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형제 사기단 - The Brothers Bloo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감동과 보는 즐거움을 주는 산뜻하고 발랄한 완벽사기극. 씌어지지않은인생은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며칠 전 아이방 베란다 정리를 대대적으로 했다. 어릴 때 갖고놀던 장난감이랑 인형들은 죄다 버렸다. 그외에도 잡다한 것들을 버리고 정리했다. 그러다 스케치북 형태의 그림일기장이 하나 눈에 띄었다. 펴보니 작은딸이 여섯살 적에 썼던 것. 주로 놀이를 한 내용이 많았다. 선생님 놀이, 엄마놀이 비누방울 놀이, 소꿉놀이, 그네타기, 자전거 타기, 장사놀이, 먹는돌뽑기 놀이, 풍선놀이... 하나씩 읽어가다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그대로 옮겨놓고 싶다. (맞춤법도 하나 안 틀렸네^^)

   
 

2003년 4월 9일 수요일  

제목 : 풍선놀이 

엄마도 있었다. 나는 검정색 풍선을 불어서 엄마에게 묶어주세요 라고 말하니까 묶어 주셨다. 나는 풍선을 잘 분다. 엄마 언니는 풍선을 못 분다. 왜냐면은 언니랑 엄마는 힘이 약해서 그렇다. 나는 아빠를 닮아서 힘이 세다. 나는 호랑이띠라서 무섭다. 풍선놀이는 재미있었다. 그런데 엄마아빠언니는 토끼띠 말띠 닭띠라서 내가 무섭다. 언니는 닭띠다. 그런데 풍선은 검정색이였다. 풍선은 내가 던졌는데 천장에 닿았다. 풍선을 만져보니까 흙기분이 들었다. (오늘의 착한 일 : 엄마말을 잘 들었어요.) 

 
   
   
 

2003년 4월 25일 금요일 

제목 : 강아지똥과 갈매기똥 

처음에는 강아지똥이 갈매기똥을 무서워했어요. 갈매기똥은 "안녕 강아지똥아 우린 깨끗한 똥이야." 

이제 더러운 걸 먹어서 더러운 똥이 되었어요.

 
   

학교 갔다온 아이한테 이 그림일기장을 보여줬더니 자기도 보고는 아주 신기해 하며 웃고 즐거워했다. 풍선에서 왜 흙기분이 난다고 했을까.. 이러며 갸우뚱.  

이랬던 아이,  12살이 된 지금, 최근 일기장을 보고 잘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요새 사춘기라 감정의 동요도 잦고 나와도 신경전을 벌일 때가 종종 있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게 한발씩 양보하고 "서로" 다독여주며 잘 지내는 것 같다. 엄마아빠가 세상에서 1순위로 좋지만 그런데, 아빠에겐 쬐금 미안하지만 실은 엄마가 더 제일 좋아,라고 적당히 뻥도 치는 통통여우.^^  아니 진심이라고 믿어.

 

   
 

2009년 6월 6일 토요일 

제목 : 코렐라인, 비밀의 문 

엄마와 함께 조조영화로 '코렐라인, 비밀의 문'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코렐라인은 다른 곳에서 'Pink Palace Apartment'로 이사를 왔는데 그곳에는 많은 비밀이 있었다. 주변에 이상한 사람도 몇 있었고 새 집에는 비밀의 문이 있었다. 그 문은 인형들의 세계로 가게 되는데 그 속에는 나쁜 마녀가 완벽한 코렐라인의 엄마로 변장하고 영원히 행복을 누리자고 유인한다. 그러나 마녀가 코렐라인에게 쓴 수법에 당한 유령들을 발견한 코렐라인은 마녀에게 맞서 싸운다. 결국 코렐라인은 마녀를 물리쳤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행복만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위험하지 않은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009년 6월 12일 금요일 
 
