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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1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 때문에 보기 시작했지만,
남자로 돌아왔던 그도 내마음에 들어왔던 드라마.

웽스북스 2009-08-19 13:08   좋아요 0 | URL
이 드라마 때문에 처음으로 장혁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정말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아아아아. ㅜㅜ

그런데, 드라마와 상관없이.
이 노래가 자꾸만 생각나는 요즘이에요.
당신은 바보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20 13:05   좋아요 0 | URL
음 이 음악이 떠오르셨구나..
전 저말도 참 좋아해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왠지 격식을 차린듯 하잖아요.

웽스북스 2009-08-21 02:47   좋아요 0 | URL
아. 휘모리님. 저도요 저도요.
사실은 전 공식적인 인사는 감사합니다. 사적인 인사는 고맙습니다.
그리고 진짜 고마울 땐, 고맙습니다. 라고 하는 편이에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별뜻 없이도 할 수 있는데,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고마운 마음을 안 담으면
잘 맘에서 안나오잖아요
 



비가 많이 오던 날.  
집에 들어오는 길 문앞에 놓인 신문을 집어 들려고 하는데, 
(내가 안챙기면 아무도 안보는 우리집 경향신문 ㅜㅜ)

응?

경향신문이 조선일보 비닐에 담겨있었다.
그러니까, 이동네에서는, 지국이 같은 거겠지.
경향신문은 비닐을 만들 돈같은거... 없는걸까.  ㅜㅜ
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신문 지국이라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신문들이
대략 어떤지, 좀 알아야하지 않을까.

이런 시국에,
'좋은 신문 조선일보'라고 써있는 봉지에 담긴 경향신문을 만나는 황망함이라니. 흙.

님. 가오좀!!! 지켜주셈!!! (경향신문 지못미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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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8-1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우리 동넨 동아일보 지국에서 취급하거든요.ㅜㅜ
경향신문 구독자 늘리기에 일조해야 되는데 올해는 아직...

웽스북스 2009-08-13 10:11   좋아요 0 | URL
아. 다들 그렇군요. 흙. ㅜㅜ

마늘빵 2009-08-1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경향신문 구독운동이 벌어졌을 때,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던거 같은데 아무리 구독을 해봐야 경향신문이 아닌 조중동에 이득이 간다고. -_- 신문배달소(?) 그쪽거라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웽스북스 2009-08-13 10:11   좋아요 0 | URL
음 저 경향신문 인터넷 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하고
그쪽으로 직접 계좌이체하는데도 그러려나요? ㄷㄷㄷ

... 2009-08-1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희 동네도 동아일보 지국에서 경향신문을 관리하는 관계로, 종종 그런 일이 생기는데... 정말 싫습니다ㅠㅠ

웽스북스 2009-08-13 10:11   좋아요 0 | URL
못보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이거 참 또하나의 처참한 현실이네요

바로 2009-08-1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서 일간지가 아니라 주간지를 사줘야 한다는 말이... 요즘 시사인도 그렇고 주간지들도 많이 힘들다고 알고 있는데...

웽스북스 2009-08-13 10:12   좋아요 0 | URL
아. 주간지는 정기구독하기는 어려워서.
그냥 한달에 두세번씩 사서 보긴 하는데....

시사인은 다음주가 100호던데 말이죠....에효... 어렵구나
잘 버티고있다 했어요..

바람돌이 2009-08-13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젖은 신문은 좀.... ^^

웽스북스 2009-08-13 10:12   좋아요 0 | URL
아흑. 아니에요. 전 진짜 차라리 젖은 신문.

2009-08-14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5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6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브로에 쌓인 포인트가 벌써 2000점이다.
그러고보니, 알라딘 이외의 유일한 외도가 리브로 중고서점

리브로 중고책방이 생길 때 카드를 만들었고
5% 적립이니까. 헉.
중고책을 벌써..ㄷㄷㄷ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은 내게 왜 늘 이런 의미일까,
소비로 적립된 포인트나 카드값 같은 거 ;;;)

