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김선남 글.그림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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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 그림책으로 유명한 솔거나라에서 이번에 <서울 이야기>라는 새 그림책이 나왔다. 겉표지 그림은 분명 조선의 옛지도 모습을 하고 있는데 왜 <한양 이야기>가 아니고< 서울 이야기>라고 제목을 붙였을까 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다.  작가는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서울의 역사를 옛지도와 함께 알기 쉽고, 정답게 들려 주고 있었다. 그래서 한양 이야기로 국한된 게 아니라 서울 이야기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모처럼 수퍼남매와 함께 서울의 이곳 저곳을 둘러 봤다. 가기 전에 이 그림책을 한 번 보고 갔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북촌 한옥 마을도 가 보고, 인사동도 가 보고, 도봉산도 가 봤다. 궁궐까지 가려고 하였으나 못 가 본 게 아쉽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으니 서울에 산 지 20여 년이 훌쩍 넘었는데 서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돌아다녀 보니 서울이 정말 매력이 철철 넘치는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태조 이성계가 정말 도읍 하나는 잘 정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 뉴스를 보니 추천할 만한 산책로 10군데가 쭈욱 나온다. 옛길은 옛길대로 멋스럽고, 새로 만든 길은 새로 만든 길대로 운치가 있을 듯하니 이번 가을에는 아이들과 서울 투어를 좀 더 해 봐야겠다.

 

서울은 중앙에 청계천이 흐르고 사방으로 내사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며 그 바깥을 외사산이 또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으니 어느 도읍지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한양일 때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나가면 옛 궁궐이 있어 옛 왕조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고, 조금만 나가면 또 풍경이 아름다운 산들이 떠억 하니 버티고 있어서 사시사철을 느끼게 해 준다. 한강은 어떠한가! 이렇게 큰 강이 도시의 좌우를 흐르고 있는 곳은 세계에서 아주 드물다고 한다. 한강을 독일의 라인강에 비유하곤 하는데 다녀 온 사람들이 라인강은 한강에 견줄 게 못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한강의 야경을 본 적이 있는가! 정말 뭐라고 형용하기 힘들 만큼 아름답다. 어제는 한강 공원에서 세계 불꽃 축제를 개최한 걸로 알고 있다. 불꽃이 없어도 아름다운데 거기다 불꽃까지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싶다.

 

아이들과 북촌에 가느라 택시를 타고 미아리 고개를 넘어 한성대 입구쪽으로 가는데 기사님이 이 곳에도 성곽이 있다고 하시는 거다. 기사님이 말씀하시는 곳을 쳐다 보니 정말 성곽이 있었다. 친정이나 대학로를 갈 때면 늘 통과하는 그 거리에 성곽이 남아 있었다니...... 나의 무지함에 다시 한 번 부끄러워졌다. 한편으론 그 성곽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고층 아파트에 푹 파묻혀 있는 그 성곽이 어쩐지 외로워 보였다. 사대문 안이라도 한양의 흔적들이 더 많이 남아 있고, 그 문화재들이 잘 보존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조선의 도읍지로서의 한양과 현대의 서울이 잘 조화된 모습으로 현존한다면 금상첨화였지 않았을까 싶다. 유럽에 다녀오신 분들 말씀이 유럽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곳곳에 많다고 한다. 외관이 낡아보이고 불편하더라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서울 뿐만이 아니라 도시를 개발할 때는 좀 더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 문화재들을 잘 보존한 상태에서 개발을 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더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 것은 현시대인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보존해서 후세에게 물려줘야 할 게 아닌가! 몇 년 전, 숭례문이 어이 없이 불에 타서 허물어질 때 그걸 보는 국민들 가슴이 얼마나 미어졌던가! 지금도 복원 공사를 하고 있는 그 곳을 지나갈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고풍스런 지도로 서울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600년을 살펴 보니 서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심혈을 기울여서 그렸을 옛지도가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이 가을과 참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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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발명가 앤드루의 모험 비룡소의 그림동화 85
도리스 번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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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초록색 표지가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1965년에 미국에서 발간되어 반세기 동안 사랑받고 있는 그림책이라고 하는데 책장을 넘겨 보니 펜으로만 그린 흑백 그림이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만화풍 같은 그림에 세밀한 펜선이 충분히 오랜 기간 사랑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형제 다섯 중에 가운데에 끼인 앤드루는 누나는 누나들끼리, 동생은 동생들끼리 어울리고, 자신은 혼자지만 전혀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다. 왜냐하면 앤드루는 요리조리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발명가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앤드루의 발명품 때문에 심사가 뒤틀리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앤드루의 발명품은 연일 이어진다. 하지만 결국 가족들의 푸대접에 앤드루는 장비들을 자루에 담아 모험을 나선다. 한 마디로 가출이지.

