다는 표정. 이봐. 나 이래뵈도 알콜중독이라고. ㅋㅋ

행사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동동거리고 아이들을 전도하고, 하는 이 모든 일은 S집사님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나는 그것도 늦게, 몸만 얹어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기만 했다. 어찌 보면 숟가락 하나만 얹은 셈이지. 아이러니하게도 저 S집사님의 손길이 없었다면, 나는 절대 이런 행사를 하자고 할 인간이 아니므로, 이 행사도 없었겠지. 어쩌면 이게 우리가 이 청소년부에 함께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조차 답답하고 재미없는 프로그램 속에 아이들을 넣는 일이, 그리고 옳고 바른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그것들이 강요되는 일이, 나는 퍽 불만스러웠다. 게다가 더욱 난감한 것은 진정성이다. (요즘 나를 제일 난감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정성이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분명 기뻐하지 않으실 것 같으면서도, 이 정성어린 손길과 마음을 어찌 외면하실까 싶기도 한 거다. 아무튼, 내년에 청년부에 올라오는 S와 J를 데리고 같이 기독교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나 아. 나 내년에 교회 옮길거지. 흔들리지 말게. 그대도 살아야지. 라고 다시 결론을 낸다. 

참. 바이킹을 타고 나오는 길에 다리가 후들후들거리는 스스로를 보고 좀 놀랐다.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갈 때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를 반대편에서 본 J가 계속 선생님 실망이에요,를 외쳐댄다. 이해해. 난 서른살이잖아. 응? 

2

아무 힘이 없어 그저 놀아줄 수밖에 없던 나는, 대신 각개전투에 강하다. ㅎㅎ 서울랜드에서 돌아오는 지하철역에서 S를 꼬신다. 우리 커피 한 잔 하고 들어가자. 

로하스에 앉아 S와 커피를 마신다. S는 고3. 목사님 딸. 그녀를 처음 알았던 건 그녀 나이 12세. 초등학교 5학년 시절. 

- 나는 아직도 가끔, 교회에서 친구들과 비욘세 노래에 맞춰 웨이브를 하던 네가 생각나곤 해.
- 아. 선생님. 손발 오그라들어요.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 하하. 나는 니가 오십살이 되도 그걸 기억할 것 같아. 사실 나도 너가 그렇게 교회 앞에 나가 춤을 추던 그 똑같은 나이에 교회에서 친구들과 춤을 췄었어. 

그래. 교회라고 앞에 찬송 하나 넣고 구색 맞추던 것까지 어쩜 그렇게 똑같았을까. 그 때를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까지도. 그런데 결국 우리는 과거의 당당했던 시간들을 오글거림으로 바꿔가면서 한걸음씩 성큼성큼 가는 거잖아. 나는 그런 오글거리는 역사 하나 없이 반듯하게만 자라온 사람보다는 마음속에 오글거림이 충만한 사람들이 더 좋더라, 그래서 나는 그때의 네 모습을 기억하는 게 참 재밌고, 또 좋아. 

라고 말하려다가 어쩐지 또 마음이 오글거리는 것만 같아 그만둔다. 하하. 

암튼, 그렇던 S가, 세상에나. 나와 같이, 

루시드폴을 좋아하고, 브로콜리 너마저를 좋아하고, 오지은을 좋아하고,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를 보고, 나희덕의 시를 읽고, 김연수의 소설을 읽고, 그것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그때랑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훌쩍 자란 누군가를 보는, 누구나 살면서 한 스무번쯤은 느끼게 될 그 보편적인 아련함의 세계로 나 역시 막 진입하고 있었다. 이것은 삼십대의 숙명?

- 선생님. 저는 교직이수를 해서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음악은 특히나 비정규직 교사를 쓰는 일이 대세여서 너무 걱정이에요.
- 그러게, 사람들이 참 나쁘지. 사람이 사람을 쓰는 일을 참 쉽고 편하고 즉각적으로, 자기 유리한대로만 하려고 하잖아. 

- 선생님, 저희 친구들은 사실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도 걱정이에요. 특히나 예체능은 학비도 너무 비싸고요, 그런데 요즘은 대출 금리도 정말 비싸서 학자금 대출도 정말 어렵거든요.
- 그러게. 너희 정말 안됐어. 공부도 잘해야지, 사회경험도 있어야지, 게다가 돈도 벌어야되지. 지들은 그렇게 편하게 살아놓고. 무슨 슈퍼맨이 되라는 것도 아니고 말야. 

아. 누가 이 아이들에게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든건지. 

