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으로 향하는 첫 문장

 

 

 

1

 

슬럼프가 길다.

 

못 쓰는 나 자신이 야금야금 싫어진다. 싫은 놈이 쓰면 잘 쓴 것도 미운 법인데 못 쓰니 더 못 봐주겠다. 못 봐줄 내가 진짜 못 봐주게 못쓰니 싫어진다. 이렇게 싫은 놈이 계속 쓰니 미움만 점점 더 커져 가고…….

 

 

 

2

 

뭐라도 끄적거리지 않는 시간이 사흘이면 불안해지고 칠 일이면 불행해지는 삶을 시작한 지도 벌써 15년이 넘었다. 15. 큰 뜻이 있고 운 좋게 열정도 있었다면 지금쯤 뭐라도 됐을 만한 시간. 거기다 기적적으로 재능까지 있었다면 나는 지금의 나와 닮은 데 하나 없는 훌륭한 사람이 되었겠지. 기적도 없고 운도 없고 뜻도 없는 내게 남은 거라고는 습관, 쿠세, , 뭐 이런 이름으로 조리돌림 당하는 일종의 망한 개성뿐이다.

 

돌이키기엔 이미 늦었어요. 차라리 정자로 되돌아가는 게 빠르지.

 

 

 

3

 

쓰는 일에는 의미가 있다.

 

작가를 권하는 댓글이 가끔 달리지만 격하게 한번 좋아하고는 만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네 말대로 작가도 아니고 아닐 사람이 작품도 아니고 아닐 글이나 쓰는 건데 뭘 거창하게 슬럼프씩이나 오고 가고 그러느냐는 이야기도 듣지만, 오히려 바로 그 이유로, 이 쓰기가 작품이 아닐 거고 이 쓰기로는 작가가 아닐 거라서 지금 이러는 거라고 대답한다. 여기 내가 쓰기로 지은 이 좁고 누추한 집이 바로 내가 쓰기로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이기 때문에 나는 여기에 어떤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글이 비록 남루하더라도 끝내 비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책도 없고 작가도 아니지만 나는 이미 쓰는 사람이고, 그건 내가 정했으므로 다른 이의 첨언이 필요하지 않다. 책이 나오고 작가가 되어도 나는 여전히 쓰는 사람일 거고, 내 안쪽에서 변하는 건 없을 것이다. 남들이 내 글을 사랑하면 기쁘겠지만 그 기쁨은 내가 내 글을 사랑하는 기쁨 위에 지어지는 건축물이다. 내 글을 향한 남들의 사랑이 에펠탑이라면, 내 사랑은 파리다.

 

 

 

4

 

그렇다면 훔쳐야 할 것은 문장이 아니라 형식이다.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나오는 것이 문장이라면, 한 명의 천재가 태어나 한 세대 동안 딱 한 개를 만들어 영원한 이름을 박아넣는 것이 형식이다. 형식은 장르와 같은 말이 아니고, 장르의 경계와 형식의 경계는 닮았다가 달랐다가 한다. SNS식 글쓰기는 장르가 아니라 형식이다. 사람들은 그 형식으로 시를 쓰기도 하고 에세이를 쓰기도 한다. 벤야민이 아케이드 프로젝트에다 해 놓은 것은 장르의 정립이 아니라 형식의 발명이다. 글을 배우는 사람은 그 형식을 훔쳐서 소설을 쓸 수도 있고 논문을 쓸 수도 있다. 산해경의 형식을 빌려 이제껏 한 번도 세상에 등장한 적이 없는 동물을 만들어내는 일은 그저 헛소리를 창조하는 일인가? 아니다. 모든 생명에는(상상 속의 생명일지라도) 반드시 서사가 깃들고, 그래서 그 생명에 대한 이야기는 서사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장르로 펼쳐질 수 있다. 어떤 그림이나 사진을 오래 들여다보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 물건들을 하나로 꿰어 하나의 단절된 컷, 혹은 씬을 써낸다면, 나는 소설을 쓴 것일 수도 있고 일기를 쓴 것일 수도 있다. 심지어 그림을 다시 그린 것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문장에서 시작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내 안에서 나오는 건 그 문장이다. 읽기는 먹기이고 쓰기는 요리일까? 틀렸다. 읽기도 먹기고 쓰기도 먹기다. 내가 먹는 문장을 내가 썼나 남이 썼나의 차이일 뿐이다. 이게 다다. 결국 읽고 쓰기의 권태를 벗는 방법은 읽는 것, 쓰는 것, 먹고 또 먹고 끊임없이 먹는 것. 끝없는 되새김의 회로를 돌리기 위해 딱 하나의 첫 문장을 백지 위에 부려놓는 것. 이게 전부다. 다른 길은 없다. 나도 안다. 이미 안다. 벌써 알았다.

 

 

 

누구에게나 글쓰기는 고독한 일이다. 그 누구도 나의 글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그러니까 종착지는 어디이며 어디쯤에서 끝맺어야 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못한다. 결론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오롯이 작가의 몫이며, 글에 불어넣는 정신 역시 작가의 고유한 영혼에서 비롯한다. 그런 의미에서 솔닛의 말처럼, 작가로서의 축복이란 '끈기'일는지 모른다. 홀로 하는 항해의 끝을 향해 끈질기게 견디고 묵묵히 버티며 작업을 이어가는 힘이 결국 글을 완성하는 법이니까. 얼기설기 씨줄 날줄로 엮어놓은 논리를 계속해서 촘촘히 메우고, 여기저기 구멍 난 감성의 빈 공간을 채워 매끈한 옷을 지어내는 것은 꾸준하게 그 일에 매달리는 의지로부터 시작된다.

_ 이고은, 여성의 글쓰기 

 

밤은 아주 고요했다. 작은 탁자 위의 석유등과 구석에 놓여 있는 경태람 화병만이, 유카타를 입고 머리르 기른 이 청년의 치열한 분투를 똑똑히 지켜보았다. 주위는 모두 잠들었고, 깨어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자신과 책뿐이었다. 그리고 질주하는 정신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가 몇 시에 잠드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다음날 아침에 주인 할멈이 석유등을 내가고 화로를 청소하기 위해 들어오면, 마치 말벌집처럼 담배꽁초가 화로 속에 수북이 꽂혀 있는 게 보였다.

_ 린시엔즈, 인간 루쉰

 

거대한 사상은 이미 내게는 골칫거리다 장식된 책들을 솔직히 다 불사르고 싶다 다 타고 남은 수북한 재를 모아두었다가 심심할 때 물에 타 마시고 싶다 방이 아닌 큰독 안에 들어가 웅크린 채 잠들고 싶은 밤이다 나에게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어 그 사람과 둘이 독 안에 들어가 웅크려 자는 것도 좋을 듯싶다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지만 백 살도 넘게 살아버린 느낌은 뭘까

_ 김충규, 내일이 오지 말기를, 중얼거리는 밤이다부분

 

 

 

 

--- 읽은 ---



125.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 신혜정 옮김 / 북노마드 / 2018

 

나는 이 사람을 잘 모르지만, 일본 젊은이들의 워너비라고 하는 듯. 뭔가 폼나게 일하면서도 자기 생활의 향취를 놓치지 않는 멋진 인간 포지션인가 본데.

 

1부는 일과 생활에 관한 깨달음을 에피소드식으로 풀어놨고 2부는 싸돌아다니던 젊은 시절 있었던 풋풋한 연애 사건 몇 개가 실려 있다. syo가 백수라 그런가 1부는 심드렁했는데 그 심드렁 덕분인가 2부는 쏠쏠했다. 일본 연애소설의 짧은 한 바닥 같은 문체가 나의 심장을 간지럽힌다. 역시 syo의 본령은 거기, 일본연애소설. , 조금은 유치한 마음일지라도, 이렇게 가볍게 팔랑거리는 것도 좋잖아, 봄에는.


두 시간쯤 전차에서 흔들리고 있자니 어느 사이에 승객이 우리 둘밖에 없었다. 앞으로 두 정거장이면 종점인 곳이었다. 전차에 타고 있는 동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여느 때처럼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아아, 재밌었어. 슬슬 돌아갈까?"

  전차가 종점에 도착하자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그녀의 눈을 보니 실컷 울고 나서 후련해진 듯한 눈빛이었다. "." 나는 말했다. 바깥 공기가 차가워서 얼굴이 굳어졌다. 무심히 서로 얼굴을 마주 보다가 나와 그녀의 눈이 한순간이지만 딱 맞아 두근두근했다.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유대 같은 것을 느꼈다. 영화에서라면 이럴 때 틀림없이 서로 껴안거나 하겠지 싶어 조금 쑥스러웠다.

  우리는 반대편 플랫폼에 서 있던 전차에 올라타 출발을 기다렸다. 자리에 앉자 ", 추워 추워, 손 좀 빌려줘"라며 그녀는 내 한쪽 손을 끌어당겨 자기 코트 속에 넣었다.

  "사람 손은 역시 따뜻하네."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가만히 눈을 감자 조용히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흔들리면서 도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_ 마쓰우라 야타로,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126. 춘분 지나고까지

나쓰메 소세키 지음 /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

 

- 일독(??????)

- 재독(210410)

 

그러니까 뭐랄까, 포의 뒤팽 시리즈 비슷한 정탐소설을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초반에는 어떻게 해나갔지만 결국에는 소세키 소설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거장이여, 당신은 뭘 어떻게 해도 결국 당신입니다. 그건 참 축복 같은 저주이면서 저주 같은 축복이네요.