 

 

마땅한 곳에 자신만의 연구소를 차린 앤드루에게 뜻하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앨리스라는 이쁜 여자 아이였다. 앨리스 또한 앤드루처럼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여 모험을 떠나 온 것이었다. 앤드루는 앨리스가 원하는 집을 뚝딱뚝딱 만들어 준다. 가족과는 달리 앨리스는 앤드루가 지어 준 집에 아주 만족해 한다. 그렇게 하나 둘 앤드루와 같이 가족들에게 이해 받지 못한 아이들이 앤드루의 숲에 모여 들기 시작한다.

앤드루는 자신을 찾아온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집들을 맞춤으로 지어준다. 그렇게 하여 아홉 채의 집들이 완성되었다. 가족에게 온갖 잔소리로 시달렸을 아이들에게 이 곳이야말로 천국이었을 것 같다.

 

 

한편 앤드루를 비롯한 아이들의 집에서는 아이들이 사라져서 발칵 뒤집히고, 앤드루의 행방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개가 그들이 사라진 장소로 가족들을 안내해 준다.

 

우리 집도 앤드루 비슷한 아이가 있어서 집안을 온통 들쑤시고 있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그게 참기 힘든 일이긴 하다. 그래도 수퍼남매는 앤드루에 비하면 참 양호한 편이다. 그림으로 보면 앤드루의 발명품이 장난이 아니다. 아이들 중에는 앤드루처럼 독특하고, 유달리 창의적이서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그런 아이들조차도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고 감싸 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하는 것 같다. 내가 겪어 본 아이들도 창의적인 아이들은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창의성도 좋고, 정리도 잘하길 부모는 바라지만 그게 양립하기가 힘든 듯하다. 그렇다고 창의성을 포기하라고 하면 부모는 허락할까? 아닐 것이다. 그렇담 부모나 다른 가족들이 기다려 주고, 이해해 주는 게 가족의 화목을 이루는 길이 아닐까 싶다.

 

앤드루의 발명품의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초반 앤드루의 발명품은 오로지 자신을 위한 것들인 반면에 숲에서 친구들을 위해 만들어 주는 집이나, 가정으로 돌아온 후 만들어 내는 발명품은 상대방을 위한 발명품이란 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족이 앤드루의 모험으로 인하여 앤드루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면 앤드루 또한 모험을 통하여 많이 성장하였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되었다.

 

오랜만에 흑백으로만 된 그림책을 보니 참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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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탕 선녀님 그림책이 참 좋아 7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12년 8월
구판절판


때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작가 백희나 작가의 신작을 만나 보았다. 제목은 <장수탕 선녀님> 얼마전 인기리에 끝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그 장수 단팥빵이 연상되면서 더 정겨운 제목이 되어버렸다.

언제나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 역쉬~" 하는 감탄사를 절로 나게 만드는 작가님은 이번에도 나의 기대감보다 더 풍성한 감동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번 이야기는 오래되고 낡은 구닥다리 목욕탕인 바로 장수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이다. 이제는 멋진 대중탕들이 많기에 이런 굴뚝에서 연기 나는 오래된 대중목욕탕은 보기 힘들다. 그런데 지난 여름 방학 때 시댁(울산)에 내려갔다가 이런 굴뚝을 보고 엣날 생각이 났었더랬다. 남편 말이 자기 어릴 때부터 있던 목욕탕이라는 거였다. 주변 건물들은 모두 현대식으로 옷을 갈아 입었는데 유독 그 굴뚝만이 높이 솟아 올라 동네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지금 우리 동네에서는 이런 목욕탕 굴뚝을 볼 수가 없는데 서울에도 이런 굴뚝이 남아 있긴 할 거다.

