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상처 입은 자'의 몫이다.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거든. 흉터를 얻게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 모두 다 예쁜 말들 中

 

 

 

 

 

나랏 말쌈이 듕국과 달라 한글을 맹가논 이후 " 용비어천가 " 는 꾸준히 나왔다. 가장 아름다운 미문으로 손꼽히는 용비어천가는 서정주 시인이 전두환 각하 56회 탄신일'에 쏘아올린 < 처음으로 > 가 될 것이다. 전두환 정권은 강철 군화'로 백성을 짓밟은 동토의 시대'였다. 전두환 생일'이라고 하면 곧바로 공안부로 끌려갈 것 같은 시대에 쫄지 않을 문인이 누가 있을쏘만.... 이 정도면 < 도 > 가 지나쳐 레,미,파,솔,라,시'가 된다. 서정주가 두환이에게 "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 라고 찬탄하는 대목에서는 시인의 과대망상'이 읽힌다. 어쩌면 시인은 "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든   신이여 " 라고 썼다가 스스로 생각해도 아부의 화룡점정'인 것 같아서 " 만드신   이여 " 라고 고쳤을 것이 분명하다. 조병화 시인도 서정주 못지 않다. 아부 왕'이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처음으로

 

                                                       서정주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새맑은 나라의 새로운 햇빛처럼
님은 온갖 불의와 혼란의 어둠을 씻고
참된 자유와 평화의 번영을 마련하셨나니
잘 사는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물가부터 바로 잡으시어
1986년을 흑자원년으로 만드셨나니
안으로는 한결 더 국방을 튼튼히 하시고
밖으로는 외교와 교역의 순치를 온 세계에 넓히어
이 나라의 국위를 모든 나라에 드날리셨나니
이 나라 젊은이들의 체력을 길러서는
86아세안 게임을 열어 일본도 이기게 하고
또 88서울올림픽을 향해 늘 꾸준히 달리게 하시고
우리 좋은 문화능력은 옛것이건 새것이건
이 나라와 세계에 떨치게 하시어
이 겨레와 인류의 박수를 받고 있나니
이렇게 두루두루 나타나는 힘이여
이 힘으로 남북대결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 민주 통일의 앞날을 믿게 되었고
1986년 가을 남북을 두루 살리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을 발의하시어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 육천만 동포의 지지를 받고 있나니
이 나라가 통일하여 홍기할 발판을 이루시고
쉬임없이 진취하여 세계에 웅비하는
이 민족기상의 모범이 되신 분이여!
이 겨레의 모든 선현들의 찬양과
시간과 공간의 영원한 찬양과
하늘의 찬양이 두루 님께로 오시나이다

 

 

 

새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조병화

 

 

...온 국민과 더불어 경축하는
이 새 출발

국운이여! 영원하여라
청렴결백한 통치자

참신과감한 통치자
이념투철한 통치자

정의부동한 통치자
인품온화한 통치자

애국애족 사랑의 통치자
........
이 새로운 영토

오, 통치자여! 그 힘 막강하여라
아, 이 새로운 영토

이 출발
신념이여, 부동불굴하여라.... (80년 8월 28일 경향신문) 

펼친 부분 접기 ▲

 

 

최근에는 문학평론가 이태동'도 잘못된 선례를 남긴 선배를 따라한 모양이다. 그가 박근혜 각하'가 쓴 생활 에세이'에 부쳐 쓴 < 바른 것이 지혜이다 > 에서 다음과 같이 쓴다.

 

박근혜의 수필은 우리 수필 문단에서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는 일상적인 생활 수필과는 전혀 다른 수신에 관한 에세이로서 모럴리스트인 몽테뉴와 베이컨 수필의 전통을 잇는다고 할 수 있다. ( ...... ) 실로 그의 에세이의 대부분은 우리들의 삶에 등불이 되는 아포리즘들이 가득한,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진주와도 같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

-   바른 것이 지혜이다 중 발췌

 

피식, 웃었다. 그래도 명색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대통령에게 몽테뉴와 베이컨의 전통을 잇는 적자'라니 ! 서구 문명을 우위에 두고 그 대상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음에 대해 감격하는 태도는 전형적인 몽골리안 열등감'이다. 흥선대원군이었다면 따귀'를 때렸을 것이다. 차라리 허난설헌이나 신사임당의 뒤를 잇는 문장가라고 해야 되는 것 아닐까 ? 그리고 평소 바른 문장에 대한 고민을 했더라면 퇴고할 때 " 그의 에세이의 대부분은 우리들의 삶에... " 에서 조사 < ~ 의 > 가 지나치게 반복되는 문장에 대해 손을 보았을 것이다. 가급적이면 문장에서 중복되는 요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태동 할배 ! 이래저래 막, 이래....  웃습니더 ! "  또

 

"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진주와도 같다 " 고 했을 때에는 문득 제주 은갈치가 생각나서 "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제주 갈치와 같다 " 로 고쳐 읽고는 낄낄거렸다. 그 옛날, 정약전은 섬 마을 아이들에게 文을 (가르쳐)주고  魚를 얻었다면, 이태동은 文을 주는 대신 무엇을 얻고 싶었을까 ? 은갈치와 먹갈치'가 있다. 종이 다른 갈치'가 아니다. 같은 어미의 뱃속에서 태어난 놈들이다.  다만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은갈치는 어부가 던진 낚시에 걸려서 바로 잡히기에 은은한 은빛 비늘이 그대로 살아있지만, 먹갈치는 그물에 걸려서 살려고 그물 안에서 발버둥치다가  비늘이 다 떨어져나간 상태로 잡힌다. 살기 위해서 발버둥쳤으니 속은 까맣게 탔으리라 ! 그래서 먹갈치'이다.

 

이태동이 한 말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쓴 문장이 은은히 빛나는 진주이거나 은갈치 같다면 그것을 칭찬하기에 앞서 부끄러워 해야 한다. 곱게, 곱게, 곱게 자랐다는 말이 아닌가 ! 우리는 구중궁궐 속 공주'를 원하지 않는다. 아픔을 공유한, 그물에 갇힌 적이 있어서 < 멍 > 이 든 서민의 팍팍한 삶을 알고 있는, 속이 까맣게 탄 경험이 있는, 그런 대통령을 원한다. 은빛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옅은 먹빛처럼 투박한 대통령을 원한다. 마을이 가까운 곳에서 자란 나무일수록 그 나무엔 흠집이 많다고 한다. 그 나무는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요,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나뭇가지가 꺾이고 기둥이 긁힌, 상처뿐인 영광이지만, 이 치열한 흉터에 대하여 누가 흉볼 것인가 !

 

콜린 윌슨의 < 아웃사이더 > 같은 뛰어난 평론집'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대한민국 문학 평론계가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이어서 그렇다. 이태동이 보기에는 박근혜가 쓴 수필'이 훌륭한 글'일 수는 있다. 하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말이란 상황에 따라서 < 아 > 다르고 < 어 > 다른 법 아닌가 ?  몽테뉴에 버금가는 수필 문학을 지금까지 읽어보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대통령 당선 후 몰아서) 읽었다는 이태동의 고백'이 사실이라면 그는 성실하지 못한 평론가'다. 그가 피천득 수필을 비판하면서 " 과공(過恭)이 비례( 非禮) 인 것처럼, 과찬도 비례 " 라고 지적한 표현을 그대로 이태동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칭찬이 과하면 실례'가 된다. 이태동에게 있어서 올해의 발견이 " 박근혜 수필 " 이라면, 나에게 있어서 올해의 발견은 " 이태동 평론 " 이다.

 

하여튼 대한민국 평론가들이여 ! 먹갈치, 싸다고 비웃지 마라. 당신은 언제 단 한번이라도 치열하게 문장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던가 ! 내 몸이 너무 성한 자가 쓴 글은 생기가 없다. 글은 상처 입은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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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야 2013-09-1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학가가 권력의 힘 없이 성공하기란 불가능한 세상인가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09:34   좋아요 0 | URL
나탈랴 오랜 만이군요.
어차피 대한민국은 줄과 빽 아니겠습니까..

