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위 치는 프린세스 ㅣ 해를 담은 책그릇 2
섀넌 헤일 지음, 공경희 옮김, 이혜진 삽화 / 책그릇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전작이었던 <프린세스 아카데미>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감탄하면서 재밌다고 이야기 했지만, 책 두께 때문에 항상 밀쳐두고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잡은 자리에서 잠도 안 자고 읽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림형제의 원작 <거위치는 소녀>에서 이야기를 따 왔다고 하는데, 공주가 사랑한 말 팔라다나 함께 거위를 쳤던 소년 콘래드는 이름까지 그대로 따 왔다.(책 뒤에 원작을 실어 두었다. 안 그래도 집에 있는 책을 찾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친절도 하시어라.) 원작을 읽으면 새넌 헤일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뻥튀기기'를 잘 해 두었는지 감탄스러울 것이다.
고도로 정제된 하이틴 로맨스를 읽는 느낌도 조금 들었다. 왕자와 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사춘기 소녀들을 얼마나 두근거리게 만들까?
왕가의 후계자로 키워지지만 어머니의 힘 아래 놓여 자신이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가 늘상 고민이었던 공주, 어머니는 그 공주에게 왕권을 물려주는 대신 이웃나라의 왕자와 결혼을 하게 하여 전쟁으로부터 자기 나라를 지키고자 한다. 얼굴도 보지 못한 이웃 나라 왕자와의 결혼도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먼 길을 여행하는 중 겪게 되는 시녀 셀리아의 배신과 호위병들의 죽음은 그녀를 단련시킨다. 왕실 안에서만 고이 자라 세상 물정 모르는 공주가 아닌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게 하여 진정한 통치자가 될 수 있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왕실의 거위치는 소녀로 일하면서 기회를 틈타 사랑하는 애마 팔라다를 구하고 싶었으나 결국 팔라다를 잃게 되었고, 자신의 위치를 찾고 싶었으나 반역자들의 눈을 피해 목숨을 이어가는 일이 급했다. 오로지 세상에 혼자 남겨진 공주는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시켜 나간다.
프린세스 시리즈는 주인공들이 자연물을 하나씩 다루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설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니도리-킬라드라 탈리안나 이질리는 바람을 다룬다. 바람이랑 대화를 하면서 위기의 순간을 극복해 나간다.
거위치는 소녀에게 찾아온 사랑, 어느 날 왕실 호위병이라고 칭하는 게릭이라는 자가 거위치는 소녀(이지 공주)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은 여느 남자가 여인을 사랑하듯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편지만을 남긴 채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호위대장 탈론이 살아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셀리아의 수작으로 인해 두 나라간에 전쟁이 일어날 위기에 놓였음을 안 이지 공주는 용기를 내어 가짜 공주(시녀 셀리아)와 왕자의 결혼식이 열린다는 곳에 거위치는 아가씨의 모습이 아니라 당당한 공주의 모습으로 찾아간다. 악당들에 의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이지만 극적 반전이 우리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읽어본 자만이 알 수 있으리라. 재미 대빵 좋으니 일단 읽어 보시라니깐요.
"마법이 있으면 좋겠어요. 지난 일들이 사실이라면,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 수 있을테니까요."
"자, 이젠 지난 세월과 잃어버린 것 때문에 울지 마라. 그리고 알 수 없는 부분은 우리가 살면서 배워야 할 몫이란다.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가 스스로 알아낼 만큼 똑똑한가 아닌가 하는 것이지. 그게 바로 내가 알고 싶은 거야."(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