 

이 작가가 참 심리 묘사를 잘한다- 는 평을 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그렇게 평가한 것이 단순히 등장인물의 심리와 동일한 심리를 내가 가져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와, 이 감정 나도 알아, 하는 약간의 흥분을 동반한 동질감 때문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사실 작가가 심리 묘사를 잘해서 내 마음에 딱 들어맞는 그림을 그려놓았다기보다, 동질감을 찾고 싶은 나, (좋은)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멋진 나를 원하는 나, 위로나 용기가 절실히 필요한 주저앉은 나, 이런 나들이 묘사 이해를 잘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까 작가가 잘한 것도 있지만 실은 독자가 잘했다는 것이다.

 

심리 묘사를 잘하는 작가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감정의 흐름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심리 묘사를 겁나 대박 잘하는 작가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감정의 흐름에 대해서조차 와, 얘는 뭐 이렇게까지 한다고? 역시 인간의 심리란 그 입장 바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오묘한 것이란 말이지- 하며 심리에 모자란 자신을 탓하게 만든다. , 우리의 소선생님은 심리 묘사 대가의 좌표축에서 어디쯤 이름을 올리고 계실까?

 

저는 삐뚤어진 걸까요? 분명히 삐뚤어졌겠지요. 외삼촌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외삼촌한테서 그런 주의를 받지 않아도 잘 알고 있어요. 저는 그냥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은 거예요. 아니, 어머니도, 다구치 이모도, 외삼촌도 다들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오직 저만 모르는 거죠. 오직 저한테만 알려주지 않아요. 저는 세상 사람들 중에서 외삼촌을 가장 신용하고 있으니까 물었던 거예요. 외삼촌은 그걸 잔혹하게 거절한 거고요. 저는 앞으로 평생의 적으로 외삼촌을 저주하겠어요.

_ 나쓰메 소세키, 춘분 지나고까지

 

 

 


127. 한나 아렌트

알로이스 프란츠 지음 / 김경연 옴김 / 이화북스 / 2019

 

전기문학에 있어서 문장 스타일은 그 책이 지향하는 서술 방식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다. 사건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데 주력하는 전기의 경우 문장이 다소 건조하다. 그게 유리하다. 사건의 전개 과정을 단문으로 딱딱 끊어치는 게 좋다. 작가의 사견이 적게 들어가므로 더욱 그렇다. 반면, 그 인물을 독해하는 작가 자신의 견해가 포함되어 있는 평전의 경우, 문장 역시 그에 따라간다.

 

이 책은 단문의 장점을 보여주는 쪽이다. , , , .

 

현상하는 것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한나 아렌트에게는 실제의 삶 뒤에 본래적인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젠가 메리 매카시는 자신이 쓰는 소설의 인물들이 결국은 그녀 자신이 체험하고 교육받은 것에 한정되며, ‘인간은 자신의 삶이라는 끔찍한 통찰에 이르게 된다고 한탄한다. 한나는 그녀의 말에 분명하게 동의한다. 그녀는 메리에게 답장을 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라고 난 늘 믿어 왔어.”

_ 알로이스 프란츠, 한나 아렌트

 

 

--- 읽는 ---

혐오의 시대, 철학의 응답 / 유민석 지음

길 위의 철학자 / 에릭 호퍼

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박훈

안나 카레니나 1 / 레프 톨스토이

글쓰기가 만만해지는 하루 10분 메모 글쓰기 / 이윤영

에세이 만드는 법 / 이연실

주말 / 베른하르트 슐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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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11 2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syo님이 꼭 책을 내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syo님은 이미 작가셔서 책을 출판만 하면 되실 거 같은데요~

syo 2021-04-12 01:22   좋아요 2 | URL
툐툐님, 식목의 달에 걸맞지 않은 말씀을 하시면 어떡해요 ㅎㅎㅎㅎ
나무가 듣고 있습니다.....

독서괭 2021-04-11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응? 1,2에서 슬럼프라고 잉잉 하시고서는 3,4에서 이런 글을 써 놓으시면... 난 슬럼프라도 이정도는 쓰는 사람이야, 뭐 그런거죠? 내 사랑은 파리다! 완전 멋짐...!

syo 2021-04-12 01:24   좋아요 4 | URL
😉 그게 또 그렇게 되나요? ㅎㅎㅎㅎㅎㅎ
보이기를 그렇게 보이다니, 불행 중 다행일까요. 쓸 때는 뭐랄까요, 더 이상 못 들겠는 역기를 딱 한 번만 더 들어보자는 식으로 이를 갈며 아득빠득 썼습니다만....

반유행열반인 2021-04-12 0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너무 안 하고 막 싸지르며 디지털 생태계 오염만 시키는 구나 하고 반성하게 하는 글이네요... 나는 왜 쓰는가 읽고도 왜 쓰는지 고민 안 해본 1인..

syo 2021-04-12 09:52   좋아요 2 | URL
안 해도 잘 쓰면 되는 거 아닐까요?
이쪽은 안 하면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 자꾸 하는 거지 ㅎㅎㅎ

수연 2021-04-12 08: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푸쉬업 100개 하면 슬럼프 사라진대요~

syo 2021-04-12 09:52   좋아요 1 | URL
그거 사람마다 다른가 봐 ㅋㅋㅋㅋ
아니면 과목마다 다르든가요 ㅎㅎ

2021-04-12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2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2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4-12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히야. 슬럼프에 이 정도 글이면 슬럼프 아닐 땐 대하소설을 쓰시겠소^^ syo 사전에 슬럼프 따윈 없소가 맞는 제목 같소^^ 난 또 시집만 눈에. <백 살도 넘게 살아버린 느낌은 뭘까>에서 흡. 해버렸음. 알라딘 친구들은 syo를 격하게 응원한다네. 나는 먹고 또 먹는 syo 등이나 토닥이겠음. 잘한다!!!^^

syo 2021-04-12 09:53   좋아요 2 | URL
잘한다 잘한다 잘하~안다
해주시네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잘 해야 될 텐데요...

새파랑 2021-04-12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도가 슬럼프라면 평소에는 어떠실지~ 놀랍네요. 에펠탑과 파리 문장은 완전 감탄 ㅋ

syo 2021-04-12 13:18   좋아요 1 | URL
평소에도 똥입니다....
단지 그 똥이 잘 나오느냐 힘겹게 나오느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scott 2021-04-12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판 두들기는데 에너지가 많이 소비됨, 파리, 에펠탑 보다 더 중요한건 배불리 먹는것 !! 소요님 벌써 슬럼프 극복^@@^

syo 2021-04-12 13:19   좋아요 2 | URL
아직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극복에 취약한 인간이라서 ㅠㅠ
 

 

마니아의 마니아로부터 당신에게

 

 

 

1

 

그게 189월이었으니, 벌써 2년 반. 옛말에 따르자면 강산이 1/4쯤 바뀔만한 시간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 2년 반이면 14번쯤 바뀌는 카멜레온 강산.

 

그렇다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은 그야말로 옛말인가? 글쎄, 한번 미분하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강산의 변화 속도는 예전과 달라져서 이제 10년을 논할 수 없지만, 등가속도 운동이라면 저 말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심지어 강산이 변하는 속도마저 변한다.”로 성글게 고쳐쓸 수 있다는 말이다. 인문학적으로 변주해보자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심지어 강산이 변한다는 말조차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당신은 결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기원전 6세기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처럼 말할 수 있겠다.

 

뭔 말이고 왜 이러냐고요? 공대생이 자기 딴에는 재밌다고 생각해서 시전한 개그의 성공률은 1/4쯤 되거나 그에 약간 못 미친다는 거지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syo한번 미분’ 쓰면서 소소하게 터졌다. 공대생들이여, 알잖아요. 미분 이야기 나오면 일단 한 번 웃는 거. 그거 규약이잖아요. 암페어의 오른나사 법칙처럼.

 

 

 

2

 

이야기가 샜다. 다시,

 

그게 189월이었으니, 벌써 2년 반. 절정을 찍었던 백수생활의 리듬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고 또 할 수 있었던 당시의 syo는 북플의 마니아 시스템에 집착하게 되었는데, syo에게 그것은 뿌리뽑힌 존재로 떠돌아다니던 긴긴 세월 부드럽지만 확실하게 소진되어버린 자존감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였다. 그런 개인적인 필요성에다가 쓸데없어 보이는 일에 천착하는 것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는 도착적 공대생의 종특이 발휘되었고, 심지어 마니아에 관해 알라딘에 물었다가 내부적인 로직에 따라 작동합니다하는 겉핥기 대답만 들었기 때문에 촉발된 분노까지 더해졌던 것이다. , 로직 있겠죠. 그러니까 그거 물어본 건데. “로직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시든가요.

 

그렇다면 내가 판다. 진행시켜.

 

 

 

3

 

이래서 며칠간 실험을 거쳐서 마니아 로직에 대해 이런저런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서재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 알라딘에 syo처럼 자존감 낮은 인간은 별로 없었고, 허허- 그런 게 있었군요, 그런 건 그저 숫자일 뿐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닌데 허허허, 왜 사람들은 그런 허울에 집착하는 걸까요 하는 지당하고 건강한 반응을 보이셨다. 그러나 자존감 오래 낮은 인간은 겁나 꼬여 있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여기가 분노 포인트라고 생각조차 못한 대목에서 경기하듯 열등감을 폭발시키며 빡치곤 하거든.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고생했는데 어쩐지 섭섭한 반응에 삐뚤어진 syo가 내부적으로 생각하기를, 와선비시네요, 그허울에대해분석까지한놈글에그런댓글을다는건싸우자는뜻인가요, 그렇게내실을따지셔서syo보다더읽으시긴하시나요, 하며 고슴도치가 되기도 했었다. 이게 다 추억이네. 그 이후로 강산은 1/4쯤 변했고, 왜곡된 열등감과 자기비하적 마인드는 여전히 1년에 두어 번씩 폭발하여 불필요한 사건사고를 일으키지만, 강산이 변하는 속도가 변했듯 사건사고의 빈도도 조금씩 줄고 있다. 여러분, syo는 이렇게 천천히 천천히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4

 

요즘은 뭐 딱히 쓸 것도 없고 해서, 그때 발견한 북플의 마니아 로직이나 재탕하려고 한다. 그 사이 로직에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있었더라도 아마 소소한 수준이 아닐까. 틀린 부분이 있다면 독자 제현의 날카로운 질정과 고언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ㅋ 저 말 언제 한 번 해보고 싶었어.

