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때가 맞질 않았다.

중학생이 된 딸에게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대화를 나누려면 나도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재밌었다"는 아주 간단한 감상평을 해 준 딸의 느낌을 믿어 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름이 같은 여학생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한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그것을 뛰어 넘어 더 깊은 이야기를 해 주는 소설이었다.

유치원 시절 성폭행을 당한 두 아이가 어떻게 그 상처를 치유해 가는지 보여주는 성장 소설이었다.

겉표지에 보이는 두 나무를 자세히 보면

왼쪽 나무는 좀더 크다. 이게 바로 큰유진을 상징하는 것이고,

오른쪽 나무는 좀더 작다. 이게 바로 작은유진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똑같이 유치원에서 몹쓸 짓을 당하였지만

중2가 되어 같은 반이 된 두 유진이의 삶은 너무 달랐다.

생김새, 성격, 성적, 사건에 대한 기억마저도 달랐다.

큰 유진이는 그 사건을 다 기억하고, 작은유진을 금세 알아보지만

작은 유진이는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할 뿐더러 큰유진이도 알아보지 못한다.

도대체 작은 유진이에게 무슨 일이 그동안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의 모티프가 된 유치원 아이들 성폭행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뉴스를 보면서 정말 분개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행 사건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통계 결과 어린이 성폭행 가해자는 주변 인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니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이 책에서도 두 유진이를 성폭행한 가해자는 유치원 원장이었다.

그 끔찍한 일을 당한 아이들은 그 아픈 상처를 어떻게 치유했을까!

분명 자신들의 잘못이 아닌데......

아이들과 가족들이 그 깊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내었을지

작가는 큰유진과 작은유진 두 가정의 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 주며 사랑해 사랑해 계속 말해 주었던 큰유진네 가정과

그 사건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모조리 없애버려 억지로 봉쇄해 버린 작은유진네 가정을 보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무릎이 까이면 물로 씻고, 상처 소독을 한 후 상처를 내보이는 게 밴드로 봉인하는 것보다 상처가 더 빨리 아문다고 한다.

억지로 봉인시켜 버린 작은유진의 상처는 큰유진을 만나고나서야 더 크게 솟아 오르고 급기야 곪아 터진다.

 

작가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을 위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더불어 그들이 어떤 일이 있어도 " 자기 자신을 사랑할 것"을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처까지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상처를 인정하려면 무조건 봉인하는 게 아니라 그 상처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따듯한 눈길로 바라봐주고 기다려 주는 가족이 있다면 상처를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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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 - 도시 여자의 촌집 개조 프로젝트
오미숙 지음 / 포북(for book)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2천만원으로 시골집 한 채를 샀습니다.>라는 제목은 2억으로 집 한 채 못 사는 지금의 실정에 비춰 보면 꿈 같은 이야기로 들렸다. 2천만원으로 전세도 못 구하는 현실과 너무 동 떨어진 이야기 아니야 하는 저항감과 아직 이천만원으로 집 한 채 살 수 있는 지역도 있구나 희망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일단 꾹 참고 책을 끝까지 읽어봤다. 공사비 부분을 읽을 때는 어쩐지 속은 느낌도 살짝 들었다. 이유인즉 낡은 농가는 이천 오백만원에 구입하였지만 공사비는 두 배가 넘는 오천만원이 넘어갔다. 결국 공사비까지 합치면 7천만원이 넘는 거였다. 거기다 작가님은 원래부터 인테리어를 하던 분이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시골집을 사서 고쳐 사용하는 내용이었더라면 더 공감이 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헌 집 사서 고쳐서 사용하는 것은 아무나 할 노릇이 못 된다는 것이다. 인테리어를 하던 분도 이렇게 힘이 많이 드는데 초보자들이 함부로 덤벼들 일은 아닌 듯하다. 작가님은 일단 인테리어를 좋아하고, 음식도 잘 만들고, 바느질을 잘하는 분이다. 반면 나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고, 음식 만들기도 잘 못하고, 바느질도 못 하는 성격이라서 이런 일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공사 과정을 살펴보니 큰 골격만 놔두고 대부분은 다 뜯어고치는건데  정말 만만히 볼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인부들 밥을 직접 해서 대접하셨다니... 아무나 할 일이 아니지. 책을 보는 내내 "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일은 도저히 못 해" 라는 생각만 절실히 들었다. 후배 한 명이 요즘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데 인테리어 업체를 끼고 해도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그 말 듣고나서 리모델링도 아무나 할 일이 아니네!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아무리 업체에 맡기더라도 신경 써야 할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런데 이렇게 전체를 뜯어 고치는 공사는 말할 것도 없겠지.그런 면에서 인테리어를 잘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이 미션은 가능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점점 드니 마당 딸린 집이 그립긴 하다. 30대만 해도 " 절대 시골 가서 안 살 거야. 난 도시가 체질이야"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변했다. 전에는 아파트 1층은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요즘은 1층에 자꾸 눈길이 가는 게 조금이라도 흙을 밟고 싶고, 가까이서 나무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책을 한창 보던 시기에 우리 반 책벌레가 부모님의 용단에 의해 양평으로 전학을 가는 일이 있었다. 나도 수퍼남매가 조금 더 어렸을 때 남편과 시골로 가서 한 번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어릴 때 만이라도 자연을 벗 삼아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게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실행에 옮기질 못했었다. 그런데 책벌레 가족은 마음먹은 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부러움과 그런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존경심이 생겼다. 우리도 아이들이 좀 더 어렸을 때 시골에 가서 살았어야 하는데 큰 아이가 중학교 가려 하니 집에 대한 선택의 폭이 더 좁아진다. 물론 지금이라도 시골에서 꼭 살아야 돼 하는 강한 욕구가 용솟음 치면 모든 것 떠나서 당장 짐을 싸겠지만 아직 그만큼의 마음이 동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렇게 도시의 아파트에서 살 것 같다. 그래도 동서남북 돌려가며 성냥갑처럼 따닥따닥 붙게 새로 지은 고층아파트보다 나무도 많고 동간 거리가 먼 낡은 주공 아파트가 마음에 드는 것은 나의 마음 저 밑바닥에 흙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는 나도 작가님처럼 마당이 있고 작은 텃밭이 있으며 흙을 밟을 수 있는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은 존재한다. 실행할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서도.

