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 루이 브라유 이야기, 어린이문학상 수상작 3
러셀 프리드먼 지음, 케이트 키슬러 그림, 김은정 옮김 / 큰북작은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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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점자를 발명한 루이 브라유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다.

루이 브라유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해서 조금 관심이 생기자 그가 바로 점자를 발명한 사람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열심히 봤던 조인성,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여자 주인공 오영이 시각장애우로 나온다.

그 드라마에서 오 영을 사랑하게 된 오 수가

오 영에게 점자로 된 편지를 쓰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점자가 그렇게 어려운게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시각장애우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쉽게 배워서 읽고 쓸 수 있는

점자를 발명한 사람이 루이 브라유다.

시각장애우에게 점자의 발명이 어떤 의미인지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잘 몰랐었다.

이 책을 덮고 나서야 루이 브라유의 점자야 말로

깜깜한 방에서만 갇혀 지내던 시각장애우들을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하는 첫 걸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이 브라유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우가 아니다.

어릴 때 마굿간에서 날카로운 송곳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송곳으로 눈을 찌르는 엄청난 사고가 일어난다.

그 당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여 반대쪽 눈 까지 염증이 생겨 두 눈 다 시력을 잃게 된다.

네 살 때의 일이다.

그 후로 루이 브라유은 암흑 속에서 살게 된다.

환한 햇살을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린 소년은 맹아 학교에 보내지고,

그 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과 생활하게 된다.

거기서 우연히 돋음 문자라는 것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이 지금의 점자를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된다.

돋음 문자가 가지고 있던 단점을 보완하여

쉽고 간편한 점자를 발명하기까지 루이는 잠시도 자신의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한순간의 장난으로 시력을 잃어버리고, 깜깜한 세상에 갇혀지내던 연악한 아이가

모든 시각장애우들에게 광명한 세상을 안겨주기까지의  과정이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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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 푸른숲 새싹 도서관 3
잭 갠토스 지음, 니콜 루벨 그림, 박수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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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 벌써 제목에서부터 위로를 주는 것같다.

자녀에게

" 얘야, 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 라고 매번 용기와 위로를 주는 부모이고 싶다.

 

빨간 고양이 랠프가 열심히 역기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겉표지에 보인다.

왜 역기를 들어올리느냐고?

바로 고양이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 연습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상대가 랠프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고양이계의 엄친아라고 할 수 있는 퍼시.

퍼시는 랠프가 고양이 대회에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랠프를 찾아와 온갖 빈정대는 말을 쏟아 놓고 간다.

그도 그럴 것이 랠프는 외모도 별로지 잘하는 것도 없다.

그래도 그렇지. 지가 잘났으면 잘났지 왜 남의 심기를 건드린담?

 

랠프는 퍼시의 잘난 척 하는 그 모습에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고양이 대회 준비를 하지만

막상 고양이 대회에 나가서는 종목마다 퍼시에게 지고 만다.

퍼시의 콧대를 납작하게 꺾고 고양이 대회에서 일 등을 하겠다는 랠프의 의욕은 점점 사그라들고...

풀이 팍 죽어 있을 때 랠프의 친구 사라가 다가와 이 말을 한다.

" 괜찮아, 진짜 네 모습을 보여 주면 돼"

' 그래, 나 답게 행동하는 게 제일 멋진 거야'

이어서 마지막 종목으로 자신의 재주와 특기를 선보이게 되는데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을 보여 주기로 결심한 랠프는 심사위원들과 관객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줄까?

 

말썽꾸러기였던 랠프가 퍼시처럼 되기 위해 고양이 대회에 나가지만

결국 가장 나 답게 행동하는 게 가장 멋진 일이고,

일등이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유쾌한 동화책이었다.

 

우리 나라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들의 개성과 재능을 모두 무시하고

모두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기를 강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랠프보고 퍼시가 되라고 하는 것은

랠프를 위한 게 결코 아니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모두 똑같은 방향으로 가도록 강요하는 그 자체가

아이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의 재능에 맞게

내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꿈을 꾸게 도와주고,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게 바로 부모의 역할인 듯하다.