굴뚝 뿐이 아니라 <목욕합니다>라는 팻말도 참 오랜만이다. 사우나 내지 찜질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런 추억을 자극하는 것들이 오히려 더 반갑게 느껴진다.

하여튼 나같은 아줌마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 그림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 엄마 어릴 때는 말이야~ " 하면 함께 이야기 나눌 수도 있는 훌륭한 문화그림책이기도 하다.

덕지의 엄마는 스파랜드 놔두고 항상 이 오래된 장수탕에 덕지를 데리고 온다. 그건 아마 값이 싸서가 아닐까 싶다. 이 가격표와 창구도 정겹다. 덕지도 다른 친구들처럼 호화 대중탕에 가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엄마를 따라 장수탕에 오면 좋은 점 하나는 때를 잘 밀면 요구르트를 먹을 수 있다는 것. 덕지의 꿈도 참 소박하다. 요구르트 하나에 행복할 수 있는 그 때가 정말 좋은 게지.

그렇게 홀가분하게 옷을 다 벗고 냉탕부터 들어간 덕지는 냉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이것저것 다 해 본다. 그런데 저기 뒤에서 누군가가......

헤어스타일은 선녀 스타일인데 영 얼굴이 폭삭 늙으셨네! 이 분이 바로 장수탕 선녀님이시다. 이 부분을 읽어 주자 우리 반 어떤 아이 왈 " 이상해 " 그래 선녀님 치고는 좀 많이 노안이시구나!

그림을 보면서 정말 리얼함을 느꼈던 게 바로 이 사진이다. 덕지의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있는 이 락카번호.남자들은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락카번호로 이런 데 써먹기도 하거든. 이런 섬세함에서 푸하하 웃음이 나왔다.

하여튼 알몸으로 통성명을 나눈 덕지와 선녀님은 목욕탕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친해진다. 이런 놀이 어릴 때 참 많이 했는데.....

난 혹시 이 장면을 보여줄 때 아이들이 " 꺅" 거릴까 봐 주춤했는데 아무 소리 없이 지나갔다. 목욕탕에서 발가벗는 것은 당연한 거니까. 울 아들은 이 장면 보더니 " 할머니 뱃살이 많다" 이러는 거다. 내 예상과는 달리 수퍼남매도 울반 아그들도 알몸이라는 것에 별 반응 없이 자연스레 넘어갔다.

장수탕 선녀님을 만나 신 나게 논 덕지는 목욕을 한바탕 하고 난 사람들이 먹는 것을 궁금해 하는 선녀님에게 그걸 주기 위해 스스로 엄마의 마루타를 자처하고 나선다. 엄마가 때를 잘 밀어야 사준다는 그걸 얻기 위해 덕지는 뜨거운 온탕에 들어가 때를 불리는 것도 참아 내고, 그것보다 더 아픈 엄마의 때밀이 수건도 참아 낸다. 덕지의 때가 밀려 덕지 등에 덕지덕지 붙은 장면을 보더니 아이들의 " 우웩" 한다. 진짜 실감 난다. 여기선 그건 무엇일까? (힌트 겉표지에서 선녀님이 먹고 있는 것)

선녀님께 그걸 주기 위해 살신성인하는 덕지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자기도 먹고 싶었을 텐데..... 그걸 양보하는 덕지의 그 마음. 결국 그 마음 때문에 선녀님이 깊은 밤 다시 덕지를 찾아오신 것이지.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게 해 준 아주 좋은 그림책이었다.
다음 작품은 언제 나올까?