언제 읽을지 모르는 책들을 이렇게 사들이는 건
분명 정상적 행태는 아니다
이 책을 다 읽는 날보다는
차라리 살빠지면 입겠다고 사둔 미니스커트를 입는 일이
더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미니스커트를 사뒀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고책방의 매력은 1회성 / 한정성.
작년 알라딘 중고 책방이 생길 때부터,
나는 아, 왠지 이 책은 어쩐지 지금이 지나고 나면
다시는 이 가격에 살 수 없을 거라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혹은 이 절판본은
어쩐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하지만, 다음에 가면 언제 그랬냐는듯
그 책은 웃으며 다시 등장해 있고,
가끔은 내가 가져간 녀석보다 더 깨끗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참 재밌는 건,
중고책 시장으로 나오는 책들을 보면
정말 꾸준히 보이던 녀석들이 계속 보인다
언제 이 책들이 이렇게 시장을 잠식했었고,
이렇게 일괄적으로 다 내놓나, 싶어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니, 맘졸일 것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책 앞에선, 이 책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고,  
다녀오면 늘, 그리 뿌듯할 수가 없다,

돈을 쓰고도 돈을 번 듯한 느낌이 좋아
나는 자꾸만, 중고서점에 가는 것 같다. 


 - 오늘의 득템

그녀의 눈물사용법 - 천운영 (우와. 거의 새책같다)
슈거푸시 - 이명랑 (알라딘 평점 10점 만점에 5점, 기대하겠어 ㅋㅋ)
예찬 - 미셸투르니에 (예수님 찬양?)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 이승우 (알라딘 중고 최저가보다 1700원 비싸게 샀다 ㅋㅋㅋㅋㅋ)
바람부는 쪽으로 가라 - 김소진 (이제 좀 친해져볼까 한다)
선택 - 다이허우잉 (절판본인 다이허우잉의 시인의 죽음을 어렵게 구하고 몇달 후에 재판 소식을 들었었다 ㅋㅋㅋㅋㅋㅋ 이 책도 그러려나 ㅋㅋㅋㅋㅋㅋ)
근원수필 - 김용준 (책의 분위기에 걸맞게 슬쩍 세월이 느껴지는)
산불 - 차범석....(인줄 알고 샀는데 신봉승이라는 사람이 각색한 거였다. 에이. 어쩐지 느므 얇더라. 어쩐지. 어쩐지.)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고, 뭐 그냥 그런 것도 있지.
그냥 그 순간이 나에겐 즐겁고 기쁜 거다.
예상했겠지만, 들고 오느라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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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녘 2009-08-1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포스트와 가장 어울리는 책은 이승우씨가 쓴 책이군요.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물론 "살 것이다"를 "will buy"로 해석했을 경우. ㅋ

웽스북스 2009-08-12 21: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그러게요- ㅋㅋㅋㅋㅋ
저는 아주 징하게 살려고요 ㅎㅎㅎㅎ

바람돌이 2009-08-1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 책방 마약이에요. 중독성 강해요. ㅎㅎ
저는 요즘 책 사재기에서 살짝 자중하고 있습니다. 알라딘 시작하고 처음으로 프리미엄급에서 아주 약간 모자라게 내려왔다는.... ^^

웽스북스 2009-08-12 21:46   좋아요 0 | URL
저도요 저도요
작년에 알라딘 중고책방 딱 멈췄는데
회사앞에 리브로가 올 줄이야 ㅋㅋㅋㅋㅋㅋ

누구엄마 2009-08-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어우 천운영! 완전 좋아요~

전 알라딘 중고책방에 책파는재미로 요즘 ^^:
집에 두권씩 있는 책들은 이제 거의 다 주인 찾아가는듯~

웽스북스 2009-08-12 21:47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그대의 중고책방 주소도 좀 공개해보시게
책파는거 재밌지
천운영 사면서 잠시 그대 생각을

우리 강남 리브로 한바퀴 돌면서 데이트나 한판?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8-1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서점은 오프라인으로 주로 다녀요. 늙은 책 냄새가 너무 좋아요 ㅎ 깜짝 놀랄만큼 싼 시리즈 양장본 7권을 발견하고 집까지 데려오느라 죽을 뻔 한 적도 있어요 ^^ 그래도 주말이면 만화책방이랑 헌책방은 꼭 들리게 되요.

웽스북스 2009-08-12 21:48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저도 어제 저 녀석들 집에 데려오느라 고생했어요 흐흐

오프라인 중고책방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상태와 상관없이 데려와야만 하는 책들이 있긴 하지만

Mephistopheles 2009-08-1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책 "사기" 놀이요..??? 그 사기..???

웽스북스 2009-08-12 21:4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메피님 또 시작하셨다. ㅋㅋㅋㅋㅋ

순오기 2009-08-12 22:16   좋아요 0 | URL
하하~ 메피님의 댓글놀이 추억이 스멀거리는데요.ㅋㅋ

무스탕 2009-08-1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고샾에 같은책이 계속 올라오는거보면 이거 혹시 창고에 재고를 요렇코롬 치우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요.. -_-;;

웽스북스 2009-08-12 21:49   좋아요 0 | URL
ㅎㅎ 모르긴 몰라도 그런 것도 있을 거에요
리브로에도 그런 의혹을 충분히 부르고도 남을 책이 꽤 있더라고요

비로그인 2009-08-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찬, 정말 좋아요! 성공적인 득템입니다!