 

 

마니아 로직의 정체

 

 

쓰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누구보다 훌륭한 도스토옙스키 독자일 수 있습니다. 30년째 매년 쿤데라를 읽어온 애독자일 수 있고, 김연수 작가의 모든 행사에 참가하며 작가님이 직접 하사하신 연필 한 자루를 가보로 삼는 찐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실에 스스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전부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을 북플은 모릅니다. 작가로부터 연필이 아니라 땅문서를 받았더래도, 북플은 관심이 없습니다. 당신이 어떤 작품과 작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당신에게 있는데, 혹시 그 자부심이 북플이라는 작은 SNS에도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이나마 있다면, 페이퍼나 리뷰를 쓰셔야 합니다. 북플은 당신의 글에 점수를 매깁니다. ‘읽고 싶어요읽었어요에는 점수가 붙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00자평은 제가 실험해보지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점수가 붙겠지요? 밑줄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페이퍼와 리뷰입니다.

 

 

 

좋아요가 필요합니다

 

이 동네 여러분들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독자이고(그래서 여기 있지요),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인간의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글꾼입니다. syo는 알라딘을 열심히 싸돌아다니면서 숨어있는 글쟁이들을 발견하는 취미가 있는데, 이 동네는 진짜 글 잘 쓰고 똑똑하고 많이 읽고 많이 아는 사람들이 진짜 파도파도 나옵니다. syo는 그냥 나부랭이죠. 운 좋은 나부랭이. 타인이 읽고 말고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사유를 정리하고 개진해나가는 멋진 글쟁이들, 진짜 존경합니다. 당신이 진짜 마니아죠. 그렇지만 진짜 마니아가 북플의 마니아는 아닙니다. syo가 글로 똥을 싸고 40개의 좋아요를 받는 동안, 당신의 조용히 빛나는 글이 5개의 좋아요를 획득한다면, 북플은 syo를 당신보다 8배 정도 마니아스럽다고 인정합니다.

 

북플 마니아에는 4개의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a. 작품 마니아

b. 작가 마니아

c. 장르 마니아

d. 시리즈 마니아

 

페이퍼에 책을 첨부하시면 2, 리뷰를 쓰시면 7(5점이었던가? 하여간)이 기본적으로 부여됩니다. 기본점수가 그렇고, 그 글에 붙은 좋아요 숫자만큼의 추가점수가 획득됩니다. 4개의 카테고리 각각에 다 점수가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1) 

당신은 어제 저녁 쓴 페이퍼에 나쓰메 소세키 소설전집으로 현암사에서 출간된 <도련님>을 첨부했습니다. 그리고 그 페이퍼에 밤새 20개의 좋아요와 10개의 댓글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마니아 점수는 이렇게 변합니다.

 

a. 작품 <도련님>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페이퍼 기본 2+ 좋아요 20)

b. 작가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c. 장르 일본소설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d. 시리즈 나쓰메 소세키 소설전집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우리에겐 댓글이 훨씬 더 소중하지만 북플은 그런 거 안쳐줍니다. 1000만 댓글의 위업을 달성해 국민 페이퍼에 등극했어도 좋아요가 10개라면 당신은 12점입니다.

 


마니아 목록 등재 기준

 

우선, 마니아 점수는 당신이 글을 쓰거나 좋아요를 받는 매순간 갱신되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번 몰아서 갱신됩니다. 제가 알기로는 새벽과 아침 사이의 어느 시점입니다.

 

둘째, 각 카테고리 별 마니아칭호를 획득하기 위한 최저점수는 이렇습니다.


a. 작품 : 20

b. 작가 : 40

c. 장르 : 100

d. 시리즈 : 40

 

이 점수에 도달하기 전까지 북플은 조용히 당신의 점수를 가지고만 있습니다. 페이퍼에 <도련님>을 첨부했으나 획득한 좋아요가 10개라면, 총점은 12점이 되겠지요? 그 점수는 20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만 보관될 뿐이고, 당신은 아직 <도련님> 마니아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합니다. 좋아요가 더 붙거나 다른 페이퍼/리뷰를 통해 추가 점수를 획득하여 총점 20점에 도달하는 순간, 당신은 <도련님>의 마니아에 표시되는 식입니다.

 

셋째, 작품 마니아가 되기 위해서는 별 4개 이상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페이퍼에서 <도련님>에 별 3개를 매겨도, 점수 자체는 추가됩니다. 하지만 마니아 목록에 이름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가끔 어떤 작품의 마니아 목록을 보면, 1번째 마니아 다음에 2번째 마니아를 건너 뛰고 3번째 마니아가 자리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점수상으로 보면 2번째 마니아 자리에 있어야 할 누군가가 그 책에 별 3개 이하를 매겼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이라도 그 작품에 별점을 4개 이상으로 매기고 새벽과 아침 사이를 지나면 2번째 마니아의 정체가 드러날 겁니다. 당신의 점수는 결코 어디 가지 않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 이 사항은 작품 마니아에만 해당합니다. 여러분이 나쓰메 소세키가 그냥 그래서 작품마다 별점 3개를 매기고 다녀도, 점수만 쌓이면 당신은 나쓰메 소세키의 작가 마니아로 이름을 올립니다. 별점에 똥점을 줘도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순위 급등을 원하는 당신을 위한 잔재주

 

우선, 한 페이퍼 내에서 작가, 시리즈, 장르 점수는 중복으로 채점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가 하면요,

 

2)

당신은 어제 작성한 페이퍼에 최근 번역 출간된 시몬 드 보부아르의 소설 <아주 편안한 죽음>을 첨부했습니다. 아오, 따끈따끈. 그리고 페이퍼를 주욱 써나가다 보니 작년쯤 보부아르의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2의 성>을 읽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 책도 첨부합니다. <2의 성>1, 2 두 권이네요. 그리고 역시 좋아요 20개가 붙었습니다. 그러면 새벽과 아침 사이를 지나 당신의 마니아 점수는 다음과 같이 변동합니다.

 

a. 작품 <아주 편안한 죽음>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a. 작품 <2의 성 1>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a. 작품 <2의 성 2>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

b.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66점이 아닙니다)

c. 장르 프랑스 소설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아주 편안한 죽음>)

c. 장르 여성학/젠더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44점이 아닙니다)

d. 시리즈 을유세계문학전집에 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아주 편안한 죽음>)

d. 시리즈 동서문화사 세계사상전집에 대한 마니아 점수 +22(역시 +44점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한 페이퍼에 21세기 프랑스에서 출간된 모든 소설을 다 집어넣어도, 좋아요가 10개라면 당신의 프랑스 소설마니아 점수는 12점인 겁니다.

 

두 번째로, 마니아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리뷰보다는 페이퍼가 좋음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퍼 하나에 100만 개의 작품을 넣어서 좋아요 10개를 받았다면 작품 각각마다 +12점이니 당신은 총점 1200만점을 얻는 셈이겠지요?

 

세 번째로, 페이퍼에 작품이 추가되기만 하면 그 작품에 대한 글이 있건 없건 마니아 점수는 획득이 됩니다. 페이퍼 전체가 어느 정도의 분량을 갖추어야 점수가 주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본 바가 없어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느 책을 목록에 추가하고 그 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도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마니아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 분이 계시다면, syo라는 빨간 똥그라미가 여기저기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는 걸 발견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syo는 페이퍼에다가 읽은 책들 말고도 현재 읽고 있는 책들의 목록도 기록하는데, 마니아 점수 획득 관점에서 보면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없습니다.

 

꼼수라면 꼼수겠지만 이걸 어떻게 하기에 북플 입장도 참 난처한 것이, 그 글 속에 책에 대한 언급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파악해서 하나하나 점수를 매기려면 페이퍼마다 좀 고급한 문맥 분석 알고리즘을 돌려야 한다는 건데, 그렇게까지요? 아예 페이퍼에다가 마니아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방법이 있겠으나, 그것도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불 지르는 격일 거고요. 마니아 점수 높다고 뭐 적립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하나 올 굿즈가 두 개 오는 것도 아닌데.

 

 

급마무리. .

 

 

 

--- 읽은 ---



122. 시를 읽는 오후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

 

시가 문제다. 모든 번역이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왜곡과 손실을 거칠 운명이지만, 시는 난리난다. 운과 율은 언어가 저마다 독창적인 특성이고 시는 리듬이 반이다. 결국 시가 내 언어의 얼굴로 나에게 오기보다 내가 시가 쓰인 그 언어로 뛰어들어야 하는 것. 결국 이 책은,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시가 영어로 쓰였으니 네가 너 바깥에 있는 저 아름다운 세상을 놓친 채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당장 가서 영어책을 꺼내들란 말이다, 이 그지깽깽이야- 라고, 윽박지르지 않는 형식으로 윽박지르는 책이다. , .

