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다보면 - 어린이를 위한 화해와 우정 이야기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4
게일 실버 지음, 문태준 옮김, 크리스틴 크뢰머 그림 / 불광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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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하 여러 책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

화를 내는 것은 감정을 지닌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 화를 잘못 다스릴 경우에는 화로 인하여 자신과 타인을 파괴할 수도 있기에

화를 잘 다스리는 방법은 꼭 필요하다.

특히 요즘 아이들을 보면

화를 절제하는 법을 잘 몰라

작은 일에도 쉽게 폭발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이 그림책은 친구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친구들끼리만 축구를 하자 화가 나서 씩씩대는 주인공에게

털이 북슬북슬한 '화' 가 나타나고,  주인공과 '화'는  친구들을 혼내주려고 함께 가지만

그렇게 친구들에게 가는 동안

천천히 걸으며 수를 헤아려 보자 차츰 차츰 화가 가라앉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화가 나는데 무조건 참으면 속병이 생긴다고도 한다. 울화병이라고도 하지.

화가 났을 때, 심호흡을 하거나, 주인공처럼 천천히 걸으며 수를 헤아려 보면

어느 순간 큰 파도가 출렁이던 자신의 마음이 잔잔해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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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된 게으름뱅이 비룡소 전래동화 19
김기택 글, 장경혜 그림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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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게으름뱅이가 살았다. 게으름뱅이가 하는 일이라곤 밥 먹고 똥 싸기, 방 안에서 뒹굴기, 방귀 뀌기, 코 후비기, 코 골면서 낮잠 자기 뿐이었다. 어느 정도 게으름뱅이인지 알겠지? 언젠가는 가뭄이 들어 마을 사람들이 물을 퍼나르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데도 게으름뱅이는 방 안에만 앉아 있었다. 보다 못한 아내가 잔소리를 좀 해대자 그 길로 게으름뱅이는 베 두필을 챙겨 가출을 하였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것을 모르시나 보지. 그렇게 고개를 올라가다 어떤 노인이 소머리탈을 만드는 걸 보게 된다. " 일하기 싫은 사람이 쓰면 아주 좋은 일이 생긴다" 는 노인의 말을 듣고 얼씨구나 하며 그 소머리탈을 써 본다.



그런데 소머리탈을 쓴 순간, 탈이 갑자기 얼굴에 처억 하고 달라붙더니 진짜 소가 되어 버린 것이다.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음메 음메" 소리만 날 뿐. 노인은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데리고 장터에 팔러 나간다.


어떤 농부에게 팔린 게으름뱅이 소는 죽어라 일만 하게 된다. 사람일 때와는 정반대 신세가 돼버린 것이지. 그러길래 사람일 때 덜 게으름 피우지..... 하도 일을 해서 코뚜레에서 피가 나고, 발굽에서도 피가 나고, 온 몸은 멍이 들고. 게으름뱅이는 너무 힘들던 차에 노인이 농부에게 당부 했던 말 " 이 소에게 절대 무를 먹이면 안 되오. 무를 먹으면 죽게 된다오 ." 하던 말을 기억하게 된다. 이러고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농부 몰래 무밭에 가서 무를 먹어 치운다. 게으름뱅이 소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대로 죽게 되는 걸까?


왜 소였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굉장히 중요한 일손이었다. 소만큼 쉴 새 없이 일하는 동물이 과연 있을까! 죽어서도 소는 하나도 버릴 게 없지 않는가!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동물이다. 따라서 게으름뱅이의 나쁜 버릇을 고쳐 주기에 딱 맞는 역할은 바로 소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이 하나 더 있다. 산신령 같은 모습의 노인이 책 구석구석에 숨은 그림처럼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4장면에서 노인을 한 번 찾아 보시라. 아이들은 이런 숨은 그림을 참 좋아한다. 서로 먼저 찾으려고 난리가 난다. 이런 숨은 그림은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장치라고 생각한다.