웽스북스 2009-08-12 21:49   좋아요 0 | URL
후훗. 주드님의 예찬 예찬을 보니 뿌듯합니다. ㅎㅎ

순오기 2009-08-1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이든 새책이든 요즘은 절제모드 작동중입니다.
선물받은 책도 못 읽고 있으니까요.ㅜㅜ

웽스북스 2009-08-20 11:58   좋아요 0 | URL
흐흐 사실은 저도 절제모드에요 순오기님 ㅋㅋㅋㅋ

토깽이민정 2009-08-20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소진 책의 감상이 어떤가 기다리고 있을테야!!

새책으로만 사야 하는 나는 이런게 요즘 부럽고나~~

혹시나 하인리히 뵐의 책이 눈에 띄면
내 대신 좀 사서 모아주지 않을래?


웽스북스 2009-08-20 11:58   좋아요 0 | URL
언니 꼭 기억해둘게요!
 



*나름 6호에는 알라딘 이야기를 넣었다. 지난 번 천천히와도돼요 버튼 관련. ㅎㅎ
써둔지 한달도 더된 글. ㅎㅎ 미루다가 이제야 올려본다.



사실 내가 어디 가서 VIP 대접 받을 정도로 놀라운 소비생활을 하는 쇼퍼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런 나를 VIP 대접 해주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다. (나머지 한 군데는 부끄럽지만 언젠가 일기를 통해 밝히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대학때까지는 책을 빌려서 보는 일에 익숙해졌으나, 워낙 게으른지라, 도서관에 오가는 일도 쉽지 않을 뿐더러, 책을 '사고 모으는 일'에 적잖은 재미까지 들어버렸다. 게다가 가끔은 절판된 책을 구하고는 기뻐하는 득템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남들이 추천해 주는 책, 꼭 읽어줘야 하는 작가가 낸 반가운 신간들, 간간히 올라오는 특가판매 책들을 대책없이 일단 사들이다가, 어느덧 읽지 않은 책 수십권이 책장에 쌓여가는 지경에 이르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다 보면, 사실 나는 책의 독자가 아닌 소비자로서의 삶을 더 즐거워하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암튼, 이 두서없는 자책을 통해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책을 사고, 또 읽는 일은 나에게 꽤 즐거운 삶의 일부라는 거다.

머리가 나쁜 나는 읽은 책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서재>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개인 블로그로 활용하고 있는데, 얼마 전 다 읽은 책의 구매자 평을 남기기 위해 구매 도서 리스트를 클릭해보고는 내가 며칠 전 두권의 책을 주문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두권의 책의 도착 예정일은 이미 지나 있었다. "뭐야. 아직 안왔네?" 하며 무의식중에 배송신고를 누르고 배송일 지났는데 책이 안왔어요 어쩌고저쩌고 글을 쓰려던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 그렇게 택배 기사님들 착취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하고 다니는 내가

1. 어차피 지금 이 시간까지 저 책들을 읽을 틈도 없었고,
2. 심지어 저 책을 주문했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있었으면서

조금 늦었다고 불현듯 뿔난 마음이 되어서 얄짤없이 배송이 늦었다며 배송지연 불만 신고를 누르고 있는 거다.

훗.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까탈한 소비자였지?

결국 신고하려던 마음을 접고 다시 하던 일을 하고 있으니 잠시 후 택배 기사님이 오신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오셔서는, 늦어서 죄송하다고 이야기하며 책을 건네주신다.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마음 한켠이 미안하면서도.....

휴, 다행이다.

그 버튼을 눌렀다면, 나는 아저씨의 얼굴을 보고 또 얼마나 미안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더운 날씨를 싫어해서인지, 날이 심히 더워지니 책하나 주문하는 일에도 참 마음이 쓰인다. 그래서 그냥 알라딘 서재에 주절주절 글을 남겼다. 가끔은 급하지도 않은 책이 너무 빨리 와서 황송하다. 책 천천히 와도 괜찮아요 버튼 같은 거 있으면 좋겠다, 급한 책들의 배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럼 나는 자주 애용할텐데. 뭐 이런 요지의 글이었다. 써놓고 마음이 괜히 소심해졌다. 어머나 재수없어, 당연한 권리 앞에 왠 착한 척? 이런 댓글이라도 달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내가 원래 좀 많이 소심하다 ㅜㅜ)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주는 것이다.