푸르푸르 2013-09-1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글을 써볼까라고 생각했던 이유중 하나가
바로 저에게만 주어진 그 흉터때문이었죠
그게 제 유일한 재능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걸 투명하게 만드는게 내 몫이라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09:35   좋아요 0 | URL
오쉬프도 오랜 만이군요.
그 흉터가 좋은 시를 쓰게 만들 겁니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수다맨 2013-09-1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싣는 평론가나, 이런 글을 실어주는 잡지의 편집위원이나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닌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12:5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한몫 잡자는 생각 아니었을까요 ? 산 권력에게는 칼 같고 죽은 권력에게는 물 같은 자세가 필요한데 어찌 묘하게 돌아갑니다.

잉크냄새 2013-09-1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머리 시대가 직설적이라면 그네 시대는 좀 완곡한 편이네요.
둘다 낯간지럽기는 마찬가지고요.

마지막 문장은 명문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15:39   좋아요 0 | URL
아마 대머리 새끼가 정희처럼 한 20년 장기 독재할 줄 알았을 겁니다.
그때 그런 생각하고 장기전으로 아부한 것 아니겠어요.. 허허허...

히히 2013-09-1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완서선생님의 상흔에 우리는 잔인하게도 감사를 느끼는군요.
허풍없이 정갈한 선생님의 글에 낀 위트가 좋아요. 볕이 좋아요.
바닥까지 가 본 사람은
목젖을 딸랑거리며 푸하하하거리는 게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아니까요.
신파로 일관된 글은 거짓입니다.
그들의 글은 타인의 아픔에 수박 겉 햝깁니다.
곰...발님의 우스개가 좋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15:39   좋아요 0 | URL
전.. 그 ㄴ구냐... 몽실 언니' 읽으면서 아 글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참 쉽게 쓰지만
신파에 빠지지 않으면서
눈물을 쏙 빼놓습니다. 재주입니다. 그것도 진짜 재주입니ㅏ.
자판이 말을 안 듣는군요.갑자기..

엄동 2013-09-10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제주 갈치! ㅋㅋ
읽으며 낄낄거렸네요.
저도 '곰..발'님의 위트에 빵빵 터집니다



--- 허튼소리부분 펼쳐읽기 ---

곰(곰생각하는)발님.

그나저나
곰발바닥 요리 중.
오른 발쪽이 더 맛있다는 걸 아시는지요.

어디선가 봤는데요

곰은 오른발로 벌통을 후려쳐서
그 찰나에
오른쪽발바닥을 벌들에게 다.다.다.닥. 쏘인대요

그래서 오른쪽발바닥의 육질이 왼쪽의 그것보다
훌륭하다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15:45   좋아요 0 | URL
아무 생각 없이 내려 읽다가
오른쪽 곰발바닥에서 박장대소합니다.
이거 진짜 입니까 ?
일리가 있어요. 벌에 쏘이면
근육이 얼마나 쫄깃하겠어요...

저 이런 거 나오면 진짜 찾아봅니다. 얼릉 찾아봐야지..


+

오 ! 진짜네요. 곰은 꿀통을 오른발로차서 먹는군요.. 신기하네요...ㅎㅎㅎ

엄동 2013-09-10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낄낄낄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17:28   좋아요 0 | URL
우린 서로 코드가 맞으니...
웃긴 거 있음 자주 알려주세요..

새벽 2013-09-1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흉터가 느껴지지 않는 글은.. 깊이도 감동도 못 느낍니다.
곰곰발님 글을 좋아하는 것도 상처가 감지되기 때문 아닌가 몰라요..

그나저나 전 학생 때 서정주의 문둥이,를 읽고 정말 정말 감탄했었는데
나중에 그의 과오를 알고 경악했거든요. 왜 그랬는지... -_ㅜ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4:58   좋아요 0 | URL
흉터가 있어야 좋은 글 같습니다.
손창섭 소설이 그렇거든요. 그 짜릿한, 비릿한 서사'에
압도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조선인 2013-09-1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제주 갈치라뇨.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가지신 분의 조도를 이렇게 내려버리면 아니되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4: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럼 어둠 속에서 빛나는 제주 갈치 100마리'로 수정합니다...ㅎㅎ

조선인 2013-09-12 08:44   좋아요 0 | URL
아주 딱입니다. 딱!!! ㅎㅎ
 

 

舌,

 

 

손수건은 연애 편지'다.

 

 

고등학교 동창 중에 항상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친구가 있었다. 전라도 촌구석에서 올라온 친구였는데 한눈에 봐도 가난한 티가 났다. 지저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무척 깔끔한 친구였다. 다만 낡은 보세 상품의 옷과 신발을 신고 다녔을 뿐이다. 남루한 옷차림과는 달리 손수건은 항상 좋은 향이 났고 접힌 손수건 모서리는 날선 각이 잡혀 있었다. 손수건을 펼치면 바둑판처럼 네모반듯한, 접힌 주름이 선명하게 도드라졌다. 일일이 다림질을 한 모양이었다. 당시 이렇게 깨끗한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녀석은 재수 없는 부잣집 도련님인 반장을 비롯한 몇몇에 불과했지만 손수건을 다림질 한 동창은 이 친구가 유일했다.  그 친구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 우리 ○씨 집안은 별 볼 일 없는 혈족이니 날마다 새 옷을 입을 수는 없구나. 대신 깨끗한 손수건'을 줄 터이니 항상 가지고 다니거라 ! " 나는 처음에는 그 뜻이 무엇을 향한 의미인지 깨닫지 못했다. 새옷 대신 손수건'이라......  선문답 같기도 하고, 수수께끼 같기도 해서 그 친구에게 새옷과 손수건의 관계'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으나 묻진 않았다. 그리고는 이내 잊혀졌다. 어제였다. 족발이 먹고 싶어서 족발'을 사러 가다가 느닷없이 화살이 날아와서 내 몸에 꽂혔다. 읭?!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그 친구가 10년 전에 허공에 대고 쏘아올린,  " 세월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 화살 > 이 이제서야 내 몸에 박힌 것이다. 길을 걷다가 문득  10년 전 < 새옷과 손수건 >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곰곰 생각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 손수건 > 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손수건을 안 가지고 다니는 사람보다 깔끔하다. 만약 당신이 이 팩트'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다면 나는 이석기처럼 묵비권을 행사하겠다. 어느 미친 놈이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에 대한 기록을 작성하겠는가. 하지만 나는 내 예측이 맞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건, 그러니깐... 음, 아.... 그래 ! 일종의 < 감 > 이요, < 촉 > 이다. 촉'에 의지해서 이 글을 쓴다. 아침마다 깨끗한 손수건을 챙기는 사람은 깔끔할 뿐 아니라 매사에 준비성도 갖춘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보다 성격이 차분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손수건을 항상 준비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 깔끔하고, 차분하며, 성실하고, 매사를 계획적으로 꾸민다. "

이처럼 얼핏 보기에 손수건 한 장'은 사소하고 작은 천 조각에 불과하지만 의외로 많은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한다. 친구의 어머님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새옷은 낡은 옷'에 비해 깔끔하다. 당연한 소리'이다. 가난해서 새옷을 사 줄 수 없었던 어머님'은 대신 해진 옷을 입은 아들에게 다림질을 한 깨끗한 < 손수건 > 을 챙겨서 보낸다. 비록 아들은 해지고 낡은 옷을 입었지만 사람들에게 깔끔하게 보이게 하려는 엄마의 속내가 읽힌다. 지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시장에 갔다가 족발과 함께 손수건 5장을 사 가지고 왔다. 피식 웃었다. < 足 > 과 < 手 > 라. 이토록 어색한 관계라니. 사실 " 손수건 " 이란 말 자체가 어색한 말이다. 수건에서 < 수 > 는 이미 손을 뜻하는 < 手 >가 아니던가 ! 손수건이란 결국 같은 말 ( 손 + 手 ) 이 반복된 경우다.