제목 : 생각하는 것에 따른 차이 
 
오늘 난 특별한 것을 느꼈다. 저녁 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영어듣기 숙제를 했다. 게다가 영어 듣기 숙제를 할 때면 들리는 걸 받아적기를 해야 돼서 더 힘들다. 오늘은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숙제를 다 끝낼 각오로 숙제를 했다. 듣기 파일은 mp3 파일이라 mp3를 붙들고 공책에 글씨를 빼곡히 썼다. 그런데 오늘따라 영어가 덜 어렵게 들렸다. '아, 드디어 조금 실력이 향상된건가?' 난 이때까지 항상 나에게 힘든 건 거의 포기하는 상태로 그 일을 했는데 그때마다 엄마께서 포기하지 말고 해 보라고 하셨다. 그대로 따르니까 그래도 좀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가장 크게, 결정적으로 깨달은 건 포기와 꾸준히 도전의 두 갈림길 중, 꾸준히 도전의 길을 따라가면 결국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이 컸어^^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9-06-20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일기는 정말 다 큰 것 같네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스스로 느끼는 저런 '특별한 기분'이라는 것이 학습 효과에 있어서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9-06-21 07:57   좋아요 0 | URL
네, 생각이 틀에 박혀가는 건 아닌가하면서도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잘 자라고 있단
생각에 나름 뿌듯해요. 특별한 기분은 자기 스스로 행동하고 느껴서 갖는 거라
학습에도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아요. 시켜서 억지로 하는 건 그다지 효과가 좋지 못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06-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6살때 일기는 너무 사랑스러워요 ^^

프레이야 2009-06-21 07:5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그때의 일기가 더 좋아요. ^^
저것말고도 어찌 웃긴지, 보면서 저 혼자 완전 깔깔 넘어갔어요.

울보 2009-06-2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섯살인데 일기를 정말 잘쓰네요,,
정말 귀여운 소녀네요,,

프레이야 2009-06-21 07:59   좋아요 0 | URL
울보님 류도 잘 자라고 있지요. 많이 의젓해졌구요.
저 때는 애들이 다 참 순진하고 귀엽지요.

카스피 2009-06-2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쓰기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주네요.일기는 정말 자신의 과거를 보여주는 타임 머신같군요^^

프레이야 2009-06-21 08:00   좋아요 0 | URL
그래서 기록이 소중한 것 같아요. 저도 일기를 죽 썼었는데
이제 다 어디로 갔는지 없고 대학생 때 썼던 것 하나만 어디 있답니다.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고민했었구나,싶어요.

turnleft 2009-06-21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리야님 입에 걸린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네요 ^^

프레이야 2009-06-21 08:00   좋아요 0 | URL
다 보여요? ㅎㅎ

바람돌이 2009-06-21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살 때 저정도 일기라니.... 그러니 지금도 이렇게 똑똑하게 딱부러지게 일기를 쓰는군요. ^^
이렇게 아이들이 크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고도 뿌듯하시죠? 제가 그렇거든요.ㅎㅎ

프레이야 2009-06-21 08:01   좋아요 0 | URL
뭐든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맞아요 맞아. 신기 + 뿌듯 ㅎㅎ

순오기 2009-06-2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여섯 살 때 쓴 일기를 버린 건 아니겠죠?^^
바로 이런 것들이 보물이 되는 것이죠~~ 사랑스런 통통여우!

프레이야 2009-06-21 14:36   좋아요 0 | URL
네, 아이가 제방에 챙겨두더군요.ㅎㅎ
지가 봐도 신기한가 봐요.

세실 2009-06-2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일기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결론이 이미 삶을 통달했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09-06-21 23:05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좀 놀랐어요. 많이 자랐구나싶어서요.
무슨 말이든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새삼 했구요.
4월에 토익을 처음 응시했는데 625점 받았어요.(우힛~ 팔불출엄마모드ㅋㅋ)
점점 자신감을 얻어가는 것 같고 스스로 뭘 깨달았다는 게 좋은 거죠.^^
 

이번에 문학부문 서평단으로 선정된 후 벌써 다섯 권의 책을 받았다. 

서평날짜를 지켜야할 텐데...  게으름 부리고 있다. 

  

 

 

 

 

 

  이 두 권은 6월 23일 까지 

 

 

 

 

 

 

  세 권은 7월 1일 까지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희망꿈 2009-06-1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되신거 축하드려요.
ㅎㅎㅎ 서평도서는 올때는 좋은데, 기간이 있어서 조금은 부담이 된다는~
날짜 잊지마시고 서평 올리시길 바랍니다.