- 선생님, 이명박도 노무현도 저는 둘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저희 선생님은 자꾸만 이명박과 노무현을 극과 극에 놓고 대조를 하거든요. 물론 이명박이 나쁜 건 알겠지만, 선생님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아이들에게 강요를 하면 선생님에 대한 반감만 더 생겨요.
- 너희가 어떤 세대인데. 그렇게 강요를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치만 선생님 마음에서 어떤 진정성 같은 건 느껴줬으면 좋겠다. 사실, 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건 이명박이 태어나서 처음이야. 

- 선생님. 그런데 다른 교회 목사님들은 자살해도 괜찮다고 얘기하기도 한데요.
- 선생님도 그건 그렇게 생각해.
- 저는 저희 이모가 그렇게 힘들게 돌아가셨는데,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생명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나요.
- S야. 너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운이 좋게도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었잖아. 그래서, 너의 건강한 마음으로는그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살의 80% 이상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병으로부터 비롯한 거야.
- 성적 떨어졌다고 비관자살 하는 애들은요?
- 그건 사회적 타살이라고 봐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견뎌낼 수 없는 사회를 만들고 있잖아. 자살은 하나님께서 매우 슬퍼하실 일이긴 하지만, 죄라고 교리적으로 규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 특히나 죽은 사람 면전에 대고, 자살이 죄라고 말하는 건, 더욱 말이 안되는 거지. 

부비작부비작. 작업도 시작해본다. 그러고보니, 그녀의 오빠인 H를 망쳐놓은(?) 것도 이맘때쯤부터 아니었나 싶네. ㅎㅎ. 앞으로 얼마나 S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참 묘한 기분이랄까. 다음엔 또다른 고3, J와 같이 영화라도 한편 보자고 해봐야겠다. 흐흐. 

얘들아. 잘 자라다오
라는 바람이 피어오르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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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7-1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적에 웬디양님처럼 괜찮은 어른이 주변에 있었다면, 누군가 방향을 잘 잡아 주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네, 그러니까 제가 지금 결국 '이정도밖에 안되는'그런 인간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일종의 핑계죠. 킁킁.

웽스북스 2009-07-14 01:1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지금의 다락방님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는 거 난 반대요-
그럼 저같은 것, 안만나주셨을 거 아니에요!

(아. 두번째 문장은 아무래도 오늘, 영광과 양현의 손발오그라드는 러브러브멘트들을 본 영향인 것 같아요-ㅋㅋㅋㅋ)

Jade 2009-07-12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야. 너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운이 좋게도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었잖아. 그래서, 너의 건강한 마음으로는그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살의 80% 이상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병으로부터 비롯한 거야"

아, 저도 웬디양님처럼 말해줄 수 있었다면!

웬디양님과 S와의 대화를 보니 왠지 아직 저는 덜 자란것 같아요. >.<

웽스북스 2009-07-14 01:16   좋아요 0 | URL
에이 말도안돼요 제이드님. 제가 제이드님만큼만 똑똑하고 똑부러지고 자기 앞가림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제 인생이 조금은 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는걸요.

네꼬 2009-07-1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를 보고 상영을 보는 일에만 함께 참여하고 나머지는 아이들 따로 놀게 하는 일보다는 아이들과 청룡열차를 다섯번쯤 타는 것, 그 긴긴 기다림의 시간동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열번쯤 웃어주는 일이 훨씬 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한다. 구두를 신은 발이 부르트도록 아이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같이 물을 맞고 소리를 질러대면서.

이 부분이 너무 좋아서 읽고 또 읽었어요. 웬디양님이 아이들과 함께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게 눈 앞에 훤하게 그려져요. 정말 좋은 선생님이야, 웬디양님. 정말 좋은 분이야. :)

웽스북스 2009-07-14 01:17   좋아요 0 | URL
어. 88열차에서 물맞고 내려와서 앞머리 다 뭉치고 화장 번진 모습까지 떠올리신 건 아니죠 ㅜㅜ

마냐 2009-07-1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의 오빠 H를 망쳐놓으셨다....몇명 더 하시죠. 힘 내시구요. 전 도무지 저 스토리속의 어르신들 참아내지를 못하겠는데, 웬디양님은 정말 맘도 넓으셔라. (죄송. 전 기독교도 안 좋아하고, 교회는 더 안좋아하고, 저런 식의 교육은 더 안 좋아해서요...) 하여간에...그래도 님 덕분에 조금 마음을 넓혀두겠슴다. 그 안에서도 이런 좋은 싹들을 틔우고 계시네요.