손수건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타인에게 전달한다. 더군다나 둥근 달도 아니면서 달달한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 손수건 > 만큼 좋은 것'도 없다. 멜로 드라마'에서 흔히 사용하는 수작'이 바로 손수건을 가지고 벌이는 꿍꿍이'가 아니었던가 ! 수건을 건내주거나 돌려주려는 행위'는 뭔가 낭만적이다. 남녀 사이에 오고간 것은 작은 천 조각'이지만 사실은 마음을 준 것이다. 건강한 청춘남녀가 주고받은 것은 천 조각이 아니라 천으로 만든 편지'요, 마음이 아닐까 ?  손수건을 빌려주는 행위에는 < 타인에 대한 배려 > 가 깔려 있다. 캔디에 나오는 이라이자'나 나애리 이 나쁜 계집애'는 코피를 쏟는 사람을 보아도 자기 손수건을 건낼 위인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 < 손수건 > 이라고 쓰고 < 착한 사람 > 이라고 읽자.

멜로 드라마'에서 손수건이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소품으로 등장하게 되는 이유는 이 천 조각이 가지는 낭만적 감응력과 메시지 때문에 그렇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타인에게 자신이 가진 손수건을 빌려주는 행위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을 전달한다. 이 행위 앞에서 마음이 동하지 않은 사람 누가 있으랴 ? 손수건을 받은 사람은 그 손수건을 돌려주어야 할의무가 있다. 반드시 돌려주어야 한다. 보고 또 봐야 하는 커뮤니티가 바로 손수건 주고 받기'이다. 어때요 ? < 손수건 > 이 가진 사회학적 기호가 예상보다 강렬하지요 ? 손수건을 주고 받던 사람들은 관계가 진전되면 나중에는 침으로 범벅이 된 혓바닥'을 서로 주고 받는다. 모텔에서 뒹군다.

그뿐이 아니다. 서사'에서 피 묻은 손수건'은 매우 강렬한 애상을 남긴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억울하게 죽은 손수건의 주인'을 위해 복수를 다짐하고는 한다. " B, 뚤어질 테다. C발 ! " 어디 그뿐인가 ! 셰익스피어의 < 오셀로 > 에서 손수건'은 사랑하는 아내의 부정'으로 읽힌다. 오, 오오오오오오셀로는 복수를 다짐하며 주먹을 불끈 쥔다. 오셀로에게는 < 손수건 > 이라고 쓰고 < 더러운 년 > 으로 읽는다. 이래저래 손수건은 < 러브 > 와 연관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여 ! 연애를 하고 싶다면 < 손수건 > 을 준비하라. 천 원 한 장이면 족한 가격이다. 이 정도면 연애에 성공하기 위한 최대 효율성'이 아닐까 싶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커피를 옷에 쏟거나 코피를 흘리거든 냅다 달려가 손수건을 건네면 된다.

당신이 건낸 것은 꽃 무늬 손수건이지만 사실은 " 나 당신을 위해서라면 브래지어 훅을 딸 준비가 되어 있어요. 호호호. " 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남자는 손수건을 돌려주기 위해서 당신을 만날 것이다. 남자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 없다. 운명은 신에게 맡기고 당신은 속옷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가장 좋은 브래지어와 꽃 팬티 입고 나가면 된다. 가을이다. 연애 하기 좋은 계절이다. 손수건과 족발은 어울리지 않지만 손수건과 가을은 잘 어울리는 짝패'다. 건투를 빈다.

 

 

 

 

+

아래 < 성경과 짜장면' > 이란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신문 배달 소년이 바로 그 행거치프 보이'다.

 

성경과 짜장면.  

 

시골 촌구석에서 올라온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집이 가난해서 수업이 끝나면 신문'을 돌려 스스로 용돈을 벌었다. 내가 누군가 ! 나는 간사해서 이 친구'가 월급 받는 날'을 기억했다가 그날이 오면 딱 하루 그의 일손을 도왔다. 말이 일손'이지 그냥 방해'였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염치가 없지만 그놈의 식욕'을 이기지 못하고 그런 짓을 한 것이다. 친구'는 늘 웃으면서 짜장면을 사줬다. " 넌 좋겠어. 용돈을 버니 짜장면 자주 먹을 거 아니냐. 부러워 ! " 그렇게 얻어먹은 짜장면이 열 그릇'은 되었다. 심지어는 방학에도 그날만 되면 전화를 하고는 했으니...... 

 

이 친구'는 마음이 무척 착해서 별명이 순둥이'였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도 아버님이 날품을 팔아서 생활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친구는 1급 태풍보다 무섭다는 " 질풍노도의 시기 " 를 거치면서도 가난한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월급날에만 와서 깨작깨작 일손을 돕는 나를 싫어하지 않았다. 짜장면 사주면서 생색'을 내지도 않았다. 그냥 말없이 방긋. 참... 착한 심성을 가진 친구였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 성경 > 시간이었다. 성경 시간만큼 재미없는 수업도 없었다. 내가 원해서 간 학교도 아니고 뺑뺑이 돌려서 간 학교에서 성경'을 공부해야 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는 금붕어'처럼 그냥 눈만 멀뚱멀뚱...... " 질문 있습니다 !!!! " 이때 누가 우렁차게 외쳤다. 누군가 했더니 그 순둥이'였다. 어라 ?! 저 녀석, 질문 던지고 하는, 똘똘이 캐릭터가 아닌데 ? 친구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 왜, 목사님들은 대부분 뚱뚱한가요 ? " 성경을 가르치던 30대 중반의 전도사'는 대답 대신 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는 죽도록 때렸다. 나중에는 허리띠를 풀어 때리기도 했다.  " 내, 내내내내내가 혀, 혀혀현정화라고 하면 현정화야. 지,지지지진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아. 너의 말은 배반, 배신, to부정사'야. " 전도사는 역도산으로 변신하여 내 친구를 때리고 목을 졸랐다. 친구의 얼굴은 금세 부어올랐다. 화가 난 나는 강단으로 달려들어서 매를 맞는 친구를 감싸안으며 " 그만 하세요 !!!! " 라고 소리'를  

 

쳐야 근사한 성장 소설의 서사'가 될 터인데, 지랄같은 놈의 폭력에 그만 오금이 저려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 오줌 마려워. 내가 이 날을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그날이 바로 신문사 보급소 월급날이기 때문이었다. 얼굴이 부어서 금붕어'가 된 친구'는 그날도 신문을 돌렸다. 말수가 없던 친구는 그날따라 말수가 더 적었다. 나는 짜장면을 먹으면서 연신 폭력 교사 욕을 했다. 우리 커서 복수하자 ! 친구는 내 말을 듣고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방긋. 내가 말했다. " 너 금붕어 같어 ! " 금붕어가 웃으면 저런 표정이겠구나. 캬하하하항....  

 

친구가 그날 성경 교사에게 질문을 던진 이유는 간단하다. 종교적 삶이란 곧 고행의 길'이다. 넘치는 생'은 결코 종교적인 삶이 될 수 없다. 친구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것이리라. 새누리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국회의원 얼굴들을 모두 살폈다. 맙소사,  잘 먹어서 기름진 얼굴들이다. 개기름 작렬하는구나 ! 국민의 소리'라는 게시판에 들어가 글을 남겼다. " 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하나같이 기름진 얼굴'들인가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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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9-0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어머님에 대한 부분 읽으면서 그분 마음을 헤아리다보니 왠지 뭉클한데요. 음...

