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돌아온 현수의 손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혀 있었다.
선생님이 현수 손가락의 물집을 직접 보여주시며 잘 살펴봐야할 것 같다고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어젯밤 아이들이 기침도 조금 했기에 병원에 가기로 했다.
요즘 골치 아픈 일들이 자꾸 생겨나 잠도 잘 못 잔 탓에 운전하고 나가기가 싫었고, 현준이 태권도 시간도 촉박하여 집 가까운 병원을 가기로 한 것이다. 
 

사실 그 병원이 신통치 않긴 하다.
예전에 현준이가 중이염을 앓았을때 그 병원에서 한달을 넘게 항생제를 먹었는데도 낫질 않다가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나서야 나은 적이 있었다. 어쩌면 시기가 나을 시기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뒤로 그 병원을 멀리하긴 했는데 얼마전 가벼운 기침때문에 갔을때는 그래도 괜찮았기에 다시 믿어본다는 마음으로 그 병원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현준이, 현수는 기관지염이 심하다고 하고, 나는 가볍다고 했다. 물론 며칠 전까진 심했는데 오늘은 기침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같이 간 김에 진찰을 받았는데 결과가 그렇단다.
여하튼, 현수의 손가락의 물집은 대수롭지 않은 물집이며 나중에 터뜨려버리면 된다며 다음에 더 커지면 자기가 터뜨려주겠단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진료비 계산하고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으로 내려왔다. 
 

약국에 내려와서 약을 짓고 있는데 현수가 등이 엄청 가렵다며 박박 긁고, 내게도 긁어달란다.
그래서 아이 등을 긁어주려고 손을 넣었는데 아이 몸이 뜨겁고 등에 무언가가 생겼다.
얼른 옷을 들추고 봤는데 아무 것도 아닌게 아닌 것 같았다.
아이 데리고 다시 병원으로 올라가서 보여주었는데 의사는 연고 하나 처방해주겠단다.
너무도 태연스럽고 태평하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그래서 왜 그런 것 같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벌레가 문 것도 같고, 경과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며 처방해주는 연고나 바르란다.
애 몸에 열도 나고 온 몸에 자잘하게 올라오고 있는 것들을 모두 보여주며 이상하다고 했지만 그 의사 계속해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왜 자기 말을 못 믿느냐는 표정을 하며 그냥 약이나 바르면 된다는 것이다.
순간 화가 났다. 이런 돌팔이 같은 XX 
 

내가 볼땐 거의 수두 같아 보였는데 말이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수두는 아니라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처방전 취소해달라고 했다. 그래도 진료비는 환불할 수 없단다. 이미 진료는 받지 않았냐고 한다. 제대로 진단도 못하면서 뻔뻔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결국 평소 다니던 소아과로 갔다. 현준이 태권도장 보내놓고 차를 끌고 옆동네에 있는 소아과에 가서 진료를 받는데,
그 의사 대뜸 "어머니, 현수 수두에요." 하는 것이다.
수두란다. 수두가 분명하단다.
그래서 좀 전의 상황을 얘기했더니 그 선생님 더 황당해하신다.
일주일동안 유치원 보내지 말고, 약 잘 먹이고 연고 잘 발라주란다.
현수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우선 깨끗하게 씻기고 온 몸 구석구석 연고를 발라주었다. 그 위에 가려움증을 방지하는 칼라민로션도 발라주었다.
약을 먹고 연고를 발라주고 났더니 온 몸에 땀이 흥건해지고 열이 먼저 내렸다.

아무리 조그만 시골 동네의 의원이라고는 하지만 진료과목에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를 큼직막하게 적어놓고 진료를 하는데 수두를 몰라볼 수가 있나 싶다. 환자가 계속 의심스러워해도 무조건 아니라고 버티는데 정말 의사가 맞나 싶었다. 

다시는 이 병원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 

이 동네에 이사와서 처음 피부과를 찾아 들어 간 적이 있었다.
전에 살던 곳에서 현준이 몸에 물사마귀가 생겨서 떼어낸 적이 있었는데 그게 나중에라도 다시 생길 수 있으니 생기면 바로가서 떼어내라고 했었다.
이사를 와서 다시 생겨난 물사마귀를 떼어내려고 피부과에 갔는데
이 의사도 정말 황당 그 자체였다.
진료를 한다며 아이를 진료실 침대에 눕혔다.
그러더니 나더러 오라고해서는 아이를 잡으란다. 그러더니 대뜸 물사마귀를 떼어내는 것이다.
얼마나 경악했는지 모른다.
현준이는 현준이대로 엄청나게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
이런 법이 어딨냐고 했더니
그 의사 하는 말이 괜찮단다. 원래 그렇게 하는 거란다.
원래, 원래, 원래,
현준이와 처음 갔던 병원에서는 물사마귀가 난 곳에 마취 크림을 바르고 30분후에 물사마귀를 떼어냈었다.
아이가 겁 먹지 않게 어르고 달래가며 떼어줬었다. 내게는 이게 원래다.
게다가 나중에야 보였는데 그 의사의 손톱 밑이 새까맸다. 심지어 니코틴에 절은 냄새까지, 최악의 의사였다.