웽스북스 2009-07-14 01:19   좋아요 0 | URL
아. 마냐님. 교회와 저런식이 교육과 기독교라는 틀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제가 믿는 하나님은 꽤 매력적인 데가 많은 분이세요. 세상사람들이 합심해서 자기 손바닥으로 막 하나님의 얼굴을 가리고 계셔서 그렇지. 흑. 아니 이거 왠 전도멘트랍니까. ㅋ

마냐님이 마음을 넓혀두셨다는 말이 참 기쁘고 고마워요. 저는 교회에서는 전도도 못하고, 애들한테 이상한 소리나 하는 선생님이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마음을 넓혀줄 수 있다니, 이게 스무배쯤은 더 기쁘고 좋은 것 같아요-

사과나무 2009-07-1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그럼 우리 J, H, S와 함께
(아..작은 S는 어떡하지?)
거국적으로 맥주를?

웽스북스 2009-07-14 01:21   좋아요 0 | URL
후훗. 교회를 나오는 것보다는
쫓겨나는 게 더 빠르다는 계산인 겁니까? ㅋㅋㅋㅋ

H랑은 이미 맥주 마셔보았는데, 안마시더이다.
그게 H아니겠습니까.
작은 S는 그래도 돌은 지나야하지 않겠습니까. 쿨럭.

작은S의엄마 2009-07-16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손발이오그라드는댓글과댓글의댓글을작성하면서
서른즈음에술맛을알아버린큰S와,
기저귀를찰대부터봐왔던S와엉덩이를두들겨주었던H,
모두가떨어져있어도한세상에몸이담가져있으니,
세상은정말물과같구나.갑자기살빠진S가보고싶다.

웽스북스 2009-07-20 00:24   좋아요 0 | URL
아. 살빠진 S는 무려 요즘 제가 정려원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어릴적 얼굴이 나오는걸 보니,
아, 역시 살이 중요하구나, 온몸으로 느끼는 중 ;;;

얼음동자 2009-07-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웬지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이고, 참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서 좋아요. 맞아요. 성서가 가만보면 하느님 뜻대로 못 산 이야기들 투성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네 교회는 왜 늘 잘할것만 이야기할까요. 사실 못한게 더 많은데요. ^^

저도 웬디양님 같은 분이 계셨으면 안 쫒겨나고 그 안에 계속 있었을가요? ^^

참 좋은 교사란 그래서 필요한가 봅니다. ^^
 



비. 비. 비.
좋아.

우리의 마르탱파주아저씨는 이런날의 마음을 시적무정부상태라고 매우 적절하게 표현해주셨다. 아. 정말. 그렇다. 어제까지 나를 지배하고, 나를 11시까지 야근씩이나 하게 만들었던 그 정부가 사라져 오늘 나의 손에는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는다. 노닥노닥. 음악을 찾아들으며 슬금슬금 무언가를 읽고 또 끄적인다. 이럴 거면 어제 왜 야근을 한걸까. 라고 묻는 내게 선아야, 그래도 그건 달라, 라고 해주는 K가 있는, 참 좋은 날이다. 그래. 어제의 쩔고 상쾌한 야근후 기분은 그 나름의 재미가 있는 거지.

C는 비가 와서 삼겹살을 먹고 싶다고 했다가 남자친구에게 경제관념이 없다는 구박을 받았다고 한다. 비와 삼겹살과 경제관념의 상관관계를 전혀 모르겠는 나로서는, 흠, 좀있다가 통계프로그램 열어서 상관분석이라도 돌려봐야하나, 하는 기분이고.

언니, 그럼 비오는 날에는 뭘 먹어야 되나요? 라고 물어보는 그녀에게, 나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먹고 싶은 걸 먹는 거야, 라고 답해 삼겹살을 먹고 싶은 그녀의 마음에 힘을 더해주었다. 비에 어울리는 음식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음식보다 더 먹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게 오늘에 어울리는 음식 아니겠니. 그녀는 힘차게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N은 오늘 저녁에 라면을 끓여먹겠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쌀국수를 먹고싶다. 하지만 나는 너무 착하니까, 김치찌개를 먹고 싶다는 K의 바람을 들어주어 김치찌개가게로 갔는데, 예상치 못했던 오이지가 나왔다. 오이지를 먹을 때마다 나는 조상님들의 지혜에 감탄한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음식 중 하나. 결국 오이지를 두접시나 비우고 기쁜 마음으로 우산을 쓰고 언덕을 내려오는데, 쌀국수 집을 지나던 K의 말. 아. 쌀국수 먹을걸. 생각을 못했네. 이런.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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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7-0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말할걸 그랬어요. 세상엔 말하지 않아서 그냥 넘어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다음부터는 먹고 싶은 건 꼭 말해요!!