손수건.. 소싯적 꽤 여러 여인의 손수건에 땀을 닦아본.. 이리 얘기하면 아무도 안 믿겠지요. 하하 ;;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3:11   좋아요 0 | URL
이야... 이런 이런 ! 인기 좀 있으셨군요. 노래방 멘트로 바꾸면 어디서 좀 놀아보셨군요 !
손수건 빌려주는 것은 마음을 빌려주는 겁니다....
이 친구 얘기는 짜장면 할 때도 나오는데 신문을 돌렸었어요. 집이 꽤 어려웠던 친구였는데
항상 이 친구 생각하면 그 손수건 생각이 납니다.

새벽 2013-09-08 13: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음. 타박도 많이 받았구요.
손수건 건네 받았던 여인들보다 저한테 집에 개 밥주러 가야한다고, 너랑 놀아줄 시간 없다고 한 여인이 더 또렷이 떠오르는 건 뭘까요. ^^;

암튼 여러분! 연애하고 싶으신 분들은 곰곰발님 말씀대로 손수건 갖고 다닙시다!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3:33   좋아요 0 | URL
건내다가 아니다 건네다'군요. 개쪽 당할 뻔했습니다...ㅎㅎㅎㅎㅎ 얼릉 고쳐야겠다...
개밥 중요하죠. 우리집 가풍도 사람은 한 끼 굶어도 되지만 짐승은 안 된다, 주의입니다...

새벽 2013-09-08 13:3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니 곰곰발님마저 그녀 편을 드시는겁니까! (버럭!)

개밥이야 다른 식구가 줘도 되는 것이거늘... 흑흑 -_n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3: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그 여인은 집에 아무도 없었겠져..ㅎㅎㅎ

글구 보니 우리집 개 오늘 아침도 안 줬네요...ㅎㅎㅎㅎ 아,니구나..줬구나..ㅎㅎㅎㅎㅎ

히히 2013-09-0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손수건 가지고 다니는 남자에게 한 번 더 눈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단지 취향의 문제겠지만
저는 각진 손수건 보다는 모진 손을 가진 남자가 좋습니다.
여자(히히)는 그렇습니다.
거친 일 손에서 남자의 슬픈 야성을 훔쳐보고 여자의 강한 모성을 키운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9 08:15   좋아요 0 | URL
손수건 가지고 다니는 남자는 뭔가 좀 깔끔하고 조용하며 사려 깊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만난 남자 중에 손수건 갖고 다니는 사람은 대부분
잰틀했습니다.

거친 손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손 크고 각진 손에 왠지 모르게 정이 갑니다.
케테 콜베츠의 손처럼 말이죠. 이거 어디서 쓴 글이 있는데 찾아봐야겠다....

엄동 2013-09-0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손수건 > 이라고 쓰고 < 착한 사람 > 이라고 읽자

요 문장 선하면서 참 예쁘네요 ㅎㅎ


. 지금보다 어릴적엔 손수건이 가지고 있는 수줍음과 청결함을 동경하며

서랍을 뒤져 가장 여성스러워 보이는 손수건을 빨아 곱게 개켜서 지니고 다녔었는데.

ㅋㅋ 며칠 못가더라구요 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9 14:2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엄동 님 남자 아니셨습니까 ? 아니 왜 계속 남자'라고 전 생각했을까요 ?
김하사 님 이후 또 한번의 반전이네요...
손수건... 맞아요. 수줍음과 순수와 청결함이 있어요.
참 묘한 오브제입니다. 생각해 보면 전 손수건 페티쉬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이 동영상에 감동한 일본 팬'이 권순근을 위해 만든 헌정 애니'다.

 

 

권순근 동영상'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70년대 홍콩 무협 영화'에나 나올 법한 몸짓으로 드럼을 치는 권순근'은 < old >하지만 동시에 < odd > 했다. 그것은 뮤직'으로 무술'을 하는 퍼포먼스'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이 촌스러움에 열광했다. 처음에는 개 웃겨서 낄낄거렸지만 나중에는 열정에 감동하게 된다. 기타와 키보드 그리고 드럼 연주만으로 이루어진 단란주점 악극단 스타일은 묘하게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동영상 속 여가수'가 김수희의 < 너무 합니다 > 를 너무 잘 불렀다면, 이 통속이 주는 애상을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 또한 이 동영상에 열광했다. 권순근에 열광했다기보다는 무대가 주는 묘한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이 무대는 일본의 괴짜 감독이자 내가 우상처럼 섬기는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자료 화면 나간다. 타란티노 이전에 스즈키 세이준'이 있었다.

 

 

 

 

영화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좋아했던 배우가 떠올랐다. 당신에게는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무명 배우이지만 나에게는 슈퍼스타'였다. 그 배우에 대한 이야기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내내 각인되는 배우'가 하나 있다. 아주 오래된 배우이니 낡은 얼굴이다. 가끔 죽음'을 생각할 때나 내 인생 밑바닥'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당혹스러워서 생각을 정리하고는 했다. 왜냐하면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연기를 잘했던 배우도 아니고, 좋은 영화에 나왔던 배우도 아니었으며, 약방의 감초 역을 했던 배우도 아니다. 오히려 연기를 지지리도 못했던 배우였고, 언제나 형편없는 영화에 나왔던 배우였으며, 편집 당해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그런 배우였다.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나와 그 단역 배우를 잇는 연결고리나 공통점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내가 힘들 때면 이상하게 그 배우가 생각났다. 이쯤에서 독특한 것을 수집하는 오따꾸의 악취미’라고 농담을 한다면, 나는 당신 뺨을 한 대 치겠다. 이 감정‘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난, 아무 조건 없이 그 배우가 좋았다. 아니다, 수정하겠다. 사실 나는 그가 브라운관에서 사라지고 난 다음부터, 쑥도 아니면서, 불쑥 그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유는 없다. 그냥 좋았고, 황홀했으며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아주 오래된 얼굴이었다. 내 기억에 그‘는 기골이 장대한 사내였다. 키는 컸고, 등은 굽었으며 얼굴의 광대뼈가 유난히 도드라진 얼굴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는 거인증’을 앓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랬을까 ?  그는 늘 악당이나 동네 건달‘을 연기했다. 연기를 해야 하는 배우에게는 치명적이랄 수 있는 발음도 정확하지 못해서 대사 전달력 면에서 낙제 점수’였고, 연기도, 아...... 형편없었다.  오로지 특이한 신체 조건만 가지고 연기를 하는 배우 같았다. 그가 맡은 역이란 고작 동네 처녀를 겁탈하거나 보스의 부하이거나 산속에 숨어사는 산적이거나 도깨비 역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악당 역’을 잘 소화하지 못했다. 연기‘를 실감나게 하지 못했었던 것이 아니라 악당 역’을 연기하는 것조차도 흉내 내지 못하는 착한 얼굴이었다.

 

배우란 기본적으로 가면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운명을 가진 광대인데, 그는 가짜 가면놀이'를 힘겨워 했다. 천성이 착한, 사람이었다. 그는 가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면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너무 어린 나이’에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나는 그의 연기를 보면서 늘 이런 생각을 했었다. “ 엑스트라가 되지 말 것, 인기 없는 악당 연기를 하지 말 것, 차라리 매력있는 악당을 연기할 것, 발음을 똑바로 할 것,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에는 늘 가면을 쓸 것, 무능하게 살지 말 것, 그러니깐...... 내 아버지처럼 살지 말 것 ! ”

 