 

그래. 그래서 내가…… 사포의 뒤틀린 위트와 아이러니에 매료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 평범한 주부가 되어 적당히 편안한 중년을 보냈겠지. 너무 이른 나이에 사포에게 세뇌당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보다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시인이 되어, 더 폭넓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감히 나를 노래하는 모험을 택하지 않고 그 혹은 그녀의 이야기를 아리송하게 심각하게 포장하는 재주를 익혔다면 비평가들의 칭찬과 상도 뒤따랐으련만……. 그러나 나는 를 노래하다 안개처럼 사라질 운명인 것을…….

_ 최영미, 시를 읽는 오후

 

 



123. 문장 교실 : 글쓰기는 귀찮지만 잘 쓰고 싶어

하야미네 가오루 지음 / 김윤경 옮김 / 2021

 

제목부터 멋지다. ‘귀찮지만저것은 syo 인생의 화두다. 이번 생은 귀찮음의 침투에 맞서 사람 최소한의 사람 구실을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갈 모양이다. 귀찮게.

 

책에 대해서는 긴 말 하지 않겠다. 고양이가 나타나서 글쓰기를 가르쳐준다. 세상에. 끝난 거 아닌가? 저 뚱친 것 좀 보라지…….


 

선우 + 정아 = 도망가자?




 

 


124. 정치적인 식탁

이라영 지음 / 동녘 / 2019

 

입이다. 입이 여자가 되고 여자가 입이 되는 역사가 있었다. 그 역사는 역사책에는 하나도 없었고 책이 되지 않는 모든 곳에는 있었다. 입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은 모두 필수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필수적인 것들은 필수적이지 않은 것들이 만들고, 필수적인 인간들은 필수적이지 않으면서 고상하고 훌륭하고 아름답고 위대한 일을 했다. 고대 그리스가 그렇게 돌아갔고, 고대 그리스는 그렇게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여기 이 땅은 그렇게 돌아간다. 돌아가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멀었다. 각자가 각자의 필수를 챙기는 세상에서 필수는 폄하되지 않고, 필수적인 일이 모두의 것이 되는 순간 고상하고 훌륭하고 아름답고 위대한 일도 모두의 것이 된다.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명백하다. 그러나 실제로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해야 까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하려면 까지 않아야 한다. 아오 이, 불멸의 닭달걀프라블럼. syo는 그냥 닥치고 내 식탁을 내가 차리는 중.

 

상추를 봉지째 밥상에 올렸다고 죽이거나, 밥을 안 차려줬다며 살해를 시도한 남편이라는 이름의 폭군들.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밥 안 줘서 아내를 살해하는 남자들 덕분에 여성 일반을 조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쁜 놈을 남성연대는 꼭 필요로 한다. 모든 남성이 나쁜 놈은 아니더라도, 이 나쁜 놈 덕분에 남성은 여성을 지배할 수 있다. 아내를 살해했거나 살해를 시도한 남편에게 법이 관대한 이유다.

_ 이라영, 정치적인 식탁

 

 

 

--- 읽는 ---

한나 아렌트 / 알로이스 프린츠

안녕은 작은 목소리로 / 마쓰우라 야타로

춘분 지나고까지 / 나쓰메 소세키

망자들 / 크리스티안 카라흐트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 조진호

내가 사랑한 공간들 / 윤광준

제가 어쩌다 운이 좋았습니다 / 김민조(민조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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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4-09 14: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때도 지금도 이걸 다 이해는 못하겠지만서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정리, 너무 고맙네요.
제가 씉테니 쇼님은 ‘좋아요‘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09 14:3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지름길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대단해요 ㅎㅎ

잠자냥 2021-04-09 1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야 역시 syo는 AI였다!

syo 2021-04-09 14:39   좋아요 2 | URL
그런 오해를 많이 받곤 합니다만 저는 너무나도 휴먼입니다!

다락방 2021-04-09 14: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로직 안읽고 패쓰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왜 로직 이런거 못읽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냥 막 열심히 읽고 쓰는걸로 내 할일을 다 하겠다. ㅋㅋㅋㅋ

syo 2021-04-09 14:40   좋아요 2 | URL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이제 로직 못읽겠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터미네이터가 잡으러 온다?

다락방 2021-04-09 14:45   좋아요 2 | URL
에이~ 나 살아남을 수 있게 쇼님이 요케요케 잘 도와주고 그러면 되잖아요. 응?

syo 2021-04-09 14:47   좋아요 2 | URL
잘 도와는 드리겠지만, 그것도 터미네이터가 총들고 쫓아오기 전까지야!
걔 나타나면 내가 제일 먼저 도망칠거예요 ㅋㅋㅋㅋㅋㅋ 살려면 나보다 더 빨리 도망쳐요.

잠자냥 2021-04-09 15:12   좋아요 2 | URL
크하하핳... 다락방 님! 동지다. 저도 저 뭔 로직 저거 보는 순간 어질어질해서 걍 막 패스.. 아 대충 이런 소리구나... 하고 넘어감. 뭔가 심오해보인다.. 뭔가. 그래 그렇구나 많이 쓰고 하트 막 누르란 소리구나 하고 넘어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직 보는 순간 심호흡 가빠짐;;)

다락방 2021-04-09 15:42   좋아요 1 | URL
저는 로직 보는 순간 스트레스가 뽝- 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겨 넘겨 넘겨버리자 이런건 다른 사람이 대신 읽어주면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09 15: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시스템이라니...syo님 완전 대단하시군요^^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도 첨 알았습니다. 전 열심히 밑줄긋기 하는데 아마 밑줄도 들어가는거 같아요. (북플에는 대단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듯~!)

붕붕툐툐 2021-04-09 22:42   좋아요 1 | URL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는 뭔가요? 읽었는데도 모르겠는 1인...(시무룩)

syo 2021-04-10 17:20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세상은 덕후가 굴리는 법이지요.....

리뷰는 기본점수 7점, 그러나 책 한 권 밖에 넣을 수 없으니 좋아요 100개 받으면 107점입니다.
페이퍼는 기본점수는 2점으로 낮지만 글 하나에 책을 무한대로 집어넣을 수 있으니 개이득이죠.

라파엘 2021-04-09 15: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실험을 통해 이 로직을 간파하시다니, 쇼님 정말 놀라워요!! 알라딘에는 진짜 대단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궁금하던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syo 2021-04-10 17:20   좋아요 2 | URL
의미 없는 일의 뿌듯함이란 여러분들의 오구오구에서 나오는 법이지요!
감사합니다 라파엘님 으하하하하.

scott 2021-04-09 15: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쇼님 이 분석한 로직 탁월하신데 짠돌이 알라딘이 요렇게 좋은 시스템에 투자 했을리가 없으요 제가 닐 게이먼 사진 한장 올리고 난후 일주일뒤에 북플 알람이 울렸는데 그날로 전 닐 게이먼 마니아가 됨 ^ㅎ^

수연 2021-04-09 16:14   좋아요 3 | URL
오 그럼 저도 매일 사진을 올려야겠습니다 ㅋㅋㅋㅋㅋ

syo 2021-04-10 17:21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ㅎ 스캇님 가즈오 이시구로 점수 독보적이시겠어요.

수연 2021-04-10 17:22   좋아요 2 | URL
가즈오 이시구로 매니아가 되어볼까요 스캇님 뒤를 이어 ㅋㅋㅋㅋㅋ

scott 2021-04-10 17:26   좋아요 2 | URL
지금 확인 해봤는데
가즈오 이시구로는 아예 리스트에도 없고 마니아에 끼지도 못함
그런데 닐게이먼은 마니아 3위 ㅎㅎㅎㅎㅎㅎ

소요님 북플 시스템은 깡통!!
북플앱에 비밀글 남기면 알림창으로 다보게 만듬

syo 2021-04-10 17:28   좋아요 3 | URL
스캇님 가즈오 이시구로 마니아 3위세요.
1위는 로쟈님, 2위는 syo놈 ㅋㅋㅋㅋㅋㅋㅋ 얍삽이가 이겼어.

조만간 뒤집어지겠지요?

수연 2021-04-10 17:29   좋아요 2 | URL
분연히 일어나 제가 끼어들어보겠습니다 🙄

scott 2021-04-10 17:38   좋아요 1 | URL
우리모두 힘을 합쳐도 진정 로쟈님은 못이길것 같은
거의 모든 작가들의 마니아 1위 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1-04-09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쇼님이 예전에 로직 분석한 글이 있습니다-요렇게 다른 글에 댓글들 달려다가 아마도 이제 곧 재탕 우리겠지? 하고 너그러이 참았답니다...ㅋㅋㅋ요새 무플방지위원회 안 해도 잘 달려서 활동이 뜸했는데 저의 syo님 마니아 순위는 얼마나 밀렸을까요...죄송합니다...얻어먹은 커피 값 못해서 더 죄송합니다...

syo 2021-04-10 17:23   좋아요 2 | URL
syo 마니아 순위 1위는 반님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막 좋아하시곤 했었는데......
변했어.....

공쟝쟝 2021-04-09 17: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놔 별 짜게 주기 시전해볼랫는데!! (그치만 요즘 에세이 다 미쳤... 넘 잘씀) 알라딘 마니아는 주례사 별표를 원하는 가!!! 이곳은 독설이 허용되는 곳 아니엇던가??? 꿋꿋하게 신념을 가지고 별표 짜게 주는 길을 갈테다!!! (결연!!!)

syo 2021-04-10 17:24   좋아요 2 | URL
마니아도 큰 의미가 없지만, 사실 별점도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야....
별점은 다섯개랑 한개 빼고는 특별한 정보량이 없는 것 같아요.