그나저나 오이지, 오이지는 제 완소반찬. 오이지 정말 사랑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제가 오이지를 더 좋아하는지, 웬디양님을 더 좋아하는지..잘 모르겠어요. 미안해요. 흑 =3=3=3=3

웽스북스 2009-07-09 13:45   좋아요 0 | URL
어쩌죠? 다락방님이 오이지를 좋아하신다니, 전 다락방님이 더 좋아졌는데- 전 다락방님을 살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평생 오이지를 먹지 말아야 한다면 오이지를 버릴 것 같은데

아. 버림받은 기분. ㅜㅜ

다락방 2009-07-09 14:00   좋아요 0 | URL
아, 미안해요 웬디양님.

그렇지만 내마음,
그거 나도 어쩔 수 없는거잖아요..흑(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뒤돌아서 뛴다)

보석 2009-07-10 09:3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오이지> 웬디님, 웬디님은 다락방님>오지지. 결국 다락방>오이지>웬디 이런 관계가 형성되는 건가요?ㅋㅋㅋㅋ 웬디님 분발하셔야겠어요. 오이지한테 지지 않으려면.

웽스북스 2009-07-10 01:25   좋아요 0 | URL
저 아까 양치질을 하면서 다락방님과 저, 그리고 오이지가 등장하는 동화도 상상했어요. 매우 슬픈 비극 동화에요. 매우 짧은데 이거 쓰고잘까? ㅋㅋ

보석님,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오이지가 제 경쟁상대가 될 거라고는 저는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어요-

다락방 2009-07-10 09:04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양치질하면서 생각하는 동화라니. 궁금해요, 웬디양님!!!!

네꼬 2009-07-12 14:07   좋아요 0 | URL
오이지 좋아한다고 내가 먼저 말할걸!!!! 아깝도다! (땅을 친다)

라주미힌 2009-07-0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이 초절임이 좋아요.. 아삭아삭.. 시큼달콤... 쩝쩝..

웽스북스 2009-07-10 01:25   좋아요 0 | URL
아니야. 아니야. 오이지가 최고야. ㅋㅋㅋ

레와 2009-07-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오이지 잘 담그는데.. 큿~ (쌩뚱~ 쌩뚱~)

웽스북스 2009-07-10 01:26   좋아요 0 | URL
어머어머어머어머 전혀 안쌩뚱.

저는 오이지는 잘 담근거든 못담근거든 무조건 좋아하지만
아 레와님이 오이지를 잘 담그신다니. 아아아. 너무 부러워요-
저도 험한세상 살아가기 위해서 오이지 잘담그는 법 정도는 알고 있어야
먹고 살 수는 있을텐데 말이죠-

보석 2009-07-09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와 삼겹살과 경제관념의 관계를 모르겠어요. 그냥 먹고 싶은 거 먹고 싶을 때 먹는 거 아닌가요?; 겁나 비싼 음식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삼겹살인데!!! 전 웬디님이 삼겹살 드시고 싶으시다면 옆에서 같이 김치도 굽겠어요!

웽스북스 2009-07-10 01:27   좋아요 0 | URL
와와와와 보석님.
마늘도 양파도 고추도 못먹는 저는 삼겹살 먹을 때는 무조건 무조건 김치에게 러브러브를 보는데, 아, 아, 어떻게 아신 거에요? 네? 흐흐 저 김치에 삼겹살 같이 먹는 거 너무 좋아요- 흐흐흐흐흐. (아, 입안에 차오르는 이 습기는, 혹시... 침? ㅋ)

hnine 2009-07-0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오는 날은 글 쓰고 싶어지는 날이기도 한가봐요. 비와 관련된 글들이 눈에 많이 뜨이네요.
비가 오는 날 먹고 싶은 것 말해보라면 '아이스크림' 이라고 말하는 사람, 바로 접니다 ㅋㅋ
쌀국수, 저는 아직 안먹어 봤어요.

웽스북스 2009-07-10 01: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는 좀 심하게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막, 비만 오면, 지금 나는 너무 좋다. 비가와서 좋다. 라고 막 말하고 싶어져요. 완전 유치하기도하지. 비오는 날 아이스크림이라. 훗. 다음에는 꼭 해봐야겠는데요- ㅎ 근데 비랑 쌀국수는 정말 잘어울려요.
 