또한 노인이 내내 게으름뱅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어 게으름뱅이가 소가 되는 것이 단순히 벌이라기 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일종의 가르침임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게으름뱅이가 죽을 각오로 무를 먹어 치우는 순간, 다시 사람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따지고 보자면 새로운 자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전의 자아가 죽어야 함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새 사람이 된다는 것은 옛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물론 이것은 물리적인 죽음이 아니라 정신적인 죽음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먹는 '무'는 그 정도의 각오로 과거와 결별해야지만 완전히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단순해 보이는 옛이야기 속에서도 이렇게 하나하나 생각해 볼 거리들이 많다는 게 새롭고,주제가 확실해서 아이들에게는 인성교육 차원에서 옛이야기를 자주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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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길벗어린이 문학
우메다 슌사코 글, 우메다 요시코 그림, 송영숙 옮김 / 길벗어린이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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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들려온 학생들의 자살 소식은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 넣고 있다. 연이은 학교 폭력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 소식은 분노와 함께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왜 아무 죄책감 없이 친구를 노예 부리듯이 하며 학대하는지......연일 신문에서는 그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특집 기사를 내 놓고 있다.

 

 

오늘 신문에는 초5때 왕따를 경험하고 학교를 그만 둔 뒤 5년 동안 홈스쿨링을 한 어떤 고2학생이 이메일로 보내온 사연이 실렸다. 그 학생도 왕따를 당하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내내 가족에게도 숨기고 있다가 아버지께서 자꾸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 보시는 바람에 결국 토로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가족들은 자퇴를 결정하고, 홈스쿨링을 하고, 전학을 가고, 상담 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 나갔다. 그 과정이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그래도 다시 학교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도 관계가 좋아졌다면서 그 학생은 지금도 자신과 같이 학교 폭력을 경험하는 이들이 있다면 절대 숨기지 말고 털어 놓으라고 조언을 하였다.

 

 

더 이상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시 이 책을 읽어 보았다. 1998년에 나온 책인데 지금 우리나라 학교 폭력의 상황과 그대로 판박이 한 모습은 보는 내내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다. 일선 학교에서 교실마다 이 책을 하나씩 비치해서 학생들에게 꼭 읽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왕따를 목격하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보았던 내용을 고백하듯이 말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돈짱의 왕따는 겨우 " 재채기" 로 인해 시작되었다. 돈짱이 우연히 재채기를 할 때 야라가세 4인조가 지나가다가 그걸 봤고, 거기서부터 그들의 돈짱 괴롭히기는 시작되었다. 참 어이없지만 왕따는 그렇게 아무 것도 아닌 이유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다.

 

야라가세 패거리에게 찍힌 돈짱은 재채기를 한 그 날 이후부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한다. " 나 "를 비롯한 학급의 아이들은 그걸 모두 목격하지만 "모르는 척" 한다. 자신도도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할지 모르니깐 말이다. 야라가세 패거리들은 돈짱의 그림에다 마구 낙서를 하고, 이상한 춤을 추게 하고, 도둑질을 시키고, 심지어는 교실에서 돈짱을 엎어 놓고 바지를 벗기는 등의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벌인다. 그런 모든 것을 보면서도 " 나 "는 모르는 척한다. 학급의 누구 하나도 선생님에게, 어른들에게 알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선생님 또한 교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눈치 채지 못한다. 대구에서 벌어진 일과 똑같다. 돈짱은 그렇게 같은 반 급우들로 부터 철저하게 인권이 유린되고 있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는 동안 "나"를 비롯한 급우들은 자신들 또한 폭력의 희생자가 될까 두려워 철저히 침묵했다.

 

 

 

 

 

 

 

그러던 학예회 날, 연극을 하던 중 돈짱은 그동안 자신이 당한 그 모멸감을 그대로 갚아 주고, 학교를 나오지 않는다. 학예회 연극 때 그 엄청난 일이 벌어졌음에도 누구도 그 일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일선 학교들이 학교 폭력이 벌어져도 쉬쉬하고 덮으려고 하는 것과 똑같다. 이에 절망한 돈짱은 전학을 가 버린다. 더 이상 희망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돈짱이 전학을 간 이유를 두고 사람들이 도둑질을 한 것 때문이라고 말할 때 "나 "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낀다. 정말 이건 아니다. 그동안 인권을 유린당한 것도 억울한데 도둑이라는 누명까지 쓰다니 말도 안 된다. 하지만 "나"는 또 모르는 척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날, 모르는 척으로 일관했던 " 나" 는 드디어 의자에 올라가 더듬거리며 말을 한다. 그건 그동안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도 모르는 척 하고 있었던 "나" 자신에 대한 회개의 고백이었다.

