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면 뭐 어때? 지그재그 2
나탈리 페라리 지음, 이정주 옮김, 도미니크 졸랭 그림 / 개암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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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말이 적어 친구도 적은 아이들이 있다. 너무 내성적이다 못해 발표를 하다가 울어 버리고 마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모습에서 내 어릴 적 모습이 겹치는 듯하여(뭐,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은근히 맘이 쓰일 때도 있다.  

우리 집 전집 중에 <<안 보이는 아이 노아>>라는 책이 있다. 집에서는 활기차게 방방 뛰는 아이가 밖에만 나가면 어찌나 조용한지 다른 아이들 눈에 전혀 띄지가 않는다. 투명인간이 되어 버리는 거다. 그러다 놀이터에서 자기처럼 안 보이는 아이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입은 투명 옷이 벗겨지고 한창 놀이를 하던 다른 아이들 눈에도 띄게 된다는 이야기다. 노아는 그렇게 세상에 다가갔다.  

그러나, 이 책의 아이는 조금 다르다. 자신이 안 보이는 아이라는 사실이 답답한 것이 아니라 그래서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고 자연을 바라볼 시간도 많아서 오히려 좋기만 하다. 하지만 친구 없이 혼자 지내는 아이의 모습이 걱정인 부모는 아이를 위해 생일 파티도 열어 보고 스케이트 강습도 등록 해 보지만 일은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아이의 성향을 받아 들이고 자기 닮은 고양이를 마리에게 키우게 한다. 고양이를 키우다 또 다른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를 하나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그래, 어쩌면 걱정 스럽게 바라보는 우리의 맘과 달리 간혹 아이들의 성향 중 혼자 있는 것이 좋아 그것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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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가득 창비아동문고 248
오까 슈우조오 지음, 노석미 그림, 고향옥 옮김 / 창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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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을 고를 때 인터넷 서점의 독자 서평을 무척이나 신뢰한다. 여러 사람이 입을 모아 좋다고 이야기 하는 책을 사면 실패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그러한 서평을 살펴보지도 않고 고르는 책들이 있다. 믿을만한 작가가 쓴 책이기에 그냥 덥석 손이 가 버리는 경우다. 이 책 또한 <<우리 누나>>의 작가 오까 슈조에 대한 믿음으로 그렇게 내 손으로 들어 온 책이다.

이 이야기는 모두 네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다.

먼저 <거짓말>

이 이야기에는 정말이지 다양한 거짓말이 나온다.

첫 번째 거짓말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주인공 류우의 반에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는 스기모또 교오꼬라는 친구가 있다. 그리고 이 친구를 괴롭히는 야마시따 쯔요시 무리가 있다. 쯔요시는 교오꼬를 교묘하게 괴롭히면서도 선생님에게는 자신이 아무 잘못도 없다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하는, 아주 나쁜 거짓말을 양심의 가책 없이 해대는 아이다. 류우가 쯔요시의 나쁜 행동을 보고도 못 본 척 하는 것도 어쩜 첫 번째 단계에 속하는 거짓말일 수 있겠다.

두 번째 경우의 거짓말은 일상사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아주 단순한, 적의를 품지 않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거짓말이다. 가령, 류우가 나쁜 시험 성적을 보고 어머니의 혈압이 올라 갈 것이 염려 되어 시험을 쳐도 치지 않았다고 하고, 시험지를 받아도 받지 않았다고 하는 거짓말이나 혹은 엄마가 아빠가 아끼는 트로피의 목을 실수로 뎅강 하게 만들어 놓고 살짝 본드로 붙여 두는 식의 거짓말이 여기에 속하겠다.

마지막은 온통 거짓말 투성이인 교오꼬와 밥짱처럼 거짓인게 진짜보다 더 진짜인 경우의 거짓말이 있겠다. 게이인 밥짱의 말처럼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거짓말은 나를 속이는 거짓말이라는 것, 남에게 부끄러운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 원칙에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슬픈 밥짱의 거짓말에서처럼 거짓말 속에 묻어나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친구를 구하기 위해 거짓말 대장인 류우가 한 거짓말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쯔요시의 지갑이 없어져 도둑으로 몰린 교오꼬를 위해 6학년을 범인으로 몰아 가는 것은 류우가 저질렀던 불의에 대한 눈감기를 용서해 줄 만큼 용기있는 행동이었다고 본다.

거짓말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을 절대로 속이지 말라는 밥짱의 말을 마음 속에 꼭 기억해야겠다.

다음은 <오뚝이>

한 때 내가 썼던 닉네임이다. 개구리 왕눈이 주제가처럼 ‘일곱 번 쓰러져도 일어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 내리라 맘 먹었었던 기억! 친구들로부터 안경 원숭이, 뱅글이 눈알이라고 놀림 받던 카즈오는 앞을 못 보는 부모님처럼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수술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그 또한 성공하지 못해 끝내 특수학교로 전학가게 된다. 친구들이 축구 같은 것은 할 수 없게 숙제를 많이 내어 달라고 심술을 부리기도 하고, 자기를 놀리는 친구들이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카즈오는 수술이 실패하여 전 보다 더 두툼한 안경을 쓴 덕에 왕잠자리가 되어 돌아 왔지만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해 주어 가슴을 쓸어 내리게 한다.