그리고는 그를 잊었다. 세월이 흘렀다. 누가 나에게 엑스트라'를 제안하면 거절했다. 가끔은 매력있는 악당 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발음은 되도록이면 또박또박 토해냈다. 가면을 썼다. 무능했지만 무능하지 않은 것처럼 연기했다. ( 은유적 표현이다. 나는 배우가 아니다. ) 굽은 등을 곱게 폈다. " 저는 새우가 아니라 갈치입니다 !  " 세상, 참 쉬웠다. 연기는 너무 완벽해서 무엇이 페이큐이고 무엇이 퍽큐이며 다큐인지를 구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쉬운 연기를 그는 왜 하지 못했을까 ? 가면을 쓰고 악당 흉내를 내면 끝인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외국 사진작가의 사진집'을 보았다. 거기에 그 배우와 닮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골이 장대한, 광대뼈가 유난히 도드러진, 등이 새우처럼 굽은 ! 다이안 아버스의 사진집에 나오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녀가 남긴 사진을 통해서 가면 없이 살아가야 할 운명을 가진 얼굴'을 보게 되었다. 묘한 죄책감이 등골을 스쳤다. 가면 사용법에 서툰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처음부터 가면은 없었던 것이다. 설핏 아버지의 얼굴이 스쳤다. 이제는 알 것 같다. 가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얼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배우의 이름은 문창근‘이다. 2005년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다음날 " 개성파 배우 문창근 뇌경색으로 사망 " 이라는 짧은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누군가는 알아주었으면 한다. 당신을 장동건보다 더 멋진 배우'라고 기억하는 사내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난 당신의 사생팬이었다. 지금까지, 줄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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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9-07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바보같은 마음으로 '문창근'을 검색하면서 곰발님의 발가락 어디가 그 배우와 닮았나 보려고 년도를 추적하고
그로부터 8년후라면 얼핏 지금의 곰발님 나이가 아닌가, 어쩌고 하면서...뭐 그랬답니다. 아무리 이곳의 뻥과 허세가 8부능선을 까딱까딱 한다쳐도 마지막 고지에 우리가 모르는 진실이 있다는 믿음 하나로 님의 페이퍼를 정독했다는 얘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17:24   좋아요 0 | URL
스즈키 세이준이란 감독은 제작사에서 제작비를 정말 콩알 만큼 줬습니다. 문제는 1주일 안에 영화를 완성해야 하죠. 세이준인 선택한 것은 80%는 그냥 개판으로 만들자. 단, 한 장면만 기똥차게 만들자 주의였죠.
걸작은 이렇게 이 할'에 있는 것 같습니다.

새벽 2013-09-0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전에 곰곰발님께서 좋아하는 영화, 배우 관련 포스팅하셨을 때도 임창정과 함께 문창근님 좋아하신단 글. 기억납니다.

외모만으로도 씬 스틸러이셨던 분이셨죠. 박중훈 데뷔작이던 깜보, 변강쇠부터 장선우 감독 데뷔작 성공시대 그리고 남부군, 모래시계까지. 그야말로 단역이셨지만 한 번 보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배우셨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17:27   좋아요 0 | URL
전 이 배우가 이상하게 좋더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옛날 영화 보다가 문창근 씨 나오면 마치 보물찾기에서
쪽지 찾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굉장한 배우죠....

만화애니비평 2013-09-0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tomanderson.blog.me/70098649624

허허허...애니메이션 영상...ㅎㅎㅎ

제가 좋아하는 케이온이란 작품이군요. 드러머가 리츠라는 여고생이라 잘 어울립니다. 기타가 유이짱~
깁슨 레스폴까지..ㅎㅎㅎ
키보드는 무기짱~ 건반이 Korg triton모델이네요/

대신 보컬은 베이스를 맡은 미오짱인데, 다들 그림체를 보니 남자가 그린 것 같네요. 작품에서 여자의 허벅지가
진짜 굵습니다. 저 허벅지에 봐라! 이것입니다. 위에 글은 오덕지는 글입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3:49   좋아요 0 | URL
만애비 님 요즘 조용하신 것 같아요 이야, 뭐 애니 하니 바로바로 나오는군요.
진짜 오덕임 !!!! 만애비님 ! 어찌 잘 지내십니까 ? 언제 함 뭉쳐야죠. 빨랑 서울 오십시요..

만화애니비평 2013-09-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는데, 안 풀려서 고민입니다. 요새 잔업과 외근이 너무 많아서 정신 없네요

서울은 11월 PISAF행사 때 갈 예정입니다. 요새 너무 바쁘다보니..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9 04:42   좋아요 0 | URL
잔업외 외근이라.... 참, 최악이군요 !
11월에 오시거든 함 모입시다.

히히 2013-09-09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소소한 일들이 사소한 일들에 딸려오지 않는 가을입니다.
작고 대수롭지 않았던 일들도 허투루 넘기지 못하고
가슴에 가득 품었다가 보내게 되네요.

유독 아버지에게만 얼마나 인정머리 없고 고요하였는지
가시고 나서 한참이 지나도 몰랐던 멍청이가
복에 겨워 그때서야 하늘로 고개 젖히고
"술꾼의 막내가 분수없이 넘친답니다."며
행복을 슬픔으로 만드는 아버지를 원망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9 04:44   좋아요 0 | URL
옛날 어르신치고 술 안 드시는 분 어디 있었습니까.
노동이 힘들면 술을 마시게 되어 있어요.
막노동판에서 왜 노동자들이 점심에 술을 마시나 했더니
안 마시면 힘들어서 일을 못 합니다.
술 기운에 일 하다 보니 그리 된 것 아니겠습니까...
 

 

 

 

< 농담/ 밀란 쿤데라, 1967 > 에서 주인공 루드빅'은 여자 친구에게 보내는 엽서에다 농담으로 "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ㅋㅋㅋㅋ " 라고 썼다가 트로츠키주의자로 찍혀서 당과 사회로부터 쫒겨난다. 농담 한 마디 했다고 이럴 수는 없다 ! 이 소설은 딱딱한, 숨통이 막힌 체코 사회에 대한 신랄한 조롱'이었으니, 당국이 곱게 볼 턱이 없었다. 그의 농담은 금지되었다. 이정희 의원이 이석기 녹취록 사건을 두고 < 농담 > 이라는 기자 회견을 열었을 때, 문득 < 농담 > 이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농담 한 마디'에 통진당을 향하여 마녀 사냥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정희의 속내가 읽힌다. 나는 이정희 의원의 < 농담 > 이란 해명이 더 < 농담 > 같다. < 음모 > 에서 < 왜곡 > 으로, < 왜곡 > 에서 < 날조 > 로 설정하더니 결국에는 < 농담 > 으로 최종 가닥을 잡은 모양이었다. 이석기 녹취록은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 hard > 하지만,  내란 음모'라는 차원에서 보면,  철없는 맹신자가 내뱉은, < soft > 한 망상'에 불과하다. 애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농담도 아니고 진담도 아닌, 소프트하면서 동시에 하드하다.  애매모호하다.

 

 

 


 

 

 

 

 

이 남자, 주사파'다 !

 

금 이 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 hot " 한 화제는 단연 이석기'다. 공공의 적은 이제 < 종북 > 이거나 < 주사파 > 같은 " 빨갱이 " 가 되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씁쓸하다. 누군가는 21세기 남조선 빨갱이는 상상 속 허구'라며 " 스나크 사냥 " 에 비유했지만 혈연에 가까운 경기 동부 혈맹'은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이정희'는 " cool " 하게 이 모든 것을 < 농담 > 이라고 말했지만 이 궁색한 변명은 오히려 < 농담 > 이 사실은 < 진담 > 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농담은 할 말 못 할 말 사이에 놓인 애매모호한 경계'다.