부록으로 함께 온 브로마이드와 주머니 책 만들기 구성도 아주 좋았다. 어제 딸과 함께 오리고, 정렬해서 실과 바늘을 이용하여 주머니 책을 만들어 아들에게 선물했다. 말 그대로 주머니 안에 쏙 들어가는 예쁘고 앙증 맞은 주머니 책이었다. 이 책 보고나니 나도 수퍼남매 데리고 한 번 대중목욕탕 가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난 안경 벗으면 아무 것도 안 보여 답답해서 싫은데.....그래도 이런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있으니 한 번 가봐야지. 그리고 무엇보다 장수탕 선녀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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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09-1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동하는 걸요. 뱃살의 사실감이 끝내주는데요. ㅋㅋ~

수퍼남매맘 2012-09-17 15:40   좋아요 0 | URL
언제나 기대감을 120% 충족시켜주는 멋진 백희나 작가입니다.
 
연오랑과 세오녀 비룡소 전래동화 22
김향이 지음, 박철민 그림 / 비룡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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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의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이야기 가 <내 이름은 나답게>의 작가 김향이 작가의 글과 더불어 멋진 그림책으로 나왔다.

그림작가는 수채물감에다 먹는 카라멜을 섞어 표현을 하였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싶다. 물감에다 계란을 섞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카랴멜을 섞다니... 그래서 벌이 꼬이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작가 후기가 써져 있다. 어떤 부분이 카라멜로 그려진 부분일까 자세히 들여다 보지만 원화를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나중에 직접 실험을 해 봐야지.

때는 바야흐로 신라 시대. 낚시를 하고 있는 이 멋진 남자가 바로 연오랑이다. 세오녀에게 고기를 한 바구니 가득 잡아 오겠다고 약속하고 나왔건만 멸치 한 마리 안 잡힌다.

베틀에 앉아 있는 예쁜 여자가 바로 세오녀다. 세오녀는 간밤에 꾼 태몽 같은 꿈 때문에 연오랑이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림책은 이렇게 연오랑과 세오녀의 일상을 교대로 배치하여 이 금슬 좋은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흥민진진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아 낙담하던 연오랑은 갑자기 바위 자체가 움직여 둥둥 떠내려 가는 것을 알게 된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가?
" 가네 가네 나는 가네
당신을 두고 나는 가네
원수 같은 바람에 부부 이별 웬 말인가
갈매기야 널랑은 부디 날아가서
이내 몸 떠나가도 마음만은 두고 간다 전해 주오. " (본문 내용)

연오랑은 바위에 올라탄 채 동쪽 섬나라에 도착하게 되고,그 곳 주민들은 연오랑을 왕으로 세운다. 연오랑이 도착한 섬은 지금으로 말하면 일본이 되겠다.


연오랑이 도착한 섬이 일본이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 속에는 신라가 일본에게 전해진 문화가 숨겨져 있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동쪽 섬나라에 도착하여 베 짜는 법과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었단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곳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본국 신라로 넘어가 연오랑과 세오녀가 사라진 직후 신라의 해와 달의 정기가 그들을 따라가 신라는 깜깜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리하여 아달라왕은 사신을 보내 연오랑과 세오녀를 다시 데려오라고 하지만 연오랑과 세오녀는 사신을 따라가는 대신 세오녀가 만든 황금 비단을 보내고 그 비단으로 정성껏 제를 지내자 다시 신라 땅에 해와 달이 나오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에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있는 역사 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그림책으로 재탄생하니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도 <연오랑과 세오녀>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그림책으로 다시 만나니 이야기가 쏙쏙 잘 들어온다.

더불어 중간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가 님을 향해 부르는 노래 또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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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2-09-0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곱네요.
 