 

 

이 이야기는 제3자의 입장에서 학교 폭력을 보고도 "모르는 척" 하는 것이야 말로 마음의 빛을 잃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묵직하게 깨닫게 해 준다. 더 이상 무슨 부연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모르는 척" 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 말로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모 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목격하면 그 자리에서 " 멈춰 "라는 말을 하는 멈춰 제도를 시행해서 큰 효과를 봤다는 기사를 읽었다. 앞에서 말한 그 고등학생도 그런 상황이 오면 용기를 가지고 " 멈춰"라고 말하도록 배웠다고 한다.  올해에는 누구든지 폭력을 목격하면 큰소리로 "멈춰" 라고 말할 수 있는 작으마한 용기를 냈으면 한다. 그 작은 용기가 나에게는 빛을 잃지 않게 해 주고, 폭력을 당한 사람에게는 살아갈 희망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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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01-11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만났던 날, 가슴이 쿵 내려 앉았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반에서 왕따를 조장하는 아이에게 이 책 읽히곤 했어요. 생각 좀 하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모르는 척'하지 말자고 자꾸 말을 해 주지요. 따님이 그렸으리라 생각되는 바탕 그림이 정말 멋지네요.

수퍼남매맘 2012-01-11 17:19   좋아요 0 | URL
3자들이 '모르는 척'하지만 않더라도 학교 폭력이 많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신학기에는 이 책을 교실에 비치해 놓아야 겠어요.

우리 딸이 그린 그림 맞아요. 고맙습니다.
 
리디아의 정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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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자주 있다. 오늘 선택한 그림책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읽고 나서는 원예에 무지한 나도 식물을 한 번 길러 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일게 만드는 그런 그림책이다. 아마 그림책의 고전이라도 불러도 될 만큼 아주 유명한 그림책인데 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그 느낌이 새롭고 전에는 눈에 들어 오지 않던 내용들이 눈에 들어 온다. 그래서 책벌레 위인들이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 보라고 하셨나 보다.

 

겉표지를 언뜻 보면 클레인 위에 올라서서 농성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자세히 보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참에서 커다란 해바라기를 들고 있는 아이가 보인다. 바로 원예를 온 세상에 퍼트리고자 하는 소망을 가진 리디아이다. 원예에 재능이 있는 리디아는  할머니와 이렇게 예쁜 꽃밭을 가꾸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오랜 실직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리디아는 당분간 외삼촌 댁에 가게 된다. 동행자도 없이 리디아 혼자 기차를 타고 낯선 곳에 가는 것이 참 마음이 짠하다. 좋은 일도 아니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가는 것이니 더 처량해 보인다. 하지마 리디아의 가방에서 떨어지는 꽃씨는 어쩐지 그 곳에서 뭔가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암시를 준다.

 

 

 

 

기차역에 도착하여 역사에 나온 리디아의 모습이 조금은 암울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리디아만 환하게, 나머지 다른 배경들을 까많게 처리하여 마치 리디아가 이 곳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역할을 감당할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해 준다.

 

 

 

 

짐 삼촌은 베이커리를 하고 있었다. 원예는 잘하지만 빵 굽는 것은 잘하지 못하는 리디아는 일도 열심히 배우는 반면 전혀 웃지 않는 삼촌을 웃게 만들기 위해 비밀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리디아의 이야기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다.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자연스레 편지글의 형식에 대해 습득하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그림도 보고, 감동적인 이야기도 읽고, 편지 형식도 알고 일석삼조네.

 

 

 

 

할머니로부터 받은 알뿌리를 시작으로 해서 삼촌의 베이커리에는 하나둘 꽃 화분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오른 쪽 위 선반에 꽃이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웃지 않는 삼촌. 그래도 조바심 내지 않고 자신의 비밀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리디아는 부모와 떨어져 지내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꿋꿋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일들을 감당해내고 있다.  정말 대견하기 그지 없다. 어른도 이 정도면 향수병에 걸릴 지경일 터인데 꽃을 좋아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그 자신이 꽃이다. " 리디아가 꽃보다 아름다워!" 이 말이 어울릴 듯하다.