 

   작가는 어느 정도 아이들이 자란 상태에서 서천에 집을 지은 셈인데-오도이촌(닷새는 도싱서 이틀은 시골에서 사는 삶)의 생활은 작은 아이 교육 때문에- 요즘 30-40대 부부들도 시골로 내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누구나 다 도시와 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집도 주인을 닮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님의 집을 살펴보니 작가님이 어떤 사람인지 그 향기가 풍겨난다. 나라면 낡은 농가를 그렇게 많은 돈 들여 고치지 않았을 텐데... 작가님은 소박한 농가를 사들이고, 그걸 고치고, 텃밭에서 자라난 푸성귀들로 사람들을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옛날 우리 어머니들의 성품을 닮은 듯하다. 놀랐던 것은 작가님이 쓰는 커텐 대용의 보자기랄지 방석이 친정어머니가 시집 올 때 해왔다던 것들과 똑같아서 이 분은 원래 옛것을 좋아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다못해 오래된 문고리들도 버리지 않고 주어 담아 다시 예쁘게 재사용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작가의 서천 집에는 작가의 향기가 묻어 난다. 옛것을 좋아하고, 바느질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꽃을 좋아하는 작가의 성품을 그대로 닮은 듯하다.

 

   지난 여름에 독서교육 연수 때 강사로 오신 농부 시인 서정홍 시인이 들려주신 실화 하나가 떠오른다. 그 분이 사는 지리산 골짜기에 어느 날, 두 아가씨가 찾아왔단다. 둘다 교사 출신이었는데 경쟁만 시키고 서열화 시키는 교육 제도와  고된 학습에 지쳐서 학교 수업 시간에 잠만 자는 아이들을 보고, 정작 본인들은 무엇 하나 해줄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살고자 사직을 했단다. 두 아가씨는 그 길로 지리산 골짜기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고 한 명은 거기서 만난 농촌 총각과 결혼하여 아이 낳고 잘 살고 있다고 하였다. 부부의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고 자연과 부모님을 스승으로 삼아 공부를 하고 있단다.  그 이야길 듣고 마음이 먹먹했었다. 교육자의 양심과 고뇌가 느껴졌다. 한창 의욕적으로 공부해야 할 아이들이 과잉된 공부에 지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바라봐야만 하는 교사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게다가 학교는 서열을 강조하고, 정작 자신은 그 지친 아이들에게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었던 절망감이 얼마나 컸을까! 오죽 하면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교직을 버리면서까지 시골로 들어갔을까 싶었다. 많지는 않지만 젊은 세대 중에도 이렇게 시골로 들어가 사람 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시골에 가면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너무 바빠 지나쳤던 것들이 시골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가서 자연이 보이고 이웃이 보인다고 한다. 

 

   앞뒤가 트인 시골집의 정겨운 모습을 보니, 어릴 적 살던 고향집이 떠오른다. 도시였지만 아파트는 아니었기에 옥상도 있고, 오고가는 사람들이 죄다 보이며, "@@야, 놀자" 하는 친구들 목소리, 실컷 놀다보면 해 질 무렵 엄마가 " @@야, 밥 먹어라!" 하던 정겨운 소리가 들렸는데.....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매일  " 주민 여러분! 층간 소음으로 여러 가지 민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 방송만 들린다. 도시의 아파트에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이 참 많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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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12-22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에 나오기를 칠천만 원 안 팎이지만,
책에 적지 않은 다른 돈이 참 많이 들었겠지요.