농담이 없는 대화는 지루하지만 예의를 벗어난 농담은 무례하고 정도를 벗어난 농담은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준다. 농담이 지나치면 욕'이 된다. 설령 이정희 의원 말마따나 그것을 농담'이라고 정의내려도 이 농담은 무례하고 모욕적이니 농담 한 것 가지고 왜 그려셔셔셔 ! 라고 어정쩡하게 넘어가면 안 된다. 국회의원이 모임 강연에서 내뱉을 말이 아니다. 할 말은 과천 경마장으로 보내고 못 할 말은 제주도로 보내야 하는데 이석기는 마포구 합정동'에 못 할 말'을 쏟아낸다. 그가 못 할 말'을 데리고 합정동 종교 시설'로 끌고 간 이유는 무엇일까 ? 훈시와 교시가 난무하는 지령'은 맹신자들에게는 당근이었나 ?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국회의원은 우두머리가 아니라 유권자를 대표하는 심부름꾼'이다. 요즘 말은 당근보다 각설탕'을 좋아한다. 참고하시라. 하지만 나는 이석기'가 < 내란 음모죄 > 혐의에서 무죄가 되었으면 한다. 법이란 기본적으로 손과 발이 저지른 못된 짓'에 대해서 처벌을 하는 것이지 골(뇌/마음)이 저지른 상상'에 대해서까지 처벌을 할 수 없다. 골 때리는 상황에서 골 싸매고, 골 썩이며 다시 생각해도 머릿속 " 지랄 " 은 법적 책임이 없다. 녹취록 내용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무례하고, 모욕적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내란 음모죄'로 확대하는 것은 신념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입말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다. ( 입말'이 < 구어 > 의 북한어'였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처음 알았다. ) 그러나 책임은 져야 한다. 하지만 " 입 말 " 의 책임으로 신체를 구속할 수는 없다. " 일 말 " 의 양심이 있다면 당을 위해서 본인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예의'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 두 말 " 하면 잔소리요, " 세 말 " 하면 입 아프니 " 내 말 " 의 요지를 간단하게 요약하자. 국회의원으로써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 어찌 " 다 말 " 로 표현하랴. " 옛 말 " 틀린 것 하나 없다. 혓뿌리 잘못 놀리면 집안 망한다. 국회의원은 자신이 한 말에 대에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이런 식으로 말 놀이'가 거칠게 오고갈 즈음에 이석기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찬성 258표, 반대 14표, 기권 11표, 무효 6표'다. 80%가 넘는 압도적 박수 세리머니'다.

이 지점에서 놀라운 점'은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31표에 대한 언론의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행위를 납득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어느 패널은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31명을 국회에서 암약하는 주사파'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교양이 지렁이 똥만큼이라도 있는 놈'이라면 그런 소리가 얼마나 헛소리'인지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원성'을 존중하는 사회이다. 100% 몰표가 나오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라 북조선 김 씨 왕조'에서나 가능한 상황이다. 김 씨 일가는 항상 100% 국민 지지를 얻은 위대한 수령 동지가 아니었던가 ?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31표의 사상적 색깔을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파시즘'이다.

주사파'라는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석기보다 독한 강골 주사파'는 광명에 사는 ○○○ 씨'였다. 유학은 가지 않았으나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넉넉한 집안 자손이었다. 그지깽깽이들만 모여 있는 영화판에서는 나름 부잣집 도련님이란 소릴 듣곤 했다. 그는 평상시에는 할 말 못 할 말 가려 했다. 아니 입이 무거운 형'이었다. 하지만 술만 마시면 개'가 되었다. 정신을 놓는 순간, 그는 술안주를 동시에 5개나 시키고는 했다. 그때부터 그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욕을 하기 시작했다. 취미는 술 먹고 욕하기요, 특기는 옆 테이블에 가서 사람들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다.

사정 후에 잠이 쏟아지듯이, 그는 난동을 부린 후 인사불성이 되어서 깊은 잠에 빠졌다.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깨어나 봤자 또 다시 난동을 부릴 것 아닌가 ! 부잣집 도련님인 그는 통 크게 술 한 잔 쏘겠다며 사람들을 불러냈지만 정작 술값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나는 안주가 아까워서 페리카나처럼 허겁지겁 입속에 안주를 쑤셔넣었다. 마,디,꾸, 나 ! 그는 그렇게 하루에 다섯 군데 술집을 돌아다녔다. 난동 다섯 번과 유체이탈 다섯 번이 이어졌다. 다음 날, 그는 어제의 일은 깡그리 잊어버리곤 했다. 할 말 못 할 말 다 한 그,  다음 날 할 말 못 할 말 가려 했다. " 기억은 개나 줘. 허허허허허. 어제 아무 일도 없었지 ? 합죽이가 됩시다. 합 !  허허허허. " 환장하고 미칠 노릇이었다.

이런 식으로 술자리가 30번 정도 진행되다 보니 나중에 알게 되었다. 취해서 인사불성이 된 것이 아니라 술값을 안 내기 위한 위장이었단 사실을 말이다. 필름이 끊겼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참다 참다 참다 참치'가 되어버린 나는 할 말 못 할 말을 쏟아냈다. 취한 척하지 마라. 잠든 척하지 마라. 째째하게 살지 마라. 쇼 하지 마라.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술을 대접 채 마신 후 신림동 8차선 도로로 뛰어들었다. ( 실화다. 100% ) 그리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바지를 벗더니 양말까지 벗었다. 그리고 팬티도 벗었다. 아마도 취한 척하지 마라, 는 내 말에 진짜 취한 취한 모습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 제 정신이면 내가 도로에서 옷을 벗겠냐 ? " 이런 메시지를 내게 전달하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아직도 기억난다. 멈춰선 차들, 빵도 아니면서 빵빵거리는 클락숀 소리들, 신경질적으로 깜빡이등을 켰던 빛들. 그리고 빛이 점멸할 때마다 달랑거리던 그 형의 불알. 아, 아아 !  술에 취한 남근은 작았으나 유독 불알은 당구공 만했던 불알......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그 이후의 일은 모른다. 나는 미친 놈을 내버려두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주사파 최고의 강골'이었다. 이 정도면 이석기는 한수 아래였다. 이 남자야말로 진정한 주사파다! 그 이후로 그 형과는 술자리'를 가지지 않았다. 귀한 자손이던 주사파 형'은 더 이상 술을 함께 마실 동료를 모두 잃었다. 앞뒤 사정 모르고 그와 처음 술을 마신 사람들만 된통 당했다는 소리는 바람이 전해주었다.

어쩌면 그는 완벽하게 도덕적 인간이었던 이명박이 발명한 " 주폭 "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범위가 좁혀졌는지도 모른다. 어두컴컴한 방구석에서 혼자 자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주사파도 酒사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난동을 부리면 부릴수록 동료들의 지지를 잃는다. 철 지난 병정놀이에 빠져서 < 대한민국 스타워즈 > 를 찍으면 안 된다. 술 처먹고 파출소 습격하지 마라. 유류 저장소에 가서 빤스 내리지 마라. 빤스 내리거든 최소한 양말까지 벗어라. 몽상은 자유다. 자위도 자유다. 하지만 자위'란 공공장소에서 하면 공연음란죄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석기는 < 내란 음모죄 > 에서는 무죄'다. 그의 사상적 자유를 지지한다. 술 먹고 난동을 부렸다고 해서 내란 음모죄'라고 우기면 그것은 과대망상'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석기 같은 인간을 지독하게 혐오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극우와 극좌는 닮았다. 진보는 극우도 아니고 극좌도 아니다. 이석기는 진보가 아니다. 술 취한 주폭일 뿐이다.

 

 

 

 

 

 +

다음은 전설의 드러머 권순근 아티스트 연주 하나 올린다. 보는 순간 압도한다. 이게 바로 예술이다. 시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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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3-09-06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희도 상당히 영민한 사람인 듯한데 지금 하는 짓 보면 아직도 사태 파악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제 파악이라고 해야 할까요. 내란이라고 몰아붙이는 인간들의 하는 짓이 치사하다면, 통진당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무지해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09:2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똑똑한 이정희 의원이 정말 황당한 억지를 전개하니 어리둥절하더군요.
사실 통진당 사태 때 보여준 이정희 태도 보고 굉장히 실망했는데 이번 일로 다시 한번 등을 돌리게 되네요...

