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진 기타리스트를 오랜만에 보았다. 오프닝과 막간에 연주했다. 큰아이가 수능을 본 후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해 이 분 연습실로 데려갔던 게 어언! 세월이 흘렀구나 모두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임원진들 다들 훈훈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챙기고 진행도 매끄러웠다. 나는 다른 몇 분이랑 우수시민기자상을 받았다. 시니어, 반려동물, MZ세대, 외국인 부문으로 나누어 활동하는데 나는 반려동물 부문 단독 수상. 꼬마요정 님 다묘 반려인 취재에 흔쾌히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고전산책을 맡아 오래도록 쓰고 계신 서부국 님과 책칼럼니스트 박현주 님의 대담에서 몇 가지 팁.
1. 어렵지만 아니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보람 있는 고전읽기. 어렵지 않게 읽고 쓰려면 겉에서 안으로 들어가라. 본문부터 불쑥 읽지 말라는 말. 외부에서 내부로, 전체그림을 먼저 파악하고 중심으로 들어가라. 예를 들어 책날개, 해설 정보 등 본문 외적인 사항들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으면 고전이 주는 통찰을 이해하기 수월하다.
2. 읽다가 올라오는 자신만의 생각을 놓치지 말고 잡아라. 그렇게 글덩어리 몇 개를 붙들어 적어두면 맥을 이어 쓸 수 있다. 읽으면서 쓰기 권함.
3. 고전 작가들의 공통점이라면 대작은 생의 힘든 시기에 태어난다는 사실. 건강을 잃었거나 시대적으로 힘들거나 개인적인 억압과 추락의 시기에 대작이 나오더라는 점. 아니더라도 후일 그 시절을 떠올리며 대작을 쓰게 된다.
4.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어린 시절의 중요함.
5. 고전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이라면 외국어를 더 많이 알면 좋았겠다는 것. 아니면 사전이라도 가까이 두라.
6. 이분도 잃시찾과 마르크스 자본론은 다 읽지 못한 책이라고.
고전 탐닉하시는 북플러 많지만 특히 잃시찾 완독하신 블랑카님과 곧 완독하실 페넬로페 님 생각이 났다. 내적 박수!!!
7. 서부국 님 최근 <고전식탁> 발간. 찜!
8. 박현주 북칼럼니스트가 만나본 작가들의 공통점은 다들 걷기를 무지하게 잘하고 사랑하더라고… 한창훈 작가 등. 그리고 자신의 책에 독자는 어떤 메모와 밑줄을 다는지 궁금해한다는 사실.
두번째 대담은 시인이었던 음식/맛칼럼니스트 최원준 님과 문화라이프부 기자가 맡았다. 최원준 님은 오래도록 '음식문화잡학사전' 기고 중. 최근 <부산 탐식 프로젝트> (산지니) 재발간. 경품 당첨되어 선물로 받았다^^
부산의 음식은 근현대사 특성상 팔도 이주민들 각각의 개성이 살면서 또다른 음식으로 탄생되었다. 가마솥 부, 부산의 역사를 알기 위한 과정에서 만난 향토음식을 분류해 실었다. 음식 안의 역사. 음식이란 시대를 담는 그릇.
부산 향토음식 13가지는 모두 융합을 기초로 부산이라는 정체성이 합해진 것. 그중 돼지국밥과 밀면을 대표적으로 꼽아보면 부산의 돼지국밥은 개방성과 다양성을 공동체적으로 수용해 한 가지 스타일이 아니다. 정형화하지 않은 돼지국밥이지만 모두 부산 스타일 돼지국밥이다. 밀면은 냉면을 대체한 차선의 음식이자 B급, 서자인 셈이다. 하지만 비용을 조금 낮추어 여럿이 나눠 먹음으로써 배려가 담긴 음식이다. 흔히 가심비라고 하듯 진정한 가성비는 만족도에서 오는데, 마음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육하원칙에 충실하길 권한다.
독자제안카드를 익명으로 제출했고 간단한 답변을 들었다. 가장 많이 나온 주제가 환경, 젠더, 재테크, 반려동물, 육아, 청년/노인 일자리 등이다. 부산 영도는 65세 이상 인구가 30%를 차지해 노령인구가 전국2위 수준이다. 부산예술인들 활동에 관해서도 제안했는데 이걸 콕 찝어 주셨다. 사단법인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발족되어 숨은 이야기 발굴에 열심이라고. 스토리텔링은 다소 억지스러워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문이지만 ^^
입구에 새빨간 포인세티아,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네. 따뜻한 12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