그때 현준이에게 얼마나 많이 미안했었는지 모른다.

그 뒤론 절대 이상한 병원에 데려가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가 귀찮아하는 바람에 괜히 아이만 더 고생하게 되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제대로 처방을 받았다는 것일 거다.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겠다.
의사같지 않은 의사가 있는 병원엔 절대로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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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8-3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의사 간혹 이상해요, 꿈섬님. 수술을 하면 낫지만 수술을 안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라고 해서 그럼 아프면 어떡하냐니까 그냥 이대로 사시면 됩니다. 라고 한 적도 있어요.

근데 이건 아예 진단을 못 한 거예요? 의사가 어떻게 수두를 못 알아볼까요? 더운데, 많이 가렵고, 아플텐데, 걱정이네요.

꿈꾸는섬 2011-08-31 23:37   좋아요 0 | URL
수두가 아니라는거에요. 벌레한테 물린 것 같다나요. 제가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한두군데가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경과를 지켜보자니요. 애는 가려워서 마구 긁는데 말이죠.
진짜 의사가 아니라 돈 벌 생각만 하는 의사같아요. 한번이라도 더 진료받게 하려고 하는 의사요.
그걸 모르고 그 의사 믿고 한달을 넘게 현준이 항생제 먹인 적도 있었어요.ㅜㅜ
좀 귀찮아서 그냥 갔더니 이런 일을 내네요.
생각할수록 화가나요.

근데 아이리시스님도 이상한 의사를 만난적이 있군요. 수술을 하라는건지 말라는건지 애매하게 말하는 의사, 저도 이해 안되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3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세상에나...그런 의사가 다 있대요. 정말 너무 한걸요?
어떻게 수두를 몰라 볼 수가...게다가 열도 나는 상태인데 어떻게 연고 처방만...ㅠ.ㅠ
어디 이런 의사들 신고할 데 없나요? 특히 소아과는 정말 잘 골라 가야 해요. 그래서 한 번 정하면 오래도록 다니는게 좋구요. 저도 이상한 소아과 의사 만나서 "원래 애들은 다 그래요."란 말 듣고 화 엄청 났었잖아요.
그 '원래'라는 말은 사실 의사들이 함부로 쓰면 안되는 말이죠. 그죠?

아직 날이 너무너무 더운데 수두때문에 고생하겠어요. 그거 자기도 모르게 긁게 되는데
작년에 저희 아들 수두 걸렸다가 다 나은줄 알았는데 등 쪽에 긁다가 딱지 띠어 낸 데는 아직도 자국이 선명해요ㅠ.ㅠ
고생하시겠어요. 힘내세요!!

꿈꾸는섬 2011-08-31 23:40   좋아요 0 | URL
현맘님, 정말 이상한 의사 맞죠?
저도 작년에 큰애가 수두 앓았거든요. 그래서 이상하다 싶어서 재차 묻는데 계속 아니라는거에요.
이런 의사 신고할데 있으면 정말 신고하고 싶어요.ㅜㅜ
괜찮은 소아과는 차를 가지고 나가야해서 좀 귀찮았거든요. 날도 덥고 몸도 지쳤고 마음도 별로 안좋았거든요. 그래서 게으름 피우다가 이런 일을 당했네요.
자꾸 칭얼거려서 선풍기 틀어주었어요. 시원하면 아무래도 덜 긁을테니까요.

현준이니 가볍게 몸쪽에만 왔었는데 현수는 온몸 구석구석, 심지어 얼굴에도 올라오고 있어요. 긁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어요.ㅜㅜ

하늘바람 2011-09-01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세상에 이 더운 날씨에 현수와 꿈님 넘 힘들겠어요
저도 수두를 안 앓아 보아서 봐도 모를 것 같아 걱정이네요 일주일 있으면 나아질테니
가라 일주일 빨리 가라~

꿈꾸는섬 2011-09-02 13:04   좋아요 0 | URL
일주일이 더디게 가는 것 같아요.ㅜㅜ
어제 밤까지 엄청 가려워하더니 오늘은 좀 괜찮은가봐요. 그나마 다행이에요.