붕붕툐툐 2021-04-09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이걸 온몸으로 부딪혀 알아내시다니~ syo님께 존경을 안 보낼래야 안 보낼 수가 없네요. 근데 솔직히 이 마니아 로직은 읽어도 잘 모르겠는 건 제가 문과생이라 그런거죠?ㅠㅠㅠㅠ

syo 2021-04-10 17:24   좋아요 1 | URL
그렇다기보다 제가 이과생이라 설명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책 한 1,000권쯤 더 읽고 나서 다시 시도해 볼게요.

난티나무 2021-04-10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직 보고 대충 넘어간 일인입니다. ㅎㅎㅎ

syo 2021-04-11 22:08   좋아요 0 | URL
역시 이런 건 Q&A로 처리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저도 사용설명서 같은 거 안 읽습니다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21-04-11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syo님 로직에 하나 추가해 봅니다. 마니아 목록 갱신은 아침 6시 53분 전후에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ㅋ

syo 2021-04-11 22:09   좋아요 1 | URL
그게 때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았습니다ㅎㅎㅎ
사용자마다 한번씩 리프레시를 하는 식이어서 앞에 얼마나 많은 알라디너들의 얼마나 많은 마니아 점수를 재집계하느냐에 따라서 시간대가 조금씩 달라지지 않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Jeremy 2021-04-11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분과 Right-hand rule 을 통해 전달하는 syo 님의 웃음 포인트는 잘 알아 듣겠는데
마니아와 알라딘 점수제를 읽다보니 갑자기 제 혼이 비정상이 되는 듯한 느낌이!

전 그냥 주절주절거리면서 제 책 정리하는 즐거움과
새로운 친구 만들어서 책 얘기 하는 재미에 맛들여서 알라딘에 놀러오는건데
이렇게 알라딘 서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석한 글은 그야말로
Brave New World!

syo 2021-04-11 22:11   좋아요 1 | URL
사람들은 다들 안온하고 즐거운 목적으로 알라딘 마을에 모여들지요. 저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사람이 모이면 희한한 인간이 반드시 있는 법.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Jeremy님.
이 구역의 희한한 인간, syo입니다^-^
 

   

잡놈과 도적놈의 시간

 

 

 

1

 

만나서 고생하고 헤어질 때마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며 크게 아듀를 외치지만, 계절처럼 때마다 찾아와 스며드는 것을 도무지 막을 방도가 없는 어떤 잡놈이 있다. 남들은 슬럼프라고 부르는 이 달갑지 않은 고뇌의 시간을 syo는 내부적으로 잡놈의 시간이라 부른다.

 

 

 

2

 

인류가 늘 곁에 있는 것들을 변함없이 소중하게 여겨주는 성실한 종족이었다면, 지구는 훨씬 더 단조롭고 색채가 모자라며 성취가 부족한 행성이었을지도. 잡은 고기는 잡은 고기로 두고 잡을 고기를 잡으러 가는 인간의 습성은 잡힌 고기 입장에서야 빡칠 노릇이지만 종 전체의 운명을 놓고 보면 나쁜 특성이 아니라고, 늘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렇게 산 것은 아니고, 그렇게 살다 보니 내게서 너무 쓰레기 냄새가 나는 거라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내 콧구멍을 틀어막은 것에 가깝긴 하다. 하여간,

 

나는 다시 백수가 되고, 읽고 쓰는 일이 명백히 잡은 고기가 되자, 귀신 같이 잡놈의 시간이 도래했다. 사랑이 없는 눈으로 보면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는 법이고 아름답지 않은 책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도 사랑의 눈이라서, 사랑이 없는 독서는 책을 덮을 때까지 아름다움이 뭔지 모르고 끝나는 메마른 글 더듬기다…….

 

 

 

3

 

그래서 요즘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잘 되지 않아요, 그냥 기계적으로 읽고 형식적으로 쓰는 거죠, 망했어요, 나 이제 어쩌죠? 했더니 친구는 그럴 때는 잠시 책을 떠나 있는 게 어떠냐고 조언해 줬다. 그럴 때는 푸시업을 하면 돼요. 하다 보면 내일 새벽쯤 바로 다시 책이 좋아질걸? 그러니까 책이 읽히거나 건강해지거나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얻을 수 있는 구조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으라는 이야기였다. 정말 지혜롭기가 짝이 없는 친구다. , 무슨 미네르바인 줄.

 

그런 지혜의 화신 같은 친구조차 늘 이런저런 일로 고민하고 고뇌하게 하는 이놈의 지구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시공간이냐…….

 

 

 

4

 

잘 쓰는 에세이스트들이 너무 많아서 자꾸 내 글이 똥으로 보인다고 징징대자 지혜로운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오늘의 똥을 싸야만 한다고. 저런 천재가 내 친구라니. 그래서 오늘의 똥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해보자.

 

 

 

5

 

그리고 내 책 7만 원어치랑 하인즈 케첩 1.25kg 택배 상자 통째로 들고 나른 도적노무 새끼야. 오냐 누군지 몰라도 잘 먹고 잘 살아라. 내 너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복한다앞으로 네가 사는 모든 책에 케첩 떡 발리기를.

 

 

 

--- 읽은 ---



119. 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

한수산 지음 / &(앤드) / 2021

 

무거운 에세이와 가벼운 에세이는 작가의 연륜이나 인생행로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다. 무거운 문장 속에 무거운 삶을 담은 묵직한 에세이를 오래 두고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날아갈 듯 가벼운 문장 속에 지구만큼 무거운 고민의 중력이 담긴 에세이가 좋다. 구체적이어도 좋고 추상적이어도 좋다. 어차피 타인의 모든 구체적 경험은 전달되는 순간 나의 추상적 경험이 되니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삶에서 나와도 좋고, 머리에서 나와도 좋다.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 글을 읽는 시간이 좋은 시간이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말하고 싶지 않은) 글들이 있다. 취향의 문제고, 사랑의 문제다.

 

늙어갈수록 서글퍼지는 일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며 지켜온 것을 보호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결코 짓밟혀서는 안 되는 인간으로서의 자존, 끝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찾아 헤맸던 자유, 힘없는 한 사람으로서나마 그 속에서 살고 싶은 정의로운 사회 그리고 함께하는 가족까지도, 결코 물러설 수 없었던 그 모든 가치를 지켜내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_ 한수산, 『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

 

 

 


120.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켄 크림슈타인 지음 / 최지원 옮김 /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

 

- 일독(1906xx)

- 재독(210405)

 

재독한 책들의 일독시절 평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때 나는 이 책이 하이데거와 벤야민의 책 같다고 썼다. 하이데거는 내가 알던 것 이상의 개자식이고, 벤야민은 내가 알던 것 이상의 모질이라고다시 읽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이데거의 가스라이팅은 더럽게 집요하다. 그리고 이 책 작가가 벤야민을 유독 사랑하는 것 같다. 이 책 전까지 아렌트의 개론서 두 개를 읽었지만, 하이데거와 벤야민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이름만 언급되는 수준이었다. 무슨 일일까.

 

다른 분이 잘 써놓으신 리뷰가 이미 있어서 내가 할 일은 없겠고, 그냥 이 씬이나 한번 보자.



왜 저러는지 알 것 같긴 하다. 그러니까 저 두 사람이 육체적 사랑과 지적 교감을 동시에 나눈 관계임을 암시하는 만화적 표현이겠지. 제발 그러길 바란다. 실제로 호잇호잇 하는 동안 저런 대사를 쳤다면 하이데거도 아렌트도 '인간'의 조건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뒹굴뒹굴링에 집중해야지, ? 진실? 죽음이 뭐 어쨌다고? 진짜 죽고 싶나……


철학자의 섹스가 저런 거라면 나는 삼백만 번 다시 태어나도 철학자 같은 건 되지 않겠다.

 

 

 


121. 궁금했어, 생명 과학

윤상석 지음 / 김민정 그림 / 나무생각 / 2021

 

사이언스 틴스 시리즈 7.

 

사이언스 틴스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틴스가 이 정도 알아줘야 비로소 틴스라면 어덜트는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또 유전을 공부하면서도 혀를 내두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생명체는 세포핵에 저장된 DNA의 정보를 수시로 읽어 내어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 현상을 조절한다는 거야. 마치 컴퓨터가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정보를 수시로 읽어내며 일을 수행하는 것처럼 말이야. 정말 신기하지?

윤상석, 궁금했어, 생명과학

 

, 선생님! 와신기해요!

 

 

 

--- 읽는 ---

시를 읽는 오후 / 최영미

200년 동안의 거짓말 / 바바라 에런다이크, 디어드러 잉글리시

민주주의를 위한 아주 짧은 안내서 / 버나드 크릭

문장 교실 / 하야미네 가오루

춘분 지나고까지 / 나쓰메 소세키

여름의 맛 / 하성란

망자들 / 크리스티안 카라흐트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 / 수잔 벅모스

길고 긴 나무의 삶 / 피오나 스태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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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4-07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럼프라니.. 읽히지도 써지지도 않는다면서 이렇게 많은 책의 리뷰를 멋드러지게 쓰는 당신! 오늘의 원픽 : 오늘의 똥은 오늘 싸자! (feat. 지혜로운 친구)

syo 2021-04-07 22:37   좋아요 1 | URL
오늘의 똥을 내일로 미루지 않음으로써 이겨내자 슬럼프!! 으쌰!

다락방 2021-04-07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거 뭐야 저 만화장면 ㅋㅋㅋ 저 책에 저런거 있었어요? 아 개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저거 나중에 시도해봐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의 유일한 진실이란 무엇일까? ㅋㅋㅋ 더 썼다가 삭제했어요. 39 금이라 남의 서재 댓글은 실례다. 내가 내 페이퍼로 연장해 쓰도록 할게요. 그럼 안녕!

syo 2021-04-07 22:39   좋아요 2 | URL
˝인생의 유일한 진실이란 무엇일까?˝ 라고 말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육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뭐 이런 여러 조건들을 조합해보니 굉장히 재미있는 광경이 많이 떠오르긴 해요.
39금 페이퍼라고 해놓고 15금으로 쓰지 말고 약속은 지켜요. 지혜로운 친구는 약속을 잘 지키는 법이야.