우연히 쓴건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원하고 계셔서요






알라딘으로부터 받은 답변이에요 ^-^
이렇게 진중하게 검토해주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전 외도없이 2년간 알라딘. 흐흐.
고맙습니다.


한가지 더 부탁이 있다면,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다른 알라딘 분들에게도
이런 건의를 한 알라디너들의 마음이
잘 공유되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날짜를 지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서로 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바라자면,
막, 거창하게 바라자면...
알라딘은, 시작에 불과했으면 좋겠어요. 후훗.

댓글달고 추천하셨던 분들, 알라딘에서 서비스 시작하면 많이 이용해주시기. 약속
(이름 적어놓을거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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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산도 당일배송이란다.
    from 跡者生存 2010-03-04 11:51 
    그래서 대전도 당일 배송이라면 좋겠다는 글을 쓰려는게 아니다. 당일 배송을 하게 되면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전혀 아는바 없지만 배송이 더 빨라질수록 택배사 직원들의 노고가 더 심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우리집에 알라딘 택배를 맡고 있는 기사아저씨(이름도 모른다.)는 굉장히 성실하다. 내가 문을 열어주면 "안녕하세요?"라고 깊은 인사를 하면서 택배를 전해주고(숙인 머리 위로~ㅎㅎ) 내 인사말을 뒤통수로 받고 얼른 내려가신다. 오랫동안
 
 
라주미힌 2009-07-08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페이퍼가 곱네용... 근데 나한테는 왜그래여? ㅋㅋㅋ

웽스북스 2009-07-09 12:56   좋아요 0 | URL
어떻게 더 곱게 해드릴까요? ㅋㅋㅋㅋㅋㅋ

치니 2009-07-08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큰 실천이 되고, 그런 거 생각하니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웬디양님 덕분이에요 ~ ^-^

웽스북스 2009-07-09 12:56   좋아요 0 | URL
힛. 치니님. 저도요. ^-^/

오늘은 비가 와서 더 좋아요- 좋은 하루 보내기에요!

마늘빵 2009-07-0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좋군요! 수령일을 택할 수 있다니. 그럼 회사서 주문하고 금욜 저녁에 받을 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웽스북스 2009-07-09 12:57   좋아요 0 | URL
ㅎㅎ 네네 아프님 애용하기!

다락방 2009-07-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약속~

새끼손가락 고이 걸고 꼭 꼭 약속해~♬♪

웽스북스 2009-07-09 12:57   좋아요 0 | URL
나 갑자기 왜 다락방님한테 문자를 보내고싶을까. ^-^

Arch 2009-07-08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웬디양님 멋져요! 알라딘도 멋지고.

웽스북스 2009-07-09 12:57   좋아요 0 | URL
아니야! 아니야! 아치가 최고야!!

무스탕 2009-07-0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약속하고 도장도 찍을께요 ^^

웽스북스 2009-07-09 12:58   좋아요 0 | URL
오른쪽손은 다락방님과
왼쪽손은 무스탕님과. 후후
양손이 든든한 오후에요.

라로 2009-07-08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당근!!!!^^

웽스북스 2009-07-09 12:58   좋아요 0 | URL
전 오이지!! ^-^
(점심에 오이지 먹었더니 너무 맛있어요)

굿바이 2009-07-0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대단한 처자로세^^ 서비스 시작하면 바로 한 번 시도해 보겠어요. 두둥!

웽스북스 2009-07-09 12:58   좋아요 0 | URL
후훗. 언니의 발끝에도 못미쳐요. 아. 언니. 근데 전.
이번주 완전 망했어요. 흑. 그냥 지난주에 한다고할걸.

루체오페르 2009-07-0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웬디님 ^^ 역시 이래서 알라딘이 좋아요 ㅎㅎ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저도 이번에 예스24에 비글이란 서비스가 제 건의로 만들어져 기분 좋네요 ㅎ

웽스북스 2009-07-10 01:32   좋아요 0 | URL
와. 그건 무슨 서비스에요? 궁금하다. ㅋㅋ

비로그인 2009-07-1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됐어요!!
정말 멋져요!
 