조선인 2011-09-01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수두하고 기관지염도 구별 못 하는 의사라니, 정말 말도 안 됩니다. 이런 건 정말 신고감 아닌가요? 수두는 엄연히 법정전염병인데 말이죠. 현준이 고생한 얘기 들으니 너무 속상하네요.

꿈꾸는섬 2011-09-02 13:05   좋아요 0 | URL
수두 자국을 벌레 물린 거라더라구요.ㅜㅜ
현준이때 피부과 의사도 절대 잊지 못해요.ㅜㅜ

소나무집 2011-09-01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황당한 의사네요. 그런 병원은 아무도 가지 말아야 정심 차릴 것 같아요.
속보이는 의사족 중 하나는 다 나은 것 같은데 이틀마다 처방전 주면서 계속 오라고 하는 의사...

꿈꾸는섬 2011-09-02 13: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다 나은 것 같은데 이틀마다 처방전 주는 의사도 얄미워요.
매번 병원 가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죠. 3일치 달라고 하면 짜증내는 의사 있어요. 이해가 안돼요.

귀를기울이면 2011-09-0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고대 출신 의사 아니던가요? (죄없는 고대 관련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최근의 성폭력 고대 의대생의 끊이지 않는 파렴치한 행동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실력도 실력이지만 우선 자신이 대하는게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란 점을 항상 유의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됩니다.

꿈꾸는섬 2011-09-02 13:07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엔 연대가 아닐까 싶어요. 그 병원 이름이 연세가정의학과 거든요.
귀를 기울이면님 말씀도 맞아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을 상대한다는 걸 잊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요.

pjy 2011-09-0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얼마나 황당하고 기가막히셨겠어요? 수두도 몰라보는게 의사라고요? 원래 그렇다고요?? -_-;
성심성의껏 일하는 착한 의사들 억울하잖아요, 이런건 정말 신고해서 혼내야되는데요!

꿈꾸는섬 2011-09-02 13:0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열심히 노력하는 의사들에겐 정말 억울한 일이겠죠.
근데 어디에 신고해야할까요? 좀 알려주세요. 정말 신고하고 싶어요.

순오기 2011-09-0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어릴 땐 정말 소아과 전문의에게 가야 돼요.
특히 가정의학과는 진료과목 줄줄이 적어둬서 오히려 신뢰감이 떨어져요.ㅜㅜ
날도 더운데 현수도 엄마도 고생이네요. 흉없이 깨끗이 낫길 바래요.

꿈꾸는섬 2011-09-02 13:09   좋아요 0 | URL
네, 소아과 전문의에게 꼭 가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가정의학과면 수두 정도는 알아야하는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현수 얼굴을 살짝 긁어났더라구요.ㅜㅜ
밤에도 긁는 것 같으면 긁지 못하게 하고 칼라민 로션을 자주 발라줬는데ㅜㅜ
흉도 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blanca 2011-09-01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이 날씨 더운데 현수가 고생이겠어요. 저 지금 심한 감기를 앓는 중인데 병원이 다 멀어서 계속 미루고 있었거든요. 이 페이퍼 읽고 귀찮지만 버스까지 타고 다녀왔어요. 주사 맞고 나니 좀 낫네요. 저도 그래요 근처에 괜찮은 전문 소아과를 가려면 꼭 차를 타고 나가야 해서 아이나 저나 아프면 참 번거롭네요. 기분이 저조하고 날씨도 더우니 저도 운전해서 차 가지고 나가 주차장도 찾고 해야 하는게 싫더라고요. 현수가 빨리 낳기를 바라요.

꿈꾸는섬 2011-09-02 13:11   좋아요 0 | URL
어제까진 무척 힘들게 하더니 오늘은 좀 괜찮네요.
블랑카님도 감기중이시군요. 어서 병원 다녀오세요. 그래도 서울이라 교통편은 편하지 않은가요?
저흰 버스타고 나가면 승용차로 10거리도 30분이상 걸려요. 차도 많이 안 다니고, 택시비는 7~8천원 정도 나와요. 그래서 운전을 시작하게 되었죠.
블랑카님도 어서 낫길 바라요.^^