세 번째 이야기인 <편지>

무척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동명이인의 집을 찾아 편지를 전해주기 전까지 야노우찌 켄노스께는 부자 아저씨를 상상 해 보지만 꿈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너 만할 때 다시 인생을 시작해 보고 싶구나.”라고 이야기 하며“너는 나구나!”라고 이야기 하는 초라한 미래의 나를 만나면서 마음이 복잡하기만 하다. 간신히 찾은 켄노스께씨는 부자는 아니었지만 가족들도 모르게 아끼던 사진기를 팔아 어려움에 처한 직장 동료를 구해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잘못 배달되었던 그 ‘편지’가 이야기 해 주고 있어 마음을 무척 따뜻하게 해 준다.

마지막 이야기인 <꿀벌>에서는 같은 번지의 집 다섯 채 중 네 채에서 100만엔의 돈 꾸러미가 발견되고 그것은 옛 집에 대한 그리움을 가진 치매 할머니 때문임이 밝혀진다. 하지만, 할머니가 가진 돈 500만엔 중 100만엔의 행방이 묘연하고 그 돈은 나머지 한 채에서 숨긴 것은 아닌지 의심받게 되는데... 하지만 돈은 할머니집에서 나와 일은 그렇게 마무리 되는 듯했다. 하지만, 할머니가 나머지 한 채의 우편함에 돈을 넣지 못한 것이 우편함 주위를 돌고 있는 꿀벌 때문임을 알고 할머니의 아들은 어릴 적 온 몸을 벌에 쏘여가며 아들을 감싸느라 죽을 뻔 했던 어머니를 기억해 낸다. 그 덕에 할머니를 요양원에서 다시 집으로 모시고 올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반 아이 하나가 나를 엄청 속여 열 받았던 날, 나는 <<뻥쟁이 왕털이>>라는 책을 찾다 결국 못 찾고 말았다. 거짓말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의 잔소리 보다는 책으로 만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벌로 책 한 권 읽고 독후감을 써 보라고 시키려 했는데 책이 눈에 안 보이는 거다. 그러다가 이 책을 책상 위에 펼쳐 두니 순진한 녀석, 내 책상을 탐색 하더니 내게 와서 “어, 이거 제가 읽어야 할 책이네요.”한다. “그래, 나 다 읽고 너 먼저 읽으라고 꼭 줄게.” 했으니 이 책은 우리 반 용가리 손으로 넘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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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될거야! 이야기 보물창고 14
헬렌 레스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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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고 싶다. 처음에는 그저 되고 싶다고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구체적인 공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발전이 있다고 보고!

그리고 작가가 되고 싶다고 꿈꾼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작가가 되었으니 꿈을 이룬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고 말하는 이 글의 작가를 통해 글을 쓰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참으로 재미있는 일임을 생각하게 된다.

어느 날 잠을 깼는데 꿈이 무척 생생하다. 이거 좋은 글쓰기 소재가 되겠는걸! 하면서 메모를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아침에 밥 먹으며 이야기를 되씹어 보니 또 그닥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아 혼자 피식~

잠자리에서 어느 날 딸아이가 “엄마, 이야기 들려 주세요. 읽어 주지 말고 엄마가 지어서요!” 하는데... “아가, 내가 그런 재주 있다면 린드그렌 선생님처럼 훌륭한 동화 작가가 될 수 있을 텐데, 그게 말이야 쉽지가 않구나! 읽어주면 안 될까?”로 마무리 짓고 말았다.

책을 무척이나 많이 읽는 초등학교 2학년 조카! 담임 선생님이 책을 많이 읽는 것에 비해 글쓰기의 핵심을 벗어난다고 이야기 했단다. 아이 엄마는 마음이 심란하다. 지금부터 논술을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 중! 나도 교사니까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 당장은 잘 안 되지만, 책을 많이 읽고 있으니 어느 순간 잘 하게 될 거니까 아직은 너무 초조해 말라는 처방을 내려 줬는데, 내 말을 들어줄까? 안 그래도 할 공부가 많은 아이들이 저학년부터 논술까지 해야 한다는 것은 조금 서글픈 일이다. 그저 책을 보면서 그 재미에 빠져서 우선은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글의 작가도 예전에는 엉터리로 썼다지 않는가!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 작가들은 아마도 표지 그림처럼 샤워를 하면서도 머리 속에 글쓰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리라!