저도 다른 곳에 선물로 보내는 경우가 아니면 배송에 그렇게 연연하는 편이 아니라서 천천히 와도 되요 버튼 같은 것 있으면 자주 애용할 것 같아요. (알라딘 H님)

천천히 와도 되요 버튼 한 표! 알라딘에 정식으로 요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_^ (알라딘 ㅊ님)

제발 당일배송 마케팅같은 것 때문에 택배 아저씨들 8시가까이까지 일하시게 안했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와도 돼요 버튼 저도 대찬성입니다!  (알라딘 ㄱ님)

초면에 실례라고 생각함에도, 정말 좋은 의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남깁니다. 천천히 와도 좋아요~ 버튼! 알라딘에서 진지하게 고려해줬으면 좋겠어요. 택배기사분들의 고생이 그걸로 조금이라도 덜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익명 댓글)

야간이나 휴일밤에도 쉬지못하고 노동해야 한다는 건 그분들이 휴식할 권리를 빼앗는거죠, (휴일저녁에도 상품준비완료 상태가 되어 있더군요.) 물건을 되도록 빨리 건네주고 빨리 대금을 정산하고, 거래관계를 신속하게 매듭지고 싶은 판매자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것 아닙니다만.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그 외의 누군가가 과도한 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은 저도 원하지 않습니다. (알라딘 ㅇ님)

얼마전 결혼해 미국으로 간 언니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미국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한국의 서비스가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택배 당일 배송 서비스라고 한다. 심지어 당일에, 무료로 배송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절할 정도로 놀란다는 것이다. 뭐, 미국이 워낙 넓어서 차이가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빨리빨리, 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다이나믹 코리아의 국민들을 상대하다 보니 유통 업체들의 배송 경쟁은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그 경쟁의 수혜자가 되는 것은 소비자이다. 하지만 그 과정중에 자신도 모르게 시스템 속에서의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서비스정신, 이라는 건 물론 매우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 모두가 상전취급 받는 일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서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소비자로서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고객은 왕이다, 라는 말은 서비스업 종사자가 가져야 할 낮춤의 정신을 일컫는 말이지, 우리가 그들에게 왕으로 군림해야 함을 말하는 건 아닌듯하다. 작은 서비스의 불편 앞에 파르르르 떠는 모습들 앞에 묘한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나 역시 비슷한 상황 앞에서는 습관적으로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이는 스스로를 발견하는 일이 적지 않음을 보며, 내가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받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느낀다. 참 감사한 일이지만, 그게 과연 온당한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결국 나는 이 서비스를 알라딘에 정식으로 건의했다. 이 서비스가 받아들여질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이 속도가 곧 정도인 시대에 그것을 거슬러 일부러라도 '빠르게 받지 않겠다'를 선택할 의향이 있는, 그것이 갖는 사회적 함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참 새삼스럽게 기뻐하고 든든해 했다.


* 이 글을 작성하고 며칠 후, 알라딘으로부터 이런 답변을 받았다. 

 

 


내가 꼭 알라딘 유저라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ㅋㅋ 인터넷 서점은 알라딘이 좀 많이 짱이다. 작은 고객의 소리 하나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 이래서 2년째 외도없이 알라딘만 이용하는 나는 이런 마음이 고맙고, 또 고맙다. 한가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다른 알라딘 분들에게도 이런 건의를 한 알라디너들의 마음이 잘 공유되길, 단순히 고객의 '배송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날짜를 지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서로 잘 이해할 수 있길. 그리고 더 욕심을 내어 막 거창하게 바라자면, 알라딘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길.

나는 이 서비스를 함께 건의한 알라디너들에게 오른손 왼손 양손 모두 내밀어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도장찍고 복사하고 함께 꼭꼭 잘 이용해 보자고 약속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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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8-10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나면 알라딘에 회원 가입하는 분들이 많이 생길 것 같은데요.
:)

웽스북스 2009-08-11 22:17   좋아요 0 | URL
힛. 다락방님. 안그래도, 저 아는 분이 이제 알라딘으로 오시겠다며 ㅋㅋ

순오기 2009-08-10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뻐요~ 그 마음이!^^

웽스북스 2009-08-11 22:17   좋아요 0 | URL
어이쿠나. ㅋㅋㅋ 순오기님만할까요

2009-08-10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1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08-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저히 추천 한 방 날리지 않고 지나칠 수 없는 글이네요... 웬디양님 처음 댓글같은데..(맞나?) 꾸벅..(사실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웽스북스 2009-08-11 22:18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저도 라대리님 서재에서 이름만 엄청 많이 봤지요.
정식으로, 반갑습니다!!