마노아 2011-09-0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거지 같은 의사 때문에 욕 봤어요..ㅜ.ㅜ
예전에 울 엄니 병원에서 물리 치료 받다가 등에 수포가 마구 올라와 이게 뭐냐고 하니 화상 입었다고 냉찜질해줬는데 알고 보니 대상포진이었어요. 엄니는 암수술 받을 때보다 더 아팠다고 회상 하십니다. 이상한 의사들 많아요.
어휴, 속상해라. 일주일만 지켜보자구요. 더운 날에 아이들도, 꿈섬님도 고생이에요. 흉안지고 물러가야 할 텐데요..ㅜ.ㅜ

꿈꾸는섬 2011-09-02 13:1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 의사 정말 거지같았어요.ㅜㅜ
대상포진도 수두와 같은거라더라구요. 50대이후 여성들이 많이 걸린다더라구요. 예전엔 수두가 한번 걸리면 안 걸린다더니 어른이 되어서 대상포진으로 다시 걸리는 경우가 많다더라구요. 엄청 아프셨을텐데......
일주일만 어서 가라 그러고 있어요. 저야 약 발라주고 약 먹이고 열 오르는 거 점검만하면 되는데 아이가 고생이죠.ㅜㅜ

yamoo 2011-09-01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의사가 진료하는 병원은 병원 앞에서 피켓들고 시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돌팔이같은 의사네요...정말~
근데, 저런 의사들 꽤 많은 것 같다는....저도 치과에서 당한 황당한 일을 생각하면..어휴~ 열이 확~~받네요..

꿈꾸는섬 2011-09-02 13:14   좋아요 0 | URL
아픈 아이 다 나으면 피켓들고 시위라도 할까요? ㅎㅎ
치과에서 어떤 일을 당하셨는지......
하긴 병원마다 처방이 다른 경우가 많더라구요. 어떤 곳은 수술을 해야한다. 어떤 곳은 안 해도 된다. 어떤 곳은 아예 병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더라구요.

블루데이지 2011-09-01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사면허를 발로 땄네요^^그 돌팔이 XX
정말 맘에 드는 병원,의사 찾기 힘들어요~
저도 옆동네로 소아과 다니는데..
어쩔땐 소아과때문에 옆동네로 이사갈까 생각할 때도 있어요^^
그만큼 아이엄마에게는 예민한 문제인데...........
고생 많이 하셨어요^^ 빨리 좋아질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날씨까지 도움을 안드렸을 꿈섬님께 비타50000이라도 맘으로 한병 따드릴께요~~

꿈꾸는섬 2011-09-02 13:16   좋아요 0 | URL
맘에 드는 병원은 멀리 있으니 귀찮은 날엔 정말 가기가 싫더라구요.ㅜㅜ
일주일동안 잘 견뎌내야죠.
비타500000 맘으로 받았어요.^^ 고마워요.^^

2011-09-02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2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09-03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덕, 우찌 이런 일이. 하긴 우리 동네에 나름 명의가 있는데(멀리서도 진료를 받으러 오지요. 우리도 그 병원 가고.) 어떤 분은 맹장염도 모르더라, 수족구도 모르더라... 이야기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인간이 하는 일이니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의사가 수두를 모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것도 어머니가 그렇게 물으셨는데... 우리는 처방하지 않으면 진료 했어도 진료비는 따로 받지도 않는데.... 다시는 그 병원 가지 마세요. 으~~~ 같이 열 받아 드릴게요.

꿈꾸는섬 2011-09-07 13:05   좋아요 0 | URL
희망찬샘님 의사들도 잘 아는 분야가 있고, 모르는 분야가 있나봅니다.ㅜㅜ
같이 열 받아 주신다니 재밌어요.ㅎㅎ

같은하늘 2011-09-05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런 돌팔이가 있나?
그나저나 현수가 고생이 많겠네요.
우리 큰 아이도 2년전 여름에 수두했는데 긁지말라고 얼마나 탈일렀던지...
현수는 어려서 더 힘들겠네요.
어서 일주일이 지나야할텐데...

꿈꾸는섬 2011-09-07 13:05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잘 지내셨죠?
현수는 이제 다 괜찮아요.ㅎㅎ

비로그인 2011-09-0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개념마저 어딘가에 두고 온 의사로군요.
똑같은 병이라도 의사를 잘 만나야 된다는 어느분의 얘기를 진지하게 다시 떠올려봅니다. 환자 얘기에 귀기울이고 먼저 좀 들어보려는 의사였음 좋았을텐데요.

좋지 않았던 일은 얼른 잊어버리고, 잘 나아졌음 합니다.