향기 2009-06-1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3일까지 서평 올려야되는데 이거 은근 부담이예요 ^ ^
완전 관심 없는 경영서라서 아직 펼쳐보지도 않았어요 ㅎㅎ

반딧불이 2009-06-18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예술과 사랑도 있네요. 프레이야님 리뷰 기대합니다~

2009-06-1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9-06-18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하겠습니다. 전 날라리 서평단이었지만 님은 멋지게 해내시시라 믿어요. ㅎㅎ

글샘 2009-06-19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바쁘면 바쁜대로 못올리는 건 못올리고 그러고 마는데요... ^^
뭐, 그래도 20명 인문 서평단 중에 10등 안엔 들더라구요. 기간을 많이 지나고 봐도... ㅋㅋ
맘 편하게 하세요. ^^
참, 나중에 우리 책 바꿔보는 건 어때요?

꼬마요정 2009-06-1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6/23 까지 써야하는 '눈 오는 아프리카'랑 '어머니를 돌보며'는 썼어요~~뿌듯뿌듯
저랑 책이 같네요.. 헤세의 사랑이랑 예술은 어려울 것 같아 겁먹었답니다.^^;;

stella.K 2009-06-19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다섯권! 저는 그렇게 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거 이거...!
서평단 되셨군요. 관심없는 척 하시더니. 축하해요. 고생 좀 하시겠어요.ㅋㅋ

꿈꾸는섬 2009-06-19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서평단 되신분들 참 부러워했었는데 의무감으로 책을 읽고 날짜까지 지켜야하니 부담이 너무 크시겠어요. 그래도 프레이야님은 잘해내실거라고 믿어요.ㅎㅎ 좋은 리뷰 보러 또 올게요.ㅎㅎ

무스탕 2009-06-1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오는 아프리카는 제목이 멋있네요. 표지 그림도 어딘지 껄렁껄렁한 느낌이 좋아보이구요. ㅎㅎ
힘내세요!! ^^

카스피 2009-06-19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되신거은 축하드리는데 저보고 날짜 맞추면서 읽으라고 한다면 그 압박감때문에 쉽게 읽지 못할것 같네요^^

프레이야 2009-06-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모두 새로운 책에 관심이 많으셔요.^^
열심히 읽고 촘촘한 리뷰 쓰도록 노력할게요.
날짜 잊지 않으려고 우선 이렇게 기록해둡니다.
님들, 그저 만날 이렇게 힘 주셔서 고맙습니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오늘 14일까지 엘리엇 어윗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 다녀왔는데, 아주 볼 만합니다. 흑백 톤의 사진들인데 하나같이 정감있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들입니다. 

전 처음 들어본 사진작가 이름이었는데 왠지 가보고 싶은 전시였습니다. 

쾌적한 전시장에 들어서니 어디선가 본듯한, 그만큼 살가운 사진들이 많이 걸려있더군요. 

작품마다 유머와 온기가 느껴지고 사진의 내적질감이 꽤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928 파리 태생으로 30년대 후반 미국에 건너가 사진학과 영화학을 전공했더군요.     

1953년 세계 최고의 보도사진 에이전시 매그넘의 회원이 되어 세 차례 회장을 역임하였고 

다큐멘터리 사진 속에 온기와 유머를 담아내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개를 아주 좋아해서 개와 사람을 함께 찍은 사진들이 많은데, 그에게 개는 개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했답니다. 

그런 사진들이 유머러스하면서 발랄한 공감을 불러주었어요. 개의 시선으로 인간을 담은 인상을 주어서인 것 같아요.

연인들의 아름다운 모습, 인간 심리의 적나라한 귀여움, 뒷골목 풍경, 마릴린먼로, 그레이스켈리, 소피아로렌 등, 

최고 여배우들의 흑백초상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한껏 담았더군요.  

어느 흑인 병사가 대열의 끝에서 뒤돌아보며 혀를 낼름 하는 순간을  유쾌하게 포착한 사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해학적으로 담아낸 사진들에 섬세하고 온정어린 마음이 엿보이는 사진도 많았습니다. 

사진을 어디서 찍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말이 전시장 벽에 적혀있더군요. 

무엇을 보는가,는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말하려하는가,일테고, 그 다음엔 무엇을 잘라내느냐,일테고 

또 그다음엔 무엇일까요?  무엇을 보되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할 듯합니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09-06-1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
저 역시 레와님의 소개로 어제 부산에 내려간김에 들러 보고 왔답니다. 특히 유머넘치는 몇몇 사진들이 제 맘에 들더군요. 어쩌면 프레이야님과 제가 같은시간, 같은장소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훗.

프레이야 2009-06-14 22:4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그랬군요^^
커다란 불독을 안고 그 옆에 앉아있던 남자, 그 사진도 참 재미있었어요.