다락방 2013-09-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란 쿤데라'의 [농담]은 '여전히 너무나 슬픈' 일들만을 가져오죠. 이미 젊고 예쁜 여자와 바람이 난 상대의 '아내를 빼앗는' 일은 부질없고, 죽기위해 털어넣은 약은 설사를 유발했으니, 대체 이게 뭡니까. 농담이 농담이기 위해서는 농담을 하는 사람은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과 손발이 맞아야 하는것 같아요. '나 혼자' 농담했다가는 내게 돌아오는 일들이 '결코' 웃을일이 아닐테니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11:4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설사 하니 부처님 생각나네요. 설사병 걸려서 돌아가신....
아트 동영상 하나 올립니다. 감상하십시여 ~ 이럴 땐 이런 예술 하나 보아야 합니다.

잉크냄새 2013-09-0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릴때 동네 언덕에 굴을 하나 팠어요. 낡은 책상도 가져다 놓고 나름 언덕동쪽 마을 본부를 형성했는데 어느 날, 언덕 건너편 적군한테 경찰이 땅굴인줄 알고 조사하고 갔다는 이야기를 듣었죠. 비가 억수로 퍼붓는 밤, 혼자 질질 짜며 그 굴을 다 메웠습니다.
이런 시기가 다시 오는 것은 아니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2   좋아요 0 | URL
그런 시기가 벌써 온 것 같습니다. ㅎㅎ.
그나저나 팠던 굴 다시 덮을 때 기분이... 뭔가 줬다 뺐는 기분일 것 같습니다.

히히 2013-09-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야기 한번 마,디,꾸,나!
글마하고 두 번 다시 상종않길 잘 하셨습니다.
술값 아까우면 쳐묵지마, 쓰리 쿠션 당할 번데기 만한 새꺄.

연예인 섹스스캔들이 났을 때
징징짜며 "저도 피해자예요."라기 보다는
"그땐 정말 사랑했어요." 했으면
그들은 우리와 동질적분자라며 끄득끄득 하였겠지요.
억지스러운 변명은 결국 이질감만 키우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히히 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런 저런 세상 아닙니까. 이젠 이 양반 그립네요.
뭐 하고 계시려나 ? 모르겠네요....
그래도 주사 한번 멋지지 않습니까.. 옷을 홀랑 벗을 줄이야.
전 다음날 뉴스에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안 나오더군요.. 이런 주사가 꽤 흔한가 봐요..

만화애니비평 2013-09-07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로츠키 만세에 한표..ㅎㅎㅎㅎ
이석기는 문제가 있지만, 지금 정국은 더 문제죠.
결국 대중의 정의성은 나쁜 놈 만들어주어서 몰아주는 것이죠
저 놈 빼고 우리는 모두 좋은 놈
그래서 저는 만화 중에 블리치를 안좋아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5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레드콤플랙스에서 이젠
좀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건 광기죠.. 티븨를 봐요. 24시간 이석기 얘기만 해요..

yamoo 2013-09-07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희는 정말 답이 없네요..
국회의원 자기 선거구를 이상규에게 물려준 행위까지...그리고 나꼼수에 나와서 날카로운 말빨을 세운 것까지...
이후로는 막나가는 것 같다는..ㅋㅋ

그녀의 농담에 대한 곰곰발님의 글에 동감 만빵~
쿤데라의 농담을 다시 보고 잡네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17:28   좋아요 0 | URL
이성적이며 분석적인 이정희가 멘탈이 붕괴되었어요. 안타깝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석기도 *** 이지만, 국정원도 ***입니다.
 

 

 

너클볼 : 강타자일수록 느리게 던져라.

 

 

 

 

 

나는 또래 아이들처럼  < 무협만화 > 나 < 학원 폭력 만화 > 를 즐겨 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소년이 < 순정 만화 > 에 빠져서, 비로소 성정체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제2의 빌리 엘리어트 성장 스토리는 더더욱 아니었다. 내가 주로 본 만화는 < 스포츠 만화 > 였다. 그 중에서도 야구 만화'가 대부분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가 야구'였기에 야구를 소재로 한 만화는 넘쳤고, 만화방에 가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이 바로 야구 만화'였다. < 백마 > 보다는 < 당나귀 > 를 좋아하는 특유의 b급 정서를 가진 나는 이현세의 " 까치 " 보다는 이상무의 " 독고 탁 " 을 좋아했다.

차 氏 성'이 < 축구 > 와 가장 잘 어울리는 성'이라면, < 야구 > 라는 스포츠와 궁합이 잘 맞는 성은 < 독고 > 요, 이름은 < 탁 > 이다. 이현세 만화에서 까칠한 나쁜 남자를 전담한 마동탁'도 어찌 보면 독고탁에 대한 오마쥬일 것이다. 차범근 선수가 독고 성으로 태어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 독고 범근'이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또한 차 탁'은 어떤가 ? 몽골 흉노족'이었던 < 독고 > 성은 대한민국 야구 주인공으로 빛을 발한다. 독고 성'을 가진 사람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다. 내 조상 또한 그 유명항 오랑캐였으니 말이다. < ○ 다구' >라는 이름을 가진 내 선조'는 고려 땅에서 별별 별짓을 다한 모양이더라. 이 자리를 빌어 달달한 사과의 씨를 전한다.

당시 이상무, 이현세, 허영만, 박봉성 등 쟁쟁한 만화가들이 야구 만화'를 쏟아냈지만 내용은 대부분 대동소이'했다. 야구 변방에 있던 주인공들은 절치부심하여 재기에 성공한다는 스토리'다. 그것은 마치 무림고수의 지도 아래 10년 무술을 연마하고 하산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 오늘, 부로... 더 이상 가르쳐줄 것이 없구나. 하산하거라 ! " 이 악물고 버틴 10년. 바늘 침대에서 잠을 자고, 곰 쓸개를 씹어 먹고, 섹스 없이 보낸 10년 ! 누더기 옷을 입었으나 눈빛은 보석처럼 빛나리라. 바로 그들이 던지는 공이 바로 < 마구 > 다. 지그재그 공이다.

사실 모든 공은 궤도'에 따라 움직인다. 내가 즐겨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 모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 이다. < 직구' > 는 곡선보다는 직선에 가까운 라인으로 날아오고, < 커브 > 는 직구 궤도인 직선으로 날아오다가 타자 앞에서 아래로 뚝 떨어진다. 반면 < 슬라이더 > 는 커브와 성격이 거의 비슷하지만 상하 곡선'보다는 좌우 곡선에 방점을 찍는다. 모든 공은 스타일은 다르지만 일정한 궤도를 갖는다. 평균 구속이 150이라고 했을 때 공이 투수 글러브에서 포수 글러브에 박히는 시간은 대략 0.44초'이다. 1초가 되지 않는다. 1/2초에도 못 미친다. 눈 깜짝할 사이'보다 더 찰나'다. 그렇다면 여기서 끝이냐 ? 아니다 !

공이 0.37초'가 지났을 때 방망이를 휘두르면 공은 이미 포수 글러브에 박혔는데 뒤늦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꼴이 된다. 날아오는 공을 방망이에 맞히려면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대략 0.2초 지났을 때 미리 휘둘러야 한다. 타격'이란 결국 예측'이다. 문제는 타자가 방망이를 휘둘러야 하는 0.2초의 궤도'가 모두 직구 궤도와 똑같다는 점이다. 그러니깐 타자는 직구처럼 보이지만 커브이거나 슬라이더인 공을 골라야 한다. 그렇다고 직구만 노리고 칠 수는 없다. 좋은 타자는 직구도 치고, 커브도 받아치고, 슬라이더인 공도 때린다. 이처럼 타자는 투수가 던지는 경우의 수를 예측해야 한다. 머리가 똑똑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팔씨름 장사는 아이큐'보다는 힘'이지만, 훌륭한 타자는 반드시 머리가 똑똑해야 한다. 힘보다는 머리'다. 야구란 결국 심리전'이다. 상대방 수를 잘 읽는 놈이 이긴다.