꿈꾸는섬 2011-09-07 13:06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현수가 다 나았어요.
안 좋은 일은 잊겠지만, 그 병원엔 다시 가지 말아야겠어요.^^
바람결님은 괜찮으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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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8-2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가을이네요 아직 덥지만요

꿈꾸는섬 2011-08-30 00:49   좋아요 0 | URL
한낮엔 뜨겁지만 아침 저녁으론 선선한 바람이 불어요.^^
가을에는 더 좋은 일 많으셨으면 좋겠어요.

소나무집 2011-08-29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오고 있어요. 좋아요.^^

꿈꾸는섬 2011-08-30 00:50   좋아요 0 | URL
가을을 기다리는 중이에요.^^
소나무집님도 가을엔 더 많이 행복하세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좋아요.
그런데...가을 방학은 없었으면..^^;; 여름과 겨울 방학만으로도 충분해요..하하하

꿈꾸는섬 2011-08-30 00:51   좋아요 0 | URL
ㅎㅎㅎ가을방학은 제가 바로 가을방학이죠.ㅎㅎㅎ
아이들 보내놓고 이 가을을 즐기고 있어요.
현맘님은 개강하시면 바쁘시겠어요.
올 가을엔 더 재미나게 사시길 바랄게요.

양철나무꾼 2011-08-29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오려나 봐요.
좀 서늘하지만,
이 가을엔...꿈섬님도 저도 훌훌 털어버리고 산뜻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꿈꾸는섬 2011-08-30 00:52   좋아요 0 | URL
이 가을엔 훌훌 털어버리자는 말씀이 너무 좋아요.
다시 시작하는 나비는 나무꾼님 댓글때문에 다시 찾아봤어요.
우리 다시 시작해요.^^

순오기 2011-08-29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네요~~~~~~~

꿈꾸는섬 2011-08-30 00:5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여행 잘 다녀오셨죠?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어요.
이 가을에도 멋지게 살아가시겠죠.
늘 존경스러워요.^^

아이리시스 2011-08-29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 오고 있어요, 꿈섬님. 사랑해요. 가을에 사랑한다는 고백 받아봤어요? 좋죠? 신나죠?ㅎㅎ

꿈꾸는섬 2011-08-30 00:53   좋아요 0 | URL
와~~
저 가슴이 콩닥거려요.
가을에 사랑한다는 고백 받아본 적 없어요.
너무 좋아요. 물론 신나기도 하구요.
저도 아이리시스님 사랑해요.^^

프레이야 2011-08-2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녁바람이 가을이다 싶어요.^^
살랑살랑~~

꿈꾸는섬 2011-08-30 00:55   좋아요 0 | URL
가을 바람, 고추잠자리, 파란 하늘, 물 들어가는 나무들 보면서 가을이 오고 있구나 싶어요.
프레이야님 오는 가을에도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프레이야님 글 보면 마음도 추스리고, 행복해하기도 하면서 지낼게요.^^

비로그인 2011-08-3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가을방학 노래 며칠전까지 참 열심히 들었습니다.

어느 건물 5층에서요~ 흠. 이번주 지나면 진짜 가을 될 것 같아서 좀 견딜만합니다!! ^^

꿈꾸는섬 2011-08-31 17:27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도 열심히 듣던 노래시군요.ㅎㅎ

어느 건물이란 병원인가요? 퇴원하신건가요?
어디가 아프신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
건강하게 완쾌하시길 빌겠어요.

같은하늘 2011-09-05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열린 창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차요.^^

꿈꾸는섬 2011-09-07 13:06   좋아요 0 | URL
가을이 성큼 다가왔어요.
아침엔 서늘하더라구요.

치유 2011-09-07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방학..내게 아주 짧은 방학이라도 주고 싶은 날들이에요..

꿈꾸는섬 2011-09-08 21:23   좋아요 0 | URL
가을방학...저두요...아주 짧은 방학 있었으면 좋겠어요.

치유 2011-09-07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아침..엠피쓰리에 넣고 싶어요..넘 정겨워서..

꿈꾸는섬 2011-09-08 21:23   좋아요 0 | URL
가을아침, 너무 정겹죠.
양희은님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아이리시스님의 페이퍼를 읽다가 문득 내가 좋아하는 눈매를 가진 남자는 누구일까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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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멋진 남자들이네요. 이런 눈매를 좋아하세요?
전 <현빈>에 한표. 시크릿가든도 좋았지만, 예전에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의 눈빛을 정말 좋아했었어요.