달토끼의 선물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2
문승연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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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달에는 옥토끼가 살아서, 방아를 찧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었다. 어쩌다 달을 바라보면 정말 토끼가 방아 찧는 모습이 아스라히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면 얼마나 신기하던지.....옥토끼는 방아 찧은 걸로 도대체 뭘 했을까? 이 그림책은 그것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방아 찧은 것으로 떡을 만든 달토끼는 그 떡을 쥐에게 선물하고, 떡을 선물로 받은 쥐는 " 선물이란 참 좋은 거로구나!" 하며 자신이 받은 떡과 자신이 가장 아끼는 나팔을 뱀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다시 뱀은 떡, 나팔과 함께 자신이 가장 아끼는 꽃을 예쁜 화분에 담아 다른 이에게 선물하는 식으로 선물을 받은 동물들은 그 선물에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더해 다른 동물에게 선물을 한다. 선물 릴레이는 돌아돌아 결국 원조인 달토끼에게 오고, 달토끼는 자신이 받은 선물을 다 모아 선물 잔치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간략한 내용이지만 얼마 전 읽은 <의자놀이>와 비교해 보니 정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의자놀이에서는 자기가 먼저 의자를 차지하기 위해 동료나 친구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밀쳐 내고 나부터 앉고 보자였는데 이 책에 나온 동물 친구들은 자신이 받은 선물에다 또 자신이 가장 아끼는 선물을 얹어 다른 동물에게 선물을 하고 있다. 그렇게 선물이 돌고 돌아 달토끼에게 오자 달토끼는 그걸 가지고 선물을 잔치를 여니 모든 동물들이 먹고 마시기에 충분하였다. 달토끼로부터 떡을 선물 받았던 쥐가 자기 혼자 배부르게 떡을 먹었다면 다른 동물 친구들은 떡맛은 보지도 못했겠지만 쥐가 이 떡을 다른 친구들에게 선물하자 다른 동물들도 선물하는 기쁨을 알게 되고, 이 선물 릴레이는 모든 이들을 육체도 배부르게 만들고, 마음도 배부르게 만든다.

 

   이 지구의 어느 한 쪽에서는 음식이 남아 돌아 버리고, 다른 한 쪽에서 음식이 모자라 굶어 죽고 있다. 남는 쪽에서 모자란 쪽에 음식을 보내면 그 누구도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는데 이 간단한 원리를 실천하지 못 해 한쪽은 음식 쓰레기 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다른 한 쪽에선 하루에도 몇 천명이 굶어 죽고 있다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며칠 전에 봤던 <아랑사또전>에서도 최대감인지 뭔지 하는 대감이 백성들에게 곡물을 거둬들인게 차고 넘쳐 썩고 있어서 그 부하가 백성들에게 인심이나 쓰자며 그 썩은 곡식을 내주는데고 대감이란 작자는 그것마저 아까워 하는 장면이 있었다. 결국은 썩어서 버리게 될 것을 그렇게 악다구질을 하면서 백성에게 착취하는 그 욕심하며 굶어 죽기 직전의 백성들에게 썩은 것을 내주면서도 아까워 하는 그 철면피에 절로 욕이 나왔다. 이럴 때 하는 말이 하나 있다. " 예끼! 동물만도 못한 놈!" 

 

   동물들은 자기 배가 부르면 더이상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인간만이 배가 충분히 부르고도 남의 것을 탐하는 것 같다. 내가 먹을 만큼만 먹고 남는 것들은 다른 이에게 나눠 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한 쪽에서는 음식이 남아서 썩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음식이 모자라 굶어 죽는 일이 줄어들지 않겠나!  11세기도 아니고, 21세기에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 죽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실에서 급식을 많이 남기는 아이들에게 " 지금도 먹을 것이 없어서 하루에도 5천명이 굶어 죽고 있어요. 그러니 여러분은 먹을 게 풍부하단 것을 감사하고, 남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해요." 하자 어떤 아이가

 " 그럼 남은 음식 그 아이들에게 보내면 되잖아요." 한다.

 " 지금 남긴 음식을 어떻게 보내요? 가다가 다 썩지요" 하자

 " 그럼 쌀을 보내면 되잖아요' 한다.

 " 진짜 그러네."

 어린이들의 계산법처럼  자기 나라에 남는 쌀을 모자라는 나라에 보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것을 왜 어른들은 이렇게 절차도 복잡하고, 실천력도 못 미치는지 모르겠다. 

 

  달토끼가 쥐에게 전해 준 선물로 인하여 동물 친구들은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되고, 선물이란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를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로 연 선물 잔치는 모든 동물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였다. 어린이들이 이런 그림책을 통하여 어려서부터 <함께 살기>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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