,,, 2009-08-1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웬디양님이 본문에 인용하신, 익명 댓글의 주인입니다^^; 또 익명으로 남겨서 죄송합니다만 이 얘기를 남기고 싶어서 실례하겠습니다. 알라딘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웬디양님 당신도 많이 짱이십니다!

웽스북스 2009-08-11 22:19   좋아요 0 | URL
어이쿠나. 감사합니다.
죄송할거 뭐 있나요. ㅎㅎ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익명댓글님도 따뜻한 분이신 거 같은걸요

turnleft 2009-08-11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웽스북스 2009-08-11 22:20   좋아요 0 | URL
턴레프트님, 덕분에 영화 잘 봤어요!!!!! (완전 사랑스럽게 재밌었어요~~)

레와 2009-08-1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웬디양님 이쁘다..!


알라딘 서비스도 좋아요! ^^

웽스북스 2009-08-11 22:20   좋아요 0 | URL
레와님 레와님.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너무. ^-^
 

 

후배 R이 회사 앞으로 찾아왔다. 얼마전 S교수님께서 서울에 올라오셔서 가졌던 모임에서 오랜만에 R을 만났고 가까이 있는데, 점심이나 하자, 하던 것이 오늘이 된 것.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니, 자연스레 우리가 함께 좋아하는 S교수님 이야기를 하게 됐다.


W : 나 S교수님께 정말 감동받았을 때는, 교수님이 처음 포항으로 부임하시던 해에 가족들은 계속 서울에 있었는데 그게 M(큰딸)이 유치원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에 그 유치원에서 한 해를 마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을 들었을 때였어. 

R : 그랬구나. 맞아요 언니. 저도 교수님의 그런 점이 제일 좋아요- 제가 감동받았던 건, M이랑 J(작은딸)이랑 터울이 많이 지잖아요. 그게 교수님이 M이 말을 알아들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M의 의사를 물어본 후에 동생을 낳으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감동 받았었거든요.  

W : 와. 정말? 

R : 네. M아. 동생이 태어나면 엄마 아빠는 너에게 많이 신경을 못써주게 될 건데, 그럼에도 엄마 아빠가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는 걸 잊으면 안돼, 라고 다 이야기해주고, 그렇게 둘째를 낳은 거래요. 그래서 둘은 사이가 정말 좋잖아요. 셋째는 J가 말 다 알아들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의사를 물어본 다음에 입양하신대요.


이 이야기를 듣는데 거짓말 아니고,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탄.
요즘은, 공적 영역에서 잘 사는 일보다 오히려 어려운 일이
일상의 세밀한 영역을 얼마나 잘 살아내는가, 라는 생각에 여러모로 집중하고 있는터라,
이런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에피소드들이 나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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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7-14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서 아직 둘째를.......(막 같다가 붙이는 중.)

웽스북스 2009-07-20 00:24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런 아름답고 놀라운 사연이 있었단 말임미까? ㅋ

네꼬 2009-07-14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멋있는 이야기네요. (거의 책에나 나올 이야기!)

웽스북스 2009-07-20 00:24   좋아요 0 | URL
흐흐.그죠그죠.제가쫌아무나좋아하지는않구요...

무스탕 2009-07-14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분이 정말 계시군요!!

웽스북스 2009-07-20 00:2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런 분이 정말 되어보고싶은데말이죠-

보석 2009-07-1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감탄...

웽스북스 2009-07-20 00:25   좋아요 0 | URL
^-^

굿바이 2009-07-14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첫째를....(뭐래? 죽여주라...T.T)

지난 번에 말한 그 교수님이구나. 생각이 말로 옮겨지는 일에 비해 생각이 실천으로 옮겨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상 잘 알기 때문에 이런 분들 뵈면 절로 존경스럽더라. 선아는 좋겠다. 주위에 훌륭한 사람들이 많아서^^

웽스북스 2009-07-20 00:2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결혼도...(죽여주세요)

네. 그날 이야기했던 그 교수님. 근데 전 언니의 영향을 가장 지대하게 받고 있는 거 아시죠 ㅋㅋ

시비돌이 2009-07-15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감동적인 얘기네요.

웽스북스 2009-07-20 00: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반가워요 시비돌이님.

개인주의 2009-07-15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분이군요. ^^

웽스북스 2009-07-20 00:26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그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