꿈꾸는섬 2011-08-27 23:44   좋아요 0 | URL
현빈은 <아일랜드>라는 드라마에서부터 찜해두었어요. 정말 멋지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23:52   좋아요 0 | URL
꿈섬님도 <아일랜드> 좋아하셨어요? 와.....반가와요.
저 그때 <강국>이가 정장입고 시연이 보디가드 할 때, 진짜 반했어요. 너무 멋있었어요.
다들 재복이와 중아의 사랑을 이야기 했었는데, 전 강국과 시연의 관계가 좋았어요. 시연이의 솔직하고 당돌함이 마음에 들었고, 강국의 묵직함이 좋았더랬어요...와...옛날 생각 나네요. OST도 너무너무 좋았는데.

꿈꾸는섬 2011-08-28 00:21   좋아요 0 | URL
와, 현맘님도 기억하시는군요.
저도 <강국>과 시연의 관계가 정말 좋았거든요. 그때부터 현빈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아이리시스 2011-08-2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해요. 다들 우리 거(?) 아니에요. 다 제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8 01:03   좋아요 0 | URL
그냥 나눠 가집시다..ㅋㅋㅋ

꿈꾸는섬 2011-08-28 01: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아이리시스님도 현빈인거죠?

아이리시스 2011-08-28 01:25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눈매로는 저는 강아지 눈빛. 지진희요!
저랑 연애하고 있는 애(?) 저런 눈빛 같아요. 얼굴 닮았다는 뜻 아닙니다. 푸하하.

근데 준다면 현빈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꿈꾸는섬 2011-08-28 01:5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연애하는 사람의 눈빛이 지진희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선해보이는 눈매잖아요.
전 사실 지진희의 목소리를 더 좋아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8 02:02   좋아요 0 | URL
지진희의 눈빛을 가진 남친이라고요? (눈 번쩍!)
강아지 눈빛이라면 요새 이동욱 눈매인데..ㅋㅋ
그러니까...아이리시스님은 아줌마들을 위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으시라니까요~어서요!

프레이야 2011-08-28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빈이요!!ㅎㅎ

꿈꾸는섬 2011-08-28 01:22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도 현빈ㅎㅎㅎ

마녀고양이 2011-08-2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는 눈 맑은 사람이 좋던데,
그래서! <혹성 탈출 - 진화의 시작>에서 나오는 유인원 시저에게 한표! 과감하게!

꿈꾸는섬 2011-08-29 10:08   좋아요 0 | URL
눈이 맑은 사람, 전 눈의 모양도 보는데......
혹성탈출에 나오는 유인원 시저의 눈은 어떤지 찾아봐야겠어요.

소나무집 2011-08-2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착한 눈을 가진 남자들이네요. 전 착한 눈이 좋아요.

꿈꾸는섬 2011-08-31 17:29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은 착한 눈을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제 기억에 소나무집님 가족들 모두 착한 눈을 가지셨던 걸로 기억해요.^^
건강하시죠?

2011-08-3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꿈섬님 눈이 높으시군요.
근데 저분들 입매가 다양하게 매력적이에요.
아, 훈훈...

꿈꾸는섬 2011-08-31 20:42   좋아요 0 | URL
ㅎㅎㅎ섬님 댓글보고 입매를 다시 살펴봤는데 정말 매력적이네요.
섬님은 누굴 더 좋아하실까요?

같은하늘 2011-09-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TV를 잘 보지 않지만 가끔 볼때마다 느끼는거....
요즘 젊은사람들(응? 그럼 난 늙었나? ㅜㅜ)은 우찌 그리도 잘났는지... 쩝...

꿈꾸는섬 2011-09-07 13: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TV에 잘 난 사람들이 참 많이도 나오죠.

치유 2011-09-07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이런 멋진 머스마들이 이리 많은지..^^_

꿈꾸는섬 2011-09-08 21:2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그래도 아직 한낮은 뜨겁다. 뜨겁게 뜨겁게 햇빛이 내려쬐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햇빛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니 모든 만물의 기를 불어주어 건강하고 알찬 열매를 맺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도 영글어 갔으면 좋겠다. 

선물 상자가 도착했다. 코알라가 읽던 책을 정리해서 보내주셨는데 상태는 너무 깨끗하다. 책들도 모두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들이다. 3학년 조카에게 먼저 빌려줄까하다가 내가 먼저 읽고 싶어서 망설이는 중이었다. 책 보내신다기에 책만 보낸 줄 알았는데 여자아이들이 봄 가을에 신을만한 반스타킹과 동요 CD도 함께 보내주셨다. 현수가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노래 틀어주니 신나했다. 알록달록 예쁜 스타킹은 너무 예쁘다며 신어보았는데 아직 조금 큰편이었다. 