2021-04-07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1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문모운 2021-04-08 0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오 죽음이 진실인가요

syo 2021-04-09 13:32   좋아요 0 | URL
시체한테 질문받는 기분이군요...

바람돌이 2021-04-0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yo님은 천사.... 감히 나의 책과 일용할 케첩을 훔쳐간 놈에거 니 책 케첩 떡발려라 정도의 소소한 복수로 만족하시다니....저주가 너무 약해요. 저라면 일단 저주 인형 만들어서 바늘부터 꽂아놓고 오체분시부터 시작할 듯.....

syo 2021-04-09 13:38   좋아요 1 | URL
말로 해서 그가 죽을 것 같았다면 죽어라 죽어라 했을텐데 말이죠....
멘탈이 바스라지는 하루였답니다....

새파랑 2021-04-0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책 훔쳐가는 놈이랑 책 빌려가서 안주는 놈이랑 책 빌려가서 손상시키는 놈이 제일 나쁜 놈인듯 합니다 ㅎㅎ

syo 2021-04-09 13:39   좋아요 1 | URL
책도둑은 도둑 아니라고 한 새끼는 분명히 책도둑놈일겁니다.....

공쟝쟝 2021-04-0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저 만화캡처야 말로 수요없는 공급 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09 13:40   좋아요 0 | URL
철학자들 만화 전기에서 연애하는 장면들 보면 꼭 하라는 연애는 안하고 철학 이야기 한다? 사르트르랑 보부아르도 풀밭에 누워서 현상학 이야기하더라고요.... 왜저래
 

   

의견의 나라

 

 

 


진리의 정치가 작동하는 곳에는 침묵이 강요된다. 반면 의견의 정치가 작동하는 곳에는 말이 넘쳐난다. 의견은 말로 표현되고, 그 말들이 서로 충돌하고 경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견의 정치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정치는 시끄러운 정치다. 국가가 시끄럽지 않고 질서 있게 조용히 운영되는 것은 시민이 원하는 것이라기보다 관리자의 바람일 뿐이다.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시끄러운 모습이 진리가 가져다주는 적막보다 낫다. 그것이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길이다.

_ 김선욱, 한나 아렌트의 생각

 

낡은 정치인들이 분열 없는 통합의 나라를 강조하며 다양한 의견을 한쪽으로 몰아붙이면서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던 시절, 유시민은 그렇게 시끄럽고 견해 다툼이 있는 사회야말로 정말 건강한 민주사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지금도 세태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고, 저 다툼의 말도 그가 새로 만든 말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생각이 좀 새로운 축이라는 감각은 있었다. 당연하고 원론적인 말인데도 권력 있는 자들이 입에 잘 올리지 않는 말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더 새로운 것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의견인가- 하는 질문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라는 말의 효익은, 그 말이 세상에 퍼져나가기 시작할 때부터 강한 자들과 다르면 틀린 것으로 취급받는 가운데 그 강한 자들이 누구인지 쉽게 특정할 수 있을 때까지, 딱 그 구간에서만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직후 체감한다. 모든 상대주의가 그렇듯 쉽게 남용되기 때문이다.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생각하는 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라는 기이한 논리가 뒤를 받치는 이른바 혐오할 자유와 맞닥뜨리면, 넌 정말 답이 없구나- 하고 고개를 저으며 돌아설밖에, 저 말의 영역에 묶인 상태로는 뭔가 딱히 수가 없다. 말을 둘러싼 권력의 지형이 변하면, 의견이었던 말이 규범이 되고, 규범이었던 말이 의견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모든 말에는 힘이 있고, 그 힘은 말을 나르는 사람들을 거치면서 거대하게 증폭된다. 따라서 진행 과정에서 말의 운동은 최초에 말을 쏘아 올린 이()이 의도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과녁을 겨냥하는 사람은 속사速射하는 사수여야 한다. 말은 계속 태어나야 한다. 같게, 또 다르게.

 

확실히 훌륭하고 멋진 말에 기대는 것은 안전하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행동보다는 말과 글로 자신을 빚어내는 세상에서, 멋있고 가치 있는 이미지로 공론장에 유통되는 말을 주워와 입에 올리는 것은 쉬우면서 수익률도 꽤 높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말도 태어나는 즉시 유통되고 유통되는 즉시 윤색과 변색 절차에 들어간다. 말에 올라탄 사람은 내가 올라탄 말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새로운 말을 만들어야 한다. 말이 흥해야 한다. 말에서 말이 태어나도록. 결국 모두가 자신의 말을 자꾸 만들어가면서 타인의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거기서부터 의견의 세상이 올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의견의 세상에 대한 말조차 내가 새로 만들어야 한다. 새 말은 원래 있던 말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수도 있고, 있던 말보다 오히려 못하거나 덜 아름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말을 만들기 위해 말을, 나를, 세상을 조금 더 생각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남의 눈에 100%의 동의로 보이지만 내 마음속 나만 알아챈 1%의 차이, 그런 차이들이 모이고 모여 내 의견을 만들 테고, 그 이후에 내게서 나온 말이라면, 설령 원래 있던 말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대도, 결코 같은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다음 내가 할 말의 항로가 1%만큼 변경되었기 때문에.

 

상투어가 처음부터 상투어였던 것은 아니다. 상투어도 처음 사용했을 때는 신선한 말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현실이 변함에 따라 말도 같이 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고집스럽게 사용돼 상투어가 된 것이다. 따라서 상투어는 생각을 새롭게 일궈내지 못하고, 현실을 고정된 관념에 맞춰 이해하도록 한다. 상투어를 통해서는 현실의 생생함이 생각 속으로 들어올 수 없다. 상투어를 듣는 사람은 진부함을 느끼게 된다. 말이 변하지 않으니 진부해지는 것이다.

_ 같은 책

 

 

 

--- 읽은 ---



116. 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 유혜자 옮김 / 2020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에 일독이 있었고, 재독이다. 그래서 일독인 양 읽음. 


절망이 분노로 탈바꿈하는 지점이 이번 독서에서 눈길을 둔 부분이다. 절망은 개인을 망치고, 절망에서 태어난 분노는 개인들을 망친다. 우리는 자주 절망하고 자주 분노하지만, 절망에서 태어난 분노에까지 도달하는 경우는(분노에서 태어난 절망 역시 그렇지만) 흔하지 않다. 절망의 끓는점은 사람마다 다르고, 기화된 분노의 폭발력과 피해반경 역시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 일은 없는 게 좋겠지만 그래도 혹시 자신의 끓는점을 확인할 기회를 가졌다면, 이후로는 온도관리를 잘해야 한다. 절망은 고도가 떨어질수록 경사각이 심해지는 내리막 같아서, 막 굴러떨어지다 보면 내일 자살해야지.”라고 말하게 하는 스위치는 세상 하찮은 것들이 누른다. 그러니까 우연히 내방 앞 복도에 날아든 비둘기 같은 것들이.

 

새는 고개를 비스듬히 옆으로 누인 채 왼쪽 눈으로 조나단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 눈, 작고 둥그스름한 원반형에다 가운데가 까만 갈색인 그것은 보기에 너무나도 끔찍스러웠다. 그것은 마치 머리털에 꿰매어 놓은 단추처럼 보였고 속눈썹도 없는 듯 광채도 없이, 그냥 무턱대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끔찍스럽게 무표정한 시선을 밖으로 내던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 눈 속에 교활한 머뭇거림이 숨어 있는 것 같기도 하였다. 또 어떻게 보면 그것은 무표정하거나 머뭇거리는 듯 보이지 않았고, 외부의 빛을 몽땅 빨아들이기만 할 뿐 자기 자신은 빛을 전혀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카메라의 렌즈처럼 생명이 없는 듯이 보이기도 했다. 어떤 광채나 희미한 빛조차도 그 눈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살아 있는 흔적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보지 못할 눈이었다. 바로 그 눈이 조나단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_ 파트리크 쥐스킨트, 비둘기

 

 

 


117.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나카마사 마사키 지음 / 김경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15

 

- 일독(1805xx)

- 재독(210404)

 

어쩌면 일종의 혐오 발언일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서 건너온 철학 개론서에는 어떤 가 있다. 는 말투하고는 또 달라서 존댓말로 풀어도 반말로 풀어도 느껴진다. 저자 자신의 굉장히 보수적인 정치적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내거나 철학을 쉽게 설명하면서 인기를 끄는 거리의 철학자나부랭이들을 우습게 여기는 태도가 드러나는 책이 있고, 이 책만 읽으면 당신도 어디가서 서양 철학에 대해 나불거릴 수 있다- 하는 식으로 책파는 책도 있는데, syo가 지금 말하는 는 그거랑은 또 다르다. 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관련성 떨어지는 이야기로 새더니 아차 싶어서 되돌아 나오면서 머쓱했는지 원래 하던 이야기와의 연결고리를 어색하게라도 지어내는 흐름 같은 것이 있다. 이게 그 를 구성하는 전부는 아니지만……. 몇 권 읽어본 사람들은 syo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를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아렌트가 확실히 푸코나 들뢰즈, 데리다와는 입지가 좀 다른가 보다. 그 철학자들을 다룬 개론서에서는 ’ ‘지금우리가 그들의 저작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애써 설명하지 않거나, 그냥 그 철학자의 사상이 얼마나 위대한지 설명하기 위한 용도로 지금 우리가 이러이러하게 쓸 수 있다- 하고 덧붙이는 정도다. 푸코가 지금 왜 필요한지 설명이 필요해? 그건 누구나 다 아는 거 아냐? 이런 식이랄까. 그런데 아렌트는 그 위치까지 도달하지는 못한 게 아닐까 싶다.

