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로에 쌓인 포인트가 벌써 2000점이다.
그러고보니, 알라딘 이외의 유일한 외도가 리브로 중고서점

리브로 중고책방이 생길 때 카드를 만들었고
5% 적립이니까. 헉.
중고책을 벌써..ㄷㄷㄷ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은 내게 왜 늘 이런 의미일까,
소비로 적립된 포인트나 카드값 같은 거 ;;;)

언제 읽을지 모르는 책들을 이렇게 사들이는 건
분명 정상적 행태는 아니다
이 책을 다 읽는 날보다는
차라리 살빠지면 입겠다고 사둔 미니스커트를 입는 일이
더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미니스커트를 사뒀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고책방의 매력은 1회성 / 한정성.
작년 알라딘 중고 책방이 생길 때부터,
나는 아, 왠지 이 책은 어쩐지 지금이 지나고 나면
다시는 이 가격에 살 수 없을 거라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혹은 이 절판본은
어쩐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하지만, 다음에 가면 언제 그랬냐는듯
그 책은 웃으며 다시 등장해 있고,
가끔은 내가 가져간 녀석보다 더 깨끗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참 재밌는 건,
중고책 시장으로 나오는 책들을 보면
정말 꾸준히 보이던 녀석들이 계속 보인다
언제 이 책들이 이렇게 시장을 잠식했었고,
이렇게 일괄적으로 다 내놓나, 싶어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니, 맘졸일 것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책 앞에선, 이 책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고,  
다녀오면 늘, 그리 뿌듯할 수가 없다,

돈을 쓰고도 돈을 번 듯한 느낌이 좋아
나는 자꾸만, 중고서점에 가는 것 같다. 


 - 오늘의 득템

그녀의 눈물사용법 - 천운영 (우와. 거의 새책같다)
슈거푸시 - 이명랑 (알라딘 평점 10점 만점에 5점, 기대하겠어 ㅋㅋ)
예찬 - 미셸투르니에 (예수님 찬양?)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 이승우 (알라딘 중고 최저가보다 1700원 비싸게 샀다 ㅋㅋㅋㅋㅋ)
바람부는 쪽으로 가라 - 김소진 (이제 좀 친해져볼까 한다)
선택 - 다이허우잉 (절판본인 다이허우잉의 시인의 죽음을 어렵게 구하고 몇달 후에 재판 소식을 들었었다 ㅋㅋㅋㅋㅋㅋ 이 책도 그러려나 ㅋㅋㅋㅋㅋㅋ)
근원수필 - 김용준 (책의 분위기에 걸맞게 슬쩍 세월이 느껴지는)
산불 - 차범석....(인줄 알고 샀는데 신봉승이라는 사람이 각색한 거였다. 에이. 어쩐지 느므 얇더라. 어쩐지. 어쩐지.)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고, 뭐 그냥 그런 것도 있지.
그냥 그 순간이 나에겐 즐겁고 기쁜 거다.
예상했겠지만, 들고 오느라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 ;;;;;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동녘 2009-08-1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포스트와 가장 어울리는 책은 이승우씨가 쓴 책이군요.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물론 "살 것이다"를 "will buy"로 해석했을 경우. ㅋ

웽스북스 2009-08-12 21: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그러게요- ㅋㅋㅋㅋㅋ
저는 아주 징하게 살려고요 ㅎㅎㅎㅎ

바람돌이 2009-08-1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 책방 마약이에요. 중독성 강해요. ㅎㅎ
저는 요즘 책 사재기에서 살짝 자중하고 있습니다. 알라딘 시작하고 처음으로 프리미엄급에서 아주 약간 모자라게 내려왔다는.... ^^

웽스북스 2009-08-12 21:46   좋아요 0 | URL
저도요 저도요
작년에 알라딘 중고책방 딱 멈췄는데
회사앞에 리브로가 올 줄이야 ㅋㅋㅋㅋㅋㅋ

누구엄마 2009-08-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어우 천운영! 완전 좋아요~

전 알라딘 중고책방에 책파는재미로 요즘 ^^:
집에 두권씩 있는 책들은 이제 거의 다 주인 찾아가는듯~

웽스북스 2009-08-12 21:47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그대의 중고책방 주소도 좀 공개해보시게
책파는거 재밌지
천운영 사면서 잠시 그대 생각을

우리 강남 리브로 한바퀴 돌면서 데이트나 한판?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8-1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서점은 오프라인으로 주로 다녀요. 늙은 책 냄새가 너무 좋아요 ㅎ 깜짝 놀랄만큼 싼 시리즈 양장본 7권을 발견하고 집까지 데려오느라 죽을 뻔 한 적도 있어요 ^^ 그래도 주말이면 만화책방이랑 헌책방은 꼭 들리게 되요.

웽스북스 2009-08-12 21:48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저도 어제 저 녀석들 집에 데려오느라 고생했어요 흐흐

오프라인 중고책방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상태와 상관없이 데려와야만 하는 책들이 있긴 하지만

Mephistopheles 2009-08-1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책 "사기" 놀이요..??? 그 사기..???

웽스북스 2009-08-12 21:4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메피님 또 시작하셨다. ㅋㅋㅋㅋㅋ

순오기 2009-08-12 22:16   좋아요 0 | URL
하하~ 메피님의 댓글놀이 추억이 스멀거리는데요.ㅋㅋ

무스탕 2009-08-1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고샾에 같은책이 계속 올라오는거보면 이거 혹시 창고에 재고를 요렇코롬 치우는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요.. -_-;;

웽스북스 2009-08-12 21:49   좋아요 0 | URL
ㅎㅎ 모르긴 몰라도 그런 것도 있을 거에요
리브로에도 그런 의혹을 충분히 부르고도 남을 책이 꽤 있더라고요

비로그인 2009-08-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찬, 정말 좋아요! 성공적인 득템입니다!

웽스북스 2009-08-12 21:49   좋아요 0 | URL
후훗. 주드님의 예찬 예찬을 보니 뿌듯합니다. ㅎㅎ

순오기 2009-08-1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이든 새책이든 요즘은 절제모드 작동중입니다.
선물받은 책도 못 읽고 있으니까요.ㅜㅜ

웽스북스 2009-08-20 11:58   좋아요 0 | URL
흐흐 사실은 저도 절제모드에요 순오기님 ㅋㅋㅋㅋ

토깽이민정 2009-08-20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소진 책의 감상이 어떤가 기다리고 있을테야!!

새책으로만 사야 하는 나는 이런게 요즘 부럽고나~~

혹시나 하인리히 뵐의 책이 눈에 띄면
내 대신 좀 사서 모아주지 않을래?


웽스북스 2009-08-20 11:58   좋아요 0 | URL
언니 꼭 기억해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