또한

아이가 힘들고 지치고 쓰러질 때마다

" 괜찮아. 너 답게 행동하는 게 제일 멋진 거야. 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라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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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2 - 다시 뭉친 공동묘지 삼총사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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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무지 재미있게 읽어서 2편이 내 손안에 들어온 순간, 후다닥 읽어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리뷰가 늦어진 이유는.....건망증 때문에 잊어버리고 있었다. 흑흑흑

 

1편에서 부루퉁 작가, 유령 올드미스, 열한 살 드리미 호프는 새로운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막이 내렸다. 하지만 이 단란한 가정을 호시탐탐 노리는 인물이 2편에 등장한다. 셋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셋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고, 심지어 올드미스의 무덤까지 파헤치려는 극악무도한 사람이다. 바로 우리 아동 및 청소년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 운동 본부(이하 아동청소안보호국)의 본부장 막무가내 테이터 씨다. 2편은 바로 이 막무가내 테이터씨의 공격에 대한 셋의 반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셋을 각각 요양소와 보호소에 보내고 , 올드미스의 무덤을 파헤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또한 드리미의 친부모까지 이용하여 그들의 행복을 무참히 짓밟으려고 하고, 심지어 어린이들의 동심인 할러윈 데이 까지 근절시키려고 한다. 그의 이름처럼 모든 일에 막무가내이다. 막무가내가 벌이려는 일들이 과연 우리 아동 및 청소년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하기 위한 일들인지 묻고 싶어질 만큼 그는 철저히 실적을 위한 일들만 한다. 겉으로는 할러윈 데이 같은  것이 아동 및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면서 할러윈 데이를 폐지시키려고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다른 게 있었던 게 아닐까!

 

마찬가지로 드리미를 보호시설에 보내는 것만이 드리미를 위한 유일무이한 방법이라고 설파하지만 드리미는 누구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할까? 드리미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할까? 막무가내씨와 드리미의 친 부모들은 그것을 드리미에게 물어보지도, 알려고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드리미의 친부모는 드리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 반면, 얼떨결(?)에 가족이 된 부루퉁 씨와 올드미스 씨는 드리미 자체를 인정하고, 사랑한다.

 

드리미의 입장에서 볼 때 누가 과연 부모다운 부모이고, 가족다운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 1,2편을 다 읽어보니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다른 시대에 살고, 유령과 사람이라는 존재도 다른 데다, 피도 섞이지 않았고, 성격도 전혀 다른 세 사람이 가족이 되는 과정과 서로 힘을 모아 막무가내 씨와 친부모에게 반격을 가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부루룽 씨, 올드미스, 드리미의 관계성 속에서 셋 다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2편의 절대악(?) 막무가내 씨를 보면서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짜 무슨 의미인지 되짚어 보게 되었다. 어른이랍시고 이것이야말로 아이를 위하는 일이라고 하는 일 중에서 진정 어린이를 위한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 반문하게 된다. 야뉴슈 코르착의 <아이들>에서처럼 현재, 어린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이 누구와 함께 일때,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한 번이라도 깊게 생각해 본다면 김팍새니 부부나 막무가내 씨와 같은 일들을 벌이지 못할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영혼을 초월하여 새로이 다져진 이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하얗게 쌓인 눈만큼 축하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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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번지 유령 저택 1 - 옥탑방에 유령이 산다! 456 Book 클럽
케이트 클리스 지음, M. 사라 클리스 그림,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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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매번 좋아하는 이야기는 뭐가 있을까요? 가만 살펴 보면  똥, 귀신, 방귀 등등은 매번 이야기나 영화의 소재로 나와도 나올 때마다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하는 소재인 듯 해요. 이번에 시공사에서 아주 재미있는 유령 이야기가 나왔어요. 유령 이야기하면 으시시 무서워야 한다고 소개를 해야 하는데 재밌다고 소개하는 걸로 봐서 벌써부터 시시하다고요? 유령 이야기가 반드시 무서워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저처럼 무서운 걸 싫어하는 사람도 일단 겁 먹지 말고, 책장을 한 번 넘겨 봐요. 그럼 금방 이 책이 전혀 무섭지 않으며 아주 재밌고, 그러면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될 거예요. 유령 이야기라서 아주 으시시한 걸 기대한 친구들은 " 으~ 하나도 안 무서워! "살짝 실망할 지도 모르지만 책을 몇 장 넘겨보면 금방 재미를 느끼게 될 거예요.