지금까지는 야구 원론에 대한 간단한 소개였다면 이제부터는 전설의 마구'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무시무시한 마구 말이다. 나는 마구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공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마구'가 < 너클볼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보스톤 레드삭스의 팀 웨이크필드'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가 던진 공은 만화 속에서만 보았던 마구'였다. 운이 좋을 때는 공이 일정한 궤도를 무시한 채 지그재그로 들어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태어나서 이토록 후진 투구 폼은 처음 보았다. 바지에 똥 싼 폼이라고나 할까 ? 더군다나 공 스피드는 80마일은커녕 70마일'도 나오지 않았다. 동전 넣으면 기계가 공을 뿌려대는 그 속도보다 느렸다.

아, 아아아... 니미럴,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마구의 정체였던가 ! 최소한 90마일(140km)는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100이 가까스로 넘는 느린 볼이라니 ! 하지만 메이져리그 강타자들은 이 느린 공에 속수무책으로 헛 스윙을 남발했다. 시속 160짜리 공도 잘도 때리던 인간들이 100짜리 공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것이었다. 비결은 공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이다. 타자도 모르고 투수도 모른다. 심지어 포수도 어느 쪽으로 공이 날아올지를 몰라서 공을 놓친다. 무회전으로 들어오는 공은 타자 앞에서 아무 방향으로 틀어진다. 윗쪽, 아래쪽, 오른쪽, 왼쪽....

너클볼은 투수가 던지고 나면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야 한다. 다른 투수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마음대로 공을 넣을 수 있지만 너클볼러'는 투수의 손을 떠나면 나머지는 신의 몫'이다. 그날의 바람과 그날의 기류'가 그날의 경기를 좌우한다. 이토록 느리고 촌스러운 공이 말이다. 그때부터 나는 팀 웨이크필드를 응원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보스톤 레드삭스 팀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스티븐 킹과 함께 말이다. 웨이크필드'는 원래 타자였다. 실력이 형편 없는 타자였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별 볼 일 없는 타자였다. 대륙을 전전하면서 얻은 것이라고는 늙은 나이'가 전부였다. 그에게 희망은 없었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다. 너클볼'이었다.

하지만 배우고 싶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한 세대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것이 바로 너클볼러'이다. ( 젊은 투수들은 너클볼을 배우지 않는다. 느린 공을 던진다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 투구 폼도 엉성하니 성에 차지 않을 뿐더라, 원하는 대로 공을 넣을 수 없다는 면에서 선수들은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를 조롱하고는 했다. ) 신은 팀 웨이크필드'를 선택했다. 너클볼은 어깨에 손목에 무리한 힘을 주지 않기에 나이가 들었거나 신체적으로 불리한 투수가 사용하기에 좋은 구질이었다. 체력 소모가 적다보니 끈질기게 살아남을 놈은 바퀴벌레와 팀 웨이크필드'라는 우스개가 떠돌기도 했다. 그는 마흔이 넘는 나이로 통산 200승을 올렸다. ( 맙소사 ! 마흔이 넘은 투수라니... )

지금은 디키'라는 선수가 이 구질을 전수받았다. 그는 2012년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 또한 마이너리그로 대륙을 전전하다가 선수치고는 늙은 나이에 너클볼을 던졌다. 젊은 놈들이 160짜리 광속구를 던질 때 너클볼러들은 우스꽝스러운 폼으로 느린 공을 던진다. 너무 느려서 공이 포수 글러브에 박힐 동안 방망이를 세 번은 휘두르고도 남을 만큼 느린 공이다. 이처럼 < 너클볼 > 은 신이 승자독식 사회에서 패자'가 되어버린 퇴물에게 다시 한 번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너클볼을 사용하는 투수는 없다. 간혹 10 : 0으로 경기를 이기고 있을 때 투수가 호기심으로 하나 던지는 게 고작이다. 싹쓸이 사회인 대한민국이 정작 필요로 하는 공이 바로 너클볼'인데 말이다.

300승을 거든 너클볼러 필 니크로와 찰리 허프'는 퇴물이 되어버린, 절망에 빠진 후배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노하우를 전수했다. 너클볼은 승자가 승자에게 전수하는 비술이 아니라 패자가 패자에게 전수하는 비법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돈 거래는 없다. 말 그대로 전수'다. 구단이 선수를 사고 팔아서 남은 몸값으로 재산을 불리고, 선수 또한 팀보다는 오로지 돈을 많이 주는 구단으로 옮기는 세태를 감안하면 너클볼러들의 비법전수는 감동적이다. 조건 없는 가르침이다. 팀 웨이크필드'가 은퇴를 선언했을 때, 나는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하지만 실망도 잠시 !  선배 너클볼러'들에게서 기술을 전수받은 디키는 그해 2012년 사이영 상을 수상했다. 투수로써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명예'다.

내가 너클볼러였다면 수능에 실패한 청소년, 연애를 단 한 번도 못한 청년, 전립선 기능 저하로 고생하는 중년, 쪽방에서 달방으로 전전하는 하층민을 모아놓고 너클볼을 가르치겠다. 빠른 공은 아무나 던질 수 없다. 하지만 느린 공은 아무나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배울 수 없다. 성공한 너클볼러가 극히 드문 이유이다. 그것이 바로 너클볼의 매력이다. 회전 없이 날아온 공은 기류에 따라 흔들리며 방향이 결정된다. 당신은 열심히 공을 던져라. 공의 포지션은 신이 선택한다. 그 선택에 대해서 일말의 후회는 하지 말자. 그것이 볼이 되었든 스트라이크가 되었든 말이다. 볼이 많으면 경기에서 지고 스트라이크가 많으면 경기에서 이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실패와 성공은 투수의 손을 떠난 공과 같다. 포지션'을 선택하는 것은 신의 몫이다. 그것이 실패이든 성공이든, 어쩔 수 없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기류를 잘못 만난 탓이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6398 : 삼미슈퍼스타즈 / 세상의 모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87416 : 쇼생크 탈출 / 쇼생크와 야구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0473 : 야구란 무엇인가 / 멜로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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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log.aladin.co.kr/749915104/6516844 : 시구에 대한 생각 / 클라라는 왜 울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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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5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6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09-0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를 미치게 하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라더이다.
불행한 사람은 멀리서도 다른 불행한 사람을 알아보는 법입니다.
그러나 서로 친해지기는 어렵지요.
그들은 서로 나눌 것이 아무것도 없고, 심지어는 희망조차도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공만 열심히 던지면 됩니다.
선심은 인간이나 쓰는 것이지 신의 몫은 아닙니다.
희망은 생각지 마시고...
성공이든 실패이든 어쩔 수 없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01:13   좋아요 0 | URL
저도 비슷한 말을 한 적 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말은 내일 죽는 사형수에게
곧 가석방될 거 같다는 거짓말을 하는 간수의 말
이라고 한 적이 있어요. 희망이 없는 데 희망을 주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공작이죠. 히틀러나 맹신자들이 늘 즐겨 쓰는 태도입니다.
천년왕국이 고 도래한다, 이 따위 말이지요..

드팀전 2013-09-06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다큐에
아름다운 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12:55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댓글이군요. ㅎㅎㅎㅎ.

yamoo 2013-09-06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말씀마따나, 정말 알흠다운 글입니다!

-아무르 파티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7 08:56   좋아요 0 | URL
감사합ㄴ다. 야뮤 님.... 아름다우십니다..

나탈야 2013-09-0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생의 너클볼을 던져라> 의미심장하군요.
볼이 될지 스트라이크가 될지도 모르고 던지는 공이라니... 흠.

너클볼이란, 누군가에겐 기회, 누군가에겐 위기가 될 수 있는... 일종의 복불복이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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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창용도 드디어 MLB무대에 발을 디뎠잖아요.
임창용은 너클볼러와는 거리가 먼 강속구 투수쪽이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젠 구속이 잘 안나오더라구요.
76년 생이니깐... 38살...

임창용의 직구는 꿈틀꿈틀리며 휘어져 들어와서 뱀직구라 불리웁니다.
임창용도 수년 후엔 너클볼에 도전해야할까...
왠지 잘 던질 듯.