다락방 2009-06-15 08:41   좋아요 0 | URL
제가 가장 맘에 들어했던 사진이 바로 그 사진이에요!!
:)

바람돌이 2009-06-1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오늘까지였다구요? ㅠ.ㅠ

프레이야 2009-06-14 22:46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놓쳤구낭~~ 아까워라요 ^^

2009-06-14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4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6-1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동차 백밀러에 찍힌 남자 얼굴을 볼수 없는게 아쉽네요.
여자는 너무너무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왜 울동네는 저런거 안하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내가 부산으로 이사를 가던지 해야지.. ^^;

프레이야 2009-06-15 21:37   좋아요 0 | URL
여자가 감정에 훨씬 더 충실하고 솔직한 것 같아요.
서울 본점에서도 했던데요.ㅎㅎ

전호인 2009-06-1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에 자연스런 유머를 순간의 포착으로 잡아낸다는 것이 보통의 일이 아닐텐데 라고 생각하니 경이로움까지 든다고 하면 제가 과장된 표현일까요?
사진한장한장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듯 싶습니다. ^*^

프레이야 2009-06-15 21:37   좋아요 0 | URL
네 그랬어요.^^
한 장의 사진이 말해주는 건 적지 않지요.
좀더 다가가서 열린맘으로 보려는 자에게만 보이는..

2009-06-1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6 0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냥 마음이 내키면 꺼내어 아무 쪽이나 펼쳐보는 책이 있다.  

내게는 소노 아야코 여사가 쓴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일명 소노 아야코의 <敬友錄 경우록>이다.  

나는 경우록,이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벗(나 이외의 모든 타인)을 공경할 수 있는, 그러기 위한 글이란 뜻이다.  

내 마음에 불화와 모순이 제거되어야 타인에 대한 공경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앞면 표지의 하단에는 붉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있다. 

"스트레스 안 받고 내 주위 사람들과 행복한 관계 유지하는 비결" 

이 책을 펼치면 우선 목차를 펴서 지금 내 마음에 도움이 될 제목을 찾는다.  

연륜이 묻어나는 글로 쉽고 구체적이면서 숨어있는 허영에 허를 찌르는 글귀가 많다. 

오늘은 41쪽 '노력하는 이가 주는 곤혹스러움'을 찾았다. 

열심히 노력하는 이는 실은 곤혹스러운 존재이다.  

게으름뱅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은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또 회사나 사회에 마음의 빚이 있으므로 결코 으스대지 않는다.  

그 결과 자신의 본질과 평판이 상당히 일치한다. 

그러나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이 정당한 일, 훌륭한 일을 한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타인도 자신처럼 행동하기를, 또 타인이 자신에게 반드시 감사와 칭찬을 해주기를 마음속으로 요구한다. 

- 나의 얼굴, 상대의 얼굴 

(41쪽 노력하는 이가 주는 곤혹스러움)

  

나는 누군가에게 칭찬과 감사의 인사를 내심 요구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그 모든 게 근거없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내 본질보다 못한 평판을 받고 있다고 분개한 적은 없는가. 내 본질보다 나은 평판을 받고 있다면 오히려 위험하다. 그 모두가 잘못일 테다. 나는 나, 딱 그만큼의 나로서 그냥 걸어갈 뿐이라 여겨야한다. 칭찬에 흐느적거리지 않고 비난에 움츠리지도 않아야한다. 그 어떤 말도 '나'를 '나' 아닌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화장실을 가고, 그런 것들 이외의 모든 것은 삶이 내게 주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고, 고 장영희 교수도 말했다. 평범한 진리이지만 깊이 와닿았다. 바라지 않으면 부족하지 않다. 원하지 않으면 목 마르지 않다. 

달리지 않으면 지치지도 않을 것이다.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6-08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9-06-08 23:34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저도 늘 흔들리며 살아요.
그게 마음에 병이 되는데도 어리석게 늘 그러죠.
이 책은 몇해 전 제게도 참 좋은 충고가 되었어요.
제가 쓴 리뷰도 있어요. 찾아보세용~

... 2009-06-0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에 허느적거리지 않긴 쉬운데 (칭찬을 많이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_-;;;), 비난에 움츠러들지 않긴 너무나 어려워요. 가끔 많이 지치는 건 달리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언젠가 부터 이런 종류의 에세이류를--인생의 지혜를 설교하는 듯한--사지도, 읽지도 않게 되었는데, 이 책엔 마음이 많이 끌리네요.