 

등장 인물의 이름부터가 벌써 내 맘을 확 끌어당겨요. <부루퉁> 작가님에 <다파라 세일>부동산업자, <드리미 호프>어린이, <올드미스>유령, <김팍새니>부부 등등 그 사람의 성격에 맞는 이름들이 나올 때마다 볼 가득 웃음이 번지곤 한답니다. 옮긴이 후기를 보니 영어 이름을 이렇게 맛깔나게 옮기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하네요. 고생하신 보람이 있으세요. 이름들을 보면서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거든됴. 그 이름들을 하나하나 따라하다 보면 내 성격에는 어떤 이름을 지어 볼까? 우리 가족들에게는 어떤 이름이 딱 어울릴까 하며 나도 모르게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답니다.

 등장인물 소개- 이름이 기막혀요.

 

이 이야기는 이름 그대로 항상 부루퉁한 추리소설가 부루퉁씨가 유령이야기 13번째를 집필하기 위해서 빅토리아 시대-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시대로 1837년~1901년을 일컬음- 건물인  43번지 저택에 오게 되고 그 곳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으면서 비로소 진정한 작가로 성장(?)하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책을 읽어 보면 이게 왜 동거하는 꼬마 드리미 호프가 아닌 부루퉁씨의 성장 소설인지 금세 깨닫게 된답니다.

 

빅토리아 시대 저택의 구조

 

 

조용하게 집필을 하고자 했던 작가님은 자신이 부모에게 버려진 꼬마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 분노하죠.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의사소통을 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편지예요. 나중에는 유령도 이 편지놀이를 하게 된답니다. 이 책은 서로 주고받는 편지로 이뤄져 있어요. 그래서 책을 보다보면 나도 막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등장인물에 따라 글씨체도 가지가지라서 참 흥미롭답니다. 요즘은 이렇게 편지 쓸 일이 드물잖아요. 대부분 문자를 하거나 메일로 보내지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본 것은 까마득하네요. 이 책은 그런 편지에 대한 추억도 떠돌리게 해 준답니다.

 

 

 

 

 

 

 

 

 

 

 

 

 

 

 

 

 

 

 

 

부루퉁의 편지

 

 

 

 

 

 

 

 

 

 

 

 

 

 

 

 

 

 

 

 

 

드리미와 올드미스의 편지

 

끝으로 책에서 흥미로왔던 것은 중간중간에 신문이 나오는데 이게 또 읽을거리를 줘요. 요즘 들어 신문 보는 일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인터넷이 대신하고 있죠-그런 것까지 작가님이 다 계산해 넣으셨는지 이 책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향수와 필요성 내지 고마움을 느끼게 해 주네요. 빅토리아 시대 건물, 편지, 신문 그리고 작가의 초심 말이에요. 계속해서 시리즈로 출간되어 나온다니 어느덧 유령을 사랑하게 된 부루퉁 씨의 뒷이야기가 정말 궁금해요.

 

겁나라 빨리 신문

 

 

 

 