그리고, 시골에서 이천만 원짜리 집이란
대단히 비싼 집이랍니다.
이천만 원쯤 되려면
도시와 많이 가깝거나,
마당과 텃밭이 아주 넓겠지요.

아무튼, 얼마를 들이는 일은 대수롭지 않아요.
즐겁게 잘 살기만 하면 되어요.

수퍼남매맘 2013-12-23 07:35   좋아요 0 | URL
시골에서 이천만 원은 비싼 집이군요.
한 평에 이천만 원 넘는 집도 있고....

사진 올리신 것 보면 함께살기 님 집도 참 정겨워요.
특히 파란 색 대문이 인상적이에요.

꿀꿀페파 2013-12-2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갑니다!

수퍼남매맘 2013-12-23 18:25   좋아요 0 | URL
항상 수고가 많으세요. *^^*

2013-12-25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5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티키 티키 템보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21
아를린 모젤 글, 블레어 렌트 그림, 임 나탈리야 옮김 / 꿈터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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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즐겨 보던 코메디 프로그램에서

어떤 사람이 헐레벌떡 뛰어와

"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하며 엄청 긴~ 이름을 말하던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이와 비슷한 긴~ 이름에 얽힌 재미난 중국의 전래 동화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다.

한 번 절판되었다가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재발간된 책이니만큼 더 정이 간다.

책을 읽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이 긴 이름을 따라 외어 보게 된다.

내 암기력이 아직 쓸만한가 테스트 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내용도 재밌지만 그림도 독특하고 멋지다.

 

옛날 중국에는

큰 아들에게 긴 이름을 지어주는 게 유행이었다고 한다.

왜 긴 이름을 지어주었냐 하면

큰 아들이니만큼 귀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었단다.

한 편 둘째 아들은 이름을 짧게 짓거나 아예 짓지도 않았다고 한다.

중국도 우리 나라만큼 장남과 차남에 대한 차별이 심했나보다.

이름 짓기부터 이렇게 차별을 하다니 말이다.

 

시골에 두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살고 있는데

둘째 아들의 이름은 보잘 것 없다는 뜻의 " 챙 "이고

첫째 아들의 이름은 " 가장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뜻의

" 티키 티키 템보- 노사 렘보-차리 바리 루치- 피 페리 펨보" 이다. (외어서 씀)

이름 한 번 부르려면 참 힘들겠구만 이렇게 긴 이름을 지어 불렀단다.

 

장난꾸러기 두 아들은 한 번씩 우물에 빠지게 된다.

작은 아들 챙은 이름이 짧아 우물에 빠졌어도  속전속결로 구조를 받았지만

큰 아들은 이름이 너무 길어서 긴 이름을 매번 부르다가 구조가 늦어져

보름달이 몇 번 뜨고 지고 나서야 겨우 기력을 회복했다는 재미난 이야기이다.

한 마디로 이름을 길게 지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나는 큰 아들 이름을 한 삼일 동안 외었는데(머리가 녹슬어서인지 잘 안 외어졌다)

수퍼남매와 울 반 아이들은 보는 즉시 외우더라.

역시 어릴수록 암기력이 좋다.

오늘도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데 이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큰 아들 이름이 나올 때마다 아이들더러 말하라고 했는데

(가수가 마이크를 객석에 넘겨 주듯이)

아이들은 잘도 외운다.

아이들이 이름을 말하면 나는 조사를 붙여 읽어줬다.

" 티키 티키 템보 노 사 렘보 차리 바리 루치 피 페리 펨보" 가 우물에 빠졌다고요.~~

아이들과 나의 호흡은 척척 맞았다.

귀하고 소중하다고 이름을 너무 길게 짓다보면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해 주는 재미난 전래동화였다.

 

이름은 "나" 이기도 하다.

이름 때문에 울고 웃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우리 조상들은 귀할수록 이름을 험하게(?) 지었다고 하던데...(개똥이, 소똥이, 쇠돌이 이렇게 말이다.)

일제 시대의 영향으로 ~자로 지어진 이름도 많고 말이다.

이름은 뭐니뭐니 해도 부르기 편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이름이 최고인 듯하다.

한 번 이름 짓고 나면 대부분 평생을 사용해야 하므로 한 번 지을 때 심사숙고해야 함이 맞다.

요즘은 그래도 이름 바꾸기가 간소화되었지만

예전에는 자신의 이름이 맘에 들지 않아도 절차가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평생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작명소에 어마어마한 돈을 주는 이유도

이름이 곧 그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사는 사람도 있고

이름값 못하는 이들도 간혹 본다.