걸리버 여행기 - 원전 완역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9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박용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10월
구판절판


계란의 얇은 쪽을 깨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고 하는 사람의 수가 반란 때마다 1만 1천명을 넘는다고 집계되어 있소. 그런데 두꺼운 쪽 깨기파의 책은 금지된 지 오래되었고 그쪽 사람들은 법률에 의해서 간직을 갖지 못하게 되어 있소. -57쪽

어떤 것이 크다거나 작다는 것은 단지 인간의 생각 나름이라고 하는 일부 철학자들의 말은 지당한 것이다. 예를 들어 릴리푸트 사람들도 그들보다 훨씬 더 작은 인간들을 어디에선가 만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내가 맞닥뜨린 이 거대한 인간들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디에선가 그들보다 훨씬 큰 인간들을 만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107쪽

나의 조그만 친구여 자네는 자네 조국에 대해서 칭찬을 했네. 고관이 될 조건은 사악한 마음씨라는 점을 입증해 주었네. 법을 악용하는 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재판관이 된다는 사실도 입증해 주었네. 자네 나라에서는 어떤 제도가 시작은 훌륭했지만 결국에는 부패로 인해서 빛이 바랜 걸로 보이네. 자네가 말한 것으로 볼 때 어떤 사람이 어떤 지위를 얻는 데는 그 방면의 학식으로 얻는 것 같지도 않고 귀족들은 훌륭한 인격 덕분에 귀족이 되는 것 같지도 않고 성직자들은 신앙심이나 학식으로 인해서 진급하는 것 같지도 않고, 군인들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진급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재판관들은 훌륭한 판결을 했다고 승진하는 것 같지도 않고 의회의 의원들은 애국심으로써 그 자리로 올라가는 것 같지도 않네. 자네는 여러 해 동안 이곳 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면서 보냈으니 자네 나라의 악에 물들지 않았으면 하네. 내가 자네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한 바로는, 자네 나라의 인간들은 자연이 이제껏 이 지구상에서 기어다닐 수 있게 만들어준 벌레들 중에서도 가장 고약한 벌레들이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네. -167쪽

내가 사방에서 보이는 거대한 것들에 길들여졌고 나 자신이 왜소한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자기의 결점을 인정하지 않듯이 무시해버렸던 거다. -187쪽

영생인들 중에서 비교적 불행이 덜한 사람은 기억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린 사람들이라고 한다. -270쪽

나는 야후가 고약한 짐승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들이 힘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네가 말한 그런 모든 짓을 능히 할 것이라고 쉽게 믿을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네 이야기가 나에게는 새로운 불안감을 일으킨 것 같다. 내 귀가 그처럼 고약한 말을 자꾸 들음으로 인해서 이제 점점 혐오감을 갖지 않고서 그런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되는 거다. 내가 이 나라의 야후들을 미워하기는 하지만 내가 날카로운 돌이 나의 발굽을 쳤다고 해서 그것을 비난할 수는 없는 것처럼 그것들 성질이 더럽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는다. 그런데 소위 이성을 갖췄다고 하는 너희 나라 종족이 그런 잔인한 행위를 수없이 저지를 수 있는 걸 보면 이성의 타락상이 갈 데까지 갔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321쪽

나의 나라와 다른 나라에서는 야후들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후이늠들은 노예처럼 대우받는다는 사실을 내가 나의 주인에게 설득하려고 했는데, 사실 나의 나라의 야후나 그 나라의 야후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354쪽

이성에 따라서 행도하는 후이늠들은 그들이 소유한 훌륭한 덕성에 대해서 자랑하지 않는다. 마치 내가 팔다리를 가졌다고 해서 자랑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3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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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9-07-05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웬디양님 밤 새신 거예요? 아님 너무 일찍 깨신건가...

웽스북스 2009-07-05 22:43   좋아요 0 | URL
30분 자고 깼어요 ㅜㅜ 2시쯤? ; 온라인쇼핑 버닝하다가 그러고자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밑줄긋기라도 ㅋㅋ 저거 올리고 또 바로 잤어요 ㅎㅎㅎ

다락방 2009-07-06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부끄러운데요,

제가 고등학교때 이 책 무삭제완역판이 나왔거든요. 그때 도서대여점에서 빌려 읽고는 와, 굉장하다, 하고 생각했어요. 말의 나라에 갔을 때 그 언어를 배우는데 굉장히 체계적이잖아요, 또 거인국에 가서 여자의 가슴에 품어져서는 가슴의 그 땀구멍들을 묘사하는 그 역함도 굉장히 상세하구요. 그래서 다 읽고 나서는 쉬는 시간에 문학선생님을 찾아뵙고 여쭤봤었어요.

"선생님. 걸리버 여행기 무삭제완역판을 읽었는데요, 걸리버는 실존인물인가요? 이 이야기는 모두 실제 있었던 이야긴가요?" 하고 말이죠.