 

 

 

 

도대체 리디아의 비밀 프로젝트란 무엇일까? 짜잔 개봉박두!!!

쓸모없이 버려진 곳을 이렇게 아름다운 곳으로 변화시키는 리디아의 놀라운 창의력! 짐 삼촌은 과연 웃게 될까? 리디아야 말로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불우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향긋한 존재가 된 리디아. 리디아를 보고 있노라니 나도 새봄이 오면 예쁜 꽃을 키우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생긴다. (워낙 화분을 잘 죽여서 집에 화분이 하나도 없다.)

 

before

 

 

 

 after

 

 

 이 그림책 한 권 덕분에 하루종일 코끝에서 꽃향기가 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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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5
김환영 그림, 현덕 글 / 길벗어린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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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그림책을 보게 된 결정적 계기는 길벗어린이에서 개최한 2011년 독후화 수상작 때문이었다. 금상을 수상한 어린이가 바로 이 그림책을 가지고 독후화를 그렸는데 그 어린이의 독후화가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어떤 작품이기에 4학년 어린이의 마음에 그런 감동을 주었을까 궁금해졌다. 지난 12월, 길벗어린이 <책소풍> 까페에 가서 직접 독후화를 보고 그 때 이 그림책을 사가지고 오게 되었다.

바우의 행색으로 보아 해방 전후로 보여진다. 바우는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고 집안 일을 도와 주는 틈틈이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때는 그랬었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모두다 진학을 할 수 없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바우처럼 공부를 암만 잘해도 학교를 갈 수 없었지. 지금의 어린이들이 그런 시대적 상활을 알 수 있을런지.....

경환이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방학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 왔는데 매일같이 저렇게 잠자리채를 들고 곤충채집을 한답시고 마을을 들쑤시고 다니고 있다. 요즘은 곤충채집이라는 방학 숙제를 내주지 않지만 나 어릴 적만 해도 그런 숙제가 있어서 잠자리채 들고 매미 잡으러 다녔더랬지.

마을에 있는 나비란 나비는 다 잡아 버리는 경환이가 못마땅했던 바우는 나비를 잡아 경환이를 약올리면서 날려 버린다.

이를 보고 가만히 있을 경환이가 아니지. 바우네 참외밭에 들어가 나비를 잡는다는 핑계로 참외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나비 한 마리 때문에 둘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둘의 싸움으로 끝나지 않고 결국은 경환이네 땅을 소작하고 있던 바우의 부모님까지 경환이네 집으로 불려 가서 된통 당한다.
거기서 잘잘못은 이미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지주이고, 누가 소작농인가 그 계급만 남아 있을 뿐이다.
경환이는 땅 주인의 아들이기에 잘못이 없는 것이고, 바우는 소작농의 아들이기에 무조건 가서 빌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로부터 차례대로 호된 야단을 맞은 바우.
아버지로부터는 나비를 잡아 경환이네에 갖다 주라는 말까지 듣는다.
'자존심 상하게 경환이에게 머리를 조아릴 수는 없는데..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굽신거려야 하나? 아버지는 왜 나만 야단치시는 거야?'
자기 맘도 몰라 주는 아버지가 야속하고, 밉고, 이대로 집을 뛰쳐 나가 버릴까? 별별 생각을 다하던 바우의 눈에 모밀밭에서 나비를 잡는 모습이 들어온다. 바로 바우의 아버지였다.


많은 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고나서 "부정"을 말하겠지만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세밑에 있었던 경기도지사와 소방관과의 일이 자연스레 연결되었다. 환이는 바로 경기도지사이고 바우는 소방관인 셈이지.

힘-그게 돈이던 권력이던지 간에-을 가진 자들이 힘을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휘두르는 무지막지한 횡포가 그대로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어제 김금태 님의 사회장이 치러졌다. 그분 또한 권력에 의해 칠성판에서 영과 육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을 당하신 분이셨다. 2012년인 지금도 100년 전에 바우가 겪었던 똑같은 횡포를 당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100년이나 지났고 그동안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부디 2012년에는 힘 있는 자들이 힘 없는 자들을 향하여 횡포를 휘두르지 않는 한 해가 되길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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