프레이야 2009-06-09 01:37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그런지도 몰라요.-_-
퍼질러앉아 좀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서서히 달리고 싶어질 때까지요.
저도 설교조의 에세이류 별로인데 소노 여사의 글엔 위트와 고정관념의 반전이 넘쳐요.^^

반딧불이 2009-06-0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무서운 말이네요. 수필을 읽어보려고하는데 목록에 담아두어야겠어요. 고마워요.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2009-06-09 01:43   좋아요 0 | URL
이 책엔 이 글을 포함해서 생의 역설과 지혜가 많아요.
가까이 둘만해요.^^ 긍정과 느긋함.

비로그인 2009-06-09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 님이 좋다고 하시니 그럼 저도 보관함에 쏙.. 오프서점 가서 들춰봐야겠네요.

자기자신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은 없나요? ㅎㅎ 그 또한 긍정과 느긋함인가요?

프레이야 2009-06-09 09:22   좋아요 0 | URL
^^ 이게요.. 결국 자신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이더군요.
저도 참 잘 안 되는 얘기라~ㅎㅎ 이론과 실천의 간격은 너무 멀어요.

하늘바람 2009-06-09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노력을 많이 안하는 스탈이라 흑흑
많이 와닿네요. 게으른사람의 빚^^

프레이야 2009-06-09 09:57   좋아요 0 | URL
그러니 으스대지 않고 겸손하고 좋잖아요^^
저같은 경우는 게으르면서도 빚 내어놓으라고 안달하지요 ㅎㅎ
오늘 여긴 잔뜩 흐려요. 빗방울이 막 떨어질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초롬너구리 2009-06-0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뒤통수를 치네요. 전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그래서 오히려 더 실망감이 컸나봐요. 이 책 사놓고 안보고있었는데 가끔 들여다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09-06-09 23:12   좋아요 0 | URL
뒤통수 치는 글귀가 많더군요.ㅎㅎ
아무곳이나 펼쳐봐도 되니까요.
열심히 사는 것, 그게 실망감으로 이어지니 참 슬프죠.

야클 2009-06-0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참 맘에 드네요. 페이퍼 내용은 더 맘에 드네요. ^^

프레이야 2009-06-09 23:13   좋아요 0 | URL
야클님, 예쁜 따님의 백일을 축하합니다~(이미 지났겠지만요)
닮았어요. ^^

꿈꾸는섬 2009-06-0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필요한 책인 것 같아요. 바로 담아가요.^^

프레이야 2009-06-09 23:14   좋아요 0 | URL
네^^

라로 2009-06-0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제목에 이끌려 샀는데 정말 만족해요~.
그리고 님의 말씀에 동의해요,,,실은 제가 열심히 노력하는 형이라,,,쿨럭
님의 말씀 추천과 더불어 별찜합니다.꾸벅

프레이야 2009-06-09 23:55   좋아요 0 | URL
나비님, 노력형인 거 정말 그런 것 같더라구요.
전 안노력형이에요.^^

라로 2009-06-09 23:58   좋아요 0 | URL
아이고 깜딱이야!!
댓글달고 추가로 글 올렸더만 님 댓글이~~~ㅎㅎ
얼마전 만치님의 글에 댓글 달때도 그랬는데,,,,ㅎㅎ
지금 이 순간 같은 장소에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눙~ㅎㅎㅎ
방가방가~. 이제 들어오신거에요????
저 오늘 마더 봤다요,,,암튼

네꼬 2009-06-10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한다고, 언젠가 페이퍼에 썼다구요. (그래서 어쩌라구?) 프레이야님, 이렇게 부르려니까 진짜로 외국어하는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9-06-10 08:43   좋아요 0 | URL
네꼬님이 프레이야~ 그렇게 불러주심 더 좋다구요.^^
언젠가 쓰신 페이퍼를 못 봤네요.

치니 2009-06-10 16:07   좋아요 0 | URL
저는 네꼬님이 쓰신 그 페이퍼 덕에 이 책을 사 봤다구요. (그래서 어쩌라구?) ^-^
이렇게 두 분이 공감가는 글까지 비슷한 걸 보니, 마음이 한결 따스해져요.

프레이야 2009-06-11 00:31   좋아요 0 | URL
치니님 그랬군요. 아~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