한여름에 크리스마스처럼 선물 상자를 풀어보니 기분이 들썩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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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논술수업이 있어서 아이들을 친정에 맡겨두고 다녀왔다. 아이들이 수학공부방에서 늦게 오는 바람에 한 시간이나 늦게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약속한 시간보다 많이 늦게 데리러 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잠이 들 것 같아 친정에서 샤워시켜 가려는데 여태 아무 말 없던 현수가 울먹이며 귀가 아파서 씻기 싫다고 했다. 소파에 잠깐 누웠다가 어찌하다보니 떨어졌는데 옆의 탁상 모서리에 부딪혀 귀바퀴 안쪽에 상처가 심하게 났다. 친정 엄마는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주셨는데 피가 줄줄 흘렀다.  

아이가 아픈대도 난 우선 씻기고 보겠다며 아이들을 우선 씻기고나서 차분히 앉아 보니 상처가 깊다. 약솜으로 살짝 닦아내고 다시 연고를 바르려는데 아프다고 울어댔다. 

매사 조심성이 없는 현수는 잘 넘어지고 잘 부딪친다. 우리 집에 있었다면 다치지 않았겠지하는 마음이 들었다. 남편이 은근히 묻는다. 언제까지 수업할 생각이냐고. 아직은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니 차마 그만두겠단 소리를 못하겠다고 했다. 

친정에 잠깐씩 맡기는 일도 쉽지가 않게 되었단 생각에 씁쓸하다. 

잠을 자면서도 자꾸만 운다.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다. 내 잘못이 아닌데도 아이가 아프니 마음이 불편하고 속상하다.  

 

논술 수업하러 가는 차안에서 박학기의 비타민을 들었다. 딸아이와 함께 부른 이 노래를 들으며 아이들을 생각하며 갔었다. 아이들이 주는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몸의 힘을 복돋아주는 원동력이니 말이다.   

현수야, 이제 곧 괜찮아지겠지. 얼른 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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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선물 상자네요! 진짜ㅡ, 8월의 크리스마스!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이상하게 늘 죄책감이더라구요. 자기 잘못이 아닌 걸 알아도, 미안하고 불편하고 안쓰럽고, 그런 식으로.. 현수가 빨리 낫길 바라요. 하지만 수업은 계속하시길요!

꿈꾸는섬 2011-08-25 00:42   좋아요 0 | URL
섬님 아이에 대한 책임감때문인 것 같아요. 잘 보살펴줘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현수가 얼른 낫고 수업은 계속하도록 해야겠죠. 고마워요.^^

yamoo 2011-08-25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고님의 선물이 한아름이군요!! 정말 좋으셨겠어요...저런 상자를 받는 즐거움은 받아본 사람만이 알지요..와~~마고님 완전 센스쟁이인데요~ㅎㅎ

꿈꾸는섬 2011-08-26 15:40   좋아요 0 | URL
마고님은 센스쟁이 맞아요.^^

무스탕 2011-08-25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산타님이 우리 주변에 계셨군요 ^^
이제 현수 괜찮아요?

꿈꾸는섬 2011-08-26 15:40   좋아요 0 | URL
현수가 이제는 아프진 않은가봐요. 다행이지요.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요.^^

마녀고양이 2011-08-26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점점 더 미안해지는걸요.... 이긍.

현수가 이젠 아프지 않다구요? 다행이예요. 꿈섬님 마음 아팠겠어요.
아이들에게는 조금만 잘못해도, 항상 미안해요, 그죠.. ㅠㅠ

꿈꾸는섬 2011-08-26 21:29   좋아요 0 | URL
언니, 현수가 이젠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네요.
그래도 샤워도 잘하고 머리도 잘 감고 했지요.ㅎㅎ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씩씩한 현수라 괜찮아요.ㅎㅎ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8월 4주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했다. 오전 시간에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았다. 보고 싶은 영화들은 모두 오후 시간에 배정되어 있었고 결국 선택할 수 있는 영화는 <최종병기 활>이었다. 

극장에서 포스터를 집어 들고서야 박해일, 류승용, 문채원이 나온다는 걸 확인했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니 우선 안심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병자호란. 

청에게 온갖 굴욕을 당해야만 했던 치욕스러운 조선의 역사를 배웠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전쟁은 왜 해야만 하는 것일까? 

더 넓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의 복수를 갚기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싸움터에서 수없이 죽어 간 사람들은 대체 누구인가? 평화로운 마을에 갑작스럽게 들어닥친 군사들에게 짓밟힌 사람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힘없고 약한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는 없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전쟁은 결국 우두머리들의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던가. 