 

아렌트는 이런 상황이 기분 나쁠지 몰라도 개론서를 찾는 독자에게는 좋은 일이다. 우리는 전공자가 아니어서, 어떤 철학자를 공부할 때 그 철학자는 그냥 공부할 가치가 있다는 합의를 대뜸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러면 흥미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수학을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은 당연하고,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도 선생님, 저는 문과인데/계산기가 있는데 수학은 배워서 어디다 써요?’ 하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우리 대부분은(심지어 책을 좀 읽는 사람들조차) 철학을 못하는 아이들이어서, 늘 이유가 궁금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입문서는 함량을 평가 받기 전에 먼저 가산점을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일본 철학 개론서의 가 거슬리는 독자라도, 아렌트 사상에 얕은 상태라면 이 책이 썩 나쁜 책은 아닐 것이다.

 

근대적인 시민사회에서 살고 있는(살려고 하는) ‘우리는 무슨 근거에선지 우리가 전근대사회의 사람들보다 정치의식이 높고 다각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민권이 있는 국민 전체가 참가하는 현대 정치는 사람들의 이해, 관심, 의견을 집약하기 위해 각종 미디어를 이용하여 정보를 조작하고 가공한다. 한마디로 알기 쉽게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보를 조작하고 가공하여 모두의 생각을 알기 쉬운형태로 정리해두지 않으면 어떤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을 우리대다수는 정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치를 둘러싼 알기 쉬엄에 지나치게 익숙해지면 우리한 사람 한 사람의 사고가 점차 단순해져 복잡한 사태를 복잡한 상태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_ 나카마사 마사키,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118. 함박눈

김소월 지음 / 효솔 / 2020

 

내 돈 주고 처음 사본 시집이 진달래꽃이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중학교 때였고 늦되었던 syo는 보기가 역겨울 지경까지 사람이 싫어지게 만드는 그 사랑이라는 것이 무섭고, 그 무서운 것을 자꾸 해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사랑을 하지? 지치게. 차라리 게임을 하면 되잖아.

 

첫 시집이 온통 외로움이어서 사랑의 이미지는 산에 산에 저만치 혼자 피어 있는 꽃처럼 적막의 한가운데였다.

 

500만년 인류의 선사와 역사 시대에 축적된 사랑과 이별 가운데 무엇이 더 많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별이었다.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이별한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그러나 사랑인 줄 알았던 뭔가를 하다가 사랑이 아닌 줄 깨닫고 이별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랑은 이별로 귀착되지만 모든 이별이 사랑을 거쳐오는 것은 아닌 것. 우리에게 이별 노래가 많은 이유는 당연하다. 이 별은 이별이 별처럼 많은 별이니까 그런 거지.

 

소월이 남긴 딱 하나뿐인 소설이라고 한다. 소월은 여기다가도 이별을 써 놓았다. 누이가 떠난 이유가 원순이 역겨워서는 아니지만, 누이 가는 길을 앞에 둔 원순의 마음은 소월이 잘 짓는 그 마음이다. 소월이 이별하는 방법에서는 늘 아득한 진달래꽃 향기가 난다.

 

흰눈이 간단없이 펄펄 내려 쌓인다. 검은 천지만이 점점 희어져 간다. 원순은 집으로 돌아왔으나 열두 시까지 잠들지 못했다. 온 사위는 죽은 듯이 고요하였으나…… 그는 영창을 열어젖히고 시름없이 펄펄 내리는 함박꽃송이 같은 흰눈을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온 천지의고독을 자기 일신이 혼자 맡아 놓은 것처럼 생각되었다.

_ 김소월, 함박눈

 

 

 

--- 읽는 ---

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 / 한수산

안나 카레니나 1 / 레프 톨스토이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 / 데이비드 하비

정치적인 식탁 / 이라영

세계 괴물 백과 / 류싱

AI 최강의 수업 / 김진형

횡설수설하지 않고 핵심만 말하는 법 / 야마구치 다쿠로

춘분 지나고까지 / 나쓰메 소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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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4-05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라는 말이 남용 내지 오용되는 지점. 어려운 문제네요.
한때 파트리크쥐스킨트 책 찾아 읽을 때 비둘기도 읽었는데 묘사가 하도 강렬해서 한동안 비둘기 볼 때마다 떠오르더라고요.. 예쁜 표지로 새로 나왔네요

syo 2021-04-07 12:24   좋아요 1 | URL
쥐스킨트 예전에 버닝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때도 좋다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지금 보니까 그때의 syo는 이게 이런 식으로 좋은 책이라는 걸 알 깜냥이 못됐을 텐데 뭐 믿고 좋다 좋다 했을까- 하게 되었어요...

행복한책읽기 2021-04-05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별은 이별이 별처럼 많은 별 ] 캬!! syo는 자꾸 아니다 아니다 내치지 말고 글을 쓰시오!!!^^ 소월님은 소설도 시처럼 쓰셨네. 시름없이 내리는 눈꽃. 또 캬!!
의견의 나라 syo강의편은 따라가질 못했음 ㅋ

syo 2021-04-07 12:26   좋아요 1 | URL
아니다 아니다 내치기 1
읽다 보니까 시집 안 읽은 지 오래 되었구나- 싶어졌어요. 시가 꾸준히 읽기 좋은 장르인 듯하면서도 의외로 또 그렇게 잘 안돼요.... 읽기님은 대단함

Angela 2021-04-07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워요 ㅠㅠ

syo 2021-04-07 12:26   좋아요 1 | URL
개소리입니다.
에너지 낭비하지 마세요 ㅎㅎ
 

     

초겨울사거리 3



 

준비가 끝났다며 내밀던 입술로부터 1년이 있었다. 이 언덕은 늘 벚꽃 피는 중. 지난해 이맘때의 우리가 앞서 걷고 있었다. 뒷모습이 귀엽고 다정해 보기 좋았다. 내년의 우리가 지금 우리의 등 뒤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 것이다. 돌아보진 않겠지만 아마도 우리를 귀여워하겠지. 영원히 벚꽃 피는 언덕에서 우리는 영원히 귀엽자. 시간의 긴 끈 위에 일렬로 걷는 무수한 우리의 첫과 끝을 묶어 고리로 만들자. 영원히 빙글빙글 돌아가며 준비하고 준비가 끝난 벚꽃맛 입술을 내밀자. 비가 지나가면 저 꽃들도 젖은 향기를 타고 어디론가 가버리겠지만 우리는 우리 눈으로 보지 않은 것들을 영영 모르자. 보이는 것 딱 하나 그것만 알고 가기만도 내 안은 꽉 차, 건드리면 툭 터지는 틈새로 벚꽃잎이 폭탄처럼 만개할 것 같은데,

 

너는 기침을 하고 나는 그 기침마저 만지고 싶었다.



 

 

우리는 작은 빈틈도 없이 서로를 꽉 안은 채로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비로소 나의 몸이며 가슴의 형태, 팔의 길이 같은 것이 그와 맞아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고, 내 가슴에 닿아 있는 그의 따뜻한 머리통이, 이마가 마치 우주를 안고 있는 것처럼 거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피부로 느껴지는 그의 체온과 귓가에 울리는 호흡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나는 나 자신을 잊어버렸다.

  나는 내가 아닌 존재로, 아무것도 아닌 채로 순식간에 그라는 세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_ 박상영,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마지막으로 찍은 케이트의 사진이 아마 내 컴퓨터 안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그녀의 모습을 되새기기 위해 굳이 컴퓨터를 켤 필요는 없다. 그저 두 눈을 감는 것으로 충분하다.

_ 미셸 우엘벡, 세로토닌

 

이윽고 날이 저물었다. 대낮에도 그다지 인력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동네는 초저녁부터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부부는 평소처럼 남포등 아래로 다가갔다. 넓은 세상에서 자신들이 앉아 있는 곳만 환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 환한 등불 아래서 소스케는 오요네만을, 오요네는 소스케만을 의식하면서 남포등의 힘이 미치지 않는 어두운 사회는 잊었다. 그들은 매일 밤 이렇게 살아가는 동안 자신들의 생명을 발견하고 있었다.

_ 나쓰메 소세키,

 

 

 

--- 읽은 ---



112. 한나 아렌트의 생각

김선욱 지음 / 한길사 / 2017

 

- 일독(1805xx)

- 재독(210402)

 

일독하고 남긴 평에, 깔끔하고 한나 아렌트 입문서로 몹시 훌륭하다고 썼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에 비추어 우리 정치 현실을 풀어냈다고. 그렇게 써놓았던 건 너무나도 당연하게 까먹었고, 까먹은 상태에서 재독한 후 이번에 느낀 바는 이렇다. 우리 정치 현실을 조망하기 위해 한나 아렌트의 렌즈를 가져오려는 (훌륭하고 적절한) 의지와, 입문서라 쉽게 쉽게 풀어가야 한다는 기본 전제가 미묘한 지점에서 상충하여, 개념과 현실이 뭔가 착 붙지 않는 느낌. 그러니까 일독 때와 정반대 감각인 것이다. 이 사태는 이 책의 역량보다 syo라는 독자의 역량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를 드러낸다. , 점차로 나라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는 중이다.