선생님은 웃으시면서 아니라고, 소설이라고 해주셨는데, 저는 선생님도 사실은 잘 모르는게 아닐까, 하던 생각을 했어요. 그때 살짝 제가 돌았었나봐요. 하핫. 지금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가 없어요. 대체 왜 그런 질문을 한건지..

웽스북스 2009-07-06 16:53   좋아요 0 | URL
뭐 어때요- 그래도 다락방님은 고등학교 때 걸리버여행기 읽은 여자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 진짜 리얼하게 잘썼죠- 게다가 앞쪽 (제가 본 번역본으로는 뒤쪽)에 편지까지 들어있으니까 더욱 리얼하긴해요- 전 이해해요. 뭐가 부끄러워. ㅋㅋㅋㅋㅋㅋㅋ 전 서른살에 걸리버여행기 읽은 여자에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09-07-06 17:13   좋아요 0 | URL
읽으면 뭐해요. 뭐 그닥 생각은 잘 안난다는거? ㅋㅋ

웽스북스 2009-07-09 12:5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흙. 그렇게 따지면. 저의 독서는. 죄다.
흙.

Alicia 2009-07-09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교보에서 재고없음으로 뜨길래 문학수첩걸루 샀어요.

웽스북스 2009-07-09 12:59   좋아요 0 | URL
문학수첩 책이 더 잘팔리는 것 같던데요. ㅎㅎ
(전 순전히 표지땜에 ㅋ)
교보는 매장에는 있던데, 왜 온라인에는 없을까~
 



40자평을 쓰려고 구매리스트에 들어갔다가 
며칠전 주문한 책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

응? 이거 왜 아직 안왔지?

어제 날짜로 도착하기로 돼있는 책인데.
무의식적으로 배송지연신고 버튼을 누르고 글을 쓰려다가...


- 그렇게 택배사 착취에 대해 안타깝다고, 급한 거 아니면 빠른 배송 필요 없다고 말하더니

1. 어차피 지금 이시간까지 저 책들을 읽을 틈도 없었고,
2. 심지어 저 책이 안왔다는 사실도 좀전에 깨달았으면서

조금 늦었다고 불현듯 성난 마음이 되어서는
얄짤없이 배송지연신고를 누르고 있는 내가 조금 우스웠다  

훗. 언제부터 이렇게 까탈한 소비자였지?


결국 창을 전환하고 업무를 하고 있는데, 조금 전 아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오셔서,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하시며 책을 건넨다.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마음 한켠이 미안하면서도.
휴. 다행이다.


예전부터 '천천히 와도 돼요' 버튼 같은 거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선가 그런 버튼을 만들었던 걸 본 것 같다. (예스였던가)

그럴 땐 급한 사람들의 물류에 집중할 수 있으니
나처럼 덜 급한 주문을 한 사람들은 하루나 이틀 정도 참아주는 게
결국엔 모두에게 더 좋을텐데, 하는 생각.


암튼, 더운 날씨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날이 더워지니, 책하나 주문하는 일에도
참 마음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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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산도 당일배송이란다.
    from 跡者生存 2010-03-04 11:51 
    그래서 대전도 당일 배송이라면 좋겠다는 글을 쓰려는게 아니다. 당일 배송을 하게 되면 어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지 전혀 아는바 없지만 배송이 더 빨라질수록 택배사 직원들의 노고가 더 심해질까봐 그게 걱정이다. 우리집에 알라딘 택배를 맡고 있는 기사아저씨(이름도 모른다.)는 굉장히 성실하다. 내가 문을 열어주면 "안녕하세요?"라고 깊은 인사를 하면서 택배를 전해주고(숙인 머리 위로~ㅎㅎ) 내 인사말을 뒤통수로 받고 얼른 내려가신다. 오랫동안
 
 
또치 2009-07-0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시네 뭐 ^^

웽스북스 2009-07-04 10:52   좋아요 0 | URL
우와. 또치님한테 칭찬받았다. 뱅그르르~ 좋아요~

hnine 2009-07-03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른 곳에 선물로 보내는 경우가 아니면 배송에 그렇게 연연하는 편이 아니라서 천천히 와도 되요 버튼 같은 것 있으면 자주 애용할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9-07-04 10:5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급한 책들 가끔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사실 좀 두고 있다가 읽을 책들이 많아서 가끔 총알처럼 오는 책들이 황송하기도 해요-

코코죠 2009-07-03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은 착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착한 거고요. 오즈마는 예쁜 척 하는 게 아니라 예쁜 겁니다(응?)