그 동안 "작가의 벽"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던 부루틍씨를 작가의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든 이 유령의 저택 43번지에 놀러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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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짱 시공 청소년 문학 31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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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아이의 사회성>이란 책에서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거짓말을 한 것부터 꾸중을 할 게 아니라 거짓말을 하게 된 원인부터 알아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을 읽은 적이 있다. 거짓말은 무조건 안 된다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말하지만 살다 보면 선의의 거짓말도 하게 되고, 이런저런 이유들로 피치 못하게 하게 되는 거짓말들이 있다.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아이들의 거짓말을 발견했을 때 물론 부모가 화가 나고, 어이가 없고, 실망스럽기도 하겠지만 일단 분을 잠재우고 아이가 거짓말을 하게 된 원인을 묻고 아이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거나 심한 거짓말을 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논점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이빛나는 그야말로 구라짱이다. 문화예술고등학고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있는 빛나는 백지 강사가 매 시간 내 주는 백지는 물론이고, 백일장 대회 나가서도 구라를 친다. 심지어 친구의 글까지 훔쳐서 백일장에 제출한다. 이런 사실만 보면 빛나라는 아이가 진짜 정직이라고는 요만큼도 찾아 볼 수없는 정말 양심 부재의 인간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알고 보면 빛나가 그렇게 된 데는 아픈 사연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구라로 사유서를 쓰고, 거짓으로 문학을 하고, 친구의 것을 훔쳐서 대회에 출품한 그 모든 행위가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참작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서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아 본 경험이 전무한 빛나는 아빠와 새 엄마에 의해 중1때부터 기숙학교에 보내지고, 그 후론 놀토나 방학 때도 혼자 기숙사에 남아지낸다. 그렇게 혼자 지내면서 한 줄 두 줄 끄적거리던 자신만의 공상이, 이제는 마치 현실인 것처럼 포장되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구라인지 모호해 진지 오래. 아니 지금의 빛나는 지탱하고 있는 것은 구라일 뿐이다. 빛나는 오늘도 놀토인데 혼자 기숙사에 남아 있다. 놀토에 기숙사에 남아 있으려면 사유서를 매번 써야 하는데 물론 그것도 구라로 쓴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눈덩이처럼 커져 버린 거짓말에 이제 빛나는 양심을 선언할 여지도 없어 보인다.

 

전에 내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도 유독 거짓말을 잘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다. 심지어 도벽도 있어서 반 친구들의 물건을 가져다가 쓱쓱 지운 후 자신의 이름을 네임펜을 써 놓기도 하였다. 금방 들통이 나곤 하였지만 말이다. 그 아이를 보면서 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지- 그것도 1학년이라 금방 들통 나는 거짓말인데 -이해가 안 갔었다. 그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지 좀 더 심층적으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그 아이도 빛나처럼 가정 환경이 좋지 않았다. 장애인 어머니에, 언니들이 여러 명, 경제 형편도 어렵고, 본인은 학습 부진아에다 뚱뚱한 몸매, 그 아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들을 볼 때 그 아이가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을까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왜 거짓말을 하니? 라고 다그치기 전에 그 아이를  따뜻하게 한 번 안아줄 걸 하는 후회감이 든다. 다음에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아이를 보게 되면 부르르 할 게 아니라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거짓말을 하게 된 이유를 찬찬히 물어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이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거짓말을 하는 것일 테니까.

 

빛나가 왜 하나부터 열까지 구라를 칠 수 밖에 없는지 빛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결국 가족 사랑의 부재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것, 엄마가 자신이 아닌 쌍둥이 미나의 손을 잡고 간 것, 아빠의 재혼, 중1때 기숙학교로 보내진 것, 오랜 만에 집에 갔을 때 자신의 자리가 없어진 것, 그 후 다시는 집을 찾아 가지 않고 놀토에 혼자 기숙사에 남이 있는 것. 빛나는 그런 일련의 일들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백지에 쓰기 시작하였고, 그것들이 백일장에 나가 수상을 하면서 더 이상 진실을 말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을 안다. 그런데 이야기는 흥미롭게도 빛나가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쓴 이야기에서 표절을 했다는 의혹을 받게 되고, 빛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자신이 진실을 쓴 이야기가 진실이란 것을 밝히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구라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는 찰나,빛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빛나라는 아이를 통하여 인간이 하는 거짓말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빛나가 쓰는 글을 통하여 진정한 문학이란 무엇인지 또한 되돌아 보게 한다. 빛나와 정반대에 서 있는 한빛이라는 인물의 말은 그런 의미에거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  문학은 우선 진실해야 합니다. 진실된 글,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삶의 변화를 가져다 주는 그런 글을 쓰러 이곳에 왔습니다. " (본문 72쪽)

 

끝으로 내가 가르친 그 아이와 빛나의 거짓말도 결국은 " 나를 사랑해 주세요" 라는 또다른 절박한 외침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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