 

덧붙인다면, 역시 간략하고 에두르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철학 입문서로서의 장점이다. 그런데 이 책이 서술하는 아렌트 사상이 어쩐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이건 단점이겠다. 그리고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생각이라는 제목을 단 김선욱 선생님의 생각이다. 그건 당연한 거고, 또 그래야 하는 것이다. 좋은 말 많다.

 

이해는 지식과 다르다. 지식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런데 이해는 특정한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의 문제다. 세상에 대한 지식이 많은 자가 반드시 세계를 바꾸지는 않는다. 지식이 많아도 나쁜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자가 얼마나 많은가.

_ 김선욱, 한나 아렌트의 생각

 

 

 


113. 모두의 연애

김민조(민조킹) 지음 / 팬덤북스 / 2016

 

모두가 연애를 했거나 한다(빼고)는 사실이 사람들 사이에 만들어주는 매듭이 있다. 행복은 서로 닮았고 불행은 제각각이라고 거장은 말했지만, 연애를 해보면 뜻밖에 불행은 서로 닮았고 행복은 제각각이다. 나는 당신이 좋고 궁금한 것을 만나면 병아리처럼 갸웃거리는 당신의 고갯짓이 좋고 내 눈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발견하고 촉촉해지는 당신의 눈이 좋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당신의 가슴과 한 손에 넘치는 당신의 엉덩이가 좋고 발은 만지지 못하게 하는 당신의 부끄러움이 좋고 뜨겁게 치달을 때 저절로 찌푸려지는 당신의 미간이 좋다. 웃는 듯 우는 듯 가녀리게 뜨는 눈과 살짝 열린 입술 사이로 자꾸 비어져 나오는 내 이름이 좋다. 이런 것들은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 주었던 행복과 닮은 듯 보여도 제각각이어서 나는 늘 당신이 기쁘다. 하지만 그 제각각의 행복이 서로 닮은 불행의 반증일까 봐, 그 사람들에게 내가 주었던 불행과 닮은 불행을 당신에게도 줄까 봐, 나는 늘 내가 슬프다. , 톨스토이 개새끼(왜 내가 아니라 걔가 개새끼?).

 

  오빠, 오늘 집에 들어갈 거야?

  아니, 밤새 네 가슴 만질 거야.

_ 민조킹, 모두의 연애

 

 

 


114. 어떻게 최고의 나를 만들 것인가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지음 /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

 

핵심은 이렇다.

 

1. 목표 유형 : 성과 목표 / 향상 목표

2. 사고 방식 : 행위 중심적 / 이유 중심적

3. 관점 지향 : 성취 지향 / 안정 지향

 

요 세 가지 범주에서 하나씩 뽑아내 묶으면, 23, 8개의 패턴이 나온다. 어려운 일을 처리할 때, 쉬운 일을 처리할 때, 자꾸 일을 미룰 때 등등의 여러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가장 적합한 패턴이 있고, 그때그때 잘 골라서 최고의 나를 한 번 만들어 보자꾸나- 뭐 그런 요지다. 그럴싸한 듯.

 

그러나 삶에 있어 인내력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때로는 삶의 총체적인 국면을 보아야 한다.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목표 달성만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모든 게임에서 이길 수는 없다. 도달하기 어렵고 달성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목표라면 그만두어야 할 때가 있다. 언제 그만두어야 하는지 아는 것 또한 삶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이다.

_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어떻게 최고의 나를 만들 것인가

 

 

 


115. 대멸종

시아란 외 지음 / 안전가옥 / 2019

 

저승 최후의 날의 기록은 정말 기록의 형식이다 보니 사건의 발생 과정을 따라가는 것 이외에 다른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기록이 그렇게 동작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모든 독자가 이 기록에 나처럼 반응하지도 않을 것이다.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가 제일 좋았다. 김초엽 선생님이 사랑받은 이유는 그가 SF를 썼기 때문이 아니라 SF를 가지고 최은영 선생님이 해서 대박 친 일을 했기 때문일 듯하다. 이런 구분 자체가 우습긴 하지만, 소위 순문학이라고 하는 것과의 친연성은 SF 입장에서 굉장한 매력이 될 수 있다. 이 작품이 그랬다. 솔직히 다른 작품들보다 뛰어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앤솔로지 이름이 표제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었다면 이 작품은 당연히 표제작이 되었을 것이다. syo에게 이제부터 심너울 선생님은 나오면 읽을 작가다.

 

선택의 아이는 나쁘지 않았지만 뻔했다. 모든 종의 대멸종을 막기 위해서 모든 동물들의 합의로 인간의 삭제가 예정된 상황이다. 그런데 그 삭제 버튼이 한 아이, 가난한 나라에서 학대와 천대를 받으며 위험 속에 사는 어떤 선한 아이에게 주어진다면? 이 설정이 처음 두어 페이지에서 등장한다. 그 즉시 syo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은 대충 이랬다. 처음에는 이 착한 아이가 어떻게든 인간을 살려보려 애쓰겠지. 그렇지만 인간들은 이 아이가 뭘 손에 든지도 모르고 늘 그래왔듯 이 아이를 학대하겠지. 그러나 아이는 참겠지. 하지만 어른들은 이 아이가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을 죽이겠지. 아이는 자신의 고통은 참아냈지만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서 폭주하겠지. 그래서 버튼을 누르겠지. 다 죽겠지. 지구는 아름다워지겠지. . 딱 그랬다.

 

우주탐사선 베르티아는 이 책에 든 다섯 작품 중 우리가 SF를 상상할 때 떠올리는 그림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우주, 과학, 미지, 그리고 인간.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야겠다. 강유리 선생님의 저자파일을 보면, 2004년 장르 소설로 데뷔한 이후 직장생활을 하시면서도 판타지와 무협에 마음을 두고 있다가 이번 책을 통해 컴백하셨다고 되어 있다. 몸을 좀 더 푸셔야겠다.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들고 나섰다가 쥐 잡고 돌아선 느낌이다.

 

이 세상의 신이 코딩을 더럽게 해 놓은 초보자 같다는 생각을 하니 웃겼다. 어쩌면 이 세상이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의 습작일 수도 있겠다. , 그러면 많은 것이 설명되는 것 같기도 하다. 왜 세상에는 웃음보다 눈물이 많은지, 왜 사람들의 삶은 이렇게 삐걱삐걱거리는지, 어째서 그렇게 삐걱삐걱거리면서도 세상이 어찌어찌 돌아가는지.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한 번 낄낄낄 웃었다.

_ 심너울,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 읽는 ---

안나 카레니나 1 / 레프 톨스토이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 미야자키 마사카츠

신민사소송법 / 이시윤

IT 좀 아는 사람 / 닐 메타 외

역사의 색 / 댄 존스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 나카마사 마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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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4-03 1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꽃 지는 비가 오네요. 안나 카레니나 1권 내가 먼저 다 읽어야지...

syo 2021-04-04 01:1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스피드 반님. 저는 여기저기 한눈 팔면서 느긋하게 따라가겠습니다.

독서괭 2021-04-03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는 책에 신민사소송법 들어가 있는 거 저만 슬픈가요?

붕붕툐툐 2021-04-03 20:1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4-04 01:19   좋아요 0 | URL
왜 슬퍼요. 이 책 생각보다 재미난 곳 많아요 ㅎㅎㅎㅎ

붕붕툐툐 2021-04-03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syo님의 재독의 기준이 궁금하네요!!

syo 2021-04-04 01:20   좋아요 0 | URL
특별한 기준은 없답니다.
일독하면서, 이 책은 이 주제를 다룬 여러 책들 중 레벨 순으로 따지면 몇 번째군- 이 정도를 캐치해뒀다가,
한참 지나 그 주제에 대해 다시 읽기 시작할 때 지금 내 레벨이 몇인지 대충 점검해보고 그 레벨에 맞는 책들부터 다시 읽는 거죠.

바람돌이 2021-04-03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는 기침을 하고 나는 그 기침마저 만지고 싶었다. 오늘의 문장으로 추천하고보니..... 좀 슬프네요.
언젠가 100만년전쯤 내게도 이런 때도 있었다오. 지금은 그 기침할 때 마다 왜 가리지 않고 그냥 사방에 침튀기냐고 짜증을 안드로메다 끝까지 내는 나를 보다가 톨스토이가 아니라 내가 개새끼인걸까? 소매로 가리지 않고 침튀기며 기침하는 저 인간이 개새끼인걸까 고민하고 있다오. ㅠ.ㅠ

syo 2021-04-04 01:22   좋아요 1 | URL
언젠가는 변할지도 모르지만 영원을 말해도 변할 거라면 영원을 말하지 않고도 변할 거니까 그냥 오늘은 영원을 말하는 방식으로 연애를 합니다.....

우리 그냥 톨스토이가 개새끼인걸로 해둘까요??

행복한책읽기 2021-04-03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놔. 이 글 읽고 확인해버렸군요. 내겐 이제 설렘은 없고 오글거림만 남았다는 걸. 기침마저 사랑하고프다니. 바람돌이님 말대로 튀는 침밖에 떠오르지 않아 퉤퉤 할 뻔했음. ㅋ
김초엽과 최은영을 엮은 저 평. 아. 놔. 이건 흐릿한 내 거울을 싹싹 닦아준 느낌. 고마워야 하는데 왜 열받을까요. syo는 왜케 생각도 잘하고 글도 잘 쓰지요. 아 놔 샘이 부글부글^^;;;
대멸종 업어가겠음. syo 지난호 포텐 터진 것 같았는데, 곧 일독하겠음^^

syo 2021-04-04 01:24   좋아요 1 | URL
대멸종을 업어가신다구요?
음,
음.....

저라면 심너울 선생님의 단독 작품집이 나오면 차라리 그쪽을 노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