우선의 나의 목표는 작가가 되기 전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어 보는 것! 그러기 위해서 많이많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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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말썽꾸러기 고양이와 풍선 장수 할머니 동화는 내 친구 2
필리파 피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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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파 피어스!-<<한밤중 톰의 정원에서>>의 작가다. 무척 매혹적이었던 글솜씨를 다시 한 번 더 만나리라는 생각에 기대를 가지고 책을 만났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고양이를 사랑하면서 애지중지하며 함께 살던 풍선장수 할머니가 (생선을 찾아) 집을 나간 고양이를 그리면서 풍선 장사를 하러 다시 나갔는데, 마침 몰아친 세찬 바람덕에 하늘로 붕 올랐더란다. 풍선이 터져 버리자 들고 있던 우산이 낙하산 역할을 대신 해 주는데... 할머니가 내려 앉은 곳은 바다 위였지만 다행히도 한 어부가 그물을 쳐 둔 곳이라 무사 착륙했더란다. 그런데 거기서 집을 나간 사랑스런 고양이가 생선을 눈앞에 두고 떡 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라니!!! 할머니는 그 고양이를 아는 척 하지 않은 채 어부에게 집안 일을 돌보면서 같이 살면 안 되겠는가 묻고 어부도 좋다고 해서 고양이는 생선을 실컷 먹으면서 행복하게, 할머니는 고양이를 돌보면서 행복하게, 어부는 집안 일 해 주시는 할머니 덕에 행복하게 잘 살았더라는 이야기.  

썩 매혹적이지는 않으나, 읽기에는 부담없는 책. 어린 아이들은 좋아하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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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다의 똑똑한 사람들 사계절 아동문고 51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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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호첸플로츠~'시리즈를 소개 해 주었다. 내 인생의 책이 어떻고 저떻고를 시작으로 해서 (남편이 어린 시절 재미있게 본 책인데, 검색을 해 보니 알라딘에 있다며 너무 좋아하면서 1권을 샀더랬다.) 책이 재미있는지 잘 몰라서 안 읽는 것 같아 살짝 귀뜸을 해 주었더니 요즘 남학생들 사이에서 책을 돌려 읽고, 줄 서서 읽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 작가의 책이라서 관심을 가지고 펴 들어 보았는데, 책에는 그림 작가가 따로 없는데 그림도 호첸플로츠 시리즈와 같은 걸로 보아서 혹시 프로이슬러가 그림까지 그렸던 것은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본다. (아시는 분 계신다면 답변을 좀...) 

호첸플로츠도 참 익살스러운 책이었는데, 이 책은 정말 굉장하다.  

너무 똑똑한 탓에 이 나라 저 나라에 불려 가서 정작 실다의 가장 노릇을 하지 못하는 가장들을 불러 모은 후 다시 가장을 잃지 않기 위해 '똑똑한' 실다의 사람들은 똑똑하지 않은 척 하기로 맘 먹는다. 그리고 그 실다에는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도시가 불타게 될 거라는 늙은 집시의 예언처럼 실다는 고양이, 아니 생쥐개 때문에 결국 화염에 휩싸이게 되고 만다. 도대체 실다에선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책 속에는 어리석기 위해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어리석음이 몸에 벤!) 실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게 그려져있다. 유쾌한 아이라면(웃음이 많은 아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은 박장대소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몇 번은 마음 속의 키득거림을 스스로 듣게 될 것이다.  

각주구검 [刻舟求劍] 의 고사성어를 아시는지? 번듯한 시청을 만들기 위해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노력한 실다 사람들, 그곳에 달 멋진 종을 구하기 위해 가진 돈을 탈탈 다 턴 실다 사람들, 그리고 전쟁 소문을 듣고는 그 귀한 종을 잃지 않기 위해 호수에 숨겨두려 하는데... 배에 실어 호수에 던지고서는 배에 그 자리를 표시하는 것은 각주구검의 고사성어와 똑같다.  

독장수 구구 를 아시는지? 이웃 마을 친척의 유아세례식에 초대 되어 갔다가 선물로 받은  달걀 한 바구니를 들고 독장수 구구가 시작되는데. 달걀 빵을 만들어 먹자는 남편의 말에 아내는 그걸 시장에 팔아서 암탉 한 마리를 사면 그 닭이 다시 달걀을 낳을 거고  그렇게 양, 염소, 돼지도 살 수 있다는 계산을 하게 된다. 그런데, 혹시 그렇게 부자가 되는 것을 악마가 훼방을 놓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다. 가령 달걀을 썩게 했으면 어쩌나 하는... 그럴리가 없다는 아내는 결국 달걀을 깨어 보고는 아님을 확인 하는데, 남편은 그건 예순 개 가운데 겨우 하나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하여 그 부부는 결국 달걀 한 바구니를 다 깨고는 친척이 신선한 달걀을 줬음을 확인하는데. 그 뒤엔???  

이 책은 이런 식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훌륭한 작가가 똑똑한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같은 책이다.  무척 신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강추!!!

가장 중요한 생쥐개의 등장과 관련 된 이야기는 책을 통해 직접 만나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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