웽스북스 2009-07-04 10:54   좋아요 0 | URL
저도 오즈마님처럼 예쁜척 하는게 아니라 예쁜 거 할래요.
(그게 어쩐지 더 좋아보여요 ㅋㅋㅋㅋㅋㅋ)

치니 2009-07-03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와도 되요 버튼 한 표! 알라딘에 정식으로 요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_^

웽스북스 2009-07-04 10:54   좋아요 0 | URL
후훗. 알라딘에서 보지 않을까요? 고객센터에 한번 이야기해볼까요? 흐흐.

비로그인 2009-07-0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발 당일배송 마케팅같은 것 때문에 택배 아저씨들 8시가까이까지 일하시게 안했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와도 돼요 버튼 저도 대찬성입니다!

웽스북스 2009-07-04 10:55   좋아요 0 | URL
네. 정말. 택배 아저씨들 볼 때면 가끔 참 민망하죠-
가급적이면 엘레베이터 앞까지 꼭꼭 나가려고 노력하는데, 참, 근무 환경 개선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에요. 이미 구조가 되어버렸으니...

행복한글읽기 2009-07-0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야겠어요.

웽스북스 2009-07-04 10:55   좋아요 0 | URL
히잇. 반가워요 행복한 글읽기님 ^-^

무스탕 2009-07-0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생각이에요. 울 동네 알라딘 택배아저씨 방학때만 되면 죽갔다고 하소연하십니다.
평소의 1.5배의 일이라구요. 택배량 적은 동네 아저씨가 들으면 배부른 소리 하고있네.. 하겠지만 지역의 특성을 어쩌겠어요?
욕심 째끔 더 부리자면 '천천히 와도 좋아요 => 요 버튼을 누르시면 100원 깍아줍니다 :)' 요런거요. ㅎㅎㅎ

라로 2009-07-04 00:39   좋아요 0 | URL
오호홋~~~무스탕님은 한술 더 뜨시네요!!!!!이것도 추천이요!!!!!이 넘치는 아이디어라니~~~.

웽스북스 2009-07-04 10:56   좋아요 0 | URL
일이 많으면 많아서, 적으면 적어서 고된 딜레마를 안고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100원 깎아주는 것도 재밌긴 하겠네요- 근데 또 그 부담이 고스란히 택배 아저씨들한테 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고요.

Koni 2009-07-0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와도 좋아요 버튼 좋군요.

웽스북스 2009-07-04 10:57   좋아요 0 | URL
훗. 냐오님도 찬성이시군요 ㅋㅋ

라로 2009-07-0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와도 돼요 버튼이라니!!!!!왕추천이요!!!!

웽스북스 2009-07-04 10:57   좋아요 0 | URL
nabee님의 추천까지 얻으니 이거 굉장히 든든한데요 ^-^

... 2009-07-0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초면에 실례라고 생각함에도, 정말 좋은 의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깁니다. 천천히 와도 좋아요~ 버튼! 알라딘에서 진지하게 고려해줬으면 좋겠어요. 택배기사분들의 고생이 그걸로 조금이라도 덜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 솔직히 긴급을 요하는 물건이면, 미리 여유있게 주문을 할 것이지 왜 임박해서 주문을 할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순오기 2009-07-05 08:09   좋아요 0 | URL
저도 '천천히 와도 좋아요' 버튼 왕추천이요~
하지만 살다 보니 긴급을 요하는 일이 생각치도 않게 발생하더라고요.^^
그럴땐 '긴급'을 표시하는 것도 좋잖아요~

웽스북스 2009-07-05 22:44   좋아요 0 | URL
...님 반가워요. 초면에 실례라니요- 초면이 더 반가운 곳이 알라딘이지요.

순오기님 말씀처럼 긴급을 요하는 물건을 저도 임박하게 주문하게 될 때가 있긴하더라고요- 그래서 빠른 배송이라는 정책이 참 고마울 때도 많고요. 그치만 저 정책 때문에 우리도 모르게 사회적 가해자가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또 아찔하지요. 기꺼이 동의를 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루체오페르 2009-07-05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괜찮은 아이디어군요.^^
그냥 하는것보단 활성화를 위해서 대신 편의점 택배 적립금 정책처럼
몇백원이라도 추가 적립 된다거나 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웽스북스 2009-07-05 22:45   좋아요 0 | URL
네.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것이 형편상 여의치 않더라도 그걸 기꺼이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보기 좋을 것 같기도 해요. ^-^

네꼬 2009-07-0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기도 하지. 머리 쓰다듬쓰다듬. (^^) 뒤늦은 추천도!

웽스북스 2009-07-06 00:34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저 오늘 머리 안감았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