재미와 흥미의 요소를 가미한 상업 영화라고 혹평을 할 수도 있겠다.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두루 갖추어진 영화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재미와 흥미로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 할지라도 분명 생각할거리가 많았던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우선 목숨을 부지하는 일, 그것 이상 중요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수없이 날아드는 화살촉을 피해 피로 물들어진 창 칼을 피해 목숨을 부지해서 살아 남는 일, 그것처럼 쉬운 듯 어려운 일이 어디있겠는가. 

활을 쏘는 목적이 죽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말하는 남이. 그의 목적은 그럼 무엇인가? 살기 위해 활을 쏘는 것이 아닌가. 

살아도 그냥 살지 않고 죽어도 그냥 죽지 않겠다던 자인. 그녀처럼 살아가고 죽어가야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배워 온 역사의 기록은 결국 누가 누구를 죽였는가. 누가 승리했는가의 기록을 배우는 것이 아니었던가. 결국 살아남은 자들의 역사로 기록되어지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 기록들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하는 한 개인의 인생사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치욕스럽게 끌려가던 누이들, 함께 끌려갔어도 구해줄 수 없었던 남정네들, 그들 모두 그 전장 속에 있었을테니 말이다. 임금은 남한산성에 숨어 적들이 물러가기만을 바라고 있었을까? 적에게 끌려간 백성들 생각은 했었을까? 전쟁이 일어나며 가장 먼저 도망가는 사람이 바로 가장 높은 자리의 사람이 아닌가 말이다. 6.25전쟁에서도 수많은 피난민을 뒤로하고 다리를 폭파했던 일을 기억한다면 전쟁의 피해자는 역시 힘없는 우리들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일에는 언제나 사랑이 함께 한다. 그것이 가족간의 정일 수도 남녀간의 정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 모두가 하나의 사랑이 아니겠는가. 역적으로 몰려 죽어가던 아버지의 절규를 뒤로하고 두 손 꼭 묶고 사지의 현장을 도망치던 오누이에게는 살아야한다는 것 그 이상 무엇이 더 필요했겠는가 말이다. 

 "칸트에 따르면 인간들은 자연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여기서 자연 상태란 누구에게도 지배를 받지 않고, 법에 의해 구속받는 일도 없으며, 오로지 개개인의 의지에 의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상태를 가리키지요. 즉 인간들은 스스로 법을 세워 평화를 유지하고 자유를 정착시키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끼리 만날 대는 법은 온데간데 없고 야만적인 관계가 되고 맙니다."(p.105)  

"용서는 용서를 낳고, 평화는 평화를 낳는다. 복수를 거부하는 이에겐 망각이 피어난다. 그 망각은 우리의 사악함을 잠재운다. - 막스 루케트"(p.111) 

"서로 맞붙어 살아가느느 인간들에게 존재하는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칸트"(p.104) 

역사 속 전쟁이야기에 단순히 눈물을 흘리고 가슴이 아픈 것이 아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핍박 받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야한다. 미친 전쟁은 이제 그만이었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살기 위해 누군가가 죽어야만 하는 일은 이제 그만이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함께 다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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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4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자호란 이야기였군요...
지난 주에 조선의 역사 중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관한 부분을 공부했거든요.
꿈섬님 말씀처럼 지난 역사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도 있지만, 지금도 무수히 반복되는 저 역사들 때문에 마음이 답답했어요. 아이들은 여전히 과거의 역사로만 공부하고 있지만, 이 아이들이 커서 바라보는 세상도 과거와 다를 바가 없다면 얼마나 마음 아플까요.
자신은 남한 산성에 숨고, 두 왕자들은 강화도에 보내는 동안,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 싸웠던 사람들은 가난한 농민과 승려들과 의병들이었죠. 그들은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그랬던거예요. 그것이 인간의 역사며 인생의 일이라지만 도대체 생명보다 소중한 것, 그들의 전쟁 명분은 무엇일까요?

꿈꾸는섬 2011-08-24 22:49   좋아요 0 | URL
병자호란이 배경이에요.
무수히 반복되는 역사를 어찌해야할까요?
이런 저런 생각은 많았는데 막상 글로 쓰려니 좀 어설프네요.ㅜㅜ

yamoo 2011-08-2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상업영화에 이러한 리뷰를 쓸 수가 있군요^^ 잘 봤어요~ 섬님^^

꿈꾸는섬 2011-08-26 15:41   좋아요 0 | URL
상업적이지 않은 것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