너무 뜻이 좋은 이름을 지어주면

이름과 자신의 삶의 격차가 났을 때

본인한테 부담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온 형도 그 이름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아무튼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아이들은 정말 즐거워하며 그 긴 이름을 노래 부르듯이 따라 하며

스스로 외었다는 것에 대단한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와 선생님은 3일 만에 외었는데

자기들은 몇 분 안에 외었으니 얼마나 자부심이 생길까!

 

내가 "김 수한무 두루미와 거북이~"를 아직도 기억하듯이

수퍼남매와 우리 반 아이들도 이 이름을 나이 들어서도 기억할 거라 믿는다.

" 티키 티키 템보- 노사 렘보-차리 바리 루치- 피 페리 펨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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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을 테면 잡아 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75
원유순 지음, 윤봉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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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각의 동물 입장에서 본 이야기가 그물처럼 얽혀있는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블랙탄" 이야기가 가장 감동적이었다. 마음속에서 뭔가 점점 차오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블랙탄은 사냥개이다. 오래전 블랙탄에게는 주인 밑에서 함께 일하던 흰눈이라는 동료 개가 있었다. 블랙탄은 사냥 하는 것을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흰눈이는 사냥이라는 단어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흰눈이는 주인의 말에 반항할 때가 많아 자주 맞았다. 어느 날 주인이 둘을 마음껏 뛰어 놀라면서 내보냈다. 흰눈이는 사냥개인 자신의 모습이 싫어 그날 이후로 모습을 감춘다.

 

얼마 뒤 외출한 블랙탄은 숲 여기저기를 쏘다니다 비쩍 여윈 흰눈이를 만난다. 흰눈이에게 "매일 밤 저 아래 닭장 있는 집에서 닭을 훔쳐 먹었는데 이제 철조망 때문에 못 들어가게 됐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어“ 하는 총성이 울리고 이내 흰눈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총을 쏜 사람은 그의 주인과 닭장 주인이었다. 주인이 블랙탄, 수고했어.” 라고 말하자 블랙탄은 비로소 자신이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그날 이후로 블랙탄은 말을 잃게 되고 점점 사나워진다는 내용이었다.

 

사냥을 하기 싫어하는 흰눈이는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좋아하고, 전쟁을 싫어하는 인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사냥을 좋아하는 블랙탄은 주어진 조건대로 사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사냥개로 지내기 싫었던 흰눈이는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 정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 사람답게 살고자 노력하고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변해 주고 있다. 하지만 흰눈이가 가고자 하는 그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냥개로 살기 싫은 흰눈이가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자신의 길을 간 결과는 결국 죽음이었다. 우리네 인간 세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생명을 존중하고, 양심을 지키고, 정의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은 사회에서 내쳐지고 핍박을 받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흰눈이처럼 힘든 길을 가고자 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에 사회는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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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파리와 깔따구 큰곰자리 7
폴 하워드 글.그림, 전은지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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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들은 언제 봐도 재밌다. 어릴 적 TV를 통해 슈퍼맨을 자주 봤었다. 슈퍼맨이 악당을 물리칠 때마다 저절로 박수를 치곤 했었다. 반면 악당들이 슈퍼맨을 괴롭힐 때면 마치 내가 아픔을 당하는 것처럼 아팠다. 슈퍼맨 이후로 여러 슈퍼 히어로들이 등장하는데 캐릭터가 바뀌긴 하였지만 여전히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는 재밌다. 이 책은 인간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벌레시에 사는 슈퍼 파리와 깔따구의 이야기이이다. 그들 또한 벌레 시민을 괴롭히는 악당들을 응징하는 슈퍼 히어로들이기에 이 책 또한 흥미롭게 잘 봤다. 어쩌면 사람이 아니라 벌레들이 등장하기에 어린이들은 더 좋아할 지도 모르겠다.

 

   드라마든 영화든 책이든 악당이 등장해야 내용이 재밌어진다. 이 책에도 천하 제일의 악당이 등장하는데 바로 민달팽이와 쥐며느리이다. (어릴 때 쥐며느리 갖고 자주 놀았었는데... 요즘 애들은 쥐며느리를 잘 모를 거다.)그런데 이들은 슈퍼 파리와 깔따구를 너무 싫어한다. 사사건건 어떻게 하여 둘을 골탕 먹일까 연구하는 게 하루의 일과이다. 마침내 그들은 예쁜 여기자를 인질로 삼아 벌레시의 영웅들을 골탕 먹일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운다. 한편 파리와 깔따구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을 현재 벌레시의 영웅 자리에 있게 한 메뚜기 사부님은 환영을 통하여 영웅에게 닥쳐올 위험을 미리 경고해 주는데 과연 영웅들은 그 위험을 모면할 수 있을까?

 

   나처럼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내용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단번에 책을 읽어내려갈 것이다. 또한 평소에 책과 친하게 지내지 않던 어린이들이라면 이 책이 책의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좋은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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